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아래 쪽에도 근접 전투에 능한 엘리트 킬러들이 기자로 위장하고 그룹 내부에 잠입했다.반디엘과 앨리스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여덟 대의 저격총이 동시에 그들의 머리를 날려버릴 것이다.만약 저격이 실패해도 기자들 틈에 잠입한 킬러들이 현장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그들에게 접근할 것이다.일이 성공하고 어떻게 빠져나갈지는 그들이 고민할 일이 아니었다.국제적으로 유명한 킬러조직의 일원으로써 그들은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것을 1차 목표로 두고 있었다. 근접 킬러들은 임무를 수락한 순간부터 살아서 나간다는 생각은 이미 버리고 온 상태였다.“주의! 목표가 나타났다!”“확인! 반디엘 본인과 옆에 어린 계집애가 있는데… 앨리스 맞네!”’초조한 기다림 속에 기자회견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손씨 그룹 건물 1층 로비에 반디엘과 앨리스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무대로 올라갔다.“목표 확인. 시야가 가려지지 않음. 풍속은 4.2. 목표 수행 준비 완료!”한 킬러는 왼쪽 눈을 지그시 감고 오른쪽 눈으로 조준경을 응시하며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반디엘 저격할 거니까 너희는 앨리스를 저격해.”“셋, 둘, 하나….”“발사!”손씨 그룹 건물을 중심으로 반경 2km 떨어진 지점의 8개 거점에서 총 26대의 저격총이 동시에 발사했다.평소 잘 훈련된 그들은 지령을 받고 거의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그들 중에는 당연히 JS4 총기도 있었다.외관이 독특한 탄두가 공기의 저항을 뚫고 신속히 무대를 향해 날아갔다.“맞았어!”방아쇠를 당긴 순간에 기자회견장과 1km 지점에 떨어진 고층 건물 옥상에서 캐주얼 복장을 입은 한 사내가 잔뜩 흥분한 얼굴로 주먹을 움켜쥐었다.그는 한 번도 저격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혈향에 가입한 뒤로 그가 수행한 임무는 전부 SSS급의 고난이도 임무였고 완성도는 100퍼센트,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었다.그는 이번에도 당연히 예외가 아닐 거라고 확신했다.백타가 블러드를 배신하면서 원 혈향 조직은 백타 조직으로 바뀌었고 그는 주저 없이
“그럴 리 없어….”염구준을 마주한 엘리트 킬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JS4의 총탄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무성이라도 불가능하다고. 전신 강자는 가능하다고 해도 아주 어려운 일이야.”“설마… 당신… 전신절정?”염구준은 속으로 피식 웃기만 했다.이미 1년 전 일이었다.현재의 염구준은 이미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했고 계속해서 천인강자의 레벨에 접근하고 있었다. 마지막 한 단계만 돌파하면 그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명실상부한 슈퍼맨이 될 것이다.“뛰어난 분석력을 가졌지만 아깝게 됐네.”염구준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분석이 틀렸으면 죽어야겠지?”쾅!외마디 신음과 함께 염구준이 들고 있던 총탄이 가볍게 킬러의 이마를 관통하고 날아갔다.최강 저격수는 그렇게 그 자리에서 인생을 마감했다.“아직 25명이 남았네.”염구준은 긴 다리를 움직여 공중으로 솟구쳤다. 그의 발 아래로 강력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그는 내력을 사용하여 공중을 걷고 있었다.기압을 통해 만들어진 기류를 통해 이동하는 경이로운 이동하는 방식은 내적 소모가 많기는 하지만 그만큼 속도가 무시무시했다.한순간도 지체할 수 없었기에 그는 과감히 공중을 걷는 방식을 이용했다.염구준은 무서운 속도로 반경 2km 안에 매복해 있던 모든 저격수를 일격에 격살했다.“실패한 건가?”손씨 그룹 1층 로비, 기자회견 현장. 기자로 위장하고 입장한 열 명 정도의 킬러들은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질문을 받는 반디엘 부녀를 바라보며 살기를 번뜩였다.실패는 예상했던 일이었다.엘 가문은 그만큼 방대한 세력과 자금력을 가지고 있으니 뛰어난 무인을 고용하는 건 그들에게 일도 아닐 것이다.원거리 저격이 실패했다면 이제 그들이 나설 차례였다.“앨리스 씨.”무대 전방에 예쁜 드레스를 입은 한 미녀가 마이크를 잡고 영업 미소를 지으며 애릴스에게 다가갔다.“엘 가문의 미래의 발전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있습니까?”“이런… 마이크가 고장난 것 같네요. 잠시만요.
