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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이 여자의 마음은 돌멩이처럼 단단했고 그가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자비라곤 전혀 없었다.

육경서는 화상을 입은 곳이 어깨가 아닌 구멍이 숭숭 난 자기 가슴인 것 같았다.

자기 속내를 보여주지 않은 것은 거절당하면 자존심이 상할까 바였지만 정작 용기 내 고백한 뒤 거절당하니 자존심이 상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헤어지자고 하지 말았을걸...

이럴 줄 알았더라면 흥분하지 말았을걸...

이럴 줄 알았더라면 자존심을 버렸을걸...

“협조해 주는 게 좋겠어. 그냥 소식은 뭐고 나쁜 소식이 뭔지 빨리 물어봐 줘.”

신주리는 육경서의 기분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가 얻어낸 소식을 공유하려고 했다.

그러자 육경서는 마치 AI와도 같이 전혀 감정이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그냥 소식이 뭐야?”

신주리가 답했다.

“제작팀에서 네가 다친 것을 보상해 주기 위해 여행 경비를 올려주겠대.”

육경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양심은 있네. 그럼 나쁜 소식은 뭔데?”

“나쁜 소식이라면 경비가 많든 적든 우리와 상관이 없게 됐어. 촬영 접고 병원에서 살아야 해.”

오랜 침묵 끝에 육경서는 가출한 정신을 부여잡으며 물었다.

“요 며칠 동안의 예산만 올려준 거야?”

신주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것 같아.”

그러자 육경서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핸드폰 줘 봐.”

갑작스러운 소식에 육경서는 자기가 다쳤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손을 뻗으려다 상처를 건드리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스읍’ 하고 호흡을 집어삼켰다.

“조심해.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어. 크게 움직이면 안 돼.”

신주리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긴장한 눈빛으로 그의 팔을 바라보았다.

육경서는 눈앞에서 알른거리는 신주리의 얼굴을 보니 갑자기 병원으로 이송할 때 그녀의 걱정스러워하던 표정이 떠오르면서 저도 모르게 물었다.

“병원으로 오는 길에 줄곧 내 어깨를 바라보고 있던데 그때 무슨 생각 했어?”

오는 길에 신주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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