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고급 클럽에서 일년 내내 고정된 VIP 룸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곳은 호화롭고 은폐된 공간으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은밀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일년 내내 여자 스타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다..! 세 대의 롤스로이스로 구성된 호송 차량 행렬은 다카하시 히데요시를 태우고 시부야로 향했고, 차 안의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기대하고 있었다..!차량 행렬이 지하 통로를 통과할 때, 화물차 한 대가 갑자기 급정거하며 방향을 급히 돌려 길을 막아 버렸다..! 그 뒤로 곧바로 검은색 승합차 여러 대가 달려와 다카하시 그룹의 롤스로이스 세 대를 가로막았다.선두와 후미에 타고 있던 경호원들은 뭔가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을 깨닫고 총을 꺼내 다카하시 히데요시를 경호하기 위해 나섰다. 그런데, 뒤따라오던 몇 대의 검은색 밴에서, 갑자기 검은 옷 입은 사내들이 튀어나왔다..! 이들의 손에 들린 총기들은 모두 자동소총과 소형 기관단총으로, 화력은 다카하시 그룹의 경호원보다 훨씬 강력했다..! 다카하시 그룹의 경호원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모두 처리 당했다..!이때 중간 롤스로이스의 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이미 경악하고 있었다..! 그의 차에는 운전사와 비서 한 명만 타고 있었는데, 둘 다 일반인이어서 전투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대는 인원도 많을 뿐만 아니라, 무기도 매우 강하여 자신은 완전히 박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히데요시는 깜짝 놀라 급히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겁에 질려 소리쳤다. "아버지!! 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 킬러한테 포위됐어요. 어서요!!”다카하시 마모치는 "너 지금 집에 있지 않았니?! 웬 킬러야?!"라며 소리쳤다.히데요시는 "아버지, 저 밖에 있어요.. 시부야로 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포위당해 경호원들이 다 죽었고 이미 나한테 달려들었어요. 아버지, 날 살려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라며 울음을 터뜨렸다.마모치는 잠시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끼
그 후로 5분이 흐르는 동안, 이 5분은 다카하시 마모치가 살아오면서 가장 고통스럽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는 휴대폰 너머 들리는 소리가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아들의 마지막 목소리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감히 전화를 끊지도 못했다..! 마모치는 상대방이 자신의 아들을 고문해 죽게 하고, 그가 죽을 때도 고통스럽게 죽일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인 자신이 이제 아들의 마지막 비명을 들으면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다는 말인가..??뒤이어, 다카하시 히데요시가 탄 롤스로이스에 휘발유를 부은 사내들 중 리더는 히데요시가 차 안에서 히스테리를 부리며 욕을 해댔지만,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리고 휘발유를 모두 부은 후 리더는 제일 먼저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꺼내서 차가운 표정으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힘껏 한 모금 빨아 당겼다. 그리고 나서 불붙은 라이터를 창문을 통해 던져 버렸다..!롤스로이스는 순식간에 소각로로 변했고, 안에서 번진 불길은 창문 밖을 통해 활활 타올랐다..! 차 안에 있는 히데요시, 그리고 그의 비서, 기사의 비명은 그야말로 생지옥에서 벌을 받고 있는 사람들과 같았다.다카하시 마모치는 이 비명을 들으며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기는 듯하였고, 그는 땅을 치며 울분을 토했다.비명은 1분 정도 계속된 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마모치는 이제 아들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시체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때, 복수를 위한 다카하시 마모치의 분노는 그가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 "이토 유키히코! 네가 내 아들을 죽였지?!!! 내가 너희 집안 놈들을 다 죽여 버릴 것이다아아!!!!"마모치는 즉시 덴바야시 가의 임시 가주에게 전화를 걸어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토 그룹에서 내 아들을 죽였고, 덴바야시 마사테츠를 포함한 네 명의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그러니 나는 당신들이 먼저 이토 유키히코의 딸을 죽이고, 그 다음에 이토 유키히코 그 늙은 개
