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를 당한 초상비는 도움을 청하는 소리에 힐끔 쳐다볼 뿐 어쩔 방법이 없었다.“벽을 뚫고 벗어나!”용필은 힘이 세고 맷집이 좋지만 군체권밖에 할 줄 몰랐다.일 대 일 싸움은 괜찮은데 여러 명이 달려들면 꼼짝 못했다.“알았어!”용필은 생각도 하지 않고 맹렬하게 벽을 향해 돌진했다.그러자 벽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펑! 펑!상대방이 계속 따라오자 용필은 철거대처럼 계속 벽을 부수며 전진했다.깜짝 놀란 환자들은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용필의 몸뚱이는 끄떡없었지만 그의 몸에 매달린 사람들은 버티지 못했다.“철수한다!”한 사람이 외치자 다들 뿔뿔이 물러섰다.“인질을 데려갔어. 빨리 막아!”그때 한 사람이 의식을 잃은 청년을 업고 병실에서 나가는 장면이 포착되었다.“거기 서!”용필은 외치면서 일행을 덮쳤다.하지만 아직 깁스를 하고 있어서 발이 말을 듣지 않았다.스스슥!방금 떨어진 일행이 다시 빠른 속도로 용필에게 들러붙었다.거머리 같은 놈들은 서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희한하게 작전을 진행할 때만 손발이 척척 맞았다.두 사람은 발목이 묶여 청년이 납치 당하는 것을 눈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쿵, 쿵!일행은 계단에서 날아오르더니 두 사람을 경계하며 쳐다봤다.이번 작전에 다들 고수들이 출동했다.계단 입구로 들어간 사람들 중에서 가장 약한 실력은 전신 경지에 도달했고, 그는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상대방은 강력했다.“건방진 놈들. 자기 발로 걸어왔네.”그때 염구준의 목소리가 계단 쪽에서 들리더니 청년을 겨드랑이에 끼고 올라왔다.조금만 더 늦게 도착했더라면 청년을 빼앗겼을 것이다.“하하하, 매제. 이제야 왔어?”그를 보자 자신감을 되찾은 용필은 전투력이 급격히 상승했다.“염구준이다!”“철수하자!”염구준을 발견한 상대방은 즉시 결단을 내리고 싸움을 포기했다.모두 작전을 중단하고 뿔뿔이 창밖으로 뛰쳐나갔다.다행히 2층이라 살아남았다.만약 20층이라면 바로 떨어져 즉사했을 것이다.“소란을 피우고
용필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머리를 긁적거리며 멋쩍게 웃었다.간호사도 혼란스러워서 무슨 말을 할지 몰랐다.부상을 당한 초상비는 지금 상처를 치료하는 중이다.그는 몸놀림이 빠르지만 용필처럼 맷집이 없어서 싸울 때 힘들게 버텼다.“다들 괜찮아?”염구준이 병실에 들어오며 초상비에게 물었다.“찰과상이야. 괜찮아.”초상비가 웃으면서 대답했다.이번 일에 실수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했다.“아… 여기 어디야?”세 사람이 모여서 얘기 나눌 때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청년이 갑자기 눈을 떴다.방금 싸울 때 충격을 받고 깨어난 것 같았다.그 모습을 본 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내가 누군지 알겠어?”“바다에서… 배에서 봤던 사람이요.”청년은 인상을 찌푸리며 잠시 회상하더니 그래도 어렴풋이 기억난 모양이었다.그날 추격당하고 배에 도착했을 때 이미 중상을 입었고, 기절하기 전에 염구준 일행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이 사람이 자신을 구한 것이니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청년은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서 앉을 수도 없었다.“감사 인사는 됐어. 근데 내가 궁금한 게 있어.”염구준을 손을 흔들었다.그때 각 방면으로 생각해서 청년을 구한 것이지 은혜를 받으려고 구한 것은 아니었다.염구준은 청년을 조용한 병실로 옮기고 얘기하기 시작했다.“내 질문에 대답을 안 해도 되지만 거짓말을 하지 마.”청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알고 있는 건 다 말씀드릴게요.”“먼저 네 정체부터 말해.”염구준이 첫 질문을 던졌다.당일 적들의 정체를 통해 대충 신분을 알았지만 확실한 정보는 얻지 못했다.청년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저는 황지천이라고 삼선도 봉래에서 왔어요. 저를 죽이려던 일행은 삼선도 사람들이에요. 우리 파벌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우리를 쫓아내려고 했어요.”청년의 대답에 염구준은 조금 놀랐다.전설속에서만 듣던 방장, 봉래, 영주 등 신
