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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4화

Author: 잔영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염구준에게 쏠렸지만 다음 말은 없었다.

“주상, 조금만 말씀해 주시죠.”

주작이 궁금해서 물었다.

“오늘 저녁 대형 마술쇼 대회가 있어. 우리 같이 보러 가자. 아주 특별한 상품이 있단다.”

진지하게 말하는 염구준의 표정은 전혀 장난치는 것 같지 않았다.

그 말에 다들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싸우는 게 아니라 놀러가자고?’

현무가 잠깐 뜸을 들이다 최신 소식을 말했다.

“주상, 오늘 저녁 거록이 움직입니다. 우리가 지정한 목표물에 손을 댈 거 같습니다.”

바위성 마술쇼 이벤트 기간에 명성을 듣고 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니 적합한 후임도 많을 것이다.

“급하지 않아. 저들이 움직이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어부지리를 챙기는 거지.”

염구준은 가슴을 펴면서 손을 저었다.

지금 거록 조직은 분산되어서 상대하긴 조금 까다로웠다.

얘기하는 사이에 요리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들 맛있게 음식을 먹은 후, 일행은 바위성의 거리를 여유롭게 거닐면서 다양한 상품을 구경했다.

어제 거록이 손해를 보았기에 오늘은 감시자들을 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걷다가 어느새 공연장에 도착했다.

오늘 저녁 마술쇼 대회가 열리는 장소였다.

이곳은 원래 축구장이었는데 나중에 축구팀이 해체되면서 극장으로 재건한 것이다.

규모가 상당히 커서 수만 명은 거뜬히 수용할 수 있었다.

“가자. 검표 시작한다.”

염구준이 입구를 가리키며 일행에게 말했다.

농담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마술쇼를 보러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장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저기요. 거기 서세요!”

그때 귀에 거슬리는 고함소리가 들렸다.

주작이 홱 돌아서서 노려보더니 입을 가로막고 피식 웃었다.

“큭큭, 주상의 아들이 왔네요.”

바로 로브였다.

어제 참교육을 받았는데 오늘 또 시비 걸러 오다니 참 용감상을 주고 싶을 정도였다.

시끄러운 소동에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어제보다는 많지 않았다.

‘아들?’

멀리서 그 말을 들은 로브는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속에서 천불이 올라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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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작은 말하는 동시에 한 줄기 기운을 던지면서 로브를 물리쳤다.이것은 경고에 불과했다.“맞아, 어제 이런 힘을 썼어. 비열해.”로브는 전혀 두렵지 않는지 끈질기게 들러붙었다.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염구준은 두통이 아파왔다.죽이기엔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어서 한 가지 질문만 했다.“그쪽 무술계 친구가 말해주지 않았어? 나 같은 무술인에게 시비를 걸지 말라고.”“그건…”깜짝 놀란 로브의 표정을 보니 아마 처음 듣는 것 같았다.무술계 친구라는 작자가 제대로 말을 해주지 않은 모양이다.윙!염구준이 한 줄기 기운으로 그를 제자리에 고정시키더니 앞으로 다가가며 한마디 했다.“사람이 성격이 난폭하면 안 돼. 다시 귀찮게 굴면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죽이진 않겠지만 적어도 다리는 부러트릴 수 있었다.“아아악!”로브는 억울함에 고함을 질렀다.아무리 화가 나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마지막 남은 의식에서 상대방의 말이 옳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일행은 로브를 뒤로하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좌석이 뒤쪽에 위치해 있어 출입하기 편리했다.염구준이 주도면밀하게 안배한 것이 느껴졌다.주작과 붉은 장미도 세심하게 간식까지 챙겨왔다.정말 마술쇼를 보러 온 사람들처럼 말이다.아직 마술쇼가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다.관중들이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을 때 뒤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그 얘기 들었어? 이번 이벤트 상품이 돌이래. 너무 웃기지 않아?”“돌이라고? 모르는 소리. 그건 혈석이야. 원래 주인이 마술 실력이 대단한 걸 보면 마술사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는 거 같아.”…두 남자가 주고받는 말에 염구준은 벌써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그가 옆을 보며 눈짓을 보냈다.“저기요. 혈석은 뭐예요? 설명해 줄 수 있어요?”“저도 듣고 싶어요.”주작과 붉은 장미가 뒤돌아 앉더니 미소를 지으며 남자들에게 물었다.예쁜 여자 둘이 질문하자 남자들은 홀린 듯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토로했다.“이 돌은 적혈석이라고

