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김혜준이 행패를 부리는 걸 그냥 보고만 있어요?!”김혜준이 도끼를 휘두르며 자신의 사위를 가는 것을 본 김상곤은 정신을 차리고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하지만 김창곤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 계단 위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더 너무한 것은 나머지 WS 그룹의 사람들 역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치 모든 것이 그들과는 무관한 사람인 것처럼..신 회장의 머릿속은 그저 별장만이 가득했고, 사람이 어떻게 되든 아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늙으면 늙을 수록 사실 더 탐욕스러워진다고 하더니!! 딱 신 회장이 이런 사람인 것 같았다. 신 회장은 늙으면 늙을 수록 더 부유해지고 싶어했고, 더 편안하게 즐길 거리만 찾았다! 신 회장은 그렇게 살면 자신이 다음 생애에도 이런 부를 향유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니 신 회장은 그 60억의 별장을 반드시 자신의 손에 넣어야 했다.그렇기에 사실, 김혜준이 정말 은시후를 죽여 별장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별 문제가 없었다!김상곤과 유나는 고개를 들어 이 WS 그룹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이제 마음이 모두 식어버렸다.이른바 ‘혈연’이라고 하는 친척들이 돈을 위해서.. 자신의 손녀 사위라고 하는 사람의 재산을 더러운 수단을 통해 강탈하려고 하고, 심지어는 그 가족의 목숨까지 뺏으려 하다니..김창곤은 여유롭게 말했다. “상곤아.. 우리 혜준이는 아직 어린애야.. 저렇게 도끼를 들고 설치는 게 그냥 겁주려고 그런 거지.. 그걸 왜 진짜라고 생각해? 아.. 그리고.. 만약 은 서방을 좀 베면 어때..? 어차피 우리 WS 그룹 소속도 아닌데..?”김창곤이 본 은시후는 어차피 데릴사위로 권력도, 힘도 없었기에 김혜준이 그를 골탕 먹이더라도 얼마 안 되는 치료비만 좀 물어주면 될 뿐이었다.만약 은시후가 자신의 아들 때문에 겁에 질려 별장을 준다고 두 손이라도 든다면, 자신의 손에 60억짜리 돈이 들어오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 집값이 엄청난
잠시 어수선한 틈을 타 밖으로 나온 신 회장은 자신의 손자가 은시후에게 손바닥이 부러지는 것을 목격한 뒤 울분을 토했다.그녀는 화가 나 대번에 계단을 내려온 뒤 은시후의 뺨을 한 대 갈겼다.그녀가 손바닥을 날릴 때, 은시후는 갑자기 몸을 돌리며 “이 노친네가?”말을 마친 그는, 신 회장을 뒤로 밀쳤다.이 때 은시후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온 몸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신 회장은 뒤로 밀쳐진 뒤 엉덩방아를 찧고는 너무 아프고 수치스러웠지만 저도 모르게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녀는 얼굴을 가린 채 놀라서 연신 뒤로 물러났다.그리고는 감히 은시후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그가 이렇게 무서운 눈빛을 드러낸 것은 난생 처음 보는 일이었다.WS 그룹 식구들은 모두 당황했다!뭐.. 뭐지?!이 쓰레기만도 못한 놈이 감히 신 회장님께..?하지만 이럴 때 누가 신 회장을 대신해 이를 갚아줄 수 있겠는가?은시후에게 맞아 부상당한 경호원들은 이미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나머지 몇 명은 두려운 기색으로 감히 은시후를 상대할 생각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신 회장은 별장 때문에 은시후의 목숨을 원했지만, 은시후가 어디서 이런 무술 실력을 닦았는지 모르겠지만 실력이 어마어마해 도저히 그를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유나는 자신의 남편을 보자 가슴이 두근댔다. 자신의 남편이 이런 당찬 면이 있었다니.. 그녀의 볼이 살짝 뜨거워졌다.그녀는 늘 시후가 과묵하고 장보고 요리를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은시후는 아무도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었다. 시후는 고개를 들고, 사람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한 번 훑은 뒤 저 멀리 서 있는 경호원에게 소리쳤다. “문을 열지 않으면 목을 비틀어 죽여 버리겠어!”그들은 놀라 다리에 힘이 살짝 빠졌기에 다급히 저택의 대문을 열어주었다!김창곤은 “이 병신들아!! 보내면 안 돼!”라며 화를 냈다.신 회장은 이를 악물고
은시후가 차를 몰고 WS 그룹을 빠져나가는 길에 장인 김상곤은 “우리 어머니와 형님네 식구가 이렇게 독한 인간들 인줄 진작에 알았으면 지금까지 이렇게 수그리고 참으면서 살진 않았을 텐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유나는 조수석에서 한숨을 내쉬며 “그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아무리 큰 기업이 된다고 해도 아마 곧 깔끔하게 망하고 말 거예요! 어쩜 저렇게 정이 없을까요?”라고 말했다.김상곤은 “우리가 그 인간들을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엠그란드 그룹의 계약을 처음 따낸 것도 우리 유나 아니었어? 그냥 저 인간들 좋은 일만 해줬어..”은시후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아버님, 원래 사람들은 불의를 많이 저지르면 반드시 망하기 마련입니다. 