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2화

Author: 유진
유진은 이렇게 빨리 세령을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세령은 여전히 당시 유진이 처음 보았을 때의 모습과 같다.

아름다운 생김새, 정교한 메이크업 그리고 화려한 옷차림. 마치 연예계의 톱스타 같다.

당시 감옥에서 손톱을 뽑으라고 했을 때도 세령은 여전히 정교하고 예쁜 명품 옷을 입었고 음침한 감옥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렇다, 아주 화려했다.

그러나 이런 신분이 고귀한 영애라 해도 악한 목소리로 손톱을 뽑으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잔혹한 행동을 한다.

하여 그녀가 다시 생각도 하기 싫은 악몽이 되었다!

한편 세령의 곁에 있던 인애는 유진을 보자 곧바로 비웃었다.

“누구인가 했네. 세령아, 네 언니를 해친 가해자잖아! 진짜 보복을 당했네. 여기에서 환경미화원일을 하다니.”

유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바닥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쓸었다.

“정말 얼굴이 뜨거워. 나라면 남의 언니를 죽였으면 동생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무릎 꿇고 빌겠는데 정말 아무 일도 없는 척 하네.”

인애는 계속 비꼬았다.

그러자 유진은 한숨을 쉬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난 이미 대가를 치렀어.”

터무니없는 죄명 때문에 그녀는 3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고 변호사 면허가 취소되었으며 게다가 감옥에서 온갖 고생을 했다.

그리고 출소 후 환경미화원으로 일 하고 있다.

그녀의 인생은 모든 것이 바뀌었고 너무나 큰 대가를 치렀다.

“대가? 감옥살이 3년 밖에 안 했는데 대가라고 생각해?”

세령이 차갑게 말했다.

“임유진, 우리 언니는 목숨이 없어졌어.”

“그럼 더 이상 어떻게 하고 싶은데?”

유진은 차분하게 되물었다. 어차피 그녀는 최악의 인생을 겪고 있다.

그녀는 지금 가진 것이 하나도 없고 잃을 것도 없다.

세령은 형광색 환경미화원 작업복을 입은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

3년이란 시간, 그녀의 까만 머리는 누렇게 변했고 비록 얼굴은 여전히 청순하지만 영혼은 뺏긴 듯한 눈빛, 그리고 빗자루를 잡고 있는 두 손은 이미 힘든 일에 적응이 된 것 같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33화

    유진은 그 말이 너무 역겨웠다.“그럼 그냥 내 동생에게 말하면 되잖아. 나랑 상관없는 일인데, 일해야 되니까 길 좀 비켜줘.”인애가 화를 내며 말했다.“네가 아니라면 소민준이 세령이에게 프로포즈하려고 올린 광고가 왜 내리게 되겠어? 네가 강지혁의 약혼녀를 죽였으니 강지혁이 소 씨 가문에게 칼을 겨누는 거잖아. 하지만 넌 팔자 좋게 여기에서 마음 편하게 청소를 하고 있잖아.”유진은 흠칫 놀랐다. 그녀는 지혁이 한 일이라는 걸 생각지도 못했다.강지혁……지난번 그녀가 신정민에게서 도망칠 수 있었던 것도 강지혁 때문이다.강지혁은 S시의 신과도 같다. 그는 거대한 GH그룹을 장악하고 있으며 아무도 감히 그를 건드릴 수 없고 그의 한마디는 마치 S시의 성지와 같다.그리고 그녀와 강지혁은 정말 많은 연관이 있는 것 같다.애초에 민준이 급히 유진이와 헤어졌을 때 S시에서 감히 그녀의 변호사가 되줄 사람이 없었고, 온갖 고통을 겪은 그녀에 대한 감옥 교도관의 내혹한 태도마저, 모두가 강지혁 때문인가?유진이가 교통사고에서 죽인 사람이 바로 강지혁의 약혼녀였기 때문이다.심지어 한번은 감옥에서 유진이는 차가운 물에 머리를 눌려 질식해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그녀가 감옥에서 이와 같은 괴롭힘을 당한 것도 강 씨 가문의 지시 때문이다. 그리하여 강 씨 가문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들은 그녀를 더 열심히 밟고 괴롭혔다.유진은 인애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바닥을 쓸었다.인애가 너무 화 나 유진이의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세령이 인애를 막았다.“세령아, 임유진은 너무 뻔뻔해. 내가 제대로 혼내 주야겠어.”인애가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세령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내 반지 하나가 없어졌어. 이곳에 떨어졌는데 누가 쓰레기인 줄 알고 버렸나봐. 환경미화원더러 좀 찾아줘라고 해야겠어.”인애는 흠칫 놀라더니 재빨리 알아듣고 웃으며 말했다.“맞아. 잘 찾아줘야지. 네 반지는 엄청 비싸잖아. 이곳 쓰레기를 하나하나 다 뒤져봐야겠어.”인애는 말을 하며 임유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34화

