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자신이 병원에 간 사이에 별장이 장옥분과 그녀의 동료들에게 점령당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신 회장은 손녀 혜빈과 함께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가 김창곤과 김혜준을 찾았다. 두 사람은 응급실에서 석고 붕대로 칭칭 싸여 거의 반 미라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팔다리가 모두 부러져 행동력을 완전히 잃은 채 침대에 누워 고통스럽게 울부짖고 있었다. 신 회장은 두 사람의 이런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다급히 물었다. "창곤아 혜준아!!! 너희들......너희들 왜 이렇게 된 거니?!"김창곤과 김혜준은 신 회장이 오는 것을 보고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특히 김혜준은 애절하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김혜빈은 두 사람을 보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빠, 오빠, 왜 이렇게 된 거야!!! 흐윽흑흑!!”김혜준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할머니! 저와 아버지는 최 대표의 사람들에 의해 이 꼴이 되었어요! 할머니!!! 저 정말 너무너무 억울해요! 으윽!!! 난 최 대표를 위해 좋은 일을 하려고 한 건데 최 대표는 전혀 고마워하지도 않고, 오히려 나와 아버지를 이 꼴로 만들었다니까요?! 정말 짐승 같은 놈이에요..!!”김창곤 역시도 옆에 누워 힘 없이 말했다. "엄마... 군주를 모시는 것은 호랑이 옆에 있는 것과 같아 늘 조심해야 한다고 하던데.. 그 말의 뜻을 오늘에서야 비로소 깨달았어요. 최 대표와 같은 이런 사람은 우리가 함께 할 수 없으니, 앞으로는 반드시 거리를 둬야 할 것 같아요...""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서 자세히 말해 봐!”김창곤은 그제서야 일의 경과를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신 회장은 그들이 윤우선을 납치할 때 국제 사기꾼을 함께 납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최 대표가 국제 사기꾼에게 속아 그 여자에게 잘 보이려고 자기 아들과 손자의 사지를 이렇게 부러뜨렸다는 것이다..! 그러자 신 회장은
이렇게 말하고는, 신 회장은 돌아서서 응급실을 나왔다. 그녀는 곧장 데스크로 가서 말했다. "김창곤과 김혜준 씨 보호자입니다. 치료비 및 입원비용을 납부하려고요.”행정 직원은 잠시 모니터로 상황을 확인한 뒤에 입을 열었다. "치료비 및 응급 수술 비용은 500만 원입니다. 더불어 여기에 2인 입원비까지 총 600만 원 지불해주시면 됩니다!” 신 회장은 수술비와 입원비를 듣고 저도 모르게 배가 살살 아파왔다. ‘아니.. 이런 돈을 내가 왜 그냥 내야 해?! 최 대표가 아니었다면 내가 이런 돈을 낼 필요도 없잖아!!!! 그리고 이 돈은 최 대표가 돌려줘야지!! 연락해서 보상금까지 다 타낼 거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신 회장은 자신의 지갑에서 은행 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건네 주었다. “여기 카드 있습니다.”직원은 카드를 받아 POS에 긁고는 금액을 입력한 뒤 싸인을 요청했다. 신 회장은 싸인을 했지만, POS에서는 영수증이 나오지 않았다.직원은 신 회장을 한 번 쳐다보고는 “카드가 거래 정지되었다고 하는데요. 다른 카드로 바꿔 주십시오.”라고 말했다."뭐라고요? 그럴 리가! 이 카드에는 천만 원 넘는 돈이 들어 있는데?! 그럴 리가 없는데..?!”이전에 최우식 대표는 WS 그룹을 도와 빚을 갚아 준 뒤, 은행이 이전에 압류한 재산을 다시 신 회장이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래서 신 회장은 원래 가지고 있던 예금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최우식 대표가 WS 그룹에게 돈을 투자했고, 신 회장은 찾은 돈들을 자신의 카드에 넣어 두었다. 현재 그녀의 카드에는 2천만 원 넘는 현금이 있었다. 이것은 그녀가 자신에게 남겨둔 노후 자금으로 일종의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병원 행정 직원이 갑자기 자신에게 카드가 거래 정지되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갑자기 긴장했다. 직원은 신 회장의 카드에 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관심이 없었기에 짜증스럽게 말했다. "카드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제가 알 바 아니고.. 일단 카
신 회장이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본 병원 직원은 그녀를 다그치며 말했다. "요금 지불하셔야 할 것 같은데..? 만약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시면, 병원 측에서는 두 환자를 퇴원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그러자 신 회장은 즉시 다른 은행 카드를 꺼내 한 장을 골라서 상대방에게 건네며 말했다. "다시 해봐요!”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카드를 기기에 긁었고 신 회장이 사인을 하자 또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것도 거래 정지되었습니다.”“그럼 이걸로 해 봐요!!” 신 회장은 남아 있는 카드를 계속해서 꺼내어 단말기에 꽂아 보았지만, 모두 거래 정지가 되었다는 메시지만 나왔다. 이 상황은 신 회장을 매우 당황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녀는 급히 전화를 받았고 수화기 너머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현재 회장님의 기업, 차량, 골동품, 그림 등을 포함한 부동산이 모두 현재 우리 법원에서 가압류하게 되었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최우식 대표님의 투자금을 상환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자산은 경매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신 회장은 이 이야기를 듣고 울면서 소리쳤다. "날!! 나를 죽이려는 거예요?!! 왜 이래?!”상대방은 감정을 배제한 업무적인 태도로 다시 한 번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우리도 규정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있어서요. 채권자가 주장하는 채무 금액은 이미 회장님의 자산을 훨씬 초과했습니다. 그래서 만약 제때에 빚을 갚지 않으면 우리는 회장님을 고소할 수밖에 없습니다.”신 회장은 울먹이며 말했다. "지금 내 아들과 손자가 병원에 입원 중이에요! 일단 입원비는 내야 하지 않겠어요?!”"죄송합니다만, 지금 회장님은 부채를 가지고 있는 마이너스 자산가가 되셨습니다. 그러니 돈이 있으시다면 최우식 대표님께 상환하셔야 합니다.”"아이고! 개소리도 정도껏 해야지!!! 아주 피를 말려 죽일 생각이죠?!” 신 회장은 분노한 채로 소리쳤다.
