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프로그램은 전국의 시청자에게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에 시후의 가족들은 조금 전 TV에서 혜리의 무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은서는 생방송 무대를 마치고, 무대 뒤편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옷을 갈아 입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재빨리 시후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그녀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자신의 무대에 대한 시후의 의견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이번 무대 연출팀은 혜리가 오늘 사랑 노래가 아니라, 희망찬 미래에 대한 서사를 가진 노래를 부르기를 요청했다. 혜리는 원래 무대 감독이 희망하는 노래를 부를 것을 동의했지만, 시후를 다시 만나게 된 후 노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출팀과 협의해 곡을 바꾸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처음에 무대 감독은 이와 같은 혜리의 의견을 듣고 수정을 꺼려했다. 왜냐하면 무대 감독은 일시적으로 노래 변경 등 프로그램을 순간순간 변경하지 않기로 유명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혜리는 무대 감독을 설득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고, 결국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혜리가 오늘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타협해야 했다. 혜리가 오늘 'First Love'라는 노래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시후에게 이 노래를 꼭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곡의 가사 중에서는 그녀가 시후를 위해 특별히 작곡한 내용이 있었다. 바로 라는 내용이었다.시후는 은서의 노래에서 자신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고, 은서에게 답했다. 고은서는 매우 기뻐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시후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와.. 노래
그래서 시후는 그녀에게 대답했다. 시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TV를 보는 데 집중했다. 거의 12시가 되었을 때, 김상곤은 감상에 젖어 말했다. “하아.. 우리 이제 곧 설날인데.. 한강에 가서 바람도 좀 쇠고 봉은사에서 이번에 하는 합동 다례재에 참석할까?”"와~~ 좋아요!!"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유나는 아쉬워하며 말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찰에서 설 행사가 많았는데..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바람에 행사들이 많이 줄었잖아요.. 절에 가면 그 특유의 향 냄새가 참 좋은데..”“그럼 오랜만에 한 번 밖으로 나가볼까요?? 한강도 한 번 가고요..”유나의 눈이 반짝였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음..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공양물을 어디서 구할 수 있겠어요.. 아무래도 이런 건 따로 준비해야 할 텐데.. 우리는 우리가 제사를 지낼 음식들 밖에 만들지 않았는데요..”시후는 잠시 고민한 뒤, 안세진에게 카톡을 보냈다. 안세진은 서둘러 답했다. 안세진은 시후의 배려에 매우 깊은 감동을 받았고, 도련님, 어차피 댁으로 물건을 배송하도록
시후는 곧바로 버킹엄 호텔로 차를 몰고 갔고, 안세진이 미리 연락한 사람들이 이미 호텔 카트 트롤리를 밀면서 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직원들은 시후가 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트롤리를 끌어당기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부탁하신 물건들은 모두 여기에 있습니다. 짐을 싣는 것을 도와드릴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트렁크를 열고 인사했다. "네, 감사합니다.”상대방은 급히 손을 저었다. "아닙니다 선생님, 너무 예의 바르세요. 이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말을 마친 그는 BMW의 트렁크에 시후가 부탁한 물건들이 담긴 상자를 들고 와 실어 주었다.시후는 그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동시에 유나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와 장인에게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라고 말을 전한 다음 직접 차에 타서 새해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은 장소를 검색했다.