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킨 마당에 더 이상 감출 필요가 없었다. 베놈은 속으론 놀랐지만,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쾅하고 발로 문을 걷어차며 들어갔다.뚫린 문 사이로 열명 정도 되는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모두 꽤 경지가 높은 강자들이었다. 베놈은 이번 작전을 확실하게 성공하기 위해 오직 강자들만 모아 팀을 꾸렸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차라리 덜 고통스러울 것이다.”베놈은 염구준을 얕보고 있었다. 저 어린 나이에 종사급 찰채를 단번에 죽였다니, 절대로 혼자서 한 일이 아닐 거라 생각했다.“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염구준이 비웃으며 말했다.이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봤자 정진왕자 경지가 최선이었다. 그는 흥미를 잃었다. “흥, 허세는!”베놈이 신호를 보내자 사람들이 일제히 공격하려 달려들었다. 이 짧은 거리에서 아무리 대단한 고수라도 대처할 수 없을 거라 예상했다.하지만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들은 채 몇 발자국 움직이지도 못하고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무도 제대로 움직임조차 보지 못했다.“으윽!”잠시 뒤, 베놈이 신음하며 머리를 부여잡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염구준이 조금만 더 힘줘 내리쳤다면 그는 자리에서 즉사했을지도 몰랐다. “네가 아직 죽지 않은 건 실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내가 아직 할 말이 남았기 때문이다.”염구준이 유유자적 차를 마시며 말했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매우 침착한 모습이었다. 베놈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긴장해 침을 꼴깍 삼켰다. 정예 병력들이 이토록 소리소문 없이 처리되다니!“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그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 다시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 허점투성이 공격, 염구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찻잔을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쾅하고 내리쳤다. 이어서 손가락에 공력을 주입해 뛰어오른 찻물을 마치 비수처럼 베놈을 향해 쏘았다. 물줄기가 강타한 곳마다 뼈마디가 스러지며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베놈은 순식간에 바닥에
솜파가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염구준을 노려보았다. 범상치 않는 전력을 가진 인물임에 틀림없었다. “선물을 보냈으니, 답례를 하러 온 것뿐이야. 나를 찾았다면서?”염구준이 자연스레 다가와 소파에 앉았다.솜파는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수고스럽게 찾아갈 것도 없이 복수할 기회가 생겼으니까.“암위, 당장 저 놈을 죽여라!”솜파가 큰 목소리로 외치며 소요를 이끌고 뒤로 물러났다. 동남아시아 상업계를 오랫동안 주름잡을 수 있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어둠속에서 검은 목면을 한 여러 사람들이 모습을 들어내며 염구준을 향해 다양한 총기들을 겨누었다. “사격 개시!”솜파의 명령이 떨어지자 즉시 총구에서 불꽃들이 튀었다. 온 저택에서 마치 팝콘을 튀기듯, 총성이 끊임없이 울려퍼졌다. 온갖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얼마나 심하면 먼지가 거의 안개처럼 자욱하게 피어올라 밖에선 거의 안의 상황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하, 죽었겠지?”솜파가 소리 높여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 강한 인물이라도 이렇게까지 많은 총탄을 맞고도 살아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느새 총알이 다 떨어졌고, 사격 소리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솜파는 벌집이 되었을 염구준을 상상하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뭐 믿는 거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별거 없네? 이딴 총알, 파리나 모기한테는 통할지 몰라도, 나한텐 의미 없어.”하지만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자 뜻밖의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염구준은 처음 그대로 너무나도 멀쩡하고 깨끗한 모습이었다. 전신 영역!이 기술은 전신 경지에 들어선 강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방어막이었다. 