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습니다 최 대표님.." 옆에 있던 김혜준도 다소 못마땅해하며 입을 열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WS 그룹은 중산층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쓰레기 까지는 아닐 것 같은데요.. 평범한 집안 사람들은 WS 그룹 정도면 꽤 우러러볼 만하지 않습니까?”최우식 대표는 김혜준을 노려보며 욕을 해댔다. "WS 그룹을 우러러볼 만하다고? 체면이라는 게 있는 집안이었던가 WS 그룹이? 당신 여동생이 노인네에게 몸을 바치고, 어머니라는 사람은 밖에서 외간 남자와 잠을 자는 바람에 애까지 덜컥 임신한 주제에?”김창곤은 최 대표의 말을 듣자 창피하여 얼굴이 붉어졌고, 그 자리에서 굴을 파고 숨고 싶어 했고, 김혜준도 난처해 죽을 지경이었다.최우식 대표는 여전히 분노가 풀리지 않는 듯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리고 말이야! 내 청년재 별장에 있는 가전 제품을 팔지를 않나.. 당신 할머니가 은시후의 집에 가서 수선화를 훔쳐서 전을 부쳐 먹다 실려 나가??!? 시장에 가서 채소 몇 줌 사는데 대체 얼마 든다고 말이야! 정말 쪽팔려서 내가 말을 다 못하겠단 말이지!”김창곤과 김혜준 부자는 말문이 막혔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최우식 대표가 말한 것들이 모두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WS 그룹이 재산을 몰수당해 가난해진 후 확실히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헛짓거리들을 많이 했었다. 그러니 하나씩 터놓고 이야기하게 된다면 분명 조상들이 가슴을 치고 눈물 흘릴 정도로 부끄러울 것이다.반면, 몸이 묶여 있는 은소리는 이 자리에서 죽고 싶었다. 분명히 자신이 최우식 대표에게 자신의 신분과 시후의 배경을 고백했는데.. 대체 왜 자신의 말은 집중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을 욕하고 있는 건가..? 그래서 그녀는 최우식 대표를 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제 말은 모두 진실이에요! 하늘에 맹세할 수 있어요..! 그러니 제발 LCS 그룹을 봐서라도 저를 놓아주세요!!”......지금 이 시각.시후는 안세진과 개인 헬리콥터에 앉아 교외로
그 시각, 외곽의 폐창고.원래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마음먹었던 은소리는 더 이상 이런 것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혹시라도 최우식 대표가 계속해서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까 봐 급히 말을 꺼냈다. "최우식 선생님, 저는 정말 LCS 그룹의 딸이 맞아요!! 방금 시후가 보육원에서 자랐다고 하셨죠? 이 사실은 저도 부인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건 시후가 처한 상황이 너무 특이 케이스기 때문이에요! 시후의 아버지는 전국에서 유명했던 은서준 상무예요! 은서준 상무의 이름은 한 번이라도 들어 보셨죠?”최우식 대표의 심장이 갑자기 철렁 내려앉았다..! ‘은서준?!!! 내 어린 시절의 우상이잖아..??! 은서준 상무는 혼자만의 능력으로 LCS 그룹을 한국의 최정상 재벌가로 만들었고, 심지어 해외 명문가인 로스차일드 가문과도 맞서 싸워 이긴 인물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 시기 국내 비즈니스 업계에서 그야말로 신과 같은 존재였어..! 아쉽게도 일찍 세상을 떠났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앞날이 창창했을 텐데 말이야.." 그러자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은소리를 바라보았다. “은시후가 은서준 상무의 아들이라고? 대체 어디에 증거가 있는 거야?!""두 사람이 굉장히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두 사람이 판박이인데, 여기서 더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어요!?!”최우식 대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은서준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은서준 상무가 죽었을 때는 18년 전이었다. 그 시기는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이며, 평소에 정보를 얻으려면 TV, 신문, 라디오 등에 의존했던 시기였다. 게다가 LCS 그룹은 직접 보도를 꺼렸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일은 기본적으로 상류층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뿐이었다. 당시 최우식 대표는 고향에서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은서준을 만날 기회가 없었고, 은서준의 여러 가지 공적들을 전해 들었을 뿐이었다. 그러니 은시후가 은서준 상무와
