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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Author: 유진
강지혁은 조용히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누나는 내가 돈이 너무 없어 보여??”

“아니, 아니야!”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단지 네가 더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거야.”

아마도 유진은 평생 이런 삶을 벗어나지 못할 테지만, 지혁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랐다.

“걱정 마. 그렇게 될 거니까. 그때가 되면 난 누나가 어떤 삶을 원하든 다 들어줄 수 있을 거야.”

지혁은 진지한 얼굴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지혁은 단지 게임일 뿐일지라도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유진의 삶을 바꾸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일은 지혁에게는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유진은 지혁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유진은 지혁이 정말 그렇게 해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유진은 지혁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싶지 않아 웃으며 말했다.

“그래, 좋아! 그럼 나는 이제 우리 동생만 믿는다? 그럼 난 아무 일도 안하고 편하게 앉아서 돈만 펑펑 써야지! 백수처럼!”

“그래, 그렇게 해.”

지혁의 깊고 까만 눈동자가 반짝였다.

‘누나가 원하기만 한다면, 평생 돈만 쓰는 백수로 살 수 있게 해 줄게.’

다음날, 고이준은 휴게실에서 직원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오늘 우리 강 대표님 입은 니트 스웨터 봤어?]

[아니, 왜?]

[지금 인터넷 상에서 가장 핫한 스웨터인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럴 리가 있겠어? 강 대표님이 그런 옷을 입는다는 게 말이 돼?]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해. 혹시 유명 브랜드 옷을 짝퉁으로 제작되어서 유행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긴, 대표님이 입고 계신 옷은 느낌이 다르기는 해. 나도 우리 남편에게 사주고 싶을 정도라니까.]

[그 정도야? 그럼, 나도 그 옷 살 수 있는 링크 좀 보내줘.]

이준은 조용히 휴게실을 빠져나왔다. 이준은 창피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오늘 보스가 입고 있는 옷은 지금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는 그 니트 스웨터가 맞았다. 심지어 보스가 입은 것과 똑같은 옷을 입고 출근한 직원도 보았다.

정작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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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혁은 이가 부러질 정도로 꽉 깨물었다.아무리 강지혁이 강문철에 대해 잘 안다고 해도 강문철이 강지혁을 알고 있는 것에 비하면 한참이나 부족했다.강문철은 강지혁이 의심이 많은 인간이라는 것과 임유진과 관련된 일이면 불안감이 극도에 달한다는 것까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김재호에게 실종 놀이를 하게 한 다음 갑자기 나타나게 했다.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야 이미 불안도가 잔뜩 오른 강지혁이 직접 김재호를 심문하려고 저택에서 나올 테니까.강문철은 죽어서도 죽은 게 아니었다.게다가 김재호의 말에 따르면 강문철은 강지혁에게 내기까지 하려고 했다. 임유진과 관련된 내기를 말이다.‘유진아, 제발... 제발 무사해 줘!’...임유진의 눈썹이 움찔 떨리더니 이내 예쁜 두 눈이 떠졌다.임유진은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깜짝 놀라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그녀는 차량 운전석에 앉아있었고 한 손은 핸들에 꽉 묶여있고 나머지 한 손은 기어봉에 묶여있었다.그리고 그녀가 탄 차량은 차 앞머리만 간신히 땅을 밟고 있고 뒤쪽은 공중에 떠 있었다. 즉 차량의 절반만이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매달린 상태라는 뜻이었다.만약 이대로 조금만 큰 움직임을 보인다거나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게 되면 이 차는 말할 것도 없이 절벽 아래의 망망대해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임유진은 상황을 파악한 후 아주 미세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그녀의 눈앞에 영상 통화가 켜져 있는 휴대폰 하나가 들어왔다. 그리고 화면 속에는 진세령의 얼굴이 보였다.“깼어?”진세령이 음험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솔직히 생각도 못 했어. 내가 짓밟은 한낱 벌레가 오늘날의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거라고는 말이야.”“진세령!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내면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며 임유진이 물었다.임유진은 아까 그렇게 강지혁을 보낸 후 다시 침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침실로 돌아온 지 몇 분도 안 돼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졸음이 몰려와 잠시 침대에서 눈을 붙였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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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호원은 강지혁의 목소리에 당황한 듯 말을 버벅거렸다.“그, 그게 사모님 방으로 가봤는데 사모님은 그 어디에도 없고 채린이와 이모님만이 바닥에 기절해있었습니다. 방 안에는 CCTV가 없어 밖에 있는 CCTV를 돌려봤지만 사모님께서 침실을 나선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는 지금 미약하게나마 약물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찾아! 지금 당장 저택 전부를 뒤져서 유진이를 찾아!”강지혁은 휴대폰을 고이준에게 던져버린 후 누구 한 명 죽일 것 같은 눈빛으로 김재호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김재호의 머리를 세게 움켜쥐고 벽에 짓눌렀다.“유진이를 어디로 빼돌렸어! 만약 유진이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네 사지가 다 찢길 줄 알아!”쿵 하는 소리와 함께 김재호의 머리가 옆으로 끌려갔다가 다시 벽에 세게 부딪혔다.분명히 아플 텐데도 김재호는 오히려 소리 내 웃었다.“지금 당장 저를 죽이셔도 저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아까 말했죠?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고요.”“유진이를 어디로 빼돌렸는지 말하라고 했어!”강지혁이 살기를 내뿜으며 김재호의 머리를 수도 없이 벽을 향해 박았다.지금 그의 머릿속은 온통 임유진뿐이었다.한편 고이준은 이미 이성을 잃은 듯한 강지혁의 눈빛과 행동에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임유진은 강지혁의 목숨과도 같은 사람이기에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 만약 임유진을 건드리게 되면 그건 자기 목숨을 끊어달라고 하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김재호를 죽이고 말겠어!’고이준은 이 생각에 얼른 강지혁의 곁으로 다가갔다.“대표님, 차라리 김재호를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가 보는 게 어떨까요? 분명히 김재호는 사모님께서 어디 있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일단은 화를 좀 가라앉히시고 손을 멈춰주세요. 이러다 김재호가 죽어버리면 아무것도 묻지 못하잖습니까.”그 말에 강지혁의 눈빛에 이성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차에 실어. 그리고 지금 당장 집으로 간다!”강지혁은 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0화