망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전신 경지, 아니면 그 이상에 있을지도 모르는 강자를 건드려 버리다니! 총알까지 쏘아붙인 상황에서 사과한다고 돌이킬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계속 사격해! 어떻게든 놈을 제거해라!”상황파악이 된 솜파는 당장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건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다. “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그는 좀 더 확실하게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을 요청했었다.“어차피 죽을 목숨만 늘어날 뿐이다.”염구준이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인원이 많고 적고, 그와 같은 전투력을 가진 사람에겐 별 의미가 없었다. “그래 어디 떠들어봐라. 전신 경지면 뭐하나, 지금 밖에 있는 사람은 멘딘 제레, 동남아시아의 패왕이다! 이제 좀 두려우냐? 하하하!”솜파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멘딘 가문은 동남아시아의 최강이었다. 그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멘딘 가문이라, 실망이다. 그들 부자도 이미 내게 패배한 경력이 있다.”염구준이 사실을 알리며 솜파가 헛된 꿈을 품질 않길 바랐다. “실컷 허풍 떨어라. 허풍은 돈 안 드니까.”하지만 솜파는 전혀 믿는 것 같지 않았다. 타다다닥, 무거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멘딘 제레가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뒤엔 무장한 부하들도 함께 있었다. “제레 형님, 저 놈 죽여주십시오!”솜파가 크게 외쳤다. 하지만 이어서 일어난 일에 사색이 될 수밖에 없었다. “멘딘 제레, 염 선생님께 인사드립니다. 동남아시에 들어오신 줄 모르고 미처 마중 나가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멘딘 제레가 정중히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말했다. 매우 공손하고도 깍듯한 태도였다.“이 놈이 그러던데, 네가 날 죽이러 왔다고.”염구준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무슨 그런 헛소리를, 제가 어떻게 감히 염 선생님께 대들겠습니까?”그러자 멘딘 제레가 식은땀을 흘리며 더 깊숙이 허리를 접었다. “하하, 뭘 그렇게 긴장해. 농담이었어, 농담.”염구준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후….”그제야 멘딘 제레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농담 한 번에 목숨이 왔다갔다한 기분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솜파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동남아시아의 패왕이라 불리는 멘딘 제레가 눈앞에 있는 남자, 염구준에게 고개를 숙인 것도 모자라 두려워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 남자의 정체가 뭐지?“제레 형님, 제발 저 좀 구해주십시오
"에잇, 그냥 인간쓰레기들의 소굴일 뿐이야.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 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떠날 준비를 했다."따르릉!"두 사람이 대화하는 중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사촌 이모가 건네준 그 폰이었다."여보세요, 돈은 준비됐나?"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다 준비됐다. 어떻게 거래할 건가?" 염구준은 떠보았다."목소리가 달라졌군. 장난치지 마라. 우리는 언제든 사람을 죽일 수 있어." 전화 건너편의 사람은 경계심을 드러냈다."나는 용필의 사촌 형이다. 이제부터 내가 거래할 것이야."염구준은 침착하게 대응하며 상황을 넘겼다."그렇다면 믿어보지. 돈을 내 계좌에 입금해." 전화 건너편에서 계좌번호를 말하기 시작했다."잠깐만, 용필이와 잠깐 대화할 수 있을까?"염구준은 주작이 위치를 파악할 시간을 벌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었다."우리는 신뢰를 중요시하지. 돈만 입금되면 사람은 바로 풀어주겠다. 아니면 직접 와서 사람을 데려가도 되고." 전화 건너편에서 일부러 유인했다.그런 말은 거짓임이 분명했지만, 염구준은 그들의 계략에 일부러 넘어가는 척했다.“내가 동남아에 있으니, 주소를 말해라. 내가 직접 가서 거래하겠다.""좋아, 그게 베스트지!""주소는 희망그룹이다."전화 건너편의 사람은 기뻐하며 망설임 없이 주소를 읊었다.스스로 찾아오는 먹잇감을 그들은 당연히 반겼다.하지만 누가 먹잇감이고 누가 샤냥군인지는 알 수 없었다.통화가 끝나자마자 주작이 메시지를 보냈다: 주소, 희망그룹.두 군데가 일치했다. 틀림없었다."멘딘 제레, 난 헬리콥터 한 대가 필요해."시간이 촉박했다. 염구준은 오늘 밤 바로 움직이기로 했다. 이 골칫덩어리를 제거하고 용필을 구출하려고 했다."밖에 준비돼 있으니 마음대로 쓰세요." 멘딘 제레는 흔쾌히 허락했다.염구준은 상승 레버를 당기며 헬리콥터를 조종해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지역으로 날아갔다.그 시각, 희망그룹 내부."팬지 형님, 한 놈 집에서 돈이 안 나옵니다. 아무리