염구준이 이번 작전을 계획하면서 근접킬러들이 들이닥칠 가능성을 빼먹었을 리가 없었다.“그렇게 기를 쓰고 들어왔으면 영원히 여기 남아 있어.”붉은색 망토를 두른 주작은 천천히 무대 전방으로 걸어가며 허리춤에서 장검을 빼들었다.“염 선생의 명령이다. 암살자를 모두 색출해서 격살하라!”조금 전 앨리스에게 접근했던 미녀 기자를 포함해서 총 20여 명의 엘리트 킬러들이 주작의 장검에 목숨을 잃었다.“앨리스 씨, 반디엘 가주님.”모든 일을 마친 주작은 검을 다시 칼집에 넣고 반디엘과 앨리스를 향해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위험은 이제 제거되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그랬다. 염구준의 정확한 탐지능력으로 그들은 오늘 한 방에 주변에 잠복했던 암살자들을 전부 제거했기에 엘 가문은 앞으로 더 이상 두려움에 떨 필요가 없었다.“아니죠.”웃고 있던 앨리스가 갑자기 표정을 바꾸더니 말했다.“짐이 남았잖아요? 아직 짐을 잡지 못했어요.”그 시각.봉황국과 30km 떨어진 지점. 길가에 선 대형 SUV 안에서 짐은 음침한 얼굴로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다.시간을 계산해 보면 기자회견은 이미 끝났을 시간인데도 그가 파견한 킬러들에게서는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아마 그가 예상하는 대로 암살은 실패했을 것이다.“젠장!”짐은 신경질적으로 시동버튼을 누르며 출발했다.이번에 봉황국으로 돌아가면 당연하게 가주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백터와 손까지 잡았는데 실패로 돌아가다니 인정할 수 없었다.대체 최강 킬러 진영을 파견했는데 왜 실패한 거지?“마지막 방법을 쓰는 수밖에…..”짐은 이를 갈며 SUV를 몰고 미친 듯이 질주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항공편을 타고 어딘가로 출발했다.목표는 당연히 엘 가문 글로벌 본부.엘 가문의 진짜 정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짐은 달랐다.엘 가문은 르엘족의 후예이자 대대로 귀족 가문이었다. 14세기 중 후반부터 방계의 반란으로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세계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그들은
고성은 어둑어둑했다. 복도 양쪽에는 청동 램프가 걸려 있었고, 램프의 기름이 타면서 공기 중에는 특유의 진한 냄새가 퍼졌다. 그중에는 약초 향도 은은하게 섞여 있었다. 바닥과 벽은 몹시 축축했다. 강가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성 내부는 마치 와인 저장고처럼 습기가 많았고 밀폐 조치도 매우 철저했다. 공간 또한 매우 넓어 발을 디딜 때마다, 은은한 메아리가 들렸다. 약 2분 후, 소녀의 안내를 따라 짐은 마침내 성의 중앙 홀에 도착했다. 불빛이 화려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커다란 벽난로 속 불꽃들은 불규칙하게 흔들리며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검은 도포를 입은 한 여자가 그 벽난로 앞에 다리를 모으고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족장님!” 여자를 본 짐은 빠른 걸음으로 여자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족장님께, 부끄러운 제자 짐이 돌아왔습니다!”짐...... “내가 기억기엔 네가...... 반디의 사촌 동생이었나?” 그녀의 낮은 목소리는 다소 약해 보였지만 고귀했고 위엄있었다.“봉황국 일맥, 너희 소식을 오랫동안 듣지 못했구나.” 짐을 몸은 미세하게 떨며 머리는 더욱 낮게 숙였다. 600년 동안, 봉황국 엘 가문의 분파는 빠른 속도로 번생했고 종족 본부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래였다. 독자적으로 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반디엘을 물리치고 봉황 일맥을 차지하려면, 종족 본부의 힘에 의지해야 했고, 이 여 족장의 힘을 빌어야 했다! “짐은 봉황 시에 있었지만, 한순간도 종족을 잊은 적 없다!” 이마를 땅에 댄 짐은 여자의 생각을 빠르게 추측하다 결국 이를 악물었다. “저는 10여 년 동안 조카 ‘폴’을 키웠고 앨리스와 가주 자리를 다투게 했습니다.”“봉황시 분파를 이끌고 다시 종족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최종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앨리스 그 소녀가 외부인과 결탁하여 나와 폴의 계획을 망쳐버렸습니다...... 족장님, 현명한 판단 부탁드립니다!” 그렇군...... 그런 일이 있었구나. 여자는 아무 말