윤우선은 지금껏 시후에게 온갖 괴롭힘과 욕설을 퍼부었던 지난 일을 생각하자 후회가 극에 달했다. "만약 은 서방이 아직도 날 미워하면 어쩌지..? 내가 이번에 실종되는 게 어쩌면 은 서방의 바람일 지도 몰라.. 그럼 만약에 은 서방이 나를 구하러 오지 않을 지도 몰라.. 설마.. 앞으로 평생 벽돌 가마에서 벽돌을 굽고 그것들을 옮겨야 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자 윤우선은 갑자기 눈물을 글썽였다.이때 최우식 대표는 은소리를 보고 말했다. "당신이 LCS 그룹의 사람이라고 했으니, 증명해 봐!”"어..!! 제 가방 안에 제 개인 명의의 수표책과 도장이 있으니 확인할 수 있어요!”그러자 최우식 대표는 김혜준을 보고 물었다. "가방! 어디 있어!?"김혜준은 곧바로 승합차에서 은소리의 최고급 모델 에르메스를 꺼내 왔다. 김혜준의 손에 들려 있는 이 가방을 보자, 최우식 대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윤우선은 이 물건을 본 적이 없어서 이 가방의 가치가 얼마인지 모르지만, 최 대표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의 아내 남두희는 에르메스 스프링쇼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그 쇼에서 바로 이 가방이 압권이었던 제품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에르메스의 공식 입장에 따르면 이 가방은 바로 에르메스 최고의 장인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순수하게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졌기 때문에 유일하며 굉장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당시 남두희는 한 눈에 이 가방에 꽂혀 너무나도 갖고 싶어 했지만, 아쉽게도 에르메스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가 주문했기에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남두희는 단념하지 않고, 자신에게 이 가방을 사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아내가 너무나도 갖고 싶어 하는 바람에, 최우식 대표는 여러 번 구매를 시도했지만 이 가방을 주문한 유명 인사는 결코 주문을 취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에르메스의 고위급 직원이 최우식 대표에게 연락하여 이 가방은 이미 한국 최고의 재벌가에서 주문했다
최우식 대표는 불안한 마음으로 은소리의 에르메스를 열어 보았다. 안에는 개인 수표책 외에 은소리의 인감 도장이 있었다. 사실 도장의 경우 보통 사람들은 자주 사용할 일이 없다. 하지만, 기업 관계자, 임원은 도장을 자주 찍게 된다. 특히 돈과 관련된 많은 업무들은 개인 인장이 필요한데, 현금 수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필요하게 된다. 은소리의 도장을 열어 본 최우식 대표의 혈압은 순간적으로 상승해버렸고, 거의 서 있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곧이어.. 그는 죽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이 느낌은 마치 김창곤과 김혜준에게 개를 잡아오라고 시켰는데, 개가 아니라 호랑이를 끌고 돌아온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잡아온 호랑이의 배후에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들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었다. 최우식 대표는 분노에 가득 차 마음속으로 소리를 질러 댔다. ‘으아아아악!!!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윤우선을 혼내 주고 싶었을 뿐인데, 왜 LCS 그룹의 사람을!!!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다면 내가 이곳에 오지 않았을 텐데..!!! 이건 김창곤과 김혜준이 저지른 일인데 까딱 잘못하다간 내가 주동자가 되게 생겼잖아!!”이때 최우식 대표의 표정이 매우 복잡한 것을 본 은소리는 속으로 그가 자신의 신분을 깨달았음을 알고 급히 말했다. "최우식 선생님, 당신이 원래 목표하던 것은 바로 윤우선 씨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일은 우리 둘 사이에 생긴 오해일 뿐이죠. 저를 풀어주시면 오늘 일은 절대 추궁하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LCS 그룹과 오송 그룹의 협력을 성사시켜 드리죠. 어떠세요?”은소리의 이 말에 최우식 대표의 마음은 조금씩 동요하기 시작했다. 지금 자신에게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었다. 첫째, 은소리를 죽여버린다. 두 번째, 당장이라도 이 일을 그만 두고 LCS 그룹이 자신에게 역으로 보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첫 번째를 선택하려면 은소리를 죽인 후 LCS 그룹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했다. 그래서
