스즈키 토모히사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럼 대신해서 좀 전달해 줘요! 일단 지금 이 사건에 대해서 별 다른 진척이 없고, 만약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면 그 때 반드시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에 내용을 전달하겠다고요.”대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청장님.. 그럼 청장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먼저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스즈키 토모히사는 잠시 대변인을 다시 부른 뒤 분부했다. “아 참, 그리고 지금부터.. 어떤 언론사나 기자들도 초대나 허가 없이 경찰청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해주시고요~” “네 청장님, 알겠습니다!”대변인이 나간 후 스즈키 토모히사는 혼란스러움에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혼잣말을 했다. “하아.. 이런 일을 맡은 사람들 중에 좋게 나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단 말이지.. 전국민이 주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해외 언론도 주목하고 있고.. 결국 내가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평판이 실추될 뿐만 아니라 그냥 매장 당하는 거야 매장..!”그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의 벨 소리를 듣고, 그는 갑자기 두피가 마비되는 것 같았고 혈관이 격렬하게 경련하는 것 같았다. 지금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전화를 받는 일이었다. 분명 여러 매체들은 그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인터뷰를 하고 싶어할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올 수 있는 사람은 언론사뿐만이 아니었다. 많은 정부 부처 지도자들은 전체 사건에 대한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해대는데, 그는 이런 것들에 대해 굉장히 괴로워했다. 그가 화면을 보았을 때, 전화를 건 사람이 이토 나나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스즈키 토모히사의 가족들과 이토 유키히코의 가족들은 굉장히 친한 사이였다. 그와 이토 유키히코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 사이였으며 같은 대학에서 공부를 했고, 친형제는 아니지만 오히려 더 사이가 좋은 관계였다. 그러므로 그의 눈에는 이토 나나코가 그의 이복 딸과
이토 나나코의 말은 전체 문제에 대한 스즈키 토모히사의 모든 추측과 추론을 뒤집는 것이었다..! 그는 일본 자위대가 이 일에 발을 들이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에, 마음에 격한 분노가 치솟았다..! 그래서 그는 즉시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나코.. 너와 네 친구가 나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해주어 정말 고맙다.. 가능한 빨리 모든 책임자를 불러서 기습 심문을 하도록 해야겠다!”나나코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스즈키 삼촌, 이 단서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스즈키 토모히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나코, 이 단서가 사실이라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거다!" 말을 마친 스즈키 토모히사는 급히 말했다. "나나코, 그럼 그 녀석들을 빨리 체포해야 하니 그만 전화 끊을게~”"네 스즈키 삼촌!"스즈키 토모히사는 전화를 끊고 즉시 국가안전보장국의 예전 상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이토 나나코가 제공한 단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자위대가 소이연의 탈출에 관여했고, 엘에이치 그룹과 정말 연루되어 있다면 이것은 엄청난 국가 스캔들일 뿐만 아니라, 중대한 국가 안보 사건이 될 것이므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었다. 토모히사의 연락을 받은 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 수뇌부 역시도 이 문제를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즉시 고위급 전문가 팀을 파견해 스즈키 토모히사와 적극 협력해 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그 시각, 자위대의 책임자는 자신이 이미 여러 기관에 노출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엘에이치 그룹에게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여 소이연을 넘겨줄 것을 강요했다. 이제 전국의 사람들이 이 사건에 주목하고 있으며, 자위대가 소이연을 체포해 재판에 회부할 수만 있다면 일본 자위대는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엘에이치 그룹이 소이연을 넘겨주지 않아도 상관없기는 했다. 왜냐하면 결국 도쿄 경찰청이 이 문제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므로.. 게다가 그는 엘에이치 그룹에게 보상으로 10억 달러의 보증금을 받았기
그러나 도착한 후 여빈은 시후가 집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시후는 며칠 전 급한 일로 일본에 갔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로 인해 여빈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원래 좋았던 기분은 순식간에 가라 앉았고 말았다. 불과 30분 전, 유나의 가족들은 점심을 먹고 가라고 했지만, 그녀는 시후가 집에 없다고 생각하자 속에서 많은 갈등이 되었다. 아무래도 여빈에게는 시후가 없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시후와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고, 다음 방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유나가 계속해서 식사를 권하자 어쩔 수 없이 식사를 하기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식사를 하기 전에 시후가 돌아올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여빈은 흥분한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김상곤과 윤우선 역시도 시후가 집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 매우 기뻐했다.