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나나코는 붉어진 눈으로 반복해서 고개를 끄덕인 다음, 강아지를 품에 안고 있는 송민정 회장을 바라보며 목멘 소리로 말했다. “민정 언니..! 편안한 여행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다시 일본에 오세요!”송민정도 서둘러 말했다. “그래요, 꼭 다시 올게요! 시간이 있으면 한국에도 한 번 놀러 와요~ 니쥬도 보고요.”나나코는 조금 기뻐하며 망설임 없이 말했다. “네, 꼭 갈게요! 바쁜 일이 정리되면 한국에 놀러 갈 거예요!”이때 한 중년 남성이 배에서 내려와 이토 유키히코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회장님.. 항해 준비는 끝났습니다.”이토 유키히코는 "하시모토 쿠사토는 어디 있습니까?”라고 물었다."하시모토 쿠사토 씨는 일단 선실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팔다리가 모두 묶여 있고요.. 사람을 보내 감시하게 했으니 문제 없을 겁니다.”유키히코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어서 배에 타셔야 합니다!""그럼 돌아가세요, 우리도 이제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이토 유키히코는 시후와 악수를 했고, 나나코도 송민정 회장을 부드럽게 포옹했다. 송민정은 다시 이토 유키히코에게 와서 말했다. "회장님, 이번에 제가 일본에 있는 동안 이렇게 친절하게 돌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이토 유키히코는 웃으며 송민정 회장과 가볍게 악수를 나누었다. “송 회장님 언제라도 이토 그룹을 찾아 주십시오. 은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당신은 늘 이토 그룹의 VIP이니까요!”이때 이토 나나코는 시후에게 다가가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그의 반응을 살피고서는 양팔을 벌렸다. 그녀는 정말 시후를 안아주고 작별을 고하고 싶었지만, 시후가 원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되었기에 이 작은 몸짓으로 테스트해볼 수밖에 없었다.시후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것을 보고 이토 나나코는 황급히 앞으로 나아가 그를 말없이 꼭 껴안았다. 사실, 나나코는 속으로 시후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아
소이연은 원래 자신이 성공적으로 일본을 떠나,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후, 그 증오스러운 사내에게 복수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일본을 떠날 때 부두에서 그 사내를 마주칠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소이연의 온 몸에서 피가 들끓었다..!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녀의 눈은 이미 증오로 인해 핏빛으로 물들었다..! 이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밖에 없었다. ‘죽여 버려..!! 나 소이연은 꼭 저 자식을 죽여 버릴 거야..!”그 때, 시후는 차 안에 앉아 있던 나나코에게 시선이 온통 쏠려 있었기에 부두를 지나가고 있는 차량을 눈치채지 못했다..! 게다가 그 차량은 썬팅이 짙게 되어 있었기에 소이연은 차 안에서 그를 볼 수 있었지만, 시후는 소이연을 볼 수 없었다. 따라서 그는 소이연이 자신을 지나쳤다는 사실을 몰랐다.이윽고 시후가 타고 있던 배의 프로펠러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프로펠러의 회전에 따라, 요트는 천천히 선착장을 떠났다..! 이후 배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고, 곧 이토 나나코의 시야에서 작은 점으로 변해 결국 사라졌다.그런데, 모두들 옆 정박지에 있던 배가 속도를 내며 출발하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이 배에 조종석에 있는 소이연은 선장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당장 최고 속도를 내도록 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앞에 있는 배를 따라잡아야 합니다!"선장은 급히 말했다. "저, 선생님.. 지금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일본 영해를 떠나 공해로 가는 것입니다.. 공해에 도달한 후에야 진정으로 안전할 테니까요..!"소이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아직도 이해 못하셨어요? 저 배에 내 원수가 있다고요! 내 손으로 저 자식을 죽여 버려야 해요!!”선장은 당황스러워하며 말했다. “저.. 선생님.. 일단 회장님께서 가능한 빨리 선생님을 공해로 데려 가라는 명령을 하셨기 때문에, 마음대로 노선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소이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럼 전화하세요. 내가 회장님께 전화할게요!”선장
이때 줄곧 소 회장의 곁을 지키고 있던 소수도가 다급하게 말했다. "아버지, 이번에는 이연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한시라도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만약에 이번에 오지 못한다면 앞으로 영영 오지 못할 지도요..?"소 회장은 날카롭게 말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이연이 이 아이가 언급한 사람의 정체를 알지 못해! 그러니 혹시라도 그 놈이 우리 그룹의 적이라면..? 그 놈이 비밀리에 우리 그룹과 거래를 하겠다고 계획한다면 어쩌려고?!”"아버지, 그럼 앞으로 천천히 그 놈을 찾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서두르지 마세요. 오늘 그 놈을 만났다면,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겁니다. 이연이 어서 돌아오도록 하시죠!"소 회장은 즉시 소수도를 꾸짖었다. “이 멍청아! 왜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니?! 이 놈은 우리 엘에이치 그룹의 뛰어난 무술 고수들 50명 정도를 다 잡히게 만들었어! 그 놈이 우리 그룹에 얼마나 많은 손해를 입혔는지, 모르는 거야?! 그리고 그 놈이 여전히 우리를 노리고 있다면?” 소 회장은 차갑게 말했다. “그러니, 우리는 이 놈을 알지 못하고 소재도 불분명하니 이연이 오늘 그 놈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번 생에서 절대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큰 실수가 되겠지!”소수도는 이 말을 듣자마자 아버지가 마음을 굳혔다는 것을 즉시 알았고, 그를 더 이상 설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전화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연아, 그 놈에게 복수하는 걸 이 아빠는 막지 않을 텐데..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었지? 그 자식이 누구인지 꼭 밝히도록 해!”소이연은 소수도가 자신에게 처음으로 '아빠'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을 들었고, 오늘 마침내 친아버지에게 자신의 상태를 인정 받게 되자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들뜬 목소리 말했다. "네, 아빠.. 걱정 마세요. 제가 꼭 그 놈을 죽이고 돌아오겠습니다!”소 회장도 또한 지시를 내렸