김창곤은 계속해서 입을 열어 나불댔다. "최 대표님, 보세요, 이 은소리라는 년이 정말 LCS 그룹의 딸이라면 왜 이런 낡은 건물에 있는 스파로 오겠습니까? 게다가 은시후의 신상에 대해 저 년이 말한 것은 전혀 믿을 수가 없어요! 은시후 그 거지 같은 놈이 우리 집에 들어오기 전에 뭘 하는 놈이었는지 아십니까? 공사장에서 먹고 자는 잡역부였어요! 그 일용직 노동자 들이요!! 솔직히 말하면 그 자식은 엉덩이 닦는 데 쓸 화장지 살 돈도 없는 놈이었어요..! 그런데 무슨 부잣집 도련님이라고요!? 하 참!! 어느 부잣집에서 제 자식을 밖으로 내팽개치고 이렇게 오랜 세월 고생을 하도록 하겠어요?!"하지만 최 대표는 계속 무표정했고, 김창곤이 하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창곤의 말은 얼핏 들으면 일리가 있지만, 사실 확실한 증거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은 방금 은소리의 수표책과 인감 도장까지 제대로 보았다. 수표책도 진짜였고 인감 도장도 결코 위조가 아니었다..! 게다가 한정판 최고급 에르메스 가방을 떠올려 보면.. 그녀는 확실히 은소리가 맞을 것이다..!지금 최우식 대표를 괴롭히는 문제는 바로 어떻게 은소리를 처리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었다..! 그는 은소리의 말을 100% 믿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상류층 사람들은 어떤 심리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입을 열면 과거를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결국 자유를 되찾게 해주면 제일 먼저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 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소리를 죽이기에는 굉장히 불안한 상황이었다. 김창곤과 김혜준이 일을 신중히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납치해서 오는 길에 차를 갈아타지도 않고 왔다니.. 결국 CCTV만 철저히 조사하면 이 차의 추적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결국 조금 뒤 이곳에 들이닥칠 것이다..! 이에 최우식 대표는 전신이 긴장되었고 두피가 저려오는 것 같았다. ‘하아.. 이 여자를 죽일 수 없다면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시도할 수밖에 없어..’ 마
김혜준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무너졌다. 그는 최우식 대표의 경호원 몇 명이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자신을 향해 돌진하여 놀라 뒷걸음질치면서 소리쳤다. "최 대표님, 이게 무슨 짓이십니까?!! 제가...! 우리가 이 일을 한 건 모두 다 당신을 위한 거 아닙니까!! 안 받아주면 그만이지, 왜 제 두 팔을 못 쓰게 만들려고 하시는 겁니까?"최우식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화가 치밀어 올라 "어쭈! 내 말에 토를 달아!? 다리도 부러뜨려 버려?!"라고 욕설을 퍼부었다.김혜준은 공포에 질렸고, 멀리 달아나기도 전에 몇 명의 키 큰 경호원들에 의해 꼼짝 없이 땅에 깔리고 말았다.최우식 대표를 위해 일하는 경호원들은 모두 상사가 분부한 이상 조금도 주저 없이 김혜준이 바닥에 쓰러지자마자 바닥에서 벽돌을 주워 그의 어깨를 향해 내리쳤다! 김혜준은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다른 어깨에도 심한 통증이 전해졌고, 고통 때문에 그는 거의 실신할 정도로 괴로워 했다..!김창곤은 친아들이 이 비참한 꼴로 맞고 있는 것을 보고, 얼른 사정을 했다. "최 대표님... 최 대표님! 제 아들은 전적으로 호의에서 한 것입니다!! 호의에서 비롯되어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이렇게까지 대하실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최우식 대표는 이를 갈며 말했다. "두 놈 다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여기 이 노인네 팔도 부러 뜨려 버려!" 지금 이 순간의 최우식 대표는 이 일을 완전히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저 은소리를 지지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최선을 다해 은소리에게 자신이 무죄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러니, 김창곤이 감히 호의에서 한 행동이라고 말한다면 이건 자신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두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은소리에게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만약 은소리가 분노를 풀어주기만 한다면, 자신의 문제는 별 것이 아니게 될 것이다. 김창곤은 이 망할
