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2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도운홍은 마냥 따분하게만 느껴져 손에 든 술잔을 가지고 놀면서 수시로 손목에 찬 롤렉스 시계를 보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옆에 있는 고용인에게 말했다."약속시간이 됐으니까 사람이 왔는지 가서 좀 봐봐."평소에 그를 기다리게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조금 화가 난 상태였다. "왔습니다." 고용인은 고개를 들자마자 멀리서 걸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한 사람이 더 있는 걸 본 도운홍은 매우 불쾌했으나 곧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시 눈을 떴다."안녕하세요."방금 전까지도 염구준과 웃고 떠들던 손가을은 도운홍을 보자마자 얼굴을 차갑게 굳히고 인사했다.딱 봐도 홍문연이므로 굳이 좋게 대할 필요가 없어서였다. "도운홍이라고 합니다. 삼선 클럽 청해시 지점의 이인자라고 할 수 있죠. 손 대표님은 약속시간을 잘 지키시는 분은 아닌 것 같군요."도운홍 역시 표정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그는 상대방의 기를 누르기 위해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억지로 침착한 척 하기는.’염구준은 상대방의 생각이 꽤 깊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도 같네.’"원래는 시간을 잘 지킵니다만, 입구에 있는 개 몇마리가 길을 막아서요. 개를 산책시키실 거면 목줄을 제대로 채우셨어야죠."염구준은 일부러 상대방의 신경을 긁었다.물론 별로 심한 말은 아니었지만 말이다."이 자식이, 그건 다 내 정예 경호원들이야!"이에 도운홍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얼굴을 구긴 채로 소리쳤다.‘들켰네.’이 모습을 본 고용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련님께서는 역시 아직 어리셔. 생각하는 정도든, 모략을 하는 정도든 주인님과 차이가 너무 크군.’염구준은 이로써 자신이 원하는 걸 얻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그저 방비할 필요도 없는 바보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편, 폭주하던 도운홍은 자신의 추태를 알아차리고는 인차 자리에 앉아 일부러 무게를 잡았다."으흠, 미안해요, 요즘
"이런 일만 말할 줄 알았더라면 오지 않았을 겁니다." 손가을은 조소하면서 더 이상 머물고 싶지 않아 염구준의 팔짱을 끼었다.‘이번에야말로 삼선 클럽의 우두머리를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바보를 만날 줄이야. 괜히 시간만 낭비했어.’"대단해."염구준은 보기 드물게 강한 태도를 보인 아내를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긴, 손가을에게 정말 어느 정도의 능력이 없었더라면 그 큰 그룹을 혼자 이끌어가지도 못했을 것이다."흥, 그렇다고 무슨 일이든 나한테 떠넘길 생각하지마."이에 손가을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내가 있는 한 그룹에 무슨 일이 생기면 다 내가 처리할게."상대방의 웃는 모습에 염구준 역시 따라 웃었다. 남편으로서 아내를 지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대화할 거리가 생기자 두 사람은 주위의 사람들을 무시하고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밖으로 걸어갔다.염구준은 오늘 기분이 꽤 좋기 때문에 도운홍같은 바보를 상대할 생각이 없었다.오늘 온 목적이 아내가 협상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되었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멈춰, 내가 가라고 했어?" 도운홍은 마음이 급해져서 더 이상 매너 따위는 챙기지도 않았다."용건 있어?"이에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 염구준은 걸음을 멈추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계약을 체결해야 갈 수 있어."도운홍은 계속 협박하는 말투로 말했다.오늘 일은 그가 그의 아버지를 속이고 한 거였기 때문에 반드시 해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뒤에서 계속 그를 쓸모없는 놈이라고 부를 게 뻔했다."허, 내가 지금 당장 가야겠다면 어떻게 막을 건데?"그러나 이런 방식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호찬, 저 남자를 잡아서 저 여자가 사인하게 만들어."도운홍은 더 이상 예의를 차리지 않고 무력으로 손가을이 사인하게 만들려고 했다."알겠습니다."그의 명령에 호찬은 말을 달지 않고 공수를 하고는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상