시후는 그들이 좋은 일로 숨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즉시 숨을 죽이고 은밀하게 관찰한 결과 그들이 빠른 속도로 담을 넘어 사방에서 이토 나나코를 향해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나나코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무술의 대가이고 촉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여섯 사람들이 그녀에게 다가오기 전에 이미 눈치를 챘다. 순간, 나나코는 소리를 지르며 다른 곳에 있는 가정부와 비서를 불러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도움을 청하려고 할 때 갑자기 그 생각을 포기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이 여섯 사람이 예외 없이 모두 닌자라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이토 그룹에도 닌자가 있지만, 그들은 지금 모두 교토가 아니라 도쿄에 있었다.사실 닌자들은 실력이 매우 좋고, 실전 능력은 더 강하기 때문에 자신이 다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일반 닌자들을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6명이 함께 몰려 오다니..! 그리고 적어도 중급 이상의 실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나코는 이 저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모아도 이 여섯 사람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굳이 큰 소리로 도움을 청해 다른 사람이 자신 때문에 목숨을 잃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딱 봐도 자신을 상대하려고 온 것 같은데.. 6명의 닌자들이 나나코에게 달려들려고 할 때, 그녀는 겸손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자세로 침착하게 입을 뗐다. "저.. 혹시 제 목숨을 구하러 오신 거라면 협조할 수 있지만, 여기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목숨은 살려주세요. 그들은 대부분 이토 그룹의 사람이 아니라 단지 여기에서 일하는 직원들일 뿐입니다."그러자 리더는 비웃으며 말했다. "예전부터 이토 그룹의 딸이 예사롭지 않다는 말을 들었는데.. 오늘 보니 역시 그 말이 맞군!!” 그는 칼을 꺼내며 차갑게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오늘 우리는 널 죽이러 왔다..! 네 아버지가 한 짓거리에 대한 복수를 하러 말이다! 네 아버지는 몰래 우리
사실 리더가 칼을 들어올리는 순간, 나머지 다섯 명은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있었다. 피가 뿜어져 나올 때 몸에 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두 눈은 이토 나나코를 주시하며 그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기다리고 있었다.나나코 자신도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높이 쳐든 닌자 칼이 허공에 계속 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왜 그가 칼을 내리치지 않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잠시 뒤 살펴보니 칼을 휘두르던 사형 집행자가 지금 이미 죽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미간에는 몇 센티미터 길이의 짧은 칼자루가 꽂혀 있었고, 아주 적은 양의 피가 상처부위에서 스며 나와 새하얗고 소복이 쌓인 눈밭에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주변에 있던 눈은 삽시간에 새빨갛게 물들었다.나머지 닌자들이 어안이 벙벙하여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고 있을 때, 그들은 리더의 미간에 박혀 있는 수리검이 눈에 익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러자 휴대전화를 들고 동영상을 찍던 사람이 놀라며 소리쳤다. "아니?! 이..이건..!! 아오타의 수리검이야..!” 그것은 아오타의 수리검이 맞았다. 시후가 그를 죽인 후, 그의 수리검을 정리하여 모두 보관해 두었는데, 쓸모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러자 남은 다섯 명의 닌자들은 갑자기 겁에 질렸다..! 마사테츠, 아오타를 포함한 4명의 닌자들의 비극적 죽음은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고, 이제 덴바야시 아오타의 수리검을 가진 자가 그들의 또 다른 가족을 죽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던 사내는 휴대폰을 어디론가 휙 던지며 다른 4명에게 소리쳤다. "정렬!! 정렬해!!!”그러자 나머지 4명은 잠시 정신을 차리고 닌자 검을 꺼낸 뒤, 5명은 등을 맞대고 작은 원을 그리며 각자 다른 방향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닌자들이 수비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포메이션이다.이토 나나코는 이때 인기척을 듣고 눈을 떴는데, 문득 자신을 베려고 하던 남자가
