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은 바로 칠권합일에서 가장 강한 초식이었다.우르릉 쾅!거대한 소리와 함께 염구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며 공격을 막아낸 것이다.그때 우대영과 도명환이 양쪽에서 여세를 몰아 공격했다.“어디로 숨을지 보자.”황지혁은 상대방의 발목을 잡았으니 나머지 두 사람이 마음대로 공격하면 바로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숨는다고?”염구준이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은 그만한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염구준은 왼쪽 팔을 흔들면서 2차 공격으로 쇠망치를 튕겨버렸다.기회를 잡은 그는 옆으로 몸을 피해 위에서 떨어지는 쇠망치를 피하고 세 사람 뒤에 불쑥 나타났다.양쪽에서 공격하는 속도가 조금 늦어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이 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하였다.그 의도를 파악한 황지혁의 안색이 싸늘하게 굳혔다.“막아. 어서!”황지혁이 소리치자 세 사람은 바로 돌아서 추격했다.염구준의 공격 목표는 뒤에 있는 9명이라는 것을 생각도 못했다.하지만 이미 한 발 늦어서 따라잡지 못했다.방어선을 뚫은 염구준은 가장 가까운 전신지상 고수부터 처리하려고 맹렬하게 공격했다.9명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방어막을 지키려고 8명이 한 고수에게 기운을 전달했다.하지만 전신지상 고수는 다른 고수들의 기운을 흡수했지만 몸과 정신력이 버티지 못했다.갑자기 이렇게 많은 기운을 소화하지 못해 반천인 지경에 도달하지 못했다.탕! 탕!쇳덩어리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리며 염구준은 일검으로 무기를, 이검으로 방어 기운을, 삼검으로 상대방을 살해했다.상대방은 이제 막 반천인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 힘을 통제하지 못했다.한 사람이 죽었으니 진법은 영향을 받아 불안정해졌다.그때 3대 주력이 염구준을 포위하고 단번에 죽이려고 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기회를 주지 않고 세 사람의 발이 닿기 전에 방어 구역에서 뛰쳐나가 또 한 명의 전신지상 고수를 살해했다.“협공하여 적을 물리치자!”염구준의 공격 속도가 너무 빨라, 황지혁은 속에서 열불이 솟구쳤다. 방금 장면을
“그 방법을 쓰자. 저놈을 제거하지 않으면 앞으로 섬의 적이 될 거야.”황지혁이 두 사람을 보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동의해.”“그 방법밖에 없겠어.”우대영과 도명환은 몸에서 막강한 기운을 상승시켰다.광기가 세 사람을 감싼 것을 보니 목숨을 걸고 싸울 의지를 보여줬다.스스슥!염구준은 손을 들어 검기 두 갈래를 공격했지만 모두 제압당했다.보통 검술로는 먹히지 않았다.“구자검법, 검일참공!”그는 검을 두 손으로 잡고 검의를 끌어올렸다. 지면이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흔들거렸다.그래도 본인이 창조한 초식을 선택하여 싸우는 과정에서 완성시키려고 마음먹었다.촤아아악!한편, 저 멀리 오수 저수지에서 물보라가 일어나더니 대량의 물 원소의 힘이 세 사람에게 모여들어 기운을 폭증시켰다.“죽여라!”황지혁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대살수를 가동했다.세 사람이 동시에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염구준에게 접근했다.윙!검에서 검명이 울리자, 염구준은 두 발에 힘을 주며 화살처럼 튕겨 하늘을 날아올랐다.쿵!쌍방의 공격이 부딪쳤다.염구준의 검이 관통력이 강하여 몸으로 물보라를 뚫으며 공격을 파괴했다.하지만 물보라에 접촉하는 순간 물 원소의 힘이 그의 몸을 스치며 상처를 냈다.순간 화염이 일어났다.그의 공격을 누구도 막아내지 못했다.“파괴!”황지혁이 포효하며 물보라를 폭발시키자 거대한 에너지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반식을 받은 세 사람은 입에서 피를 뿜었다.“푸어억!”바로 그때 검광이 번쩍이더니 염구준이 물보라를 뚫고 나와 단검에 우대영의 가슴을 찔렀다.“재미있네. 마지막에 절반 기운으로 방어하지 않았다면 너희들 전략에 말려들었어.”염구준은 태연하게 말하며 황지혁에게 다가갔다.“넌 날 죽일 수 없어. 아니면 네 가족들도 죽게 될 테니까.”황지혁은 끝까지 몸부림쳤다.“하. 전화해서 물어봐. 청해에 파견된 네 부하들이 어떻게 되었는지.”염구준은 바닥에 누워있는 황지혁을 내려보며 경멸하듯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거짓말이야!”당
