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리는 핸드폰을 챙겨 아래층으로 질주했다. 그녀는 육시준에게 이 상황을 따져 묻고 싶었다. 하지만 거실에 벌려진 풍경에 그만 깜짝 놀라버리고 말았다.유니폼을 입고 있는 메이드들이 거실에서 청소를 하고 있었고, 주방에는 아주머니들이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정원사들이 꽃과 나무를 다듬는 모습이 눈에 안겨 왔다.강유리는 같은 자리에 한참이나 얼어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자신의 뺨을 내리치기 시작했다.“습! 아파!”꿈이 아니었다.육시준은 소파에 앉아 잡지를 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인기척을 벌써 알아채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질문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괴상한 행동을 할 거라고는…“깼어?” 남자는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강유리는 어지러운 머리를 짚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육시준,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그때, 오씨 아주머니가 공손하게 말을 건넸다. “사모님, 대표님, 식사 준비 다 끝났습니다.”같은 시각, 육경서가 정원에서 걸어 나왔다. “형수 님, 드디어 깼어요? 아까 형한테도 말했는데, 이 사람들 다 제가 고용한 사람들이에요!”강유리는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신이 우리 집에 사람을 고용했다고요?”“아까 형이랑 얘기 다 끝났어요. 우리 집이 촬영장이랑 너무 멀어서 당분간 여기서 지내려고요.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공짜로 지낼 생각은 없으니까. 여기는 지내는 동안 집안일을 제가 고용한 하인이 도맡을 거예요. 그리고 지내는 동안 두 사람 사생활에는 일절 방해하지 않을게요…”육경서는 열심히 이 상황을 해명했다. 그의 입은 배속이라도 돌린 듯 무척이나 빠르게 움직였다.시끄럽고 어지러웠다.강유리는 한참 동안 넋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이내 뭐가 가장 중요한 일인지 생각났다. 당장은 육시준에게 주식에 대해 물어보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그녀는 손으로 멈추라는 자세를 취했다. “알았어요. 일단 알아서 하세요. 저희는 일이 좀 있어서.”말을 끝낸 후, 그녀는 육시준을 서재로 끌고 갔다.그녀의
분석이고 나발이고, 강유리는 그게 뭔지 몰랐다. 그녀는 운도 일종의 실력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당연하지! 당연히 기억하지! 내 모든 분석에는 다 근거가 있어! 요즘 경제 관련 뉴스도 열심히 봤거든!”육시준은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리는 게 너무 귀찮았다.지난 신혼 첫날밤 때부터 그는 알아채고 있었다. 강유리가 술이 약하다는 사실과, 다음날이면 필름이 끊긴다는 사실을.“앞으로 밖에서 술 그만 마셔. 어디 팔려 가도 모르잖아.”“…”강유리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육시준을 쳐다보았다.남자의 눈동자는 무척이나 깊었고 그 속에는 유감스러운 감정이 섞여 있었다.꿰뚫어 보는 듯한 그의 눈빛에 강유리는 마음이 조금 켕기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육시준 앞에서 취한 것도 아니었고, 필름이 끊기는 게 비밀은 아니었다.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은 그의 배려가, 그녀의 자존심을 챙겨주는 그의 행동이 그녀의 마음을 조금 불편하게 했다.일어나자마자 육시준을 오해하기나 하고… 그녀의 마음속에서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육시준, 월급 올려줄게.”여자는 책상 옆에 서 있었다. 몸에는 얇은 잠옷을 걸치고 있었고 긴 머리는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은 오히려 그녀의 자유롭고 나른한 분위기를 한층 더 강조시켰다.여자는 몸을 살짝 기울였다. 얇고 가는 목에 아래에는 쇄골이 예쁘게 나 있었다. 흔들리는 머리 사이로 그녀의 쇠골라인이 언뜻언뜻 눈에 들어왔다.육시준은 건장한 성인 남성이었다. 그는 매일 밤 가녀린 아내를 안고 잤다. 만질 수 없다는 사실은 조금씩 그의 인내심을 건드렸다. 점점 더 유혹을 버텨내기가 힘들었다.그는 목젖을 들썩이더니 가볍게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그는 손쉽게 여자를 자신의 다리위에 앉히고는 여자의 귓가에 속삭였다. “왜? 나한테 비밀 들킨 게 싫어? 내 입 막아버리려고?”강유리는 갑작스러운 행동에 속수무책으로 육시준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그의 뜨거운 손바닥이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있었다. 허리에서 전해지는 찌