염구준은 속으로 욕했다.‘섬에 사는 사람들은 지리를 안 배우나?’혹은 섬의 통치자가 폭로되지 않기 위해 고위층만 위치를 알고 있을 것이다.염구준은 몇 가지 더 질문했다.황지천의 신분은 높지 않고 아는 것도 많지 않았다.“알았어. 먼저 쉬고 있어.”얘기를 마친 염구준은 떠나려고 했다.‘황지영과 황지천은 일단 만나게 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혹시 섬에 가는 방식을 찾으면 저도 데려가 주실래요?황지천이 간청하며 물었다.“찾으면 그때 가서 얘기하자. 우선은 몸조리 잘해.”아직 확실한 정보를 얻지 못했으니 대답할 리가 없었다.탁!염구준이 밖으로 나가자 입구에 두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치료하러 가지 않고 여기서 뭐 하세요?”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삼선도에 나도 가고 싶어.”방금 한 말을 몰래 엿들은 것이다.염구준은 활기찬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며 물었다.“상처는 다 나았어요?”“당연하지.”두 사람은 대답하며 주먹으로 가슴을 탕탕 쳤다.“그럼 병원에서 황지천을 잘 지켜봐요. 차질이 있으면 책임을 물을 거예요.”염구준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났다.병원의 보안을 확실히 하기 위해 호찬까지 불렀다.비록 황지천이 삼선도로 돌아가는 길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느 날 섬에 도착하면 길을 안내할 사람이 필요했다.옥패에 관한 일이니 염구준은 절대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병원을 떠난 그는 바로 도서관에 가서 오래된 서적을 뒤적이며 단서를 찾았다.이 방법은 바다에서 바늘 찾기보다 더 어려웠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나았다.한편, 염구준에게 당한 일행은 다양한 방식으로 윗선에 보고했다.그들이 도망친 후, 누가 미행할까 봐 바로 숨어버렸다.“젠장! 또 염구준이야?”어느 별장에 숨어 있던 한 남자가 보고를 듣자마자 노발대발했다.옆에 있던 우대영과 황지혁은 그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염구준이 얼마나 까다로운 상대인지 그들도 당해봐서 알고 있었다.“도명환, 화를 낼 필요 없어. 이번에 황지웅 늙은이를
도명환이 물었다.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절차를 말하지 않아서 왠지 속은 느낌이 들었다.“조급해하지 마. 정작 싸우게 되면 빠져나갈 구멍도 없게 만들 거야.”“구체적으로…”그가 관심을 보이자 황지혁은 환하게 웃으면서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염구준은 누군가 자신을 제거할 작전을 세우는지도 모른 채, 여전히 딸을 등교시키고 아내를 회사에 출근시켰다.집에서 혼자 심심한 황지영은 염희주를 따라 학교에 갔다.“오늘 특별히 할 일이 있어?”손씨 그룹 아래에 도착하자 손가을이 물었다.“어디도 안 가. 오늘은 당신이랑 있을게.”염구준은 시동을 끄고 아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어제 도서관에서 저녁까지 적지 않은 서적을 봤는데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어떤 일은 조급해해도 소용없으니 오늘은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알았어.”손가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두 사람은 각자 할 일들이 많아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다.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회사 입구로 향했다.“거기 서세요. 어디서 오셨어요?”갑자기 경호원이 소리를 지르며 막대기를 들고 다가왔다.한 사람이 기세등등하게 경호원을 밀치더니 염구준 부부를 향해 돌진했다.“뭐야?”수상한 기운을 느낀 염구준은 돌아서서 낯선 사람을 보았다.그런데 상대방이 자폭하려고 공격을 하는 것이었다.“비켜!”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강력한 기운으로 상대방을 물리치자 남자는 더는 앞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펑!자폭했지만 작은 소리만 내고 몸은 바로 쓰러졌다.오직 단전만 폭발한 것이다.남자의 기운이 워낙 약해서 염구준의 기운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왜 저래?”손가을은 멍하니 서서 염구준을 쳐다봤다.“몰라. 취했나 보지.”염구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흥, 또 거짓말이지? 먼저 들어 갈게.”손가을은 콧방귀를 뀌더니 쓰러진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돌아서 가버렸다.무술인의 기운을 느낀 그녀는 강호 일이라는 것을 알고 개입하지 않은 것이다.누구나 비밀이 있기
