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코는 즉각 부인하거나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고,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아버지, 알겠습니다. 감사해요.”라고 말했다."나는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서 찬바람을 조금만 맞아도 못 참겠구나. 그럼 나는 먼저 들어가 쉬고, 일찍 자야겠다." 이토 유키히코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 제가 배웅해 드릴게요~~!”나나코가 이토 유키히코를 돕겠다고 하자, 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괜찮다. 네가 눈 오는 날을 좋아하니, 밖에서 풍경을 좀 보다 들어와라.” 유키히코는 전동휠체어를 조종해 몸을 돌린 뒤 천천히 방으로 들어 갔다.나나코는 복도 끝에서 아버지가 방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고, 여전히 얼굴이 뜨거운 것을 느끼며 두터운 눈을 손으로 살살 긁어모은 뒤 손을 떼어 얼굴에 갖다 댔다. 차가운 손이 뺨의 높은 온도를 떨어뜨려주었고, 나나코의 마음도 서서히 진정되었다. 잠시 후, 그녀는 새하얀 손가락을 뻗어 눈 위에 아름다운 한글 두 글자를 가지런하게 썼다. 글자는 바로 시후의 이름이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손으로 턱을 괴고 눈송이들이 두 글자 위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았고, 조금 뒤.. 두 개의 글자는 눈이 쌓여 점점 더 흐려졌고 마침내 사라졌다.그제서야 나나코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동시에.교토에서 불과 수십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 않은 일본 오사카.여러 명의 일본 자위대 병사들과 함께 한 팔만 남은 여성이 오사카의 자위대 주둔지에 도착했다. 이 외팔이 여성은 한국의 5대 무술 가문 중 하나인 진주 하씨의 딸이자, 소이연의 어머니 하영수였다. 지금 오사카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고, 군인들의 지휘 아래 하영수는 엄격한 보안 검사를 통과한 후, 마침내 자위대 주둔지에 입성했다. 군인들은 그녀를 건물에서 고속 엘리베이터로 안내했다. 이 고속 엘리베이터는 지하 50m 깊이에서 멈췄고, 이곳은 오사카 자위대의 ‘3대 방위’ 지하 기지였다..! 민방위에서 언급하는 ‘3대 방위’라는 것은 바로 방수, 방진
소이연은 하영수의 허리를 꼭 안고 기쁜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왜 여기 있어요?! 어떻게 들어오신 거예요?!!!"일본군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하영수는 입을 뗐다. "이연아, 네 아버지가 여기로 들여보내주셨어.”"아버지가요?" 소이연이 황급히 물었다. "아버지는 지금 어때요? 한국으로 돌아오셨나요? 위험하진 않으시고요??"하영수는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걱정 마, 아버지는 건강하셔. 얼마 전에 안전하게 입국하셨어.”소이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아버지께서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이연아, 네 아버지는 원래 너를 직접 구출하기 위해 일본에 오려고 하셨지만.. 지금은 일본 국가 안보부의 엄격한 감시 대상이기 때문에 한동안 일본에 오는 것이 쉽지 않을 거야.. 그래서 내가 너를 보러 온 거란다.”소이연은 매우 의아해했다. "엄마, 자위대가 저를 굉장히 보안이 높은 곳에 가두었는데.. 어떻게 들어오실 수 있었던 거예요..?”“일본 정부에서는 계속 너를 몇 명의 동료들과 함께 사형에 처하고 싶어 했는데, 네 아버지가 너를 구하기 위해서 엄청난 돈을 쓰셨어.. 그래서 아버지가 고위 관료층과 좋은 관계를 맺었고, 너를 구출할 준비가 되었지!”"저를.. 구해주신다고요..?!" 소이연은 놀라며 말했다. "어떻게... 그게 쉬울 수 있겠어요..? 지금 일본 자위대가 이렇게 철저하게 보안을 하고 있고, 심지어 수만 명이나 되는 군사들이 이곳에 주둔하고 있는데 어떻게 저를 여기서 구할 수 있겠어요..?”"현재 너는 일본 자위대에 억류되어 있지만, 자위대는 결국 일본 사법부를 대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해. 일본 법에 따라 범죄가 발생한 지역의 법원으로 호송되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어.”소이연은 서둘러 물었다. "그래서 재판을 위해 우리들을 도쿄로 데려가는 건가요..?”"그래! 맞아.." 하영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때 일본 자위대는 군용 수송기를 통해 너를 도쿄로 돌려
