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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저녁 7시, 실크썬.

강유리는 모든 배우들과 일일이 만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문의 억만장자는 보이지가 않았다.

육경서는 대본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선두로 말꼬리를 열었고 덕분에 분위기는 점점 더 화기애애해졌다.

강유리는 그들이 하는 말을 한참 동안 조용히 듣고 있었다. 다들 원작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는지 적극적으로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이곳에 더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는지 그녀는 자리를 피해 옥상으로 올라가 바람을 쐬었다. 작업실과 함께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상의할 겸해서 말이다.

그들은 요즘 열심히 커플 반지를 고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골라도 마음에 드는 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가 직접 디자인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펜을 들었다…

전화는 걸렸고, 전화기 너머로 흥분한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리 언니, 디자인 받았어요. 엄청나던데요! 근데 이게 가공에 대한 요구가 좀 높아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제일 빨라서 언제 받을 수 있어요?”

결혼한지가 언제인데, 그녀는 아직도 반지를 준비하지 않았다. 확실히 그녀가 너무 소홀했다.

그래서 강유리는 빨리 이 일을 끝내고 싶었다.

“아무리 빨라도 일주일은 걸릴걸요? 다이아가 없어서 해외에서 보내야 하거든요.”

그 말에 강유리는 눈썹을 찌푸렸다. “알았어요. 꼼꼼하게 해달라고 부탁 좀 해줘요. 옆에서 주시하고 있어 주세요.”

한편 직원은 그만 참지 못하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어떤 고객이길래 언니가 이렇게 직접 움직이는 거예요?”

그 말에 강유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저요.”

“뭐라고요?”

“그거 제 결혼반지예요.”

“…”

강유리는 전화를 끊었다. 고개를 돌리자마자 날렵한 그림자 하나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몸을 돌렸다. 하지만 이곳이 옥상이라는 사실을 깜빡하는 바람에 그만 팔꿈치를 난간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녀는 성홍주에게 뺨을 맞기까지 했다.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훈계였다. “이 배신자! 너처럼 이렇게 동생한테 각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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