선착장을 떠난 시후가 타고 있던 배는 망망대해로 향했다..! 하시모토 쿠사토가 현재 최하층에 수감되었기 때문에, 시후는 이 남자를 잠시 만나기 위해 송민정 회장을 데려가기로 했다.배의 선원들은 두 사람을 아래층 선실로 안내하고 문 중 하나를 밀어서 열었다.방에는 고급 모직 양복을 입은 남자가 의자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고, 손은 의자 손잡이에 묶여 있고 다리와 발은 의자 앞다리에 묶여 있었으며 그의 머리 전체를 덮고 있는 검은 색 두건도 보였다.시후는 이 사람이 하시모토 쿠사토일 것이라고 추측했다.주의하기 위해 이토 유키히코가 보낸 사람들은 특별히 둥근 강철 파이프를 사용하여 하시모토의 각 손가락을 단단히 묶은 다음 팔걸이에 함께 고정해주었다. 그래서 하시모토 쿠사토는 도망칠 가능성은 커녕 손가락 하나도 구부릴 수 없었다..! 게다가 그의 옆에는 스턴건을 들고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바라보고 있는 사내가 있었기 때문에 철저한 감시 속에 그는 잡혀 있었다.시후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스턴건을 든 남자는 즉시 정중하게 말했다. “오셨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시모토 쿠사토?"라고 물었다."예!" 그 남자는 즉시 하시모토 쿠사토의 머리 위에 있던 두건을 벗기며 말했다. "예, 이 사람은 하시모토 쿠사토입니다.”하시모토 쿠사토는 아직 빛의 눈부심에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입에 수건이 채워져 말을 할 수 없었고 흐느껴 눈물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몸은 끊임없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고 있었지만, 온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시후는 그의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하하.. 다들 너무 조심하시는 것 같은데요..? 손발을 묶고도 손가락 까지 고정하시다니..”그러자 감시하고 있던 남자가 정중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이렇게 단단히 고정해 두어야 할 것 같아서요.. 아마 그 누구도 여기서 나갈 수 없을 겁니다..!”시후는 웃으며 하시모토 쿠사토를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 “뭐..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이 아니니까요.”이때
"송... 송민정 회장님..?!"송민정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하시모토 쿠사토를 바라보았다. "하시모토 쿠사토 씨.. 나 송민정이 아직 살아있다는 걸 모르셨죠..?”하시모토 쿠사토는 초조하게 떨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송민정 살인 계획이 극악무도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송민정의 행방은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녀의 비서 2명과 운전사는 모두 교통 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사실 무엇보다 3명을 살인한 것만으로도 이미 절대적인 중범죄인데, 극도로 잔인한 수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이제 송민정은 하시모토 쿠사토 앞에 서 있었다. 그는 현재 송민정 회장이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즉시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울면서 간청했다. “저.. 송민정 회장님, 나는 당신 사고의 진정한 배후가 아닙니다! 진짜 배후는 당신의 사촌 오빠 송영예입니다! 그가 이 일의 모든 배후입니다!!”송민정은 차갑게 물었다. “오 그래요? 이게 다 영예 오빠가 시킨 거라고요? 그럼 누가 주선한 거죠? 누가 우리 4명을 자동차로 벼랑에서 떨어뜨렸죠?”하시모토 쿠사토는 송민정의 계속되는 질문에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애원했다. “송민정 회장님, 이건 다 송영예 씨의 생각입니다!! 그러니 탓하고 싶으시다면 그를 탓하시고.. 저는 빼주십시오..!”"그럼.. 내가 지금 당장 당신을 바다에 던져달라고 해도 괜찮겠죠?”하시모토 쿠사토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급히 소리쳤다. “아악!! 제발요!! 당신이 내 목숨을 구해주신다면, 무엇이든 할 의향이 있습니다..!”송민정은 시후를 보고 물었다. " 이 사람을 어떻게 할까요?”“음.. 일단 좀 살려 두고, 한국에 돌아가면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도록 하죠. 혹시라도 그 기회를 잡으면 저 자식의 목숨을 살려 주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토막내서 개 밥으로 줘야지..”하시모토 쿠사토는 급히 애원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말만 하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발 제 목숨을 살려주세요!"시후는 차갑게 말했