  • 군신의 귀환   제2104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염구준에게 쏠렸지만 다음 말은 없었다.“주상, 조금만 말씀해 주시죠.”주작이 궁금해서 물었다.“오늘 저녁 대형 마술쇼 대회가 있어. 우리 같이 보러 가자. 아주 특별한 상품이 있단다.”진지하게 말하는 염구준의 표정은 전혀 장난치는 것 같지 않았다.그 말에 다들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싸우는 게 아니라 놀러가자고?’현무가 잠깐 뜸을 들이다 최신 소식을 말했다.“주상, 오늘 저녁 거록이 움직입니다. 우리가 지정한 목표물에 손을 댈 거 같습니다.”바위성 마술쇼 이벤트 기간에 명성을 듣고 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니 적합한 후임도 많을 것이다.“급하지 않아. 저들이 움직이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어부지리를 챙기는 거지.”염구준은 가슴을 펴면서 손을 저었다.지금 거록 조직은 분산되어서 상대하긴 조금 까다로웠다.얘기하는 사이에 요리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다들 맛있게 음식을 먹은 후, 일행은 바위성의 거리를 여유롭게 거닐면서 다양한 상품을 구경했다.어제 거록이 손해를 보았기에 오늘은 감시자들을 보내지 않았다.그렇게 걷다가 어느새 공연장에 도착했다.오늘 저녁 마술쇼 대회가 열리는 장소였다.이곳은 원래 축구장이었는데 나중에 축구팀이 해체되면서 극장으로 재건한 것이다.규모가 상당히 커서 수만 명은 거뜬히 수용할 수 있었다.“가자. 검표 시작한다.”염구준이 입구를 가리키며 일행에게 말했다.농담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마술쇼를 보러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대장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저기요. 거기 서세요!”그때 귀에 거슬리는 고함소리가 들렸다.주작이 홱 돌아서서 노려보더니 입을 가로막고 피식 웃었다.“큭큭, 주상의 아들이 왔네요.”바로 로브였다.어제 참교육을 받았는데 오늘 또 시비 걸러 오다니 참 용감상을 주고 싶을 정도였다.시끄러운 소동에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어제보다는 많지 않았다.‘아들?’멀리서 그 말을 들은 로브는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속에서 천불이 올라오는

  • 군신의 귀환   제2103화

    “그립죠. 방금 꿈에서도 아들을 봐서 더욱 그립네요.”마거봉의 표정에 생기가 돌았다.아들은 그의 보배이자 삶의 전부였다.거록은 상대방의 아픈 곳을 건드린 뒤 조건을 내세웠다.“내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차마 그럴 수 없었어. 이렇게 하자. 바위성에 비밀 통로가 어디 있는지 말하면 사람을 풀어주겠다.”‘사람을 풀어줘?’마거봉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사색에 잠겼다.일이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았다.대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지만 변고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챘다.그것도 마린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아마도 죽거나 누구에게 구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왜, 알려주기 싫어?”“그럴 리가요. 약속대로 존주님이 필요하시다면 비밀 통로 안내하겠습니다.”마거봉은 약점을 건드렸다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성실하게 대답했다.비밀 통로는 마거봉과 마씨 가문의 유일한 카드이니 쉽게 꺼내면 안 되었다.“지금 당장 필요해. 말해 봐.”거록 존주가 기운을 폭발시키는 것을 보니 이 자리에서 손을 쓸 것 같았다.마거봉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존주님, 약속대로 내일 저녁에 안내할게요.”“죽고 싶으냐?”거록 존주가 갑자기 버럭 화를 내며 마거봉에게 돌진하더니 무릎을 꿇렸다.조금만 힘을 줘도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었다.“내… 내일 저녁에 반드시 말할게요. 바위성에서 저만 비밀 통로를 알고 있어요.”마거봉은 겨우 소리를 내어 말했다.지금 말하면 바로 죽고 시간을 끌면 살아남을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니까.“휴.”한참을 사색하던 거록 존주가 한숨을 내쉬더니 기운을 거둬들였다.“단독으로 가둬라. 내일 저녁 일을 마치면 비밀 통로를 안내해줄 것이다.”“네.”옆에 있던 두 부하가 마거봉을 양쪽으로 끌며 밖으로 나갔다.그때 뒤에서 거록 존주가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마거봉! 개수작을 부린다면 너의 가족을 전부 몰살할 거다.”“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 제발 가족들은 건드리지 말아 주십시오.”마거봉은 대꾸하지 않고 비굴하게 행동했다.본채 별장에 거록 존