"네 아버지는 네가 원하는 대로 이름을 지정할 수 있으며, 관련 호적 정보를 도와줄 것이라고 말씀하셨어.” 어머니의 말에 소이연의 눈빛은 갑자기 기쁨으로 가득해졌지만, 갑자기 하영수가 덧붙였다. “하지만, 네 아버지께서 ‘소’라는 성은 사용할 수 있고 이연이라는 이름 외에는 다 가능하다고 하셨어. 하지만, 엘에이치 그룹의 돌림자는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셨다.." 이 시점에서 하영수는 한숨을 쉬며 계속 말했다. "하아.. 그러니까.. 지빈, 민지처럼 이름에 '지'라는 단어는 쓸 수 없다고 하셨어...”소이연이 조금 전 지었던 기쁨의 표정은 즉시 극도로 식어 버렸다. 그녀는 하영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아버지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제 정체를 아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는 건가요..?”하영수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연아.. 결국 넌 네 아버지에게 사생아라고 할 수 있어..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네 아버지가 사생아가 있다는 걸 모르고.. 엘에이치 그룹에서는 네 아버지와 소 회장님 두 분만 알고 계시는 사실이지.. 만약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너는 앞으로 네 아버지를 만나지 못할 거야..”소이연은 숨이 막힐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그럼 나는 더 이상 소수도 대표님이 내 아버지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거예요??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그런 처지인 거예요..?”하영수의 눈은 붉어졌고, 그녀는 한탄했다. “이연아.. 그 해에 네 아버지가 나와 잠자리를 가진 이유는 전적으로 내 부탁 때문이었어.. 그러니 네 아버지를 비난하지 마, 네 아버지는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네가 태어난 것도 알지 못하셨어.. 그러니 네 신원을 밝히고 싶지 않아 한다고 해서 아버지를 비난할 수 없어.. 게다가 이번에는 네의 아버지가 너를 구하기 위해 아주 큰 대가를 치르셨어.. 네가 그의 딸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할 수는 없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는 너를 매우 사랑한다는 걸 알 수 있는 것이었지..!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
소이연은 하영수를 바라보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엄마.. 걱정 마요!! 꼭 살아서 엄마를 만나러 갈게요!!”허영수는 한쪽 팔로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다정하게 말했다. “돌아오면, 엘에이치 그룹 말고, 엄마 집으로 와서 조금 지내다 가~ 알겠지..?”소이연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네 엄마.. 건강 잘 돌보고 계세요.”하영수는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 "이 일은 너와 같이 체포된 사람에게 알리면 안 돼 알겠지? 왜냐하면 이번에 너만 구출하게 될 거니까.. 네가 만약에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면 급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어..!”소이연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알겠어요 엄마.. 이해해요..."하영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지 못해 떠났다. 그리고 소이연 역시도 군인들에 의해 원래 있던 감방으로 다시 끌려갔다. 그러나 이 순간, 소이연의 마음은 소수도 대표에 대한 감사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사생아에 불과하고, 그녀의 아버지인 소수도 대표는 자신의 정체를 인정할 수 없지만 그는 지금 그녀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그렇게 큰 대가를 치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이연은 아버지의 행동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원래 그녀는 사형 선고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오늘 어머니 하영수를 본 후 삶의 희망이 다시 생기는 듯했다..!...저녁 10시.시후의 가족은 TV 앞에서 설 연휴 특집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유나는 약간 흥분한 듯 시후에게 말했다. “오늘 팬 페이지에서 혜리가 방송에 나온다고 하던 걸요..? 이제 곧 시작할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속으로는 살짝 기대를 하고 있었다. 시후는 혜리가 대스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혜리가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본 적도 없었고, 그녀가 부른 노래도 들은 적이 없었다. 이것은 주로 시후의 성격과 관련이 있었는데, 시후는 평소에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보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예계에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연예인