"네 아빠가 삼선 클럽에서 도대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지?" 상대방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뇌리를 스쳐 지나간 생각을 확인하고 싶어 물었으나 도운홍은 그가 걱정이 되어 이렇게 물어본 거라고 여겼다."내 아빠 이름은 도명욱이야. 삼선 클럽 청해시 지점의 총책임자지. 어때, 무섭지?"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바로 득의양양해졌다.‘그럼 맞네.’염구준은 본래 도운홍의 신분이 별로 좋지 않아 그 뒤에 있는 대어를 못 낚을까 봐 걱정했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삼선 클럽은 매우 은밀해서 전에 임시 거처를 알았음에도 청해시의 책임자를 알 수 없었었다.염구준이 말을 하지 않는 걸 본 도운홍은 상대방이 겁에 질려서 그러는 줄 알고 계속 거만하게 말했다."빨리 날 풀어주고 계약서에 사인해. 그러면 이 일을 따지지 않을 테니까.""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 일 날 줄 알아."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너무 우습게만 느껴졌다.‘세상에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 흔하지는 않지.’"다 말했어?""어느정도는."도운홍은 오만한 얼굴로 기뻐했다.퍽!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곧바로 상대방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켰고, 그를 누르고 있던 손가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툴툴거렸다."쓸데없는 말이 정말 많단 말이야.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전투력도 약한데 자기 분수도 모르고 말이야."그녀는 속으로 이런 사람들을 제일 업신여겼다."가자."염구준은 도운홍을 둘러업고는 아내에게 말했다."이 사람을 데리고 가서 뭐하려고?"이 모습을 본 손가을이 물었다."아, 어린 놈을 잡아가야 큰 놈도 나오지 않겠어?"염구준은 딱히 숨기지 않고 알려줬고, 이에 손가을은 바로 알아차렸다. 그들에게 있어서 오늘의 외출은 그래도 수확이 있는 셈이었다.한편, 청해시의 외부에 있는 소봉산은 이제 곧 난리가 날 게 뻔했다. "운홍아!"건장한 남자가 고급 제비집 스프를 들고 방에 들어간 뒤 얼마 되지 않아 크게 화를 냈다."이게 무슨 소리야? 경호원들은 어디있어?"방에서 나올 때 그의 손에는
바로 이때 문밖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호찬과 도련님의 경호원들이 돌아왔습니다.""운홍이는?"도명욱은 이 말을 듣고 느낌이 좋지 않아 서둘러 나가 보았다."저희를 벌 해주십시오, 주인님!"호찬과 경호원들은 그를 보자마자 모두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도련님을 잃어버린 건 아주 큰 잘못이니까 말이다.생사가 도명욱의 기분에 달려있는 그들의 삶은 정말 개보다 못했다."이 병신 새끼들. 너희들 도대체 뭔 쓸모가 있어?"도명욱은 크게 소리 지르며 분풀이를 하기 위해 사람들을 미친듯이 때렸다.아무리 강한 호찬이라도 그에게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어릴 때부터 도씨 가문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사상을 주입받았기 때문이었다."하아... 하아..."도명욱은 살아있는 사람이 몇 안 남을 때까지 때리다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염구준이 나선 거야?"낮에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염구준은 반보천인이라고 했다."네, 아주 강합니다. 도주님들과 비교해도 지지 않을 만큼요."호찬은 어렵게 일어나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짝!이 말을 들은 도명욱은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힘껏 뺨을 때렸다."닥쳐, 외부의 벌레새끼가 어떻게 도주님들과 비교할 수 있겠어?"이 강한 위력에 호찬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한바탕 화를 내긴 했으나 일은 그래도 처리해야 하니 도명욱은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 "사람들을 대기시켜. 내가 직접 염구준을 만나봐야겠으니까."비록 조직 내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도 반보천인이기에 약한 편은 아니었다.그러나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호찬을 한 눈 보고서 곧 상대방을 제지했다."잠깐만, 방금 전 계획은 취소한다. 염구준이 오도록 편지를 써서 보내."호찬의 말이 조금 거북하기는 했으나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니 도명욱은 경각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을 대비해서 염구준을 시험해보는 것도 괜찮겠지.’귀염둥이 아들이 소중하기는 하지만 그의 야망에 비하면 아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날 밤, 도운홍을 처리하고
보름 전, 이곳에 세 개의 신상들을 들여온 후 이곳을 삼선 클럽의 청해시 지점으로 선정했고, 그 후 대량의 신도들과 회원들이 이곳에 와서 ‘신의 물' 을 구하기 위해 절을 하고 돈을 냈었다. 가끔 기적이 일어나는 것도 볼 수 있었는데, 이건 초상비가 염구준에게 알려준 거였다."미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돈을 바치러 오다니, 삼선 클럽 장사 잘 되네."염구준은 산꼭대기에서 산기슭까지 줄을 선 행렬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하긴, 장모님도 그러셨겠지.’그러나 바로 이때, 눈앞에서 벌어진 갑작스러운 장면에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긴 대열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몇 명의 젊은이들과 대치하고 있는 것이었다."아버지, 저희 이제 돌아가요, 네? 집에 더 이상 돈이 없어요." 젊은이가 노인의 팔을 잡아당기며 설득했다."안 가, 나는 ‘신의 물’을 원해. 난 영생을 원한다고. 