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연은 올해 21세로, 사실 그녀의 실제 나이는 소민지보다 한 살 더 어렸다. 하지만 소이연이 태어나서부터 열 여덟 살이 되던 해까지, 소수도는 그녀의 존재를 몰랐다. 왜냐하면 소이연의 생모, 하영수는 한국의 5대 최고 무술 가문에 드는 진주 하씨 집안의 장녀이자 당시 소수도의 경호원 중 한 명이었다.하영수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무술 실력도 훌륭하여 당시 엘에이치 그룹의 경호원들 중 가장 뛰어난 인물로 손꼽혔다! 그녀는 소수도보다 세 살 더 많았는데, 소수도는 열다섯 살 되던 해에 유학을 떠났고 소성봉은 그의 안전을 위해 특별히 허 씨 집안에서 그녀를 채용하여 소수도의 경호원으로 일하게 했다.그 해, 하영수는 만 열 아홉 살이었고, 막 성인이 되었다. 그 해부터 그녀는 줄곧 소수도의 곁을 지켰다. 그와 함께 공부도 하고, 그룹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무술 단련도 쉬지 않았으며 그와 함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하영수는 소수도가 현 아내인 박혜정에게 구애하는 동안에도 곁에서 그를 은밀히 지켜왔다..! 하영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서부터 소수도를 지키며 20년 가까이 되는 긴 시간 동안 곁에서 떠나 본 적이 없었기에, 자연스레 다른 남자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소수도에게 애정이 생겼다. 다만, 두 사람의 신분과 나이, 집안 차이 때문에 하영수는 자신의 감정을 마음 속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다.결국 소수도가 박혜정과 결혼하고, 30대가 된 그녀는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끝까지 드러내지 않았다.소민지가 태어난 이듬해, 소수도는 30살, 하영수는 33살이 되었다. 소수도는 해외에서 음모에 맞닥뜨려 생명을 잃을 뻔할 정도로 위험한 일을 당했고, 하영수는 필사적으로 목숨을 걸고 그를 구해냈지만 이 일로 인해 하영수는 한쪽 팔을 잃게 되었다. 장애를 가지게 된 하영수는 전투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었고, 소수도는 그녀를 일찍 은퇴 시켜 고향으로 돌려보내야 했다.하영수가 떠날 때, 소수도는 매우 아쉬워했다.
왜냐하면 이연은 그것이 어머니가 원하는 길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영수는 딸의 이름을 소이연으로 바꾸고, 그녀를 소수도에게 추천했다..!소수도는 처음에 소이연의 배경을 알지 못했고, 그저 이 아이의 실력이 비범하고, 하영수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이연은 어머니의 가르침을 들었기에, 소수도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교활하고 연륜이 있는 소성봉은 소이연에게서 몇 가지 단서를 알아냈다..! 그는 늘 이 아이가 소수도를 보는 눈빛이 좀 남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느껴지자 소성봉은 소이연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이연이 누군가 보낸 첩자일까 봐, 그녀의 신원을 철저히 조사했다..! 소성봉은 조금씩 조사를 해가면서, 마침내 하영수까지 찾아내게 되었다. 소이연이 소수도의 딸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소 회장은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수집하여 조용히 DNA를 대조했다..! 확실한 결과를 얻게 되자, 소 회장은 이 모든 것을 소수도에게 알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소수도의 첫 반응은 충격이었고, 두 번째 반응은 감동이었다. 그는 하영수가 자신에게 품은 감정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동받았던 것이다..! 그날 이후, 그녀는 혼자서 딸을 낳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이렇게 능력 있는 인재로 키웠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은밀하게 자신의 곁으로 보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소이연의 정체를 걱정했다..! 결국 이연은 불륜으로 태어난 사생아이기 때문이다..!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이연의 신분을 들킨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는 크게 떨어질 것이었다. 그리고 아내의 성격으로 그녀는 망설임 없이 이혼을 선택할 것이다. 설령 이 불륜은 이미 20년이 지난 사실이지만 말이다.소 회장은 아들과 상의한 후, 해결책을 생각해 냈다. 그것은 바로 이 사실을 그냥 모른 척하자는 것이었다. 소이연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소수도를 아버지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체면치레??" 이 말을 들은 소성봉은 약간 감정을 담아 이야기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사실 가격으로 따질 수 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절대 봐줄 수 없다고 하지만 말이다, 그에게 1억, 10억, 100억, 심지어 1000억을 준다고 하면 넘어가지 않을 인간이 있겠니? 하지만, 핵심은 말이야, 대체 얼마를 써야 하느냐는 말이야!? 정말 100억, 심지어 1000억을 달라고 한다면.. 너도 쉽게 그 돈을 줄 수 있겠니?”소수도는 갑자기 침묵에 잠겼다. 