최우식 대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해는 없습니다. 그저 당신 가족들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기 때문에 어떠한 기대도 없어요. 그러니 내가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그러자 신 회장은 급히 애원했다. "최 대표님! 오늘 제 아들과 손자가 한 일이 마음에 안 드시는 거 아닙니까? 제대로 일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면, 다음 번엔 잘 할 수 있도록 제가 따끔하게 충고할 테니 제발 WS 그룹에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하지만 최우식 대표는 짜증나는 말투로 말했다. “기회는 이미 오랜 기간동안 준 걸로 알고 있는데요.. 문제는 당신들이 너무나도 무능력하다는 거죠! 그러니 이제 와서 나에게 애걸복걸하지 마시죠.”신 회장은 절망에 빠졌고, 필사적으로 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했다. 그러자 갑자기 신 회장의 머릿속에 청년재 별장에 대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 최 대표님, 청년재 별장은.. 애초에 우리가 계약을 맺을 때 우리에게 6년 간의 임대 기간을 주기로 동의 했잖아요.. 그러니 이 계약도 엎으시면 우리 가족은 길에서 노숙을 해야 합니다!"최우식 대표는 냉소를 터뜨렸다. "일단 별장에서는 지낼 수 있습니다. 잠시 머무르는 거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아들에게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만약 그가 감히 홍라연 씨와 이혼한다면, 즉시 당신 가족을 별장에서 쫓아낼 것이라고요!”신 회장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최 대표님!! 지금 대표님도 은시후를 상대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제 아들을 홍라연과 같은 그런 더러운 년과 계속 살라고 하는 겁니까? 대표님도 알겠지만, 부부가 함께 살다가 신뢰가 깨어지면 어떻게 함께 살겠습니까?!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 창곤이는 절대 이것을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고요!”최우식 대표는 경멸스럽게 말했다. "당신 아들이 이 고비를 넘길 수 있든 없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고요. 홍라연 씨는 내가 보증한다, 당신이 싫다면 청년재에서 이사를 나가도록 하고, 그 별장에서
현재 윤우선의 처지는 매우 비참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먼저 이화룡의 부하들에 의해 가장 유명한 의사가 있는 정형외과로 이송되었고, 윤우선의 무릎 관절 수술을 위해 전문가들이 긴급 배치되었다. 사실 그녀의 부상과 같은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받고 못으로 무릎을 고정시킨 후 깁스로 감싸 보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회복 효과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이화룡의 부하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윤우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사모님, 이번에 이취화를 체포하는 데 큰 공을 세우셨으니 이번 치료 비용은 모두 저희 인터폴이 부담하겠습니다.”윤우선은 또 깁스를 한 오른쪽 다리를 보며 울먹거렸다. "흐읍.. 인터폴 선생님, 이취화를 절대 가만두시면 안 됩니다!!”그러자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겁니다! 참, 사모님, 신변 안전을 위해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윤우선은 자신의 신변과 관련된 일이라는 말을 듣고는 "말씀하세요!"라고 말했다."이취화는 다국적 사기범이고, 그녀의 배후는 수십 개국에 걸쳐 있는 매우 큰 사기 집단입니다. 이번에 우리는 이취화를 체포하기는 했지만, 이취화의 무리가 아직 우리에게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일과 관련된 내용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또 이 사기 집단의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윤우선은 그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 소리쳤다! "엄마야, 이거 끝이 없네 끝이 없어!! 지난 번에는 이 일로 나를 구치소에 넣어서 애를 먹게 하고 다리도 부러뜨렸는데...! 그 때 다친 다리가 나은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또 부러졌어요! 다음에도 그들이 나에게 복수한다고 말하면, 앞으로 어떻게 하죠? 제 인생은 어떻게 되겠어요..?!”그러자 부하는 윤우선을 다급하게 위로했다. "사모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윤우선은 울먹이며 말했다. "말도 마, 엄마가 다단계 조직원들에게 복수 당했어..! 머리도 뽑히고 다리도 부러지고..!! 흐윽흑흑!!”"뭐라고요?!! 경찰에는 신고하셨어요 엄마?!"윤우선은 울면서 말했다. "신고했지!! 경찰관들이 이미 잡아 갔어! 그러니 너도 얼른 여기로 와!”"어디에 계시는데요? 빨리 갈게요!”"연세 세브란스에 있어! 정형외과 김수찬 원장님에게 수술 받은 사람이라고 하면 알려 줄 거야!”"네, 엄마.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곧 갈 게요!!” 유나는 이때 윤우선의 전화를 끊고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하면서 시후에게도 급히 전화를 걸었다. 시후는 이미 집에 돌아와 거실에서 아무 일 없는 척 TV를 보고 있었다. 장인 어른 김상곤도 집에 돌아와 시후와 함께 커피를 마시려고 하고 있었다. 시후는 유나의 전화를 받고 무슨 일인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하고 물었다. "여보, 퇴근했어요?”"여보, 어디 있어요?" 휴대폰 너머로 유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집에 있죠?”"아빠는요?"“장인 어른도 집에 있어요. 왜 그래요?”"그럼 아빠랑 빨리 차를 몰고 정형외과로 좀 가 주세요! 연세 세브란스 병원이에요! 엄마가 또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어요! 저도 지금 그쪽으로 운전하고 있어요. 병원에서 만나요!" 시후는 일부러 의아해하며 물었다. "뭐라고요? 장모님께서 또 병원에 들어가셨다고요? 어떻게 된 거예요?"유나는 흐느끼며 말했다. "흑흑.. 엄마가.. 지난 번 다단계 판매 조직에 있던 사람들에게 복수를 당했고, 그 사람들이 다리를 부러뜨렸대요..! 자세한 상황은 저도 모르기 때문에 빨리 가야 할 것 같아요..!”“그래요? 그럼 나도 아버님이랑 같이 나갈게요..!”"네, 알겠어요. 병원에서 만나요!!”김상곤은 커피를 마시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은 서방 무슨 일 있나?”"장모님께서 다단계 조직원한테 복수를 당해서 다리가 부러졌다고 하시네요.. 지금 병