멀리 있어도 전화를 통해 국주가 기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염구준은 한숨을 쉬며 걱정스럽게 말했다.“에휴, 하지만 안타깝게도 삼선도 위치를 찾아내지 못했어요. 아니면 근원부터 해결했을 텐데. 지금 그들 기세를 보아 다시 나타날 것 같습니다.”그가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장악한 자료를 보면 삼선도에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전화 너머로 국주가 한참 침묵하더니 이렇게 말했다.“일단 제경으로 돌아오세요. 내가 삼선도 위치를 대략 아는데 만나서 얘기할게요.”“알겠습니다.”염구준은 정보가 비밀이라는 것을 알고 바로 동의했다.황실에서 수많은 비밀을 알고 있지만 특수한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청해를 습격하던 삼선도 부하들은 전부 전신전에 가두었다.그들도 삼선도의 위치를 말하지 않고 입을 꾹 닫고 있었다.염구준이 제경으로 간다고 하니 염희주도 따라가겠다고 졸라서 세 식구가 여행 삼아 함께 길을 떠났다.제경 공항.자가용 헬기가 착륙하자 염구준 일행이 헬기 문을 열고 나왔다.“와!”제경 행차가 처음이 아닌데도 염희주는 모든 것이 새로운 것 마냥 감탄했다.“구준 씨, 전우를 만나러 온다고 했지?”손가을이 염희주의 손을 잡고 물었다.“응. 전우이자 상사이기도 해.”염구준은 웃으면서 고개를 기웃거렸다.몇 년 전, 지금처럼 강하지 않을 때 용하는 사방에 적들이 득실거렸다.국주는 그와 연합하여 적을 무찌르고 정복시킨 것이다.“그렇구나.”손가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주 남편을 도와주던 전우라고 추측하며, 만나면 무조건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그때 검정 옷을 입은 일행이 염구준에게 예의 바르게 말했다.“염구준 씨, 저희가 특별히 모시러 왔습니다. 차는 저쪽에 있습니다.”“네, 가시죠.”염구준은 가족을 데리고 차가 세워진 곳으로 향했다.차에 타고 시동을 걸 때가지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하지만 누구는 가만 있지 못했다.염구준이 국주의 전용차에 앉은 순간부터 제경의 모든 세력가들에게
“알겠어요. 바로 처리할게요.”중년은 연신 대답하며 사합원에서 나갔다.이와 같은 일이 수많은 세력가들 저택에서 발생했고 대처 방법이 각자 달랐다.비록 국주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세력가들 중에서 누군가를 처단하여 다른 세력가에게 경고하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모든 세력가들은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누구도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았다.염구준이 도착하자 제경은 발칵 뒤집히고 적지 않은 세력가들은 벌벌 떨었다.정작 장본인은 가족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국주의 저택에 도착했다.“염구준 씨, 도착했습니다.”리더가 차를 세우고 말했다.차에서 내릴 때 손가을이 딸에게 당부했다.“희주야, 이따가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해. 그리고 만나면 아저씨라고 부르고, 알겠지?”“아저씨, 안녕하세요.”염희주는 대답하지 않고 벌써 뛰쳐나갔다.“하하하. 안녕.”국주가 호탕하게 웃으며 맞이했다.그런데 염구준을 보더니 웃음을 거두었다.“이번에 제경에 발걸음을 했으니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밤잠을 못 자겠네요.”“제가 알 바가 아니에요. 우리만 잘 자면 그만이에요.”염구준은 그의 말뜻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상황 통제 능력이 강해서 작전을 펼칠 때마다 대략적인 효과를 추측했다.그들은 인사를 나누고 별장으로 들어갔다.손가을은 국주를 본 순간, 충격을 받고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국주를 본 것은 별로 이상하지 않았지만 남편이 국주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전우를 만난다고 하지 않았나?’국주가 갑자기 손가을에게 말을 건넸다.“제수씨는 잠깐 거실에서 편히 쉬고 계세요. 저희가 할 얘기가 있어서요.”평소 집에서 그는 편하게 행동했다.“네, 그러세요.”손가을은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적당한 기회를 찾아 물어보기로 했다.지하 밀실의 문이 닫히면 어떤 신호도 들어오지 못한다.먼저 입을 연 사람은 국주였다.“남극 빙원의 일은 잘 처리하셨습니다. 용하를 위해 가장 큰 재앙을 제거했어요.”염구준은 공을 탐내