그는 정말 필사적으로 딸 이연을 구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정 때문이라면 그녀는 자신의 혈육이고, 아직 나이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죽게 내버려 둘 수 있겠는가..? 또한 이치 때문이라면 소이연은 현재 엘에이치 그룹의 최고 무술 실력자이고, 아직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그녀를 구해낸다면 앞으로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더욱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정이든 이치든, 늘 대가를 잘 따져보고 실행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맞았다. 만약 정말 100억, 1000억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면, 엘에이치 그룹 일가들은 절대 승낙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와 아버지 외에는 소이연이 그의 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모두 엘에이치 그룹의 수하로 알고 있을 뿐이다. 물론 부하를 위해서라면 수천 만 원은 쓸 수 있겠지만, 소이연을 위해 몇 억을 쓴다면, 이것은 분명히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것은 분명했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여도 자신과 소이연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의심할 것이다..!소성봉은 소수도가 잠시 침묵하자 그를 위로했다. "수도야, 이연이는 엘에이치 그룹의 혈육이기도 하고, 네 딸이자 내 손녀이니 나도 당연히 그 아이가 안전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사람은 모든 일에 있어서 득실을 따질 수밖에 없지 않겠니? 결국 실이 더 크다면 우리는 강제로 일을 벌일 수는 없다.”"하아.. 아버지.. 그럼 엘에이
"그래. 너도 스스로를 잘 다스려야 한다. 그러니 모든 생각을 이연이에게 쏠리지 않도록 해! 지금 엘에이치 그룹이 더 큰 위험에 빠져 있다는 걸 잊지 말고!! 네가 돌아오면, 당장 회의를 열어 현 단계에서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잘 논의해야 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빨리 손실을 메우지 않는다면, 다른 그룹들은 빠르게 동요할 거다!”"네, 알겠다 아버지!"......이 시각 LCS 그룹.일본에서 발생한 엘에이치 그룹과 관련된 뉴스 속보는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한껏 사로잡았다! 많은 그룹들은 이 뉴스에 충격을 받았는데, 왜냐하면 아무도 국내 최고 재벌가로 알려진 엘에이치 그룹이 일본에서 이렇게 큰 손해를 보고, 이렇게 큰 실패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뉴스는 엘에이치 그룹에는 큰 비보였지만, 다른 그룹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희소식임은 분명했다.엘에이치 그룹은 창원에서 가장 잘 나가는 재벌가였고, 그들은 재력과 능력 모두가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그나마 LCS 그룹이 그들과 겨룰 만한 상대였으며, 다른 그룹들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엘에이치 그룹의 능력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다른 그룹들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엘에이치 그룹과의 격차가 줄어들게 되었다. 그러니 모두들 자연스럽게 엘에이치 그룹의 비보를 즐기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LCS 그룹은 당연히 다른 그룹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하고 있었다.특히 은충환 회장은 이 소식을 듣고 흥분하여 별장의 거실을 왔다갔다하며 중얼거렸다. "하핫..! 엘에이치의 그 고수들은 늘 내게 크나큰 골칫거리였는데.. 특히 그 소이연이라는 친구는 젊고 실력이 대단해서 나를 몇 번이나 놀라게 했었지..! 일처리도 잘 하고, 실행력이 높아서 눈엣가시였는데.. 전부 일본에서 처리될 줄이야..? 아주 잘 됐어 아주!”"맞습니다 아버지!" 그러자 옆에 있던 은정공도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엘에이치 그룹은 정말 큰 손
시후가 탄 비행기는 이날 밤 10시가 넘어 인천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유나를 놀라게 하기 위해 시후는 오늘 밤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하지 않았다. 안세진은 일찌감치 차량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모두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차에 나눠 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이화룡과 이학수 총 책임자는 각자 떠났고, 안세진이 시후를 별장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하자 시후는 거절하지 않았다. 차에 탄 후, 안세진은 차를 몰면서 시후에게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이번에 우리가 엘에이치 그룹 갱단을 이렇게 제대로 한 방 먹였는데.. 엘에이치 그룹이 알면 필사적으로 싸우려 들지 않겠습니까?”"상관없어요. 