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진은 신유리에게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고 말했고, 정말 몇 명을 소개해 줬다. 처음 이야기를 나눌 때는 모두 괜찮은 듯했지만, 급여에 대한 부분이 언급될 때는 서로의 입장 차이가 있었다. 연우진은 미안해하는 듯했지만 신유리는 정작 아무렇지 않았다. 결국 마음에 드는 일을 찾는 것은 확실히 쉽지 않았다.“유리 언니.” 양예슬이 책상을 두들기며 신유리에게 말했다. “서 대표님 이 회의실 준비 다 되었는지 문의하셨어요." “가도 돼요” 신유리는 회의록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회의 내용은 여기에 기재했어요, 근데 서대표는 아마 지음 씨를 데리고 회의 들어갈 거예요.”양예슬은 다소 놀란 듯이 말했다. “언니는 안 가요?”“나는 일이 좀 있어서요.” 신유리는 가볍게 말했다. 비서실의 업무는 많았고, 그녀는 매일 정신없이 바빴다. 양예슬이 떠난 후 신유리는 2개의 파일을 제출 완료했다. 찻물을 버리고 있을 때, 양예슬이 서둘러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신유리에게 보고한 후 다급히 말했다. “유리 언니 어서 회의실로 가보세요, 회의에 사용하는 파일 한 개가 안 보여서 서대표님이 엄청 화나셨어요.”회의실의 문서는 신유리가 준비한 게 아닌데 양예슬은 그녀를 끌고 갔다.도착했을 때, 회의실은 정말 고요했다. 서준혁의 차가운 표정은 주위의 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고객이 아직 도착하진 않았다. 서준혁이 먼저 내려왔고, 파일이 누락된 것을 알아차렸다.신유리는 시간을 봤고, 아직 회의 시작까지 5분이 남은 것을 확인했다.“서 대표님.” 갑자기, 송지음의 콧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품에는 노트가 있었고, 정장을 입고 있는 모습이 이전보다 성숙해 보였다. 신유리는 이번 회의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원래는 돌아갈 참이었지만 송지음이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이번 회의는 유리 언니가 준비한 거라, 유리 언니한테 자료가 있을 거예요."신유리는 발걸음을 멈춰 섰다. 이 회의는 그녀가 대표 비서실에 있을 때에 잡은 것은 맞지만, 그녀가 부서 이동을 하고 나서는 이미
송지음은 신유리와 기획안을 작성해야 했다. 정말로 옆에서 구경만 할 수는 없었다.다음날 송지음은 그녀의 물건을 챙기고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신유리의 앞에서 얄밉게 유리 언니라고 불렀다.신유리는 바로 송지음에게 임양사업에 대한 자료를 전달하며 말했다. “오전 중에 모든 데이터를 정리 해놔.”이번에는 군말 없이 따랐다. 그녀 스스로도 신유리 말을 들으면 편안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성실하게 임했다.그녀는 어리고 또 서준혁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임양사업에 대한 자료는 복잡해서 신유리 본인 또한 머리가 아팠다는데, 사무실이 시끄러워 더욱 짜증이 났다.그녀는 곧장 몸을 일으켜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카페테리아에 가서 휴식을 취했다. 카페테리아에 막 도착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또 이연지였다.이연지가 그녀에게 이렇게 빈번하게 연락하는 일은 드물었기에 신유리는 잠깐 망설였지만 전화를 받았다. 이연지는 숨을 헐떡이며 울고 있었고, 신유리는 그녀가 충분히 울 때까지 기다린 후 물었다. “필요한 게 뭐예요? 말해봐요.”신유리는 카페테리아에서 돌아온 후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 이연지는 또다시 그녀에게 200만 원을 보내달라고 얘기했다. 미미의 약 값이 부족해 병원에서 그녀를 내쫓으려 한다고 했다. 신유리는 머리가 아파 관자놀이를 짚었다.“유리 언니 기획안은 언제 다 될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송지음이 다가와 살갑게 물었다.신유리는 마음이 복잡해, 스트레스를 억누르려 노력했지만 말이 좋게 나가지는 못했다.”지음 씨 혼자 해.”송지음은 입을 삐죽 내민 채 돌아갔다. 점심시간, 신유리를 제외하고 모든 사무실 직원들에게 밀크티를 쐈다. “유리 언니, 제가 기억하기론 언니가 밀크티를 안 좋아했던 것 같아서 언니 거는 안샀어요. 괜찮죠?”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순직한 척 말했다. 신유리는 기획안 자료를 보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관자놀이는 터질듯이 아팠고, 송지음을 대응할 에너지도