    “네? 차에 간다고요?”팀장은 깜짝 놀랐다. 2천만 원이 넘는 반지를 잃어버렸는데 그녀는 같이 찾을 생각조차 안 했다.“세령이는 잘나가는 연예인인데 당신들이 반지를 찾는 걸 서서 기다리겠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팬들에게 둘러싸일 거예요.”박인애가 말하자 팀장도 그제야 이해가 갔다.세령의 차는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차에 앉아 있다해도 쉬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유진이의 초라한 모습을 볼 수 있다.“쟤는 쓰레기를 뒤지는 거랑 어울려.”인애는 악독하게 웃었다.“방금 그렇게 잘난 척해도 지금 쓰레기 더미에 있잖아.”세령이 담담하게 말했다.“조금만 더 있다가 돌아가자.”지금 유진의 모습은 아무런 위협도 없는 것 같았다.비록 민준이 그녀를 사랑했지만 결국 민준한테서 버리게 되었다.유진은 감옥에 있을 때 열 손가락이 끊임없이 피가 흘렀고, 손가락의 뼈가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억울한 누명을 썼고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하여 세령은 그녀가 너무 미웠다.왜 그녀는 이런 고통을 겪고도 이와 같이 버티는 것일까!정말 무죄라고 견지한다면 무죄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법에는 증거 뿐이다!“맞다! 기념이라도 남겨야지.”인애는 말을 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유진이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을 찍었다.이 일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정상 퇴근은 불가능이었다. 게다가 미옥조차도 그 있지는도 모르는 반지를 찾아야 했다.유진은 고무장갑을 벗고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혁아, 나야. 오늘 일이 좀 있어 늦게 끝날 거 같아. 저녁은 자기절로 먹고. 날 기다릴 필요는 없어.”전화 저쪽에서 청아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그냥……음, 회사 일 때문에. 아무튼 날 안 기다려도 돼.”유진은 말하면서 팀장이 그녀를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자 재빨리 전화를 끝고 장갑을 껴서 쓰레기 더미를 뒤적였다.GH그룹 대표 사무실.지혁이 이준에게 분부했다.“임유진 회사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봐.”이준은 대답하고서 곧바로 대표실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35화

    세령과 인애는 차안에서 유진이가 쓰레기를 뒤지는 모습을 실컷 보았으니 이만 운전을 하고 떠나려 했다.그때 박인애가 말했다.“언제까지 찾게 할 생각이야?”진세령은 무심코 말했다.“내가 자기 전까지 찾게 하지. 때가 되면 소장에게 연락해 반지를 못 찾았으면 그만두라고 하면 돼. 그냥 내가 재수 없었다고 말하면 돼.”“하하, 정말 봐준 셈이야.”인애가 말했다.“소민준이 지금의 임유진을 보았다면 역겨워 토할 거야. 임유진이 어떻게 소민준과 어울리겠어. 너 같은 영애야말로 어울리지.”빨간색 마세라티가 막 시동을 걸자 갑자기 경찰차 몇 대가 오더니 마세라티는 순간 경찰차에 의해 둘러싸게 되었다.바로 그때 경찰이 차에서 내려 마세라티의 창문을 두드렸다.세령이 창문을 내리자 경찰이 말했다.“이곳에 2천만 원짜리 반지를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받았어요. 입건하여 수사를 해야 해요. 반지를 잃어버린 거예요, 도둑맞은 거예요?”“입건이라고요?”세령과 인애는 어리둥절했다.“우리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어요!”인애가 소리쳤다.하지만 상대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2천만 원 이상의 가치는 이미 중대한 사건에 속해요. 두 분은 적극적으로 협조하세요. 저희도 두 분이 한시라도 빨리 반지를 되찾는 것을 돕는 거예요.”하지만……애초에 반지를 잃어버리지 않았다.그때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치더니 세령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더 이상 반지를 찾을 생각 없어요. 못 찾아도 괜찮아요.”“만약 절도 사건이라면 입건 수사에 충족한 금액이니 입건하여 수사해야 합니다. 두 분은 차에서 내려 반지를 잃어버린 구체적인 장소가 어디인지 확인해 주세요.”사건 담당자가 진지하게 말했다.하여 세령과 인애는 따뜻한 차에서 내려 찬바람을 맞으며 이전에 그들과 유진이 대화하던 곳에 왔다. 다만 지금 이곳은 이미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원래 쓰레기통에 있던 쓰레기들이 반지를 찾기 편하게 모두 바닥에 널브러졌다. 쓰레기의 비린 내가 끊임없이 풍겨왔다. 화려한 모습의 세령과 인애가 쓰레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36화