엘에이치 그룹은 지금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을 테니까요.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잃었으니.. 아마 몇 년 안에 회복할 수 없을 것이고, 요 몇 년 간은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을 겁니다. 하하하!” 시후는 웃으며 답했다."그건 그렇고... 하아.. 사람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소이연도 도련님께 그대로 당하다니, 이번에는 정말 큰 손실을 입었을 겁니다!”"소이연?" 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누가 소이연인데요?"라고 물었다.“도련님께서 비행기에서 인사한 바로 그 여자입니다. 소이연이라고, 엘에이치 그룹의 현재 최고 무술 실력자 중 한 명입니다.""에? 정말요? 엘에이치 그룹의 후계자..? 뭐 그런 건가요..?”"아니요. 성은 소인데.. 열 여덟 살 때 엘에이치 그룹에 왔고 일한 지는 3년밖에 안 됐습니다. 하지만, 이 3년 간 소이연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정말 대단하기 때문에, 실력을 경시할 수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지었다. "아쉽네요. 그녀와 겨룰 기회가 없어서 말이죠.”안세진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그래도 소이연은 그저 평범한 고수일 뿐입니다. 도련님과는 비교가 안 되지요. 아마 도련님께서 천둥을 내리시면 제가 보기에 소이연은 그냥 한 방에 재가 될 겁니다..!”"그런 건 너무 자주 사용하면
안세진은 시후와 비슷한 나이 대를 가진 LCS 그룹 일가를 대부분 작은 도련님, 작은 아가씨라고 부르고 있었다.그러자 휴대폰 너머의 은소리가 다소 거만한 말투로 물었다. "안 부장님, 요즘 서울에서 계시죠?”안세진은 황급히 공손히 말했다. "예, 저는 서울에 있습니다.”은소리는 "내일 버킹엄 호텔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을 비워주세요. 그리고 차량들을 좀 배치해 주시고요. 아마도 오전 중에 도착할 거예요.” 은소리는 보통 움직일 때 개인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딱히 언제 도착하는지 구체적인 시간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녀가 일찍 일어나면 일찍 가고, 늦게 일어나면 늦게 가는 것이다.그러자 안세진은 "큰 아가씨, 서울에 오신다고요?! 혹시 또 제가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혹시, 시후는 요즘 뭐 하고 지내는지 아는 것 있어요?”"아, 시후 도련님요..?" 차 안의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의 무표정한 시후를 힐끗 쳐다본 안세진은 "아무래도 도련님은.. 별 달리 바쁘신 게 없어 보이십니다. 집에서 아내 분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가사일을 돕고 있는 것 같습니다.”은소리는 다소 경멸적인 어조로 말했다. "아니, LCS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애가 삼류 집안 여자랑 결혼한 것도 쪽팔린데! 그리고 시후에게 엠그란드 그룹을 넘겼더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매일 집에서 마누라와 집안일만 하고 있다고!? 말이 되는 거예요?”안세진은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다가 잠시 생각한 뒤 물었다. "아가씨, 이번에 시후 도련님을 만나시려고요?”"네. 내일 저녁 시후에게 버킹엄 호텔로 오라고 해주세요. 저녁 식사 한 끼 하자고요.”“아, 네 아가씨. 제가 조금 뒤에 도련님께 전하겠습니다.”"네.. 아 참! 그리고 내가 잠을 잘 때 좀 예민해서요. 스위트룸에 어떤 브랜드의 침대를 쓰죠?”“미국 시몬스의 블랙라벨 시리즈인 것 같은데, 모두 오리지널 수입품입니다.”"그럼 바꿔요! 아이유 침대인 해스텐스(Hästens)로요. 그리고 해스
시후의 질문에 안세진도 당황한 듯 말했다. "도련님, 저는 솔직히 고모님에 대해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제 신분으로는 그룹의 직계 구성원과 직접 접촉하기 어려워서요.. 아무래도 박상철 집사는 일상적으로 접촉하지만요. 아니면 전화로 그에게 물어보시겠습니까?”시후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요. 전화로 물어볼 필요 없어요. 어차피 알아도 소용 없을 테니까.. 고모가 정말 뭘 하려고 왔는지 알기 전에는요.”안세진은 "그럼 내일 고모님과 함께 식사하러 가실 겁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정해지면 그때 바로 알려주세요. 데리러 오실 필요도 없어요. 제가 직접 갈게요.”"네!"시후는 고모의 예전 모습을 떠올렸다. 시후가 기억하기로는 그녀는 비교적 까칠한 여성이었고, 자신이 다섯 살 되던 해에 준재벌가의 장남과 결혼했고, 후에 아들을 낳았던 것 같았다. 그래서 시후는 안세진에게 물었다. "부장님, 고모가 지금 도대체 어떤 신분이죠? 제가 기억하기로는.. 시집을 갔을 테고.. 그렇다면 친정 일에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을 것 같은데..”안세진은 사실대로 대답했다. "도련님, 고모님은 예전에 이혼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그룹으로 돌아오셨지요.”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시후는 입을 열어 물었다. "이혼이요..? 어떻게 된 거죠?”안세진은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흠.. 사실 하면 안 되는 말인데.. 