  • 군신의 귀환   제2102화

    계획대로 주작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그녀가 앞으로 다가갔다.“주상, 일이 잘 풀렸나 보네요.”“그래, 녀석을 청룡에게 맡겨서 잘 돌보라고 해.”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린을 내려놓고 얼굴에 물을 뿌렸다.차가운 기운에 화들짝 놀란 마린은 낯선 사람을 보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워서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우아아앙~! 집에 갈래요. 아빠 찾으러 갈래요.”“울지 마. 나야.”염구준은 인피가면을 벗고 원래 얼굴을 보여줬다.몇 년 전에 마씨 일가를 구해줬을 때 본 적이 있었다.“천신 아저씨!”그제야 마린은 활짝 웃으면서 와락 안겼다.아저씨라는 말에 조금은 억울해도 녀석에게 따지지 않았다.나이 차이가 얼마되지 않았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로 부르게 내버려두었다.“마린, 네 아빠가 잠시 할 일이 생겨서 나랑 같이 다른 곳에서 지내다가 며칠 뒤에 돌아오자.”염구준이 타일렀다.“알았어요. 아저씨 말 들을게요.”마린은 어린 아이처럼 얌전하게 말을 잘 들었다.“그럼 이 누나랑 같이 가. 너를 보살펴줄 거야.”염구준이 앞을 가리켰다.“같이 가죠. 이모.”마린은 말하자마자 주작의 기분을 망쳐놓았다.“누나라고 불러!”주작은 이마를 찌푸리며 예민하게 굴었다.그녀의 모습에 마린은 몸을 움츠리고 더는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주작은 마린을 데리고 떠났다.그렇게 오늘 저녁 작전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휴.”염구준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마린이 그의 말을 잘 따라주어서 다행이었다.하지만 마린의 성격으로 상황을 자세히 말하지 않으면 청룡이 꽤 애를 먹을 것 같았다.일을 마쳤으니 염구준은 호텔에 돌아가 쉬었다.나머지는 거록 존주가 알아서 지지든 볶든 내버려두었다.그의 추측이 맞다면 거록 존주는 바로 소식을 차단하고 마거봉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할 것이다.마거봉이 어떻게 할지는 가기 전에 했던 말이 있으니 정확한 선택을 했으리라 믿는다.소식은 예상대로 빨리 퍼졌다