남자의 숨결이 그대로 강유리의 얼굴에 닿았다. 뒤엉키는 공기 속에서 여자는 숨이 막혀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강유리는 문득 긴장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당신이 하는 건 잘 모른단 말이야.”“내 탓이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네.”남자는 점점 더 여자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강유리는 계속 몸을 뒤로 젖혔다. 전에 느껴본 적 없는 긴장감이 그녀의 몸을 뒤엎었다.할 거면 그냥 하지 왜 이렇게 뭉그적대는 거야.그녀의 심장은 점점 더 빠르게 뛰고 있었다.두 사람의 입술이 막 닿으려는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형, 형수님? 음식 다 식어요. 아직도 안 끝났어요?”강유리는 다급하게 고개를 돌리더니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금방 나가요. 먼저 드세요.”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육시준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 친구가 빨리 나오라고 보채네.”육시준은 여전히 방금 전 그 자세로 가만히 있었다. 그는 몸을 일으키지도, 대답을 하지도 않았다. 일부러 그러는 듯 지긋이 여자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와 함께면 항상 기세가 꺾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게다가 지금은 집에 손님까지 와있는 상황이었다.직원들에게 주눅 든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었다.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저기, 이건 어때? 내가 혼자 잘 생각해 볼게. 열심히 고민해 볼게. 그러니까 나중에 다시… 다시 입막음 비용에 대해서 얘기하는 걸로 하자. 어때?”육시준은 한참 동안 강유리를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에 등골이 서늘해지던 그때, 부끄러움에 얼굴에 빨개지려는 그때 남자는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그래.”서재 밖.육경서는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을 것만 같았다. 그는 그제서야 서재에서 나오는 두 사람을 목격했다.그는 불쌍한 모습으로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형수님, 불만이 있으면 저한테 직접 말씀하시지! 굳이 형이랑 단둘이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도 이렇게 오
“사모님, 브랜드에서 옷을 보내왔습니다.” 오씨 아주머니는 강유리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보고가 강유리의 생각을 끊어버렸다.강유리는 이 상황이 너무 당혹스러웠다. “브랜드요?”오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뒤로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집 안으로 들어왔다. 각종 럭셔리 브랜드의 옷들이 강유리의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다.그녀는 그제야 그날 육시준이 백화점에서 한 말이 생각이 났다.그게 진짜였어?각종 유명 브랜드의 로고를 보자 강유리는 자신의 지갑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다들 괜한 걸음하게 해서 미안해요. 당분간은 새 옷 생각이 없어요.” 그녀는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거절했다.그 말에 직원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이미 결제가 끝난 상품들이라서요. 리미테이션 상품은 특성상 환불 처리가 되지 않습니다.”“??”다른 브랜드의 직원도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맞아요. 맞춤 제작한 드레스도 이미 선금을 지불했어요! 이제 와서 환불하신다고 해도 못 해드려요!”두 번째 직원은 확실히 첫 번째 직원보다 말투가 경박했다. 왠지 사람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강유리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환불하겠다고 말 한 적 없는데요.”그 직원은 여전히 비웃는 듯한 말투였다. “새 옷 생각이 없으시다고 하셨잖아요? 필요 없다는 뜻 아니셨나요?”강유리는 얼굴을 찡그리며 그 직원이 들고 있는 옷의 브랜드를 확인했다. 요즘 뜨고 있는 해외 브랜드 DH였다. 젊은 여성들을 타겟팅하고 있는 브랜드였다.외할아버지가 아직 정정하셨을 때, 그녀도 공주 같은 대접을 받은 적이 있었다.각종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집으로 찾아와 옷을 맞춤제작해 주곤 했다.아무리 비싼 브랜드라고 해도 어느 누구 하나 공손하지 않았던 사람이 없었다.요즘은 직원 트레이닝을 이렇게 하나 보지? 저런 사람들도 맞춤 제작 서비스 일을 하는 거 보면?“전 소비자예요. 갖든 말든, 그건 제 권력 아닌가요?” 강유리의 눈동자는 무척이나 차가웠다.