"종족이 합병하면 이 사람과 맞설 수 있기를 바래. 그렇지 않으면, 6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엘 종족은 파멸할 것이다…" 가볍게 울려 퍼지던 목소리는 점차 사라지고, 모든 것이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한편, 봉황성에서 7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고성.백타 조직 본부. 과거의 수장이었던 '마야'가 심각한 부상을 입고 행방불명되면서 조직의 이름은 '백타 '로 변경되었으며, 여전히 지하 세계를 지배하면서 불법 거래를 이어가고 있었다.그들의 역사에도 매우 오래되었다. 그들 조직의 전신은 중세 유럽 암살자 연맹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활동했었고 시대가 바뀌면서 점차 사라졌다.현재까지 계속 운영되는 가장 주요한 사업은 현상금이 걸린 암살과 지하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테러정보기관이었다. "킬러왕, 이 타이틀은 정말 매력적이군…" 조직 본부, 의자에 앉아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는 백타는 만감이 교차했다. 20년! 20년 전, 마야 조직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그는 한순간도 이 남자를 대체해 이 최고 위치에 앉기를 원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너무나도 강력했던 마야 때문에 이 야망은 마음 깊이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흑풍 존주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마야 비록 행방불명 상태지만 이미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흑풍 존주가 말대로, 마야의 내장과 경맥을 파괴했으니, 운이 좋아 죽지 않더라도 남은 인생은 병신이 될 수밖에 없다.마야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전설의 전신 전주, 실력을 가늠할 수 없는 최강의 전신뿐이었다! "마야의 운이 그렇게 좋을 리가 없지, 그리고 전신전주가 왜 그를 치료해 주겠어?" 자조적인 웃음을 짓고 있던 백타는 몸을 일으켜 석벽으로 걸어갔다. 석벽 뒤의 밀실은 조직의 최대 기밀이자 암살자 연맹 기지였다. 이 방의 키를 얻으면 거의 지하 세계 전체를 장악한 것과 다름없다. 그리고 그 열쇠는… 지금, 백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큰일 났습니다!" 백타가 비밀의 방을 열려는데
청해 무관의 제왕, 용하국 북방 염씨 가문의 장남이자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 염구준!"왜 하필 그가……"백타는 온몸이 떨렸고 얼굴에는 핏기 한 점 남아 있지 않았다.전신 전주, 그 위대함은 하늘을 찔렀다!초급 전신 절정 무사인 백타는 일반인 앞에서는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을지 몰라도, 이 존재 앞에서는 손을 쓸 자격조차 없었다.염구준……심지어 흑풍 존주조차도 그를 두려워했다. 실력은 이미 전신을 능가하는 공포스러운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했을 것이다!"우리……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잔뜩 겁에 질린 백타의 모습을 본 부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비밀 통로로 도망치면, 아직 늦지 않을 겁니다……"도망? 왜 도망가!마음을 가다듬은 백타는 갑자기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전신 전주가 집접 행차…그게 뭐?여기는 백타 조직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살인자들이 모인 곳이다. 최강 암살자의 본부이고 백타의 영역이다..염구준이 설령 천하무적이라 하더라도 그는 혼자다!눈에 미친 듯한 광기를 뿜어내는 백타는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명령을 받들어라! 모든 킬러들이 적을 맞이하고, 최정예 자객들이 모두 나서라.""염구준을 쳐라!"백타 조직 입구 경계 태세는 삼엄했다.이때 대문 앞에 수십 명의 킬러들이 계속해서 집결되었고, 최정예 자객들도 급히 모여들었다.그리고 백발백중의 정예 저격수들 역시 준비하고 있었다!무려 서른 개 이상의 최정예 저격총이 기지 대문 앞에 서 있는 젊은 남자를 겨누고 있었다.염구준!"마야가 조직 운영은 잘한 것 같군."주위를 둘러보던 염구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숨어 있는 저격수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저 조직 거처를 세심하게 살펴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을 뿐이었다.마야의 취향은 명확했다. 그곳은 산과 물이 어우러져 경치가 아름다웠다. 번화한 도심에서 이처럼 세속을 벗어난 낙원을 찾는 데는 많은 노력을 들였을 것이다.안타깝게도, 사람을 잘못 들인 탓에 배신을 당해 백타라는 비열한
