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는 진지한 얼굴로 수다를 떠는 그를 보며 약간 의아해했다. "나는 최고급 브랜드의 책임자인 당신들은 모두 예의 바른 로봇이라고 생각했는데. 업무 이외의 일에는 관심이 없는 줄 알았어.""..."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은 내용이 흥미로우니까 말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점은, 같은 브랜드 책임자로서 도희가 '고객'을 위한 정의로운 발언은 그녀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하지만 도희와 강유리가 단순한 동료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몰랐다.그리고 도희도 그녀의 질문에 그저 몇 마디 말로 대충 얼버무렸다. "아마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았던 것 같아, 마침 성신영의 심기를 건드렸겠지."담당자는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제멋대로라고? 강유리가 호텔 주차장으로 걸어 들어가는데 누군가가 그를 불러세웠다.성신영이 화를 내며 말했다. "강유리, 거기 서! 당신 무슨 근거로 이렇게 하는 거야? 당신이 무슨 권리로 우리를 쫓아내!"강유리는 그녀를 곁눈질로 바라보며 여유로운 태도로 말했다. "네가 취소하겠다고 했잖아?"성신영은 할말이 없었다. 강유리의 우아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며 그녀는 화가 나서 이가 근질근질했다.팔이 너무 간지러워 그녀를 더 짜증 나게 했다.성신영은 그를 노려봤다. 강유리의 담담한 웃는 얼굴을 찢어 버리고 싶었다."우쭐대지 마! 너의 그 대단한 작은 이모는 이제 예전과 달라. 남에게 버림받은 낡은 신발 한 켤레나 다름없다고! 그녀가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해서 이겼다고 생각하나 본데, 절대 불가능해! 당신은 영원히 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어! 고성그룹이 뒷배를 봐주지 않으면 당신은 육시준한테 들러붙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을걸!""..."강유리는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지고 살기로 가득해졌다. 이 여자는 영원히 말을 곱게 하는 법이 없다.성신영은 그녀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그녀가 자기 주제를 알았다고 생각하여 더욱 득의양양해 했다.계속 말하려고 하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이 자식이! 누가 너한테 윗사람한테 버릇없게 말해도 된다는 자격을 준거냐!"고정남은 호통을 쳤다. 낮게 깐 목소리에는 협박도 느껴졌다. "다시 또 허튼소리를 하면 말 잘 듣는 결혼 상대로 바꿔버릴 것이다."성신영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눈에 서려 있던 불만은 공포로 변했다.그녀는 이 혼인으로 고정남을 오랫동안 이용하고 있었다. 이제는 결혼이 확정됐다고 생각해서 막무가내로 행동한 것인데 고정남의 말 한마디가 그녀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 보냈다. 본질적으로 그녀는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고성그룹은 정략결혼을 하기 위해 그녀를 선택했다. 육 씨 집안 또한 이 혼인을 위해서 그녀의 신분을 인정한 것이다.결국 그녀는 도구일 뿐이다.두 그룹의 관계를 맺어 주는 도구...강유리는 차에 기대어 이 둘이 서로 물어뜯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이들을 비웃었다. 성신영은 이럴 때나 자기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아차린다.자업자득인 셈이다.하지만 고정남의 뒤늦은 애틋함도 보기에 거슬린다.눈길을 돌리고 차에 타려는데고정남이 재빨리 따라왔다. "잠깐만 기다리거라!"그는 큰 손으로 그녀의 차 문을 눌렀다. 손끝이 흥분으로 인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차 안을 힐끗 보고는 급히 열지 않고 먼저 본론으로 들어갔다."고성그룹과 LK그룹의 협력은 꼭 필요한 일이다. 게다가 이 아이는 처음부터 LK그룹 사람이라고 인정했는데 지금에 와서 쫓아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강유리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그녀의 이해가 틀리지 않았다면 지금 그는 해명하고 있다. "나도 알고 있다. 일전에 내가 릴리에게 했던 말들이 그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을. 하지만 방금 나한테 소식도 전해주고, 아버지 노릇을 할 기회를 다시 줬다는 건 아직 그 아이 마음속에 내 자리가 있다는 거 아닐가.""???"강유리는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 늙은 너구리가 갑자기 정신이 나갔나?고정남은 눈을 한번 감았다가 다시 떴다