    세령은 비록 마음속으로 그녀가 확실히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만 주위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니 이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특히 주변 사람들이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는 것을 보자 세령은 더욱 화가 났지만 겉으로는 매너를 유지해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환경위생과에서 파견한 사람들이 오자 경찰이 파견한 사람들과 함께 반지를 찾고 있었다.그리하여 추운 날, 세령과 인애는 이렇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구경당하면서 경찰의 검문을 받고 그 쓰레기 무더기의 옆에 서서 이따금 악취를 맡았다.반지는 당연히 찾지 못했다. 경찰이 드디어 세령과 인애를 풀어주었을 때 두 사람은 하마터면 이 쓰레기 냄새 때문에 토할 뻔했다.“세령아, 어떻게 해. 이 일이 커져서 형사사건으로 됐어.”차 안으로 돌아오자 인애가 불안해하며 말했다.“도대체 누가 신고한 거야, 경찰까지 왔어.”“나중에 지인에게 말해서 사건을 흐지부지하게 만들면 돼.”진세령은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사건보다 자신의 이미지에 더 신경을 썼다. 자신은 인기 스타라 평소 셀카조차 고급 장소에서 찍는데 지금은 쓰레기 더미 옆에 있다.그리고 옆에 많은 사람들이 현장 사진을 찍고 있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핫이슈가 될 것 같았다. 세령은 얼른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뉴스를 내려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유진의 몸에는 온통 쓰레기 냄새일 뿐이다. 손을 몇 번이나 씻어도 쓰레기 냄새가 지워지지 않았고 작업복을 벗고 자신의 외투를 입었지만 그 고약한 냄새가 났다.“부자들은 정말 너무해. 자기 실수로 반지가 잃어버렸는대 왜 우리를 시켜. 그렇게 비싼 반지르는 잘 간수하지도 않고.”미옥이가 불평해 했다.유진이 그녀를 몇 마디 위로하고서 자신의 가방을 들고 회사를 떠났다.진세령 때문에 평소보다 집에 더 늦게 돌아갔다. 길가의 가로등은 이미 켜져있고 찬바람이 그녀의 얼굴에 불어와 한기와 따끔한 아픔이 느껴졌다.오늘 유진은 다시 한 번 그전과의 차이를 느꼈다. 세령이 반지를 찾으라고 요구했을 때 그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37화

    지혁은 품속에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목에 기대었다.그는 자연히 그녀가 말하는 냄새를 알게 되었다.오늘 세령 때문에 오랫동안 쓰레기를 뒤졌다. 하지만…….“누나의 몸에서 냄새가 나도 나를 피할 필요 없어.”“하지만…….”유진은 자신의 냄새 때문인지 아니면 지혁의 포옹 때문인지 어색했다.“우리가 서로 의지하는 이상 피할 게 뭐가 있어? 언젠간 내 몸에서 냄새가 나면 누나도 일부러 날 피할 거야?”지혁이 반문했다.그러자 유진은 잠시 침묵한 뒤 한숨을 쉬었다.“알았어. 다음부터 그러지 않을게.”지혁의 얼굴에 웃음기가 돌더니 그제야 유진의 손을 잡고 좁은 임대주택으로 돌아갔다.지혁은 미리 음식을 차렸다. 비록 음식은 이미 식었지만 유진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오늘 무슨 일 있었어?”지혁이 물었다.유진은 망설이다가 그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오늘 일이 사건으로 되었으니 그녀가 말하지 않더라도 지혁은 인터넷에서 알게 될 것이다.그때 지혁은 조용히 유진의 얘기를 듣더니 말했다.“화나지 않아?”유진는 어쩔 수 없는 듯 웃었다.“화날 것도 없어.”“정말 반지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단지 트집을 잡으려고 한 것이잖아. 아니야? 왜 누나는 화나지 않아?”“화가 나도 소용없어.”유진이 말했다.“너 강지혁이라는 사람을 알아?”그는 흠칫 놀라며 그녀의 반짝거리는 눈동자를 바라보았다.“그는 S시의 신이라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잘 보이려고 해.”그녀가 말을 이었다.“감옥살이를 할 때 내가 교통사고를 내서 그의 약혼녀를 죽게 했다고 판결났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감옥에서 날 괴롭혔어. 만약 모든 일에 화를 낸다면 난 화병 때문에 죽은지 오래전일 거야. 그러니까 그냥 무시하면 돼.”유진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지혁의 마음은 너무 아팠다.유진의 짧은 한 마디에 지혁는 그녀가 감옥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유진이 말했 듯이 지혁의 비위를 맞추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정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38화