전화를 받은 유나는 매우 기뻤고, 부모님과 함께 두꺼운 패딩으로 갈아 입고 청년재의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의 차가 도착하자마자 세 식구는 차에 올라탔다.유나는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일단 한강으로 갈 건가요??”“네, 한강에서 바람 좀 쐬다가, 봉은사로 가면 될 것 같은데요?”그러자 김상곤은 "내가 좋은 곳 알아!! 거기는 조용하고 인적도 드물어서 바람 쐬기 좋을 거다!”라고 말했다.“그래요~ 그럼 아빠가 아는 곳으로 가요~” 유나가 웃으며 말했다.김상곤은 서둘러 말했다. "내가 경치 좋고 멋있는 곳을 알고 있어~!!”시후는 아내가 장인 어른과 이야기하는 것을 듣자, 갑자기 이룸 그룹의 송민정 회장이 떠올랐다. 이전에 송민정 회장이 집으로 돌아갈 때, 그녀는 잠시 강가에서 그와 함께 산책을 하자고 제안했었다. 시후는 별 생각 없이 송민정 회장을 따라갔고, 산책을 하고 돌아온 후 송민정 회장은 청년재로 자신을 데려다 주었으며 시후가 내리기 전, 차 안에서 자신에게 키스를 했다.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눈 앞에 그려질 만큼 생생했기에,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시후의 마음은 살
김상곤은 불빛을 바라보았고, 주름진 얼굴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순간, 상곤은 한미정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한미정이 한국으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설 연휴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김상곤은 조용히 휴대폰을 꺼내 한미정에게 카톡을 보냈다. 시후의 휴대 전화는 이미 수많은 인사 카톡이 오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새해 인사를 보내고 있었는데, 일일이 답장을 보낼 수 없는 시후는 카톡 프사를 바꿔 지인들에게 라고 인사할 수밖에 없었다.시후의 가족들은 차를 몰고 봉은사로 향했고, 공양물을 올린 뒤 청계천으로 내려와 새벽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족들은 모두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반면, 그 시각. 신 회장의 가족들은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장옥분은 오늘 아침부터 TV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장옥분과 동료들은 설 특집 프로그램과 설 특선 영화를 시청하면서 행복감을 느꼈다..! 그들은 TV를 보면서 준비한 식사를 모두 먹어 치웠고, 반찬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세 사람은 거실에서 식사를 마친 후 TV를 장옥분의 방으로 가져가 버렸다! 그 이유는 신 회장의 가족이 TV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신 회장과 김혜빈은 향로에 있는 조금 남은 쌀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에, TV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새벽 1시가 되도록 배가 고픈 두 사람은 세 사람이 잠들 무렵 마침내 방에서 슬그머니 나왔다. 두 사람은 향로에 남은 쌀을 꺼내 죽을 끓이기 시작했다. 쌀은 잿가루가 많이 묻어 있어, 보기에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배가 너무 고파서 이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 말없이 급히 향로를 부엌으로 가져와 쌀을 붓고 물에 헹구고는 바로 그 쌀로 죽을 지었다! 향로에 담긴 쌀은 500그램 정도 되었고, 모두 죽이 되었다..! 신 회장과 김혜빈은 죽이 막 끓여 졌을
신 회장은 어제 새벽, 죽으로 배를 채웠기에 숙면을 취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분노에 가득 찬 장옥분이 자신의 방 문을 걷어차 여는 것이 아닌가..?! 신 회장이 반응하기도 전에 장옥분은 곧바로 침대로 달려가 신 회장의 뺨을 세게 때리며 화를 내며 욕을 퍼부었다. “이 노인네!! 감히 향로에 있는 쌀을 훔쳐 가? 그러고도 네가 사람이야..?!!!!”신 회장은 뺨을 맞아서 현기증이 났고 분노로 가득 찬 장옥분의 얼굴을 보자 겁에 질려 싹싹 빌었다. "옥분 씨, 미안해요 옥분 씨!!! 나도 훔치고 싶지 않았지~ 당신 걸.. 그런데 너무 배가 고픈데 어쩌겠어..."장옥분은 너무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욕을 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아니 우리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하는데 감히 향로의 쌀을 훔쳐?! 혹시라도 우리 조상님들이 노하신다면 그건 다 네 탓이야!!”신 회장은 어쩔 수 없이 목멘 소리로 말했다. “옥분 씨.. 오늘은 설날이야.. 오늘 같은 연휴에 집에서 사람이 굶어 죽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내가 여기서 굶어 죽으면 앞으로 여기서 어떻게 살겠어? 매일 밤 위층 침실에 누워 있으면, 내가 아래층 방에서 굶어 죽은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겠냐고..?" 이렇게 말하면서 신 회장은 눈물을 흘렸다. "옥분 씨, 옥분 씨가 이 늙은이의 목숨을 구한 거야.. 그러니 조상님들도 당신이 참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니까 오히려 공덕을 쌓은 걸로 간주될 거라고~!”장옥분의 표정은 약간 부드러워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님들도 쌀을 훔친 것은 용서한다고 쳐도, 훔친 대가는 나에게 지불해야지!"신 회장은 서둘러 물었다. "그래 옥분 씨,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어?! 얼마면 돼?”장옥분은 차갑게 말했다. “오늘 우리 세 명의 빨래를 해둔다면 없었던 일로 해주지!”신 회장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애원했다. “아이고 옥분 씨, 내가 어제 몸이 안 좋아