눈앞의 이 미소를 띠고 있는 사내는 분명 자신이 오랫동안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던 시후가 맞았다..! 순간 나나코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수많은 질문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어떻게 시후 군이 여기에 있지? 왜??? 왜 여기에 나타났지?! 혹시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이미 죽었고, 이 모든 것은 내가 죽은 뒤에 보고 있는 환각일까..? 조금 전에 시후 쿤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죽어도 한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시후 군이 갑자기 나를 구하러 왔다고..?’ 나나코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모여들었고, 그녀는 놀라움과 흥분 때문에 온몸이 떨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이때 시후가 먼저 침묵을 깼고, 그는 이토 나나코를 보며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토 나나코 씨, 오랜만이네요? 잘 지냈어요?”시후의 목소리를 들은 나나코는 마침내 자신의 눈앞의 모든 것이 환각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자신이 오랫동안 사랑에 빠져 영원히 다시 만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던 시후가, 그것도 자신이 가장 위급할 때 자신을 구하러 오다니..?! 나나코는 자신이 마치 성에 갇혀 있다가 백마 탄 왕자가 구하러 온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공주가 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녀는 이번 생에 지금 1분 1초를 이길 수 있을 만한 순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심지어 지금 죽더라도 더 이상 후회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녀는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 흘리며 큰 소리로 소리쳤다. "시후 군! 한국에서 이곳으로 돌아온 뒤 밤낮으로 당신과 재회하기만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정말 올 줄은..."그러자 네 명의 닌자들은 마치 보스를 만난 것 같았고, 그 중 한 명은 이를 악물고 "이 자식, 아오타를 네가 죽였지?"라고 호통쳤다.시후는 잔혹하게 웃었다. "그렇지? 내가 죽였는데.. 어쩌라고?”그러자 닌자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아 나쁜 자식!!! 내 덴바야시 가족 여섯 명을 죽여??! 우리는 네 목숨을 원한다!!"시후는 닌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4명들은 모두 이번에는 반드시 시후에게 필살의 일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이토 나나코는 시후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입을 꾹 닫고 있었다. 그녀는 설사 자신이 죽더라도, 시후가 자신을 위해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게 하고 싶지 않았다..!바로 이때, 시후는 갑자기 제자리에서 몇 미터 빠르게 후퇴했는데, 그의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서 네 명의 닌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선제공격을 했고, 시후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다. 게다가, 그들은 거의 1미터 길이의 검을 가지고 있어, 공격 거리가 더욱 늘어났기에 기선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의 생각대로라면 지금 자신들에게서 누군가 탈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마치 정상인이 총알을 피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상대방은 이 어려운 것을 해냈다..!시후는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나는 동시에, 곧이어 좌우에서 갑자기 두 자루의 수리검을 꺼내어 앞에 있는 네 닌자들 중 공중으로 날아오른 사내와, 그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향해 날렸다!두 사람은 수리검이 공기를 꿰뚫는 소리를 들었고,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것을 보고 서로 "조심해!"라고 주의를 주었다. 이어 두 사람은 옆으로 몸을 피하려 하던 중, 가슴에서 심한 통증을 느꼈다. 하늘로 치솟은 사내는 순식간에 급강하했고, 가장 먼저 시후를 향해 달려온 사내 역시도 순식간에 무릎을 꿇었다! 좌우 날개 대형을 이루던 두 사람은 눈앞의 상황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상대방의 동작이 이렇게 신속하며 그들보다 엄청난 실력자일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자신만만한 닌자 팀이, 상대방의 머리카락에 검이 닿기도 전에 두 사람을 또 죽여버릴 줄이야..! 이렇게 되면 남은 두 사람 다 이길 가망이 전혀 없을 것이고, 맹목적인 공격을 계속하면 죽게 될 수밖에 없다.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다가 갑자기 몸을 멈추는 동시에 주머니에서 탁구공 만한 크기의 공을 꺼내 바닥에 툭