  • 군신의 귀환   제2101화

    “시끄러워 죽겠네. 위에서 명령하지 않았다면 지금 널 죽였어.”남자는 악독하게 말하며 옆에 있는 그릇을 들어 바닥에 냅다 던졌다.언행을 보면 평소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르는 등 나쁜 짓을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그런데 이런 놈을 조식 코너에 안배하다니 호텔에서 직원을 뽑는 기준이 상당히 의심스러웠다.깜짝 놀란 마린은 숨을 죽여 흐느꼈다.타닥타닥!문 밖에서 일행의 걸음소리가 들렸다.바로 미행하던 사람들이었다.그들은 주방으로 들어오더니 바로 문을 잠갔다.“빨리 저놈을 납치하고 철수한다.”매니저가 재촉했다.거록 존주의 태도를 보면 혹시나 죽게 될까 봐 1초도 지체할 수 없었다.쿵!그때 염구준이 갑자기 나타나 한 줄기 기운으로 일행을 물리쳤다.목표를 확정했으니 더는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넌 뭐야? 왜 너를 본 기억이 없지?”그제야 매니저가 눈치를 채고 나지막하게 물었다.“어차피 죽을 놈들이 내가 누군지 알 필요 없어.”염구준은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어떤 정보는 숨길수록 상대방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이봐, 우리 일에 끼어들지 말고 그냥 가. 내가 못 본 걸로 할게.”매니저는 시간이 촉박하여 사람만 데려가고 싶었다.“그런 농담은 하나도 재미없어. 재주껏 덤벼 봐.”어렵게 녀석을 찾았는데 저들에게 타협할 가치도 없었다.“좋아. 괜히 끼어들다가 죽어도 날 탓하지 마.”매니저는 더는 설득하지 않고 몸에서 기운을 폭발시켰다.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였다.“내가 저놈을 잡고 있을 테니까 너희들은 저 녀석을 데려가.”“조심하세요!”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쿵!위험을 감지한 매니저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주먹을 맞고 미끄러져 떨어졌다.주먹 한 방에 기절한 것이었다.“싸움하는데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콜록콜록! 개 자식, 습격했어? 비열한 새끼.”매니저는 연신 기침을 하더니 겨우 일어서서 염구준을 노려봤다.“이제부터 공격할 테니까 조심해.”염구준은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일합권법으로 상대

  • 군신의 귀환   제2100화

    한편, 같은 시각에 호텔 밖에 있는 거록 조직의 감시원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포커를 치고 있었다. 염구준이 호텔에 들어간 뒤로 다시 나오지 않는 걸 본 그들은 오늘내로는 상대방이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폭탄 카드 낼래?”“젠장, 한 게임에 폭탄 카드가 네 개나 나와? 너 꼼수 부렸지?”“재수 없네. 난 안 놀래!”바로 이때, 갑자기 이어폰에서 긴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모든 팀 주의! 몇 사람이 엄청난 속도로 호텔에서 뛰어나왔다. 추적해.”감시원들은 이 소식을 듣고 급히 일어났지만, 이미 타겟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염구준의 작전에 참여한 사람들은 최소 전신 위 경지의 강자들이었기에, 감시원들은 그들을 쫓아갈 재간이 없었다.“1팀, 타겟 놓침.”“2팀, 타겟 같은 인물 발견.”...각 팀에서 들려오는 보고는 하나같이 상황이 좋지 않았다.“쫓아!”현장의 총책임자는 화를 내며 소리 질렀으나 그도 사실 누구를 뒤쫓아야하는지는 몰랐다. 다만 가만히 서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에 감시원들은 인파 속으로 뛰어들어 무작정 타겟들을 찾아다녔지만,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다를 바가 없었다.그러나 호텔에서 뛰어나온 이들은 ‘친절하게’ 도 이따금씩 모습을 드러내 감시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그 다음 곧장 성 한 바퀴를 달린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30분 후, 거록 조직의 감시원들이 완전히 지쳐버린 뒤에야 염구준은 호텔에서 느긋하게 걸어나왔다. 주변에는 이제 감시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이는 그의 계획이 정식으로 시작되었음을 의미했다. 이미 다른 모습으로 변장한 염구준은 재빠르게 호텔 입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젠장, 또 사라졌네!”“그러니까. 어떻게 사람이 귀신처럼 나타났다 사라질 수가 있어?”조용한 골목 한쪽에서는 감시팀 한 무리가 앉아서 땀을 뻘뻘 흘리며 담배를 피우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슥.검은 그림자가 지나가며 한 명이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피곤에 찌든 감시원들은 이를 눈치채지 못

