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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4화

Author: 잔영
염구준은 자료를 받아 넘겨보았다.

여성의 나이는 25세로 한창 젊고 매력적인 나이었다.

다른 것도 그렇고 학력이나 경력 등도 너무 평범했기에 그는 직접 더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덮고 배주현을 향해 걸어갔다.

작은 몸짓 하나에도 그녀에게서는 심장이 떨릴 만큼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배주현은 자신을 향해 오는 염구준을 보자마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유혹적인 눈빛을 보냈다.

‘미인계인가?’

‘아닌데?’

염구준은 처음엔 상대방이 미인계를 부리는 거라고 생각했으나 곧 그게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

이 때문에 그는 배주현이 점점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다들 뭐 하는 겁니까? 지금 근무시간 아닌가요? 일들 하러 가시죠.”

염구준은 데스크로 걸어가 직원들을 흩어지게 했다.

청해시에서 가장 큰 기업의 직원들이 데스크에 떼로 몰려 있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아서였다.

“염 선생님!”

염구준을 본 직원들은 대부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물러났다.

손씨 그룹에서 염구준의 영향력은 손가을에 못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얘기만 나누는 것 뿐인데요.”

하지만 몇몇 직원들은 여전히 데스크 앞에 버티고 서서 배주현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모습을 보아 심하게 중독된 것 같았다.

“집에 가서 반성하라고 하고 다 끌어내세요.”

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 낭비하기 싫어 바로 입구에 있는 보안 요원들을 향해 지시했다.

이미 판단력이 흐려진 사람들과 말싸움을 해 봤자 입만 아플 뿐이었다.

“당신이 뭔데 우리를 내쫓는 거야? 대화하는 건 우리의 자유야.”

“맞아! 난 주현 씨랑 이야기할 거야. 아무도 날 말릴 순 없어!”

이에 남아 있던 몇몇 직원들은 갑자기 보안 요원들을 째려보며 싸울 자세를 취했다.

퍽!

“쓸데없는 소리하긴. 네들 안 자른 것만으로도 염 선생님이 봐주신 거야.”

보안을 책임진 호찬 등은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가서 전부 제압한 뒤, 강제로 건물 밖으로 끌고 나갔다.

만약 그들의 의지대로 이런 행동을 한 거였다면 그들은 전부 해고 당했을 것이다.

이로부터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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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구준이 손에 힘을 주자 코니는 숨이 막혀 두 눈이 충혈되었다.이런 것들과 괜히 쓸데없이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옆에서 염구준의 매서운 눈빛과 보이지 않는 살기를 느낀 노신기는 설득해야 할지 망설였다.“다들 뭐해? 빨리 상자를 들고 와!”그때 집사가 옆에 있는 부하들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이러다 큰일이 날까 봐 감히 맞서지 못했다.곧 부하 몇 명이 철제 상자를 들고 염구준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당신이 말한 상자예요. 이제 도련님을 풀어주시죠?”집사는 곧 질식할 것 같은 코니를 보고 울먹거리며 말했다.오늘 코니가 여기서 죽으면 돌아가서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쿵!염구준은 상자가 멀쩡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팔을 휘둘러 코니를 옆으로 던져버렸다.“노 문주님, 이제 상자를 열어주시죠.”그가 이곳에 온 것은 오로지 상자를 열기 위해서였다.그런데 귀찮은 일들이 연달아 생겨서 지금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네. 한 시간만 주세요.”노신기는 지체하지 않고 상자를 들고 들어갔다.왠지 염구준이 그레이보다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콜록, 저… 저 자식 죽여줘.”죽을 뻔한 코니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집사에게 명령했다.특히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창피를 당했으니 더욱 화가 나서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저 사람을 죽이라고?’집사는 속으로 철컥 겁이 났다.상대방의 실력도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기 어려웠다.“시간 낭비하지 마. 싸우고 싶으면 전부 덤벼.”염구준은 캐틀린 가문의 사람들을 둘러보았다.그의 적수가 될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현장에 다시 긴장감이 돌았다.염구준을 비난하기 좋아하던 노희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았다.솔직히 방금 코니가 멱살을 잡힐 때 속으로 통쾌하기 그지없었다.“저놈을 죽여! 명령이야!”산발이 된 코니는 바닥에 엎드려 미치광이처럼 포효했다.어려서부터 캐틀린 가문의 후계자로 모두의 총애를 받고 자란 그는 이런 치욕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공격해!”주인의 명령에 집사