공기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강유리와 문기준은 호구를 보는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방금 우리 이모가 여기 계신 줄 알고 연기하신 겁니까? 솔직히 말해서, 당신 가식적인 모습이 평소에 이기심으로 가득 찬 모습보다 더 보기가 역겹습니다.""..."당황한 고정남을 무시하고 강유리는 곧장 차에 올라탔다.차가 천천히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강유리는 릴리에게 전화를 걸었다.릴리는 한참 뒤에야 전화를 받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어때요? 고정남이 진짜로 갔나요?""네가 오라고 한 거야?"릴리가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 "어머니를 보고 싶어 하셨잖아요.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거죠!"강유리가 외출하기 전에 받은 전화의 내용을 그녀도 들었다.LK그룹의 호텔에서 홀대받았다면 누구의 작품일지는 뻔하다.요즘 서울 전체가 고성그룹과 LK그룹의 정략결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성그룹 쇼핑몰의 대형 스크린에는 두 사람의 결혼식 뮤직비디오와 카운트다운이 반복 재생되고 있다.반면 강유리의 결혼식은 분명히 LK그룹 사장의 결혼식이고 심지어 LK그룹의 호텔에서 올리는데도 아무도 홍보를 하지 않았다. 그저 가끔 말을 꺼내면 성신영의 새언니 결혼식이라고 할 뿐이다.릴리는 고정남의 그 가식적인 애틋함이 어머니 앞에서는 어떻게 연기할지 보고 싶었을 뿐이다..."뻔뻔한 말을 어쩌면 그리도 술술 내뱉는지."강유리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무슨 말을 했는데요?"강유리는 고정남의 말투를 따라 하며 말했다. "고성그룹과 LK그룹의 협력은 꼭 필요한 일이다. 게다가 이 아이는 처음부터 LK그룹 사람이라고 인정했는데 지금에 와서 쫓아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나도 알고 있다. 일전에 내가 릴리에게 했던 말들이 그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을. 하지만 방금 나한테 소식도 전해주고, 아버지 노릇을 할 기회를 다시 줬다는 건 아직 그 아이 마음속에 내 자리가 있다는 거 아닐까.""..."릴리는 이 말을 듣고 기가 찼다.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죠
강유리가 그녀를 말렸다. "저 혼자 올라갈게요, 그 사람도 이제 곧 끝날 거예요."퇴근 시간이 다가왔다.LK그룹은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다.강유리가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마자 옆에서 나지막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직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이분이 사모님이세요?""보기만으로도 카리스마가 대단하시네요.""육사장님이 그렇게 봐주시는데 당연히 콧대가 높으시겠죠! 그런데 너무 오만하시니 보기에는 그닥 안 좋네요!""???"강유리는 의문이 가득 찬 채로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는 것을 봤다. 다시 버튼을 눌렀을 때는 이미 늦었다.사장실 층에 도착하여 나오자, 주변에서 바라보는 이상한 시선들에 그녀는 더욱 의문이 가득했다.여기서 내 이미지가 이렇게 나쁜가?저번에 왔을 때는 다들 친절했는데?생각하던 참에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리려고 하는데,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까짓 일도 처리하지 못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지!"육시준의 목소리였다.물건이 책상 위에 떨어지는 소리도 들렸다.강유리는 멈칫했다.기억 속의 육시준은 늘 우아하고 차분한 모습이다. 그의 감정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특히 결혼한 후에는 그녀한테 더욱 다정해져서 그가 화내는 모습을 거의 잊을 정도다...그럼, 무슨 일 때문에 저렇게 화가 난거지?원래는 업무상 일이니 저녁에 그가 집에 돌아오면 물어보려 했지만, 엘리베이터의 직원들 반응도 그렇고, 주변의 이상한 시선도 그렇고, 왠지 자기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반쯤 열린 문을 보며 그녀는 몇 초 동안 망설이다가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똑똑똑. 사무실이 숨 막힐 듯 조용해졌다. 임강준은 책상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사장의 화를 견디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가뜩이나 고통받던 심장이 더욱 조여왔다.곧 퇴근 시간인데 어느 눈치 없는 사람이 죽으러 온 거지?그는 지금 제 코가 석 자라 지금 들어오는 사람을 도와줄 수는 없을 것 같았다.사장님이 화를 내실 때