“네, 제 목숨으로 장난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지도를 거두며 말했다.가기 전에 삼선도 원주민 황지천과 신중하게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비록 길치지만 정작 도착하면 어느 정도 알아볼 것이다.이어서 두 사람은 용하의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몇 시간이 지나서야 그들은 지하 밀실에서 나왔다.거실에 도착하자 국주가 미안함에 사과했다.“제수씨 미안합니다. 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오래 기다리셨죠?”“국주님, 별말씀을 다 하세요. 두 분의 회의라면 분면 큰일일 텐데, 전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손가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염희주는 국주의 자식들과 함께 어울려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식사 시간이 됐네요. 같이 식사하시죠.”국주 부인이 일어서더니 손가을의 손을 잡고 식탁에 다가가며 하인들에게 음식을 올리라 지시했다.모두 한 자리에 모여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냈다.식사를 마치고 염구준은 가족들을 데리고 별장을 나섰다.필경 국주는 매일 국사로 바쁜 몸이라 더는 방해하면 안 되었다.국주는 멀리 떠나는 차를 보며 마음이 착잡했다.“형제여, 부디 잘 부탁합니다.”그도 가고 싶지만 최근 제경이 불안정하여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염구준 가족은 제경에서 5성급 호텔을 찾아 스위트 룸에 들어갔다.이튿날 딸과 함께 드림파크로 놀러가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염희주는 자기 방에서 놀고있어 부부는 그제야 말할 시간이 생겼다.“구준 씨, 국주님이랑 어떻게 아는 사이야?”손가을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을 물었다.어떤 일을 확인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전장에서 알았어. 내가 국주님 목숨을 구해주고 국주님도 내 목숨을 구해주셨어. 그렇게 친해지게 되었어.”염구준의 말은 사실이었다.기밀 사항도 아니니 아내에게 거짓말할 필요가 없었다.“당신이 군대에 갔던 그때?”손가을이 계속 물었다.“맞아. 그때 많은 일들이 있었어. 어쨌든 지금은 다 잘 이겨냈지만.”지금 강자들은 모두 시체 산에서 살아남은 자들이다.“고생이 많았네. 나도 꾸
“운이 좋으시네요. 마지막 세 장이에요.”매표원이 돈을 받더니 티켓 3장에 빨간 도장을 찍고 염구준에게 건넸다.뒤에서 줄을 서던 부모들 아쉬운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아, 또 매진이야? 다음에 일찍 와야겠어.”자식들에게 하는 말이었다.한 장에 5만 원인 티켓, 부모들은 돈이 아까웠다.그래서 아이가 소란을 피울 걸 알고 일부러 늦게 온 것이다.드림파크는 헝거 마케팅을 이용해 매일 입장권을 제한하여 이용객들이 다투어서 티켓을 구매했다.“아빠, 나 몰라. 오늘 반드시 들어갈 거야!”매표소 안에서 뚱뚱한 남자애가 울고불고 소란을 피웠다.아이 아빠는 롤렉스 시계를 차고 목에 굵은 황금 목걸이를 건 것을 보아 잘 사는 집 같았다.“됐어. 그만해.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남자는 휴대폰을 꺼내 여러 번 전화를 했지만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관계를 통해 티켓을 사려다가 전부 거절당한 것이다.드림파크 관리가 매우 엄격하여 한 사람당 한 장밖에 구매할 수 없으며 티켓이 없으면 아예 입장하지 못했다.“저기요. 얘기할 게 있는데 티켓 2장만 양보하면 안 될까요?”남자가 입구에 서 있는 염구준에게 다가가 물었다.“안 돼요. 저 이번이 처음이라고요.”염희주는 티켓을 빼앗길까 봐 손에 꼭 쥐었다.“어른이 말하는데 버르장머리 없이 애가 끼어들어?”남자가 버럭 화를 내며 염희주를 째려보았다.딸이 겁을 먹자 염구준은 슬슬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이한테 겁을 주는 당신은? 어른이 교양 없이 뭐하는 짓이지? 오늘 화내고 싶지 않으니까 저리 꺼져!”가족이 오랜만에 놀라 나와서 그는 기분이 잡칠까 봐 최대한 자제했다.“그럼 한 장에 8만 원 줄게요. 어때요?”남자가 거만하게 말했다.그는 돈이 만능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상대가 자신보다 돈이 더 많은 손씨 그룹 대표와 전신전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구준 씨. 우리 들어가자. 그냥 신경 꺼.”손가을은 남편의 옷자락을 가볍게 잡았다.그녀는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싸울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내부에 유료 항목도 적지 않게 있었다.하지만 염구준은 딸이 좋다면 돈을 아끼지 않고 티켓을 왕창 구매했다.