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윤구주가 기술을 쓸 차례였다.그의 말대로 윤구주는 이전에 누구와 싸우든 먼저 상대에게 몇 번 양보했었고 이전의 용호산 홍진후와 고준형도 그는 모두 양보했었다.지금은 고씨 가문의 부처님을 마주하고 있어도 윤구주는 여전히 같은 방식이었다.하지만 이제 봐주는 건 끝났고 윤구주가 반격해야 했다."그동안 내 실력을 알고 싶어 하지 않았어? 이제 봐도 돼."윤구주가 고씨 가문의 부처님을 향해 냉혹하게 말했다. 그가 손을 들어 가리키자, 파도가 거센 강물이 순식간에 멈추었다.마치 카메라가 고정된 것 같았다.곧이어 윤구주의 입에서 몇 개의 또렷한 문자가 뱉어졌다."봉왕팔기, 제4기, 어검술!"그의 손가락에 이상한 칼날이 생겨났다.이 검술이 나타나자 그의 주위에 흐르던 물방울이 눈에 보이는 속도로 모두 투명하고 반짝이는 검으로 뭉쳐졌다.이 검들이 윙윙거리는 소리는 실제 칼날보다 더 날카롭고 무서웠다. 그 검에는 황금빛이 감돌았기 때문이었다.이 빛은 당연히 윤구주에서 수련한 의 진원 내력이 응축된 것이었다.천지를 뒤덮은 물방울이 모두 한 자루의 검으로 굳어졌을 때, 제비 강변의 모든 사람들은 살을 에는 듯한 음산한 검의 기운을 느꼈다.까막 어선에 서 있는 고씨 가문 부처님, 고진용을 포함해서 말이다.본능적으로 긴장한 그의 온몸에 무술 새까만 무홍의 기운이 다시 치솟았다."검, 앞으로!"윤구주가 검은 어선에 서 있는 고진용을 가리켰다.온 하늘에 있는 검이 광풍처럼 모두 고진용을 향해 쏟아졌다.고진용이 폭소를 터뜨리자 검은색의 무홍의 기운이 두 개의 거대한 손바닥으로 변했다. 이 손바닥이 나타나서 그는 윤구주의 검우를 막고 싶었다.하지만 막을 수 있겠는가펑펑펑!온 하늘에 검우가 그 무홍의 기운 위로 뚝뚝 떨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진용의 온몸에 있던 무홍의 기운이 검우에 의해 깨졌다.윤구주는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다시 검술을 바꿨다.그 검들이 갑자기 모여서 하늘을 나는 거대한 검으로 변했다."죽여!"윤구주의 손
그의 손에 있던 칼날이 날아갔고, 주변에 있던 청성관 제자 수십 명의 칼날도 모두 칼집을 내면서 모두 윤구주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그들뿐만이 아니었다.심지어 단도문, 형의문, 신씨 일가 형제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까지... 손에 들고 있던 병기와 무기도 모두 빠져나와 윤구주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이 검과 이 칼들은 그의 손에 이끌려 가는 것 같았다."어머, 그럴 리가...""저놈, 우리 검을 빨아들인다는 말인가?"설마, 이것이 전설의 만검일명인가?"검날과 다른 무기들이 윤구주 머리 위에 나타난 후, 그의 손가락 검술은 다시 바뀌었다.그리고는 검, 칼, 모든 화살을 고진용에게 겨누었다.이때 고진용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빌어먹을, 이게 도대체 무슨 기술인가?"그는 비명을 지르며 두 손을 합쳤다.쾅!어두운 검은 무홍의 기운이 몸을 뒤틀면서 그의 몸에 이상한 변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판부 표면에 물고기 비늘처럼 청동색 판층이 생겨났다.이것은 고씨 가문 최강의 불사명왕공이었다.고진용은 육신 무적이라고 불린다.그 집안에 전해지는 불사명왕공은 당대 제일의 호체공법이었다.이 방법은, 세 층으로 나뉜다. 첫 번째 층은 철이고, 두 번째 층은 동이며 세 번째는 금이었다.예전에 고준형과의 일전에서 윤구주는 명왕공의 철 버전을 본 적이 있는데 철판은 윤구주에게 있어서 완전히 종이 조각 같았다.지금, 고진용은 이 명왕공을 전시하고 바로 두 번째 층인 동판 단계로 넘어갔다.이 동판가 나타나자 그의 온몸은 강철 같았고, 검은 무홍의 기운과 함께 하늘로 치솟았고, 그는 기어이 윤구주를 막으려고 했다.윤구주의 손가락을 누르자 그의 머리 위로 날아온 수백 개의 칼날과 병기가 유성처럼 쏟아졌다.그가 울부짖자 온몸의 동판으로 이를 막으려 했다.땡땡땡!일련의 금고철 소리가 들려오면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육신 무적의 이 늙은 부처가 윤구주의 일격에 몸을 움츠렸다.그 입가는 더욱 선혈이 낭자하게 번져나갔다.그러나 그의 육신은 이제 청동이 아니라 황