윤우선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게 뭐 어때서? 요즘 스타들이 연기력이나 목소리가 좋아서 프로그램에 나오니..? 그냥 다 이쁘면 장땡이라고~ 요즘 대세 아이돌 중에 얼굴만 예쁘고 노래는 못 부르는 애들이 얼마나 많아? 그런데도 앨범을 내고 연기도 하잖아?! 그리고 인성 안 좋아도 얼굴만 예쁘면 나오는 애들도 많다니까?”유나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엄마, 그만하세요~ 전 이제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싶어요..”윤우선은 여전히 한 마디를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유나야, 내 말이 사실이지~ 엄마는 네가 정말 괜찮다고 생각한다..?”그 때 혜리는 이미 노래를 시작한 뒤였다. 혜리가 목소리를 내는 순간 윤우선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어머??! 목소리가 정말 좋다!"유나는 서둘러 손을 흔들었다. "엄마, 조용히 해주세요!”시후는 TV에서 흘러나오는 은서의 목소리를 듣고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은서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아이돌 스타처럼 보이지만, 노래를 하자, 확실히 프로 수준의 가창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은서가 부르고 있는 노래는 선율이 감미롭고, 내용은 상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마치 ‘국민 여동생’ 아이유의 노래와 비슷한 분위기를 뿜어냈다. 시후는 은서가 부르는 노래에 몰입했고, 3분 뒤.. 은서의 노래가 끝났을 때도 여전히 멋진 노래의 분위기에 푹 빠져 있었다. 유나는 혜리의 노래를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박수를 치며 감동한 듯 말했다. "혜리의 노래는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 이번 노래는 특히 감동적인 것 같은데요.. 나 정말 이 노래 들으면서 눈물이 날 정도예요..!"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씨, 이번에 혜리가 콘서트를 연다고 하는데.. 보러 가면 안 돼요?” 시후는 이 말을 듣고 조금 당황했다. 지난 번 은서가 콘서트에 자신을 초대했지만, 혹시라도 유나와 함께 가자고 한다면 조금 이상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나 씨와 이혼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긴 하지
설 특집 프로그램은 전국의 시청자에게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에 시후의 가족들은 조금 전 TV에서 혜리의 무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은서는 생방송 무대를 마치고, 무대 뒤편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옷을 갈아 입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재빨리 시후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그녀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자신의 무대에 대한 시후의 의견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이번 무대 연출팀은 혜리가 오늘 사랑 노래가 아니라, 희망찬 미래에 대한 서사를 가진 노래를 부르기를 요청했다. 혜리는 원래 무대 감독이 희망하는 노래를 부를 것을 동의했지만, 시후를 다시 만나게 된 후 노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출팀과 협의해 곡을 바꾸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처음에 무대 감독은 이와 같은 혜리의 의견을 듣고 수정을 꺼려했다. 왜냐하면 무대 감독은 일시적으로 노래 변경 등 프로그램을 순간순간 변경하지 않기로 유명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혜리는 무대 감독을 설득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고, 결국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혜리가 오늘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타협해야 했다. 혜리가 오늘 'First Love'라는 노래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시후에게 이 노래를 꼭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곡의 가사 중에서는 그녀가 시후를 위해 특별히 작곡한 내용이 있었다. 바로 라는 내용이었다.시후는 은서의 노래에서 자신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고, 은서에게 답했다. 고은서는 매우 기뻐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시후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와.. 노래
그래서 시후는 그녀에게 대답했다. 시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TV를 보는 데 집중했다. 거의 12시가 되었을 때, 김상곤은 감상에 젖어 말했다. “하아.. 우리 이제 곧 설날인데.. 한강에 가서 바람도 좀 쇠고 봉은사에서 이번에 하는 합동 다례재에 참석할까?”"와~~ 좋아요!!"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유나는 아쉬워하며 말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찰에서 설 행사가 많았는데..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바람에 행사들이 많이 줄었잖아요.. 절에 가면 그 특유의 향 냄새가 참 좋은데..”“그럼 오랜만에 한 번 밖으로 나가볼까요?? 한강도 한 번 가고요..”유나의 눈이 반짝였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음..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공양물을 어디서 구할 수 있겠어요.. 아무래도 이런 건 따로 준비해야 할 텐데.. 우리는 우리가 제사를 지낼 음식들 밖에 만들지 않았는데요..”시후는 잠시 고민한 뒤, 안세진에게 카톡을 보냈다. 안세진은 서둘러 답했다. 안세진은 시후의 배려에 매우 깊은 감동을 받았고, 도련님, 어차피 댁으로 물건을 배송하도록