무도 고수의 무서운 기운, 저격탄의 새빨간 광채, 로켓탄의 불꽃, 그리고 고대 암기의 격렬한 기류...모든 것이 마치 무적의 에너지 홍수처럼 공기 중에서 상상할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염구준에게 몰려들었다."겨우 이 정도? 정말 실망스럽군."이러한 무서운 공격 앞에서도 염구준은 희미하게 웃으며, 오른손을 천천히 뻗어 가볍게 움켜잡았다.반보 천인, 천인의 힘으로 천지를 장악하다!반경 500미터 내의 공기가 갑자기 응축되고 형언할 수 없는 신비로운 압박감이 서서히 나타났다.모든 것을 파괴하고, 부수고, 소멸시킨다!무서운 기세로 덮쳐오는 킬러들, 순식간에 날아드는 저격탄, 윙윙 소리 내는 로켓탄, 섬뜩하게 빛나는 암기...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가볍게 눌린 듯, 모두 사라져 버리고, 더 이상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그리고 이 미약한 개미들!조직 내의 킬러, 자객, 저격수...총 100여 명이 넘는 이들의 몸은 무형의 저항할 수 없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살덩이들이 순간적으로 터지며 핏빛 안개로 변해 버렸다!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사망했다!"천인 밑엔 그저 개미일 뿐."오른손을 거둔 염구준은 사방으로 터져 나간 시체 조각들을 무시한 채 정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백타, 기다려!......"시간은 충분해, 분명 충분할 거야!"이 순간, 백타는 온몸을 떨며 가져갈 수 있는 모든 것을 급히 챙기고 있었다.산업 주식 증서, 금융 증권, 현금 수표, 다이아몬드...무려 두 개의 가방을 가득 채운 채, 양손에 들고 기지 비밀 통로를 따라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었다.비밀 통로를 막 빠져나가려는 순간..."물건이 꽤 많군, 내가 도와줄까?"희미한 웃음이 섞인 가벼운 목소리가 백타의 뒤에서 조용히 울려 퍼졌다. "이렇게 힘든 일은 왕이라는 신분에 걸맞지 않잖아?""내가 대신할까?"음?잠시 멈칫하던 백타는 자신의 부하인 줄 알고 조건반사로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할게, 너희는 명령만 수행하면 돼, 염구준을..
심지어 용하국 지존 용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그야말로 천하의 기둥이라 할 수 있다! 이토록 무서운 존재 앞에, 백타 따위는 손을 뻗을 용기도 없고, 반항할 생각조차 감히 못 했다! 새로 취임한 왕? 지하 세계에서 무시무시한 존재가 염구준 앞에서는 그저 어린아이일 뿐이다!“만나서 영광이라면서 맞이할 생각은 안 해놓고 죄송하다?” 염구준은 아무런 표정 없이 백타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며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마야를 배신하고 조직을 침탈한 것이 바로 네가 저지른 짓이다.” “아주 용감하고, 똑똑하고, 대단하네!” 훅!염구준이 한 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백타는 벌벌 떨며 뒤로 물러섰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게 된 백타는 무릎을 꿇고 염구준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그는 급기야 통곡하기 시작했다.젊은 나이에 출세한 그는 무도로 동료들을 압도하며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지금, 막강한 힘을 가진 전신 전주 앞에서는 감히 머리를 들지도 못했다.“전주님,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세요!” 백타는 목이 터질 듯 외치며 울부짖었다. “전주님, 고개를 숙여 잘못을 인정합니다!” “백타는 전주님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이며, 평생 배신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배신을 일삼는 자가 나에게 충성하겠다고? 그럴 자격이 있나? “너 같은 하찮은 자를 내가 필요로 할 것 같나?” 염구준은 냉소를 지으며 무정한 얼굴로 말했다. “마야가 너를 잘못 믿었기 때문에 오늘날,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너 같은 배은망덕한 자는 돼지나 개만도 못하다.” “넌 살아서는 안 된다!”쾅!공포에 질린 백타는 벌벌 떨면서 실신할 지경이 되도록 머리를 조아렸다. “전주님,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백타가 잘못했습니다!” “흑풍 존주가 강요해서 보스를 배신한 겁니다. 잘못을 뉘우치고 올바른 사람이 되겠습니다...”염구준은 이미 등을 돌렸다. 백타에게 등을 보이며 조직의 대전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염구준이 차갑게 말했다. “널 죽이면 내