"다음번에도 또 이러면, 널 잘라서 개밥으로 줄 거다.""그리고 너희들, 먹이고 재워주는데 빚도 다 갚기 전에 도망치려 해?""누가 앞장서서 도망친 거야? 나와!"팬지는 억지 논리를 펼쳤다. 그러면서 본때를 보여 주기로 했다.한참이 지났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인정할 사람 없나?"팬지는 혓바닥을 내밀어 빨간 입술을 핥았다."그럼 임의로 한 사람 팔을 부러뜨려라. 5분마다 한 명씩 부러뜨린다, 누군가 나설 때까지."그에게는 사람을 고문하는 방법이 많았다.그 후, 여러 부하들이 군중 속으로 들어가 젊은 여자를 끌어냈다."제발 살려주세요. 저와는 상관없어요," 여자는 애원했지만, 앞에 있는 악마 같은 팬지는 아무런 동정심도 보이지 않았다."다른 사람들은 그냥 둬. 내가 앞장서서 소란을 피웠어. 나한테 뭐든지 해도 좋아."한 중년 남자가 나서서 모든 것을 떠안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이런 생활은 진저리가 나."그는 이미 죽을 각오로 나섰다!"하하, 죽고 싶다고? 그렇게 쉽게는 안되지. 내일 널 데리고 가서 벌레에 감염시켜 생지옥을 맛보게 해주마." 팬지는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중년 남자는 자살할 용기도 없는 자신을 원망했다.팬지는 웃음을 멈추고 명령을 내렸다."모두 한 번씩 때리고 끌어내."윙-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염구준이 조종하는 헬리콥터가 도착했다.너무 어두워서 적절한 착륙 지점을 찾을 수 없었다."백 미터도 안 되니 높지 않아!"염구준은 중얼거렸고, 이어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조종석에서 뛰어내렸다.큰 소리와 함께 염구준은 안전하게 착륙했다.헬리콥터에서 낙하산도 없이 뛰어내렸는데, 죽지 않았다.기적이다!"용필은 어디 있나? 나는 사람을 구하러 왔다."염구준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찾고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네가 전화한 사람이군,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연락을 담당한 사람은 목소리를 알아차리고 놀라며 말했다."돈은?"팬지는 본능적으로 두 글자를 말
"멈춰, 말할게!"팬지는 급히 손을 들면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용필은 체격이 좋아서 무당에게 보내져 벌레에 감염되었어.""구체적인 장소는?" 염구준은 아무런 감정 없이 물었다.등골이 오싹해진 팬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정말 몰라."진심처럼 보였다."상황이 좀 복잡해졌군." 염구준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드넓은 무당 영역에서 사람을 찾는 것은 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다.하지만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기에, 그는 살아서든 죽어서든 용필을 찾아야 했다.곧이어, 염구준은 다시 한번 팬지의 팔과 다리를 부러뜨렸다."원한이 있는 사람들은 원한을 풀어라."오랫동안 고문받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알아듣고 일제히 팬지에게 달려들었다.염구준은 귀를 움직였다. 주변에서 적지 않은 발소리를 들었다. 대규모 인원이 접근하고 있었다."우리를 구해줄 수 있나요?"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한 남자가 나서서 희망에 찬 눈으로 물었다.염구준은 남자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다, 동포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걱정 마세요, 반드시 안전하게 데려가겠습니다."전신 전주로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그의 책임이었다."좋았어, 이제 집에 갈 수 있구나!"모두가 환호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기쁨의 눈물이었다.비록 작은 희망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하지만 그들은 위험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염구준은 순간적으로 계획을 떠올리며 메시지를 작성해 보냈다.수신자는 전신 전 네 전주 중 한 명, 주작전주이었다.[예정된 장소로 철수하고 최적의 방안을 빠르게 계획한다.]수백 명이 구조되어야 했기에, 지원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을 수 없었다.주작 전주는 매우 효율적이었다. 몇 초 만에 경로를 보내왔다.[고속도로로 올라가서 동남쪽으로 15킬로미터 이동한 후, 작은 길로, 남쪽으로 30킬로미터 이동.]이 거리는 마라톤 풀코스에 버금가는 거리였다."길을 안내할 사람이 필요하다!"염구준은 군중