강유리란 사람,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 생각에 안심한 오씨 아주머니는 유쾌하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나중에 회사에 연락 할 테니 일단 가져가세요.”마지막 한마디는 각박한 그 여자 들으라고 한 말이다.모두 잘 알고 있었다. 이까짓 돈 때문에 명성을 걸만큼 어리석은 브랜드는 어디에도 없다.고객의 컴플레인을 받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강유리가 이렇게 나올 줄 생각조차 못 한 그 여자는 얼굴색이 바뀌었다. “사모님!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잖아요? 제 밥그릇을 빼앗아서 얻는 게 무엇입니까? 제 능력 아시잖아요. 사모님 갖고 싶은 건 다 남겨드릴 수 있습니다. 리미티드 에디션도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절대 가질 수 없는 것도 말입니다! 다시 생각해 보세요!”그녀가 자주 쓰는 전략이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사람을 꼬시는 수작 말이다.매장에서는 꽤 잘 먹힌다. 아무리 오만한 고객이라도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반드시 그녀와 잘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주문 제작 고객에겐 아무 소용이 없었다.선을 넘은 그녀가 살려고 발버둥 치는 걸 지켜보던 타 브랜드 직원들은 이미 그녀의 사형선고를 묵인했다.냉철하게 그녀를 피해 물건을 나른다...“당연히 얻는 게 있죠. 내 기분이 좋아졌잖아요.”강유리는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유유히 말했다. “고작 옷 두 벌로 내 앞에서 자랑이라니. 사치품 브랜드가 하나도 아니고 내가 너희들 없으면 어떻게 될 줄 알았나? 매장에서 어린애들 홀리는 수작은 집어둬. 누구에게나 먹히는 게 아니니까.”계단 위에 서 있어서 위치로 봐도 강유리가 우세였다. 가정복 차림에 편해 보이는 분위기와는 달리 섣불리 다가갈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처음 만날 때의 수줍음과 난처함은 온 데 간 데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매장에서 만난 그 어느 부잣집 딸보다도 더 오만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여자는 갑자기 겁이 났다. “사모님...” “아주머니, 손님 보내세요.”강유리는 타 브랜드 직원들과 같이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골랐다.
옷상자들은 들어온 그대로 실려 나갔다.사치품 로고가 찍힌 승용차들이 천천히 동네를 빠져나갔다.옆 건물로 이사 중이던 성신영이 마침 그 모습을 보게 됐다.마당에 서 있던 그녀는 떠나는 승용차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시즌마다 브랜드들을 집으로 불러 고민 없이 신상들을 모조리 사버리는 게 그녀의 꿈이었다.고용인들을 데리고 이삿짐을 나르던 임천강은 멍하니 서 있는 성신영을 바라보다 그녀의 눈길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왜 그래?”“아니야, 매니저가 저 브랜드 모델을 논의 중 인데 문제없으면 다음 달에는 계약할 거 같아.”성신영은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웃음을 보였다.임천강은 성신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멋지네.”라고 말했다.성신영은 몸을 기대어 임천강의 품에 안겼다. “나 저 브랜드 여름 신상은 다 가지고 싶어.”남자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당연하지, 나중에 다 보내달라고 하자. 이 정도 모델 대접은 해야지.”성신영이 달갑게 웃으며 말했다. “마침 오늘 짐 정리도 해야 하는데 오늘 보내달라고 할까?”임천강은 사랑스러운 말투로 “네가 좋은 대로 해.”라고 답했다.오후 내내 바빴다.드디어 강유리의 옷방 정리가 끝났다.꽉 찬 옷들과 가지각색의 신발, 시계대에 놓인 장신구들을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귓가에는 강덕준의 말이 맴돌았다. 투자로 진 빚이 수백억...처음에는 육시준도 얻고 싶은 게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육시준이라는 사람이 필요했고 육시준은 그녀의 돈이 필요 할거라고.하지만 육시준이 돈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월급을 미리 받아서라도 그녀의 옷을 사주었고 빚을 진 상황임에도 그녀의 옷장을 채워줬다.부자 놀이에 재미라도 들린 걸까?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걸까?울리는 전화 소리에 생각이 끊겼다. 육시준의 문자였다. “브랜드 일은 신경 쓰지 마. 기분 나빠하지 말고,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게. 다른 옷들은 마음에 들어?”오씨 아주머니가 아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줬나 보다.오랜 해외 생활로 강유리는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게 됐
