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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누가 형부라는 거죠?”

어디선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갈색 코트에 세련된 차림의 아름다운 여자가 두 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여자는 임유라를 발견하고는 냉소를 지었다.

“누군가 했더니, 살인자의 여동생이군요.’

여자의 말에 유라의 순간 얼굴이 일그러졌다. 유라는 눈 앞의 여자가 진세령, 즉 소민준의 현재 약혼녀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세령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유라를 쳐다보았다.

“기억나요. 당신은 이름도 없는 배우잖아요. 왜 우리 민준 씨 앞에 나타나서 형부라고 부르는 거죠? 혹시 여주인공이라도 되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 너무 뻔뻔한 거 아닌가요?”

유라는 아무런 반격도 못하고 당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좋은 구경이라도 난 것처럼 세 사람이 서 있는 곳을 흘끔거리고 있었다.

유라는 속으로 세령을 욕하며 정작 입 밖으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사람만 치지 않았어도, 이미 인기 스타가 되었을 테고 그랬다면 오늘 같은 모욕은 당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순간, 유라는 자신이 애초에 괜찮은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임유진 덕분이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왜 안 가고 그러고 있죠?”

세령은 불쾌한 얼굴이었다.

유라는 미소를 지으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민준을 바라봤다.

‘그냥 이대로 돌아간다면, 애당초 내가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지.’

“그만 돌아가. 나는 네 언니와 아무 사이도 아니야.”

민준이 냉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유라는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어 머뭇거렸다.

그러자 세령이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당신이 가지 않고 계속 버티고 있겠다면, 경비원을 부를 수밖에 없어요!”

유라는 할 수 없이 입술을 깨물며 그곳을 떠났다. 나중에 다시 기회를 잡으려는 생각이었다.

세령은 고개를 돌려 민준을 바라봤다.

“당신 아직까지 임유진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건 아니죠? 방금 임유라가 당신에게 형부라고 부르던데, 당신은 강지혁이 두렵지도 않아요? 잊지 말아요. 우리 언니는 그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었어요.”

이 말은 그에게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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