펭귄의 몸에 있는 문양이 좀 익숙하긴 했지만 어디서 봤던 건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럼 계속 가나요?"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물었다.달무 등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본 그들은 매우 겁에 질린 상태였다. 그들은 달무 일행처럼 펭귄에게 공격 당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의 질문에 설구는 매우 난감해 했다. 그 역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방법이 없어 강자인 주작과 백호를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모두 염구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상대방이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이정도면 됐어."염구준은 달무 등이 포악한 펭귄들의 시선을 대부분 잡아둔 것을 보고 낮은 소리로 말한 뒤 주변의 몇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내가 길을 열 테니까 백호가 뒤를 끊고 현무는 왼쪽을 책임지고 주작은 오른쪽을 책임져. 너희 셋은 설웅 일행을 지켜.""알겠어?""네!"정예 부대의 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자, 그럼 움직이자!"염구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은 진형을 바꾸어 설씨 가문의 사람들을 가운데에 에워쌌다.설구는 이제서야 염구준이야말로 이 무리의 핵심이라는 것과 설웅이 그들과 이미 아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상대방이 지금 신분을 숨긴 상태이기 때문에 딱히 말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을 도와주기만 하면 상관없었다.전부 진형대로 선 뒤, 그들은 동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다들 조심해요. 이 펭귄들은 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죽이지 말고 그냥 쫓아내요."염구준은 주위를 떠도는 펭귄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앞에서 지금 겨우 저 펭귄들의 시선을 끌어주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지.'"대장, 저 녀석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브루언은 바쁜 상황에서도 주변의 상황을 한 눈 보았다.지금 그들은 다른 사람의 앞길을 터준 셈이었다. 달무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 완전히 반대라는 말이다."화기를 써!"달무는 끝내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가방에서 새 총을 꺼내
달무는 상대방의 태도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저희 모두 안에 있는 보물을 위해 온 것 같으니 손을 잡는 게 어때요? 보물을 가진 뒤 절반씩 나누는 걸로 하죠."'보물?'설씨 가문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에 의문이 어렸다. 분명 얼음에 봉인된 사람을 깨우려고 왔다고 들었는데 상대방이 보물 이야기를 꺼내니까 말이다."보물에는 딱히 관심이 없습니다. 저희는 한 물건만 가지러 온 거라서요."설구는 과감하게 거절했다.'신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는데 손을 잡기는 개뿔.'만약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방이 뒷통수를 때리면 어떡하나. 그땐 후회를 해도, 울어도 소용없을 게 뻔한데 말이다."늙은이, 좋게 말할 때 듣지 그래?" 브루언은 좋지 않은 말투로 말하며 상대방을 손 봐주기 위해 앞으로 걸어갔다.이에 달무는 그를 막으면서 웃으며 말했다."그럼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각자의 능력에 맡기는 걸로 하죠."말을 마친 후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동굴 입구로 걸어갔다.달무가 만만한 사람이라 브루언을 말린 것이 아니라 보물의 그림자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방과 싸우는 게 수지에 맞지 않다고 여겨서 그렇게 행동한 것 뿐이었다."우리도 가자!"설구는 늦게 가면 계획에 영향을 미칠까봐 얼른 앞으로 가려고 했다."잠시만요, 우선 저 펭귄들의 반응을 보죠."이에 염구준은 재빨리 제지했다. 이 말을 들은 설구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 대오를 이끄는 사람은 그인데,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니 말이다. 그가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설웅이 서둘러 나섰다."저도 이 분의 말에 동의합니다. 이 시간을 아낀다고 해서 크게 변하는 것도 없으니 한 번 기다려보죠."미래 가주이자 족장이 하는 말이니 설구는 말을 억지로 삼키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제자리에 서서 달무 등이 펭귄 무리에게 점점 다가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길 막지 말고 저리 꺼져!" 브루언은 펭귄 한 마리를 발로 차면서 방금 전의 불만을 털어놓았다.솔직히 말해서 그는 방금 전