신유리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고서야 정신이 돌아왔다.화면을 보니 하정숙에게서 온 전화였고 신유리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하정숙이 직접적으로 그녀에게 연락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전화받는 것을 망설이다 결국 받았고, 하정숙의 명령하는 듯한 어투가 전해졌다. “시내에 있는 병원 쪽으로 오고, 오는 길에 비타민 좀 사 와”신유리는 도착하고 나서야 연우진의 어머니인 안부인이 팔을 다치셨고, 병원에 입원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걸 알았다.하정숙은 그녀를 보자마자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물건은 내려놓고, 너는 가도 돼.”그녀의 말투는 좋지 않았고, 신유리는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하정숙은 서준혁의 어머니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함부로 말을 걸지 못했다.“고생하셨어요.” 오히려 침대에 누워계신 연우진의 어머니가 따뜻하고 매너 있게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신유리는 고개를 흔들었고, 하정숙의 독촉으로 병실을 떠났다.병실을 나서자마자, 급히 오고 있던 연우진과 부딪쳤다.연우진은 여기서 신유리와 마주칠 것을 예상치 못한 듯했고, 그녀를 부축하며 물었다. “괜찮아?”“괜찮아.”신유리는 연우진의 길을 막고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옆으로 살짝 비켜주어, 연우진은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안 부인의 병실은 1인실이다. 방을 들어가면 문 바로 뒤쪽에 파티션이 있었고, 신유리는 아직 병실에서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그녀는 하정숙이 날카로운 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유리 불러. 어차피 쟤 할 일도 없어. “신유리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하정숙이 그녀를 불렀을 때, 그녀는 아직 마무리 못한 일들이 있었고, 돌아가서 또 야근을 해야 했다. “유리가요?” 연우진은 하정숙이 하는 말을 듣고선 신유리를 옹호하는 말을 몇 마디 한 후, 들어가서 안부인을 간병하러 갔다.그는 원래 신유리에게 저녁을 사주려고 했지만, 신유리는 회사로 가야 했기에 거절했다.회사에 도착하니 이미 2시
신유리도 자신의 불리한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마지못해 타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해.”연우진은 신유리를 여유 있게 들썩 들어안았다. 신유리는 비록 키가 작지 않았지만 수척하다 보니 180센치미터가 넘는 연우진에게 안기니 어쩐지 한없이 가냘파 보였다.연우진에게 안겨진 신유리가 마침 서준혁의 시꺼먼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무언가를 꿔뚫어 볼 것같이 숨김없는 냉기를 띠었다.신유리는 잠깐 놀라고는 속눈썹을 내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준혁 오빠?” 송지음은 서준혁의 소매를 당기며 말했다. “서진 씨 랑 식사 약속 있잖아?”서준혁은 시선을 돌려 그녀를 쳐다보고는 낮게 응답하고 차 쪽으로 걸어갔다. 송지음은 연우진과 신유리의 방향을 힐끗 살피고는 입꼬리를 실룩하더니 보란 듯이 서준혁의 팔짱까지 끼고는 같이 차로 향했다. 신유리는 연우진을 따라 병원에 갔다. 전에 다쳤던 자리를 또 다쳐서 의사로부터 하이힐 금지령을 받고 말았다. 신유리는 미안함에 미쳤다. “미안해. 저녁 약속까지 했는데.”“다친 데 큰일 아니면 돼.” 연우진은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신유리는 납작구두로 바꿔 신어 겨우 제 발로 걸을 수 있었다.저녁 약속은 물 건너갔고 연우진은 그녀를 집에 데려다 줄 수밖에 없었다. 신유리가 발을 다쳐서 운전할 수 없으니, 연우진은 마지못해 “내일 내가 데리러 올게.”라고 말했다. "아냐, 택시 타면 돼.”신유리가 미안해하며 거듭 거절했다. "여기서 택시 타려면 몇백 미터 걸어가야 해, 정말 괜찮겠어? 내일 아침 데리러 올게.”신유리의 거절은 먹히지 않았고 다음 날 아침 연우진은 과연 제시간에 나타났다.그는 신유리를 회사까지 데려다주고는 말했다.“오후에 데리러 올게.”신유리가 거절하려 할 때 마침 서준혁의 마이바흐가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섰다.서준혁은 매일 아침 송지음과 함께 출근하였다. 처음에는 시비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다들 익숙해졌다.신유리는 눈을 내려 회사로 돌아섰고 몇 걸음 가지 않아 뒤에서 규칙적
