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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가자. 음식 다 차가워지겠다.”

“응.”

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뭔가 생각난 듯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나 방금 경찰 불렀어. 여기 있는 사람들이 나한테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거든. 아마 금방 도착할 거야.”

“그건 황채린이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강지혁이 말한 황채린이라는 여자는 바로 임유진 옆에 있던 여자 경호원이다.

임유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소민준은 경호원의 손에서 풀려난 후 천천히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이를 꽉 깨물고 강지혁과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한때 마치 장기 말처럼 버렸던 여자가 지금은 그보다 훨씬 더 대단한 남자 옆에 서 있다.

그래서 소민준은 지금 이 상황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상대는 강지혁이니까.

한편 진세령은 지금 상당히 놀란 얼굴이었다.

한때 형부가 될 뻔했던 남자가, 언니가 미치도록 사랑했던 남자가, 언니 장례식에서는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고 내내 냉랭한 얼굴로 있더니 지금은 다른 여자에게 이토록 다정하고 부드러운 눈빛을 지어주고 있었니 말이다.

그리고 그 여자는 다름 아닌 소민준의 전 여자친구였던 임유진이다.

강지혁은 임유진의 손을 잡은 후 룸을 나가려다가 뭔가 생각난 듯 발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내려 수중에 있는 삐뚤빼뚤한 여자의 손을 한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진세령을 향해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때 내 와이프가 감옥에서 진씨 가문의 신세를 많이 졌더라고. 그리고 너는 그때 내 와이프가 평생 손을 쓰지 못하게 하려고 했었지, 아마?”

그 말에 진세령의 얼굴이 하얘지더니 두 손이 덜덜 떨렸다.

강지혁은 그런 진세령을 빤히 바라보고는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임유진과 함께 자리를 벗어났다.

두 사람이 떠난 후 진세령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방금 강지혁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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