가소롭다는 듯 무심한 한마디를 남기고, 염구준은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기며 다음 무리로 향했다.적의 실력이 너무 약했기에 간 볼 가치도 없었다. 염구준은 뜸 들이지 않고 움직였다.순식간에 통신망은 난리가 났다."대장, 목표를 발견... 으으.""4소대가 공격받았습니다. 요청...""빨리 철수하세요, 우리는..."모든 말이 끊어져서 완전한 문장을 만들 수 없었다.나머지 말들은 영원히 그들의 목구멍에 걸려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무슨 상황인가, 대답해!" 대장은 급히 외쳤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2분도 안 돼서 7개 소대가 연락이 두절되었다. 상대는 도대체 어떤 존재란 말인가?대장은 침을 삼키며 온몸이 두려움에 휩싸였고, 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다."소리 지를 필요 없어, 곧 만나게 될 테니까!"어둠 속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한 인물이 나타났다.한 사람뿐이다.바로 염구준이었다!"젠장, 발포해!" 대장도 죽음의 위기를 여러 번 넘겼기에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사람이든 귀신이든, 몇 발은 정확히 명중해 몸에 구멍을 뚫어 놓을 생각이었다.그러나, 그들은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염구준의 속도는 그만큼 빨랐다."다음 생에는 삐뚫어지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안타깝게도 이들은 이미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다.염구준은 멀리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보았다.불빛이 산 여기저기에서 빛나고 개들의 울음소리가 어지럽게 들렸다.이 빌어먹을 것들이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불빛만 봐도 적의 수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탈출한 사람들은 갓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선두에 서 있던 남자가 외쳤다."빨리 움직여요, 체력이 좋은 사람은 부상자를 부축하고, 한 명도 낙오하면 안 돼요."그는 등에 연로한 노인을 업고 있었다.개 짖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마음이 급해졌고 절망감이 엄습해 왔다.희망이 또다시 무너지는 것일까?"앞쪽 사람들, 모두 멈춰라. 대장이 말하길, 돌아오면
순간 산림 속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지며 불빛이 번쩍였다. 사람들은 오직 앞으로만 나아갔고, 아무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남자가 그들의 뒤를 지킬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안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염구준이 움직였다!그는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몸속의 기를 방출하여 날아오는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수많은 탄환이 날아들었지만, 방어를 뚫지 못했다.비록 멋져 보이긴 했지만, 이런 식 방어는 그의 에너지를 많이 소모시켰다.하지만 그는 국민들을 위해 버텨야만 했다."발포를 멈춰라. 이렇게 해서는 소용없다."산 중턱에 검은 옷을 입은 노인이 나타났다."대사님을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대장은 공손히 인사했다."괜찮다!""저 사람은 아마도 용하국 무술가일 것이야. 하지만 거리가 있어서 실력을 감지할 수 없어."노인의 기운은 강력했고, 어깨에 앉아 있는 일곱 가지 색깔의 거미는 그가 무당임을 나타냈다."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대장이 대책을 물었다."저 사람을 공격하지 말고, 양쪽 산 중턱에서 포위하여 계곡의 일반인들을 공격해.""그렇게 하면 그는 모두를 돌볼 수 없을 거야."기수 대사는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그 꼴은 마치 자신이 군사가 인양 거들먹거리고 있었다.대장은 그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사람들을 배치했다.총성이 멈추자, 산림 속은 다시 조용해졌다.염구준은 이것이 폭풍 전야의 고요함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모두 방심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세요."적의 의도를 그는 이미 모두 파악했다.그러나 그가 떠나면 사람들은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모험을 할 수 없었다.탕- 탕- 탕-추격하는 사람들이 재배치된 후 다시 발포가 시작했다.사방에서 공격이 쏟아지자, 사람들은 다시 절망에 빠졌다.염구준이 아무리 강해도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정말 탈출할 방법이 없는 거야…?’탄환이 눈앞에 다가오자 많은 사람들이 눈을 감고 조용히