아무도 돈을 벌지 않으니, 당연히 먹을 것이 없고 가족들은 굶주림에 시달릴 수밖에.. 김창곤과 김혜준이 실수로 윤우선을 납치하면서 은소리까지 납치한 이후로 WS 그룹의 네 식구들은 모두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해 살이 많이 빠졌고 그들의 삶은 비참해지고 있었다..!반면, 시후의 가족들은 설날에 짐을 싸고 안세진이 선물한 온천 호텔의 티켓을 사용할 계획을 세웠고 이틀 동안 온천에서 쉬면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 시후의 가족들이 온천 호텔에 도착한 날 밤, 은소리는 허름한 셋집에 앉아 무료한 표정으로 김밥 한 줄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후가 그녀를 이 좁은 방에 감금한 이후로, 은소리는 배달해주는 음식만을 먹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혐오스러운 것은 시후가 혼자서는 배달 주문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는 것이다..! 모든 배달은 이화룡의 측근이 직접 주문하고 배달하며, 정해진 가격대를 초과할 수 없었다..!그래서 요 며칠 은소리는 태어나서 평생 맛본 적 없는 대중음식을 맛봐야 했다..! 예를 들어, 삼각 김밥, 라면, 미트볼, 냉동 치킨 등.. LCS 그룹의 은소리의 눈에는 이런 흔한 편의점 음식은 쓰레기 중의 쓰레기일 뿐이었다. 며칠간 먹으니 은소리는 이런 냉동 음식의 냄새만 맡아도 토할 것 같았다. 하지만, 냉담했던 은소리는 배가 고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오늘은 설날이기에 이화룡 일행은 컵라면 두 개, 핫바 한 개, 감동란 한 팩을 사주었다. 은소리는 자신이 설날에 이런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게 된 것을 보고 분노가 치밀었다. 그래서 그녀는 설날에 김밥이라도 못 먹으면 그 자리에서 자살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화룡의 사람들은 그녀에게 김밥을 사주었다. 그리고 이화룡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조선족도 있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설날에 먹는 만두를 쪄서 은소리에게 주었다.은소리는 어린 시절부터 비싼 음식들만 먹었고, 만두를 잘 먹지도 않았다. 게다가 LCS 그룹에서는 이런 인스턴트 음식을 먹지
이화룡의 부하들은 은소리에 대한 자세한 배경을 알지 못했다. 그들이 은소리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그저 자신들의 보스가 엄격하게 감독할 것을 요구하는 중년 여성이라는 것뿐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은소리의 이름, 출신 배경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부하들은 은소리에게 친절하게 가져다 준 만두가 욕을 먹자 마치 사납게 짖는 개에게 친절하게 먹이를 가져다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짜증이 났다.은소리는 시후의 부하가 그런 말투로 자신에게 말대꾸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화를 냈다. 그녀는 상대방에게 삿대질했다. "야!! 너 내가 누구인지 알기나 해? 감히 내 앞에서 그 따위로 이야기한다고?!”상대방은 이를 악물고 욕을 퍼부었다. “이 여자가 진짜? 네가 누군지 관심도 없다 얘, 그런데 우리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만두를 욕하는 건 참지 못한다!”만두 얘기를 들은 은소리는 더욱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야!! 아직도 그 놈의 만두 이야기를 하고 있어?! 미친 거 아니야? 그리고 그 만두에 대체 뭘 넣었길래 이런 구린내가 나는 거야!? 너희 집이 대체 얼마나 가난하길래 이런 썩은 맛이 나는 거냐고!!?”그러자 상대방은 자리에서 펄쩍 뛰며 분노했다. “이 여자가? 야, 너 인간이니? 말을 이따위로 하니? 이건 우리가 고향에서 맛있게 먹던 만두다야!!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만두를 이렇게 비아냥거리니?”"아악!! 이런 쓰레기 같은 음식은 너 같이 가난한 사람들만 먹는 거야!" 은소리는 소리를 지르며 거만하게 말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만두를 들고 상대의 얼굴에 던져버렸다. 은소리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만두에는 관심도 주지 않고 눈앞의 사내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야!! 나는 이런 쓰레기 먹기 싫으니까 어서 랍스터로 만든 요리나 좀 구해 와!!”상대방은 자신의 어머니께서 정성껏 만든 만두가 은소리에게 비웃음 당하고 땅바닥에 내던져 지기까지 하는 것을 보고 화를 참지 못했다. 그는 손을 들었고 은소리의 뺨을