윤우선은 아직 묶여 있어 저항력이 전혀 없었기에 은소리가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했다. 한 편 윤우선은 맞으며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꺄악!! 저기요!! 제발 때리지 말아주세요, 저도 잘못했어요!!”"잘못했어??!" 은소리는 이 말을 듣자 더욱 화가 나서, 윤우선을 향해 끊임없이 손찌검을 날리며 소리쳤다.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만 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아?! 내가 오늘 널 죽여 버릴 거야!!”겁에 질린 윤우선은 눈물을 흘렸다. "아악!!! 살려주세요! 악!!! 그리고 당신은 은 서방의 고모잖아요! 난 은 서방의 장모라고요!! 우린 이제 친척이에요! 어떻게 친척 사이에 이런 대접을 할 수 있어요!! 만일 내 사위가 장차 이 일로 당신과 등을 돌리면 어쩌려고요!!”은소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꺼져!!! 내가 어떻게 너 같은 가난한 년과 친척이야!! 시후가 감히 너희들을 LCS 그룹으로 데려온다고 하면 내가 먼저 다 죽여 버릴 거야!!”옆에 있던 최우식 대표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자 그는 은소리에게 아첨하듯 말했다. “저.. 여사님, 말씀만 하시면 이 년을 제가 대신 해치워드리겠습니다!”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놀라서 은소리를 바라보며 애원했다. "저기요!!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아니면 적어도 김창곤이랑 김혜준처럼 맞기라도 할게요!” 사실 은소리도 윤우선을 지옥으로 보내 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부탁하신 것이 생각나서 갑자기 주저하고 말았다. 은소리는 자신이 최우식 대표에게 윤우선을 죽이라고 한다면 아버지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시후가 LCS 그룹에 적대감을 품게 되면 아버지는 자신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을 원망하실 것이다. 이 생각에 은소리는 윤우선을 한사코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이 년아 그 입 닫아! 내가 오늘 시후의 체면을 봐서 널 죽이지 않지만, 네가 저지른 죄는 절.대.
무장한 채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달려드는 것을 보자 창고 안에 있던 모두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다..!최우식 대표는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너.. 너희들!! 누구야!!”그중 앞장서 검은 마스크를 쓴 사내가 차갑게 한 마디를 뱉었다. "인터폴이다! 국제 사기 사건을 조사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시후의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 이화룡이었다.시후는 바로 밖에 있는 헬리콥터에 있었지만, 그는 헬기에서 내리지 않았다. 오늘 이 일은 그가 직접 나설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장모인 윤우선에게 설명할 방법이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최우식 대표는 극도의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인터폴? 국제 사기 사건..?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이야?? 단지 윤우선과 은소리를 납치했을 뿐인데..?’그러나 윤우선은 순간적으로 고압전기에 맞은 것처럼 신경이 곤두서고 온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고, 즉시 시후의 은행 카드를 훔쳐 감방에 갇혔을 때의 비참한 경험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잠시 뒤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인터폴 여러분!!!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좀 도와주세요!! 이 사람들이 나를 납치하고 날 죽이려 들어요!!!”리더처럼 보이는 사내는 발걸음을 옮겨 그녀의 부상 상태를 살폈고, 주변 사람들에게 "일단 부상자를 보호해."라고 외쳤다."예!" 그러자 몇몇 사람들이 동시에 대답하고는 급히 다가가 한쪽 다리가 부러진 윤우선을 옆으로 끌고 갔다.윤우선은 총을 든 검은 옷차림의 몇몇 사람들에게 보호받고 있는 자신을 보고는 안심이 되어 울부짖었다. 최우식 대표는 윤우선이 보호되는 것을 보고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했다..! 윤우선은 은소리의 분을 풀기 위한 도구였는데.. 이 인터폴들이 윤우선을 보호한다면 어떻게 은소리를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그러자 그는 소리를 치며 말했다. "저기요!! 지금 범인을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여기에는 국제 사기 용의자가 없어요!!