펭귄의 몸에 있는 문양이 좀 익숙하긴 했지만 어디서 봤던 건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럼 계속 가나요?"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물었다.달무 등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본 그들은 매우 겁에 질린 상태였다. 그들은 달무 일행처럼 펭귄에게 공격 당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의 질문에 설구는 매우 난감해 했다. 그 역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방법이 없어 강자인 주작과 백호를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모두 염구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상대방이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이정도면 됐어."염구준은 달무 등이 포악한 펭귄들의 시선을 대부분 잡아둔 것을 보고 낮은 소리로 말한 뒤 주변의 몇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내가 길을 열 테니까 백호가 뒤를 끊고 현무는 왼쪽을 책임지고 주작은 오른쪽을 책임져. 너희 셋은 설웅 일행을 지켜.""알겠어?""네!"정예 부대의 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자, 그럼 움직이자!"염구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은 진형을 바꾸어 설씨 가문의 사람들을 가운데에 에워쌌다.설구는 이제서야 염구준이야말로 이 무리의 핵심이라는 것과 설웅이 그들과 이미 아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상대방이 지금 신분을 숨긴 상태이기 때문에 딱히 말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을 도와주기만 하면 상관없었다.전부 진형대로 선 뒤, 그들은 동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다들 조심해요. 이 펭귄들은 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죽이지 말고 그냥 쫓아내요."염구준은 주위를 떠도는 펭귄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앞에서 지금 겨우 저 펭귄들의 시선을 끌어주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지.'"대장, 저 녀석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브루언은 바쁜 상황에서도 주변의 상황을 한 눈 보았다.지금 그들은 다른 사람의 앞길을 터준 셈이었다. 달무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 완전히 반대라는 말이다."화기를 써!"달무는 끝내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가방에서 새 총을 꺼내
달무는 상대방의 태도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저희 모두 안에 있는 보물을 위해 온 것 같으니 손을 잡는 게 어때요? 보물을 가진 뒤 절반씩 나누는 걸로 하죠."'보물?'설씨 가문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에 의문이 어렸다. 분명 얼음에 봉인된 사람을 깨우려고 왔다고 들었는데 상대방이 보물 이야기를 꺼내니까 말이다."보물에는 딱히 관심이 없습니다. 저희는 한 물건만 가지러 온 거라서요."설구는 과감하게 거절했다.'신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손을 잡기는 개뿔.'만약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방이 뒷통수를 때리면 어떡하나. 그땐 후회를 해도, 울어도 소용없을 게 뻔한데 말이다."늙은이, 좋게 말할 때 듣지 그래?" 브루언은 좋지 않은 말투로 말하며 상대방을 손 봐주기 위해 앞으로 걸어갔다.이에 달무는 그를 막으면서 웃으며 말했다."그럼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각자의 능력에 맡기는 걸로 하죠."말을 마친 후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동굴 입구로 걸어갔다.달무가 만만한 사람이라 브루언을 말린 것이 아니라 보물의 그림자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방과 싸우는 게 수지에 맞지 않다고 여겨서 그렇게 행동한 것 뿐이었다."우리도 가자!"설구는 늦게 가면 계획에 영향을 미칠까봐 얼른 앞으로 가려고 했다."잠시만요, 우선 저 펭귄들의 반응을 보죠."이에 염구준은 재빨리 제지했다. 이 말을 들은 설구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 대오를 이끄는 사람은 그인데,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니 말이다. 그가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설웅이 서둘러 나섰다."저도 이 분의 말에 동의합니다. 이 시간을 아낀다고 해서 크게 변하는 것도 없으니 한 번 기다려보죠."미래 가주이자 족장이 하는 말이니 설구는 말을 억지로 삼키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제자리에 서서 달무 등이 펭귄 무리에게 점점 다가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길 막지 말고 저리 꺼져!" 브루언은 펭귄 한 마리를 발로 차면서 방금 전의 불만을 털어놓았다.솔직히 말해서 그는 방금 전