내가 돈 좀 쓰는 게 어때서 그래?"이에 노인은 옆에 있는 큰 나무를 껴안고는 죽어도 놓지 않으려고 했다.가족들은 모두 노인이 다칠까 봐 지나치게 힘을 쓰지 못하고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이거 다 거짓말이에요. 어떻게 불로장생 할 수 있게 만드는 물건이 있을 수 있겠어요?"그들에겐 정말 방법이 없었다. 모두 설득할 수 있는 만큼 했지만 노인의 마음을 끝내 돌리지 못했다."쉿, 허튼소리 하지 마. 삼선님한테 불경하게 굴어서는 안 돼."그들의 말에 노인이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이곳은 삼선 클럽의 구역인 소봉산이었기에 모두의 일거투속이 전부 감시카메라에 찍혔다."흥, 삼선 같은 소리하네. 이건 그냥 다 돈 벌기 위해 만들어낸 허상이라고요." 그의 말에 노인의 가족들이 끝내 폭발했다.노인이 삼선 클럽에 가입한 이후로 그들 가족은 한시도 평온한 하루를 보낸 적이 없었다. "감히 삼선을 욕해? 건방지기는!"이때, 큰 외침소리와 함께 소봉산의 치안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나와서 그들을 에워쌌다. 여기서 난리를 치면 돈 버는데에 피해를 주니 당연히 가만히
염구준은 주위의 경호원들을 보면서 소봉산에 있는 대부분의 전력이 모두 모였을 거라고 생각했다.‘이러면 삼선 클럽의 보안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알 것 같네.’그는 생각하는 한편 기운을 모으고 있었다. 상대방이 정말로 눈치 없이 공격한다면 이곳을 없앨 생각이었기 때문이다.쌍방이 한참 대치하고 있을 때, 호찬이 갑자기 나타났다.앞에 있던 경호원은 강자가 온 걸 보고는 웃으면서 맞이했다."호찬님, 저 자식이..."쾅!그러나 그가 말을 채 하기도 전에 호찬은 그를 차버리고 싸늘하게 말했다. "주인님께서 초대한 손님도 감히 막다니, 죽고싶은 건가?"사실 호찬은 산꼭대기에서 오랫동안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염구준의 모습을 보지 못한 도명욱이 한 번 보고 오라고 보낸 것이었다. ‘아래에서 부하들이 막고있던 거였을 줄이야.’"에이, 한판 못 붙겠네?"염구준은 호찬을 보고 기운을 거두었다."농담이 심하시네요. 안으로 드시죠."호찬은 무표정한 얼굴로 들어가라는 손짓을 했고 염구준은 그의 인솔하에 산꼭대기를 향해 걸어갔다.도운홍은 현재 복면에 머리가 씌워진 채로 용준영에게 끌려가는 중이었다.아직 일을 처리하지 못했으니 염구준은 그를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위로 올라갈 수록 염구준은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노인들임을 발견했다.삼선 클럽의 목표는 매우 명확했다. 바로 최고의 성공률을 위해 타켓을 노인들로 정하고 사기치는 것이었다.사람들은 염구준의 배경을 보고 부러워 하기도, 궁금해 하기도 했다. 줄을 설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삼선 클럽의 사람을 때렸음에도 아무 벌도 받지 않았으니 말이다."염구준이다!"마침내 누군가가 그를 알아보고 소리 질렀지만 이때에 그는 이미 산꼭대기에 이르러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한편, 도명욱은 산꼭대기의 정자에 앉아있었는데, 그의 앞에는 돌상 하나, 차 주전자 한 개, 컵 두 개 그리고 몇 접시의 과일들이 놓여져 있었다.대충 보아도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에 좋아 보였다."여기 앉으시죠."도명
"운홍이는 아직 어린 아이예요!" 도명욱은 분노를 참고 꽉 쥔 주먹을 풀면서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반드시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는 이상 싸울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그의 말을 듣고 미친 듯이 웃은 후 싸늘하게 말했다. "하하하!""당신도 인간미가 있군요? 전 또 짐승처럼 생각이 없는 줄 알았네요.""지금 줄 선 사람들을 좀 봐요. 저기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앗아가는 ‘신의 물’따위를 위해 한 가정을 망쳤을까요?"이 말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 전부 사실이었다.도명욱은 계속 물러섰지만 염구준은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없이 계속 몰아세웠다.집에 있는 장모님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라서였다.만약 앞으로의 계획에 차질을 줄까 봐 걱정이 되지 않았더라면 그는 당장 이 자리에서 상대방을 죽였을 것이다.염구준의 질책에도 도명욱은 화를 내지 않고 그저 한숨만 쉬었다."후, 저도 이러고 싶지 않지만 윗분들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표정과 말투만 보면 그의 말은 진짜 같았다.‘쉽지 않네.’그러나 염구준은 상대방을 단숨에 꿰뚫어 보았다. ‘다른 사람을 속일 수는 있어도 날 속이려면 아직 멀었어.’"정말 난처하시겠네요."이 말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져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신은 그의 말을 믿지 않으니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상대방의 말 뜻을 바로 알아차린 도명욱은 더 이상 연기하지 않았다. "제 아들의 본성을 믿어주시길 바랍니다. 애가 철부지인 건 당신도 아실 거라 믿습니다. 그러니 저 애의 잘못을 더는 따지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저도 당연히 바보한테 잘못을 따질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대답한 뒤 화제를 바꿨다."그럼 저희 장모님 일과 손씨 그룹에 사람을 보낸 일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모처럼 왔으니 그는 전의 일까지 모두 해결할 생각이었다."그건... 전에 조금 바빠서 제가 소홀했습니다. 모두 아랫사람들이 멋대로 한 거예요. 전 전혀 몰랐답니다.""제게 담이 열 개가 있더라도