도련님이 물어보신 김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모님은 처음에 손장무 대표와 결혼했을 때, 손 대표님의 집안은 사실 LCS 그룹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준재벌가였습니다. 전체적인 능력과 권력도 꽤 대단한 편이었고요.. 하지만 6, 7년 전 철강산업에 큰 돈을 투자해 그룹을 만들었는데, 연쇄적으로 도산하는 바람에 적지 않은 돈을 잃었고, 절반의 손실을 봤지요.." 그러자 안세진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손 대표님의 사업이 계속해서 망하자, 고모님은 계속 이혼을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손 대표님께서는 이혼을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어서 그랬죠~” 시후가 말을 끝내자 마자 유나는 이미 그의 앞으로 달려가 그의 품속으로 단숨에 뛰어들었다. 시후가 일본에 간 며칠 동안 유나는 매일 밤낮으로 그를 그리워했다..! 그 전에는 유나가 이런 식의 기분을 느낀 적은 없었다. 시후가 지난 번에 은서를 만나러 용인과 안성으로 갔을 때도 시후가 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번과 같이 강하게 그리워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유나는 시후가 갑자기 돌아온 것을 보자마자, 아무것도 생각할 겨를 없이 바로 시후를 껴안았다.시후는 아내가 장모님과 장인 어른 앞에서 자신을 껴안을 줄은 몰랐고, 기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안방에 돌아가서 안아주는 게 좋지 않아요? 장인 장모님이 보고 계시잖아요.. 하핫..”그러자 유나도 정신을 차렸고, 갑자기 부끄러워져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수줍고 두려운 듯 말했다. "조금 전까지 TV를 보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일본에서 30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었다고 해서 정말 무서웠어요!!"시후는 "아 그래요? 국내에도 다 보도된 거예요?"라며 놀라워했다."네!"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여러 방송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데다, 군부대까지 동원해 용의자를 체포하는 것 같더라고요? 용의자들이 버스 세 대를 가득 채울 정도로 잡혔다고 하던데.. 일본의 치안이 정말.. 그리고 그 쪽이 이렇게 혼란스러울 줄은 몰랐어요. 그 때 알았더라면 당신을 일본으로 보내지 않았을 텐데..!”"하하.. 나도 일본이 이렇게 어수선한 줄은 몰랐어요. 아마 우연히 일어난 일일 거예요~”그러자 윤우선은 기뻐하며 달려와 신이 나서 환하게 웃었다. "아이구~~~ 우리 은 서방!!! 드디어 돌아왔어?!! 자네가 일본에 간 요 며칠 동안 이 장모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김상곤은 윤우선의 옆에서 그녀를 비웃었다. "흥! 그게 무슨 은 서방을 보고 싶어 한 거야? 은 서방 선물을 기다
20분 뒤, 시후와 유나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윤우선을 만났다. 윤우선은 유나와 시후를 보자 매우 흥분하며 신나게 말했다. "아이고, 유나야, 은 서방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마가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느라 정말 편하게 계셨을 거라 생각했는데.."윤우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긴 편했는데, 맨날 혼자 있는 건 너무 외롭더라!" 그러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환전도 못 하고 카드도 안 가져왔네. 너희 돈은 충분하지?"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보러 오셨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편히 계시다 가요."시후도 말을 보탰다. "맞아요, 장모님. 미국에 오셨으면 당연히 저희가 책임 져야죠. 이곳은 결제가 불편하니까 제가 비자 카드를 하나 드리고 현금도 조금 드릴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아, 장모님..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시는 게 좋으십니다."윤우선은 시후가 카드와 현금을 주겠다는 말에 눈이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내 사위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위는 반쪽 아들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자네처럼 이런 사위가 있으면 아들 하나 있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칠고 강하게 굴어도, 작은 호의만 보여주면 태도가 금방 180도 바뀌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약간의 돈으로 윤우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후에게 매우 간단했고 비용 효율적인 거래였다.그 후, 두 사람은 윤우선을 차에 태우고 호텔로 데려갔다. 윤우선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윤우선은 객실 안을 몇 바퀴나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 스위트룸은 너무 크잖아!