두고 보세요.”WS 그룹의 현재 상황은 엠그란드 그룹과의 협업에 불과했지만, 엠그란드 그룹이 시후의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감히 자신의 미움을 사면서 엠그란드 그룹을 통해 돈을 벌려는 수작을 부린다고?김칫국도 정도껏 마셔야지!자신이 이태리에게 전화를 한 통만 걸면 WS 그룹은 한 순간에 무너질 것이다.김상곤은 자신의 이마에 반쯤 마른 핏자국을 문지르더니, “어머님과 형님네 식구들이 이렇게 지나치게 강하게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 그 로이드 그룹 대표가 보낸 별장은 아직 우리 가족들이 들어가 살아 보지도 못했는데 공개적으로 빼앗으려 들었잖아? 그게 바로 우리가 제일 만만해서 그런 거라고!” 그렇게 말하다 갑자기 김상곤은 눈이 번쩍 뜨이며 시후에게 부탁을 했다. “우리 사위! 혹시 에 지금 좀 데려가 줄 수 있겠나? 나는 요즘 그 별장이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고? 오늘 이런 일을 겪으니까 오히려 더 보고 싶네..”“아빠~ 벌써 집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뭘 또 보러 가신다고 그래요~! 별장 인테리어가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요? 아마 이 소장님께서 아직도 인테리어 하는 걸 보고 계실 거예요.”라고 유나가 김상곤을 설득했다.김상곤은 “아이구, 오늘 따라 별장이 잘 있는지 다시 가서 잘 보고 싶
“은시후 이 병신 같은 놈아!! 이제 너희들은 WS 그룹에서 쫓겨났으니, 이 넓은 별장은 당연히 WS 그룹이 가져야지..!! 난 오늘 이 별장을 받으러 온 거야!” 유나는 이를 악물며 “오빠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조금 전에는 시후 씨에게 별장을 내놓으라고 단체로 협박을 하더니, 힘으로 안 되니까 지금 이렇게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여길 강탈하려고 하는 거야?”라고 소리쳤다. 김상곤도 “김혜준, 별장은 내 사위 거니까 아무도 빼앗을 수 없어!”라며 화를 냈다. 김혜준은 바닥에 침을 퉤 뱉으며 “야, 김유나! 넌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넌 지금 집에서 쫓겨난 상갓집 개나 다름없어~~~! 그러니 네까짓 게 감히 나에게 말할 자격이 있겠어?” 그러자 김혜준은 다시 목발을 집어 들고 김상곤을 가리키며 욕지거리를 해댔다. “당신도 마찬가지야~ 늙은이가 아직 우리 작은 아버지인 줄 알아? 어서 내 눈앞에서 꺼져! 아니면 내가 당신의 다리를 부러뜨려 버릴 테니까!” 은시후는 속으로 화가 치밀어 차갑게 말했다. “이 소장은 어딨어?” 김혜준이 앞으로 나서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 그 별장 안에서 저택 지키는 늙은이? 우리가 당장 꺼지라고 했는데 자꾸 말 귀를 못 알아 쳐먹잖아?!! 그래서 못 일어나게 만들어 줬지! 아마 그 늙은이도 이제 누가 진짜 별장 주인인지 알았을 걸??”“이 소장님을 감히 네가 때렸다고?” 은시후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이 소장은 예전에는 로이드 그룹의 사람이었지만, 그 별장을 자신이 가진 뒤로는 자신의 사람이나 마찬가지었다. 또한 이 소장은 성실하고 후덕했으며, 늘 자신을 공손하게 대해주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올해 이미 일흔이 넘은 노인이었는데, 이 김혜준이란 놈은 노인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다니, 정말 가증스럽고 징글징글했다. 그러자 김혜준은 “왜? 주인 모르는 개를 때리지 않으면 누가 주인인 줄 어떻게 알겠어?! 원래 가축들은 맞으면서 크는 거야?! 내가 개를 때린 건, 누구를 건드리면 안
김혜준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아연실색했다! 그는 은시후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함께 온 보디가드들은 칼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게 무술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는데, 은시후의 상대가 되지도 못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죽음의 신 같은 은시후를 보고, 그는 깜짝 놀라 다리가 덜덜 떨려왔다.사실 별장을 강탈하러 온 것은 신 회장의 지시 때문이었다. 김혜준은 은시후와 원한이 있었기에 이 기회에 시후를 없애기 위해 자원해 온 것이었다.하지만 그는 시후가 칼을 찬 경호원들을 모두 쓰러뜨리고 전혀 다치지 않을 줄은 몰랐다.이.. 은시후라는 놈.. 사람이 맞기는 한 건가?! 은시후는, 이미 무서운 얼굴로 김혜준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었다. 시후는 이 부잣집 얼간이를 잘 교육시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은시후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본 김혜준은 “날 죽이면 안 돼! 난 WS 그룹의 맏아들이니 네가 만약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WS 그룹에서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은시후는 냉담하고 무자비한 표정을 지으며, 김혜준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멱살을 잡아 그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네 입으로 말하는 WS 그룹.. 그 딴 그룹은 내 상대가 안 돼!”“유나야!! 작은 아버지!! 어서 이 자식이 그만 두게 해요...!!” 다급해진 김혜준은 당황하여 조금 전 자신의 안하무인의 태도는 잊은 채 유나와 김상곤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유나는 냉담하게 “오늘 오빠가 한 짓들을 생각해봐! 지금 이렇게 당해도 싸다고!”김상곤은 유나를 흘끗 보고 김혜준을 보았다. 상곤의 가슴이 살짝 아파왔다.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 물어보니, 김상곤은 이미 WS 그룹 집안의 사람들에게 이미 철저히 실망하였다. 김혜준은 자신의 조카이긴 했지만 그룹에서 자신의 가족들을 돌보지 않으니 자신이 왜 이 녀석을 신경 써야 하겠는가?그러나 WS 그룹은 분명 여전히 일부 세력이 있기에 만약 시후가 김혜준을