김상곤은 협회가 지난 며칠 동안의 연휴로 인해 모임이 없었기 때문에 매일 집에 있어야 했고, 이 때문에 계속 윤우선과 마주쳐야 했다. 그래서 그는 정말 죽을 맛이었고, 시후가 돌아온 것을 보자 너무나도 기뻐했다.윤우선은 더욱 더 기뻤다. 그녀는 시후를 보더니 반가워하며 물었다. "어휴 은 서방~ 며칠을 밖에 있다가 돌아왔네? 내가 요즘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의 눈은 시후의 손을 향했다... 왜냐하면 시후가 최근에 몇 번이나 다른 곳을 갈 때면 늘 다양한 선물들을 챙겨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시후가 어떤 선물을 가져다 줄지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시후는 빈손으로, 선물을 따로 준비한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윤우선은 속으로 조금 실망하기는 했지만, 겉으로 드러내기가 조금 미안했다. 윤우선은 이제 확실히 시후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사실 윤우선은 시후가 정말 좋은 사위라는 것을 속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시후가 이번에 돌아왔을 때, 선물을 가져오지 않았어도 그녀는 조금
김상곤과 윤우선이 다시 말다툼을 하는 것을 보고 유나는 서둘러 두 사람을 부드럽게 말렸다. “엄마 아빠, 어떻게 두 분은 대화를 하실 때마다 서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시는 거예요~ 시후 씨도 조금 전에 돌아왔고 여빈이도 여기 있잖아요~ 이런 모습을 보여주실 거예요???”김상곤은 윤우선을 바라보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내가 딸을 보서 오늘은 여기까지 한다! 알아 들었어?!”윤우선은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나도 오늘 유나 때문에 여기까지 하는 거야!” 말을 마친 윤우선은 고개를 휙 돌리고는 다시 김상곤을 바라보지 않았다.이때 여빈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유나에게 물었다. "아 참!! 유나야, 다음 달에 혜리가 콘서트를 연다고 하던데..?! 너 완전 찐팬이잖아? 같이 보러 갈래?”유나는 웃으며 답했다. "시후 씨가 나랑 같이 가주겠다고 했어. 시후 씨가 혜리와 지인이라, VIP석 티켓을 구할 수 있었거든~”여빈은 놀란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시후 씨, 혜리를 어떻게 알아요?”“아, 제 고객 중 한 명이며 이전에 그녀가 풍수와 사주를 좀 봐 달라고 한 적이 있었거든요..”여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머 세상에.. 진짜예요?! 너무 좋겠다~ 그럼 혜리와 꽤 친할 것 같은데. 저도 티켓을 좀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요? 그러면 제가 티켓 값은 두 배로 지불할게요..!" 여빈은 혹시라도 시후가 동의하지 않을까 두려워 두 손을 모으고 간청했다. “제발요~ 저도 유나처럼 예전부터 혜리의 찐팬이었는데.. 흐잉.. 이번에 콘서트를 연다고 해서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저도 VIP 석 티켓을 얻고 싶어요.." 여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지만, 혜리의 콘서트 1열 티켓은 정말 얻기 힘들어요..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문이 돌면 전국에서 해외 팬들까지 티켓을 사려고 하니까요.. 그러니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머리가 아팠다. 사실 자신은 콘서트에 꼭 가겠다고 은서와 약속을
그때 여빈이 자신의 옆에 앉겠다고 고집한다면 자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므로, 시후는 그녀의 요청에 동의하지 않고 그녀가 직접 표를 구하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이었다. 가장 좋은 상황은 여빈이 자신과 함께 같은 줄에 앉을 수 없고, 다른 좌석 표를 얻는 것이다. 만약 조금 양보한다고 치면, 자신의 옆에 여빈이 앉는다고 하지만 않는다면 걱정할 것이 없었다.그러자 여빈은 유나에게 다시 말했다. "유나야, 오늘 오후에 함께 쇼핑하러 갈래?"유나는 시후를 바라보며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여빈아, 오늘 난 쇼핑하고 싶지 않아.. 이틀 뒤에 출근해야 하는데, 시후 씨가 며칠 밖에 있다가 돌아왔잖아.. 그래서 난 시후 씨와 좀 시간을 보내고 싶어..”여빈은 친구 유나의 말을 듣고 겁이 났다. 그녀는 유나가 이렇게 말하자, 그것이 온전하게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빈은 늘 시후에게 별로 느낌이 없었던 유나가, 이제는 정말 시후와 사랑에 빠졌을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이 사실은 여빈을 매우 슬프게 만들었다. 그녀는 유나가 할아버지의 압력에 의해서만 시후와 결혼했다고 생각했고, 시후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 편하게 시후를 좋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시후와 정말 사랑에 빠졌다면.. 두 사람은 정말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여빈이 두 사람의 사이에 끼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자 이 때 여빈은 시후를 포기해야 할 지의 여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만약 시후를 포기하면 그녀는 더 이상 서울에 머물면서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여빈의 가족들은 이미 그녀가 엠그란드 그룹 회장과 만나는 것을 포기한 지 오래였다. 이번에 여빈은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갔고, 가족들은 그녀가 엠그란드 그룹에서 일하는 것을 그만두고 돌아와 네오플램 그룹에서 경력을 쌓을 것을 권했다. 그러나 여빈은 시후를 포기하