  • 군신의 귀환   제2425화

    염구준은 노신기에게 더 급한 일이 생긴 것을 보고 재촉하기가 어려워 노희연에게 넌지시 한마디 물었다.“저 사람을 무서워하나 보지?”“그, 그럴 리가. 내가 누굴 무서워한다고 그래!”노희연은 무서워하면서도 아닌 척 태연하게 말했다.염구준이 얄밉지만 지금은 입씨름을 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노신기가 앞으로 다가가며 예의 바르게 감사를 표했다.“코니 도련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천기문을 대신해 감사 인사를 하겠습니다.”하지만 코니는 노신기를 무시하고 노희연에게 다가가 아부했다.“희연아, 네 소식을 받자마자 바로 달려왔어. 어디 다치지 않았어?”노희연은 어쩐 일인지 교만한 태도를 버리고 얌전하게 대답했다.“아니요. 고마워요.”지금 그녀의 모습은 온순한 고양이 같았다.코니가 손을 내저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우리 언젠가 부부가 될 텐데, 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돼. 근데 누가 천기문을 습격했어? 내가 대신 복수해 줄게.”“스텔라성이요.”노희연이 고개를 숙이며 입안에서 웅얼거렸다.그러자 코니는 바로 독설을 멈추고 화제를 돌렸다.“참, 내가 입구에서 어슬렁거리는 놈들을 잡았는데, 천기문에 무슨 짓을 하려는 게 틀림없어.”“어서 데려와!”코니의 말에 천기문의 부하들은 이를 갈았다.방금 도망친 스텔라성의 부하인 줄 알고 무기까지 챙겼다.인질이 마당으로 들어온 순간, 천기문의 일행은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그레이를 쳐다보았다.코니가 잡은 사람은 바로 아타였다.생각해 봐도 정말 스텔라성의 부하였다면 코니가 잡아올 리가 없었다.노신기가 먼저 앞으로 다가가 아타를 풀어주면서 해명했다.“오해입니다. 이분은 천기문의 귀한 손님이에요.”그는 어렵게 모순을 해결했는데 다시 적이 될까 봐 걱정되었다.“하하하, 죄송해요. 워낙 도둑놈처럼 생겨서 내가 오해했군요.”코니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이 일을 넘어갈 생각이었다.솔직히 스텔라성의 세력 범위에 속해 있으면서 아타를 모를 리가 없었다.그는 쌍방이 적대 관계라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만약 그

  • 군신의 귀환   제2424화

    그레이가 필사적으로 싸운 것은 그에게 바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나와 스텔라성은 작은 마찰이 있었지만 전면전을 벌일 정도는 아니야. 너희들이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해야 해.”그는 상대방이 귀찮게 굴까 봐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솔직히 그동안 보고 듣고 한 결과, 스텔라성은 죽어 마땅한 놈들이라 횡포하는 꼴이 거슬리긴 했었다.“알겠습니다.”그레이는 실망하는 표정을 애써 감추며 계속 눈을 감고 치료에 집중했다.결국은 그의 실력이 약해서 다른 사람의 힘을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천기문에서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염 선생님, 제가 질문 몇 가지 할 텐데, 솔직하게 대답해 주세요.”“얼마든지요.”염구준은 중요한 순간이라 명쾌하게 대답했다.그렇다고 천기문에서 열어주지 않아도 괜찮았다.시간이 많이 소모되어서 귀찮긴 해도 용하에 있는 노반백련문으로 가져가면 무조건 열 수 있을 것이다.오는 길에 벌써 천기문이 노반백련문에서 분리된 가문이라는 것을 조사했었는데 백 년 전에 무슨 실수로 쫓겨났다고 기록되어 있었다.노신기도 꾸물거리지 않고 바로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천기폭의 주인이 아직 살아 있습니까?”“죽었어요. 이제 상자는 제 것입니다.”염구준은 뒤에 선 장로들을 보며 솔직하게 대답했다.“도둑놈이네.”마침 기회를 잡은 노희연이 또 염구준을 비난했다.방금 아버지에게서 뺨을 맞은 것은 그가 나타나서 생긴 일이기 때문에 장본인에게 화풀이하고 있었다.“응?”노신기는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딸을 노려보았다.이제야 딸을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감싼 것이 후회되었다.다행히 눈빛 하나로 노희연은 또 맞을까 봐 얼굴을 감싸며 뒤로 물러섰다.“염 선생님, 딸의 말에 신경 쓰지 마세요. 다 제가 잘못 키워서 그래요. 주인이 있는 자물쇠라면 저희가 열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비밀로 하셔야 합니다.”노신기는 미안한 마음에 유일한 조건을 제시