두 사람은 갑판으로 올라와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았다. 이제 시후는 송민정을 무사히 구출했고, 그녀를 한국으로 데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악한 아버지 송천명과 아들 송영예가 아직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송진묵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치매에 걸린 척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상태로는 송천명과 그의 아들과 맞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었다. 분명 그들은 그가 치매에 걸린 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그를 죽일 것이다. 그래서 이제 해야 할 일은 송천명과 송영예의 진정한 모습을 공개적으로 폭로하고 송진묵을 구출하는 동시에 송민정이 이룸 그룹 전체를 다시 장악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송천명과 송영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미지수였다.시후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는 고의살인죄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족을 직접 공격하여 죽음에 이르게 만들려고 한 극악무도한 인간들이었다. 그러므로 사실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이 세상에 머무를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결국 송민정의 가까운 친척이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송민정, 송진묵의 뜻에 달려 있었다.송민정도 갑판에 서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점점 멀어지는 도쿄를 바라보며 감격스럽게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도쿄에서 죽음을 맞이했겠죠...?""그런 우울한 말 하지마요. 당신은 운 좋은 사람이니까.. 그러니, 내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죽었을 리 없어요.”송민정은 감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정말 죽으면 슬퍼 하셨을까요..?”"물론이죠. 당신은 내 절친이라고요.”송민정의 표정은 기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 인생에서.. 은 선생님과의 관계는 그저 ‘친구’라는 단어로만 제한될까..?’ 과거의 온갖 일들이 그녀의 마음 속에 계속해서 떠올랐고,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했다. ‘은 선생님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계셔.. 이것만으로 만족해야지
시후는 가볍게 웃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해요. 결국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죠."송민정은 서둘러 "은 선생님, 말씀해주세요! "라고 말했다."당신은 그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어요.. 즉, 죽음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생고생을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당신이 그들을 죽음에서 구했을 때 당신은 그들에게 충분한 처벌을 주어야 하고, 그들이 앞으로 또 다시 일으키게 될 문제를 완전히 제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미래의 문제를 최대한 방지할 수 있어요!"송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신중하게 고려할게요.”말하는 동안 시후는 갑자기 바로 뒤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리는 것을 들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배에서 약 1~2km 떨어진 곳에서 작은 배가 전속력으로 그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배는 바다 위를 달리고 있었고, 이미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매우 커서 다른 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먼 거리에서는 호루라기를 불어도 소리를 듣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보다 훨씬 예민한 시후의 청각은 이를 캐치할 수 있었다..! 탁 트인 바다에서 자신을 따라오는 배가 있는 것을 보고 시후는 즉시 문제가 있음을 느꼈다. 그는 즉시 송민정에게 말했다. "송민정 회장, 먼저 방으로 돌아가세요.”시후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송민정은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물었다. "은 선생님, 뭔가 잘못되었나요?"시후는 입꼬리를 올려 비웃으며 저 멀리 다가오는 빛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새로운 고객이 생긴 것 같네요.”송민정은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자신이 타고 있는 배 바로 뒤에서 끊임없이 접근하는 바다 위의 배가 보이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조금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 혹시.. 저 배의 목표가 우리라고 생각하십니까?"시후는 약간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목표는 당신이 아
시후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소이연의 얼굴에는 복수의 기쁨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국 최대의 무술 가문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국내 최고의 무술 교육을 받았기에, 명실공히 명인 중의 명인이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시후의 힘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녀의 인상에 시후는 그저 엉성하고 비열하고 불길한 남자였다..! 그저 약간의 능력과 약간의 배경이 있을 수 있지만.. 최고의 무술 전문가가 되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 결국, 중요한 건 공정하게 자신의 힘을 겨루는 것인데!! 치사하게 경찰을 불러..? 따라서 그녀는 오늘 반드시 지난 번의 원수를 갚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이때 선장이 "선생님, 목표에서 800미터도 안 떨어져 있습니다!"라고 보고했다.소이연은 흥분하여 손바닥의 땀을 닦으며 "망원경을 줘요!"라고 말했다.즉시, 한 선원이 항행을 위해 고성능 망원경을 그녀에게 건넸다.소이연은 쌍안경을 집어 들었고 시후가 편안한 표정으로 갑판에 홀로 서있는 것을 보았다! 