그 시각. 엘에이치 그룹 대저택.소이연의 실종은 소성봉과 소수도를 걱정하게 만들고 있었지만, 소민지와 소지빈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소이연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고, 그저 그룹에서 일하는 부하 직원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이연은 늘 소수도의 개인 경호원으로 일하고 있었기에 두 남매와 접촉이 거의 없었다. 남매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일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금 남매는 소민지의 서재에서 각각 노트북을 켜 놓고 수집한 CCTV의 영상들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영상들은 젊은 남성들의 얼굴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모두 엘에이치 그룹의 직원이었다. 이 영상은 바로 소민지의 요청에 따라 얼마 전 일본 주요 공항의 CCTV 영상을 복사한 것이었다.남매가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영상들을 계속 넘기면서 시후의 모습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감시 영상이 너무 길고 많은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며칠 동안 여러 주요 공항의 승객 수를 합치면 수백 만 명을 넘어선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수백 만 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시후를 찾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며칠 동안 이 영상을 뒤졌지만 여전히 시후를 찾을 수 없었다.소민지는 며칠 연속 밤낮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영상을 확인하느라, 이미 눈이 충혈되고 건조해졌지만 안약을 뚝뚝 떨어뜨리며 계속해서 영상을 확인했다. 소지빈은 여동생의 은인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미리 약속했기 때문에, 감히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밤낮으로 계속 영상을 확인했다. 거의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CCTV 영상이 찍혀 있었고 영상을 확인한 두 사람은 시후를 여전히 찾을 수 없는 것을 보고 소지빈은 조금 피곤한 얼굴로 소민지에게 말했다. “하아.. 민지야.. 이렇게 찾아서, 언제 찾겠냐?”영상을 보면서 소민지는 진지하게 말했다. “총 300만 명이 넘는 신원을 파악해야 하는데, 거의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파악했어! 그러니 영상을 다 뒤지다 보면,
그리고 소민지는 상당히 피곤한 표정으로 답했다. “관건은 그 사람을 만난 사람이 우리 둘 뿐이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오빠와 나 밖에 없다는 거야.. 그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도 애초에 불가능해..”소지빈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어쩔 수 없지 뭐 얼른 가능한 빨리 그 분의 단서를 찾아 보자고..!” 이렇게 말하면서 소지빈은 무언가를 생각하고 다시 말했다. "그런데 민지야, 이틀 뒤에 서울에 가려고 하는데 너도 갈래?”소민지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서울은 왜?”소지빈은 약간 난감해하며 말했다. “아.. 그게 은서 씨가 이번에 혜리 콘서트를 열기로 했잖아.. 협찬도 하기로 했고.. 자선 단체에 기부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주요 복지 시설, 고아원 및 기타 자선 기관 등을 방문해야 하니까.. 필요하다고 하면 추가 기부금을 제공 해야 하기도 하고..” 소지빈은 정의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자선이니까 당연히 더 제대로 체크해야지!”소민지는 깔깔 댔다. "하하하!! 왜 서울에 가나 했네~ 결국 고은서를 보러 가는 거야? 그러니 그렇게 오빠가 먼저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구나?”소지빈은 급히 부인했다. “아니야~ 야!! 놀리지 마라?! 나는 그냥 선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그러는 거야! 게다가 은서 씨는 함께 가지도 않는다고~ 나 혼자 가는 건데 갑자기 은서 씨가 왜 나오는 거야?”소민지는 혀를 내밀고 메롱을 하며 말했다. “피~ 아직도 시치미 떼기는~ 내가 아직 오빠를 모를 줄 알아? 그 때 약속한 금액만 기부하더라도, 계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그저 오빠는 조금 더 기부를 하고 분명 오빠가 사회적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거잖아~ 맞지?”소지빈은 수줍게 말했다. "어휴~! 그래 그래! 네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 소민지!! 진짜 네 눈은 못 속이겠어!”“훗 그래 그 말 인정하지.”소지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민지야, 예전에 할아버지가 하신 말이 있는데.. 기억나냐?”
사실 소지빈이 말을 하지 않았어도, 총명한 소민지는 최근 집안 분위기에서 이미 이상함을 발견한 지 오래였다. 일본 뉴스에서는 계속해서 소이연을 쫓고 있다는 방송을 하고 있었고, 엘에이치 그룹이 소이연을 구하기 위해 일본에서 큰 소란을 피웠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다만, 소민지가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은 바로 그녀의 아버지가 소이연이라는 경호원 한 명을 위해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소이연이 엘에이치 그룹의 부하 직원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하 직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엘에이치 그룹은 합의한 대로 가족에게 넉넉한 돈을 주고, 매월 정산을 하여 계약한 금액을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지금 아버지가 하고 있는 일은 완전히 불필요한 일이었고, 부하 직원을 위해 일본 경찰청의 손에서 그녀를 빼내는 데는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 것이었다. 사실 멍청이가 아니라면, 약간만 머리를 쓴다면 직원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 유족들에게 전달하는 정착 수당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다.