"시후 군..” 이토 나나코는 목이 메여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고, 휠체어 바퀴를 두 손으로 돌려 시후를 향해 왔다.시후는 몇 걸음 빨리 다가가서는 "나나코 양, 괜찮아요?"라고 물었다."괜찮아, 난 괜찮아요." 나나코는 고개를 젓더니, 이내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 순간, 그녀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갑작스러운 사고에서 살아 남았다는 안도감이 아니라, 시후의 갑작스러운 출현이 가져다 준 큰 놀라움이었다.시후는 그녀가 마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흐느끼자,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살짝 차가운 손등을 만지작거리며 그녀를 부드럽게 위로했다. "나나코 양, 그만 울어요, 이제 괜찮아요~"나나코는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서 우는 게 아니에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눈에 그윽하게 담긴 사랑을 감추지 않은 채 울먹였다. "시후 군, 어떻게 교토에 오신 거예요?”시후는 빙긋 웃었다. "일본에 볼일이 있어서 마침 오사카에 왔어요. 그런데 오사카가 나나코 양이 있는 곳과 가깝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보러 온 거죠.”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초콜릿이 순식간에 녹는 듯한 달콤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감격에 겨워 물었다. "시후 군, 그럼.. 내가 보고 싶어서 보러 온 건 가요..?”"어.." 시후는 나나코의 물음에 멈칫했다. 사실을 숨길 핑계를 찾아 진실을 숨기려고 했지만, 문득 이렇게 먼 곳까지 와 있는 것 자체가 솔직한 대답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이 상황에서 무슨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러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소 어색한 듯 말했다. "음.. 그런 셈이죠...?..."나나코는 이 말을 듣자 너무나도 기뻤다..! 그녀는 눈가에 여전히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시후 군이 아직도 날 떠올릴 줄은 몰랐어요.. 정말.. 정말 놀라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더니 그녀는 급히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군, 그런데 제가 교토에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며
이토 나나코는 시후의 확고한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는 자신의 부상이 처음처럼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지만, 이 말이 시후의 입에서 나오자 갑자기 매우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시후 군, 정말 제 상처를 치료할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치료하기 전에 이 시체들을 처리해야 할 것 같아요.”나나코는 "네, 지금 바로 비서를 부를게요~"라며 바삐 움직였다."그럴 필요 없어요.” 시후는 그녀를 제지하고 입을 열었다. "도쿄에서 나나코 양의 아버지와 약간의 갈등이 있어서.. 만약 나나코 양이 비서에게 이 일을 말하면, 그는 반드시 즉시 아버지께 알릴 것이고, 그럼.. 날 좋게 생각하지 않겠죠..”"시후 군, 우리 아버지를 도쿄에서 만났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 일은 말하자면 길어요. 이따가 상처를 치료해 줄 때 천천히 알려 줄게요.”나나코는 혀를 내두르며 미소 지었다. "헤헤.. 아버지께서 시후 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나 보네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고생은 안 하셨고, 돈을 조금 잃었죠..?”"괜찮아요.. 어차피 돈이 부족한 편은 아니니.. 손해가 생겨도 괜찮겠죠.. 헤헤..”시후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흠.. 1500만 달러를 잃었어요..”"에에?" 이토 나나코는 시후의 말에 놀라 물었다. "1500만 달러요? 시후 군 농담하는 거 아니죠?""농담이 아니라 진짜인데..? 정말 그렇게 많은 손해를 입혔는지 아직 고민해보지는 않았어요.”그러자 나나코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시후 군은 더 이상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돈은 아버지께서 시후 군에게 대신 답례한 것이니까요. 방금 전에 제 목숨을 구했으니.. 제 목숨은 아버지의 눈에는 1500만 달러 그 이상일 거예요.”"하하하!! 너무 관대하네요, 아버지께서 화낼까 봐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홍콩에 온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열 삼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유가휘 씨가 최종적으로 이득을 보느냐 아니냐는 상관이 없습니다.”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아, 방금 제가 계산을 잘못한 것 같아요. 이번 거래를 따져보면, 결국 유가휘 씨가 손해를 본 셈이네요.”