"배상금을 좀 줄일 수 있을까요?" 도명욱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당신 아들 몸에 있는 살이 줄 수 있으면 배상금도 줄 수 있어요."염구준은 옆에 있는 도운홍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지만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의논할 여지가 없다는 거군.’한참 뒤 도명욱은 이를 악물고 마음 아픈 걸 참으면서 말했다."그래요, 5천억 드리겠습니다. 지금 계좌이체 해드리죠."이렇게 되면 최근에 끌어모은 건 다 허탕을 친 셈이 된 거고, 뿐만 아니라 저축한 돈까지 날린 게 되었다."감사합니다."염구준은 돈을 받고 조롱하는 걸 잊지 않았다. 잔인하게도 말이다.사실 그에게 있어서 이 돈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다.‘앞으로 요양원이나 더 지어서 사람들이 ‘신의 물' 따위에 속지 않게 해야지.’"당신..."도명욱은 상대방의 도발에 화가 나서 피를 토할 뻔 했다.일종의 좌절감이 그를 뒤덮었다.‘이게 다 자식 교육 잘못한 내 탓이지.’오늘 그는 마침내 잘못된 교육이 불러온 결과를 알 게 되었다. 그것도 심하게 당하는 방식으로 말이다.옆에 있는 사람들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자신들의 주인이 평소에 생각이 깊고, 일을 원활하게 처리하긴 하지만 줄곧 양보하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이제는 풀어줘도 되겠지요?"도명욱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손해가 너무 심해서 그는 현재 웃을 수가 없었다."이제 가봐, 복덩어리야."이에 염구준은 누르고 있던 기운을 거두어 도운홍을 풀어주었고, 그는 바로 달려가 울며불며 하룻밤 사이에 겪은 비참한 경험을 이야기했다."운홍이가 휴식을 취하도록 데리고 가."도명욱은 두 눈을 감고 분부했다.‘이래도 안 때리네? 정말로 아끼긴 아끼나 보군.’반면에 오늘에 온 목적을 거의 다 이룬 염구준은 기분이 좋아서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어때?"염구준은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물었고, 이에 다른 사람들은 그가 뭘 말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됐어요." 그러나 용준영은 그의 질문에 바로 대답했다.이렇게 비밀 얘기를 나눈 후
‘아버지를 찾는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우길은 바로 멍해졌다.‘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데리고 갔다가 괜히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니야?’“왜, 싫어?”염구준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걸 보자 한 발자국 걸어가 다시 때리려고 했다.우길 같은 쫄보들은 몇 대 맞기만 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거래소에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우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섰다.자신의 목숨을 위해 아버지를 팔아넘기는 그는 정말 ‘효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은 일행에게 눈짓을 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하라고 신호를 주었다.이제는 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와 정식으로 붙게될 테니까 말이다.한편, 양마을의 가축 거래소에는 정수리에 탈모가 온 기름진 얼굴의 뚱뚱한 남자가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두꺼운 목에 걸려있는 황금 목걸이가 특히 눈에 띄었다.어울려서가 아니라 개목걸이를 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때, 늙은 집사가 우호의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 또 사고를 치셨습니다.”그러나 우호는 상대방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태연하게 손을 휘저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길이가 장난꾸러기인 걸 어쩌겠어. 그냥 놔둬.”사실, 우길의 망나니 같은 성격은 전적으로 그가 우쭈쭈하면서 길러낸 결과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냐오냐하면서 기른 아이일 수록 제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걸 그는 몰랐다. 그러니 제 아들에게 당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었다.집사는 물러나지 않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번에 도련님이 건드린 외부인들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흥, 됐어. 양마을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놈이 어디있겠어?”그러나 우호는 코웃음을 치며 담배를 피우면서 여유롭게 와인도 홀짝였다.그는 겉으로는 가축
