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서 시후는 안세진을 따라 호텔 내부로 들어갔다. 레스토랑과 케이터링 부서들은 다른 날과 다르게 확실히 텅 비어 있었다. 게다가 직원들도 오늘따라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안세진에 따르면 종업원이 너무 많으면 은소리가 짜증을 낼까 봐 걱정이 되어서 일찍 퇴근시킨 것이라고 했다.시후는 외부의 레스토랑을 지나쳐 중앙에 위치한 스카이 가든으로 향했다. 스카이 가든에 있던 100개의 연회식 테이블은 완전히 철거되었고, 정중앙에 하나의 테이블만 남아 있었다. 시후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100개의 연회석 테이블과 의자를 철거한 건 고모의 명령 때문일 테니까.. 그래서 시후는 이 상황을 맞닥뜨리자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시후는 아직 고모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고모의 행세는 시후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 시후는 카드에 현금이 700억 정도가 들어 있었지만 허세를 부리고 싶지 않았다. 외식을 하는 것조차 번거롭다고 생각했고, 비용이 많이 들기에 차라리 길가에 있는 국밥집에 가서 소고기 국밥 한 그릇을 먹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모는 자신과 밥 한 끼 먹기 위해 버킹엄 호텔 전체를 빌려다 쓰고, 스카이 가든을 이렇게 모두 비워 버린 건 오히려 시후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킬 뿐이었다. 시후는 안세진과 함께 이 유일하게 세팅 된 테이블로 왔다. 테이블은 가로 약 2미터, 세로 약 1미터 폭으로 양 끝에 두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안세진은 직접 시후가 앉을 의자 하나를 끌어 내며 말했다. "도련님, 여기서 잠시 기다리셔야 합니다.”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네, 가서 일 보세요. 저는 그냥 혼자 휴대폰을 좀 보면서 기다리면 되니까요.”"도련님, 먼저 마실 것 좀 드릴까요?""그럼 따뜻한 차 한 잔만 주세요.""네 도련님."시후는 테이블에 혼자 앉아 심심해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마침 이토 나나코에게서 카톡 한 통을 받았다. 시후는 그녀의 메시지를
안세진은 그녀의 곁을 따라다니며 매우 공손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시후와의 거리가 얼마 안 남았을 때 은소리는 웃음 지으며 말했다. "어머 시후야!! 너무 오랜만이다~~~!! 벌써 멋진 청년이 되었네~~~?”시후는 은소리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얼굴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는 걸 느꼈다. 그리고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곧 28살이니 더 이상 총각은 아니죠.. 하하!”은소리는 다정하게 웃음지었다. "어머.. 그런데 너 진짜 아버지를 빼다 박았다~”“고모도 제가 어릴 때 본 후로 변한 게 없어 보이세요.”"호호호~ 눈 깜짝할 사이에 10~20년이 흘렀는데, 나도 벌써 50이 다 되어 간다 얘~ 그러니 내가 어떻게 예전과 똑같을 수 있겠어?”이때, 안세진은 이미 한발 앞서 은소리가 앉을 의자도 조심스럽게 꺼내 주었다.은소리는 자리에 앉은 뒤에 시후를 한 번 쳐다보았는데, 시후가 계속해서 의자에 앉아 있었고 자신이 앉기 전에 일어서지도 않자 속으로 불만을 느꼈다. 왜냐하면 은소리는 밥상머리에 앉아 있을 때는 어른들이 오실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윗사람이 말을 하면 아랫사람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하고, 윗사람이 자리에 앉아야 아랫사람은 주변을 살폈다가 자리를 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오히려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 있는 것처럼, 일어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러자 은소리는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실 시후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후가 계속 실종된 채로 영원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그녀에게는 더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자식이 실종된 지 이렇게 오래되었다가 갑자기 그룹의 재산을 쪼개는 원인 제공자가 될 줄이야..! 게다가 더더욱 그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은 회장이 시후에게 엠그란드 그룹과 현금을 준 것도 모자라 이제 집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평범한 옷차림에 무식하고, 예의