출발하기 전에 달무 등을 한 눈 더 쳐다본 염구준은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으로 보아 그들이 일반인도, 탐험가도 아니라는 걸 바로 눈치챘다.달무는 기름을 들고 돌아가며 웃으면서 말했다."운이 좋네. 기름 몇 통을 챙겼으니까 말이야."사실은 아직 기름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한 이유는 누군가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이 기회를 틈타 물재를 가져오기 위해서였다."굳이 이렇게 귀찮게 할 필요 있어? 그냥 다 죽이고 빼앗아 오면 되잖아."브루언은 독한 술을 마시며 대부분이 쓰는 일반적인 수법을 말했다.이에 달무는 고개를 저으며 엄숙하게 대답했다."안 돼, 방금 전 일행은 인원수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겉모습이랑 챙긴 장비만 봐도 만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까 말이야.""게다가 우리가 이번에 여기까지 온 건 임무가 있어서야. 겨우 이딴 일로 큰 일을 그르쳐서는 안 되지."말을 마친 뒤 그는 지도를 꺼내 위치를 보고 노선을 살펴보기 시작했다.자신들의 대장이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나머지도 더 이상 뭐라고 하지 못하고 그저 입을 다물었다. "자, 다들 충분히 쉰 것 같으니까 계속 전진하자."달무의 명령에 20여 명의 일행들이 스노모빌을 타고 끝없이 펼쳐진 눈길로 향했다.그들이 달리는 방향은 바로 설구 등이 떠난 방향이었다.계속해서 앞으로 달리고 있던 설구 등은 곧바로 뒤에서 울리는 엔진 소리를 들었다."장로님, 누군가가 따라옵니다. 방금 전에 만난 달무 일행이에요."설웅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비록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의 방한복을 보면 달무임이 틀림없었다.'음?'상대방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설구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우선 멈추고 휴식하자. 다들 경계태세에 돌입해. 저들이 뭘 하려는 건지 잘 지켜보고."누군가가 뒤를 따라잡은 이상, 우선 상대방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일행은 곧바로 멈추었고, 뒤에 있던 달무 등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을 따라
고수들을 데리고 가문의 주둔지로 와 적들을 물리친 그는 지금 현재 암묵적인 가주였기 때문에 설구도 뭐라고 반박할 수가 없어 동의하고는 말을 덧붙였다. "그래요, 그럼 같이 가죠. 하지만 저희는 당신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합니다.""괜찮습니다. 저희의 몸은 저희가 잘 챙길 테니 걱정 마세요."염구준은 웃으며 대답했다.'가는 도중에 날 힘들게 하지만 않으면 다행이지.'이번에 임무를 맡은 정예 부대는 가장 약한 사람도 전신경지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그들은 장비를 점검하고는 스노모빌을 타고 설구의 인솔하에 그 신비한 곳으로 출발했다."다들 무사히 돌아와야 해요!"그들의 뒤에서 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크게 외쳤다.이번 임무에서 흑풍과 청목을 동시에 상대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염구준은 큰 가방 안에 구자검을 넣고 출발했다.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는 반보 천인 앞에서 여유를 부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청목존주의 일은 그리 급하지 않았다. 미끼는 이미 던졌으니 상대방이 물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다.낚시를 하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넓은 눈밭에서 사람들은 거의 모두 최대시속으로 스노모빌을 탔다.제일 앞에서 달리는 설구가 마음이 급해서 빠르게 몰아서였다.그들이 달리던 중 대오에서 눈이 가장 좋은 염구준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앞에 사람이 있어요!"그의 말을 들은 설구는 집중해서 눈을 똑바로 뜨고 앞을 보았고 정말 누군가가 서 있는 걸 보았다. 그는 곧바로 경계심이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정신 차려. 일 벌이지 말고."이 지역은 무인 구역이기 때문에 사람이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비정상적인 일이었다.설구는 먼저 방향을 약간 바꿔서 돌아가려고 했으나 곧바로 가로막혔다."안녕하세요,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그의 길을 막은 사람이 말했다.염구준은 앞에 있는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았는데,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오똑한 코를 가지고 있는 걸 보아 서양인 같아 보였다.심지어 그들 중 한 명은 전에 천랑성호에서 한