출발하기 전에 달무 등을 한 눈 더 쳐다본 염구준은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으로 보아 그들이 일반인도, 탐험가도 아니라는 걸 바로 눈치챘다.달무는 기름을 들고 돌아가며 웃으면서 말했다."운이 좋네. 기름 몇 통을 챙겼으니까 말이야."사실은 아직 기름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한 이유는 누군가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이 기회를 틈타 물재를 가져오기 위해서였다."굳이 이렇게 귀찮게 할 필요 있어? 그냥 다 죽이고 빼앗아 오면 되잖아."브루언은 독한 술을 마시며 대부분이 쓰는 일반적인 수법을 말했다.이에 달무는 고개를 저으며 엄숙하게 대답했다."안 돼, 방금 전 일행은 인원수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겉모습이랑 챙긴 장비만 봐도 만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까 말이야.""게다가 우리가 이번에 여기까지 온 건 임무가 있어서야. 겨우 이딴 일로 큰 일을 그르쳐서는 안 되지."말을 마친 뒤 그는 지도를 꺼내 위치를 보고 노선을 살펴보기 시작했다.자신들의 대장이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나머지도 더 이상 뭐라고 하지 못하고 그저 입을 다물었다. "자, 다들 충분히 쉰 것 같으니까 계속 전진하자."달무의 명령에 20여 명의 일행들이 스노모빌을 타고 끝없이 펼쳐진 눈길로 향했다.그들이 달리는 방향은 바로 설구 등이 떠난 방향이었다.계속해서 앞으로 달리고 있던 설구 등은 곧바로 뒤에서 울리는 엔진 소리를 들었다."장로님, 누군가가 따라옵니다. 방금 전에 만난 달무 일행이에요."설웅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비록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의 방한복을 보면 달무임이 틀림없었다.'음?'상대방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설구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우선 멈추고 휴식하자. 다들 경계태세에 돌입해. 저들이 뭘 하려는 건지 잘 지켜보고."누군가가 뒤를 따라잡은 이상, 우선 상대방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일행은 곧바로 멈추었고, 뒤에 있던 달무 등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을 따라
고수들을 데리고 가문의 주둔지로 와 적들을 물리친 그는 지금 현재 암묵적인 가주였기 때문에 설구도 뭐라고 반박할 수가 없어 동의하고는 말을 덧붙였다. "그래요, 그럼 같이 가죠. 하지만 저희는 당신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합니다.""괜찮습니다. 저희의 몸은 저희가 잘 챙길 테니 걱정 마세요."염구준은 웃으며 대답했다.'가는 도중에 날 힘들게 하지만 않으면 다행이지.'이번에 임무를 맡은 정예 부대는 가장 약한 사람도 전신경지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그들은 장비를 점검하고는 스노모빌을 타고 설구의 인솔하에 그 신비한 곳으로 출발했다."다들 무사히 돌아와야 해요!"그들의 뒤에서 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크게 외쳤다.이번 임무에서 흑풍과 청목을 동시에 상대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염구준은 큰 가방 안에 구자검을 넣고 출발했다.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는 반보 천인 앞에서 여유를 부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청목존주의 일은 그리 급하지 않았다. 미끼는 이미 던졌으니 상대방이 물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다.낚시를 하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넓은 눈밭에서 사람들은 거의 모두 최대시속으로 스노모빌을 탔다.제일 앞에서 달리는 설구가 마음이 급해서 빠르게 몰아서였다.그들이 달리던 중 대오에서 눈이 가장 좋은 염구준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앞에 사람이 있어요!"그의 말을 들은 설구는 집중해서 눈을 똑바로 뜨고 앞을 보았고 정말 누군가가 서 있는 걸 보았다. 그는 곧바로 경계심이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정신 차려. 일 벌이지 말고."이 지역은 무인 구역이기 때문에 사람이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비정상적인 일이었다.설구는 먼저 방향을 약간 바꿔서 돌아가려고 했으나 곧바로 가로막혔다."안녕하세요,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그의 길을 막은 사람이 말했다.염구준은 앞에 있는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았는데,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오똑한 코를 가지고 있는 걸 보아 서양인 같아 보였다.심지어 그들 중 한 명은 전에 천랑성호에서 한