“알았어. 실컷 놀아.”염희주가 즐거워하자 염구준과 손가을도 덩달아 기뻤다.어느덧 마감 시간이 다가왔다.염희주는 아쉬운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다.아이들 넘치는 체력에 두 사람은 진심으로 감탄했다.세 사람은 기분 좋게 퇴장하다가 입구에서 뚱뚱한 남자애의 아빠와 마주쳤다.남자 뒤에 건달처럼 생긴 남자가 한 무리나 있었다.“아빠!”덜컹 겁을 먹은 염희주가 염구준의 뒤에 숨더니 머리를 내밀었다.“희주야, 겁먹지 마. 아빠가 하늘이 무너져도 널 위해서 버틸게.”염구준은 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허풍 떨지 마세요!”염희주는 너무 과장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빠가 있다면 안전했다.“이봐, 날 기억하지?”남자가 건방지게 걸으며 다가왔다.뒷배가 있어서 그런지 남자는 고개를 쳐들고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기억해. 방금 뻔뻔한 놈 아니야?”염구준은 조금도 체면을 주지 않았다.“네가 티켓을 양보하지 않아서 우리 아들 밥도 먹지 않겠대. 어떻게 보상할 거야?”남자는 억지 같은 말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자식이 밥을 먹지 않은 것도 남의 탓을 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그럼 어떻게 보상받고 싶은데?”염구준은 아내에게 딸을 데리고 멀리 떨어져 있으라는 눈짓을 보냈다.어떤 장면은 아이들이 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간단해. 너희 세 식구 내 아들한테 사과해. 밥을 먹을 때까지.”남자는 염구준이 겁을 먹은 줄 알고 더 기고만장 해졌다.그러자 염구준이 코웃음을 쳤다.“웃겨. 네 아들이 밥을 안 먹는데 나랑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난 네 아들을 교육할 의무 없어.”이런 인간에게 절대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되었다.“참교육을 시켜라!”남자가 손을 휘두르자 뒤에 일행이 움직였다.십여 명이 한 사람을 때리면 무조건 이길 거라 생각한 것이다.“그럼 돈을 추가해!”그때 무리에서 한 건달이 값을 부르며 손을 내밀었다.당
건달 일행은 깍듯하게 90도 경례를 하고 도망치듯 사라졌다.그 장면을 본 남자는 정신이 혼미해졌다.그는 무술인이 뭔지도 모르고 돈을 주고 부른 건달이 왜 무릎을 꿇었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또 뭐가 있어? 나 바쁘니까 빨리 끝내자.”염구준이 검지로 손목 시계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말했다.상대방이 싸우고 싶다면 신나게 싸워줄 생각이었다.“기다려!!”남자는 끝까지 싸워보자는 기세로 휴대폰을 꺼내 흔들었다.그동안 제경에서 살면서 몇몇 거물을 알고 지냈었다.오늘 체면을 위해서 그 사람들까지 부르기로 작정한 것이다.염구준도 어떤 사람들을 부를지 기대되었다.평소 말썽을 피우는 세력가들을 부른다면 이 참에 가문을 멸망시키고 다른 세력가들에게 경고를 줄 생각이었다.끼이익!5분도 안 되어서 한 차량이 멈췄고 세 사람이 내렸다.강력한 기운을 발산하는 것을 보니 무술인이었다.“기헌 형님, 오셨어요? 바로 이 새끼…”남자는 염구준에게 삿대질하며 욕하려다가 되려 한기헌에게 얻어맞았다.무슨 영문인지 몰라 얼떨떨해 있을 때 한기헌은 염구준의 앞에 다가가 인사를 올렸다.“염 선생님, 저는 당씨 가문의 기사입니다. 도련님이 만나 뵙고 싶어하시는데 제가 연락을 드리면 바로 마중하러 오실 겁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를 본 기억이 없었다.“됐어요. 이따가 청해로 돌아갈 거예요. 근데 저 사람이 자꾸 시비를 걸어서 못 가고 있었어요.”뜻밖에 지인의 기사라면 꼬투리를 잡을 수가 없었다.남자는 또 어안이 벙벙했다.자기가 빌붙어서 친분을 맺은 거물이 이 사람 앞에서 깍듯하게 인사를 올리니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게다가 상대방의 말을 들어보면 당씨 가문 도련님을 아는 것 같았다.‘나도 접근할 수 없는 거물인데.’그때 한기헌이 안색을 굳히며 손가락으로 남자를 향해 까딱거렸다.“이리 와.”어떤 사람은 건드릴 수도 없고 건드리지 말아야 했다.촤아악!“염 선생님한테 사과해!”한기헌이 손을 들어 남자의 얼굴을 내리치며 엄숙하게 말했다.만약 상대방이 진짜