어느 덧 시간이 흘러, 염구준은 검을 들고 100km나 떨어진 오수 저수지에 대결하러 왔다.상대방이 어떤 수를 쓸지 몰라 방심하면 안 되었다.이곳에 사람 사는 흔적이 없고 외곽에 위치하여 싸우는 장소로 아주 적합했다.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에 그는 주변을 돌아보며 지형을 살펴보았다.그리고 가부좌를 틀고 컨디션을 조절하기 시작했다.삼선도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고대 무술학을 연마하여서 그 실력을 누구도 가늠하지 못했다.쿵쿵!그때 요란한 자동차 엔진 소리에 염구준은 천천히 눈을 떴다.지프차 두 대가 멀리서 멈추더니 네 명의 젊은 남녀가 차에서 내렸다.두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였다.“휴.”염구준은 자신이 기다리는 상대가 아니어서 다시 눈을 감았다.젊은이들이 이렇게 외진 곳에 뭐 하러 왔는지 모르지만 그가 알 바는 아니었다.그를 발견한 일행 중 요염하게 차려 입은 여자가 분노했다.“재호 오빠, 여기 사람 없다고 했잖아.”김재호는 음탕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뭐가 무서워? 더 자극적이지 않아?”“변태야. 난 싫어!”여자는 거절했다.타인이 보는 앞에서 생방으로 그 짓을 하라니 자존심이 상했다.“알았어. 내가 쫓아보낼게. 그럼 되지?”김재호는 말하면서 염구준에게 다가왔다.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했다.‘요즘 젊은이들은 유별나게 노네.’“이봐, 우리 할 일이 있어. 20만 원 줄 테니까 여기서 떠나.”남자는 5만 원짜리 현금 네 장을 건네며 말했다.20만 원을 주면서 자리를 비켜달라면 누구라도 흔쾌히 대답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는 눈을 뜨기도 귀찮았다.“여기 있으면 안 돼. 죽기 싫으면 빨리 가.”김재호는 여자 앞에서 체면이 깎이자 자존심이 상했다.“미친 놈, 주먹 맛을 봐야 말을 듣겠어?”그는 옷소매를 걷어 올리며 앞으로 다가왔다.어려서부터 태권도를 배운 그는 보통 사람들을 우습게 보았다.펑!그런데 염구준을 공격하지도 못하고 기운에 튕겨서 나가떨어졌다.만약 염구준이 진짜 실력으로 공격했
“내가 절충안을 제기할게. 우리 손을 잡고 돈을 벌면 절반을 나눠줄게. 네 생각은 어때?”황지혁은 바로 싸우지 않고 유혹적인 제안을 했다.강력한 동맹은 강력한 적보다 훨씬 나았다.그러면 전에 쌓았던 원한은 이익 앞에서 언급할 가치도 없게 된다.“난 흡혈귀 같은 놈들과 손을 잡지 않아. 개소리 그만하고 빨리 공격해.”염구준은 비아냥거렸다.그의 몸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고 어느 정도 화염도 섞여 있었다.반천인 실력을 낱낱이 드러낸 것이다.황지혁은 말이 안 통하자 일행에게 명령을 내렸다.“12상천 진법. 시작하라!”스스슥!일행이 빠르게 움직이더니 지정된 자리에 섰다.선두에 나선 세 사람은 반천인 실력을 갖춘 고수들이었다.그때는 상대가 너무 빨리 패배한 바람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이다.“공격하라!”황지혁이 명령을 내리자 12 명이 동시에 공격을 퍼부었다.그러자 무형의 기운이 모두 그에게 쏠리며 어마어마한 파워를 형성하였다.염구준은 구자검을 들고 공격을 시도했다.펑! 펑!앞장선 세 명의 고수는 무기로 쉽게 막아냈다.그들 모두 물 원소의 힘을 연마하였다.그들이 공격할 때 염구준이 실마리를 잡아낸 것이다.뒤에 고수 9명이 앞에 세 명에게 기운을 몰아주고 있었다.진법이 형성되면 12명은 일체가 되어 공격과 수비를 겸하게 된다.순식간에 적이 앞으로 다가오자 염구준은 검을 휘두르며 맞섰다.그는 일격으로 상대방이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촤아아악!구자검은 서늘한 빛을 발사하며 중간에 있는 황지혁을 베었다.‘검의?’삼선도 출신 황지혁은 수많은 서적을 보아서 한 눈에 터득하기 어려운 검의라는 것을 알아챘다.바로 공격을 수비로 돌려 무기를 들어 염구준의 공격을 막았다.양쪽에 있던 도명환과 우대영도 무기를 들고 황지혁에게 다가가 협공했다.쿵!구자검을 내리치자, 세 사람은 엄청 무거운 물건을 지탱하고 있는 것처럼 팔이 저리고 기혈이 솟구쳤다.순간 간담이 서늘했다.만약 일 대 일로 싸운다면 진법을 사용하기 전에
일장은 바로 칠권합일에서 가장 강한 초식이었다.우르릉 쾅!거대한 소리와 함께 염구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며 공격을 막아낸 것이다.그때 우대영과 도명환이 양쪽에서 여세를 몰아 공격했다.“어디로 숨을지 보자.”황지혁은 상대방의 발목을 잡았으니 나머지 두 사람이 마음대로 공격하면 바로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숨는다고?”염구준이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은 그만한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염구준은 왼쪽 팔을 흔들면서 2차 공격으로 쇠망치를 튕겨버렸다.기회를 잡은 그는 옆으로 몸을 피해 위에서 떨어지는 쇠망치를 피하고 세 사람 뒤에 불쑥 나타났다.양쪽에서 공격하는 속도가 조금 늦어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이 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하였다.그 의도를 파악한 황지혁의 안색이 싸늘하게 굳혔다.“막아. 어서!”황지혁이 소리치자 세 사람은 바로 돌아서 추격했다.염구준의 공격 목표는 뒤에 있는 9명이라는 것을 생각도 못했다.하지만 이미 한 발 늦어서 따라잡지 못했다.방어선을 뚫은 염구준은 가장 가까운 전신지상 고수부터 처리하려고 맹렬하게 공격했다.9명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방어막을 지키려고 8명이 한 고수에게 기운을 전달했다.