소민지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소지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민지야,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소이연이라는 직원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큰 노력을 들이고 있는데, 넌 무슨 일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소민지는 고개를 저었다. "나도 세부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해.”"그런데, 생각해보면 비용으로 따지면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아? 소이연이 엘에이치 그룹의 경영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데 말이야.. 그저 경호원 하나일 뿐인데.. 왜 이렇게 큰 돈을 들여서 구하려고 하는 거야? 이해가 안 된단 말이지..?”소민지는 어깨를 으쓱하며 피식 웃었다. "큭.. 나도 그렇게 생각하다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생각하는 걸 그만뒀어.”소지빈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아니면.. 경호원들에 대해서 엘에이치 그룹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고 하는 걸까..?”소민지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럴 리가.. 50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제임스가 계속해서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거든요.”이중열은 말했다. “이미 이 닌자들에게 배호영을 납치하라고 하셨으니, 닌자들을 통제하여 페이셔스 그룹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게 해보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나서 그들을 사라지게 만들면, 페이셔스 그룹은 자연스레 납치극이 닌자들이 저지른 일로 여길 겁니다. 그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일본으로 가서 이 닌자들의 정체를 추적하게 될 것이고, 닌자들의 친인척을 통해 제임스가 이들을 고용한 사실을 알아내겠지요. 이렇게 하면 페이셔스 그룹은 제임스가 이 닌자들을 고용해 배호영을 납치하게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결국 제임스가 진짜 배후라고 여기게 될 텐데, 그는 결국 어떻게 해도 해명할 길이 없겠지요. 저는 페이셔스 그룹이 일본 닌자들과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순간, 제임스가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그때 그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도망치는 것이지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삼촌,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자백을 한다면,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요?”이중열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수장이었다면, 제임스가 와서 이런 일을 자백할 때 가장 먼저 그를 즉시 죽일 겁니다. 소문이 퍼지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이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겁니다! 설령 배호영을 다시 찾지 못하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다른 자식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룹의 명성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단순히 자손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겁니다. 따라서 배호영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행동으로 인해 집안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큰 재벌가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필요한 순간엔 과감히 손실을
시후는 실수를 막기 위해 성도민이 보내온 배호영의 자료를 열어 배호영의 사진을 핫토리 카즈오 일행에게 보여주고는 주의를 주었다. "이 사람을 잘 기억해두도록. 잠시 후 그가 부하들을 데리고 함께 온다면, 그가 들어온 후 그의 부하들을 모두 처치해. 만약 그가 혼자 온다면, 바로 그를 묶어서 나에게 데리고 오면 된다. 알겠나?"핫토리 카즈오는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을 보내 상황을 살피라고 하면, 그냥 들어오게 두면 되고.""알겠습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신중하게 대답하며 사진을 다시 한번 살피고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배호영의 얼굴을 확실히 기억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이미 기억했으면 이제 너희 할 일은 다 끝났다. 나가도록 해."핫토리 카즈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물러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일행과 함께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나가자마자, 고은서는 참을 수 없는 듯 물었다. "시후 오빠, 그 배호영이라는 사람은 왜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거야?"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캐나다에 있을 때 제임스라는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뉴욕에 온 뒤로 자취를 감췄어. 조금 전 나도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배호영이 바로 제임스의 윗선이라고 하더라고. 그들은 젊은 여성들을 해치는 것을 즐기며,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해.. 아마도 넌 그들의 다음 목표였을 거야."고은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자식 정말 악마네?! 나를 속이려고 이런 큰 연극을 꾸며?! 정말 용서할 수 없어!"