망원경의 초고화질 덕분에 소이연은 시후의 표정을 거의 완벽하게 볼 수 있었다. 이때 시후의 얼굴에는 타고난 평온함이 있었고,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있어 상대를 경멸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소이연의 관점에서 그의 현재 모습은 단순히 허세였다..! 그 때, 시후의 눈은 소이연 쪽을 바라보는 것 같았고 그의 입가에 있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소이연은 처음에 설명할 수 없는 긴장을 느꼈고 속으로 생각했다. ‘저 자식의 표정은.. 나를 본 것 같은 표정이잖아? 내가 복수하러 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건가..?’ 이것을 생각한 그녀는 다시 고개를 저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 차는 진하게 썬팅이 되어 있어서 나를 볼 수 없었을 거야. 즉, 지금 나를 알아차릴 수 없는 것이지. 내가 너무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군..’ 이것을 생각하니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이를 악물었다. 말을 마친 후 그녀는 "전속력, 전속력으로 전진! "이라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제임스가 계속해서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거든요.”이중열은 말했다. “이미 이 닌자들에게 배호영을 납치하라고 하셨으니, 닌자들을 통제하여 페이셔스 그룹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게 해보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나서 그들을 사라지게 만들면, 페이셔스 그룹은 자연스레 납치극이 닌자들이 저지른 일로 여길 겁니다. 그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일본으로 가서 이 닌자들의 정체를 추적하게 될 것이고, 닌자들의 친인척을 통해 제임스가 이들을 고용한 사실을 알아내겠지요. 이렇게 하면 페이셔스 그룹은 제임스가 이 닌자들을 고용해 배호영을 납치하게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결국 제임스가 진짜 배후라고 여기게 될 텐데, 그는 결국 어떻게 해도 해명할 길이 없겠지요. 저는 페이셔스 그룹이 일본 닌자들과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순간, 제임스가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그때 그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도망치는 것이지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삼촌,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자백을 한다면,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요?”이중열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수장이었다면, 제임스가 와서 이런 일을 자백할 때 가장 먼저 그를 즉시 죽일 겁니다. 소문이 퍼지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이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겁니다! 설령 배호영을 다시 찾지 못하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다른 자식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룹의 명성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단순히 자손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겁니다. 따라서 배호영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행동으로 인해 집안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큰 재벌가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필요한 순간엔 과감히 손실을
시후는 실수를 막기 위해 성도민이 보내온 배호영의 자료를 열어 배호영의 사진을 핫토리 카즈오 일행에게 보여주고는 주의를 주었다. "이 사람을 잘 기억해두도록. 잠시 후 그가 부하들을 데리고 함께 온다면, 그가 들어온 후 그의 부하들을 모두 처치해. 만약 그가 혼자 온다면, 바로 그를 묶어서 나에게 데리고 오면 된다. 알겠나?"핫토리 카즈오는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을 보내 상황을 살피라고 하면, 그냥 들어오게 두면 되고.""알겠습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신중하게 대답하며 사진을 다시 한번 살피고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배호영의 얼굴을 확실히 기억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이미 기억했으면 이제 너희 할 일은 다 끝났다. 나가도록 해."핫토리 카즈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물러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일행과 함께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나가자마자, 고은서는 참을 수 없는 듯 물었다. "시후 오빠, 그 배호영이라는 사람은 왜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거야?"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캐나다에 있을 때 제임스라는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뉴욕에 온 뒤로 자취를 감췄어. 조금 전 나도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배호영이 바로 제임스의 윗선이라고 하더라고. 그들은 젊은 여성들을 해치는 것을 즐기며,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해.. 아마도 넌 그들의 다음 목표였을 거야."고은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자식 정말 악마네?! 나를 속이려고 이런 큰 연극을 꾸며?! 정말 용서할 수 없어!"