    어떤 아픔을 겪어야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이토록 덤덤할까?“앞으로 누가 누나를 다치게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지혁은 마치 맹세하는 것처럼 말했다.그러자 유진은 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해했다.“자꾸 그런 말을 하지 말고 밥이나 먹어.”유진는 말을 하며 집중하여 음식을 계속 먹었다.한편 지혁의 눈동자가 반짝이는 것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이와 동시에 일이 커졌지만 세령은 회사 쪽에서 이 실검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 인터넷에는 그녀가 반지를 잃어버려 환경미화원이 그녀를 도와 쓰레기통을 뒤졌다는 기사가 퍼져 있다.특히 세령이 화려한 옷을 입고 쓰레기 더미 옆에 서 있고 옆에는 허리를 굽혀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환경미화원이 있는 사진을 넣었다.이런 대비는 즉시 적지 않은 사람들의 불만을 이끌었고 모두들 그녀의 품성에 문제가 있고 갑질을 한다고 질책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런 댓글을 달았다.“본인이 반지를 잃어버렸는데 왜 환경미화원이 찾아야 하나요? 환경미화원들은 하루 종일 힘들게 도로 청소를 하는 것도 모자라 반지까지 찾아줘야 해요? 왜 혼자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고?”“스타가 되면 남보다 더 대단해요?”“왜 도시의 자원을 사용하는 거죠? 진세령이 환경미화원의 임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반지를 찾아주는 거예요?”비록 세령의 팬들이 열심히 그녀의 편을 들지만 이런 부정적인 댓글을 막을 수 없었다. 특히 당시 현장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들이 수많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왜 실검도 막지 못해?”악플이 많아질수록 세령은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방법이 없어. 어쩐 일인지 대형 잡지사에서 관련된 내용을 내려주지 않아.”그때 매니저가 멈칫하더니 머뭇거리는 듯 말문을 열었다.“세령아, 혹시 너 누구의 미움을 산거야?”“내가 누구의 미움을 사겠어.”S시에서 진 씨 가문의 신분에 게다가 소 씨 가문의 예비 며느리인 진세령이다. 다른 사람이 그녀의 미움을 살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39화

    심지어 적지 않은 팬들은 탈덕하겠다고 하면서 세령을 미워하겠다고 한다.또 일부 세령의 충실한 팬들은 어느 부분에서 잘못된 게 아니냐면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믿기 힘든 것은 세령도 마찬가지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경찰이 수사보고서를 제출했고 그녀는 다른 네티즌들과 동시에 알았다.세령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설마 몇 년 동안의 그녀의 노력과 커리어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인가?그러나 더 참혹한 것은 뒤에 있다. GH그룹 강지혁의 개인 비서 이준이 소 씨 가문, 진 씨 가문에게 연락하여 약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세령은 현재의 부정적인 뉴스를 연상할 수밖에 없었다.유진은 경찰의 수사 보고서를 본 후 오히려 좀 놀랐다. 수사 보고서가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다. 게다가 소 씨 가문과 진 씨 가문이 이 기사를 내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지는 추세이다.“진세령, 정말 너무 나쁜 사람이네. 그날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반지를 찾아달라고 했으면서 결국 잃어버리지도 않은 거잖아.”환경위생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의론이 분분했다.“인터넷에 진세령을 욕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게 당연해.”“하지만 이상해. 톱스타가 왜 반지를 잃어버렸다고 우리한테 찾으라고 해?”한 직원이 의문을 제기했다.“심심해서 그런 거겠지.”그때 미옥이 유진에게 물었다.“유진 씨, 그날 진세령이 유진 씨와 아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잖아. 혹시 아는 사이야?”그때 지나가던 방현주가 조롱하는 어투로 말했다.“서미옥, 무슨 농담을 하는 거야. 임유진이 어떻게 진세령과 아는 사이겠어. 진세령은 부잣집 영애잖아.”“하지만 그날 진세령과 유진 씨가 얘기 나누는 걸 봤어.”“설마 임유진이 진세령의 미움을 사 톱스타가 일부러 반지를 잃어버렸다고 한 거 아니야?”방현주는 주범을 찾은 것처럼 말했다.“임유진, 너 때문에 우리가 쓰레기통을 뒤진 거네.”동현이 임유진을 좋아하기에 현주는 유진을 겨냥했다. 미옥은 현주가 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40화

    “아빠도 언니 많이 보고싶죠.”세령이 말했다.“그날 임유진을 만났는데 가소롭게도 임유진은 그 어떤 죄책감도 없었어요.”“이제 그만. 그 여자 말을 꺼내지 마.”진기태가 말했다.말하는 사이에 계단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이 고개를 들자 강지혁이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었다.“저 만나러 왔나요? 무슨 일인가요?”지혁이 담담하게 물으면서 두 사람을 힐끗 보았다.지혁의 차가운 눈빛에 세령은 순간 오싹한 기운이 들었다.그 당시 언니는 이 남자를 사랑했다.세령은 아직도 언니 애령이 사랑에 빠진 눈빛으로 말한 것이 기억난다.“세령아, 난 한평생 강지혁 같은 남자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는 아주 차갑고 이성적이야. 그를 안아도 그의 온도를 느낄 수 없어. 그는 아주 정교한 도자기 같고 그의 껍데기를 가진다해도 그의 속내는 알 수 없을 거야.”그렇다. 세령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매번 지혁을 만날 때마다 그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지혁은 준수한 얼굴에 뒤에 GH그룹까지 있기에 이 도시에서 종횡무진할 수 있지만 세령은 단 한 번도 그와 엮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이 남자는 너무 무섭고 차갑다.비록 언니가 그 당시 지혁을 죽도록 사랑해 지혁이 결혼을 승낙했지만 세령은 지혁이 언니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언니의 장례식에서 지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고 심지어 조금의 슬픔도 없었다.“지혁아, 세령이 철이 없어서 이런 영향이 안 좋은 사고를 쳤어. 내가 이미 잘 타일렀으니 세령이와 소민준의 약혼식에 참석했으면 좋겠어. 세령이는 애령의 유일한 동생이야. 애령이도 네가 약혼식에 참석하길 바랄 거야.”진기태는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지혁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진기태를 바라보았다. 진기태는 여러 해 동안 백화점을 운영하며 위세를 떨쳤지만 지금은 사위에게 기세가 눌린 채 자신의 생각이 이미 상대에게 들킨 것 같았다.“네. 철이 없긴 했어요. 반지를 잃어버렸다고 거짓말한 거는 말할 것도 없고 그깟 반지