시후는 곧바로 버킹엄 호텔로 차를 몰고 갔고, 안세진이 미리 연락한 사람들이 이미 호텔 카트 트롤리를 밀면서 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직원들은 시후가 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트롤리를 끌어당기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부탁하신 물건들은 모두 여기에 있습니다. 짐을 싣는 것을 도와드릴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트렁크를 열고 인사했다. "네, 감사합니다.”상대방은 급히 손을 저었다. "아닙니다 선생님, 너무 예의 바르세요. 이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말을 마친 그는 BMW의 트렁크에 시후가 부탁한 물건들이 담긴 상자를 들고 와 실어 주었다.시후는 그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동시에 유나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와 장인에게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라고 말을 전한 다음 직접 차에 타서 새해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은 장소를 검색했다.전화를 받은 유나는 매우 기뻤고, 부모님과 함께 두꺼운 패딩으로 갈아 입고 청년재의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의 차가 도착하자마자 세 식구는 차에 올라탔다.유나는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일단 한강으로 갈 건가요??”“네, 한강에서 바람 좀 쐬다가, 봉은사로 가면 될 것 같은데요?”그러자 김상곤은 "내가 좋은 곳 알아!! 거기는 조용하고 인적도 드물어서 바람 쐬기 좋을 거다!”라고 말했다.“그래요~ 그럼 아빠가 아는 곳으로 가요~” 유나가 웃으며 말했다.김상곤은 서둘러 말했다. "내가 경치 좋고 멋있는 곳을 알고 있어~!!”시후는 아내가 장인 어른과 이야기하는 것을 듣자, 갑자기 이룸 그룹의 송민정 회장이 떠올랐다. 이전에 송민정 회장이 집으로 돌아갈 때, 그녀는 잠시 강가에서 그와 함께 산책을 하자고 제안했었다. 시후는 별 생각 없이 송민정 회장을 따라갔고, 산책을 하고 돌아온 후 송민정 회장은 청년재로 자신을 데려다 주었으며 시후가 내리기 전, 차 안에서 자신에게 키스를 했다.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눈 앞에 그려질 만큼 생생했기에,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시후의 마음은 살
유미경이 평생 가장 증오한 사람은 바로 방가흔이었다. 그녀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은 어머니가 매일 집에서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었고, 아버지는 거의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어머니는 유미경에게 아버지가 여우 같은 여자에게 홀려서 자신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주곤 했다. 어머니가 말한 그 여우 같은 여자는 바로 유가휘의 저택의 숨은 여주인 방가흔이었다.그 시절, 유미경의 어머니는 유미경의 동생을 임신 중이었고, 임신 기간 내내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하다 보니 암 초기 단계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열 달 동안 동생을 품고 난 뒤 어머니는 반 년 동안 모유를 먹였는데, 모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감기에 걸려도 약 한 알조차 먹지 않았다. 이로 인해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유미경의 어머니가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그녀는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의사는 병이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진행된 데에는 마음의 스트레스와 큰 우울함이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이로 인해 유미경은 자신의 아버지인 유가휘를 절대 용서할 수 없었고, 눈앞에 있는 방가흔은 더더욱 용서할 수 없었다.방가흔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미경과 정면으로 부딪칠 생각이 없었다. 방가흔은 오히려 아들을 낳은 후, 아들의 지위를 통해 유가휘에게 입지를 넓히고자 했고, 그 지위를 이용하여 유미경을 집에서 내쫓으려는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그녀는 유가휘가 겉으로는 유미경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늘 딸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유가휘는 유미경에게 늘 관대한 태도를 유지했고 늘 그녀를 용서했다. 이 때문에 방가흔은 유미경을 내쫓을 적절한 기회를 끝내 찾지 못했다.결국, 각자의 속셈을 가진 세 사람은 묘한 교착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이때 시후가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말했다. "회장님, 저는 외부인이니 가정사에 제가 끼어들