은 회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LCS 그룹의 핏줄을 이어 받은 녀석이 왜 이렇게 참을성이 없어? 이런 사소한 일도 버티지 못하면 대체 뭘 할 수 있겠어?!!” 그러자 결국 은 회장은 딸에게 다시 한 번 더 상기시켰다. “아 그래, 이제부터 너는 시후랑 더 이상 이런 것들로 어떠한 갈등도 만들지 않도록 해라! 시후가 이번 가족 제사에 참석하겠다고 이미 답했단 말이다! 이건 시후가 우리 LCS 그룹으로 돌아오기 위한 첫 시작이 될 거다!”은소리는 화를 내며 물었다. "아빠! 아빠는 왜 저 무례하고 무식한 내 조카 은시후만 항상 편애하세요? 그 자식은 오랫동안 그룹이 아니라 밖에서 살던 가난한 녀석이라고요! 제대로 경영 한 번 배우지 않은 놈이 우리 그룹에 무슨 가치가 있는데요?? 그래도 꼭 제사에 참석하게 두셔야겠어요? 저는 그런 꼴은 창피해서 못 볼 것 같은데?”그러자 은 회장이 차갑게 말했다. “시후 역시도 우리 그룹의 피를 이어 받았다! 그리고 그 아이는 이미 Koreana 그룹의 딸과 정략 결혼을 한 몸이야! 시후의 잠재적 가치는 이제 너를 포함하여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니까 너도 더 이상 자꾸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지 말고 일주일만 조용히 지내! 그러면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거다! 겨우 만두 먹기 싫다고 징징거리면서 조카가 그룹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드는 건 나도 참을 수가 없다!!” 은 회장은 이 말을 마친 후 그냥 전화를 끊어 버렸다..!은소리는 전화가 끊어지자 억울한 듯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럴수록 은소리는 시후에 대한 미움이 더욱 더 깊어져 갔다..! 그녀의 생각에 지금 이렇게 괴로운 일을 당하고 아버지에게 꾸중까지 듣게 된 이유는 모두 은시후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시후에게 반드시 오늘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번 제사는 바로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었다..! 이에 은소리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은시후! 이 은소리가 꼭 너에게 뼈 아픈
이중열은 약간 의아했지만, 여전히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 "유 회장님, 굳이 저에게 보상하실 필요 없습니다. 전 애초부터 당신을 원망한 적도 없고, 저를 놓아주셔서 가족과 재회할 수 있게 해 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그러자 유가휘는 옆에 있던 방가흔에게 손짓했다. 방가흔은 급히 자신의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서류 봉투를 꺼내어 유가휘에게 건넸다.유가휘는 그 서류 봉투를 들고, 아부하는 얼굴로 이중열에게 건네며 말했다. "중열 씨, 이건 내 저택 옆에 있는 G7 그룹 저택의 소유권 서류라네. 오늘 오후에 이미 매입을 완료했어. 이제부터 이 저택은 자네 거야. 내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지!"이중열은 얼이 빠진 듯 유가휘를 바라보았다. 이즁열의 머릿속에 떠오른 첫 번째 생각은, 유가휘가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먼저, 유가휘가 자신에게 보상을 해 주고 싶어 할 리가 없었다. 둘째, 설령 보상을 해 주고 싶다 해도, 굳이 자기 집의 옆에 있는 저택을 사서 줄 이유가 없었다.이중열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유가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시후의 눈치를 보느라 어쩔 수 없이 자신을 해치지 못할 뿐, 속으로는 여전히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이런 경우에 어떻게 자신의 저택 옆에 있는 빌라를 자발적으로 선물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이것은 절대 유가휘의 뜻이 아닐 것이었다. 이건 분명 시후의 의도일 것이었다. 이중열은 시후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의 스타일은 단순히 정신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모두 상대를 압박하는 사람이었다. 유가휘는 시후의 뜻을 거역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시후가 시킨 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이중열에게 첫 번째로 떠오른 생각은 유가휘의 선물을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다시 생각했다. 시후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배려해 주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앞으로 시후를 위해 최선을 다해 그를 섬기고 싶었다. 이중