신유리는 한참 뒤에야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그는 쉰 목소리로 "준혁이 너, 지금 일부러 나한테 그런 거지?"라고 물었다. "네가 더 어울렸을 뿐이야, 깊게 생각하지마."서준혁은 손에 들던 물건을 놓고 검은 눈동자로 신유리를 훑어보았다. 그는 눈썹을 피더니 피식 웃으면서 되물었다."왜! 너랑 연우진 연애하는 걸 방해라도 할까 봐? "서준혁을 바라보던 신유리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서준혁만은 자신을 다르게 대할 줄 알았다.알고 보니 다를 게 없었다!신유리는 목이 메더니 침묵 끝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래! 나 시한으로 갈게."서준혁의 눈에는 풍자와 조소가 더해졌다. 그는 담담한 눈매로 눈길을 신유리의 립스틱을 바른 입술에 두더니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면 돼." 라고 말했다. "서준혁."신유리가 말을 가로챘다. 남자의 차가운 눈매를 바라보며 마음속 한구석은 문뜩 피로감이 생겼다.서준혁의 곁에 있은지 너무 오래되었다. 너무 오래돼서 지겨울 정도였다."계약이 만료되면 재계약 안 할 거야."그녀는 마치 제삼자인 것처럼 자기 말이 들렸다.서준혁은 동공이 흔들리더니 신유리를 바라보던 눈을 가늘게 뜨면서 안색은 철저히 어두워졌다."조건을 달아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 "어떻게 하면 이런 결론을 지은 것인지 신유리는 갈피를 못 잡았다. 이 남자가 원하던 결과 아니었던가?그녀는 눈을 내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갑고 무거운 서준혁의 목소리가 무서웠다."그래, 너 후회만 안 한다면!"신유리가 시한 지사로 파견된다는 소문이 신속하게 퍼졌다.사무실 내 사람들의 신유리를 바라보는 눈빛이 묘해졌다. 그나마 양예슬이 그녀에게 다가가 몇 마디 말을 걸었다."유리 언니, 서 대표가 언니를 보냈다고 하는데 거기에 얼마 동안 있을 거예요? ""모르죠."신유리는 솔직하게 말했다. 다만 이직 준비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후에 물건을 잘 정리해 놓고 퇴근하자마자 요양원으로 달려갔다.시한 지사로 가게 되면 언제 올지 모르니까 외할아버지를
신유리는 내색 하지 않고 송지음의 말을 무시한 채 서준혁을 올려보았다.“언제 떠나?” 송지음은 단순히 여행으로 서준혁의 꼬리를 따라왔다. 업무상 서준혁은 그녀와 관계가 없는지라 업무 이외의 시간에는 기꺼이 그녀와 동반했다. 서준혁은 그녀에게 온갖 편애를 보였고 기꺼이 시간을 내어 동반하였다.신유리는 한낱 부하로서 뭐라 할 자격이 없어 자신의 본업에만 충실했다. 송지음은 관광지에 가서 점심을 먹자고 하자 서준혁은 응했고 신유리는 눈치 있게 차를 가지러 갔다. 차에 오르자마자 송지음은 서준혁의 품에 안겨 애틋한 목소리로 오전 외출할 때 자기를 데려가지 않았다고 원망했다. 서준혁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오랜만에 휴가니까, 푹 더 자.”말투는 부드럽지 않지만, 다정다감이 몰려왔다. 신유리는 운전에 집중했다.하지만 차 안에는 칸막이가 없어 송지음의 애교를 막을 수가 없었다.식사 장소에 도착했을 때, 관광지라서 주차장은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송지음은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까 봐 서준혁을 끌고 먼저 자리를 떴다.가면서 신유리에게 말했다.“유리 언니, 준혁 오빠랑 먼저 가서 자리를 잡을 테니, 차를 세우고 우리랑 만나요.”신유리는 그렇게 눈치가 없지 않았다.차를 세워놓고 그들을 찾아가지 않고, 혼자 밖에서 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다 먹어도 송지음과 서준혁으로부터 연락이 없자 신유리는 할 일이 없어 잠시 휴대전화를 만졌다. 업무용 카톡 아이디가 아직 바뀌지 않아 모멘트를 클릭했더니, 마침 송지음의 메인 포토가 눈에 들어왔다.그녀와 서준혁의 점심 식사 사진이겟지.신유리는 식탁이 2인 위치였고 메뉴도 2인분이란걸 알아챘다.전혀 그녀를 무시한 채. 신유리가 무표정한 얼굴로 캐톡을 끄고 막 나가서 구경하려고 할 때, 전화가 걸려 왔다.서준혁이 그녀더러 그들을 데리러 오라는 것이었다. 그가 보낸 위치는 상가 거리였는데 갔더니 송지음이 한창 쇼핑 중이었다. 옥선가게에 송지음이 작은 펜던트를 골라잡았다.가격이 다섯 자리