그 후 비행 내내 윤우선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지만, 비행기가 미국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도 여전히 홍라연의 연락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윤우선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에휴, 그래 가족 외에 진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다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이지! 흥, 내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가는데 너희들이 연락 안 하고 관심 없어도 그만이야. 정말 웃겨!’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며 슬쩍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연락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애썼다.몇 시간 후, 윤우선이 탄 걸프스트림 G650 전용기는 마침내 미국 프로비던스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는 미국 시간으로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한편, 시후와 유나는 보스턴에서 열린 혜리의 두 번째 콘서트를 보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시후는 이미 윤우선의 동향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에게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유나와 연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윤우선이 혼자 입국 심사를 마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윤우선은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30분 뒤, 유나의 휴대폰으로 미국 현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유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으며 영어로 말했다. "헬로?" 그러자 전화 건너편에서 윤우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야! 나야! 나 미국에 도착했어!"유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엄마, 언제 미국에 오신 거예요? 출발 전에
윤우선의 성격은 다소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데, 그 본질은 강한 자존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는 50년을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해왔다. 특히 WS 그룹에 시집온 이후로 그런 일은 더 심해졌다. 시댁의 멸시와 남편의 무능함은 그녀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았고, 이는 그녀의 성격을 더욱 거칠게 만들었으며 동시에 체면에 대한 집착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켰다.이제 그녀는 비로소 개인 전용기를 타보게 되었고, 이렇게 고급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 만큼 반드시 제대로 즐기고 이 상황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SNS에 올려 친구들에게 제대로 자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항공기 승무원들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들은 이런 항공편에서 일할 때, 윤우선 한 명을 상대하며 얻는 수입이 민간 항공기 한 대에서 수백 명을 상대하며 버는 것보다 몇 배 더 많았기에, 윤우선을 마치 황후처럼 떠받들며 대우했다.만족스럽게 영상을 찍은 윤우선은 가족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시후, 유나, 김창곤을 따로 멀티 프로필 설정을 하고,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프로필에 라고 한 줄을 남겨두었다. 글과 사진을 올린 후, 그녀는 사무장에게 물었다. "저기, 우리 이륙하면 인터넷이 안 되는 거죠?" 사무장은 서둘러 대답했다. "비행기 이륙과 상승 단계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지만, 안정 비행에 들어가면 객실 와이파이를 켜드릴 겁니다. 그때 인터넷을 사용하실 수 있어요." 윤우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요, 그럼 기장님에게 이륙해 달라고 해주세요." 그녀는 속으로 흐뭇해하며 생각했다. ‘이미 사진이랑 글은 올렸으니, 하늘에 올라가 인터넷이 연결되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겠지? 그럼 다들 얼마나 부러워할까?’ 이렇게 생각하며 윤우선은 휴대폰을 옆에 두고 창밖 풍경을 보며 기분이 한껏 들떴다.비행기는 곧바로 이륙 우선권을 얻어 구름 위로 올라갔다. 약 30분 후, 비행기가 1만 1