곧이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노인이 나무 틀에 묶인 채 천천히 끌려 나왔다.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도 그는 이미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문 당한 상태였다.“자네는... 어서 가게. 이 소는 내 아들에게 맡기고, 앞으로 농사 잘 지으라 전해주게...”노인은 힘겹게 유언을 남겼다.이렇게 많은 산적이 있는 상황에서 혼자 도망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노인은 염구준이 자신을 구해줄 거란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하하, 너희 전부 오늘 여기서 끝장이다!”산적 두목이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여전히 귀울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다.염구준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하, 어쩔 수 없군. 여기가 비록 용하국의 영토는 아니지만, 이미 만났으니 지방의 악세력을 제거한다고 생각해도 좋겠지.”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이 산적들을 모조리 없애기로 마음 먹었다.그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노인을 구해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흥, 영웅인 척 나서는 놈들은 많았지. 하지만 결국 다 내 칼 밑에서 죽었어.”산적 두목은 염구준의 말을 농담으로 치부하며 손을 휘저어 부하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죽은 형제의 복수를 위해서 죽어라!”“저 소는 내 거다. 누구도 손대지 마!”“저놈 입고 있는 옷도 괜찮은데, 찢지 말고 벗겨서 가져가자.”대화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들은 싸우기도 전에 전리품 나눌 생각부터 하는 오합지졸들이었다.쾅쾅!이를 본 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내질렀고, 강력한 기운이 곧바로 그의 주먹 끝에서 뿜어져 나와 산적들 쪽으로 빠르게 뻗어나갔다.그는 이런 쓰레기들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었다.공격을 받은 산적들은 순식간에 뒤로 나가떨어지며 쓰러졌다.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는 발을 굴리더니 곧장 자취를 감췄다.‘반보천인이었어!’산적 두목은 전신 위 경지였기 때문에 이 모든 걸 똑똑히 볼 수 있었다.자신이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그는 서둘러 노인에게 달려가 그를 인질로 삼으려 했으나 그의 속도는 염구준보다 한
만약 거짓말을 하다 들킨다면, 그땐 정말로 끝장날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참 멍청하단 말이야. 굳이 맞아야 정신을 차려?” 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곧바로 휴대폰 화면을 켜서 달력을 확인했다. 삼일 후면 바로 음력 보름날이었다.‘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가보면 알겠지.’이면인의 태도로 보아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 몰라 그는 상대방을 한 번 더 시험해 보았고, 염구준이 기운을 운용하는 걸 본 이면인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급히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제가 잘못했습니다! 한순간에 탐욕에 눈이 멀어서 그만...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염구준은 그의 옷깃을 움켜쥐고 매섭게 말했다.“내가 진씨 가문의 옛 저택에 가서 가보를 찾지 못한다면, 넌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의 고통을 겪게 될 거다.”“알겠습니다... 방금 전 얘기는 전부 사실입니다!”이면인은 겁에 질려 거의 본능적으로 대답했다.염구준은 그를 한쪽켠에 던져놓고는 곧장 귀울진의 밖으로 걸어 나갔다.마을 입구 호텔에선 소달구지를 몰던 노인이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몸 조심히 가세요!”이면인은 한 말은 모두 진심에서 우러러 나온 것이었다. 그는 전부터 염구준이 얼른 마을에서 떠나기를 바랐다.이번에 반은 실패했지만, 개방의 영역을 얻었으니 그리 큰 손해를 본 건 아니었다.염구준이 그를 살려둔 것은 자비로워서가 아니라 어차피 언젠간 죽게 되어있어서였다. 귀울진의 진씨 가문 또한 그의 꼼수 때문에 망할 게 뻔했다.염구준과 이면인이 다툰 일은 자연스레 다른 두 세력에게도 전해졌다.두 세력은 몇 달 동안 계속 간을 보다가 염구준이 진씨 가문 돕지 않는 걸 발견한 뒤, 하룻밤만에 진씨 가문을 삼켜버렸다.그들에게는 전신 위 경지의 존재가 둘이나 있었기에 진씨 가문을 처리하는 건 매우 식은 죽 먹기였다.어떻게 보면 이면인의 ‘현명한’ 판단이 진씨 가문을 멸망의 길로 몰아넣은 거라고 할수도 있었다.좋은 패를 가지고 다 망쳤으니까 말이다.