“괜찮아.”염구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 잠시만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요.”이에 청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아섰다.“하하, 다치지 않았으니까 보상금은 필요 없어.”사타는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아량 넓게 말했다. 혹여나 이 일 때문에 염구준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서였다.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청년은 오히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헤헤, 안 다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제 소를 죽인 건 배상해줘야죠?”이런 인간이야말로 진짜 뻔뻔한 족속이었다. 소가 날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작 죽으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어디있나?더 황당한 건, 방금 전에 미친 소 때문에 다친 사람들 모두 지금 감히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젊은 청년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아 그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면 되는데? 금액을 말해.”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2천만원이요! 그렇게 비싸진 않죠?”청년은 교활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면서 금액을 불렀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신의 간계가 먹힌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악행에 이미 불만이 쌓인 시장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양반 또 돈 뜯어내려고 하네. 돈 다 썼나 봐.”“그러니까. 그냥 돈 뜯어내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부러 미친 소를 풀어놓고 돈 뜯는 건 너무하잖아.”“목소리 낮춰. 우길이 저 녀석, 순하게만 생겼지, 하나도 안 착하니까.”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지만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돈 주고 가자.”이에 사타가 돈을 건넸으나 청년은 돈을 받지 않고 되려 태연하게 값을 올렸다.“아, 제가 잘못 말했어요. 1억 주셔야 할 것 같은데.”염구준이 돈을 쉽게 주는 걸 보고는 그가 돈이 많은 호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저 둘은 뭐야?”검문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확인을 마치고는, 염구준과 기절해 있는 제이든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이들은 사냥감입니다. 저희가 압송해서 넘기려던 중이었어요.”이 말에 사타가 웃으며 다가가서 담배를 건넸다.팍.하지만 평범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그의 담배를 단숨에 쳐내며 얼굴을 험악하게 찌푸렸다.“이런 짓 하지마. 규칙은 규칙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사냥감은 반드시 기절 상태여야 해.”그들이 이토록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뒤에 있는 게 만능 전당포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그들은 강한 세력을 믿고 설치는 자들이었다.만약 여기가 바깥세상이었다면, 사타는 벌써 그를 없애버렸을 것이다.“이거...”사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의견을 구했다.“좀 편의를 봐주시죠. 기절시키나 안 시키나 같으니까요. 전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그렇게 말하며 넉넉한 돈뭉치를 건넸다.상대방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대단한데? 넌 내가 본 사냥감들 중에서 제일 건방진 놈이야. 숨만 붙여놔.”그는 인정은 없고 돈만 보는 자였다. 태도가 바로 바뀌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그들이 정말 손을 대려고 하자, 사타 일행은 염구준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가만히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물러나면서 속으로 이 무례한 자들의 명복을 빌었다.쾅!아니나 다를까, 염구준의 한 방에 상대방은 전부 뒤로 날아간 다음 그대로 기절했다.“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꼭 움직이게 만든다니까. 바보 아니야?”이럴 땐 역시 무력만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그 후, 그는 사타 등에게 사람들을 전부 묶어놓은 후, 입을 막아놓으라고 명령한 다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양마을 안으로 진입했다.가축 시장을 지나갈 때, 주위에서 썩은 냄새가 풍겼는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정말로 소와 양 같은 가축들이 거래되고 있어서였다. 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가 목민으로, 전부 일