같은 시각에 설씨 가문 주둔지는 모닥불 파티를 연 탓에 매우 떠들썩했다.이 자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당연히 설씨 가문의 은인인 주작과 백호였다."이 술을 빌어 은인님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청목의 앞잡이들을 물리칠 수 있었어요.""이건 남극 빙원의 특산물인 크릴새우입니다. 한번 드셔보세요.""설웅이 여러분들같은 고수를 만난 건 저희 가문의 복입니다."설씨 가문 사람들도 매우 맛나게 먹었다. 이 음식들은 평소에 감독관들이나 먹는 것들이었다.사람들은 불을 에워싸고 춤을 추며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감정을 풀고 한껏 웃었다.설씨 가문 사람들의 열정에 주작과 백호는 적응이 되지 않아 염구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보냈으나 염구준은 웃으며 술잔을 들었을 뿐, 딱히 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금 속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떤 일들은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야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있었다. 너무 성급하게 굴었다간 허점이 많아지게 될 테고 그럼 신분이 들키게 될 테니까 말이다.'그쪽에서 놀라서 도망치면 이 모든게 헛수고가 되버리니까 천천히 해야 해.'모두가 기뻐하고 있을 때, 오직 설씨 가문의 장로, 설구만이 염구준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슬픈 눈빛을 하고서 눈썹을 찌푸리고 있었다."장로님, 나쁜 녀석들이 도망갔는데 왜 안 기뻐하세요?" 그의 이상함을 눈치 챈 설웅이 그의 옆으로 다가가서 물었다."에휴, 다시 돌아올 겁니다.""청목존주를 처리하지 않는 이상 다시 돌아올 거예요. 무엇보다 청목존주는 반보천인의 강자입니다. 누가 이길 수 있겠어요?"설구는 장로답게 다른 사람들보다 안목이 더 좋고 생각이 더 깊었다."가문 전체가 남극 빙원이 아닌 바깥으로 옮기는 건 어떨까요?" 그의 말을 들은 설웅은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바깥으로 갈 수 있었다면 이미 이사를 갔을 겁니다. 하지만 외부에는 강적이 있어요. 만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상대방의 질문에 설구는 천천히
사람들이 옆에서 관전하고 있기 때문에 주작은 더 빠르게 공격해 몇 분만에 개조 로봇을 부숴버렸다.이런 공격이 몸에 부담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괜찮아?"한편, 설웅은 감정을 더 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족들에게로 달려갔다."도련님, 저희를 구하러 오신 겁니까?"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설웅을 본 후 감동에 겨워 그를 에워싸고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설웅이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데려온 걸 보니 그들은 최근에 고생한 게 모두 보람차게만 느껴졌다.곧바로 그는 가문의 사람들에게 주작과 백호를 소개해주었고, 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소개를 다 들은 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염구준 등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그저 탐험가라고 하며 이곳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한 뒤 설씨 가문의 주둔지에 머물렀다.진실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설씨 가문의 사람들 중 혹여나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가 고자질을 할까봐서였다. 오랫동안 예속되어 왔으니 그런 사람이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한편, 눈밭에서 풀려난 감독관은 다른 광산까지 미친듯이 달려갔다. "너희 우두머리를 만나야겠으니 빨리 소식을 알려!""백어, 뭘 이렇게 급해해? 도망온 사람처럼 말이야."그를 본 이곳의 감독관이 농담하듯 말했다. 두 광산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평소에 서로 왔다갔다하며 잘 알고 지냈다."백씨 가문의 주둔지에 있던 광산이 침략 당해서 보고해야 해. 너희 우두머리는 어디있지?" 백어는 벌벌 떨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청목 조직은 등급이 삼엄해서 그의 신분으로는 본부와 연락할 수가 없었다."뭐라고?"이 말을 들은 몇몇 감독관들은 입꼬리가 내려가더니 크게 놀라했다.남극 빙원에서 감히 청목 조직과 맞서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조직의 사람들을 죽이는 건 더더욱 상상치도 못할 일이었다."얼른 따라와!" 이곳의 감독관은 더 이상 질질 끌지 않고 서둘러 길을 안내했다.이렇게 큰 일을 지체해서는 안되었다.그 후 백어는 우두머리에게 보고했고, 우두머리는 본부에 보고했