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그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시후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 배호영을 잡아두려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고히 말했다. "당연히 그들을 그냥 두지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주면, 오늘 이 일을 배후에서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이라는 자다. 그가 지금 이곳에 있으니, 네가 그를 잡도록. 아까 네가 말한 계획대로 그를 밖으로 운반해. 단, 그를 제임스에게 넘기지 말고 내가 사람을 보내 너와 접선해서 데려갈 거야. 일이 끝난 뒤, 너희 8명은 내 사람과 함께 떠나면 되고, 그들이 너희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배호영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뉴욕에서의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과 그들의 능력은 잘 알고 있었다. 페이셔스 그룹의 영향력은 일본의 이토 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보였는데, 시후가 그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장남을 잡으라고 하니 그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겁에 질려 울먹이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이가 닌자들은 항상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이 만약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게 되면 가문의 사람들이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너희 이가 닌자들이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면 전멸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와 얽히게 되면 전멸은 확정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핫토리 카즈오를 내려다보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예전에 그저 그런 엘에이치 그룹도 마츠모토 그룹을 절멸 시켜, 개명하고 이름을 바꾼 아들마저 살아남지 못했다. 내가 그런 자들보다 약할 것 같나?! 만약 너희 이가 닌자들이 나와 대립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가 닌자들뿐 아니라 너희와 혈연 관계가 있는 모든 이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시후의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시후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자신을 가뿐히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을 통솔하며 수백 명의 최정예 군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이가 닌자를 멸족 시키기로 결심한다면, 그들이 시후
이중열과 고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 고은서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중열은 이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들어왔다가 시후를 보자마자 그들이 무릎을 꿇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몰랐던 사실은, 바로 핫토리 카즈오가 현재 굉장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점이었다.핫토리 카즈오는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며 극심한 공포와 통증을 느꼈다. 그는 구름산에서 시후가 돌멩이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단원을 죽였던 장면을 떠올리며, 시후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빠지게 되면 8명 모두를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용서를 구하며 시후가 자신들을 살려줄 것을 기도했다.이때 시후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가서 먼저 문을 닫아.” 핫토리 카즈오는 쭈뼛쭈뼛 떨리는 다리로 일어나 문을 닫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시후를 바라보며 간절히 애원했다. “은 선생님..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성인인데,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공상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핫토리 카즈오는 절망에 휩싸여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은 선생님.. 저희에겐 선생님의 명성이 이미 전설적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실력은 저희가 볼 때는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저희는 정말 의도적으로 선생님께 적대감을 품은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건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누가 너희를 고용했지?” 핫토리 카즈오는 서둘러 대답했다. “제임스라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그냥 제임스라고만 들었습니다.” 시후는 제임스의 자료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람인가?” 핫토리 카즈오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사진을 확인한 후, 다시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예 은 선생님, 맞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가 얼마를 줬지?” 핫