하지만 전신지상 고수는 다른 고수들의 기운을 흡수했지만 몸과 정신력이 버티지 못했다.갑자기 이렇게 많은 기운을 소화하지 못해 반천인 지경에 도달하지 못했다.탕! 탕!쇳덩어리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리며 염구준은 일검으로 무기를, 이검으로 방어 기운을, 삼검으로 상대방을 살해했다.상대방은 이제 막 반천인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 힘을 통제하지 못했다.한 사람이 죽었으니 진법은 영향을 받아 불안정해졌다.그때 3대 주력이 염구준을 포위하고 단번에 죽이려고 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기회를 주지 않고 세 사람의 발이 닿기 전에 방어 구역에서 뛰쳐나가 또 한 명의 전신지상 고수를 살해했다.“협공하여 적을 물리치자!”염구준의 공격 속도가 너무 빨라, 황지혁은 속에서 열불이 솟구쳤다. 방금 장면을
“그 방법을 쓰자. 저놈을 제거하지 않으면 앞으로 섬의 적이 될 거야.”황지혁이 두 사람을 보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동의해.”“그 방법밖에 없겠어.”우대영과 도명환은 몸에서 막강한 기운을 상승시켰다.광기가 세 사람을 감싼 것을 보니 목숨을 걸고 싸울 의지를 보여줬다.스스슥!염구준은 손을 들어 검기 두 갈래를 공격했지만 모두 제압당했다.보통 검술로는 먹히지 않았다.“구자검법, 검일참공!”그는 검을 두 손으로 잡고 검의를 끌어올렸다. 지면이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흔들거렸다.그래도 본인이 창조한 초식을 선택하여 싸우는 과정에서 완성시키려고 마음먹었다.촤아아악!한편, 저 멀리 오수 저수지에서 물보라가 일어나더니 대량의 물 원소의 힘이 세 사람에게 모여들어 기운을 폭증시켰다.“죽여라!”황지혁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대살수를 가동했다.세 사람이 동시에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염구준에게 접근했다.윙!검에서 검명이 울리자, 염구준은 두 발에 힘을 주며 화살처럼 튕겨 하늘을 날아올랐다.쿵!쌍방의 공격이 부딪쳤다.염구준의 검이 관통력이 강하여 몸으로 물보라를 뚫으며 공격을 파괴했다.하지만 물보라에 접촉하는 순간 물 원소의 힘이 그의 몸을 스치며 상처를 냈다.순간 화염이 일어났다.그의 공격을 누구도 막아내지 못했다.“파괴!”황지혁이 포효하며 물보라를 폭발시키자 거대한 에너지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반식을 받은 세 사람은 입에서 피를 뿜었다.“푸어억!”바로 그때 검광이 번쩍이더니 염구준이 물보라를 뚫고 나와 단검에 우대영의 가슴을 찔렀다.“재미있네. 마지막에 절반 기운으로 방어하지 않았다면 너희들 전략에 말려들었어.”염구준은 태연하게 말하며 황지혁에게 다가갔다.“넌 날 죽일 수 없어. 아니면 네 가족들도 죽게 될 테니까.”황지혁은 끝까지 몸부림쳤다.“하. 전화해서 물어봐. 청해에 파견된 네 부하들이 어떻게 되었는지.”염구준은 바닥에 누워있는 황지혁을 내려보며 경멸하듯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거짓말이야!”당
그때 여광으로 벽에 커다란 도안이 들어왔다.옥패였다.염구준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손바닥의 화염을 더 밝게 비추었다.그러다 거대한 옥패 도안의 가운데 작은 홈이 있는 걸 발견했다.이 홈은 보면 볼수록 눈에 익었다.그는 안쪽 호주머니에서 옥패 하나를 꺼내 그 홈에 끼워 넣었다.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 맞아 떨어졌다.여기 있는 옥패를 누가 가져간 것이 틀림없다.고대 나라가 하룻밤 사이에 전멸한 것은 어쩌면 옥패를 두고 전쟁을 벌이다 이 지경이 된 것 같았다. 예로부터 옥패 쟁탈전은 멈춘 적이 없었다.그의 손에 있는 옥패 4개도 주인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른다.“선생님, 그 물건을 빼내세요.”바로 그때 노교수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제 거예요.”노교수의 눈썰미가 이렇게 좋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불빛이 희미한데도 보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염구준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바로 옥패를 빼서 챙겨 넣었다.“선생님, 그러면 안 됩니다. 물건을 제자리에 놓으세요.”노교수가 달려와 인내심 있게 설득했다.“정말 제 거예요. 보세요. 모두 4개.”염구준은 다른 손을 꺼내 옥패를 전부 보여주었다.옥패에 새겨진 무늬가 약간 다를 뿐, 외형은 모두 똑같았다.“세상에, 내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네 개나 챙겼어요?”노교수의 언성이 높아졌다.상대방이 여기서 가졌다고 확신한 이상 무엇을 말해도 소용없었다.그 바람에 노교수의 제자까지 우르르 몰려들었다.채나가 나지막한 소리로 궁시렁댔다.“우리 보고는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더니 혼자서 할 건 다 하네.”“당신들이 무엇을 갖든 나랑 상관없거든요. 기관을 건드리면 난 해결할 수 있지만 그쪽은 해결할 수 있어요? 이건 원래 내 거예요.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막아봐요. 그럴 능력이 없으면 잔말 마세요.”불쾌한 염구준은 더는 그들과 엮이고 싶지 않아 자리를 떴다.그가 화를 내자 아무도 찍소리를 못했다.염구준은 그들이 계속 따라와서 귀찮게 굴까 봐 계속 앞으로 걸었다.여기 지하는 생각보다 크지