“당연히 아닙니다. 다만, 진씨 가문의 가보는 너무나 귀중하니 귀울진 전체와 교환해야 공평하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이면인은 진심인 척 말했다.그러나 이는 명백히 가격을 부풀리는 협상 전술이었다. 만일 이 요구를 들어준다면 염구준이 귀울진 전체를 준다고 해도 후에 또 용하국에 가겠다면서 다른 요구를 이어갈 게 뻔했다.덥썩.염구준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단숨에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내 약점을 잡았다고 멋대로 날 조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이런 사람을 봐줘서는 안 됐다.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든, 귀울진 같은 혼란스러운 곳에서 오래 살다 보면 누구나 그 환경에 물들기 마련이었다.“제, 제가...”이면인은 염구준이 진심인 것을 보아내고 겁에 질려 변명이라도 해 보려 했으나 목이 조여와 말을 잇지 못했다.“쓸데없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단 한 번의 기회만 줄 테니, 잘 생각하고 말하는 게 좋을 거야.”염구준은 그의 목을 약간 느슨하게 풀어주며 차갑게 말했다.이면인이 답하기도 전에,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또다시 일제히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비록 무슨 일이 난 건지는 몰랐지만 가주가 공격을 당했으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였다.“꺼져!”염구준은 짧게 소리치며 기운을 내뿜어 몰려오던 사람들을 휩쓸었고, 사람들은 기운의 여파조차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다음번에도 이딴 짓을 한다면, 한 명도 살려두지 않겠어.”염구준은 땅에 쓰러진 이들을 싸늘하게 노려보며 경고했다.“말하겠습니다! 당신이 찾는 물건은 쇄룡산맥에 있는 진씨 가문의 옛 저택에 있습니다.”이면인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전신의 힘을 다해 한꺼번에 말했다. 이번에 약간의 속임수를 쓰려고 한 거였으나 지금 이 상황을 보고난 뒤, 그는 자신이 지나쳤다는 걸 깨달았다.“넌 이미 날 여러 번 속였어. 내가 너를 어떻게 믿지?”염구준은 손을 풀지 않은 채 물었다.“정말입니다! 쇄룡산맥은 진씨 가문의 옛 거주지였는데, 그 가보가 특별한 물건이라 철수할 당시 가져올 수 없었
염구준은 이미 그들에게 기회를 줬었다. 기회를 잡지 않은 건 상대방의 잘못이지 그의 잘못이 아니라는 거다.백가와 목숨파의 당주는 염구준이 자신들의 권유를 무시하는 것을 보고 서로 눈빛을 교환한 뒤 공격을 감행했다.대방주는 죽어선 안 되었다. 아니, 죽더라도 반드시 그들의 손에 죽어야 했다. 그래야 그들이 개방의 재산을 차지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귀울진에 외부인이 들어와 한몫 차지하는 걸 그들은 지켜볼 수가 없었다.쿠쿵.염구준은 폭발적인 기운을 내뿜으며 각각 두 당주를 향해 강력한 주먹을 날려 후퇴시킨 뒤, 싸늘하게 물었다. “왜? 너희도 죽고 싶어?”꿀꺽.염구준의 경지를 짐작한 두 당주는 겁에 질려 침을 삼켰다.‘반보천인이라니.’이건 이미 그들이 상대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선 강자였다. 그들은 지금 그저 상대방이 자신들과 따지지 않고 보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아, 아닙니다. 저희 뜻은 이자를 처리하는 일은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 굳이 당신의 손을 더럽히실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습니다.”백가의 당주는 잽싸게 말을 돌리며 뻔뻔하게 변명했다.“난 결과만 본다. 쓸데없는 말 하지마.”염구준은 차갑게 말했다.이익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소인배들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네, 네!”두 당주는 염구준의 말에 대답을 한 뒤 대방주가 쓰러져 있는 쪽으로 향했다.남이 죽는 것이 자신이 죽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었다. “너희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우리끼리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협력하기로 약속했었잖아!”대방주는 두 사람의 살기를 감지하고는 두려움에 떨며 외쳤다.“그건 다음생에 다시 보자.”푹.백가와 목숨파의 당주들은 말을 별로 하지 않는 행동파들이었다. 둘은 바로 망설임 없이 대방주의 목숨을 끊어버렸다.이제 귀울진에서 개방은 완전히 사라졌다.“더 지시하실 것이 있으십니까?”두 당주는 다 처리한 후 염구준을 향해 공손히 물었다.“지금부터 개방의 모든 재산은 진씨 가문의 소유다. 이의 없지?”염구준은
“제일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개방의 대방주입니다. 전신 위 경지의 강자이고, 도가 매우 빠릅니다.”이면인은 대방주가 등장하자 황급히 염구준에게 알고 있는 전부의 정보를 제공해주었다.지금 그들은 같은 배에 탄 상황이었기에, 조금이라도 잘못된다면 양쪽 모두에게 좋지 않았다.“네.”염구준은 대방주를 힐끗 쳐다보고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전신 위의 실력 따위로는 그의 눈에 들지 못했다. 손 한 번 들면 얼마든지 죽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내 동생을 다치게 한 게 바로 너냐?”대방주가 오만하게 물었다.염구준의 힘이 깊이 숨겨져 있던 터라 한참 동안 관찰했어도 그는 상대방이 강한지, 약한지 보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위협적인 기운도 감지되지 않았기에 그는 상대방이 단지 전신 정도에 불과하다고 단정 지었다.