시후가 처음으로 유미경을 보았을 때, 시후는 그녀가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시후가 자료에서 본 유미경의 모습은 모두 증명 사진에서였는데, 사진에서의 유미경은 안경을 쓰고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단정하고 예쁘다는 인상을 주긴 했지만 놀랄 만큼 아름답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유미경은 몸매가 좋고 키도 크며, 피부는 하얗고 혈색이 좋아 보였다. 화장을 하지 않은 이목구비는 전형적인 동양의 고전미를 지니고 있었고, 길게 묶어 올린 포니테일은 마치 천사가 옆집에 내려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녀는 마치 완벽한 이웃집 소녀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유미경의 옷차림은 매우 소박했다. 평범한 원피스, 심플한 검은 단화, 그리고 브랜드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숄더백 하나를 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소박한 차림새는 오히려 그녀의 뛰어난 기품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시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비대하고 둥글 넙적한 얼굴의 유가휘가 이렇게 신비로운 기운을 가진 딸을 낳을 줄은. 유미경의 이목구비만 보아도 유가휘의 유전자는 그녀에게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았다.이때 유미경은 다소 차가운 태도로 시후를 힐끔 보더니 무심하게 말했다. "은 비서님 맞으시죠? 안녕하세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시후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유가휘에게 말했다. "아까 밥 먹으러 오라고 하셨죠? 서둘러 주세요. 오후에 일이 있어서 집에 오래 머물 수 없어서요."유가휘는 유미경의 태도에 화가 나서 버럭 소리쳤다. "이게 무슨 버릇없는 태도야? 은 비서님은 우리 집안의 귀한 손님이다. 홍콩에 처음 오셨고, 내가 너에게 손님을 잘 모시라고 했잖아! 오후에 비서님을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 좀 시켜드려!" 유미경은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 돼요. 오후에 일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아버지 손님인데 왜 직접 모시지 않으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화를 내며 말했다. "너랑 은 비서님은 나이대도 비슷하고 또래니까 네가 모시는 게 더 적
차량 행렬이 들어오자, 보디가드가 먼저 차에서 내렸고 시후, 유가휘와 다른 차에 타고 있던 방가흔의 문을 열어주었다. 가정부들은 일제히 "회장님, 사모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고, 유가휘는 곧바로 시후를 가리키며 가정부들에게 말했다. "자, 은 비서님께 인사드려요!"이에 가정부들은 서둘러 시후에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그러자 유가휘는 다시 가정부들에게 말했다. "앞으로 며칠 동안 은 비서님께서 우리 집에 머무르실 겁니다. 비서님을 잘 모셔야 합니다.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주세요, 알겠습니까?" 가정부들은 당연히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조금의 소홀한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유가휘는 시후를 향해 말했다. "은 비서님, 오시기 전에 이미 가정부들에게 손님방을 준비하도록 시켰으니, 홍콩에 계시는 동안은 여기에서 지내십시오. 여기를 집이라 생각하시고 부담 갖지 마시고 편히 지내십시오!" 시후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미소를 짓고는 대답했다.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좋습니다, 좋아요!" 유가휘는 시후의 어깨를 뜨겁게 감싸며 웃었다. "자, 은 비서님, 안으로 들어가시죠!"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대저택 안으로 들어갔다.그러자 집사가 바짝 뒤를 따르며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술상이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언제 시작하실지요?" 유가휘가 물었다. "아가씨는 돌아왔나?" 집사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아직 안 오셨습니다." 그러자 유가휘는 갑자기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말 안 듣는 계집애! 이번에 나를 또 속이면 앞으로 3년 동안 한 푼도 못 받을 줄 알아!"곁에 있던 방가흔은 신랄하게 말했다. "하지도 못할 걸 알면서 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예요?" 유가휘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따졌다. "당신이 내가 못 할 거라 어떻게 알아?" 방가흔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그런 말 몇 번이나 했었잖아요. 하지만 결국엔 당신이 타협하지 않았어요?" 유가휘는 체면이 상한 듯 화