오직 시후만이 예리한 감각으로 문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과 맞섰던 경험을 떠올리며, 바깥에서 사용하는 무기가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덴바야시 아오타가 사용했던 수리검이라는 것을 감지했다.그러자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아.. 일본 닌자라니!” 이렇게 한 마디를 한 시후는 이미 손에 천혼인을 슬쩍 쥐고 있었다. 고은서가 이를 듣고 놀라서 물었다. “시후 오빠, 뭐라고? 일본 닌자..”고은서의 입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발길질로 쾅 열렸다..! 이어서 핫토리 카즈오와 7명의 이가 닌자들이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 두 소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핫토리 카즈오는 차갑게 동료들에게 명령했다. “여자들은 놔두고 나머지는 전부 처리해, 한 놈도 살려..!”고은서와 마찬가지로 핫토리 카즈오 역시 마지막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들었는데, 시후가 자신의 쪽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일며 온몸이 얼어붙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존경과 공포가 뒤섞인 목소리로 떨면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여.. 여기에 어떻게..?”다른 7명의 닌자들도 핫토리 카즈오의 시선을 따라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순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절을 했다! 이들은 모두 시후가 지휘하는 전투에서 그의 엄청난 실력을 직접 목격했던 인물들이었다. 특히, 시후가 손짓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들 중 2명을 손쉽게 처치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들은 시후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렇기에 시후를 보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혼이 빠진 듯 무릎을 꿇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주변 부하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며 그제야 자신도 무릎을 꿇고 공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죄..죄송합니다.. 저는 핫토리 카즈오라고 합니다.. 이토 그룹 밑에서 일하는 이가 닌자입니다.
이중열은 자신이 사건의 위험성을 남김없이 시후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도련님이 정말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은서준 상무님과 비교했을 때, 도련님은 용감하시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는 부족한 것 같아.. 오늘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은서준 상무님이 혈통을 잇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자 이중열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은서준에게 아들인 시후가 유일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늘에서야 시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은인의 유일한 자식을 이곳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이중열은 자신이 20여 년을 겨우 연명하며 살아왔으니 죽어도 아쉽지는 않겠지만, 시후는 아직 젊었고 은서준과 안예선이라는 비범한 두 사람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그를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중열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어 911에 신고하려고 했다. 이제 그는 시후가 막든, 시후가 화를 내든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시후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잠금 해제를 하려는 순간, 휴대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서비스 없음’이라는 글자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며 외쳤다. ‘이곳은 뉴욕의 중심지인데!? 어떻게 통신 신호가 없을 수 있지? 설마.. 설마.. 상대가 이미 신호를 차단한 건가?!’이중열의 추측은 맞았다.제임스는 닌자들이 행동을 개시할 때 만약의 상황에서 혜리가 신고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 만약 작전 중에 혜리가 신고를 한다면 작전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를 하기라도 하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임스는 혜리가 쉬고 있는 곳의 반경 20m 내에 여러 개의 신호 차단기를
시후는 메시지를 보고 나서 이 배호영이 바로 배유현의 조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곧바로 고은서에게 말했다. "우연히도, 내가 이 배호영의 이모를 알고 있어.""정말?" 고은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의 이모를 어떻게 알게 된 거야?"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어."그때 시후의 휴대폰에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젠장!’ 시후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본 순간 머리는 맑아졌고 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여기저기 제임스를 찾으려 해도 못 찾았던 이유가, 뉴욕으로 와서 배호영에게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군..! 페이셔스 그룹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뉴욕은 그들의 텃밭과도 같을 거야. 이곳에서 그들이 가진 힘과 자원은 블랙 드래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계속 숨어 있었다면, 블랙 드래곤이 한 달을 더 찾아도 그의 행방을 찾기 어려웠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며 시후는 확신했다. 오늘의 자선 만찬은 바로 배호영이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것이고, 그 뒤에는 제임스가 뭔가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이때 시후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그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인간이 감히 은서에게 손을 대려할 줄은!그 때 이중열은 시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급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만약 상대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바깥에 있는 몇 명의 경호원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상대는 자선 만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를 노릴 테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5분밖에 없습니다." 그는 곧 덧붙였다. "제가 하나의 지연책을 생각해냈습니다. 지금 당장 911에 전화해서, 이