전화를 끊고 나서 유나는 서둘러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엄마가 미국에 오면 당신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요? 엄마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잖아요. 괜히 당신 기분 나빠질까 걱정이에요." "아니에요."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장모님이 미국에서 즐겁게 놀다 가시는 것도 좋고, 당신과도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니 괜찮아요. 당신도 집을 떠난 지 꽤 됐으니 장모님이 그리울 거잖아요." 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이렇게 멀리 오랫동안 집을 떠난 건 처음이라, 마음 한구석에 계속 걱정이 되긴 해요."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방은 엄청 크잖아요. 둘이 있으면 너무 휑해서 장모님이 오시면 더 활기찰 거예요." 유나는 시후가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고마워요!"......다음 날 오전. 유나는 이미 미국행 비자를 손에 넣었다. 불가리 매장 직원이 그녀에게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늘 오후라는 것을 확인해주자, 윤우선은 점심 무렵 가장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시후가 선물한 에르메스 가방을 메고, 불가리에서 제공한 비즈니스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공항에서 윤우선은 처음으로 VIP 라운지에서의 고급 서비스를 경험했다. 럭셔리 비즈니스 차량은 그녀 혼자만을 위해 활주로까지 데려다 줬고, 두 명의 아름다운 직원이 짐을 들어주며 그녀를 개인 전용기로 안내했다. 이 전용기, 걸프스트림 G650은 이룸 그룹 소유의 비즈니스 전용기였고, 이번에 송민정이 특별히 이 비행기를 배치하여 윤우선이 혼자 탈 수 있도록 준비했다.비행기 내부는 말 그대로 럭셔리 그 자체였다. 윤우선은 비행기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공중에 있는 궁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고 고급스러운 객실에는 그녀 혼자 뿐이었고, 이로 인해 그녀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윤우선이 매우 부드럽고 큰 안락의자에 앉자마자, 세 명의 아름다운 승무원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먼저 윤우선
한편, 윤우선은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카메라에 비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얼굴을 뒤쪽으로 돌려 안약을 몰래 넣었다. 유나는 영상에서 엄마가 외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엄마,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는 게 어때요? 시후 씨가 3천만 원을 드렸잖아요. 고급 투어 상품을 하나 예약해서 푹 쉬다 오세요. 엄마가 충분히 놀다 오시면, 우리도 그때쯤 돌아올 거예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딸내미.. 말이 좋지, 문제는 나에겐 여행 갈 돈이 없다는 게 문제야....’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흐느끼듯 말했다. "유나야.... 엄마는 지금 여행 갈 마음이 없어.... 엄마는 그냥 네가 너무 보고 싶을 뿐이야...." 그러자 유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 "엄마, 제 수업이 아직 20일 넘게 남아서 당장은 돌아갈 수 없어요...." 사실 유나는 엄마를 미국으로 부를 수 있을지 잠깐 고민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어머니가 미국에 오는 게 그다지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선,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미국 비자는 복잡하고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야 하며 거절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엄마의 다소 시끌벅적한 성격을 알기에, 엄마가 미국에 오면 자신과 시후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질지도 몰랐다. 유나 자신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남편 시후가 엄마를 불편해할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허락 없이 엄마를 초대하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런데 이때 시후가 뜻밖에도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가와, 영상 속의 윤우선에게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 집에 혼자 계시는 게 외롭다면 비자 신청해서 미국에 오셔서 놀다 가세요." 시후의 말에 유나는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아무런 고민 없이 엄마를 미국으로 오라고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윤우선 역시 시후가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흥분해 환호했다. "아이고, 우리 은 서방! 정말이야? 진짜야, 우리 착한 사위?!" "물론이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유가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과대평가했다. 또한 이중열에 대한 유가휘의 증오 역시도 과소평가했다. 남편의 손이 자신의 뺨에 닿자, 순간적으로 그녀는 공포에 휩싸였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을 또 다시 잃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급히 유가휘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여보.... 