시후는 홍콩에 도착하기 전 이미 유가휘에 대한 모든 자료를 검토했다. 그는 이미 바람둥이로 악명이 높았으며, 결혼만 세 번을 했고, 그 사이에 자녀가 다섯 명이나 있었다.자녀들 중 가장 맏이는 장녀 유미경으로, 유가휘와 그의 첫 번째 아내에게서 태어난 자녀였다. 유미경은 올해 24세로, 홍콩대학교 중문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유미경이 다섯 살이 되던 해, 그녀의 어머니는 자궁경부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만에, 유가휘는 자신보다 열 살 어린 홍콩 연예계 출신의 여배우와 재혼했다. 몇 년 후, 방가흔이 미국에서 돌아오자, 유가휘는 두 번째 아내와 이혼하고 바로 방가흔과 결혼했다.유가휘의 첫 번째 아내는 두 명의 딸을 낳았다. 그 중에서 유미경은 맏딸이며, 그녀의 동생은 그녀보다 세 살 어리고 현재 영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한편, 유가흔의 두 번째 아내였던 홍콩 여배우는 자신의 지위를 굳히기 위해 3년 안에 두 명의 딸을 낳았지만, 아들은 낳지 못했다.방가흔이 홍콩으로 돌아온 뒤, 유가휘는 여배우에게 큰 돈을 주며 그녀와 두 딸을 캐나다로 이민 보내 버렸다. 방가흔은 유가휘와 결혼한 뒤, 마흔 살에 아들을 낳았다. 이 아들은 현재 열 살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유가휘는 외동아들을 무척 아꼈으며, 아들을 위해 돌잔치에서 수천만 홍콩 달러를 들이기도 했다. 그는 홍콩 최고의 호텔에서 성대한 돌잔치를 열었고, 방가흔에게는 럭셔리 저택, 요트, 개인 전용기 한 대를 선물하기도 했다.이렇게 방가흔은 아들을 낳은 덕분에 유가휘에게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한편, 시후는 유미경에 대한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이 소녀는 사실 유가휘가 말한 것처럼 반항적인 성격은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그녀의 모든 이력은 매우 훌륭했다. 유미경은 학업에서 큰 성취를 이루었으며, 기록에 남아 있는 모든 시험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10대 때부터 자선 활동에 열
시후는 다소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두 사람에게 은근히 경고를 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방가흔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가휘와 방가흔 부부는 동시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도망쳤던 일을 떠올렸다.수년 간, 이 일은 유가휘 앞에서 방가흔의 약점이었고, 유가휘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시후가 이 점을 은근히 언급하자 두 사람 모두 마음이 불편해졌다.시후가 이런 말을 한 것은 의도가 있던 것이었다. 그는 유가휘가 자신 앞에서 얼마나 인내심이 강한지를 시험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은 단순히 가볍게 도발한 것에 불과했지만, 그가 이 일을 참고 넘긴다면 이후에는 더 큰 도발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유가휘가 시후 앞에서 화를 내고 본색을 드러낸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었다. 어쨌든 시후가 이번에 미국에서 멀리 홍콩까지 온 이유는 유가휘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시후가 가장 잘 하는 것은 바로 사소한 일을 트집 잡아 크게 벌이는 것이었다. 따라서 만약 유가휘가 시후의 발을 실수로 밟기라도 한다면, 그걸 핑계로 그를 철저히 짓밟을 계획이었다.그러나 유가휘는 시후가 협력을 제안하러 온 행운의 신이 아니라, 그의 모든 살갗을 벗겨내기 위해 온 불운의 신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유가휘는 시후의 언급으로 인해 느낀 분노를 억누르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은 비서님, 이렇게 멀리까지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저희 집에 환영 만찬을 준비해주었습니다. 은 비서님만 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출발하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러죠. 초대해 주신다면 기꺼이 가겠습니다.”유가휘는 크게 웃으며 손짓으로 시후를 안내하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은 비서님, 이쪽으로 오시죠!”공항 출구 홀 밖에는 여러 대의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이루어진 차량 행렬이 도로에 정렬되어 있었다. 유가휘는 시후를 데리고 가장 중앙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향했고, 아내