“그렇다면 어쩔래? 네 동생이 먼저 덤벼든 거야.”염구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하,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네 스스로 두 팔을 자르면 목숨만은 살려주마.”대방주는 날 선 눈빛으로 말하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지금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권위를 입증하고, 본보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네가 개방의 모든 산업을 넘기고 이 귀울진에서 사라진다면, 나도 너를 살려줄 수 있어.”염구준은 같은 말투로 대답했지만 농담하는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이미 진씨 가문을 개방 대신 3대 세력 중 하나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만약 개방이 순순히 물러난다면 굳이 손에 피를 묻힐 필요도 없었다.염구준의 말에 이면인은 안절부절 못했다.그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진씨 가문의 복수는 물거품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 차마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하하하!”“죽어라!”대방주는 고개를 젖히고 크게 웃다가 표정을 굳히더니 도를 들고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전신 위의 기운을 전부 내뿜으면서 말이다.이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 할 뿐만 아니라 개방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화려하게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었기에 이면인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그는 이렇게 큰 일을 하는데는 어느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네, 아니면 내일까지 기다리자는 건가요? 전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염구준은 이미 확실하게 말했다. 별 일도 아니고, 빨리 해결해야 진씨 가문의 가보에 대한 정보를 얻어 빨리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질질 끌고 싶지 않았다. 이면인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당신이 동급 무수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개방의 대방주는 전신 위 경지의 실력자입니다.”“갈 겁니까, 말 겁니까?”이미 문 앞까지 도착한 염구준은 짧게 물었다. “가겠습니다. 바로 사람들을 모으겠습니다.”이에 이면인은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 뿐더러, 진씨 가문은 이미 개방에게 심하게 몰려 있는 상태라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기 때문에 이 기회에 한 번 붙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면인은 진씨 가문의 사람들을 이끌고 개방의 본거지인 ‘개소굴’ 로 향했다.이들의 움직임은 귀울진의 여러 세력들의 주목을 받았고, 길거리에 있던 이들도 수군거리며 그들을 쳐다보았다.“저거 이면인 아니야? 평소에는 그렇게도 비굴하던 놈이 지금 뭐하는 거야?”“뭔지는 몰라도 지금 저 기세를 보아선 무슨 큰일을 꾸미려는 게 틀림없어.”진씨 가문은 자신들의 실력을 철저히 숨겨왔기에, 3대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의 진정한 힘을 전혀 알지 못했다.행진하는 진씨 가문의 사람들의 뒤에는 구경을 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개방한테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형님, 제 팔을 끊어버린 놈을 반드시 처단해 주세요.”부상 치료를 받던 이방주가 힘겹게 말했다.과다출혈로 인해 그의 얼굴은 매우 창백했는데,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고, 말하는 목소리는 매우 허약했다.강력한 전신의 경지라 하더라도
이면인은 공손히 고개를 숙인 후, 사람들에게 주변을 정리하게 하고 염구준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두 잔의 차를 내오며 거록 존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거록 존주의 본명은 진통신이라고 합니다. 저보다 몇 살 어리죠.”“진통신은 그 배에서 꽤나 뛰어난 몇 사람 중 하나로 손꼽혔습니다. 특히 망기술에 대한 이해와 수련은 그를 능가할 자가 없었죠.”“하지만, 그는 진씨 가문의 가보에 탐욕을 품고 비열한 수단을 사용했습니다. 결국엔 발각되어 가문에서 추방되었지만요.”“몇 년 후, 그는 다른 은세집안들과 힘을 합쳐 진씨 가문을 공격했고, 그로 인해 저희 가문은 큰 손실을 입고 사분오열되고 말았습니다.”...이면인은 거록 존주의 생애를 거의 다 이야기할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했지만 염구준이 얻은 유용한 정보는 단 하나 뿐이었다. 거록 존주가 진씨 가문의 배신자이고, 가문의 가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그 외의 이야기는 대부분 쓸모없는 것이었다.“진씨 가문의 가보라는 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거록 존주가 그것을 손에 넣었나요?”염구준이 담담하게 물었다.당연히 그 가보가 탐나서 이렇게 물어본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것을 미끼로 사용해 거록 존주를 유인하려는 목적일 뿐이었다.