눈치 빠른 임강준이 물었다. “사람 바꾸라고 시킬까요?”캐스팅 자료를 내려놓으며 육시준이 말했다. “그냥 둬.”임강준은 많이 의아해했다.“정경호 대표님께 말씀드려. 로열 엔터는 성신영과의 모든 합작을 취소하고 앞으로도 절대 성신영과 작업하지 않겠다고.”“???”임강준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전부 취소하는데 이건 그대로 두라고요?”육시준은 다시 스크린을 바라보며 유유히 말했다. “이미 생각이 있으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해.”그가 알고 있는 강유리는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다.강덕준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아직 준비한 게 더 있다는 뜻이다.그러니 마음 놓고...월요일 오전.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강유리에게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계속 접촉해왔던 한림 회사와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하석훈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전에도 여러번 연락했었는데 계속 스케줄이 꽉 찼다고 안 만나줬어요. 그런데 이번엔 먼저 만나자고, 게다가 담당자가 직접 나온다네요.”강유리도 살짝 의외였지만 바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일단 준비하세요, 오후 스케줄들은 취소하고요.”“뭘 준비해요?”반쯤 열려있는 사무실 문으로 육경서가 머리를 내밀었다.강유리는 고개를 돌리고 눈썹을 약간 치켜올린 채 물었다. “뭔 일 있어요?” 육경서가 사무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일이야 있죠. 요즘 회사에서 제작 중인 작품 있죠. 제작비가 많지 않다던 그 웹툰 작품, 나 그거 하고 싶어요.”강유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스타일 바꾸겠다면서요? 경서 씨 이런 작품 시킬 생각 없었어요.”그 외에도 걱정이 있었다.드라마 여주역에 우희나를 캐스팅할 예정이었다.우희나의 실력으로 육경서처럼 영향력 있는 사람의 상대 배우로 들어가게 되면 욕 먹을게 뻔하다.우희나뿐만이 아니라 제작회사도 같이 욕을 먹게된다. 팬들은 회사에서 육경서를 이용해 신인을 배출한다고 생각할 것이다.“스타일은 바꿔야죠. 하지만 그렇다고 작품을 못하게하는건 아니죠!”육경서는 폴짝 테이블 위
강유리는 아무 말 없이 웃다가 “소지석 씨랑 얘기한 적 있어요. 원작을 너무 좋아한다네요. 저도 그냥 슬쩍 말만 했었어요.”명확하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프로들인지라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들었다.“마음의 문”이 로열엔터 독립 제작이였는데 마지막에 별 볼 일 없는 회사 하나가 끼워졌다는 소문이 자자했다.강유리의 인맥덕분이였을거다...별 볼 일 없던 유강엔터가 지금은 강유리 손에서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성장하면서 빠르게 이름을 떨치고 있다.도홍윤도 강유리가 실력자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서로 얘기를 해본 후에야 강덕준 감독도 강유리가 모셔 온 거란 걸 알게 됐다.이번 웹툰 작품도 강 감독이 맡을 예정이다.강 감독과 작업을 가장 많이 한 건 신아람이었다.그런데 갑자기 귀국해서 강유리와 작품을 2편이나 같이 한다는 건 분명 도와주려는 것이다.도홍윤은 똑똑한 사람이다. 더구나 장경호의 소개로 만난 사이니 더 이상 이것저것 묻지 않고 바로 일 얘기를 시작했다.반 시간 만에 두 사람은 유쾌하게 계약서를 작성했다.곁에서 지켜보던 육경서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흔적 없이 실력을 보여주는 강유리의 자태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게다가 강유리는 허풍이 아닌 진짜 능력자였다.형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고개 숙여 육시준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곁에 있던 한 남자가 술병을 들고 강유리 앞으로 다가갔다. “강 대표님, 저녁 내내 일 얘기만 했네요. 한 잔 받으세요.”강 유리는 기분도 좋았고 팀원들과 잘 지내고 싶어 유쾌하게 술잔을 받았다.한 잔을 비우자 그 남자가 바로 또 술을 따랐다. “강 대표님 통쾌하시네요.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될텐데 많은 부탁 드립니다.”그가 다시 술잔을 들었다. 하지만 강유리는 술잔을 받지 않았다.강유리는 두 눈으로 그를 찬찬히 살펴보기만 했다. 겉으로는 잘 지내자는 말을 하고 있지만 행동과 눈빛은 상냥해보이지 않았다.“죄송해요, 저희 강 대표님이 술을 잘 못 마셔요.” 하석훈이 옆에 놓인 술잔을 들고 말했다. “제가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