1시간 후. 시후가 탑승한 비행기는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이때, 공항 출구에서는 홍콩의 유명 재벌 유가휘가 직접 ‘은시후’라는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아내 방가흔과 함께 공항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방가흔은 두꺼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사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홍콩에서 유명한 '유가휘의 아내'로서 자신이 공항에 직접 나와 사람을 맞이한다는 것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유가휘는 이 상황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사업을 하려면 절대 돈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금의 희생을 함으로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면, 이건 자본이 크게 들지 않는 장사라고 여겼다.이때, 시후가 백팩을 메고 출구로 걸어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뚱뚱한 남성을 발견했다. 시후는 미소를 살짝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시후는 유가휘 앞으로 가서 웃으며 물었다. “유 대표님이십니까?”유가휘는 시후를 바라보며 기쁨에 찬 얼굴로 물었다. “은 비서님이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맞습니다, 접니다.”유가휘는 즉시 팻말을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넘기고, 두 손을 내밀며 시후와 악수하려 했다.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 은 비서님, 이름만 듣던 분을 이렇게 뵙게 되다니요! 홍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YJ 에스테이트 회장 유가휘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한 손만 내밀어 유가휘와 악수했다. 그리고 담담히 말했다. “네 회장님이시군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시후가 한 손으로만 악수하자, 옆에 있던 방가흔과 유가휘의 비서, 경호원들의 표정이 모두 달라졌다. 그들은 유가휘가 두 손을 내밀며 예의를 갖춘 데 비해, 시후가 단 한 손으로 응대한 것은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시후 역시 자신의 행동이 다소 실례일 수
방가흔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당신 딸은 당신 말도 듣지 않는데, 어찌 새엄마인 제 말을 듣겠어요? 딸을 부르고 싶으면 직접 부르세요..”유가휘는 방가흔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손을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됐어, 가는 길에 내가 직접 얘기하지 뭐! 당신은 다른 일이나 준비해!”“그래요!” 방가흔은 거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시후는 변지현의 전화를 받고 유가휘가 자신을 집으로 초대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후는 깜짝 놀랐지만, 머릿속에 장난스러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곧바로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 물었다. “성도민 씨, 지금 어디죠?”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지금 공항으로 모시러 가는 중입니다.”시후는 그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오늘은 공항에 특별히 나올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먼저 유가휘 집에 며칠 머물러 볼 생각이거든요.”성도민은 놀라 물었다. “은 선생님, 유가휘 집에 직접 가서 머무신다고요?!”“네.”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스스로 늑대를 집으로 들이겠다면, 나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서 제대로 얘기 좀 해보려고요.”성도민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듯 말했다. “아무래도 유가휘는 이번 결정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결정으로 여기게 될지도 모르겠네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요 며칠 홍콩에서 살펴본 건 어떻습니까?”성도민이 말했다. “안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 보고 드리려 했습니다. 유가휘의 자료는 전부 정리해 두었고, 홍콩의 주요 세력 상황도 대부분 파악했습니다. 현재 홍콩의 몇몇 주요 세력은 이중열 씨를 공격해서 유가휘가 건 현상금을 차지하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 경찰 쪽에서도 이 소식을 접하고 세관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갖춰 이중열이 홍콩에 도착한 뒤 그들에게 인계될 때까지 중간에 어떠한 사고도 없도록 막으려 총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현상금을 노