펑! 펑!전신지상 고수의 공격은 강력했다.주작은 마치 썩어빠진 나무를 자르듯 개조 로봇들을 하나씩 물리쳤다.이 실력이라면 고철덩어리도 자를 것 같았다.상대방의 실력을 보고 담당자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개조 로봇에게 명령을 내렸다.“꺽다리. 저년을 죽여!”꺽다리는 최고 병기였다.“접수.”개조 로봇은 무뚝뚝하게 대답하고 주작과 주먹다짐을 벌였다.쿵!쌍방의 실력은 비슷해서 한 번 치고 뒤로 물러났다.전신지상의 개조 로봇이었다.개조 로봇은 잠시 부품들을 재정비하더니 다시 공격을 퍼부었다.목표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매서운 공격이 다가올 때마다 주작은 피할 수 없어서 끝까지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한동안 쌍방은 치고 박고 해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뭐 하는 거야? 가서 설웅을 죽여.”담당자가 다시 명령을 내렸다.개조 로봇은 맷집이 세고 마모에 강하며 보험도 들어줄 필요가 없어서 좋았지만 딱 한 가지 단점 융통성이 없었다.탁탁!명령이 떨어지자 나머지 개조 로봇들이 설웅을 향해 돌진했다.한 켠에서 주작이 우세를 차지했지만 그를 보호할 여력이 없었다.부릉부릉!위급한 순간, 마침 스노우모빌의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백호가 현장에 나타났다.그는 스노우모빌을 세우기 전에 몸을 날려 개조 로봇을 폐철로 만들었다.또 전신지상의 고수가 나타나자 담당자는 골치가 아팠다.조직에서 전신지상인 로봇을 한 대만 주어서 어떻게 막아내야 할지 속수무책이었다.5분도 안 되어서 개조 로봇들이 모두 부품이 되어 바닥에 흩어졌다.“이봐. 나랑 좀 놀자.”백호가 담당자에게 말을 건넸다.단진 무성의 실력이라면 어느 정도 싸울만했다.“다들 뛰어!”담장자가 말하는 동시에 부하들이 바로 도망쳤다.“컥!”그런데 얼마 뛰지 못하고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눈앞이 아찔했다.고개를 숙여 보았더니 가슴에 피가 묻은 손바닥이 뚫고 나온 것이다.백호는 손칼 하나로 그를 황천길로 보냈다.휙!그는 손에 묻은 피를 휙휙 털어내고는 다
이번에 가족을 구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어야 할 것이다.“우리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어요.”주작이 보고했다.“알았어. 먼저 상황을 살펴보고 있어. 우리도 곧 도착해.”뒤에서 염구준이 지시를 내리고 위치를 파악했다.10 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전속으로 달린다면 금방이면 도착한다.“일단 가서 보자.”주작도 스노우모빌에서 내렸다.두 사람은 눈 위에 엎드려 포복으로 가장 높은 곳으로 기어갔다.그리고 고개를 쏙 내밀어 전방을 살펴봤다.설웅이 말한 주둔지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광산 같았다.그가 집이 맞다고 우기지 않았다면 잘못 왔다고 착각했을 것이다.광활한 광산에서 욕소리가 유난히 똑똑히 들렸다.퍽!“당장 일어나, 아니면 때려죽인다.”“흑흑. 제발 그만하세요. 할아버지가 버티지 못해요.”한 소녀가 노인을 보호하며 애원했다.바닥에 엎드린 노인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방한복이 피에 흠뻑 젖었다.“차라리 잘 됐지. 버티지 못하면 바로 뒷산에 던져.”현장 감독 담당자가 채찍을 흔들며 쏘아붙였다.그들은 사람이 죽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소녀는 흐느끼면서 애원했다.퍽!“하하하. 꺼져! 일하는 데 방해하지 마.”담당자는 소녀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미친듯이 웃었다.그래도 소녀는 노인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멀리서 그 장면을 보던 설웅이 이를 갈며 눈물을 글썽이더니 벌떡 일어서서 소리질렀다.“때리지 마! 나한테 덤벼!”얻어 맞던 소녀는 바로 설웅의 친여동생이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주작은 욕을 퍼붓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우리 들통났어요. 전방에서 몰려오고 있는데 어떡할까요?”주작이 바로 보고했다.“그럼 싸우는 수밖에 없지.”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백호 가서 지원해. 나머지는 나한테로 와.”전신지상 고수 두 명이 나서면 충분하니 반천인 고수가 나설 필요가 없었다.염구준은 일찍 정체가 드러나는 게 싫어서 모든 사람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설씨 가문 개똥에도 쓸모없는 도련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