"그룹으로 돌아간다고요..?" 시후는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 지었다. 은소리는 시후의 가식적인 웃음을 보고 입을 열었다. "시후야, 원래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잖아~ 어렸을 때 그룹에서 나간 뒤에 너도 이제 나이가 꽤 들었어~ 원래 너의 집을 떠난 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돌아가서 가족들도 만나고 해야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모의 말씀이 맞아요. 이렇게 오랫동안 떠나 있었으니 시간을 내서 그룹에 한 번 가 봐야죠.” 그리고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여유 있을 때 방문하는 걸로 할 게요 고모.” 지금 시후의 말은 마치 은소리의 제안에 동의한 것 같아 보였지만, 그저 시간을 미루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시후는 일단 여유 있을 때 만나자는 핑계로 오늘을 이렇게 넘기고, 다시 시간을 정하자고 할 생각이었다. 이런 식으로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결국 만날 기약이 없는 것과 같았다. 은소리도 당연히 시후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즉시 입을 뗐다. "어머 시후야~ 다시 집안으로 돌아오는 걸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마~~ 가족들이 얼마나 너에게 관심이 많은데~~ 그리고 네 할아버지 좀 봐?! 널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빠르게 연락을 하셨니? 박상철 집사에게 엠그란드 그룹과 블랙 카드까지 보냈잖아~~ 그러니 너도 할아버지를 한 번 뵙고 인사는 드려야 하지 않겠니??”그러자 시후가 은소리에게 물었다. "음.. 고모.. 뭔가 간과하시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냥 제가 그룹에 잠시 방문만 하면 이 일이 해결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이 말을 듣자 은소리는 속에 점점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보기에 시후는 감사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녀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LCS 그룹은 이렇게 자신을 보내서 이 녀석을 집안으로 초대했고, 이렇게 식사 자리까지 만들어 호의를 베풀고 있는데.. 이 녀석이 조금만 눈치가 빠르고 상식적으로 행동할 줄 알았다면 곧 바로 자신의 제안을 승낙하고,
은소리는 검지 손가락을 펴며 오만하게 말했다. "우선 엠그란드 그룹과 관련된 문제야. 사실 이건 이태리 부회장에게 계속 부탁해도 될 거야. 왜냐하면 우리가 보기에 이태리 부회장이 꽤 능력자거든~ 그리고 그동안 엠그란드 그룹은 이태리 부회장 밑에서 잘 크고 있어. 그러니까 넌 안심하고 모든 걸 맡겨도 돼.” 이어 은소리는 중지를 펴 V자 모양을 만들었다. "다음! 네 아내 김유나의 가족들 문제야. 우리가 WS 그룹에 대해서 조사를 좀 했지~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수준 낮은 인간들이 어떻게 LCS 그룹의 사돈이 될 수 있을지 정말 이해가 안 되더라??” 은소리는 이미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씰룩 대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난 네가 가능한 빨리 그 김유나라는 여자와 이혼하고 그 가족과는 인연을 끊을 것을 추천해. 뭐.. 그런 집안 인간들이라면 돈도 요구하겠지~ 그럼 넉넉하게 돈을 좀 쥐어 주고 영원히 바이바이 하도록 해~! 누구라도 그 인간들 때문에 우리 LCS를 조롱하지 않도록 말이야?”시후는 은소리의 선을 넘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안색이 안 좋아졌고, 목소리도 점점 싸늘하게 변했다..! "고모, 그런데 결혼과 관련된 건 제 사적인 일입니다. 그러니 고모를 비롯하여 LCS 그룹과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 그러니 그룹은 제 일에 간섭할 자격이 없다고요.”은소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시후야..? 그렇게 고자세로 굴지 말고, 너도 곰곰히 잘 생각해봐! 너는 LCS 그룹의 피가 흐른다고! 우리나라 재벌 2세들을 다 모아서 Top 10을 뽑는다고 하면, 그 중에 분명 네 자리가 있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그런 수준 떨어지는 여자애가 어떻게 너랑 어울려?? 그런 애라면 네 가정부조차 될 자격이 없어~!”그러자 시후는 약간 화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모, 유나씨는 제 아내이고 제가 인생의 바닥을 맛보고 있을 때 저와 결혼해 준 사람이에요. 그러니 저는 절대 그녀와 이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말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으세요.”