이한열은 급히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형, 이건 형이 힘들게 번 피 같은 돈이야. 내가 어떻게 받을 수 있겠어? 게다가 지금 나도 수입이 안정적이고, 어머니도 완쾌하셔서 더 이상 비싼 치료비가 들지도 않을 거야. 이 돈은 형이 그냥 가지고 있어!"그러자 이중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 돈은 홍콩에서 차 한 대 정도 사는 정도밖에 안 돼. 이 형이 별 재주가 없는 사람이지만, 지금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야. 그리고 걱정 마 난 지금 혼자인 처지라 돈이 많이 필요 없고, 은시후 도련님께서 날 높게 평가하셔서, 먹여주고 재워 주면 그걸로 충분 할 거야. 만약 시후 도련님이 날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면, 그냥 삼수이포에서 삼겹살 가게를 열면 되고. 그때 가서 장사 밑천이 필요하면, 그때 네가 이 돈을 나 대신 보관한 셈 치고 돌려주면 되는 거야."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도 입을 열었다. "한열아, 네 형이 이렇게 말했으니, 그냥 그 돈은 받아 두거라. 네 형이 없을 때는 집안일을 내가 결정했지만, 이제 형이 돌아왔으니 앞으로는 형의 뜻을 따라보자."이한열은 어릴 때부터 형을 몹시 존경해왔다. 그는 형이 능력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머니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알겠어요, 어머니. 앞으로 모든 것은 형의 뜻에 따르겠습니다!"이중열의 어머니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네 형이 돌아왔으니, 우리 가족이 드디어 다시 하나가 된 것이나 다름없어. 게다가 유가휘와의 오해도 풀렸으니, 앞으로 홍콩에서 우리 가족을 괴롭힐 사람은 없을 거다. 너희 형제들이 힘을 합친다면, 우리 집안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게다!"이중열은 가슴이 저릿했다.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 차별과 괴롭힘을 당했을지 생각하니, 그는 더욱 죄책감이 들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그 순간,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 집에 계신가요?"이중열의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
그 시각, 오래된 저택.이곳은 홍콩 삼수이포에 위치한 오래된 주택으로, 실제 사용 면적으로 환산하면 고작 9평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땅값이 하늘을 찌르는 홍콩에서 30평방미터의 집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을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과거 홍콩의 구룡성채라는 곳에서는 많은 가족이 다섯 명, 심지어 여덟 명까지 10평방미터도 안 되는 관짝 같이 좁은 집에서 함께 생활해야 했다. 그런 환경과 비교하면, 이중열 가족들이 지내는 삼수이포의 집은 빈민가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이중열은 젊을 때 이 집에서 컸다. 그러다 아버지가 삼겹살 사업으로 큰돈을 벌며, 가족은 홍콩 번화가 중심지로 이사할 수 있었다. 그 후, 이중열은 홍콩의 유명한 전문 경영 매니저가 되었고, 유가휘의 사업을 도우며 많은 부를 창출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수입도 상당했으며, 집 또한 시내 아파트에서 고급 연립주택으로 바뀌었다.이중열이 홍콩을 떠날 무렵, 가족들이 한국에서 홍콩으로 왔을 때 지낼만한 곳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유가휘의 심기를 거슬렀던 탓에 동생과 여동생들은 홍콩에서 취업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연애와 결혼을 하는 데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심지어 가족들이 홍콩에서 운영하던 삼겹살 가게 사업도 급격히 쇠락하고 말았다.그 때문에 이중열은 동생들의 생활비, 부모님의 치료비, 가계 유지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든 재산을 처분했고, 결국 돈을 모아 샀던 연립주택마저 팔아야 했다.다행히도, 그의 아버지는 정이 많은 성격이라, 부자가 된 이후에도 삼수이포의 이 오래된 저택을 팔지 않고 남겨두었다. 그 덕분에 가족들은 최소한 머물 곳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이중열의 두 여동생은 모두 홍콩으로 일하러 온 한국인 남성들과 결혼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홍콩의 남성들은 그들의 오빠가 유가휘를 거슬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도 감히 결혼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중열의 남동생인 이한열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작별을 고한 후, 배유현은 차를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유미경은 서두르지 않고 휴대전화를 열어 검색 엔진에 한 줄을 입력했다. 곧 검색 엔진은 한국에 있는 모든 대학 목록을 보여주었다.