강유리는 자연스레 그가 묵인했다고 이해했다.강유리는 문을 열고 천천히 들어갔다."지나가던 김에 당신이랑 같이 퇴근하려고 왔어요! 그리고 방금 당신 이름을 내걸고 누굴 좀 괴롭혔거든요. 그 일도 당신한테 말해야겠다 싶어서요!"이 사건을 말하자 임강준이 고개를 더 숙이는 것을 그녀는 언뜻 보았다.역시, 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그녀는 입술을 살짝 오므리고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혹시 이번 일로 당신 상황이 곤란해졌나요?"LK그룹의 상황을 그녀는 알고 있다.어르신은 원래도 제어욕이 강하신 분이었다. 육시준이 자기 손아귀에서 벗어나면 여러 가지 일로 트집을 잡을 것이 분명하다.게다가 어르신이 눈여겨보고 있던 육경원과 고성그룹의 정략결혼 역시 그가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던 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에게 이렇게 휘둘렸으니 육시준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강유리도 짐작은 했지만, 그들이 이렇게 빨리 손 쓸 줄은 몰랐다...그녀가 머리를 빠르게 굴리며 상황 파악을 하고 있을 때 귓가에임강준의 의아한 목소리가 들렸다."사장님의 골칫거리가 아니라 오히려 사모님의 골칫거리입니다! 인터넷에 뜬 소식 아직 못 보셨나요?""???"강유리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임강준은 말을 꺼내자마자 입을 잘못 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책상 너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느끼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그의 탁월한 일 처리 능력이 오늘 일에 있어서는 왠지 엉망진창이다.이번 사건은 그의 일대 수모다."무슨 소식?"강유리는 뭔가 빠뜨린 게 있다는 걸 알아채고 휴대폰을 꺼냈다."별일 아니니 걱정하지 말아요. 저희가 최대한 빨리 입 다물게 할 거예요."육시준이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왔다.임강준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제가 빨리 처리하겠습니다."육시준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걸 알면서도 빨리 안 꺼져!""..."임강준은 허리를 굽혀 깍듯이 인사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사무실에서 나간 후 그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성신영의 결혼식 때문에 이번 사건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제일 처음에 댓글은 두 가지 의견으로 갈렸다.강유리가 복수를 아주 통쾌하게 했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성신영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도 있었다. 성신영이 일전에 만든 좋은 여동생 이미지가 사람들 머릿속에 깊게 박혔다. 이걸 믿은 사람들은 지금 강유리가 양심 없고, 배은망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론은 누군가가 조작하고 있는지 이 두 부류 사람의 비중이 비슷했었다.하지만 성신영은 초기에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지라 현실에서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이때 홍보팀이 꼼수를 썼다. 강유리의 남편이 육시준이라는 사실을 강조했고, 강유리가 백을 믿고 갑질을 한다고 여론을 조작했다.그리고 나서야 네티즌들이 강유리에게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이제 그만 봐요."손에 쥐어있던 휴대폰이 육시준에게 뺏겼다. 육시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일은 임 비서가 실수로 틈을 보여서 일어난 일이에요. 이제 곧 여론을 다 수습할 거예요...""왜 수습해요? 그럴 필요 없어요!"강유리가 태연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육시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들이 진실을 모른 채 당신을 모욕하고 있잖아요."강유리가 눈웃음을 지으며 그의 목을 감싸안았다. "내가 당신이랑 안 어울린다니? 자기들은 어울리는 줄 아나?""화는 안 나요?"육시준이 의아한 듯 그녀를 쳐다봤다. 강유리가 고개를 저었다."화낼 필요 없어요. 작정하고 트집을 잡는데 어느 누가 당하지 않겠어요. 임 비서한테도 너무 뭐라고 하지 말아요.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훔쳐온걸 자기 것이라고 착각하고 남의 가정을 공격한 거니까요."마지막 한마디를 말하며 그녀는 냉소를 지었다.성신영이 먼저 시비를 걸었으니 그녀도 더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결혼식이 끝날 때까지도 성신영이 고성그룹과 LK그룹에서 자리가 있으면 그녀가 갑질을 덜 부린 것이다. 육시준은 입을 꾹 다물고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그는 이런 일들에 익숙하
