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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이연지는 신유리의 감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그녀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신유리는 몸의 피가 응고된 듯한 느낌이 들었고, 머릿속으로 이연지가 방금 한 말만 되뇌었다.

그녀는 요즘 많이 야위었고 얼굴색도 별로였다. 이연지가 그녀를 끌어안는 움직임이 조금만 컸으면 그녀는 그대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회사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많아지자, 신유리는 무감각하게 고개를 들어 그들을 쳐다봤다. 그들의 눈빛에는 놀라움, 연민, 동정, 경멸, 조롱이 모두 섞여 있었다. 마치 그녀를 심판하려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의 가죽을 벗겨내고 살을 뜯어내려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갑자기 어둡고 차가운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쳤다. 신유리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사가 네 집이야?"

신유리의 눈빛이 흔들렸다.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이 막힌 듯 한마디도 할수가 없었다.

“아주머니 여기는 회사예요. 지금 심정은 이해하지만,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유리 언니한테 잘 얘기하세요. 두 사람 모녀 사이잖아요. 엄마와 딸 사이에 풀지 못할 원한이 뭐가 있겠어요.”

송지음이 진지한 말투로 서준혁의 말에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말 사이로 이연지와 신유리의 이전 관계를 은근히 암시했다.

신유리는 눈을 질끈 감고 한참 뒤에야 쉰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지금 나 협박하는 거예요? 내가 당신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매일 여기로 찾아올 거예요?”

“나...”

신유리를 끌어안고 있던 손이 굳어졌다. 그리고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

“유리야, 너 미미 언니이기도 하잖아. 난 그렇다 쳐도 미미 생각을 해서라도? 가뜩이나 몸이 약한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해?”

이연지는 불쌍한 눈으로 신유리를 쳐다보았다.

“난 단지 너의 외할아버지가 날 도와주길 바랄 뿐이다. 아주 간단한 일이야. 조 장관은 네 할아버지 제자야. 네 할아버지만 나서주면 국병의 일도 다 해결될 거야.”

“진짜야, 유리야. 난 네 외할아버지가 이 일만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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