이미 상대방을 속이기로 결심한 이상,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제이든은 여전히 포획된 만능 전당포의 타겟 역할을 맡아야 했다.한편, 다른 이들은 조용히 서서 염구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지금 현재 자신의 목숨이 염구준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부 멋대로 행동할 담이 없었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안내해.”염구준은 음양쌍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예! 그곳은 길이 험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는 즉시 길을 안내하며 말을 덧붙였다.결국, 음양쌍살, 사타, 사타의 부하들과 함께 염구준은 양마을의 가축 시장으로 향했다.‘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가 가축 시장에 숨어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조심스럽긴.’염구준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가축 시장으로 가는 동안, 분위기는 무겁고 조용했다.염구준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침묵했고, 다른 이들은 괜히 입을 놀렸다가 목숨을 잃을까 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비록 그들도 남들 앞에서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용이든 호랑이든 모두 굽히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몇 시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넌 끝에 그들은 마침내 산 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시장을 볼 수 있었다.드디어 양마을에 도착한 것이다.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장터처럼 보였는데, 이건 그만큼 완벽하게 존재를 잘 숨겼다는 걸 설명했다.이때, 음양쌍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더 이상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그들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이든, 만능 전당포든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도저히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반면 눈치가 빠른 사타는 말을 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찰했다.남자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눈이 가늘어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그럼 걸어서 양마을까지 갈지, 아니면 뒹굴어서 이 산을 내려갈지 선택해.”그의 말뜻은 명확했다. 양마을까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
반면, 사타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곳은 청해시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그는 염구준을 잘 알고있었다. 더군다나 강호인으로서 소봉산 전투를 직접 목격했기에 그는 상대방을 더욱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대낮에 납치나 하는 주제에 당당하네?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염구준은 화를 내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흥! 내 돈줄을 빼앗으려 하다니, 네놈부터 죽여주마!”남자는 포효하며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이 모습에 사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전신경 따위가 감히 염구준에게 덤벼드니까 말이다.쾅!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달려들자마자 다시 뒤로 튕겨져 바닥에 처박힌 채 피를 토했다.단 한 방도 버티지 못한 거다.“반보천인이었어?”이 광경을 본 여자는 얼굴이 새파래진채로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염 선생님, 전 사타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그러나 그녀와는 달리 사타는 눈치 빠르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너희 모두 만능 전당포 소속이야?”염구준은 그의 아부를 신경도 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저희는 고급 사냥꾼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당포의 정식 멤버는 아닙니다. 그저 돈을 받고 일하는 처지일 뿐이죠.”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한 사타는 재빨리 만능 전당포와 선을 그었으나 그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가 없어 표정이 심각해졌다.“그렇다면, 네놈들이 잡은 이 타겟은 어디로 넘길 참이었지?”사타는 빙긋 웃으며, 시선을 음양쌍살에게 돌렸다.“그건 제 임무가 아니라서 저도 모릅니다. 돈이 된다기에 저도 방금 전에 물어보고 있었어요.”음양쌍살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반보천인의 눈빛에 식은땀을 흘렸다. “말해. 반항은 쓸모 없으니 할 생각 하지 말고.”염구준은 손을 뻗어 땅에 깊은 구멍을 내며 말했다. “양마을의 가축 거래 시장입니다!”이를 본 음양쌍살의 남성은 망설임없이 거래 장소를 얘기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반항해도 쓸모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염구준은