변지현은 유가휘가 시후를 그의 집에 머물게 하겠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만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시후를 대신해 마음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이건 대표님이 시후 씨와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의 의견을 들어보시고 결정하세요.”“알겠습니다!”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홍콩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변지현은 이어서 말했다. “좋습니다. 제 비서의 이름은 은시후라고 합니다. 공항 입구에서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계시면 찾아갈 겁니다.”“그렇게 하시죠. 문제 없습니다!” 유가휘는 바로 대답했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가정부들에게 2층의 제일 큰 객실을 서둘러 정리하라고 전해. 귀한 손님을 모실 거야!”방가흔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대체 어떤 귀한 손님이길래 직접 마중 나가고, 집에까지 모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말했다. “TS Shipping 쪽 사람인데, TS Shipping의 두 대주주가 직접 임명한 인물이라고 하더군. TS Shipping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재벌가라고 불리고 있어. 그러니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그 손님에게 달렸고.”방가흔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물었다. “우린 이미 사업을 잘하고 있잖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유가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몰라. TS Shipping이 설립된 이후로 아시아의 해운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어. TS Shipping은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해운 운송에 관련된 자원을 통합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블랙 드래곤은 현재 전세계 무장 호위 업무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TS Shipping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제공하고 있어. 그러니 우리가 TS Shipping과 협력할 수
“네!” 유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봐요. 비행기가 8시에 출발한다면서요? 지금 30분밖에 안 남았잖아요.”“알았어요.” 시후는 차에서 내렸다. 유나가 운전석에 앉자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여보, 그럼 먼저 갈게요. 돌아가는 길 조심해서 운전해요.”유나는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 끝나면 미리 연락해요. 돌아오는 날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갈게요.”“그래요!”시후는 유나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공항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 그는 성도민이 준비해 둔 전용기에 탑승했다. 정각 8시, 비행기는 정확히 출발하여 홍콩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14시간 후, 홍콩 현지 시각은 이미 오전 10시가 되어 있었다. 시후가 탄 전용기는 홍콩까지 약 1시간 정도의 비행이 남아 있었다.시후는 변지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곧 도착할 예정임을 알리며, 유가휘를 공항으로 보내 자신을 마중 나오게 할 것을 요청했다.그 때 유가휘는 여전히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미국 이민국에 이중열의 송환 절차를 요청한 후로 과도한 흥분 상태에 빠져 밤마다 잠들기 어려워했다. 그의 머릿속은 이중열과의 갈등과 그로 인해 자신이 겪은 조롱과 멸시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만약 법률의 제약이 없었고, 홍콩 대중들의 시선이 아니었다면 그는 직접 이중열에게 보복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방법으로만 그는 자신의 분노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 날 꿈속에서 유가휘는 이중열이 마침내 홍콩으로 송환되어 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이중열의 비참한 죽음을 직접 보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 이중열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두 총을 꺼내 이중열에게 겨누었다. 유가휘는 들뜬 마음으로 이중열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총구들이 갑자기 모두 자신을 향했다. 유가휘가 깜짝 놀란 와중, 이중열은 냉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짓했고 사람들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