은소리는 시후가 감히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시후가 말하길 자신이 그룹 재산의 4분의 1 정도는 상속받아야 한다고 말하자, 더욱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야!! 너 너무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거 아니야?! LCS 그룹의 자산 4분의 1을 네가 물려 받는다고? 하!! 네가 뭔데?!""저요? 제 이름은 은시후.. 제 아버지는 은서준 상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오래됐는데~?!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와서 LCS 그룹의 재산을 상속 받겠다고??! 넌 그럴 자격 없을 걸?!"시후는 은소리를 보며 비웃었다. "제 아버지께서는 LCS 그룹을 위해 열심히 싸우셨어요. 그러니 제가 보기에 LCS 그룹의 주인이 될 정도의 자격이 충분했죠! 오히려 고모야 말로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지 않을까요? 사실 회장님께서도 딸이 시집가면 출가외인이라고 하시는 세대 아니세요??! 왜 제게 이래라저래라 하시는 건지..?”‘출가외인’이라는 말은 은소리가 평생 가장 싫어했던 말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늘 그룹의 재산 상속에 대해서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남편과 헤어진 뒤 그녀는 자신의 미래 희망을 모두 LCS 그룹의 재산 상속에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LCS 그룹의 첫째 은정공, 셋째 은정운, 넷째 은정천은 은소리를 적대시해 왔고, 그들은 늘 은소리가 재산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은근히 상기시켰다. 왜냐하면 은소리는 결국 누군가와 결혼 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은소리는 당연히 이런 말들에 대해서 결코 수긍하지 않았다..! 이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은소리는 지금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은 회장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어떻게든 어르신의 비위를 맞추어서 자신이 죽기 전에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유산을 물려주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은소리가 필사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룹을 떠난 지 20년 가까이 된 이 녀석이 감히 자기 앞에서 이런 건방진
은소리는 자신의 협박이 시후를 굴복시켰다고 생각했고 곧바로 시후를 비웃으며 말했다. "후훗! 먼저 네 그 천한 아내와 이혼한 후 그룹으로 돌아가 할아버지의 재혼 제안을 기다리는 거지~ 지금 Koreana 그룹의 고선우 회장은 이미 Koreana 그룹을 완전히 장악했고, 전례 없을 정도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고선우 회장의 딸은 네가 어릴 때 정략 결혼을 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걸로 알고 있고.. 그럼 그 딸과 결혼하면 우리 그룹에 큰 도움이 되겠지! 그리고 엘에이치 그룹의 손녀, 소수도의 딸 소민지 역시도 후보로써 적당해. 그녀는 엘에이치 그룹에서 매우 총애를 받고 있으며, 그녀의 어머니는 네 아버지가 결혼하기 전까지 죽어라 따라다녔으니까~ 그러니까, 만약에 네가 그 아이와 결혼하겠다고 알리기만 하면 아마 그녀의 어머니가 더 나서서 결혼을 승낙할 걸? 그러니 시후 너는 지금 아내와 이혼하고 먼저 소민지와 좋은 관계로 발전하려고 노력하도록 해. 만약 소민지와 결혼할 수 있다면 결혼하고, 만약 잘 안 된다면 고선우의 딸과 결혼을 하는 거지!”시후는 피식 웃었다. "큭크큭.. 고모의 말은 LCS 그룹을 위해 제가 몸을 팔라는 거네요..?”은소리는 냉담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야? 이건 몸을 파는 것이 아니지! 결혼은 상류층에서 몸집을 불리거나 자신의 힘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시후는 비꼬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고모, 그럼 결혼이 그렇게 좋은 수단이라면.. 고모께서도 이혼한 뒤에 고선우 회장님이나 소수도 대표와 엮일 수 있는지 시험해 보시지 그래요?? 그 두 명 중 한 명과 잘 엮인다면 LCS 그룹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은소리는 이 말을 듣고, 시후에게 뺨을 몇 대 정도 맞은 것 같았고, 그녀는 그제서야 시후가 처음에는 굴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자신을 모욕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갑자기 분노하며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이 짐승 같은 자식! 난 네 고모야!!! 그런데 감히 나를