시후와 김상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유나는 이미 윤우선의 병실에 도착해 있었고 윤우선은 유나의 손을 잡고 애절하게 울고 있었다. 유나도 괴로움에 계속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시후는 장모가 오늘 심하게 맞았다고 듣기는 했지만 계속 밖에 있었고 창고 안에는 들어가지 않아서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지 못했다. 게다가 윤우선은 이화룡의 부하들에 의해 바로 병원으로 실려왔기에 시후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코가 시퍼렇게 멍들고 이마에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진 윤우선을 보니 그는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아.. 장모님 이번에는 제대로 맞으셨네.. 고모가 이렇게 장모님을 찾아갈 줄 누가 알았겠어..?’시후가 오자 윤우선은 억울한 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생겼는지 꺼이꺼이 울며 말했다. "은 서방!! 흐윽 흐윽!!! 윽윽윽!! 나 너무 불쌍하지?!!” 그녀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시후는 얼른 다가가서 "장모님, 왜 그러세요?"라고 걱정스러운 척 물었다.윤우선은 손사래를 치며 눈물을 훔쳤다. "아이, 말도 마~ 말만 하면 내가 눈물이 흘러.. 흑윽.. 끅..”김상곤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웃고 싶어도 웃지 못하고 혼자 자리에 서서 꼼짝 않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윤우선은 그를 한 번 보고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김상곤, 넌 왜 왔어!?”"내가 왜 여기 왔어?! 당신 보러 왔지!”"날 보러 와?? 웃기고 있네!! 나 놀리러 왔지?!”김상곤은 속으로 생각했다. ‘하이구.. 어떻게 알았지..? 그렇다고 인정할 수는 없지..’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말했다. "무슨 소리야, 아무리 둘이 별거하고 이혼한다고 해도 결국 반평생을 같이 살았어! 그러니 괴롭힘을 당하면 내 마음이 아프지!!”윤우선은 그를 노려보았다. “마음이 아프기는 무슨? 또 개소리하고 있네! 네가 속으로 뭘 생각하겠어?! 아마 평생 다리나 절뚝거리기를 바라겠지!”김상곤은 윤우선이 이렇게 정확하게 자신의 마음을 맞힐 줄은 몰랐지만, 감히 대
그래서 최대한 불쌍한 척을 하면서 시후가 수고비를 깎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윤우선은 시후가 이렇게 대범하게 말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500만 원을 준다니..? 이 말을 들은 윤우선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고, 시후에게도 고마워하며 말했다. "어머!! 은 서방!! 정말 자네는 내가 얻을 가장 대단한 축복이야!!”유나는 이 말을 듣고 말문이 막혔다. 유나가 말문이 막힌 이유는 엄마가 정말 진지한 표정을 지었기에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시후는 500만 원으로 윤우선을 이렇게 감동시킬 줄은 몰랐기에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며 생각했다. ‘장모님을 이 정도 돈에 매수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면 진작에 돈을 좀 주고 편안하게 지낼 걸 그랬나..’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렇게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예전에 윤우선은 집안의 돈을 모두 가지고 있었고 그녀의 손에 들어간 돈은 주머니에서 잘 나오지 않았으니 만약 자신이 그 때 돈을 줬다고 하더라도 윤우선이 모두 가지고 가족들에게는 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홍라연 때문에 모든 돈을 털리고 며칠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윤우선은 예전보다 기가 많이 죽어 있었다. 그러자 시후는 곧 바로 윤우선의 카드에 500만 원을 보내주었고, 윤우선은 은행에서 입금 알람을 받자마자 눈썹을 치켜 올리며 기뻐했다. "역시 내 사위가 날 제일 아끼는구나!!”마침 의사가 진찰을 하러 들어왔고 유나는 급히 물었다. " 선생님, 실례지만 저희 어머니의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여의사는 “어머님은 빨리 회복하는 것이 중요해요. 확실히 시간이 걸리긴 할 거예요. 별 다른 일이 없으면 병원에서 계속 입원해 있으셔도 되고, 집으로 가셔도 되고요.”유나는 "엄마, 집에 가는 게 좋겠죠? 그러면 우리가 돌아가면서 봐 줄 수 있잖아요. 이제 곧 설 연휴인데 병원에서만 있으면 너무 쓸쓸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윤우선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는 이럴 때 병원에
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표정이 갑자기 어색해졌고, 우물쭈물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내가 왜 그 사람 정보를 알아봐야 해요..."유가휘는 유미경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미경아, 기억해라. 남녀 사이에 관계가 잘 발전하려면 절대 자존심 싸움을 하거나 삐지면 안 돼. 상대가 너에게 관심을 보이면, 너는 두 배로 반응해 줘야 하는 거야. 상대방이 너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너는 뻔뻔하게 주도권을 잡아야 해. 절대 네 마음 속의 사소한 감정 때문에 쿨한 척 거리를 두면 안 된다고. 괜히 속으로 불평만 하면 안 된다 이 말이다!” 그리고 유가휘가 이어 말했다. “너를 찾지도 않는다고 너도 그를 찾지 않고, 심지어 널 찾으러 왔을 때도 네가 여전히 허세를 부리면 인연이 있다고 해도 다 사라지지 않겠어?!”그 말을 들은 유미경은 아버지의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의 강한 자존심 때문에 그녀는 겉으로 부정하며 말했다. "아빠, 난 은시후 씨한테 별 감정이 없어요. 게다가 나랑 그 사람은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요. 