    “진세령이 탈옥한 걸 몰랐다?”강지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김재호를 빤히 바라보았다.“네, 몰랐습니다.”김재호가 단호하게 답했다.“그래, 그렇다고 쳐. 그럼 내가 올 때까지 아무 얘기도 하지 않겠다는 건 무슨 의도로 한 말이지?”“회장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만약 임유진 씨가 모든 진실을 알고도 대표님과 헤어지지 않으면 대표님과 내기를 하나 하시겠다고요.”“내기?”“네. 대표님께서 아버님처럼 정말 여자 하나 때문에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강지혁의 얼굴빛이 확 어두워졌다.“그게 무슨 뜻이지?”강문철은 이제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인데 대체 뭘 지켜보고 무슨 내기를 하겠다는지 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김재호는 강지혁의 의혹 가득한 눈빛을 보며 아무 말 없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잔뜩 얻어터진 얼굴로 그렇게 웃으니 괜히 섬뜩하게 느껴졌다.“말해! 그게 대체 무슨 뜻인지!”강지혁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눈빛도 아까보다 더 날카로워졌다.“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겁니다.”김재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회장님께서는 단지 대표님께 자명한 사실을 하나 일깨워주고 싶은 것뿐입니다. 여자를 위해 사느니 마느니 하는 건 결국 대표님께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요.”“그간 노인네 뒤를 따라다녔더니 스스로가 뭐라도 된 것 같아?”강지혁이 느긋하게 앞으로 걸어가 김재호의 멱살을 잡았다.“네가 지금부터 입을 열고 해야 하는 얘기는 이거 하나야. 노인네가 너한테 무슨 지시를 내렸는지,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털어놓지 않으면 그때는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 거야.”이건 누가 들어도 협박이었다.하지만 김재호는 그의 협박 따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대답했다.“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을 때부터 회장님 뒤를 따랐습니다. 제 목숨을 구해준 사람도 회장님이시고 저를 지금껏 살게 해준 사람도 회장님이십니다. 그러니 회장님께서 저한테 맡기신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89화

    ...강지혁은 방에서 나온 뒤에야 옆에 늘어진 손을 꽉 말아쥐었다.아까 임유진이 그의 팔을 잡고 먼저 그의 목에 팔을 두르며 얼굴이 가까이했을 때 그는 긴장감에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고 기대감에 마음이 잔뜩 부풀어 올랐다.하지만 그가 마지막에 맛본 건 또 한 번의 실망감뿐이었다.믿음을 주려고 노력은 한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몸은 속일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그를 밀어내고 있었다. 여전히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그렇다는 건 그녀가 그를 진정으로 용서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하지만 뭐가 됐든 임유진은 그에게 거짓말이라도 사랑한다고 해줬고 용서하겠다는 말도 해줬다. 닿는 걸 거부하면서도 그를 안심시켜주기 위해 열심히 닿으려고 했다.그러니 그거로 된 거다.어차피 두 사람에게는 아직 시간은 많으니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다 제거하고 아이까지 무사히 출산한 후 다시 차근차근 관계를 쌓아 나아가면 된다.강지혁은 밖에 있는 이모님과 경호원에게 다가와 임유진의 상황에 관해 몇 마디 당부를 건넸다.그런데 그때 고이준이 다급하게 들어오더니 강지혁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대표님!”강지혁은 그의 다급한 태도에 사람들을 다 물린 후 고이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드디어 김재호를 찾았습니다.”고이준의 말에 강지혁의 몸이 흠칫했다.“어디서 찾았지?”“회장님 산소에 있더라고요. 저희 애들을 발견하고 바로 도망가려고 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잘 잡아뒀습니다. 현재 묘원 옆의 오두막에 있는데 지금 바로 만나러 가시겠습니까?”“그래. 노인네가 대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한번 들어봐야지.”강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사실 김재호를 잡은 건 좋지만 이제껏 꼭꼭 숨어있다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 영 석연치 않았다. 게다가 진세령의 탈옥 사건도 신경이 쓰이고 말이다.강지혁은 진세령의 탈옥에 김재호가 크게 엮여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가지.”강지혁이 아래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고이준도 바로 그의 뒤를 따랐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88화