  • 군신의 귀환   제2423화

    “관둬.”염구준이 그레이에게 곁눈질하며 말했다.천기문에 부탁할 일이 있어서 왔는데 괜히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알겠습니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 다시 운기조식을 했다.반보천인이 염구준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다들 큰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챘다.갑자기 염구준의 신분에 궁금증이 생겼다.“아빠한테 맞은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 때문에…”억울한 노희연은 눈물을 흘리더니 얼굴을 감싸고 도망갔다.심각한 공주병을 앓고 있는 천기문의 아가씨였다.“다 내가 응석받이로 키워서 그래요.”노신기는 뛰어가는 딸의 뒷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천기문은 참담한 손해를 보았는데 신비한 고수까지 찾아와서 딸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그는 아버지이자 문주이기도 했다.염구준은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 기분이 아니었다.“노 문주님, 잠시 얘기를 나눠도 될까요?”“그럼요. 말씀하세요.”노신기는 그레이가 부르는 것처럼 그를 염 선생이라 불렀다.그 순간 왠지 귀에 익숙했지만 갑자기 생각나지 않았다.“제게 상자 하나가 있는데 천기폭이라는 자물쇠가 잠겨 있어요. 문주님이 열어줄 수 있다면 수고비는 섭섭치 않게 챙겨드릴게요.”염구준은 바로 용건과 후한 사례금을 말했다.방금 전에 자신이 벨을 죽인 것을 천기문에서 눈치채지 못했지만 설명하지도 않았다.어차피 죽여야 할 놈이라 나섰을 뿐이었다.“천기폭을 열어달라고요?”깜짝 놀란 노신기는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더니 이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천기폭은 말처럼 쉽게 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여는 게 어렵습니까?”염구준은 이해할 수 없었다.천기문에서 만든 자물쇠를 여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일 텐데, 상대방의 반응이 너무 이상했다.노신기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급히 설명했다.“조상들이 세운 규정 때문이에요. 우리는 천기폭을 만들 수는 있지만 사적으로 열어주면 안 되거든요. 만약 열쇠를 잃어버렸다면 고객을 위해 열어줄 수 있지만 염 선생은…”염구준은 천기문의 고