제가 어떻게 아버지를 무릎 꿇게 한 남자랑 사귈 수 있겠어요?"유가휘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네가 정말 은시후 씨와 사귈 수만 있다면, 이 아빠는 무릎 꿇는 게 대수겠어? 절이라도 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다시 덧붙였다. "더군다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할 것 아니냐. 내가 은시후 씨에게 무릎을 꿇게 된 것은 내가 그를 화나게 만들었고 그에 따라 용서를 빌어야 했기 때문이야.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내가 잘못한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만약 네가 그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아무런 이유 없이 날 더러 무릎을 꿇으라고 하겠어?"유미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빠가 그렇게 말하는 건 오로지 은시후 씨의 능력을 보고 그러는 거잖아요.""그래 맞다!" 유가휘는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 "미경아, 넌 맏이야. 처음으로 나에게 아버지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아이지. 그건 네 동생들이 절대 따라할 수 없
과거의 그는 모든 여성들을 대할 때 항상 거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사랑을 받는 건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초월적인 자부심 덕분에, 그는 수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여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 방가흔은 그가 만난 모든 여성들 중 가장 사랑한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방가흔을 늘 존중한 적이 없었다. 과거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을 때, 유가휘의 입장에서 이 일은 마치 가장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도, 그는 단순히 잃어버린 장난감을 되찾아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방가흔을 정말 사랑했냐고 묻는다면, 그의 대답은 분명 ‘아니오’였을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 그는 방가흔을 매우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자신을 떠난 후, 그는 자신을 통제하고 다시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방가흔은 비록 유가휘의 아내이자 ‘사모님’이라는 공식적인 위치를 얻었지만, 그녀는 유가휘의 재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혼 후에도 화려한 새장 속의 카나리아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방가흔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그 한마디가, 유가휘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그는 평생 자랑스럽게 수많은 여성들을 품어왔다. 그러나 오늘, 시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그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 그는 마치 전쟁에서 패배한 자존심을 버린 장군 같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함도, 자부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곁에 남은 여인이 끝까지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그는 마음 속에 부드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정말 그를 완전히 놓아주었다
그 시각.유가휘의 가족들도 이미 차를 타고 시훈도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유가휘는 방가흔과 함께 차를 탔고,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직접 몰고 집으로 향했다. 유가휘는 딸이 뭔가 멍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는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유미경은 이를 거절했다. 유미경은 지금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차를 몰고 돌아가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시후만이 떠올랐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유미경은 그가 이미 자신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시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걱정들을 안고 운전을 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오는 길에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집 앞에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린 유가휘는 마치 영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처럼 기운이 빠져 있었고, 걸음걸이조차 힘겨워 보였다.남편의 이런 모습을 본 방가흔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다급히 물었다. "여보, 괜찮아요?"유가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무력하게 손을 저었다.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유미경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반대편에서 그를 부축했다.세 사람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유가휘는 두 사람에게 자신을 소파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소파에 앉는 순간, 그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오늘이 가장 두려운 날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방가흔은 눈물을 훔치며 흐느꼈다. "미안해요, 여보... 다 내 잘못이에요..."