Latest chapter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02화

    “응, 안 아파. 그러니까 그만해도 돼.”여자아이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하겸은 몇 초간 가만히 있더니 서서히 힘을 풀고 여자아이의 품에 몸을 맡겼다.“세상에! 너 또 싸웠니? 애들 얼굴 좀 봐. 네가 이랬어? 미친 망아지도 아니고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너 나랑 전생에 무슨 원수라도 졌니?”새엄마인 정가연이 다가와 눈을 부라리며 하겸을 노려보았다.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머리가 아플 만도 했다.하승찬은 엄마가 오자 바로 상황을 일러바치며 하겸이 어떻게 다른 아이들을 때려눕혔는지 아주 자세하게 얘기해주었다.여자아이는 정가연의 한마디로 시작된 사람들의 질책에 품에 있는 남자아이를 더 꽉 끌어안았다.“괜찮아. 누나가 지켜줄게. 무서워하지 마.”임유진은 아이의 말에 코끝이 시큰해져 얼른 두 아이를 돕기 위해 입을 열었다.하지만 막 말을 내뱉으려는 순간, 강지혁이 아이 둘을 데리고 다급하게 그녀 앞으로 뛰어왔다.“유진아, 지금 당장 가봐야 할 것 같아. 김재호를 찾았어.”“뭐?”임유진이 깜짝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김재호를 찾았다고?!”“그래. 고 비서가 확인했어.”임유진은 저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렸다.김재호를 찾았다는 건 세쌍둥이 중 나머지 한 아이의 행방을 드디어 알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었다.임유진은 정신을 차린 후 곧바로 강지혁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빨리... 빨리 가자!”“그래, 알았어.”강지혁은 고개를 끄덕인 후 시선을 내려 아이 둘을 바라보았다.“엄마랑 아빠가 급한 일 때문에 당장 가봐야 해. 놀이공원은 다음에 다시 데려와 줄게.”강선율은 의젓한 얼굴로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선현 역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건지 떼 한번 쓰지 않고 알겠다고 했다.놀이공원에서 나와 차에 올라탄 후 현이는 많이 궁금했던 건지 임유진을 보며 물었다.“엄마, 김재호가 누구야? 중요한 사람이야?”“응... 엄청 중요한 사람이야.”임유진은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며 차분하게 답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01화

    “흠... 그럼 내가 심심하지 않게 바로 옆에 붙어만 있어 주면 안 돼? 나도 저기서 놀고 싶단 말이야.”여자아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설득 방법을 바꿨다.“알았어.”남자아이는 이제껏 가만히 있었던 게 무색할 만큼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누나 곁에 있을게.”‘누나’라는 말에 임유진은 또다시 움찔하고 말았다. 남자아이는 눈빛만 닮은 게 아니라 조금 아련한 목소리로 ‘누나’라고 부르는 것까지 강지혁과 아주 많이 닮아있었다.여자아이는 환한 미소를 짓더니 곧바로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제 막 두 걸음 정도 움직였을 때 아까 바이킹 줄에서 봤던 승찬이라는 남자아이가 자기보다 한두 살 더 많아 보이는 형들을 데리고 다가왔다.승찬은 손가락으로 겸이란 남자아이를 가리키며 옆에 있는 형들에게 말했다.“내가 말했던 애가 바로 쟤야. 쟤가 진짜 싸움을 잘하거든. 여태 지는 걸 못 봤어. 아마 형들이라도 상대가 안 될걸?”“하승찬,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여자아이가 화를 내며 말했다.“왜? 내 말 맞잖아. 하겸 싸움 잘하는 거 맞잖아.”하승찬은 피식 웃으며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로 답했다.누가 봐도 일부러 형들을 도발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게 분명했다.아니나 다를까 하승찬과 함께 온 아이들은 담방이라도 하겸과 싸울 듯 거리를 좁혀왔다.여자아이는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얼른 하겸을 제 뒤에 숨기고 큰소리로 외쳤다.“내 동생은 싸움 같은 거 안 해. 그리고 우리는 놀러 온 거지 싸움하러 온 게 아니야. 그러니까 저리 가! 계속 다가오면... 그때는 내가 혼내줄 거야!”용기는 가상했지만 수적으로나 힘적으로나 우위에 있는 아이들에게 여자아이의 협박이 통할 리가 만무했다.하승찬이 데리고 온 아이들 중에서 키가 제일 큰 남자아이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여자아이를 옆으로 밀어버렸다.여자아이는 중심을 잃은 채 휘청거리다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머리는 바로 옆 기둥에 부딪히고 말았다.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임유진은 반응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00화