  • 군신의 귀환   제2422화

    강적이 죽고 천기문에서 이겼다.“다들 도망쳐!”완강하게 버티던 스텔라성의 무술인들은 그 소리를 듣고 도망치기 바빴다.벨이 죽었으니 계속 싸워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쫓아라! 한 명도 놓치지 마!”천기문에서 우위를 차지하자 신이 난 부하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쫓아갔다.스텔라성에도 사상자가 많이 나와서 피맺힌 원한을 맺게 되었다.“그만 쫓아!”그때 노신기는 승리했다고 교만하지 않고 오히려 부하들을 제지했다.가문의 무술 실력이 원래 약해서 지금까지 버티고 싸운 것은 모두 암기 덕분이었다.천기문 부하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널브러진 사상자를 보고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이 새끼들은 죽어 마땅해!”“습격하는 바람에 대비 못하고 죽은 동료들도 많아.”“스텔라성에게 원수를 갚지 않으면 천기문 소속도 아니야!”그들은 분개하며 자신의 손으로 스텔라성에게 복수하고 싶었다.하지만 쌍방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복수도 상상일 뿐, 실현하기 어려웠다.이어서 노신기는 부하들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 갑옷을 벗더니 그레이에게 다가갔다.“그레이, 도와줘서 고마워요.”아직 전신지상인 노신기도 염구준의 공격을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그레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했다.염구준이 여기 없었다면 천기문을 도와주지도 않았을 것이다.노신기는 무시를 당해도 도와준 은인이라 생각하며 화내지 않았다.“해가 뜨겁구나. 그레이한테 우산을 챙겨주고 축하 파티를 준비하자.”이번에 참담한 희생을 치러서 승리한 전쟁이니 부하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전을 축하해야 했다.타닥!그때 염구준이 멀리 도망가는 스텔라성의 부하들을 보며 가볍게 착지했다.만약 그가 나섰다면 저들은 한 명도 도망가지 못했을 것이다.“이분은 누구십니까?”노신기가 예의를 갖추며 다가가 물었다.그레이와 함께 온 이상 실력이 어떤지는 몰라도 체면은 줘야 했다.“문주님, 저는…”그런데 염구준이 자기소개를 하기 전에 노희연이 나서서 말을 잘라버렸다.“아빠,

  • 군신의 귀환   제2421화

    “젠장, 목숨까지 걸 필요 있어?”벨은 상대방이 죽기 살기로 달려들자 어쩔 수 없이 전력으로 맞섰다.두 사람은 한동안 싸워도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천기문의 사람들은 격렬하고 자극적인 싸움을 구경하느라 눈을 떼지 못했다.진정한 반보천인의 대결은 처음 보기 때문이었다.“햇병아리들 싸움이 뭐가 볼 게 있어.”지붕 위에서 지켜보던 염구준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초보 반보천인 실력이지만 폭발력이 정말 약했다.그가 이 단계에 도달했을 때 혼자서 세 명을 상대해도 큰 부담이 없었다.“누가 큰소리야?”구경하던 천기문 일행은 염구준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염구준은 아직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들에게 설명하기도 귀찮았다.“그레이, 내가 도와줄게요.”노신기는 딸을 안전한 곳에 보내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벨을 향해 다가갔다.천기문을 통틀어 감히 이 싸움에 끼어들 사람이 없었다.혼자서 2 명을 상대하게 된 벨은 점점 열세에 처했다.한참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갑옷은 좋은데 너무 무겁네.”검은 갑옷은 방어력이 강한 것 외에 작은 기관들이 많아서 어떤 공격도 철통 같이 방어했다.특히 근거리 싸움에서 적에게 더 치명적이었다.그때 염구준의 말을 들은 노희연이 홱 돌아보며 소리를 질렀다.“이봐, 대단한 것처럼 평가하지 마.”부도 갑옷은 천기문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보물로 취급되고 있는데 저런 말을 들어서 몹시 불쾌했다.전에 염구준에게 한방 먹은 후로 그녀는 아니 고운 시선으로 보았다.“끝났네.”염구준은 노희연이 생트집을 잡기 좋아하는 타입인 걸 알아채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쿵.그때 전쟁터에 변고가 생겼다.노신기가 갑옷으로 강력한 공격을 막더니 갑자기 벨의 두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기회를 잡은 그레이는 쏜살같이 달려 벨의 옆에 다가가 미친듯이 공격을 퍼부었다.벨은 피동적인 상황에 처했다.“꺼져!”생사의 갈림길에서 벨은 온 힘을 다해 한 손을 당기고는 다른 팔을 잘라버렸다.그리고 독연기를 뿜어서 두 사