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그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시후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 배호영을 잡아두려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고히 말했다. "당연히 그들을 그냥 두지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주면, 오늘 이 일을 배후에서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이라는 자다. 그가 지금 이곳에 있으니, 네가 그를 잡도록. 아까 네가 말한 계획대로 그를 밖으로 운반해. 단, 그를 제임스에게 넘기지 말고 내가 사람을 보내 너와 접선해서 데려갈 거야. 일이 끝난 뒤, 너희 8명은 내 사람과 함께 떠나면 되고, 그들이 너희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배호영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뉴욕에서의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과 그들의 능력은 잘 알고 있었다. 페이셔스 그룹의 영향력은 일본의 이토 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보였는데, 시후가 그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장남을 잡으라고 하니 그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겁에 질려 울먹이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이가 닌자들은 항상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이 만약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게 되면 가문의 사람들이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너희 이가 닌자들이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면 전멸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와 얽히게 되면 전멸은 확정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핫토리 카즈오를 내려다보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예전에 그저 그런 엘에이치 그룹도 마츠모토 그룹을 절멸 시켜, 개명하고 이름을 바꾼 아들마저 살아남지 못했다. 내가 그런 자들보다 약할 것 같나?! 만약 너희 이가 닌자들이 나와 대립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가 닌자들뿐 아니라 너희와 혈연 관계가 있는 모든 이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시후의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시후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자신을 가뿐히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을 통솔하며 수백 명의 최정예 군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이가 닌자를 멸족 시키기로 결심한다면, 그들이 시후
이중열과 고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 고은서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중열은 이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들어왔다가 시후를 보자마자 그들이 무릎을 꿇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몰랐던 사실은, 바로 핫토리 카즈오가 현재 굉장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점이었다.핫토리 카즈오는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며 극심한 공포와 통증을 느꼈다. 그는 구름산에서 시후가 돌멩이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단원을 죽였던 장면을 떠올리며, 시후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빠지게 되면 8명 모두를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용서를 구하며 시후가 자신들을 살려줄 것을 기도했다.이때 시후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가서 먼저 문을 닫아.” 핫토리 카즈오는 쭈뼛쭈뼛 떨리는 다리로 일어나 문을 닫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시후를 바라보며 간절히 애원했다. “은 선생님..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성인인데,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공상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핫토리 카즈오는 절망에 휩싸여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은 선생님.. 저희에겐 선생님의 명성이 이미 전설적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실력은 저희가 볼 때는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저희는 정말 의도적으로 선생님께 적대감을 품은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건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누가 너희를 고용했지?” 핫토리 카즈오는 서둘러 대답했다. “제임스라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그냥 제임스라고만 들었습니다.” 시후는 제임스의 자료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람인가?” 핫토리 카즈오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사진을 확인한 후, 다시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예 은 선생님, 맞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가 얼마를 줬지?” 핫