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왜 갑자기 관점을 바꾼 거죠?” 배유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금 전에는 미경 씨를 고려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녀는 이미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죠. 유가휘 씨는 페이셔스 그룹의 신뢰를 얻었지만, 미경 씨를 잃은 거나 다름없어요. 결국, 손해를 본 건 그 쪽이겠네요?”시후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내가 미경 씨에게 뭔가 한 것처럼 들리잖아요. 나는 그녀를 단순히 친구로서 좀 더 높이 평가하는 것뿐이고, 아무것도 한 일이 없어요. 그러니 유가휘 씨가 그녀를 ‘잃었다’고 말하는 건 좀 어폐가 있죠.”배유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뭔가 실제로 벌어지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시후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배유현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냥 농담이에요, 은 선생님. 신경 쓰지 마세요.”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택 마당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징과 북, 그리고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며 라이언 댄스 공연이 시작된 듯했다.바로 그때, 아민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오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차량 행렬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곧 들어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우은일 씨가 준비했던 것들은 다 치웠나요?”아민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선생님 말씀대로 모두 철거했습니다.”“좋아요.” 시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늘의 행사는 배유현 씨가 진행할 겁니다.” 그러고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깊은 혼수상태에 빠진 우은일을 저택에서 급히 이송해 갔다.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라 충격에 빠졌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유가휘의 비서인 아민은 우은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가 분명 좋지 않은 것을 키우다가 이런 끔찍한 결과를 맞았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우은일의 생사를 신경 쓸 수 없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곧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유가휘와 이중열의 가족들이 저택에 도착할 예정이었다는 것이었다. 절차에 따르면, 그들이 저택에 도착하면 성대한 입주식이 열려야 했다. 입구에서는 라이언 댄스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은일이 주관하는 풍수 의식이었다. 아직 입주할 가족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행사를 주관할 풍수사가 괴이한 부상을 당해 구급차에 실려 가버렸으니, 앞으로의 진행이 막막하기만 했다.그래서 아민은 결국 시후를 찾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과 이중열 선생님이 몇 분 후면 도착하십니다. 그런데 우은일 씨가 이런 일을 당했으니, 행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저 축하하는 자리일 뿐인데, 우은일 씨가 없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지 않나요?”아민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은 선생님, 잘 모르시는 겁니다... 유 회장님께서는 오늘 행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그래서 홍콩 전역에서 유명한 언론사들을 초청했고, 지금 입구에는 수백 명의 기자들이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은일 씨가 없으면, 행사를 진행할 사람이 없게 되지요... 괜히 실수라도 하면 큰 망신을 당할까 걱정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아민에게 말했다.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우선 의식을 위한 제단부터 철거하세요. 우은일 씨가 없는 이상, 굳이 풍수 의식을 치를 필요는 없습니다.”