  • 군신의 귀환   제2099화

    예전에 전신전에서 염구준은 굉장히 엄격한 리더였다.부하들이 실수하면 반드시 벌하고, 잘해도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군 했으니까 말이다.‘야수의 군대’ 는 바로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었다.“며칠 전에 전주님께서 남기신 옥패의 무학 필사본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어서 돌파한 겁니다.”현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된지는 염구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으나 잔소리하는 걸 잊지 않았다. “같은 반보천인이라도 그 실력이 천차만별이니까 이 경지에 올랐다고 해서 나태해져서는 안 돼.”특히 고대영이 전에 그에게 알려준 극한 반보천인에 대한 이야기는 그에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천인경은 그가 여러 번 도전했지만, 여전히 넘지 못한 벽이었다.이렇게 되면 현재 네 명의 전존들 중, 오직 주작만이 전신 위의 경지에 머물러 있는 셈이 되었다.그러나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였다. 그녀에겐 잡념이 너무 많았다. 오자마자 붉은 장미와 말다툼을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염치도 없지. 말해, 일부러 주상께 접근한 의도가 뭐야?”“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난 이미 약혼자가 있어!”붉은 장미는 지지 않고 손가락의 반지를 자랑스럽게 내보였다.그 반지는 꽤나 큰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었다.“흥, 나도 있어!”주작은 목걸이를 꺼내 보여주었는데, 그 위에 박힌 다이아몬드는 붉은 장미의 것보다 열 배는 컸다.“그래서? 넌 여전히 솔로잖아.”붉은 장미는 비웃으며 말했다.“나... 나는 내가 솔로인 게 자랑스러워! 그리고 내가 솔로든, 아니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이에 주작은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진 채로 반박했다.‘머리 아파.’방 안의 다른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두 사람은 전생에 원수였는지 계속 서로를 못마땅하게 여겨, 매번 만날 때마다 말싸움을 하기 때문이었다. 전신 위의 강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두 사람은 평범한 여자처럼 사사건건

  • 군신의 귀환   제2098화

    마거봉은 등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억지로 태연하게 말했다. “존주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했으니, 이제 그만 놓아주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 애는 아무것도 모릅니다.”죽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그가 이렇게까지 비굴하게 구는 걸 보면 약점이 잡힌 게 틀림없었다. “걱정 마. 네가 내 말만 잘 듣는다면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을 거니까.” 그러나 거록 존주는 인질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하지만...”이에 마거봉이 다시 말하려고 하자, 거록 존주가 바로 말을 끊었다. “그쯤해. 넌 네 일만 잘 하면 돼. 만약 내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전체 마씨 가문을 없애버릴 거니까, 명심하고.”보통 사람들은 누군가를 시켜먹을 때, 협박과 회유를 섞어 쓰지만, 거록 존주는 오직 협박하는 것만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예.”마거봉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바로 물러났지만 속으로는 염구준이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을 돌이켜보았다.한편 염구준은 이미 전에 전세 낸 호텔에 막 도착한 참이었다.호텔 주변에는 그가 배치한 사람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기 때문에 그의 뒤를 밟던 사람들도 더 이상 그를 감시하지 못했다.조용한 호텔방에 들어가자마자, 붉은 장미는 참지 못하고 자신이 추측한 걸 전부 털어놓았다. “마거봉이 이상해요. 그 주변 경호원들도 뭔가 수상하고요. 당신도 눈치챘죠?”그러나 염구준은 느긋하게 차를 우려내고 자리에 앉은 뒤, 입을 열었다. “그 사람들은 거록 존주의 부하들입니다. 다만 거록 존주가 직접 왔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바위성에 오자마자 실세부터 잡은 걸 보면, 뭔가 큰일을 벌이려고 하는 게 분명합니다.”정보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그도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아...”붉은 장미는 그의 말을 듣고나서 어느정도 깨달았으나 궁금한 점이 더 많아졌다.“그렇다면, 아까 우리가 그 경호원 넷을 처치하고 마거봉을 도와줬으면 됐잖아요?”언뜻 보기엔 그녀의 말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확한 결정처럼 보일 수 있었으나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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