‘저 자식이 든다고?’일행은 염구준이 기관을 찾았다고 추측했다.그런데 그가 단룡석 앞에 서더니 두 손으로 바위 밑을 잡는 것이었다.순간 그의 근육이 팽팽해지면서 주변에 기운이 감돌았다.“헐! 맨손으로 들려고?”누군가 경악하면서 소리를 질렀다.정말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렇게 큰 바위는 사람이 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전에 염구준과 시비가 붙었던 수호와 채나는 속으로 저주했다.“나대기를 참 좋아하네. 그냥 콱 깔려서 죽어라!”“아니야. 저 자식 들 수 없어. 그냥 근육이 부풀었을 뿐이야.”두 사람은 못마땅해하며 염구준이 개망신당하길 기다렸다.“일어나!”그때 염구준이 갑자기 힘을 끌어올리더니 단룡석이 점점 바닥에서 떨어졌다.그리고 머리 위에 번쩍 들어올렸다.“뭐 하는 겁니까? 지나가려면 빨리 가세요!”독촉하는 소리에 그제야 일행은 정신을 차렸다.“빨… 빨리 지나가자.”노교수가 외치자 일행은 바닥의 가방들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다.속으로 깜짝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이토록 무지막지한 힘은 리프트잭보다 백 배는 강해서 인간 리프트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쿵!모두 지나간 다음, 염구준은 단룡석을 제자리에 놓았다.바닥에 떨어질 때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았다.“선생님, 이게…”놀라움을 금치 못한 노교수는 묻고 싶었지만 입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맨손으로 무게가 엄청난 단룡석을 거뜬하게 들다니 이런 충격적인 장면은 마치 귀신을 본 것과 흡사했다.수호와 채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염구준이 방금 했던 말을 듣고 따지고 들까 봐 무서웠다.“저 원래 힘이 타고 났어요.”염구준이 태연하게 설명했다.“이건 과학적이지 못해요. 몇 백 키로나 되는 무게는 들어올려도 이것은 단룡석이란 말입니다.”노교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왠지 염구준을 연구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그들 눈에는 모두 환상적인 힘이었다.“그만하시고 안에 들어가 보시죠.”염구준은 더는 설명하기가 귀찮아 혼자 저벅저벅 앞
“괜찮습니다. 전 필요 없어요.”염구준은 거절하고 마음만 받았다.이 노인은 사람은 좋은데 말이 너무 많았다.그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가 채나의 손을 덥석 잡았다.“뭐 만졌어요?”“뭐 하는 거예요? 아프잖아요.”채나는 시선을 피하며 벗어나려고 했다.“저기요, 할 말 있으면 좋게 하시죠.”동행이 그 모습을 보더니 나서서 말렸다.채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그러죠. 방금 만진 물건에 독이 있어요. 손바닥을 보세요. 검은 기운이 어깨까지 올라가면 신선이라도 구할 수 없어요.”염구준은 채나의 손을 들어 보여주었다.‘그럼 죽는 건가?’당황한 채나는 바로 무릎을 꿇고 울먹거렸다.“잘못했어요. 바닥에 떨어진 보석을 줍지 말았어야 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그녀는 말하면서 호주머니에서 주먹만한 큰 루비를 꺼냈다.이 보석 겉면에 독약이 남아 있었다.“방금 독약은 다 제거했어요. 손바닥이 독가스에 화상을 입었지만 며칠 뒤면 괜찮아질 겁니다.”염구준은 그저 경고를 주며 노교수를 쳐다봤다.“제자들을 잘 지켜보세요. 고대 궁전에 기관이 많고 함정도 많아서 함부로 만지면 안 됩니다. 전 괜찮지만 손해보는 건 결국 당신들이에요.”이미 주의를 줬으니 듣든 말든 더는 상관하지 않았다.노교수는 난감했다.염구준에게 한바탕 뭐라고 했는데 결국은 본인 제자들에게 문제가 생겼으니.“채나야, 어리석게 왜 그랬어? 우리 고고학자들은 유혹에 부딪쳐도 절대 넘어가면 안 돼.”…교수의 설교를 들으면서 일행은 앞으로 계속 걸어갔다.방금 채나의 손바닥을 보고 다들 조심스럽게 움직였다.그로 인해 염구준에 대한 인상이 달라졌다. 왠지 보통 사람 같지 않았다.앞으로 가는 길에 석상과 벽화 등이 눈에 보였다.염구준이 거들떠도 보지 않고 지나가자 일행도 바로 뒤를 따랐다.노교수는 멈춰서 연구하고 싶었지만 이곳에 워낙 기관들이 많아 제자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겨우 마음을 가라앉혔다.“길이 끊겼네.”손전등을 흔들어보나 앞에는 검정색 벽만 있고 양측에