임강준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다 조용히 물러갔다. 대표가 결정한 일은 누구도 바꾸기 어려웠다. 게다가, 이렇게 하니 정말 시원했다! 그의 책임을 물을 일도 없고, 여기서 그가 더 이상 말을 많이 하면 눈치가 없는 것이다. 사무실 문이 다시 닫히고.강유리는 예쁜 눈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빠른 걸음으로 육시준의 옆으로 다가가 테이블을 짚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시준 씨, 이렇게 큰돈을 쓰는 게 내 편을 들어주기 위해서야?”육시준의 큰 손이 강유리의 허리를 감아 안아 그녀를 품에 안았다.“큰돈? 부인이 너무 쉽게 만족하는 거 아니야?”강유리는 자연스럽게 그의 목을 껴안고 미소를 지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뭐!”육시준은 강유리의 머리를 매만지며 그녀를 보는 눈에는 애정이 가득했다.“근데 이렇게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뭐라 할 것 같아. 나를 여우라서 사람을 홀려서 막 권력을 쓰고 그런다고, 시준 씨도 같이 욕하면 어떡해?”강유리는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어쩔 수 없지.”육시준의 입꼬리가 치켜 올라갔다.“욕을 먹었으니 실속 있는 일을 해야지. 욕만 먹으면 너무 억울하잖아?”“시준 씨의 그 굽히지 않는 배짱, 좋게 보고 있어!”강유리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육시준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부인께서 10km 넘게 돌아와서 마침 가는 길에 나를 데리러 왔는데, 나도 매우 좋게 보고 있어.”“...”‘알면 좀 모른척하지. 재미없게.’‘그래. 호텔에서 여기까지 가는 길은 아니지만, 그게 뭐?’“시준 씨는 안 반가운가 보네. 그러면 이만 가볼게.”강유리는 말을 마치고 일어서서 떠나려 했다.육시준의 큰 손이 다시 그녀의 허리를 낚아챘다. “당연히 반갑지. 다만 다음에는 나를 데리러 온 게 주요 목적이면 내가 더 기쁠 것 같아. 내 명의를 빌렸다고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알려주는 것보단.”육시준의 말은 그녀의 순서가 잘못됐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그에게는 그의 이름을 빌린 것보다, 강유리가 그를 데리러 오는 게 더 의미 있었다.
고성그룹 별장성신영은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자기한테 유리하게 편집해서 인스타에 올렸다. 그리고 육시준의 여자 팬들의 질투심을 이용하여 화살을 강유리에게 돌렸다.인터넷에서의 반응은 들끓었고 많은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은 강유리에 대한 악성 댓글과 불만이었다.자기 뜻대로 돌아가서 득의양양하던 성신영은 LK그룹에서 발표한 걸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여러 번 읽어보았다.‘육시준이 강유리를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고?”하지만 아래에 불공평하다는 댓글들을 보고 성신영은 약간 마음이 놓였다. 그것도 잠시뿐, 그녀는 이내 전화를 받고 자신의 SNS 계정이 모두 정지되었고 더 이상 어떤 글도 쓸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성신영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전화 너머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마 LK그룹의 홍보팀에서 손을 쓴 것 같습니다.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육 실장님도 아셨어요. 이따 성신영님과 최종 방법을 협의할 것입니다.”성신영을 도와 배후에서 여론을 조종한 사람은 육경원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람이었다.일이 커지자 그는 책임을 질 수 없어 성신영의 이름을 댔다.전화를 끊고 성신영은 망연자실하여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끝났어.’이런 큰 망신을 당했으니 육경원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오늘 오후, 그 여자 때문에 고정남의 기분을 상하게 했으니 고정남도 그녀를 위해 나서주지 않을 것이었다.성신영은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방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얼음장 같은 손을 만지며 마치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는 흉악범처럼 안절부절못하였다...다행이 고정남은 그 여자도 신경 쓰지만 육씨 가문과의 협력이 더 중요하였다.그녀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30분 후.서재에 모여 앉은 세 사람의 분위기는 유난히 무거웠다.육경원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성신영을 힐끗 쳐다보았다.“고씨 가문의 따님은 역시 배포가 남다르네요. LK그룹 호텔에 가서도 모든 걸 쥐고 흔들 수 있는 줄 아시는 걸 보니.”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