“가지지 못했습니다.”이면인은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의 정보는 말하지 않았다.염구준은 말을 하다가 만 그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뭘 원하시는 겁니까? 돈을 더 주면 되나요?”염구준은 한 가문의 수령이 정보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할 정도로 몰락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그 가보라는 것이 현재 그들의 상황을 바꿀 수 없거나 애초에 그들의 손에 없을 거라고 짐작했다. “거래를 하나 합시다. 당신이 저희를 위해 한 가지 일을 해 주신다면, 가문의 가보가 있는 장소를 알려드리겠습니다.”이때, 이면인이 제안을 했다.늘 괴롭힘을 당하는 그들에게 돈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가져도 어차피 빼앗길 것이 뻔했기에 그는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말해보세요. 하지만 너
곧이어 그가 팔을 살짝 떨며 힘을 모으자 거대한 기운이 주먹 끝에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으윽!”이에 이방주는 버티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몇 걸음 물러났다. 저릿한 팔을 보면서 그는 상대방이 전신의 경지에 불과하지만 자신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그가 한가지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건 염구준이 같은 경지의 적수를 만났을 때 한 번도 진적이 없다는 것이다.염구준이 반보천인의 힘을 사용하지 않은 건 눈앞의 적을 상대하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어서였다.“내가 대충 날린 한 방도 못 막는 걸 보면 넌 겨우 그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네.”염구준은 조소 섞인 말투로 말했다.그가 만약 칠권합일까지 사용했다면, 이방주는 이미 중상을 입고 쓰러졌을 것이다.“오만하게 굴지마라.”염구준의 비웃음에 화가 치밀어 오른 이방주는 허리춤에서 연검 한 자루를 꺼내 들었다.사실 그는 방금 전의 전투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고 비장의 카드를 남겨두고 있었다.“검을 쓰려고?”이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은 흥미롭다는 듯이 감탄하며 더욱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그의 앞에서 검을 휘든다는 건 마치 관우 앞에서 대도를 휘두르는 격이었다.쉭!그의 연검은 매우 유연했다. 이방주는 검을 몇 번 흔들고는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그러나 염구준의 눈에 비친 상대방의 검술은 초보자가 선보이는 것처럼 서투르기 짝이 없는, 아니 심지어는 검술에 대한 모욕이다 싶을 정도로 가관이었다.염구준은 곧바로 오른손으로 검결을 만들며 검의를 불러일으켜 검기를 먼들었다. 검 없이 기운만으로 만들어진 검기라 크게 힘을 내진 못했지만, 이방주를 상대하기에는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푹!검기는 곧 이방주의 검과 팔을 관통했고, 구멍이 뚫린 팔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졌다.더 볼 것도 없이 이건 이방주의 패배였다.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싸움을 멈추고 각자의 진영으로 물러났다.승패가 이미 결정된 이상 더 이상 싸움을 지속할 필요가 없어서였다.“말도 안 돼! 어떻게 전신의 경지가 이렇게까지 강
상황을 정리한 염구준은 계속 지켜봤다.개방의 이방주가 이면인을 보더니 사악하게 웃었다.“가주가 왔으니 우리 시비를 따져보자고. 오늘 아침에 그쪽 사람이 우리 애들을 때렸어. 그래서 치료비라도 챙기려고 왔는데 이게 과분한 처사 아니지?”수백 명이 되는 개방 무리가 돈을 갈취하기 위해 온 것이다.“누가 누굴 때렸어?”이면인이 나지막하게 물었다.“몰라. 때렸으니 치료비를 줘.”이방주가 어깨를 으쓱하며 억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돈을 뜯어내겠다는 뜻이다.이런 일은 너무 익숙하니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다.퍽!이면인은 말을 하지 않고 손에 들었던 가방을 던져주면서 물러났다.“이 돈이면 충분해?”“부족해. 여기 땅을 줘.”이방주는 쳐다보지 않고 낡은 별장 구역을 가리켰다.가방에 고작 몇 백만원밖에 들어있지 않지만 땅은 가치가 어마어마했다.“그건 안 된다. 여기는 우리 집이란 말이다.”이면인은 궁지에 몰리자 더는 양보하지 않았다.뒤에 있던 가족들이 분노로 가득차서 씩씩거렸다.용하에서 쫓겨나 이곳까지 왔는데 땅을 내준다면 또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그렇다면 상의할 필요도 없겠네.”이방주가 손을 흔들자 부하들이 우르르 쓸어서 진씨 가문을 공격했다.이 부지를 무조건 손에 넣어야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죽기 살기로 싸우자!”이면인도 악을 쓰면서 기운을 발사했다.전신 경지였다.“진씨 가문이 정말 몰락했네.”멀리서 지켜보던 염구준이 혀를 찼다.은세가문에서 아무리 약해도 반보천인 가주가 있어야 가문을 유지할 수 있었다.가문이란 그랬다.일어서면 몰락하는 흥망성쇠를 반복해서 겪었다.천 년을 이어온 가문들은 대부분 기반이 든든하기 때문이다.싸움이 시작되자마자 벌써 한쪽 실력이 기울어졌다.진씨 가문은 개방의 상대가 아니었다.가장 실력이 있는 이면인이 같은 경지인 개방의 이방주에게 눌려서 얻어맞고 있었다.망기술은 독특한 술법이지만 싸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이렇게 내버려두다가 이면인이 곧 죽을 것 같았다.하지만 염구준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