하지만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냐, 당신 잘못이 아니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이중열의 어머니는 눈앞의 시후를 바라보며, 그의 나이가 꽤나 어린 것을 보고 놀랐지만, 여전히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우리 가족들을 대표하여 당신의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이에 시후는 서둘러 대답했다. "어머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삼촌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절친이셨으니, 이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이중열의 어머니는 순간 멈칫하더니, 놀란 듯이 말했다. "아이고, 말씀을 듣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직접 상반신을 일으켜 보았는데,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 같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뇌졸중으로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증상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았다.그러자 자녀들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알다시피 어머니가 뇌졸중에 걸린 이후로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담당 의사조차 ‘며칠 안에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맏이인 이중열이 어머니에게 이름 모를 한 알의 약을 먹이자, 그녀가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뇌졸중 증상이 사라졌으며 안색이 매우 좋아졌다. 이것은 도저히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에 이중열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그럼 어머니께서 바로 퇴원하셔도 될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으실 겁니다."이중열은 감격한 나머지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그럼 집으로 돌아가요!"그러나 이중열의 어머니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급히 돌아갈 필요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홍콩에 왔으니, 먼저 아버지께서 계신 샌디 리지로 가자. 네가 그동안 오지 못했으니, 돌아온 김에 먼저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겠어?!""샌디 리지요?" 이중열은 놀라며 물었다. "아버
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는 이미 모든 지각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고, 기운조차 매우 미약해진 상태였다.이중열은 20년 동안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가 이제야 겨우 재회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심지어 그를 한 번 바라보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부모님 곁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채 어머니의 손을 꼭 쥔 채 마치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그를 본 동생들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침상 곁에서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후는 조용히 품에서 한 알의 거풍환을 꺼내 이중열에게 내밀며 말했다. "삼촌, 이 약이면 어머님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드리세요."이중열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더듬었다. 그리고 작은 상자를 꺼내 들며 진지하게 물었다. "도련님, 예전에 제게 주신 이 약을 그동안 늘 지니고 다녔습니다. 혹시 이 약으로도 어머니를 살릴 수 있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제 외할아버지께서도 병세가 위독하셨지만, 이 약 한 알로 되살아나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이중열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께 이 약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곧바로 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거풍환을 꺼냈다.시후도 더 이상 자신이 내민 약을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그것을 거둬들였다.이중열은 어머니의 산소 마스크를 벗기며 동생에게 말했다. "한열아, 어머니를 일으켜 줘."그러자 이중열의 동생은 즉시 조심스럽게 이중열의 어머니의 상반신을 조심스럽게 부축하여 들어 올렸다.이중열은 시후가 준 약을 어머니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보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렸다.그리고 거풍환은 결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불과 몇 초 만에, 창백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서서히 혈색이 돌기
이중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께서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상황이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이중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도민은 이내 차를 급히 기독병원 입구까지 몰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중열은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려 곧장 병원 로비로 달려갔다. 그는 접수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과 병실 정보를 문의했다.당직 간호사는 빠르게 정보를 조회한 뒤 이중열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동과 호실을 알려주었다.