    점심이 되고 임유진 일행은 놀이공원 안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현이와 율이는 노느라 에너지를 많이 써서 식욕이 도는지 음식이 나오자마자 한마디 말도 없이 아주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그리고 다 먹은 뒤에는 금방 다시 키즈 코너로 가 놀겠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나 애들 데리고 놀고 있을게.”임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강지혁에게 말했다.“그래.”강지혁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그에게는 그들이 바로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이다.하지만 이러한 행복한 순간에도 불안감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만약 임유진이 그를 떠난 이유가 정말 더 이상 그를 사랑할 수 없어서인 거라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녀의 기억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나?조금 전까지만 해도 따뜻했던 강지혁의 눈빛에 일말의 어둠이 스쳐 갔다.한편, 임유진은 아이들을 안쪽으로 들여보낸 후 입구 쪽 벤치에 앉아 두 아이를 지켜보았다.현이와 율이는 이제 만난 지 한 달도 채 안 됐지만 제법 남매 느낌이 많이 났다. 두 아이 모두 서로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듯했다.임유진은 미소를 지은 채 아이들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돌려 키즈 코너를 쭉 훑어보았다. 그러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두 명의 아이를 발견하고는 곧바로 시선을 멈췄다.아까 바이킹 줄을 섰을 때 봤었던 바로 그 아이들이었다.여자아이는 눈높이를 맞추려는 듯 무릎을 살짝 구부려 앞에 있는 남자아이에게 뭐라고 얘기하고 있었고 남자아이는 그런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임유진은 남자아이의 얼굴을 본 순간 마치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았다.무척이나 예쁘게 생긴 남자아이였다. 또래 아이들보다 체구도 작고 영양 불균형인지 얼굴이 조금 노랗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이는 뚜렷한 이목구비에 너무나도 조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지나치게 예쁜 얼굴이어서일까, 임유진은 아이의 얼굴을 꼭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99화

    “딸 관리 좀 제대로 해! 유산은 무슨 얼어 죽을! 당신 나랑 분명히 약속했어. 집안의 모든 건 다 우리 승찬이 거라고! 어차피 딸은 출가외인이니까 지금부터 제대로 교육해. 재산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라고!”“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해.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잖아.”남자는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계속해서 달랬다.여자아이는 싸움이 일단락되자 빠르게 뒤로 돌았다. 그러고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남자아이의 뺨을 매만지며 울상이 된 얼굴로 물었다.“많이 아파?”임유진은 남자아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걸 보면 괜찮다고 한 것 같았다.임유진은 서로 많이 의지하고 있는 듯한 남매를 보며 괜스레 마음이 아팠다.방금 있었던 대화로 추측해보건대 표독스러운 여자는 새엄마인 듯했고 세 명의 아이 중 살이 통통한 아이만이 그녀의 친아들인 듯했다.그리고 야윈 남자아이와 당찬 여자아이의 엄마는 이미 세상에 없는 듯하고 말이다.남매끼리라도 사이가 좋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솔직히 임유진은 뺨을 맞고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던 아이가 누나가 맞을 것 같으니 바로 몸을 던지려 하는 모습이 매우 놀라웠다.그저 뒷모습만 보였을 뿐이지만 아이는 아까 진심으로 여자를 때려눕히려 했다.‘하필이면 저런 여자가 새엄마라니... 안 됐네. 아직 어린 것 같은데.’사람들 많은 곳에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손을 올리는데 집에서라고 가만히 있을 리가 만무했다. 더했으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는 않을 거라고 임유진은 확신할 수 있었다.게다가 입고 있는 옷만 봐도 그랬다. 통통한 남자아이의 옷은 새것인 것에 반해 남매의 옷은 몇 년은 입은 것 같은 헌 옷이었으니까.왜소한 체구의 남자아이는 기껏해야 4, 5살쯤 돼 보이고 여자아이는 그보다 3살 정도 더 많아 보이는데 아직 어린 나이에 제대로 돌봐줄 보호자가 없다는 건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임유진은 아이들을 보며 저도 모르게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당시 그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98화