    임유진의 몸은 마치 로봇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굳어있었고 움직임 하나하나가 뻣뻣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뒤꿈치까지 들고 강지혁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두 사람의 거리는 어느새 무척이나 가까워져 있었고 그 덕에 길게 뻗은 그의 속눈썹과 그의 검은색 눈동자가 바로 코앞에서 보였다.이제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면 입술이 맞닿게 된다.서로의 입술이 맞닿으면 강지혁도 그녀가 떠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믿을 것이다.강지혁은 아마 모르겠지만 임유진은 생각보다 그를 더 사랑하고 있었고 놓치고 싶지 않아 했다.자신을 향한 강지혁의 사랑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애정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물론 과거의 진실로 마음에 고통이 일고 아주 조금은 그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사실 고통받은 거로 따지면 강지혁도 그녀 못지않다는 걸 임유진은 알고 있다.다시 함께 한 뒤로 강지혁은 거의 틈만 나면 그녀에게 자기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해달라는 말을 했으니까.아마 강지혁은 그때부터 늘 불안해 왔는지도 모른다.그래서 임유진은 그에게 안정감을 주고 싶었다. 그걸 증명할 방법이 신체적인 접촉밖에 없다고 해도 그녀는 기꺼이 그를 위해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임유진은 뻣뻣하게 굳은 몸을 조금 더 밀착시키며 서서히 얼굴을 강지혁의 얼굴 가까이 가져갔다.이제 남은 거리는 고작 2cm, 강지혁의 숨결이 전달되어 오며 그의 얼굴이 점점 더 가까이 보였다.임유진은 눈을 질끈 감고 그저 입만 맞추면 된다고, 그러면 괜한 오해 같은 건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심장이 쿵쿵 뛰고 드디어 강지혁의 입술과 맞닿은 순간, 그녀의 몸이 움찔 떨리더니 이내 뭘 느낄 새도 없이 강지혁의 몸에서 멀리 떨어져 나갔다.임유진은 뒤로 빠르게 한걸음 물러선 후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그대로 화장실로 뛰쳐 갔다.그러고는 변기를 잡고 토하기 시작했다.“웩... 웩!”얼마나 세게 토를 한 건지 그녀는 아침에 먹었던 것을 전부 다 토해버렸다.그렇게 얼마나 토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87화

    “그럼 다른 경호원들을 물려줘. 전처럼 채린 씨만 곁에 있게 해줘. 솔직히 매번 내 뒤에 여러 명이 따라다니는 거, 나 불편해.”임유진은 그 상황이 꼭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안 돼.”강지혁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왜? 왜 안 되는데?”“뭐가 됐든 안 돼. 넌 지금 경호가 필요한 몸이야. 그러니까 사람 물리는 건 안 돼.”강지혁은 김재호 일도 그렇고 진세령이 탈옥한 일도 그렇고 아직 임유진에게는 그 어떤 것도 얘기할 생각이 없었다.불안의 근원 중 어떤 것은 단지 그의 의심과 추측에 불과하니까. 그러니 앞으로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출산 예정일까지는 그녀가 불안해할 만한 그 어떤 빌미도 만들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 마음이 임유진에게는 전달이 되지 않았다.임유진은 강지혁이 이러는 게 결국에는 자신을 향한 불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우리 사이에 믿음이 고작 그거밖에 안 돼?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어떻게 하면 떠나지 않겠다는 내 말을 믿어줄래?”그녀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졌다.강지혁은 마치 임유진의 내면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려는 듯 그녀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럼 나한테 키스해 봐.”“뭐?”갑작스러운 요구에 임유진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나한테 키스하라고. 네가 먼저 나한테 입을 맞추면 그때는 네가 떠나지 않을 거라는 거 믿어줄게.”강지혁은 단지 살과 살이 맞닿는 느낌을 원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마음의 안정감을 원했다. 그녀를 믿어도 된다는, 그녀의 사랑이 진심이라고 확신할만한 안정감을 원했다.그의 사랑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부풀어지기만 하는데 임유진은 꼭 아닌 것 같아서, 임유진은 언제든지 그를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서.실제로 임유진이 결혼을 승낙한 것도 이미 생겨버린 아이들과 병원에 누워있는 한지영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 때문에 임유진은 어쩔 수 없게 그의 곁에 있게 된 것이었다.그래서 강지혁은 마음속으로 늘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아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86화