유미경은 대략적으로 리스트를 살펴보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학생들이 진학하는 곳이 바로 서울대학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곧바로 서울대학교 공식 웹사이트를 열어 인재 채용 페이지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페이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 내려가던 중, 자신에게 딱 맞는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그것은 바로 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두 가지 채용 방식이 있었다. 첫 번째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을 영입하는 것으로, 기준이 매우 까다로웠다. 아직 박사 학위를 받지 못한 유미경은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방식, 우수 글로벌 인재 영입은 그녀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조건은 국내 및 해외 명문 대학의 박사 학위를 보유하며, 해당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학문적 성과를 거둔 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유미경은 곧 박사 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었다. 빠르면 2주, 길어도 한 달 안에 최종 논문 심사를 마치고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녀는 중문학을 전공했기에 과학적 연구라고 할 것은 없었지만, 인문학 분야에서 상당한 학문적 성과를 거두었고, 몇몇 권위 있는 학술 성과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조건이라면, 그녀는 충분히 우수 글로벌 인재 영입 프로젝트의 지원 자격을 갖춘 것이었다.유미경은 망설임 없이 해당 프로그램의 지원 이메일 주소를 메모해 두었고, 집에 돌아가자마자 지원서를 작성해 접수할 생각이었다. 그런 뒤 서울대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었다. 유미경은 조금 전 배유현과의 대화에서, 시후가 거주하는 곳이 서울과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자신이 서울에서 일하게 된다면, 앞으로 시후와 같은 도시에 머물 수
시후가 핸드폰 케이스를 사서 돌아오면서 핸드폰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그는 끝까지 유미경이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 알지 못했다.이때, 먹자골목 상인들은 다시 한 번 극도로 친절한 면모를 보이며, 세 사람의 테이블을 온갖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 채웠다. 그렇게 해서 셋은 방금 있었던 일을 암묵적으로 잊어버리고, 음식을 먹으며 가벼운 이야기들을 나누었다.음식을 절반쯤 먹었을 때, 유미경이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은시후 씨, 언제 돌아갈 계획이에요?”시후는 무심히 대답했다. “내일 밤쯤이요. 당신 아버지가 옆집의 빌라 문제를 해결했는지 모르겠네요. 만약 해결됐다면, 내일 삼촌이 가족들과 함께 이사하고 나면 나도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유미경은 속으로 아쉬움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시후 씨, 홍콩에서 며칠 더 머물다 가실 생각은 없으세요?”“아니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내가 아직 미국에서 기다리고 있어서요. 여기서 너무 오래 머물 수는 없어요.”이미 시후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유미경은 별다른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은시후 씨는 원래 미국에서 온 거였나요? 저는 한국에서 오신 줄 알았는데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원래는 계속 한국에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미국에 연수를 받으러 가서, 나도 같이 따라갔다가 그녀가 연수를 마치면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유미경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다시 물었다. “배 회장님도 은시후 씨와 함께 돌아가시나요?”“네.” 배유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가는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라도 나누려고요.”유미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고민했던 것을 결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럼 미리 두 분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할게요. 혹시 나중에 홍콩에 오실 일이 생기면 꼭 저에게 먼저 연락 주세요.”시후와 배유현