만능 전당포의 두 사자는 삼도 일행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주위를 한번 더 신중하게 살핀 후에야 제이든의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이 옷들을 입혀.”남자가 몇 벌의 옷을 꺼내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또 나야? 맨날 나만 이런 허드렛일 한다니까.”여자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투덜댔다.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사소한 갈등들이 많기 쉽상이었다.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달래지 않고 오히려 싸늘하게 말했다.“이건 복덩이야. 상부에 넘기기만 하면 최소 천억은 챙길 수 있다고.”이번 거래로 그들은 순수하게 600억을 벌 수 있었다.“알겠어, 바로 갈아입힐게!”이 말을 들은 여자는 눈을 반짝이며 신이 난 듯 움직였다.돈의 힘이란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여자는 얼마 걸리지 않아 의식이 없는 제이든의 옷을 다 갈아입혔고, 두 사람은 그렇게 제이든을 데리고 멀리 떠났다.“조심스럽긴한데 방법이 틀렸어.”염구준이 동굴 밖에 나와 밖이 어두운 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따라가기 시작했다.그들이 방금 전에 옷을 갈아입힌 이유는 제이든이 원래 입고있던 옷에 추적 장치나 도청기가 있을까 봐여서였다.그들이 괜한 걱정을 한 건 아니었다. 염구준이 확실히 제이든에게 추적 장치를 숨겨놨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옷에 숨겨놓지 않고 캡슐에 넣은 다음 제이든이 섭취하도록 했다.추적 장치 덕분에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에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놓칠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이동했고, 염구준 역시 멈추지 않고 그들의 뒤를 따라 30분 남짓을 거쳐 청해시의 지계를 벗어났다.두 사람은 이동중에 어느 정도 가다가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추격자가 있는지 확인하곤 했으나 염구준이 몇 킬로미터 떨어져 따라가기도 했고, 거의 진기를 쓰지 않았기도 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해가 뜨기 직전에 두 사람은 걸음을 늦추고 한 모래 벌판에 들어섰다.‘혹시 여기가 만능 전당포 본거지인가?’염구준은 확신이 서지 않아 장애물
염구준은 그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웃으면서 물었다.그의 새계획에 눈앞의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강호에선 저를 삼도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저를 삼이거나 도라고 부르시면 돼요.”삼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무 불만도 드러내지 않았다.“삼도야, 내가 지금 네 도움이 좀 필요해.”“일이 끝나면 돈을 넉넉히 챙겨 줄 테니까 이 일은 없던 걸로 하자.”염구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는데,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져 진짜로 부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이 말을 들은 삼도는 마치 폭풍이 지난 후 무지개를 보는 듯한, 이제는 희망이 보이는듯한 착각이 들었지만, 곧 그것이 환상임을 깨달았다.“염 선생님... 반보천인들의 싸움에 제가 감히 어떻게 끼어들겠습니까?”삼도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야?”그의 대답에 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싸늘하게 되물으며 기운을 다시 내뿜었다.이에 삼도는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염 선생님께서 하시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희 남산사괴가 의리 하나는 알아주거든요.”“그래. 그럼 지금 타겟을 이미 포획했으니 와서 데리고 가라고 연락해.”염구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대충 전략을 세운 상태였다.‘지금 당장 못 찾는다면 직접 오게하면 되지.’삼도는 염구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연락을 취했고, 곧 답장이 왔다.[오늘 밤 자정, 소봉산에서 거래. 늦지 않길 바람.]염구준은 답장을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지시를 내렸다.“좋아, 가서 기다리자.”“네!”삼도는 대답을 하며 그의 뒤를 따랐으나 속으로는 재수 없다며 한바탕 욕을 했다.