시후는 다소 놀라며 이중열을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자신의 능력이 계속 향상되면서 시후는 이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위급 상황에 직면해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늘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중열은 달랐다. 미국에 온 이후로 이중열은 늘 신중하게 행동해왔다.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불법 체류 신분을 알아차릴까 걱정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콩에서 자신을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조폭들을 경계해야 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도 자연스레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이중열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도련님, 이곳의 많은 세부 사항들이 뭔가 어긋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의문점을 시후에게 털어놓았다. 시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중열의 분석은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 한 두 가지 정도가 이상한 것이라면 우연일 수 있겠지만, 여러 요소들이 충돌하는 것은 더 이상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혹시 배호영이 은서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호영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고, 이 자선 만찬에 참석한 최고위층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남을 돕기 위한다는 건 불가능 해요. 그가 분명히 주인공이겠죠." 이어 이중열은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니, 뭔가 결정했다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위험을 남기지 않도록 했을 겁니다. 우리를 이런 퇴로가 없는 방에 가둔 건 그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죠. 분명한 살의가 느껴져요, 도련님!"이라고 덧붙였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불현듯 실종 상태인 제임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시후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났다. 제임스와 배호영이 뭔가
VIP실은 비록 매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고 가구도 세련되었지만, 이중열은 이곳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VIP실은 외부와 오직 한 개의 큰 문 만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외에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러한 방은 사생활 보호에는 최적이겠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탈출의 기회가 전혀 없을 것이다. 이중열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이 자선 만찬과 이 밀폐된 방이 뭔가 숨겨진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은서에게 물었다. "은서 아가씨, 어떻게 이 자선 만찬에 초대받게 되셨죠?"고은서가 답했다. "저희 아빠의 지인이신 부회장님께서 부탁하셨어요. 이번 북미 공연 전 뉴욕 한인회와 여러 가지 협력을 했었는데, 며칠 전에 아저씨가 배호영 씨가 자선 만찬을 준비한다고 해서 참석해 주길 부탁하셨고요. 그리고 저는 만찬 주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오게 되었어요."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늘 자선 만찬의 주제가 동양인 고아들을 위한 것이죠?""맞아요."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오빠도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는 고아들을 위해 자선을 많이 하고 있고, 저도 고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옆에서 조용히 시후를 지켜보던 김지우는 시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며 조용히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둔감한 시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중열은 더 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자선 만찬이 마치 고은서를 위해 기획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일을 꾸민 걸까? 배호영이 고은서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녀를 기쁘게 하려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 이 방이 밀폐되어 있지만 않았다면, 그는 아마 배호영이 고은서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이 완전히 밀폐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