배유현은 유미경의 손에 들려 있는 작은 상자를 가리키며 신신당부했다. “미경 씨, 이 약은 너무나도 귀중한 것이니, 최대한 남들에게 알리지 말고 잘 보관하세요.”“네....”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을 소중히 품 안에 넣었다. 그러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어 서둘러 물었다. “그런데 배 회장님, 어떻게 그렇게 은시후 씨에 대해 잘 아시는 거예요? 마치 그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 것처럼 보여요.” 배유현은 스스로를 조소하듯 씁쓸하게 웃었다. “전에 한국에 있을 때, 몰래 그의 뒷조사를 했거든요. 거기에 제 나름의 추리를 더하니,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이 연결되더라고요.”유미경은 감탄하며 말했다. “역시 배 회장님은 똑똑하시네요... 저라면 절대 그런 것들을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똑똑하다라....” 배유현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똑똑한 건 쓸모가 없어요.” 이렇게 말한 그녀의 표정이 문득 굳어졌다. 사실 배유현은 시후가 자신에게 늘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처음엔 시후가 자신이 과거에 '제니퍼'라는 가명을 사용해 그를 속였던 것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래도 시후가 자신과 거리를 두는 이유는 자신이 너무 똑똑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시후처럼 여러 개의 신분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이 아는 사람이 생기는 걸 원치 않을 터였다. 그런데 배유현은 너무 많은 단서들을 조합해 그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밝혀내 버렸다. 그렇기에 시후가 그녀를 경계하고 일정한 선을 그으려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배유현은 내심 짜증이 밀려 들었다. 사람들은 종종 너무 똑똑한 것이 꼭 좋은 건 아니란 말을 하기도 하는데, 어쩌면 자신은 너무 많이 알아버려서, 시후가 자신을 경계하도록 만든 건지도 모른다.그때,
유미경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시후가 가볍게 건넨 생일 선물이 이렇게까지 엄청난 가치가 있을 줄은. 그 가치는 심지어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조차 시후에게 겨우 반쪽을 얻어낼 정도라니!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마음 속으로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소녀의 마음 같은 기쁨과, 아무런 대가 없이 거대한 보상을 받은 것에 대한 불안감도 밀려왔다. 그러나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배유현의 다음 말이었다.배유현은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진지한 얼굴로 유미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미경 씨, 혹시 이 거풍환을 팔 생각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제가 10억 달러를 드릴게요!" 지금 세상에서 배유현보다 회춘단과 거풍환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었다. 현재 회춘단은 한 알에 16억 달러를 호가하는 기적의 영약이었다. 하지만 거풍환 역시도 백 가지가 넘는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중상을 입은 사람도 회복시킬 수 있는 최상급 약이었다. 심지어 죽음에 가까운 사람조차 이 약을 먹으면 3~5년은 더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절박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은 심지어 5년을 더 살기 위해서 얼마라도 내놓으려 할 수도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물품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일도 하지만,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 즉 세계 최고의 부자들과 같은 이들은 단 1년이라도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10억 달러, 아니 수십 억 달러라도 심지어 수천억 달러를 쓸 의향이 있을 것이다.따라서 배유현 역시 이 약을 손에 넣고 싶었다. 만약 훗날 할아버지의 건강이 더 나빠졌을 때 이 약이 있으면 그 위기를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10억 달러는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었다. 오히려, 그 가격에 이 약을 살 수 있다면 엄청난 이득이라고 생각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머리가 띵했다. 하지만 유미경은 그저 시후가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건넨 작은 약 한 알이, 배유현의 눈에는 1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보인다는