우은일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채 시후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내... 내 아버지가... 정말 돌아가셨단 말입니까?!”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버지는 너처럼 이상한 모기들을 기르는 걸 좋아했지. 그리고 선봉연 역시도 사람의 뇌를 갉아먹는 기이한 기생충을 키우는 취미가 있었어.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놈들은 그냥 지옥으로 보내기로 했지.”“뭐라고요?! 선봉연 선생도...?” 우은일은 절망에 빠졌다. 그는 시후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직감에 따르면 시후는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그는 시후를 증오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애원할 뿐이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앞으로는 다시는... 다시는 악행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죽기 싫지? 내가 구급차를 불러줄 수 있어. 게다가 조금 전에 해독제를 삼켰으니, 당장은 버틸 수 있을 거야.” 그러나 그는 곧 말투를 바꿔 담담하게 덧붙였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에 난 상처를 보니, 독이 이미 뇌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 같군. 아마 곧 혼수상태에 빠질 거고, 그러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겠지.”우은일은 너무 두려워 온몸을 덜덜 떨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발 살려주십시오... 당신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분이시잖아요...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런 종류의 일은 남에게 자비를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했지. 사실 오늘 난 당신과 엮일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도 계속 날 도발했고, 결국엔 이런 사악한 방법까지 써서 나를 공격했지. 그래서 나는 그저 똑같이 돌려준 것뿐이야.”우은일은 흐느끼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 아직... 아직 23살 밖에 안 됐어요... 저는...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
우은일이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모습을 보며, 시후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조금 전에 내가 피를 부르는 재앙이 닥친다고 당신에게 경고했을 때는 믿지도 않더니... 이렇게 처참한 꼴이 되고 나서야 나한테 도움을 청하는 게 창피하지도 않나?”우은일은 죽어가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는 그저... 그저 목숨만이라도 건지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 집안을 위해서라도, 제 목숨만은 제발 살려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걱정 마. 널 죽게 두진 않을 테니까. 적어도 지금은 말이야. 어쨌든 오늘은 중열 삼촌께서 새 집으로 이사하시는 경사스러운 날이거든. 그 전에 네가 여기서 죽어버리면 너무 불길하잖아.” 그렇게 말하며 시후는 우은일에게 다가가, 그의 주머니에서 약 봉지를 꺼내 들었다. “이게 해독제가 맞나?”“네... 맞습니다!” 우은일은 마치 부처님이라도 본 듯,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그의 입을 억지로 벌린 후, 약 봉지의 가루를 전부 입 속에 부어 넣었다.우은일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일찍 감사 인사를 하는 거 아니야? 아까 봤겠지만, 이 모기들은 원래 크기보다 몇 배나 커졌어. 그러면 몸속의 독액도 몇 배는 늘어났을 거라는 뜻이겠지? 그런데 당신이 가진 해독제는 겨우 이 정도야. 과연 충분할까?”우은일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시후의 말이 맞았다. 아까 그 거대한 피 모기들은 독액을 원래보다 최소 열 배 이상 주입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가진 해독제는 원래의 독성 기준으로 만든 것이라,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해독제를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은일의 상태는 별다른 호전이 없었다. 오히려, 피 모기에 물린 부위는 빠르게 괴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상처 부위의 피부는 이미 며칠 동안 상처가 문드러지며 검게 썩어 들
그때 마침, 피 모기들이 우은일의 머리 위로 날아올랐을 때, 시후가 선심을 쓰듯 경고했다. “우은일 씨, 큰 모기를 조심하세요!”우은일은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20마리가 넘는 거대한 피 모기들이 빠른 속도로 그의 눈앞까지 날아들었다. 그 때 우은일의 첫 반응은 기쁨이었다. ‘아니, 이건 내 피 모기잖아?!’ 하지만 곧이어 두 번째 반응은 공포였다. ‘이런 젠장?! 그런데 피 모기들이 왜 이렇게 커졌어?!’ 그가 세 번째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는 얼굴, 목, 양팔, 그리고 다리에서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거대한 피 모기들의 주둥이는 원래 머리카락처럼 가늘었지만, 지금은 주사기 바늘처럼 두껍고 길어졌으며, 엄청나게 단단해졌다. 그 때문에 이들이 미친 듯이 찌르는 침은 말벌에 쏘이는 것보다도 훨씬 더 심하게 고통스러웠다. 