오직 시후만이 예리한 감각으로 문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과 맞섰던 경험을 떠올리며, 바깥에서 사용하는 무기가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덴바야시 아오타가 사용했던 수리검이라는 것을 감지했다.그러자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아.. 일본 닌자라니!” 이렇게 한 마디를 한 시후는 이미 손에 천혼인을 슬쩍 쥐고 있었다. 고은서가 이를 듣고 놀라서 물었다. “시후 오빠, 뭐라고? 일본 닌자..”고은서의 입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발길질로 쾅 열렸다..! 이어서 핫토리 카즈오와 7명의 이가 닌자들이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 두 소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핫토리 카즈오는 차갑게 동료들에게 명령했다. “여자들은 놔두고 나머지는 전부 처리해, 한 놈도 살려..!”고은서와 마찬가지로 핫토리 카즈오 역시 마지막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들었는데, 시후가 자신의 쪽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일며 온몸이 얼어붙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존경과 공포가 뒤섞인 목소리로 떨면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여.. 여기에 어떻게..?”다른 7명의 닌자들도 핫토리 카즈오의 시선을 따라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순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절을 했다! 이들은 모두 시후가 지휘하는 전투에서 그의 엄청난 실력을 직접 목격했던 인물들이었다. 특히, 시후가 손짓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들 중 2명을 손쉽게 처치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들은 시후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렇기에 시후를 보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혼이 빠진 듯 무릎을 꿇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주변 부하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며 그제야 자신도 무릎을 꿇고 공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죄..죄송합니다.. 저는 핫토리 카즈오라고 합니다.. 이토 그룹 밑에서 일하는 이가 닌자입니다.
이중열은 자신이 사건의 위험성을 남김없이 시후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도련님이 정말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은서준 상무님과 비교했을 때, 도련님은 용감하시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는 부족한 것 같아.. 오늘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은서준 상무님이 혈통을 잇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자 이중열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은서준에게 아들인 시후가 유일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늘에서야 시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은인의 유일한 자식을 이곳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이중열은 자신이 20여 년을 겨우 연명하며 살아왔으니 죽어도 아쉽지는 않겠지만, 시후는 아직 젊었고 은서준과 안예선이라는 비범한 두 사람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그를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중열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어 911에 신고하려고 했다. 이제 그는 시후가 막든, 시후가 화를 내든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시후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잠금 해제를 하려는 순간, 휴대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서비스 없음’이라는 글자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며 외쳤다. ‘이곳은 뉴욕의 중심지인데!? 어떻게 통신 신호가 없을 수 있지? 설마.. 설마.. 상대가 이미 신호를 차단한 건가?!’이중열의 추측은 맞았다.제임스는 닌자들이 행동을 개시할 때 만약의 상황에서 혜리가 신고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 만약 작전 중에 혜리가 신고를 한다면 작전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를 하기라도 하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임스는 혜리가 쉬고 있는 곳의 반경 20m 내에 여러 개의 신호 차단기를
시후는 메시지를 보고 나서 이 배호영이 바로 배유현의 조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곧바로 고은서에게 말했다. "우연히도, 내가 이 배호영의 이모를 알고 있어.""정말?" 고은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의 이모를 어떻게 알게 된 거야?"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어."그때 시후의 휴대폰에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젠장!’ 시후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본 순간 머리는 맑아졌고 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여기저기 제임스를 찾으려 해도 못 찾았던 이유가, 뉴욕으로 와서 배호영에게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군..! 페이셔스 그룹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뉴욕은 그들의 텃밭과도 같을 거야. 이곳에서 그들이 가진 힘과 자원은 블랙 드래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계속 숨어 있었다면, 블랙 드래곤이 한 달을 더 찾아도 그의 행방을 찾기 어려웠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며 시후는 확신했다. 오늘의 자선 만찬은 바로 배호영이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것이고, 그 뒤에는 제임스가 뭔가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이때 시후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그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인간이 감히 은서에게 손을 대려할 줄은!그 때 이중열은 시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급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만약 상대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바깥에 있는 몇 명의 경호원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상대는 자선 만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를 노릴 테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5분밖에 없습니다." 그는 곧 덧붙였다. "제가 하나의 지연책을 생각해냈습니다. 지금 당장 911에 전화해서, 이