"아니요." 배유현이 말했다. "우리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요. 한두 달 정도밖에 안 됐죠."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시후 씨를 안 지 한두 달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아는 거예요?!"배유현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괜히 똑똑한 척해서, 은 선생님에 대해 끝까지 파헤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파고들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가끔은 너무 똑똑한 것도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나도 은 선생님이 이토 나나코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 당신처럼 하루 종일 힘들어했거든요."유미경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배 회장님,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추리했죠." 그러면서 그녀는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알기로 이토 나나코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 뒤 심각한 부상을 입었어요. 당시 언론에서는 그녀가 생명이 위독하다고 했고, 설령 살아남더라도 평생 침대 신세를 질 거라고 했죠. 이게 첫 번째 단서예요. 두 번째, 이토 나나코가 부상당한 후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서 얼마 안 돼서, 은 선생님도 일본으로 떠났어요. 겉으로는 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을 인수하러 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 직후 도쿄에서는 심각한 암살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일본의 여러 재벌가들이 혈투를 벌였고, 심지어 이토 나나코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도 그 싸움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죠.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유미경이 궁금한 듯 물었다. "뭔데요?"배유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몇몇 재벌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어떤 가족은 아예 몰락했다는 거죠. 이토 유키히코 역시 심각한 부상을 입어 결국 두 다리를 잃게 되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중상을 입었던 이토 나나코는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결국 이토 그룹을 상속받게 되었어요. 당신 생각엔 왜 그런 걸까요?"유미경이 고개를 저었다. "잘
배유현의 한마디 농담에 유미경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하며 급히 손을 내저었다. "저... 저는 못 해요... 제 동생은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공부한다고 연애를 못 하나요? 당신도 아직 박사 과정 중이잖아요? 아직 졸업도 안 했으면서?"유미경은 급히 말했다. "저...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배유현은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동생 이야기는 일단 넘어가고, 하나 더 물어볼게요. 혹시 혜리를 알고 있나요?""한국 연예인 혜리요?!" 유미경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그녀는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이에요!" 그러면서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설마 혜리도... 은시후 씨를 좋아하나요?!"배유현이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미소 지었다. "혜리는 우리랑 다른 존재예요. 그녀는 은 선생님과 약혼을 했거든요. 어릴 적부터 두 집안이 이미 두 사람을 위해 약혼을 해두었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은 선생님을 몇 년 동안 찾아다녔고 얼마 전에 겨우 재회했어요. 그런데도 감정은 예전과 전혀 다름이 없더군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유미경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혜리가 왜 연예계를 은퇴했는지 알고 있나요?"유미경은 계속해서 쏟아지는 충격적인 비밀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은시후 씨와 결혼하려고 그런 건가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생각할 필요가 있겠어요?"유미경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은시후 씨는 이미 결혼했잖아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미 20년도 전에 약혼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당신 생각엔, 은 선생님의 현재 아내와 혜리 중 누가 정말 '불륜녀'일까요?""그건..." 유미경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뇌에서는 시후와 관련된 생각이 마치 컴퓨터 오류가 난 것처럼 응답 없음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묵묵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