시후가 뒤도 돌지 않고 장소를 떠나 버리자, 테이블에 홀로 남겨진 은소리는 분노에 가득 차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은시후! 이 자식아! 이 고모도 아직 자리를 안 떴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먼저 가?! 내가 너 보다 나이도 많고, 내가 네 고모야!!! 이 건방진 자식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하지만, 입구를 지나친 시후는 그녀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시후의 눈에 은소리는 완전히 그룹의 후광을 믿고 거들먹거리는 멍청이일 뿐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거드름을 피우며 명령이나 해대는.. 분명히 은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일을 처리하면서도 그저 자신의 체면만 생각하는 인간은 사실 LCS 그룹에서도 큰 능력이 없는 인간일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그녀와 계속 말다툼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게 귀찮았다. 입구를 나선 시후는 곧바로 스카이 가든에서 벗어났다. 안세진은 황급히 시후를 보고 달려와 긴장한 채 말했다. "도련님,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있겠습니까? 만일 아가씨가 회장님께 가서 이 일을 일러바치면.. 그 때는 도련님께 불리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그래서요?” 시후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제 생각에 고모는 LCS 그룹의 구성원이 아니라 사실 은 회장의 개일 뿐이에요. 그리고 고모는 나를 물어 뜯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할아버지의 뜻이 어떤 지 궁금하네요. 만약 할아버지도 정말 날 공격하고 싶다고 한다면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고모에게 몇 마디만 하고 때리거나 죽이지 않은 건 그들과 내가 같은 피가 흐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만약 그들이 먼저 손을 써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 같은 핏줄이건 상관없이 그 누구든 바로 죽여 버릴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시후의 주변에는 살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옆에 있던 안세진은 힘 없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그는 사실 그룹이 앞으로 시후를 어떻게 할 것에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그룹이 시후를 화나게 만들면 시후가 LCS 그
준비된 테이블은 이미 그녀의 손에 의해 뒤집어졌고, 바닥은 깨진 식기들로 인해 온통 난장판이 된 뒤였다..! 바닥에는 깨진 유리조각들이 많아 스카이 가든의 담당 직원은 은소리가 잘못하여 유리조각에 다치기라도 할까 봐 서둘러 웨이터 두 명을 데리고 달려와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은소리는 울화가 치밀어 터뜨릴 곳이 없어 짜증이 나던 중, 담당 직원이 두 명의 웨이터를 데리고 오는 것을 보고 화를 내며 한 명을 붙잡고,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후려치며 욕설을 퍼부었다. "야! 내가 오라고 했어? 내가 오라고 했냐고!!?!"따귀를 여러 대 얻어맞은 웨이터 한 명은 울면서 애원했다. "아가씨, 진정 하세요~ 혹시라도 아가씨께서 유리조각에 다칠까 봐 빨리 치우려고 왔습니다..!”은소리는 화가 치밀어 올라 손에 힘까지 더 하며 욕을 했다. “야 이 년아!! 내가 오라고 해야 오는 거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마! 앞으로 얼굴도 못 내밀게 만들겠어!”그러자 담당 직원은 급히 다가가 은소리를 진정시켰다. "아가씨 화내지 마세요, 이 일은 제가 결정한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그러자 은소리는 화가 나서 눈을 크게 뜨고 담당 직원의 배를 걷어찼다! “야!! 너희 셋 다 잘렸으니까 여기서 빨리 꺼져!!!”담당 직원은 은소리에게 발길질을 당해 ‘아악!’하며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는 엉덩방아를 찧었다..! 바닥에는 깨진 유리 조각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는데, 그녀는 넘어지면서 몇 개의 유리조각이 살을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유리조각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은 신경 쓰지 못하고 창백한 얼굴로 배를 움켜쥐고는 괴로워하며 말했다. "아악.. 배가 너무 아파요..! 미리 씨..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미리는 두 명의 웨이터 중 한 명이었는데, 그녀는 은소리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은소리에게 맞지는 않았다. 그녀는 상사가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자마자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수란 언니, 괜찮아요?! 조금만 버텨요?!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