이중열은 안내를 받은 대로 급히 어머니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병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이중열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단 한 개의 병상이 있었고 침대 위에는 산소 마스크를 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는 세 명의 중년 남성과 두 명의 여성,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병실에 있던 다섯 명의 중년들은 문 앞에 선 이중열을 보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오빠?! 정말 오빠야?!"이중열은 그녀를 바라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 너 소연이냐?!"그녀는 이중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즉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와서 이중열을 꼭 껴안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어떻게 홍콩으로 돌아온 거야?! 유가휘가 오빠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잖아. 오빠가 돌아온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중열을 꼭 껴안고 울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사람들은 바로 이중열의
"하하... 아가씨, 조금 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까?!" 원서훈은 놀란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야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배유현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무술 고수신데, 제가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못 들으신 건가요?"원서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놀랐을 뿐입니다...."배유현은 빙그레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께서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 뿐이겠어요? 조금 전 그 유미경 씨를 보셨나요? 그분이 은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여자의 눈빛이 그토록 애절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요."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긴 합니다...."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오신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됐는데.. 이틀 만에 유미경 씨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쳐도 이틀 만에 은 선생님이 그녀를 안쓰러워 하시다니,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원서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 유미경 씨를 안쓰러워하셨다고요?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배유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원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보지 않으셨기 때문 아닐까요?"원서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배유현에게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은 선생님을 좋아하신다면, 유미경 씨는 아가씨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려 하시는지요?"배유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미혼이시라면, 당연히 유미경 씨는 제 경쟁 상대가 되겠죠. 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유미경은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유가휘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경아! 은 선생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잖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답해드려!"그러나 유미경은 고집스럽게 얼굴을 돌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시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유미경 씨가 저를 상대하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난처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제 딸아이가 예의가 없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번에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이렇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급히 돌아가실 필요가 없으시다면,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시죠."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저도 급한 일이 없어서요.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하루 이틀 더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저도 기다렸다가 일이 끝난 후 함께 돌아가겠습니다.""그러시죠." 시후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중열과 그의 가족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배유현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배유현이 다시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는 어느 호텔에서 머무르시나요?"시후는 유가휘와 유미경을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습니다."배유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호텔을 골라서 은 선생님의 객실도 함께 예약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유현 씨."유미경은 그 때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유가휘는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비록 시후에게 한바탕 당하기는 했지만, 그는 아직도 시후와 배유현을 자신의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