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표정이 갑자기 어색해졌고, 우물쭈물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내가 왜 그 사람 정보를 알아봐야 해요..."유가휘는 유미경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미경아, 기억해라. 남녀 사이에 관계가 잘 발전하려면 절대 자존심 싸움을 하거나 삐지면 안 돼. 상대가 너에게 관심을 보이면, 너는 두 배로 반응해 줘야 하는 거야. 상대방이 너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너는 뻔뻔하게 주도권을 잡아야 해. 절대 네 마음 속의 사소한 감정 때문에 쿨한 척 거리를 두면 안 된다고. 괜히 속으로 불평만 하면 안 된다 이 말이다!” 그리고 유가휘가 이어 말했다. “너를 찾지도 않는다고 너도 그를 찾지 않고, 심지어 널 찾으러 왔을 때도 네가 여전히 허세를 부리면 인연이 있다고 해도 다 사라지지 않겠어?!”그 말을 들은 유미경은 아버지의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의 강한 자존심 때문에 그녀는 겉으로 부정하며 말했다. "아빠, 난 은시후 씨한테 별 감정이 없어요. 게다가 나랑 그 사람은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요. 제가 어떻게 아버지를 무릎 꿇게 한 남자랑 사귈 수 있겠어요?"유가휘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네가 정말 은시후 씨와 사귈 수만 있다면, 이 아빠는 무릎 꿇는 게 대수겠어? 절이라도 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다시 덧붙였다. "더군다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할 것 아니냐. 내가 은시후 씨에게 무릎을 꿇게 된 것은 내가 그를 화나게 만들었고 그에 따라 용서를 빌어야 했기 때문이야.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내가 잘못한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만약 네가 그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아무런 이유 없이 날 더러 무릎을 꿇으라고 하겠어?"유미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빠가 그렇게 말하는 건 오로지 은시후 씨의 능력을 보고 그러는 거잖아요.""그래 맞다!" 유가휘는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 "미경아, 넌 맏이야. 처음으로 나에게 아버지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아이지. 그건 네 동생들이 절대 따라할 수 없
과거의 그는 모든 여성들을 대할 때 항상 거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사랑을 받는 건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초월적인 자부심 덕분에, 그는 수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여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 방가흔은 그가 만난 모든 여성들 중 가장 사랑한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방가흔을 늘 존중한 적이 없었다. 과거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을 때, 유가휘의 입장에서 이 일은 마치 가장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도, 그는 단순히 잃어버린 장난감을 되찾아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방가흔을 정말 사랑했냐고 묻는다면, 그의 대답은 분명 ‘아니오’였을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 그는 방가흔을 매우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자신을 떠난 후, 그는 자신을 통제하고 다시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방가흔은 비록 유가휘의 아내이자 ‘사모님’이라는 공식적인 위치를 얻었지만, 그녀는 유가휘의 재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혼 후에도 화려한 새장 속의 카나리아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방가흔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그 한마디가, 유가휘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그는 평생 자랑스럽게 수많은 여성들을 품어왔다. 그러나 오늘, 시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그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 그는 마치 전쟁에서 패배한 자존심을 버린 장군 같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함도, 자부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곁에 남은 여인이 끝까지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그는 마음 속에 부드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정말 그를 완전히 놓아주었다
그 시각.유가휘의 가족들도 이미 차를 타고 시훈도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유가휘는 방가흔과 함께 차를 탔고,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직접 몰고 집으로 향했다. 유가휘는 딸이 뭔가 멍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는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유미경은 이를 거절했다. 유미경은 지금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차를 몰고 돌아가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시후만이 떠올랐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유미경은 그가 이미 자신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시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걱정들을 안고 운전을 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오는 길에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집 앞에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린 유가휘는 마치 영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처럼 기운이 빠져 있었고, 걸음걸이조차 힘겨워 보였다.남편의 이런 모습을 본 방가흔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다급히 물었다. "여보, 괜찮아요?"유가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무력하게 손을 저었다.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유미경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반대편에서 그를 부축했다.세 사람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유가휘는 두 사람에게 자신을 소파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소파에 앉는 순간, 그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오늘이 가장 두려운 날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방가흔은 눈물을 훔치며 흐느꼈다. "미안해요, 여보... 다 내 잘못이에요..."하지만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냐, 당신 잘못이 아니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이중열의 어머니는 눈앞의 시후를 바라보며, 그의 나이가 꽤나 어린 것을 보고 놀랐지만, 여전히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우리 가족들을 대표하여 당신의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이에 시후는 서둘러 대답했다. "어머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삼촌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절친이셨으니, 이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이중열의 어머니는 순간 멈칫하더니, 놀란 듯이 말했다. "아이고, 말씀을 듣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직접 상반신을 일으켜 보았는데,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 같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뇌졸중으로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증상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았다.그러자 자녀들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알다시피 어머니가 뇌졸중에 걸린 이후로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담당 의사조차 ‘며칠 안에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맏이인 이중열이 어머니에게 이름 모를 한 알의 약을 먹이자, 그녀가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뇌졸중 증상이 사라졌으며 안색이 매우 좋아졌다. 이것은 도저히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에 이중열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그럼 어머니께서 바로 퇴원하셔도 될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으실 겁니다."이중열은 감격한 나머지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그럼 집으로 돌아가요!"그러나 이중열의 어머니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급히 돌아갈 필요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홍콩에 왔으니, 먼저 아버지께서 계신 샌디 리지로 가자. 네가 그동안 오지 못했으니, 돌아온 김에 먼저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겠어?!""샌디 리지요?" 이중열은 놀라며 물었다. "아버
