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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고씨 일가 쪽에서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용호산 천암사 쪽에서는 도포를 입고 머리에 나무 비녀를 꽂은 제자들 몇 명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허약한 노인을 데리고 정자에 도착했다.

자세히 보니 그 노인은 다름 아닌 윤구주로 인해 단전이 파괴된 홍진후였다.

“사제, 내가 푹 쉬라고 했잖아. 왜 온 거야?”

기성윤은 사제를 보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홍진후는 예전처럼 의기양양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해쓱해 보였고 얼굴은 온통 잿빛이었다.

그는 고통스럽게 두 눈을 뜨면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 자식이 죽는 걸 직접 보고 싶어서요. 그 자식이 죽는 걸 제 두 눈으로 직접 봐야 화가 풀릴 것 같아요.”

기성윤은 당연히 사제의 원망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탄식하며 말했다.

“사제, 걱정하지 마. 오늘 고진용 어르신이 있으니 그 자식이 아무리 대단해도 절대 살아서 떠날 수 없을 거야.”

휠체어에 앉아 있는 홍진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에서 보이는 증오는 아주 뚜렷했다.

그는 당연하게도 윤구주가 미웠다.

그의 단전을 파괴한 사람이 다름 아닌 윤구주이기 때문이다.

이때 사람들은 제비강에서 윤구주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윤구주가 오늘 고진용의 손에 죽기를 바랐다.

오직 고시연만이 묵묵히 윤구주를 걱정했다.

시간은 일분일초 흘렀고 드디어 9시 50분이 지나서야 두 명의 사람이 고씨 일가 사람들, 용호산 천암사 그리고 무도 연맹 사람들 눈앞에 나타났다.

한 명은 윤구주, 다른 한 명은 시괴 동산이었다.

“왔다. 저기 봐, 윤구주가 왔어!”

사람들은 둘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들을 죽어라 노려보았다.

용호산 천암사의 기성윤마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윤구주는 훤칠하고 잘생겼다.

다가오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빛나는 별만큼이나 눈부셨다.

단순히 그의 용모가 잘생겨서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아니었다. 타고난 왕의 기질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압박감을 줬기 때문이다.

“사제, 사제의 단전을 파괴한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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