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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유나는 회사 건물에서 나왔지만, 심장이 두근거림이 여전했다.

할머니께서 내일 제 승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주실 거예요. 이제 당당히 고개 들고 다닐 수 있겠어요!

그녀는 남편을 향해 몸을 돌려,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시후 씨, 정말 고마워요! 시후 씨의 격려가 없었다면 나설 생각조차 못 했을 거예요."

시후는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아니에요. 그냥 다, 당연한 일이었어요."

"오늘 같은 경사스러운 날, 축하해야 하지 않겠어요?"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우리 뭘 할까요?"

"그러고 보니 우리 3주년 결혼기념일도 얼마 안 남았는데, 같이 축하합시다! 제가 다 준비할 테니까 유나 씨는 좀 쉬고 있어요."

"에? 깜짝 이벤트라도 준비한 거예요?"

"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따뜻하게 웃었다. "깜짝 놀라게 해 줄게요!"

그의 따스한 미소에 몸에 온기가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알았어요, 그럼 자세한 건 안 물어볼게요."

"저만 믿고 기다려 주세요!"

시후는 특별한 결혼기념일을 위해 몇 가지 계획을 세워 뒀었다.

그녀에게 보상해주고 싶었다. 이전의 자신은 너무 가난해서 아내를 위해 선물 하나 살 돈도 없었다. 사실 두 사람은 변변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상태였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지금, 지금까지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다 해 주고 싶었다.

아내와 헤어진 후, 시후는 홀로 청담동에 위치한 주얼리샵 '트라비체'로 발걸음을 옮겼다.

트라비체는 청담동에서 제일 인기 있는 주얼리샵이었다.

금, 백금,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세상 모든 종류의 보석과 액세서리가 있었다.

시후는 결혼식장을 예약하기 위해 호텔로 가기 전에, 너무 늦어버린 결혼식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아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다.

그가 매장으로 들어서자, 직원들은 그가 짝퉁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고 있는 걸 보곤 따로 응대하러 가지 않았다.

그런 매장 직원들의 태도에 괘념치 않고 그는 한참 동안 매장을 둘러보다, 한 다이아 목걸이 앞에서 발이 멈췄다.

수많은 보석들 속에서도 유난히 이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반짝임이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심플한 디자인이었지만, 디테일이 매우 정교하고 우아해서 유나에게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는 가격표를 슬쩍 봤다.

'148,900,000원'

'생각보다 얼마 안 하는 구나.'

그는 직원 한 명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이 목걸이, 쇼케이스에서 꺼내서 보여주실 수 있나요?"

그 직원은 힐끗 쳐다보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 "전 열쇠가 없어서 못 꺼내요. 잠시만요." 그러곤 그는 인터폰으로 매니저를 호출했다.

잠시 후 짙은 회장에 세련미 넘치는 젊음 여성이 다가왔다.

"아까 말한 손님은 어느 분이시지?"

"이 남자분이요." 직원은 시후를 가리켰다.

"아아...." 매니저는 시후를 벌레 보듯 위아래로 훑어봤다.

이런 거렁뱅이가 무슨 다이아 목걸이를 산다고...

그녀는 남자 직원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태민 씨, 농담하는 거 맞죠?"

"아뇨, 진짜 저 남자분이 목걸이를 보고 싶다고 했어요."

"지금 저 거지 같은 사람이 진짜로 이 목걸이를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눈은 장식이에요?" 손님을 앞에 두고 여자매니저는 직원을 심하게 꾸짖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샵에서 일하면서 사람을 보는 눈에는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한눈에 손님이 어느 정도의 수준의 사람인지 짐작해,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예측해냈다.

그녀의 통찰력으로 봤을 때, 시후는 완전히 빈털터리 거지였다.

1억 5천만 원짜리 목걸이는커녕 150만 원짜리도 못 사게 생겼었다.

완전 시간 낭비했어!

남자 직원은 매니저한테 혼나고 난 뒤 계속 입을 다물고 있었다. 시후는 인상을 찌푸리며 매니저에게 물었다. "지금 영업 중인 거 맞죠? 목걸이를 보고 싶다는데 뭐가 문제인지?"

"영업 중인 건 맞지만, 우리 가게에 거렁뱅이가 살 수 있는 물건은 없으니까 나가세요!"

시후의 미간의 주름이 더욱더 깊어졌다. "내가 목걸이를 살 돈이 없단 걸 당신이 어떻게 알아?"

"하하!" 매니저의 웃음 소리가 매장 안에 울려 퍼졌다. "이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말이죠. 1억 5천 만원이라고요. 1억 5천. 무슨 돈으로 살 건데요? 결국 그거잖아요.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자기가 산 것처럼 자랑하는 거."

매니저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꼿꼿이 쳐들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샵 안에는 다른 손님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목걸이 가격을 듣고 시후를 살펴보곤 수군댔다. "저 사람 쪽팔리지도 않나 봐. 사지도 않을 거면서 왜 꺼내 달라는 거야."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을 봐요. 이렇게 아름답고 값비싼 보석이 당신한테 가당하기나 할까요?"

"요즘 인스타에 그런 '척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저 예의 없고 무식한 여자한테 사람을 잘못 봤어도, 정말 한참은 잘못 봤단 걸 보여주겠어. 자신을 비웃고 있는 매니저를 노려 보았다.

그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어 박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장 1억 5천만 원 현금으로 준비해서 10분 안에 청담동 ‘트라비체’로 와주세요."

"알겠습니다, 도련님."

"우와, 연기 진짜 잘하네요! 정말로 전화한 줄 알았어요!" 라며 시후를 놀리며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1억 5천만 원을 현금으로? 그렇게 많은 현금 본 적 없는데, 오늘 좋은 구경 하겠어요!"

시후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한 번도 못 봤으니 곧 보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

날카로운 목소리가 가게 전체에 울려 퍼졌다.

"사람이 가난할 순 있지만,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얕잡아 보는 건 아니야...."

"하하, 전혀 1억 5천만 원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안 보이거든요?"

"저도 1억 5천만 원 현금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네요."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여자매니저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잠시 후 그녀 눈앞의 거지가 돈이 없다고 인정하는 순간이 기다려졌다.

몇 분 후, 롤스로이스 여러 대가 나타나 트라비체 건물 입구 앞에 차를 세웠다.

제일 앞 차량 2대에서 검은색 정장 차림의 경호원 8명이 내렸다.

그들은 손에 007가방을 들고, 심상치 않은 포스를 뿜으며 입구 앞에 줄지어 서 있었다.

트라비체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의 등장에 잔뜩 졸아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뭐야?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영현
시간낭비햇어.. 그냥 무한반복적인 스토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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