시후는 다소 놀라며 이중열을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자신의 능력이 계속 향상되면서 시후는 이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위급 상황에 직면해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늘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중열은 달랐다. 미국에 온 이후로 이중열은 늘 신중하게 행동해왔다.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불법 체류 신분을 알아차릴까 걱정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콩에서 자신을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조폭들을 경계해야 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도 자연스레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이중열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도련님, 이곳의 많은 세부 사항들이 뭔가 어긋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의문점을 시후에게 털어놓았다. 시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중열의 분석은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 한 두 가지 정도가 이상한 것이라면 우연일 수 있겠지만, 여러 요소들이 충돌하는 것은 더 이상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혹시 배호영이 은서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호영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고, 이 자선 만찬에 참석한 최고위층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남을 돕기 위한다는 건 불가능 해요. 그가 분명히 주인공이겠죠." 이어 이중열은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니, 뭔가 결정했다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위험을 남기지 않도록 했을 겁니다. 우리를 이런 퇴로가 없는 방에 가둔 건 그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죠. 분명한 살의가 느껴져요, 도련님!"이라고 덧붙였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불현듯 실종 상태인 제임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시후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났다. 제임스와 배호영이 뭔가
VIP실은 비록 매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고 가구도 세련되었지만, 이중열은 이곳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VIP실은 외부와 오직 한 개의 큰 문 만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외에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러한 방은 사생활 보호에는 최적이겠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탈출의 기회가 전혀 없을 것이다. 이중열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이 자선 만찬과 이 밀폐된 방이 뭔가 숨겨진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은서에게 물었다. "은서 아가씨, 어떻게 이 자선 만찬에 초대받게 되셨죠?"고은서가 답했다. "저희 아빠의 지인이신 부회장님께서 부탁하셨어요. 이번 북미 공연 전 뉴욕 한인회와 여러 가지 협력을 했었는데, 며칠 전에 아저씨가 배호영 씨가 자선 만찬을 준비한다고 해서 참석해 주길 부탁하셨고요. 그리고 저는 만찬 주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오게 되었어요."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늘 자선 만찬의 주제가 동양인 고아들을 위한 것이죠?""맞아요."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오빠도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는 고아들을 위해 자선을 많이 하고 있고, 저도 고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옆에서 조용히 시후를 지켜보던 김지우는 시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며 조용히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둔감한 시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중열은 더 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자선 만찬이 마치 고은서를 위해 기획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일을 꾸민 걸까? 배호영이 고은서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녀를 기쁘게 하려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 이 방이 밀폐되어 있지만 않았다면, 그는 아마 배호영이 고은서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이 완전히 밀폐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