“잠시만요!”노교수는 염구준이 저만치 앞서가자 말을 끊고 서둘러 뒤쫓았다.왠지 모르게 그를 따라가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여기는 왜 오신 겁니까?”노교수는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일단은 그냥 둘러보려고요.”“그리고 나서는요?”“괜찮은 게 있으면 빌릴 생각입니다.”“그건 도둑질이에요!”“여긴 용하국도 아니고, 지키는 사람도 없습니다. 궁전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고요. 그러니 엄연히 말해서 도둑질은 아니죠.”두 사람은 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논쟁을 벌였으나 서로를 설득하지는 못했다.하지만 사실상 염구준이 탐낼 만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았다.“쉿.”이때, 걷다가 이상함을 감지한 염구준이 걸음을 멈추고 일행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노교수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따지고 들었다.“말 돌릴 생각 하지 마세요. 이건 중요한 얘기니까요.”하지만 곧 염구준의 한마디에 모두가 등골이 오싹해졌다.“저희, 한 명이 줄어든 것 같아요.”밀폐된 공간, 빛 한 점 없는 지하에서 이런 말은 너무나 섬뜩했다.방금 전에 오줌을 싸지 않았다면 이 말을 들은 뒤 다들 바지에 오줌을 지렸을 게 뻔했다.“장난치지 마세요.”한 여성 대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그녀가 말하자마자 그녀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져 주위에 사람들이 가득 찬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뒤에 있어요!”염구준은 장난치려는 생각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악!”그의 말에 뒤로 고개를 돌린 사람들은 머리를 풀어헤친 여성을 보고 놀라서 소리 질렀다.옷차림으로부터 그녀가 노교수 일행 중 다른 한 여성임을 알 수 있었다.휘익.그녀는 말없이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날카로운 손톱을 세운 채 가장 가까운 대원에게 달려들었다.귀신이라도 들린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염구준이 그녀보다 더 빨리 그녀의 목을 단단히 움켜쥐고 가볍게 들어올렸다.그녀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염구준의 손아귀를 벗어나기란 불가능
이 강한 일격에 거록 존주는 결국 치명상을 입었다.“컥, 커헉!”염구준이 다가가자, 거록 존주는 심하게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해냈다.기운이 불안정한 걸 보아 그가 살 가능성이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이때, 핏빛이 감돌던 기운이 서서히 사그라들었고, 붉게 물들었던 눈동자도 본래의 색을 되찾아가면서 눈에 빛이 살짝 감돌았다.“염구준, 결국 네 손에 죽게 될 줄이야. 이것도 운명의 장난인가.”염구준은 급하게 검을 뽑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어차피 죽을 텐데 이젠 흑풍 존주가 어디 있는지 알려줘도 되지 않아?”“하하, 그건 나도 몰라, 우린 보통 휴대폰으로 연락하거든. 실제로는 만난 적이 별로 없어.”거록 존주는 고개를 저으며 작아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기운이 얼마 남지 않아서였다.죽기 전에는 모두 좋게 말하는 편이니 그의 말엔 거짓이 섞여있을 리가 없었다.“그냥 이렇게 죽는 게 다행인 줄 알아.”염구준이 말을 하면서 검을 뽑자, 거록 존주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고, 그도 천천히 눈을 감았다.솔직히 말해서 그처럼 무고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죽이고, 잔인한 수단까지 쓰는 사람은 죽어도 쌌다.염구준은 검을 쥐고 불꽃을 만들어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곳이 궁전같음을 발견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석굴암 유적지는 왕국이 존재했던 곳이었다. 지금 현재 모래 아래에 묻혀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말이다.“사악하게 된 거록이 안 간 이유는 이곳에 이끌렸거나 혹은 여기에 있는 무언가에 이끌려서겠지.”염구준은 전에 알고 있던 정보를 회상하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큰 궁전을 찾아보려면 아무리 그라고 해도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하지만 위를 올려다본 결과, 윗 공간의 거리가 너무 컸기 때문에 올라가기 힘들 것 같아 그는 바로 포기했다. ‘아래에서 돌아보는 수밖에.’‘사람?’그러나 한참 생각을 하던 중, 그는 익숙하고도 큰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교수님, 기어코 이 동굴이 그 고대 생물체가 뚫은 거라고 하시