    한편 멀지 않은 곳에서 네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경호원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입을 떡 벌린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임유진과 강선현이 돌아온 뒤로 강지혁은 확실히 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놀이공원에 입장한 후, 임유진은 강지혁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현이가 하는 말을 전부 다 받아줄 필요는 없어.”“왜? 우리는 가족이잖아. 나는 현이 아빠고.”임유진은 예상외의 대답에 조금 놀란 듯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강지혁의 눈빛이 다정하다 못해 그 이상의 애정까지 흘러넘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게다가 갓 재회했을 때와 달리 그는 마치 두 눈에 그녀밖에 안 보인다는 듯이, 꼭 그녀가 세상의 전부라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그렇지. 우리는 가족이지.”임유진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며 미소를 지었다.놀이공원 안내인 역을 맡은 사람은 일전에 한 번 와본 적이 있는 강선율이었다. 율이는 현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가리키며 조금 들뜬 얼굴로 얘기했다.율이는 아주 이상하게도 전에 왔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감정이 솟구치는 것이 느껴졌다.사람이 많아 이리저리 부대끼기도 하고 길게 늘어진 줄도 서야 하는데 율이는 그것들이 싫지 않았다.지겹도록 탄 놀이 기구도 현이와 함께 하니 새롭게 느껴지고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즐겁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네 사람은 이리저리 구경하다 현이가 제일 좋아하는 바이킹을 타기 위해 줄을 섰다.그런데 긴 줄을 서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그때, 어디선가 날카로운 마찰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이어 경멸이 한가득 담긴 여자의 표독스러운 음성도 들려왔다.“이게 감히 우리 찬이를 할퀴어?!”임유진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비싸 보이는 옷을 입고 유명한 브랜드의 가방을 손에 든 여자가 눈을 무섭게 부릅뜬 채 바로 앞에 있는 남자아이를 노려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임유진의 시야에서는 아이의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키는 율이와 언뜻 비슷해 보였지만 눈에 띄게 야위어 보였고 옷은 색이 다 바래 있었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97화

    지난 5년간, 그는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뿐 삶에 큰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그래서 임유진이 다시 돌아와 줘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녀가 있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다시 원래 있어야 할 궤도 위에서 흘러가는 것 같았으니까.지금의 강지혁에게 유일한 불안요소가 있다면 그건 바로 그녀가 떠난 진짜 이유를 아직 모른다는 것뿐이다.“혁아.”놀이공원 입구에 다다랐을 때 임유진은 다급하게 강지혁을 부르며 신신당부했다.“안으로 들어가서도 꼭 현이 손 잘 잡고 있어야 해, 알겠지? 아니면 눈 깜짝하는 사이 사라져버릴 거야. 율이는... 괜찮네.”임유진은 율이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새삼 신기한 듯 속으로 감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또래 아이들과 달리 너무나도 순하고 심지어는 듬직해 보이기까지 했으니까.반대로 현이는 벌써 강지혁의 손을 잡은 채 이곳저곳을 끌고 다니며 쉴 틈 없이 재잘거렸다.“걱정하지 마. 설사 놓쳤다고 해도 금방 다시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올 테니까.”강지혁의 담담한 말에 임유진은 눈을 두어 번 깜빡이다 혹시 하는 얼굴로 물었다.“설마 지금 우리 주위에 경호원분들이 있어?”“응. 적당한 인원을 배치해뒀어. 그리고 놀이공원 CCTV 쪽에도 사람을 보냈고.”임유진은 그가 말한 적당한 인원이라는 게 정확히 몇 명인지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강지혁이 생각하는 적당한 인원과 그녀가 생각하는 적당한 인원은 분명히 다를 테니까.강지혁은 임유진의 표정을 보더니 눈썹을 살짝 위로 올리며 물었다.“왜? 누가 따라다니는 거 싫어?”“그렇지는 않아.”경호원들의 삼엄한 경호라면 임신했을 당시 이미 톡톡히 맛본 적이 있기에 새삼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그냥 놀이공원에서 노는 것뿐인데 이럴 필요까지 있나 싶어서.”임유진은 경호원까지 따라붙는 게 조금 유난이라고 생각하는 듯했지만 강지혁은 전혀 아니었다. 그는 그녀와 아이들을 한번 잃어봤기에 아주 조금도 그들을 다시 잃게 될 빌미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나는 그냥 너랑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해주고 싶은 것뿐이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96화

    “우리 현이는 어쩜 기억력도 좋아... 하하.”임유진은 어색하게 웃더니 곧바로 율이를 바라보며 화제를 돌려버렸다.“그런데 율아, 정말 아빠랑 놀이공원에 간 적 없어?”“네, 아빠랑 같이 간 적은 없어요.”강선율의 대답에 임유진은 고개를 돌려 강지혁을 바라보았다.“율이랑 같이 안 가줬어?”“도우미들이 함께 가줬어.”“같이 가주지. 그러다 율이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너는 걱정도 안 됐어?”임유진은 자기가 다 서운한 듯 강지혁에게 바짝 가까이 다가가며 추궁 아닌 추궁을 했다.놀이공원 자체가 즐거운 곳인 건 맞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가는 걸 더 좋아할 것이 분명했으니까.“안 잃어버려.”강지혁이 단호하게 대답했다.“어떻게 그렇게 확신해?”“그야...”임유진은 강지혁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답변에 금세 수긍하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놀이공원 전체를 하루 대관한 거라 사람이라고는 아이 한 명과 직원들, 그리고 율이 곁을 지켜주는 도우미들밖에 없었기 때문이다.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강지혁은 10명의 경호원을 아들과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하기도 했다.이 정도의 정성이라면 무슨 일이 생겨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하지만 안전은 확보가 됐지만 그런 식의 놀이공원이라면 줄을 설 때의 미묘한 기대감도 설렘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북적거림도 느낄 수 없게 된다.“율아, 놀이공원 갔을 때 어땠어? 좋았어?”임유진이 물었다.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율이는 고개를 저었다.“재미없었어요.”재미있어 보이던 놀이 기구도 두어 번 타보니 금세 흥미가 떨어졌다.“놀이공원이 얼마나 재미있는데!”강선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외쳤다.“나랑 엄마는 엄청 자주 갔어. 바이킹도 타고 회전목마도 타고 대관람차도 타고. 그런데 매번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바이킹 같은 건 두 번 밖에 못 탔어...”현이는 말을 하다 당시 기억이 떠올랐는지 조금 아쉬운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게 재밌다고?’강선율은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고개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95화