신유리는 약간의 알레르기가 있었고 턱에 두드러기가 생겨 서준혁한테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외출을 하지 않겠다고 휴가를 냈다.그녀의 턱이 나았을 때쯤 송지음은 성남으로 돌아가야 했고 그래서 그녀의 휴가도 길지 못했다.신유리는 서준혁이 그녀와 함께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가지 않자 의외라고 생각했다.송지음도 신유리랑 서준혁을 혼자 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가기 전에 서준혁을 잡고 한참 동안 말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신유리한테 말했다.“유리 언니 수고하네요. 준혁이 성격을 잘 아시잖아요. 잘 부탁해요.”이 말은 겉치레로 하는 말 같았지만 실제로는 유리를 경계하는 것이었다.송지음을 보내고 신유리는 서준혁과 함께 약속한 고객을 만나러 갔다.이번에는 서준혁이 운전을 했고 신유리는 자료를 보고 있었다. 차 안은 아주 조용했다.핸드폰 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자 신유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받았다. 요즘 리연지가 그녀에게 연락을 너무 자주 했다.이연지는 입만 열면 울음 섞인 목소리였다. “유리야, 네 동생이 또 발작이다.”신유리는 핸드폰을 잡은 손을 꽉 쥐고 “전에 이미 이백만을 주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이연지는 우물쭈물하며 “유리야, 동생한테 사백만을 더 보내주면 안 되겠니? 미미가 또 재촉하는구나.”라고 말했다.신유리는 “제가 이번 달에 대체 몇 번이나 이체했는데요.”라고 말했다.이연지는 여전히 훌쩍거렸고 무슨 일인지 우물쭈물거리며 제대로 말은 하지 않고 결국 소란을 피우다가 전화를 끊었다.신유리는 미간을 찌푸렸고 서준혁은 그녀의 통화 내용을 듣고 눈을 살짝 치켜 올리며 “무슨 일이야?”라고 물었다.신유리는 리연지에 대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싫어서 입을 오므리고 말하지 않았다.서준혁도 강요하지 않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업무에 지장 주지 마.”고객은 세련된 중년 여성이다. 성남 출신이라고 하던데 후에 시한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문선경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혁한테 인사를 하며 말했다.“나와 네 엄마
“네 그렇게 할게요.” 서준혁은 잠시 고민하다 흔쾌히 대답했다. 문선경은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 그리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한다. “예전에 네 어머니와 농담 삼아 사돈 맺자고 했었어.”신유리는 곁에서 그들이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문선경은 회사 얘기는 단 한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으면서 말끝마다 자기와 하정숙의 관계가 얼마나 좋은지 강조한다. 서준혁이 언제 회사로 돌아갈지 모르는 상황이고 만약 돌아가면 문선경 쪽 일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다.신유리는 자기 일을 생각하느라 서준혁과 문선경의 얘기가 끝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혁은 시더우드 향이 나는 외투를 신유리에게 벗어던졌다. 낮게 깔린 목소리가 신유리의 주의를 끌었다. “문 대표님 모셔주고 와.”신유리는 서준혁의 외투를 받아 문선경과 함께 나가려다 문선경의 제지를 받았다. “난 괜찮아.”말을 마친 문선경은 서준혁을 보며 말한다. “요 며칠 현이는 네가 잘 케어해줘.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르는 게 많을 거야.”서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네, 알겠어요.”신유리는 흠칫했다. 문선경은 주현을 아예 서준혁 곁에 있게 하려고 마음먹은 것 같다. 서준혁이 알아차렸는지가 미지수다.하지만 서준혁이 모를 리가 없었다. 송지음이 성남에 있는데 어떻게 대처하려나.서준혁은 신유리를 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차 가지고 와.”신유리는 고개를 떨구고 차를 가져오려고 몸을 돌린 찰나 주현이 말한다.“준혁 씨, 오늘 준혁 씨랑 호텔 가도 돼요?”신유리는 멈칫했다. 서준혁의 외투를 들고 황급히 주차된 곳으로 갔다.서준혁의 대답을 듣지 못한 주현은 가까이 다가가 서준혁의 소매를 잡으면서 묻는다.“혹시 불편해요?”서준혁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고 주현을 보고는 맘에 없는 듯 대답한다.“괜찮아요, 좋을 대로 해요.”신유리가 차를 가지고 왔을 때 서준혁과 주현은 이미 호텔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를 세워놓자 서준혁은 차 뒷문을 열고 주현에게 말한다.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