게다가 몸집이 커진 피 모기들은 체내의 독액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우은일은 온몸이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한편, 배유현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태어나서 이렇게 거대한 모기는 처음 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자들 중에서 이런 벌레류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 부류가 있기 때문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시후의 품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이 끔찍한 모기들이 자신을 물까 봐 몸을 떨었다.시후는 그녀의 부드러운 몸과 은은한 향기가 느껴지자,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태연하게 말했다. “배유현 씨, 걱정 마세요. 이 모기들은 당신을 물지 않을 겁니다. 오직 우은일 씨 만을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배유현은 긴장한 채 물었다. “은 선생님, 정말 확실한 거죠? 모기가 사람을 알아볼 줄도 아나요?!”시후는 웃으며 바닥에 쓰러진 우은일을 가리켰다. “못 믿겠다면 직접 보세요.”배유현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우은일을 살펴보았다. 우은일의 몸에는 20 마리가 넘는 거대한 피 모기들이 들러붙어 있었는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처음에는 두
“뱀, 벌레, 쥐, 개미 같은 것들?!” 우은일은 눈살을 찌푸리며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그가 가장 두려운 것은, 시후의 말 속에 무언가 숨겨진 뜻이 있다는 것이었다. ‘설마... 내 피 모기들이 정말 저 자식에게 당한 건가?! 하지만 그럴 리가 없는데... 만약 내 피 모기들이 진짜 죽임을 당했다면, 최소한 나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어야 했다. 더군다나, 피 모기들의 배 속에는 썩은 독혈로 가득 차 있어. 그러니 만약 이곳에서 피 모기가 단 한 마리라도 죽었다면, 피 비린내가 훨씬 더 짙었을 거야. 그런데, 지금 이곳엔 피 냄새가 전혀 없어. 마치 피 모기들이 애초에 오지도 않은 것처럼 말이지...’그렇게 생각한 우은일은 스스로를 다독였다. ‘분명 뭔가 문제가 생긴 건 맞지만, 저 놈과는 상관없을 거야!’ 그러고는 콧방귀를 뀌며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 내가 피를 부르는 재앙을 맞이한다고? 그게 뱀, 벌레, 쥐, 개미 때문이고?”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맞아. 이런 것들을 얕보지 말라고. 정말 강한 녀석들을 만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거든.”우은일은 비웃으며 말했다. “너도 참 말을 교묘하게 돌리는구나. 홍콩은 원래 덥고 습한 곳이라 벌레가 많아. 모기를 피하는 건 불가능하지. 설마 내가 모기한테 한 방 물리기라도 하는 일이 피를 부르는 재앙이라는 거냐?” 그러면서 그는 옆에 서 있던 배유현에게 일부러 말을 걸었다.“배유현 씨, 당신이 공정한 입장에서 한마디 해주시죠. 홍콩에는 모기가 이렇게 많은데, 모기한테 피 한 방울 빨리는 것도 피를 부르는 재앙이라고 하면, 홍콩 사람 중에 누가 그걸 피할 수 있겠습니까?” 배유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히 말했다. “저는 은 선생님께서 그런 의미로 말씀하신 게 아닐 거라고 믿어요.”그러나 그때, 시후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배유현 씨, 저는 정확히 그런 의미로 말한 겁니다. 조금 전 그를 위해 점을 한 번 쳐 봤는데, 그에게 피를 부르는 재앙은 바로 모기 때문이 될
시후는 거실을 한 바퀴 둘러보며 살펴보다가, 장식용 도자기 꽃병을 발견했다. 그러자 시후는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혈모기들을 그 안에 임시로 가두어 두었다.마침 그때, 배유현이 차 한 잔을 들고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홍차 한 잔 준비해 왔어요. 한 번 드셔 보세요.”“고맙습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차 맛이 아주 훌륭하네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홍차 중 최고급일 것 같은데요... 보아하니, 유가휘 씨가 이번에는 꽤나 신경을 쓴 것 같군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어쨌든 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유 회장이 감히 소홀히 할 리가 없죠.”그 시각.안뜰에 있던 우은일은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피를 마시고 최종적으로 깨어난 피 모기들은 그의 의식과 연결되어 있었기에 그는 그들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는 피 모기들과의 연결이 완전히 끊어진 것을 느꼈다. 심지어, 그들이 존재하고 있는지도 느낄 수 없었다.피 모기는 겉보기에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사실 매우 비싼 존재였다. 이 모기는 태국에서 온 것이며, 태국의 무당들이 인간의 시체 기름을 이용해 어렵게 길러내는 것이었다. 배양 과정이 까다롭고 생산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가격도 매우 높은 편이었다.우은일은 많은 돈을 들여 태국에서 피 모기 한 세트를 사 왔다. 게다가 중요한 점은, 태국 무당들은 피 모기를 판매할 때 특별한 방법으로 수컷 모기를 걸러 내기 때문에, 우은일이 구입한 피 모기들은 모두 암컷이었다. 암컷 피 모기들은 피를 빨지 않기 때문에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은일에게 있어 피 모기는 한 마리 한 마리가 매우 소중한 자산이었다. 그런데, 그는 조금 전 한 번에 20여 마리의 피 모기를 모두 풀어 놓았다. 이는 그가 보유한 피 모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우은일은 자신의 손에 남은 피 모기를 모두 날려보내기에는 위험 부담이