그는 용처럼 주먹을 썼다.윤구주의 주먹은 구양진용기의 힘을 담고 있어 주먹 한 방으로 천지가 변할 수 있었다.그의 주먹은 하늘을 찔러 고진용의 불사 금판에 박혔다.말로 형용할 수 없는 힘이었다. 내리치는 순간 온 강이 요동쳤고, 공포의 에너지 파동은 강가의 돌 정자 몇 채를 쿵쾅거리며 무너지게 했다.고진용을 보면, 불사 금판으로 윤구주를 억지로 짊어졌을 때, 그의 몸은 심하게 움푹 패였고 온몸의 금판 층도 윤구주의 주먹에 맞아 균열이 생겼다.하지만 정말 윤구주의 주먹을 막아내다니."야비한 녀석아, 정말 내 불사 금판을 터트릴 수 있을 것 같으냐? 하하하, 꿈꾸지 마!""불사 금판은 탱크가 폭격해도 안 터져. 너 노선 잘 잡아.”고진용의 목소리가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그의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왜냐하면 윤구주의 주먹이 다시 날아드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이번에는 윤구주의 몸 뒤에 두 마리의 황금 용 그림자가 나타났다.고진용을 자랑할 틈도 없이 서둘러 다시 방어해야 했다.퍽!윤구주의 쌍용 주먹이 다시 고진용의 불사 금판을 내리쳤다.이 주먹은 지난번에 쳤던 주먹보다 무려 두 배나 힘이 더 났다.작은 산이 윤구주 앞에 있어도 부서질 것 같았다.공포의 쌍용주먹은 고진용의 불사 금판을 세게 내리쳤다. 고진용의 몸통만 마치 물고기 비늘과 같은 불사 금판이 겹겹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육안으로 그의 금판이 모두 부서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윽!고진용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자 몸이 휘청거리며 버티면서 비명을 질렀다."말도 안 돼!""말도 안 돼!""내 불사 금판은 무술의 힘이다...도대체 무슨 신통력을 쓰는 거야?"고진용이 경악하는 사이에 윤구주 안에서 용이 울부짖는 소리가 세번 들렸다.곧이어 세 마리의 용 그림자가 윤구주의 뒤에 나타났다.삼용!윤구주가 다시 삼용의 힘을 모아 쳐부수는 것을 보았을 때, 고진용은 단번에 사색이 되었다.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권력이 다시 고진용의 몸에 떨어졌다.이 주먹이 떨어지자
고씨 가문.고진용이 완전히 죽은 후 고씨 가문 전체가 와해되었다.무술 연맹 아지트에서 각 문파의 사람들은 모두 이미 조용히 떠났다.이전에 고씨 가문을 떠받들었던 단도문, 형의문, 청성관 등 서남연맹 여러 문파가 모두 떠났다.‘이제 고씨 가문의 부처님도 죽었는데 생각해 봐, 누가 고씨 가문에 있겠는가? 누가 감히 윤구주를 건드리겠는가?'예전에 떠들썩했던 무술 연맹 아지트가 지금은 썰렁했다.고씨 가문의 제자 수십 명을 제외하면 용호산 천암사 사람들뿐이었다.이렇게 큰 아지트에서 시체 한 구가 한가운데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시체는 산 채로 맞아 죽은 고진용이었다.그의 시신은 흰 천으로 싸여 아지트 한가운데 놓여 있었고 주변에는 고준형, 고시연, 그리고 나머지 고씨 가문 제자들이 차례로 그의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용호산의 진성 대가 기성윤이 밖에서 들어왔다.그는 고진용의 시체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그가 입을 열었다.고씨 가문 가주님,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고준형은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씨 가문 가주님, 이제 부처님도 전사하셨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기성윤은 생각해 보고 물었다.