    고이준은 이도 저도 못 하게 된 상황에 머리가 다 지끈해졌다.“이만 나가봐.”“네, 알겠습니다...”고이준이 나간 후 강지혁은 의자에 힘없이 기대더니 이내 눈을 감고 조용히 중얼거렸다.“살아있었어... 죽은 게 아니었어...”그는 말을 마치고는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커지는 웃음소리와 반대로 그의 눈가에는 점점 눈물이 맺혀 올랐다. 그리고 그 눈물은 매끈한 볼을 타고 힘없이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그날 밤의 극심한 두통으로 그는 임유진과의 첫 만남은 어땠는지, 그녀와 어떤 사랑을 했는지, 또 그녀와 어떻게 헤어졌다가 어떻게 다시 결혼까지 하게 됐는지까지 전부 다 떠올랐다.그리고 그녀를 지독하게 사랑한 덕에 배웠던 후회감과 두려움,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감까지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되었다.임유진이 모든 걸 알게 된 그 날, 강지혁도 그녀 못지않게 심장이 철렁하고 고통으로 사뭇 쳤다. 자신만 입을 닫고 진실을 감춰버리면 그녀는 영원히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오만함을 고배로 돌려받는 느낌이었다.세상에는 영원히 발각되지 않는 비밀이란 있을 수 없고 그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 또한 얼마든지 있다는 걸 그때의 그는 몰랐다.기억을 되찾은 강지혁은 지금 겪고 있는 모든 게 꼭 꿈만 같았다. 그녀가 다시 돌아와 사랑을 속삭이는 게 꼭 언젠가는 다시 사라질 꿈처럼 느껴졌다.그래서일까, 그날 밤 이후부터 그는 임유진이 깊은 수면에 든 후면 어김없이 조용히 눈을 뜨고 자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주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만지곤 했다.마치 이렇게 해야만 그녀가 곁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고 그녀가 자신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날 싫어하지 마. 내 곁을 떠나지 마. 제발...”힘없이 가라앉은 목소리는 매일 밤 그들의 침실에 아주 조용히 울려 퍼졌다....주말.임유진과 강지혁은 강선율과 강선현을 데리고 놀이공원으로 향했다.놀이공원에 가게 된 계기는 며칠 전의 어느 날 현이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94화

    그도 그럴 게 강지혁의 부름으로 사무실에 왔다가 벌써 10분째 아무런 지시도 없이 그의 눈빛만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혹시 사모님과 다투신 건가? 아니면 또 두통 때문에...?’강지혁은 계속해서 눈치만 보고 있는 고이준을 빤히 바라보다 드디어 천천히 입을 열었다.“임유진이 내 곁을 떠난 이유가 정확히 뭔지, 정말 몰라?”고이준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심장이 철렁했다.“갑자기 그건 왜요...?”“진애령 사건 때문에 도저히 날 용서할 수가 없어 결국에는 내 곁을 떠난 거라고, 너나 한 집사나 두 사람 다 나한테 그렇게 얘기했어.”“네, 그랬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희 추측일 뿐입니다. 사모님의 마음이 어땠는지는 사모님밖에 모르시니까요...”고이준은 당황한 얼굴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어쩌면 저희 추측이 틀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5년 만에 돌아오시고 나서 진애령 씨 사건에 관해 얘기했을 때 사모님은 회장님을 다 용서했다고 하셨거든요.”“용서?”강지혁이 코웃음을 쳤다.조금만 살이 맞닿아도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토까지 했는데 그게 과연 용서한 사람의 행동일까?용서했다고 한 말도 어쩌면 기억을 잃은 것 때문에 자신이 용서했다고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해외에 있는 요셉 선생한테 연락해서 들어오라고 해. 유진이한테는 아무 얘기도 하지 말고.”고이준은 강지혁의 말에 깜짝 놀랐다.요셉은 유명한 신경외과 전문의로 특히 기억 관련해서는 영향력 있는 논문을 다수 발표한 바 있다.‘회장님 설마...’“혹시 기억을 완전히 찾으실 생각이십니까?”“그래.”강지혁이 담담하게 대꾸했다.사실 그날 밤의 극심한 두통으로 그의 기억은 아주 세세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돌아온 상태다.하지만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그 세세한 기억이었다. 거기에 그녀가 떠난 진짜 이유가 들어있었으니까.“하지만 박 선생도 전에 말했다시피 갑자기 모든 기억을 다 찾으려고 하면 회장님의 멘탈이 감당해내지 못할 겁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