유나는 “무슨 계획이 있겠어요..? 일단은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러 가야죠!”라고 했다. 은시후는 이를 보고 아무 말없이 베란다로 나가 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임현우 군과 김혜빈이 결혼 약속이라도 한 건가요?”“아.. 네 맞습니다.” 임 대표는 “혹시 은 대표님께서 분부하실 일이라도 있으신가요?”은시후는 “제가 조금 전에 WS 그룹과 영영 연을 끊었거든요.. 그런데 로이드 그룹이 WS 그룹과 혼담이 오간다면.. 저의 체면이 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좀 모순 아니겠습니까?”은 대표는 시후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갑자기 긴장하며 입을 열었다. “아!!! 은 대표님 오해 마십시오!! 제가 저희 그룹 며느리로 어떻게 김혜빈 같은 아이를 들일 수 있겠습니까?? 안심하십시오~ 제가 사람을 보내서 곧 바로 파혼을 통지하지요!!”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대표님의 옳은 판단을 믿겠습니다~”임 대표는 “은 대표님은 안심하십시오! 저희 그룹은 모든 사실을 대표님께서 먼저 아실 수 있도록 틈틈이 연락드릴 테니까요!”“네. 알겠습니다.” 은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어서 일 보시지요!”“네, 은 대표님! 몸 조심하십시오~”WS 그룹은 로이드 그룹과의 혼사를 통해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될까?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난.. 너희들의 모든 계획을 짓밟아 버리겠어..!이어 은시후는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WS 그룹은 지금 여러 그룹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신들의 세력이 커질 거라 굳게 믿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고 있었다. 그러니 단단히 교육을 시켜줘야 했다.전화가 연결되자 은시후는 차디찬 목소리로 “하나 부탁할 일이 있어서 연락했습니다.. 앞으로 엠그란드 그룹은 WS 그룹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주세요. 그리고 영원히 모든 협력 사안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말도 함께요.”이태리는 “음.. 회장님, 신 회
진원호는 은시후를 보자마자 “은 선생님, 오늘 무슨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약재를 좀 모아서 가져왔습니다.”라며 검은색 나무상자를 공손히 내밀었다. “은 선생님, 이 약재들 좀 살펴보십시오.”상자 안에는 팔뚝처럼 굵은 늙은 산삼이 들어 있었고, 자홍빛이 도는 영지버섯과, 약국에서는 볼 수 없고 시중에서 값비싸게 살 수 있을 만한 여러 종류의 약재들이 들어 있었다. 마침 그도 활혈화유(活血化遊)한 알약을 조제해야 하는데, 이 약재들이 마침 쓸 만한 재료들이다. 은시후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잘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진원호는 “은 선생님의 조언 덕분에 저희 가문은 지금 만사가 평온합니다.”라며 “최근에 수입이 두 배로 늘어 모두가 힘내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은 선생님의 은혜는 앞으로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니 만약 선생님이 필요하신 일이 있으면 꼭 연락하십시오!”은시후는 “그럼, 계속 좋은 관계를 맺도록 하지요.. 만약 좋은 약재들이 있으면 좀 부탁드립니다. 제가 갑자기 쓸 일이 생겨서요.”라고 답했다.“네, 그렇게 해드리지요!” 진원호는 “선생님, 혹시 여유 되시면 식사 한 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물었다.은시후는 덤덤하게 말했다. “요즘에 집에 일이 좀 있어서 제가 여유 될 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진원호는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라며 급히 자리를 떴다.은시후도 돌아서서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김상곤은 참기 어려운 두통에 시달리자, 아무래도 침을 좀 맞고 물리 치료를 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유나에게 근처에 있는 한의원을 좀 알아봐 달라고 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시후가 “아버님, 지금 머리가 아프시니 밖에 나가면 더 상태가 안 좋아질 수도 있어요. 그러니 집에서 잠시 쉬십시오. 마침 조금 전에 방문한 친구가 약재를 주더라고요? 제가 아는 처방이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약을 만들어 드릴 게요. 아마 효과가 좋을 겁니다.”