사실 제이든과 염구준이 아는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그는 멀리하려고 했었다. ‘망설이지 말았어야 했어. 그 잠깐 망설인 게 화근이 돼서 지금 도망도 못 치잖아.’소봉산은 여전히 음산하고 황량해 모험을 즐기는 이들도 기피했다.다른 사람들에게는 흉지일지 몰라도, 염구준에게 있어서 이곳은 길지였다.이곳에서는 그가 해내지 못한 일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실 전 어제 장필립을 말렸었습니다. 그 놈이 제 말을 듣지 않고 간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은 저희랑 아무 상관 없습니다.”무리의 우두머리가 연신 빌면서 엮이지 않기 위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염구준이 정말로 화가 나면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게 뻔하니까 말이다.“장필립은 이미 죽었어. 그리고 일어나서 말해.”그의 말을 듣고난 뒤, 염구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 장필립이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조직이라는 걸 눈치채서였다.‘이쪽이 그나마 이성적인 건 다행이지만.’“저... 그냥 무릎 꿇고 있겠습니다. 다리가 너무 떨려서 못 일어나겠어요.”우두머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딱 한 가지만 물을게. 누가 너희를 보냈지?”염구준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어보는 동시에 강렬한 기운을 풀어 사람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건...”이 말을 듣고난 후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말할지 말지를 망설였다.쾅!그러나 염구준은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그는 기운을 더욱 강하게 풀어 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사람들을 짓눌렀다.“염 선생님, 말할 테니 제발 멈춰주세요!”이에 우두머리가 겁에 질려 외쳤다. 그는 지금 뭘 더 숨길 마음이 없었다. 더 이상 말을 안 하면 죽을 게 뻔했다.“잘 생각해 보고 말해. 난 인내심이 많지 않으니까. 아, 그리고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장필립도 도망가려다 죽었거든.”염구준은 사람들에게 경고하며 그들에게서 쓸모있는 정보를 들을 수 있길 기대했다. “하아...”우두머리는 한숨을 쉰 뒤, 업계의 도덕성 문제를 뒤로 하고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다. “저희는 만능 전당포에서 임무를 받았습니다.”“임무 내용은 제이든을 반드시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현상금으로는 600억을 내걸었고요.”‘만능 전당포?’염구준은 생소한 이름에 흥미를 느꼈다.‘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조직인데, 어디서 굴러온 놈들이지?’그는 고개를 돌려 제이든을 쳐다보았
“그걸 어떻게 알아요?”제이든이 궁금해서 물었다.“거기 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염구준은 설명하지 않았다.대답하면 또 새로운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 뻔했다.차는 질주하여 바로 부두에 도착했다.거기서 일군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물건을 내리고 있었다.염구준은 차에서 내리더니 제이든을 데리고 이동 만두 포차에 갔다.아침에 밥을 먹고 왔는데 여기는 왜 왔는지 제이든은 이해되지 않았다.“사장님, 장사 잘 되네요.”염구준은 만두는 사지 않고 먼저 말을 건넸다.“작은 장사라 많이 벌지 못해요. 대표님 덕에 먹고 살 수 있어요.”사장님은 염구준을 보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마중 나왔다.딱 봐도 손이 큰 손님이 온 것을 눈치챘다.염구준이 봉투를 건네며 나지막하게 물었다.“하룻밤을 지켜봤는데 뭐라도 나왔어요?”사장님은 웃으면서 봉투를 받고는 안에 얼마 들어있는지 보지도 않았다.“이것이 저놈들의 활동 기록입니다. 30분 전에 목표 인물 한 명이 저한테서 만두 한 박스를 사갔어요.”염구준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고생하셨어요. 일찍 돌아가서 쉬세요.”이제부터 다른 사람들이 나서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그 모습을 본 제이든은 입을 떡 벌였다.“삼촌의 정보통이 만두 가게 사장이었네요.”염구준은 피식 웃으면서 녀석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네가 정보통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건 사장님이 신분을 잘 감췄다는 걸 설명해.”청해에서 그의 정보통은 수없이도 많았다.대부분 각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 파트타임으로 정보를 제공했다.“하긴 그렇네요.”제이든은 머리를 긁적거렸다.두 사람은 일군들의 거처로 향해 갔다.거처는 이동식 마루방이었다.염구준은 정보에 따라 곧바로 목표를 찾았다.상대방 숙소 앞에 도착한 그는 제이든에게 말했다.“넌 멀리 떨어져 있어. 아니면 다쳐.”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상대방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끼익!제이든이 멀리 가자 염구준이 문을 슬며시 밀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