거록 전주의 몸은 전보다 더 커졌는데, 근육이 전부 밖으로 드러났고, 외형 뿐만 아니라 뿜어져 나오는 기운도 전보다 더욱 강했다.“사술로 생명력을 끌어올린 걸 보면 목숨을 걸겠다는 건가?”상대방의 이상함을 감지한 염구준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검을 다시 한 번 휘둘렀다.지금 이 수단까지 쓴 이상, 거록 전주는 싸움에서 이기든 지든, 살아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쾅!두 사람이 다시 한 번 정면으로 붙은 결과, 염구준이 뒤로 밀려났다. 기술이 아닌 순수히 힘에서 밀린 거였다.염구준의 신체 능력도 강하긴 하지만, 지금의 거록 존주는 그보다 더 강했다.‘육신이 반보천인의 극한까지 된 건가?’염구준은 속으로 의혹스러워했다.쾅! 쾅!거록 존주는 쉼 없이 강력한 두 주먹을 빠르게 날렸고, 두 발 역시 쉬지 않고 염구준의 중요부위를 걷어찼다.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거록 존주가 이미 완전히 우세를 차지했으며 승부가 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들 중 누군가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고, 누군가는 또 기뻐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브레인이었다.그는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그래, 더 싸워라. 둘다 죽어버리면 더 좋고!”그러나 이때, 염구준이 화를 내면서 상황도 역전하기 시작했다.“오? 날 때리는게 재밌나 봐?”이윽고 그는 옅은 금빛 기운을 내뿜으며 두 검의를 함께 써 거록 존주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내기 시작했다.거록 존주는 강력한 신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염구준은 정밀한 내공과 초보적으로 형성된 검의, 그리고 각종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두 사람의 싸움은 다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이런 싸움에서는 강한 필살기가 없으면 쉽게 결판을 내기 어려웠다.검일참공은 이미 사용했으나 부상을 입히기에 성공했을 뿐, 그를 죽이지는 못했으니 새로운 검식을 사용해야 했다.염구준은 계속 검술을 갈고 닦군 했는데, 최근 또 다른 깨달음을 얻어 그걸 파고들던 참이었다.비록 완전히 익히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초
염구준은 두 다리에 힘을 모아 공중에서 한 바퀴 회전한 뒤, 전장 한가운데로 착지했다.그는 이미 충분히 기회를 주었다. 잡지 않는 건 그들이니 그를 탓할 수 없다는 거다.“염, 으워!”염구준을 본 순간, 거록 존주는 포효하며 눈이 더욱 짙게 붉어졌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더욱 거세졌다.이윽고 그는 야수가 사냥감을 향해 돌진하듯이 손발을 모두 바닥에 놓고 힘껏 도약해 덤벼들었다.그의 압도적인 기세에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무리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우웅.검명과 함께 염구준 역시 검을 뽑아 들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록 존주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쾅!거록 존주는 두 팔을 교차해 몸으로 검을 막았으나, 예상과는 달리 그의 두 팔에는 겨우 얕은 상처 밖에 남지 않았다. ‘저렇게 강한 육신이라니.’이걸 본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하며 즉시 검을 거두고 연속으로 공격을 이어갔으나 일방적으로 맞기만 해도 거록 존주는 겉만 살짝씩 다칠 뿐, 중상을 입지 않았다.‘몸이 어떻게 이렇게 강해진 거지?’더 이상 공격을 퍼부어도 크게 쓸모가 없다는 걸 깨달은 염구준은 결정적인 일격을 날리기 위해 검기를 모았다. “저게 진짜 실력이었어?”브레인은 얼굴을 떨며 두근대는 심장을 붙잡고 전장을 바라보았다.‘전에 싸우지 않기를 잘했어.’쿵!그 순간 거록 존주가 갑자기 허공에 내뿜은 핏빛의 기운이 주위 사람들을 공격하며 무력이 약한 일부 무인들을 순식간에 죽였다.강자들의 싸움들은 아무나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모두 뒤로 물러나!”각 세력의 대표들은 즉시 자신들의 부하들을 불러 멀리 후퇴하도록 지시했다.이제야 그들은 거록 존주가 지금껏 자신들과 싸우면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팀장님, 저희도 나서죠?”붉은 장미가 앞으로 가서 지시를 기다렸으나 브레인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싸늘하게 답했다.“가고 싶으면 당신 혼자 가세요. 제가 염구준을 돕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요.”“...”상대방의 단호한 태도에 붉은 장미는 더 이상