    강지혁은 샤워를 마친 후 가운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으로 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물방울이 머리카락에서부터 떨어져 그의 볼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얼굴 전체를 뒤덮은 물방울들은 꼭 그의 눈물 같기도 했다.“할아버지가 얘기한 그 날은 절대 오지 않을 거예요. 유진이는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고 나도 아버지처럼 목숨을 끊을 생각 없어요. 나와 유진이는 곧 태어날 아이들과 함께 평생 잘 살 거예요.”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속에는 견고한 다짐이 섞여 있었다....그 뒤로 며칠간 임유진과 강지혁은 거의 저택에만 있다시피 했다.임유진은 간혹 심심하거나 할 때 한지영과 탁유미에게 전화를 해 무료함을 달랬다.한지영과 탁유미는 임유진과 강지혁의 사이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것을 듣고 잘 됐다며 기뻐해 주었다.탁유미는 두 사람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은 바가 없지만 뭐가 됐든 잘 해결됐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그리고 다 알고 있는 한지영은 다시 임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조심스럽게 물었다.“정말 내려놓기로 한 거야? 괜찮겠어?”그녀는 임유진의 당시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사람이라 임유진이 감방에서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은 것과 괴롭힘에 지쳐 하마터면 자살 직전까지 내몰렸다는 것까지 전부 다 알고 있기에 아무래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응. 한번 노력해보려고. 진심이야.”임유진의 말에 한지영은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됐다.“그럼 다행이고. 참, 엄마랑 아빠가 명절 겸 너희 두 사람을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는데 시간 괜찮아? 나 구해줘서 고맙다고 꼭 한번 맛있는 거 먹이고 싶으시대.”“고마운 거로 따지면 내가 더 고맙지. 네가 아니었으면 난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있지도 못했을 테니까.”임유진은 한지영에게만큼은 뭘 줘도 아깝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지영의 집으로 가는 날짜를 정하고 전화를 끊었다.임유진은 휴대폰을 내려놓은 후 마침 이쪽으로 걸어오는 강지혁을 향해 말했다.“방금 지영이랑 통화했는데 내일 우리더러 자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85화

    다만 전과 다른 게 있다면 한 침대에서 자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임유진이 씻고 나왔을 때 강지혁은 소파로 향하며 말했다.“나는 소파에서 잘게. 내가 침대에서 자야 네가 편할 거야.”강지혁은 그녀가 그로 인해 또다시 토를 하고 반응을 일으킬까 봐 자진해서 소파에서 자겠다고 했다.다음날.임유진은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윗몸을 일으켰다. 앞을 바라보니 강지혁은 소파에 누운 채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이에 그녀는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와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이상한 일이었다.강지혁은 단 한 번도 그녀보다 늦게 눈을 뜬 적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지금은 아침 9시였다.‘아직도 잔다고?’임유진은 의문을 품으며 조용히 강지혁의 잠 자는 얼굴을 바라보았다.어제도 느꼈지만 그는 확실히 살이 빠져 있었다. 잠자는 모습에서도 살이 빠진 게 확 티가 날 정도였다.게다가 잠을 제대로 못 잔 건지 그의 눈 밑에는 옅은 다크서클도 있었다.그때 강지혁의 미간이 꿈틀거리더니 평온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두려움에 잠식되고 식은땀까지 흘리기 시작했다.“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절대...”강지혁의 입이 살짝 열리며 이런 말들이 튀어나왔다.“뭐가 그럴 리 없는데?”임유진은 그의 상태에 조금 당황한 듯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의 볼을 매만졌다.하지만 그와 살이 맞닿는 순간 그녀의 몸은 또다시 급속도로 굳어지기 시작했다.‘대체 뭐가 문제인 건데! 내가 내려놓겠다잖아. 과거 같은 거 이제는 잊어보겠다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이런 반응이냐고!’임유진은 몸이 점점 차가워지자 결국 손을 거두어들이고 큰소리로 강지혁을 향해 외쳤다.“혁아, 혁아! 일어나봐!”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던 걸까? 강지혁의 눈이 갑자기 번쩍 떠졌다.절망으로 가득 잠겨있던 그의 눈동자는 임유진의 얼굴을 보고서야 정신을 차린 듯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왔다.“대체 꿈에서 뭘 봤길래 이래?”임유진이 호흡을 가다듬는 강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강지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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