오해하지 마세요.... 정말로 다른 뜻은 없었어요.... 저는 그냥...." 그러자 유가휘는 냉정하게 말했다. "그만해! 무슨 뜻이었던 건지는 알고 싶지도 않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야. 앞으로 내 앞에서 이중열이란 이름 석 자를 절대 꺼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던가!"방가흔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유가휘가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비록 자신이 유가휘와 결혼했지만, 재산은 여전히 그의 손 안에 있었다. 유가휘는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기 전에 이미 모든 공동 재산을 자발적으로 포기한다는 계약서에 서명하게 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유가휘와 이혼하면 그녀는 빈손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유가휘에게 말했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마음 풀어요.... 다시는 화나게 하지 않을게요...." 그러자 유가휘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냉정하게 말했다. "한 씨가 아직 승마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방가흔은 급히 대답했다. "맞아요.... 아직 승마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여보, 그럼 저는 먼저 가볼 게요. 저녁에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사람들에게 미리 준비하라고 할게요." "그럴 필요 없어."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기분이 안 좋으니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방가흔은 두려움에 찬 얼굴로 말했다. "알았어요.... 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당황한 채로 몸을
방가흔은 이중열의 첫사랑이었다. 젊은 시절 그녀는 홍콩에서 여신으로 불리며 수많은 재벌과 엘리트들이 그녀에게 반해 무릎을 꿇게 만들 정도였다. 이중열이 미국으로 떠났을 때,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고, 이어서 유가휘는 자신이 초고액 자산가라는 후광과 막대한 부를 무기로 그녀를 자신의 연인으로 만들었고 홍콩 호화 저택에 가두었다.그 당시 방가흔은 물질적으로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아침에 런던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럭셔리한 개인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가, 저녁에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낭만적인 에게해로 향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 날 눈을 뜨면 뉴욕이나 도쿄의 명품 매장에서 마음껏 쇼핑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리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유가휘의 개인 요트를 타고 홍콩에서 인도양의 몰디브나 남태평양의 타히티로 떠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간단히 말해 그녀는 그 당시 원하기만 하면 뭐든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중열이 홍콩으로 돌아오자, 그와의 옛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재점화되었다. 그 때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모든 물질을 소유하더라도, 마음속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공허함의 주인공은 바로 이중열이었던 것이다.결국 그녀는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도망쳤다. 홍콩 전체는 그녀가 왜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린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에 도착한 그녀는 서서히 깨달았다. 마음속에 있던 공허함은 채워졌을지 몰라도, 그 외의 모든 것은 텅 비어 버렸다는 사실을. 그렇게 되자 더 이상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 즉흥적으로 목적지를 골라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그리고 예전처럼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최고의 상품들과 서비스를 즐기는 것 역시도 불가능했다. 그렇게 되자 그녀는 자신이 포기한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단순히 유가휘가 아니었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인류 문명이 수천 년에 걸쳐 발전시키고, 각 분야에서 집약한 궁극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그녀가 탔던 개인 비행기는 세계에