기성세대의 문파인 용호산은 단도문, 청성관, 그놈들처럼 가자고만 할 리 없다.그러자 고준형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제 고 씨 가문은 망했어요...""하...""고씨 가주님도 기죽지 마십시오. 우리 용호산과 당신네 고 씨 가문는 아무래도 대천군입니다. 이번에 고 부처님께서 조난을 당한 건 제가 반드시 우리 대천군께 아뢰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대천군이 산 밖으로 나갈 수 있다면, 반드시 고 부처님을 대신하여 정의를 구할 수 있을 겁니다.""게다가, 너희 고 씨 가문은 이미 화진 4대 가문의 남궁 가문과 혼인을 성사하지 않았습니까?""어찌 이번 고씨 가문의 조난에 남궁 가문이 한 명도 지원하러 오지 않았단 말인가.”기성윤이 물었다.갑자기 화진의 4대 세가 중 하나인 남궁 세가가 거론되자
정태웅과 남궁서준은 입을 열자마자 사람을 죽이느니 마느니 심상치 않은 말을 했다.이에 고준형뿐만 아니라 고씨 가문 모두가 발끈했다.고씨 가문은 채부처의 죽음에 가슴 아파 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느닷없이 불쑥 나타난 낯선 사람이 뻔뻔스럽게 큰소리를 치는 걸 보니 고준형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주제 파악도 못 하는 것들이 감히 고씨 가문에서 소란을 피워? 이봐라, 당장 와서 저 두 사람을 붙잡아라.”고준형의 명령에 따라 십여 명의 수제자들이 나타나 정태웅과 남궁서준을 향해 돌진했다.사람들이 막 움직이려던 찰나, 흰옷을 입은 사람의 그림자가 눈앞에 번뜩였다.두 손가락을 모아 몸 앞에서 살짝 움직이자, 검의 그림자가 나타났고 그것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경이로워 마치 검신이 재림한 것 같았다.사람들은 남궁서준의 손끝에서 번쩍이는 하얀 빛을 보았다.빛 한줄기에 이곳저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십여 명의 수제자들은 미처 그 빛을 피하지 못했고, 예상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빛은 그들의 몸을 관통하여 그 자리에서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심지어 정태웅은 아직 손을 쓰지도 않았다.“X발, 뭐야? 나한테도 어느 정도는 남겨줘야지.”정태웅은 십여 명의 수제자들이 순식간에 몰살당하는 모습을 보고선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그 시각 고준형을 비롯한 그의 수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아연실색했다.열네다섯 살로 보이는 소년이 이렇게 공포스러울 줄 누가 감히 예상이라도 했겠는가?심지어 십여 명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고씨 가문은 도대체 무슨 죄를 기었길래 저런 사람의 심기를 건드린 걸까?하나같이 비참하게 죽은 수제자들을 바라보던 고준형은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당신들... 도대체 누구야? 우리가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고!”정태웅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들며 말했다.“진짜 뻔뻔스럽네. 방금 전까지 큰소리치던 사람이 그쪽 아니던가? 우리 군왕님을 상대할 거라며?”“왕이라니?”고준형은 그가 말하는