같은 시각에 설씨 가문 주둔지는 모닥불 파티를 연 탓에 매우 떠들썩했다.이 자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당연히 설씨 가문의 은인인 주작과 백호였다."이 술을 빌어 은인님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청목의 앞잡이들을 물리칠 수 있었어요.""이건 남극 빙원의 특산물인 크릴새우입니다. 한번 드셔보세요.""설웅이 여러분들같은 고수를 만난 건 저희 가문의 복입니다."설씨 가문 사람들도 매우 맛나게 먹었다. 이 음식들은 평소에 감독관들이나 먹는 것들이었다.사람들은 불을 에워싸고 춤을 추며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감정을 풀고 한껏 웃었다.설씨 가문 사람들의 열정에 주작과 백호는 적응이 되지 않아 염구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보냈으나 염구준은 웃으며 술잔을 들었을 뿐, 딱히 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금 속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떤 일들은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야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있었다. 너무 성급하게 굴었다간 허점이 많아지게 될 테고 그럼 신분이 들키게 될 테니까 말이다.'그쪽에서 놀라서 도망치면 이 모든게 헛수고가 되버리니까 천천히 해야 해.'모두가 기뻐하고 있을 때, 오직 설씨 가문의 장로, 설구만이 염구준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슬픈 눈빛을 하고서 눈썹을 찌푸리고 있었다."장로님, 나쁜 녀석들이 도망갔는데 왜 안 기뻐하세요?" 그의 이상함을 눈치 챈 설웅이 그의 옆으로 다가가서 물었다."에휴, 다시 돌아올 겁니다.""청목존주를 처리하지 않는 이상 다시 돌아올 거예요. 무엇보다 청목존주는 반보천인의 강자입니다. 누가 이길 수 있겠어요?"설구는 장로답게 다른 사람들보다 안목이 더 좋고 생각이 더 깊었다."가문 전체가 남극 빙원이 아닌 바깥으로 옮기는 건 어떨까요?" 그의 말을 들은 설웅은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바깥으로 갈 수 있었다면 이미 이사를 갔을 겁니다. 하지만 외부에는 강적이 있어요. 만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상대방의 질문에 설구는 천천히
사람들이 옆에서 관전하고 있기 때문에 주작은 더 빠르게 공격해 몇 분만에 개조 로봇을 부숴버렸다.이런 공격이 몸에 부담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괜찮아?"한편, 설웅은 감정을 더 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족들에게로 달려갔다."도련님, 저희를 구하러 오신 겁니까?"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설웅을 본 후 감동에 겨워 그를 에워싸고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설웅이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데려온 걸 보니 그들은 최근에 고생한 게 모두 보람차게만 느껴졌다.곧바로 그는 가문의 사람들에게 주작과 백호를 소개해주었고, 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소개를 다 들은 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염구준 등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그저 탐험가라고 하며 이곳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한 뒤 설씨 가문의 주둔지에 머물렀다.진실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설씨 가문의 사람들 중 혹여나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가 고자질을 할까봐서였다. 오랫동안 예속되어 왔으니 그런 사람이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한편, 눈밭에서 풀려난 감독관은 다른 광산까지 미친듯이 달려갔다. "너희 우두머리를 만나야겠으니 빨리 소식을 알려!""백어, 뭘 이렇게 급해해? 도망온 사람처럼 말이야."그를 본 이곳의 감독관이 농담하듯 말했다. 두 광산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평소에 서로 왔다갔다하며 잘 알고 지냈다."백씨 가문의 주둔지에 있던 광산이 침략 당해서 보고해야 해. 너희 우두머리는 어디있지?" 백어는 벌벌 떨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청목 조직은 등급이 삼엄해서 그의 신분으로는 본부와 연락할 수가 없었다."뭐라고?"이 말을 들은 몇몇 감독관들은 입꼬리가 내려가더니 크게 놀라했다.남극 빙원에서 감히 청목 조직과 맞서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조직의 사람들을 죽이는 건 더더욱 상상치도 못할 일이었다."얼른 따라와!" 이곳의 감독관은 더 이상 질질 끌지 않고 서둘러 길을 안내했다.이렇게 큰 일을 지체해서는 안되었다.그 후 백어는 우두머리에게 보고했고, 우두머리는 본부에 보고했