  • 군신의 귀환   제2420화

    그때 한 노인이 뒤를 따르며 위에서 지시한 임무를 언급했다.“하지만 문주께서 저희더러 외부를 책임지고 사기가 아가씨를 데리고 철수하라 명하셨어요.”“그만하세요!”노희연은 가녀린 목소리로 싸늘하게 대답하며 말을 듣지 않았다.다들 아가씨의 성격이 제멋대로인 것을 알기에 더는 설득하지 않고 말없이 뒤를 따랐다.마당에서 고수들끼리 격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벨 님, 저희 천기문은 항상 지시를 따랐는데 왜 스텔라성이 저희 가문을 멸망 시키려는 겁니까?”검은 갑옷을 입은 천기문의 문주 노신기가 반보천인과 격하게 싸우는 중이었다.천기문은 각종 기관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전반적인 무술 실력이 강하지 못했다.만약 방어력이 강한 갑옷이 없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거북이 등처럼 딱딱하군.”벨은 일련의 공격을 퍼부었지만 노신기를 물리칠 뿐 죽이지 못해서 속으로 몹시 분했다.“개소리는 닥쳐. 이 구역에서 스텔라성이 너희들을 몰살시킨다면 그냥 받아들이면 돼.”솔직히 스텔라성에서 각종 핑계로 한 가문을 멸망시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이번에 천기문을 노린 것은 바로 한 상자 때문이었다.“아버지, 제가 도울게요.”격전을 벌이는 전쟁터에 한 여자의 목소리가 모두의 주목을 끌었다.바로 노희연이었다.벨은 그녀가 나타날 줄을 알고 즉시 명령을 내렸다.“하하하, 저년을 잡아!”노신기는 늙은 나이에 딸을 봐서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몰랐다.그러니 노희연은 그가 가장 아끼는 보물이자 유일한 약점이었다.노신기는 부하들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왜 돌아왔어? 희연을 데리고 도망쳐!”그와 싸우던 벨은 공격을 멈추고 방향을 노희연에게로 돌렸다.딸을 인질로 삼는다면 노신기를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왔는데 돌아가는 법이 어디 있어.”벨은 반보천인의 강력한 실력을 발휘하면서 앞을 막는 상대를 가차 없이 죽여버렸다.아무도 견제하지 않으니 점점 흥분했다.“나쁜 자식, 나한테 덤벼!”노신기가 분노했지만 갑옷이 너무 무거워서 빨리 움직일

  • 군신의 귀환   제2419화

    천기문 안에서 피비린 냄새가 확 풍기는 것이었다.예민한 코로 냄새를 맡은 염구준은 마음 속에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설마 누가 먼저 다녀갔나?’같은 반보천인인 그레이도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염구준을 돌아보았다.지금 그는 염구준의 지휘를 따르고 있어서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나머지는 밖에서 대기하고 우리 둘이 들어가서 보자.”염구준은 곁눈질로 천기문의 담벽을 훑어보았다.왠지 그곳에서 위험한 기운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이곳의 구조는 용하 고택의 규격대로 만들어져서 비휴산장보다 작지는 않을 것이다.염구준이 지시한 후, 그는 정문으로 그레이는 후문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아무리 반보천인 고수지만 그래도 방심하지 않았다.스스슥!정문에 도착한 염구준은 발끝을 가볍게 들어 문턱을 건너서 마당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눈앞에 화살에 맞은 시체들이 즐비하게 누워 있었다.누군지 몰라도 죽은 모습은 차마 두 눈을 뜨고 볼 수 없었다.‘살기야.’염구준은 갑자기 위험한 기운을 감지했다.기운은 한 곳이 아니라 사방에서 느껴졌는데, 왠지 자신들이 포위된 것 같았다.촤아아악!그가 막 일어섰을 때 주변에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적들이 얼마나 많은 화살을 쏘았는지 사방에서 동시에 그를 향해 날아왔다.수많은 화살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하늘의 태양마저 가려서 밀집 공포증이 재발할 것 같았다.“특이한 기관이네.”화살 끝에서 기운을 느낀 그는 감탄을 금지 못했다.이 수법은 황계웅이 주로 사용했던 암기와 같은 맥락이었다.슥! 슥!순식간에 화살들이 염구준의 몸을 공격하며 맑은 소리를 내더니 이내 부러지고 말았다.그렇게 10분쯤 지났을 때 화살 공격은 멈추고 염구준은 아예 화살 더미에 묻히고 말았다.기다렸는지 주변에서 매복한 사람들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강철로 만들진 거야? 이렇게 많은 화살에 맞았는데도 죽지 않잖아.”“대단한 방탄 옷이라도 입었겠지. 그런데 움직이지 않은 걸 보니까 죽은 거 같은데?”천기문의 후대로서 조상들이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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