거풍환은 고려 시대의 유명했던 어의 변석홍이 고안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가 남긴 의서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어의촬요방(御醫撮要方)』과 『제중입효방(濟衆立效方)』, 그리고 『변씨백요방(邊氏百要方)』 등이 있었다. 그는 많은 경험을 토대로 기록을 남겼는데, 이것들이 모두 『구현보감』에 수록되어 있었다.앞선 두 권의 의서보다 임상적 가치가 더 큰 『변씨백요방』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데다가 지금은 완전히 실전되었고, 심지어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이 책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자신이 알고 있는 처방대로 시후는 호두 크기의 환 한 갑을 재빨리 조제했고 총 여섯 알을 만들었다.시후가 환약을 다 만들자마자 유나는 김상곤을 부축해 집으로 돌아왔다.김상곤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걷는 것조차 불편한 것 같았다.“아빠, 정 안 되면 대학 병원이라도 가볼까요?” 유나는 아버지가 걱정되어 물었다.김상곤은 손을 내저었다. “아이구, 난 그런 큰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아. 너무 귀찮잖아~ 돈도 많이 들고.. 그 뭐시냐.. 혈액검사도 하고, 오줌검사도 해야 하고.. 그 X-ray 촬영도 해야 하고..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아 거기로 가면.. 일단 유나야.. 날 좀 소파에 앉혀다오.. 좀 쉬게..”김상곤은 조금 전 한의원에 가서 약침 치료와 물리 치료를 함께 받았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머리가 더 빙글빙글 돌며 아파왔다. 그래서 어서 집으로 돌아와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아마 기절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때 은시후는 조금 전 완성된 환을 부엌에서 들고 나왔다.유나는 약 냄새를 맡고 놀란 듯 “시후 씨, 약을 달이고 있었어요?”라고 물었다.은시후는 손에 든 환을 가리키며 “아버님, 이 환은 혈전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 알 드셔 보세요.”라고 말했다.그는 환약을 집어 들었는데, 유난히 상큼한 약 냄새가 콧구멍으로 들어왔고 상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 환은 자네가 만든 건가?”라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
제이크 한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곧바로 기리시 카나드를 보며 물었다. "일본인들이라니, 무슨 이야기죠?" 기리시 카나드는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저는 호텔에서 임시직으로 고용된 것이고, 같은 날 고용된 임시직이 열 몇 명이었는데, 그 중에 일본인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는 그들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제이크 한은 물었다. "당신이 말한 그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겼죠? 특별한 특징이 있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얼굴들이었어요. 특징이라면, 전부 표정이 진지하고 웃지도 않았죠. 말은 하지 않고 눈빛으로만 서로 의사소통을 했고, 뭔가 은밀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 사람들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이크 한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들이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일본인인 걸 알았죠?" 기리시 카나드는 대답했다. "오가면서 우연히 그들 중 한 명의 휴대폰 화면을 봤는데, 일본어로 설정되어 있더라고요." 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그들과 교류가 더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기리시 카나드가 답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주방에서 일을 하도록 배정받았는데, 그들은 곧 다른 업무로 배치되더니 주방에서 나갔습니다." 제이크 한은 계속해서 물었다. "좋아. 그럼 당신이 고용된 담당자는 누구였죠? 업무를 배정해 준 사람은? 특히 그 일본인들에게 업무를 배정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서둘러 대답했다. "우리를 고용한 사람은 크리스 씨인데, 구체적인 이름은 잘 모릅니다.. 주방에서 일하도록 지시한 것도 그였고, 중간에 그 일본인들에게 다른 업무를 배정한 것도 그였습니다." 제이크 한은 호텔 직원 명단을 꺼내 크리스의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찾아 기리시 카나드 앞에 내밀며 물었다. "이 사람이 맞나요?" 기리시 카나드는 명단의 사진을 보자마자 단호하게 말했다. "네, 맞아요. 이 사람입니다!"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