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는 이미 모든 지각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고, 기운조차 매우 미약해진 상태였다.이중열은 20년 동안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가 이제야 겨우 재회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심지어 그를 한 번 바라보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부모님 곁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채 어머니의 손을 꼭 쥔 채 마치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그를 본 동생들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침상 곁에서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후는 조용히 품에서 한 알의 거풍환을 꺼내 이중열에게 내밀며 말했다. "삼촌, 이 약이면 어머님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드리세요."이중열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더듬었다. 그리고 작은 상자를 꺼내 들며 진지하게 물었다. "도련님, 예전에 제게 주신 이 약을 그동안 늘 지니고 다녔습니다. 혹시 이 약으로도 어머니를 살릴 수 있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제 외할아버지께서도 병세가 위독하셨지만, 이 약 한 알로 되살아나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이중열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께 이 약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곧바로 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거풍환을 꺼냈다.시후도 더 이상 자신이 내민 약을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그것을 거둬들였다.이중열은 어머니의 산소 마스크를 벗기며 동생에게 말했다. "한열아, 어머니를 일으켜 줘."그러자 이중열의 동생은 즉시 조심스럽게 이중열의 어머니의 상반신을 조심스럽게 부축하여 들어 올렸다.이중열은 시후가 준 약을 어머니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보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렸다.그리고 거풍환은 결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불과 몇 초 만에, 창백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서서히 혈색이 돌기
이중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께서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상황이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이중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도민은 이내 차를 급히 기독병원 입구까지 몰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중열은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려 곧장 병원 로비로 달려갔다. 그는 접수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과 병실 정보를 문의했다.당직 간호사는 빠르게 정보를 조회한 뒤 이중열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동과 호실을 알려주었다.이중열은 안내를 받은 대로 급히 어머니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병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이중열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단 한 개의 병상이 있었고 침대 위에는 산소 마스크를 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는 세 명의 중년 남성과 두 명의 여성,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병실에 있던 다섯 명의 중년들은 문 앞에 선 이중열을 보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오빠?! 정말 오빠야?!"이중열은 그녀를 바라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 너 소연이냐?!"그녀는 이중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즉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와서 이중열을 꼭 껴안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어떻게 홍콩으로 돌아온 거야?! 유가휘가 오빠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잖아. 오빠가 돌아온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중열을 꼭 껴안고 울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사람들은 바로 이중열의
"하하... 아가씨, 조금 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까?!" 원서훈은 놀란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야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배유현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무술 고수신데, 제가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못 들으신 건가요?"원서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놀랐을 뿐입니다...."배유현은 빙그레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께서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 뿐이겠어요? 조금 전 그 유미경 씨를 보셨나요? 그분이 은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여자의 눈빛이 그토록 애절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요."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긴 합니다...."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오신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됐는데.. 이틀 만에 유미경 씨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쳐도 이틀 만에 은 선생님이 그녀를 안쓰러워 하시다니,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원서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 유미경 씨를 안쓰러워하셨다고요?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배유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원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보지 않으셨기 때문 아닐까요?"원서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배유현에게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은 선생님을 좋아하신다면, 유미경 씨는 아가씨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려 하시는지요?"배유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미혼이시라면, 당연히 유미경 씨는 제 경쟁 상대가 되겠죠. 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유미경은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유가휘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경아! 은 선생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잖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답해드려!"그러나 유미경은 고집스럽게 얼굴을 돌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시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유미경 씨가 저를 상대하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난처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제 딸아이가 예의가 없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번에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이렇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급히 돌아가실 필요가 없으시다면,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시죠."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저도 급한 일이 없어서요.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하루 이틀 더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저도 기다렸다가 일이 끝난 후 함께 돌아가겠습니다.""그러시죠." 시후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중열과 그의 가족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배유현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배유현이 다시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는 어느 호텔에서 머무르시나요?"시후는 유가휘와 유미경을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습니다."배유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호텔을 골라서 은 선생님의 객실도 함께 예약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유현 씨."유미경은 그 때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유가휘는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비록 시후에게 한바탕 당하기는 했지만, 그는 아직도 시후와 배유현을 자신의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