유가휘는 변지현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기분 좋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이게 겹경사가 아니고 뭐야! TS Shipping의 변지현이 그녀의 개인 비서를 홍콩으로 보내 조사를 시키겠다니,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 협력을 따내야 해!”비서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대표님, TS Shipping이 우리와의 협력에 관심이 있다니 정말 대단한 소식 아닙니까?! 지금 좋은 항로는 모두 TS Shipping이 쥐고 있고, 우수한 항구와 고객 자원도 전부 그들 손에 있지 않습니까. 그들과 협력하면 우리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겁니다!”유가휘는 시가를 깊게 빨아들이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 “TS Shipping에 있는 여자들이 말이야, 이토 그룹의 이토 나나코는 세상에 둘도 없는 미녀고, 엘에이치 그룹의 소민지 역시 뒤지지 않는 미모라고 했지. 듣자 하니 변지현도 수퍼 모델 같은 미녀라고 하더군. 그래서 TS Shipping과의 협력도 물론 좋지만, 만약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이 정말 엄청난 가치를 가지게 될 거야!”유가휘가 말을 끝내자, 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그러자 우아하고 기품 있는 중년 여성이 문을 밀고 들어오며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가휘! 도대체 누구를 손에 넣고 싶어서 그렇게 신이 난 거야? 목숨이라도 걸 참이었나 봐?”그때, 중년 여인의 옆에 서 있던 비서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꼭 들어가겠다고 하셔서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유가휘는 고개를 흔들며 비서와 비서에게 말했다. “둘은 나가 있어.”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그런 뒤 유가휘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중년 여성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여보, 나란 사람 잘 알잖아. 말은 제일 잘 하지. 조금 전에도 그냥 아민이랑 농담한 거라고...”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급히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오늘 한 씨
이중열이 곧 홍콩으로 송환된다는 소식을 알게 된 유가휘의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지난 20년 동안, 그는 자신이 마치 남의 여자를 빼앗은 것 같다는 느낌에 굴욕감을 느껴왔고, 이제 마침내 그 치욕을 씻을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부터 그는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손꼽으며 복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중열이 돌아오면, 홍콩에 자신이 내건 현상금을 위해 목숨을 걸고 그를 없애려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몰려들 것이다. 그로 인해 이중열이 죽으면, 자신에게 드리운 그 치욕스러운 그림자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었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유가휘는 대충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거만하게 말했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전화기 건너편에서 변지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 대표님 맞으시죠? 저는 TS Shipping의 변지현입니다.”유가휘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는 한 손에 시가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쥐며 공손하게 말했다. “아, 누구신가 했더니 변지현 대표님 아니십니까! 제가 정말 오래전부터 존경해 왔습니다. 늘 직접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연락을 주시다니요!” 그러면서 그는 급히 덧붙였다. “아 참, 대표님. 제 비서가 전에 제 회사의 상황을 간략히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는 진심으로 TS Shipping과 협력을 희망합니다. 혹시 대표님께서 시간이 되시면, 제가 직접 찾아 뵙고 저희의 장점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유가휘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개인 재산은 변지현 같은 직업 경영인을 훨씬 능가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재산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플랫폼과 그가 가진 자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변지현은 개인 자산은 없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강력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TS Shipping의 책임자였다. 따라서 유가휘가 TS Shipping과 협력하고, 변지현으로부터 자원의 일부를 양도받아 유휴 자산을 수익화 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