펑! 펑!전신지상 고수의 공격은 강력했다.주작은 마치 썩어빠진 나무를 자르듯 개조 로봇들을 하나씩 물리쳤다.이 실력이라면 고철덩어리도 자를 것 같았다.상대방의 실력을 보고 담당자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개조 로봇에게 명령을 내렸다.“꺽다리. 저년을 죽여!”꺽다리는 최고 병기였다.“접수.”개조 로봇은 무뚝뚝하게 대답하고 주작과 주먹다짐을 벌였다.쿵!쌍방의 실력은 비슷해서 한 번 치고 뒤로 물러났다.전신지상의 개조 로봇이었다.개조 로봇은 잠시 부품들을 재정비하더니 다시 공격을 퍼부었다.목표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매서운 공격이 다가올 때마다 주작은 피할 수 없어서 끝까지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한동안 쌍방은 치고 박고 해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뭐 하는 거야? 가서 설웅을 죽여.”담당자가 다시 명령을 내렸다.개조 로봇은 맷집이 세고 마모에 강하며 보험도 들어줄 필요가 없어서 좋았지만 딱 한 가지 단점 융통성이 없었다.탁탁!명령이 떨어지자 나머지 개조 로봇들이 설웅을 향해 돌진했다.한 켠에서 주작이 우세를 차지했지만 그를 보호할 여력이 없었다.부릉부릉!위급한 순간, 마침 스노우모빌의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백호가 현장에 나타났다.그는 스노우모빌을 세우기 전에 몸을 날려 개조 로봇을 폐철로 만들었다.또 전신지상의 고수가 나타나자 담당자는 골치가 아팠다.조직에서 전신지상인 로봇을 한 대만 주어서 어떻게 막아내야 할지 속수무책이었다.5분도 안 되어서 개조 로봇들이 모두 부품이 되어 바닥에 흩어졌다.“이봐. 나랑 좀 놀자.”백호가 담당자에게 말을 건넸다.단진 무성의 실력이라면 어느 정도 싸울만했다.“다들 뛰어!”담장자가 말하는 동시에 부하들이 바로 도망쳤다.“컥!”그런데 얼마 뛰지 못하고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눈앞이 아찔했다.고개를 숙여 보았더니 가슴에 피가 묻은 손바닥이 뚫고 나온 것이다.백호는 손칼 하나로 그를 황천길로 보냈다.휙!그는 손에 묻은 피를 휙휙 털어내고는 다
이번에 가족을 구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어야 할 것이다.“우리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어요.”주작이 보고했다.“알았어. 먼저 상황을 살펴보고 있어. 우리도 곧 도착해.”뒤에서 염구준이 지시를 내리고 위치를 파악했다.10 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전속으로 달린다면 금방이면 도착한다.“일단 가서 보자.”주작도 스노우모빌에서 내렸다.두 사람은 눈 위에 엎드려 포복으로 가장 높은 곳으로 기어갔다.그리고 고개를 쏙 내밀어 전방을 살펴봤다.설웅이 말한 주둔지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광산 같았다.그가 집이 맞다고 우기지 않았다면 잘못 왔다고 착각했을 것이다.광활한 광산에서 욕소리가 유난히 똑똑히 들렸다.퍽!“당장 일어나, 아니면 때려죽인다.”“흑흑. 제발 그만하세요. 할아버지가 버티지 못해요.”한 소녀가 노인을 보호하며 애원했다.바닥에 엎드린 노인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방한복이 피에 흠뻑 젖었다.“차라리 잘 됐지. 버티지 못하면 바로 뒷산에 던져.”현장 감독 담당자가 채찍을 흔들며 쏘아붙였다.그들은 사람이 죽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소녀는 흐느끼면서 애원했다.퍽!“하하하. 꺼져! 일하는 데 방해하지 마.”담당자는 소녀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미친듯이 웃었다.그래도 소녀는 노인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멀리서 그 장면을 보던 설웅이 이를 갈며 눈물을 글썽이더니 벌떡 일어서서 소리질렀다.“때리지 마! 나한테 덤벼!”얻어 맞던 소녀는 바로 설웅의 친여동생이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주작은 욕을 퍼붓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우리 들통났어요. 전방에서 몰려오고 있는데 어떡할까요?”주작이 바로 보고했다.“그럼 싸우는 수밖에 없지.”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백호 가서 지원해. 나머지는 나한테로 와.”전신지상 고수 두 명이 나서면 충분하니 반천인 고수가 나설 필요가 없었다.염구준은 일찍 정체가 드러나는 게 싫어서 모든 사람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설씨 가문 개똥에도 쓸모없는 도련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