시후를 타겟으로 삼기로 결심한 우은일은, 단검으로 자신의 왼손 검지 끝을 그었다. 신선한 피가 흘러나오자마자, 그는 즉시 혈액을 피 모기가 들어 있는 용기 안으로 한 방울 떨어뜨렸다.신선한 피가 용기에 떨어진 순간, 용기 안에서 부유하던 피 모기의 유충들 중 일부가, 번데기가 되는 일반적인 과정을 건너뛰고 곧바로 거의 투명한 날개가 한 쌍 돋아났다. 곧이어, 이 피 모기들은 차례차례 용기에서 빠져나와, 우은일의 머리 위 약 3미터 상공을 선회하며 날기 시작했다.피 모기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육안으로 이를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다.우은일은 즉시 특수한 주문을 외우며 피 모기 떼를 별장 안으로 유도했다. 한편, 별장 거실에서는 시후가 배유현과 가벼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그러나, 조금 전 문틈을 통해 20여 마리의 피 모기가 별장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시후는 즉각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다른 사람들은 거의 느낄 수 없지만, 특유의 피 비린내는 시후의 감각을 속일 수는 없었다. 피 모기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챈 시후는, 곧바로 이것이 우은일의 짓임을 눈치챘다.다만, 이 피 모기의 살상력은 그 아버지 우은찬이 키우던 모기 떼나, 선봉연의 기생충에 비해서는 살상력이 한참 못 미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시후는 배유현에게 말했다. “배유현 씨, 혹시 차 한 잔만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배유현은 별다른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차가 어디 있는지 한 번 찾아볼게요. 이 별장에는 분명 있을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는 정말로 차를 마시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배유현을 잠시 자리를 비우게 해두고 조용히 움직이려고 한 것이었다. 또한, 그녀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배유현이 차를 찾아 자리를 뜨는 동안, 피 모기 떼는 어느새 시후 머리 위 2미터 지점까지 접근했다.이 피 모기들은 매우 경계심이
이 피 모기는 특수하게 배양된 후, 완전히 우은일의 뜻에 따라 조종되었다. 이 피 모기는 사람을 물 때 피를 빨아들이지 않고, 대신 배양된 특수한 독소를 인체에 분비했다. 이 독소는 피 모기가 서식하는 부패한 혈액 속에 대량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피 모기의 체내에도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었다. 이 독소는 사람의 온몸 근육을 나른하고 힘이 빠지게 만들며, 두뇌를 몽롱하게 만들어 반응 속도와 판단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심지어 지속적인 고열로 인해 의식을 잃게 만들 수도 있었다. 게다가 독소의 양이 많다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일반적으로 우은일은 이런 종류의 피 모기를 이용해 직접 사람을 죽이지 않았고, 주로 타겟 고객을 겨냥한 함정을 만드는 데 활용하곤 했다. 그는 먼저 목표 고객을 선정한 뒤, 사주를 봐주는 것을 구실 삼아 접근했다. 그리고 상대에게 ‘피의 재앙’이 닥친다고 하거나, 심지어 ‘악귀가 씌었다’는 식으로 겁을 준다.상대가 별다른 신체적 이상을 느끼지 못하면, 당연히 그의 말을 의심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우은일은 상대의 의심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상대가 믿지 않으면, 적절한 타이밍에 몰래 피 모기를 풀어 그를 물게 했기 때문이다.피 모기에 물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는 온몸이 나른해지고 정신이 몽롱해지며, 심지어 걸을 때도 다리에 힘이 빠지고 앞이 깜깜해지는 증상을 겪게 된다. 이 증상은 마치 ‘빙의’되었거나 ‘귀신이 씌인’ 것과 흡사했다. 이렇게 되면, 상대는 자연스럽게 이전에 우은일이 한 말을 떠올리게 되고, 그의 말을 점점 더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는 사람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균형을 잃기 쉬워 넘어지거나, 구르는 등 사고를 당하기 쉽다. 특히 길거리에서는 다른 행인이나 차량과 부딪힐 가능성도 높았다.만약 고객이 다쳐서 피를 흘리게 되면, 우은일이 예언한 ‘피의 재앙’과 정확히 일치하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고객은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