‘말려도 듣질 않네.’상대방에게 아무리 충고해도 쓸모 없다는 걸 깨달은 염구준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책상 위의 문서를 집어 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정보 고마워요. 일찍 들어가서 쉬세요.”말을 마친 뒤, 그는 노교수 일행과 더 얽히고 싶지 않아 바로 윗층으로 올라갔다. 평소에 사냥을 나서던 거록 존주조차도 모습을 감춘 이날 밤, 석굴암 유적지는 매우 고요했다. 그가 평소와는 달리 사냥에 나서지 않은 건 염구준의 존재가 위압감을 주었기 때문이었다.한편, 염구준은 방으로 돌아가 석굴암 유적지의 지도를 펼친 후, 붉은 장미가 제공한 거록 존주의 이동 경로를 참고하며 표식을 남기기 시작했다.유적지가 좀 넓기 때문에 무작정 찾는다면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지도를 보는 중간에 노교수가 찾아오긴 했으나, 염구준은 그를 무시했다.이른 아침,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올 무렵에 염구준은 떠날 준비를 마쳤다.1층으로 내려서자마자 그는 떠날 준비를 마친 노교수 일행을 마주쳤는데, 이제껏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일행에는 어제 붉은 장미에게 두들겨 맞았던 수호도 있었는데, 그녀의 주먹이 무서웠던 모양인지 전처럼 멋대로 떠들지 않았다.“그 붉은 눈을 가진 야수를 찾으러 가시는 거 맞죠? 그럼 가는 동안 서로 의지도 할겸, 같이 가시죠.”노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동행을 제안했으나 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계속 걸어갔다.“필요 없습니다. 전 혼자 움직이는 게 편해서요.”그러자 노교수 일행의 여성 조수가 불만스럽게 말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저희가 사고뭉치도 아니고, 그냥 동행하자는 것 뿐인데요.”솔직히 말하면, 염구준의 눈에 그들은 정말 사고뭉치와 다를 게 없었다.“남의 심기를 쓸데없이 건드리지 말고 그쯤하시죠.”말을 마친 후, 그는 빠르게 나가며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뭐가 이렇게 빨라?’이 모습을 본 일행이 넋이 나가있을 무렵, 가장 빨리 정신을 차린 노교수가 급하게 재촉했다.“어
끼익!수호가 또 한마디 하려던 찰나, 민박집 문이 열리며 한 여성이 들어왔다.‘너무 예쁘잖아?’이에 두 청년의 시선이 동시에 그녀에게 꽂혔다. 그들은 침이 흘러나올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그녀를 주시했다.“저기, 여기 빈자리 있어요.”수호는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으나 여성은 그를 보지도 않고 곧장 염구준의 테이블로 걸어가 앉았다.“염 선생님, 타겟과 관련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왔습니다.”그녀는 다름 아닌 붉은 장미였다.완전히 무시당한 수호는 체면이 구겨진 것만 같아 수치심과 질투심에 또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퉷, 세컨드였잖아. 더러운 년.”그의 입은 정말 더러웠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게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쾅!가만히 있다가 모욕을 당한 붉은 장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한 손으로 빠르게 그의 목을 움켜쥐고 벽에 눌러버렸다. “입을 다물지 못하겠으면 내가 네 혀를 뽑아줄게.”“그 손 놔!”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청년이 흥분하며 소리치면서 이 틈을 타 그녀에게 손을 대기 위해 달려들었다. 짝!그러나 뺨 맞는 소리와 함께 그는 바로 거꾸로 날아갔다.“아가씨, 제발 멈춰주세요. 저희는 악의가 없었습니다.”이에 노교수가 급히 일어나 말렸고, 나머지 두 여성은 겁에 질려 몸을 벌벌 떨었다.쾅!“한 번만 더 그러면 다음번엔 네 혀를 잘라버리겠어.”상대방이 용하국인임을 보아낸 그녀는 말을 하며 수호를 바닥에 내팽개쳤고, 이 강력한 충격에 그는 바로 의식을 잃어 말을 하지 못했다.이 모든 걸 마친 후, 붉은 장미는 자리에 돌아가 앉았으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염 선생님, 거록 존주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방금 전 전투 이후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요.”타깃이 사라졌다는 건 일이 더 귀찮게 꼬였음을 의미했다.“외곽에서 망을 보던 사람들 중에 거록 존주가 석굴암을 떠나는 걸 본 사람은 없었나요?”염구준은 이 중요한 사실만을 확인하고 싶었다. “없었습니다. 아마도 아직 석굴암 유적지 안에 숨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