누가 봐도 손에 들린 그 머리는 고씨 가문 어느 한 노장의 것이다.심지어 머리가 잘려 나가는 순간에도 노장의 눈동자는 움직이고 있었고 그 모습은 끔찍하기 그지없었다.넋을 잃은 사람들은 정태웅이 머리를 땅에 던지고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죽음의 신이 나타났다. 그것도 두 명이나!둘은 비할 바 없이 모두 잔인하고 사악하다.고준형은 멋모르고 행동했던 과거의 자신을 원망했다.얼굴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후회했으나 더 이상 소용이 없다.아무 생각 없이 허세 부리려고 내뱉었던 말이 이런 어마무시한 두 괴물을 도발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더 중요한 건, 그들 모두 윤구주의 부하라는 것이다.더군다나 정태웅은 두 노장을 죽인 후에도 여전히 싱글벙글 웃고 있으며 남궁서준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꼬맹이, 봤냐? 형 실력 죽이지?”흰옷을 입은 소년은 대꾸하기 귀찮은 듯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지금 우릴 무시하는 거니?”정태웅이 사람을 죽인 뒤 남궁서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용호산의 기성윤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용호산과 고씨 가문은 대대로 친분이 있었다.게다가 정태웅과 남궁서준이 이렇게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니 용호산의 진성 대가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실력이 대단한 건 알겠는데, 대낮에 이렇게 사람을 죽이는 건 무도인의 의협심에 너무 어긋나는 일이 아닌가?”용호산의 진성 대가가 입을 열자, 정태웅은 흥미로운 듯 고개를 돌려 기성윤을 바라봤다.“신경 안 써서 몰랐는데 용호산에 아직도 도사가 남아있었군.”기성윤은 조롱을 당했는데도 화를 내지 않았다.“꼭 주제 파악 못 하는 것들이 이렇게 나댄다니까.”“X발, 뭐라고 했냐? 체면 살려주니까 뭐라도 된 줄 아나 봐? 똑똑히 들어, 오늘 용호산의 대천군이 나타나도 넌 죽을 거야.”정태웅은 곧바로 욕설을 퍼부었다.“잠깐...”기성윤은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분노가 밀려와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뭐가 됐든 그 역시 용호산의 진성 대가였으니까.“잠깐 같은 소리하네. 왜? 불만 있어? 천하
“왜? 겁먹었냐?”기성윤이 가로막자 정태웅은 비꼬듯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솔직히 어찌 겁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방금 그 검을 제때 막지 않았다면 이미 황천길을 걸었을 것이다.게다가 검의 위력은 완전히 기성윤의 상상을 뛰어넘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는 동공이 잔뜩 확장된 채로 남궁서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잘못했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용호산 천암사의 천년 유산을 생각해서라도 이만 용서해 줘. 이렇게 부탁할게.”용호산의 진성 대가가 용서를 빌었지만, 그의 사악함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그저 말없이 정태웅을 바라봤다.그는 정태웅이 답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정태웅은 턱을 만지작거리다가 입을 열었다.“됐다, 꼬맹아. 대천군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번에는 이만 물러서자. 어쨌든 군왕님도 대천군과 친분이 있잖아.”남궁서준은 그 말을 듣고서야 검을 거두었고, 뿜어내던 살기도 이따금 줄어들었다.살기가 사라지자 기성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말고 당장 꺼져. 오늘의 타깃은 고씨 가문이니까 이만 가봐.”기성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정태웅과 남궁서준을 향해 절을 하고는 쏜살같이 자리를 떴다. 아무래도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 용기가 없었던 모양이다.그렇게 용호산의 사람들은 전부 다 떠났다.이제 대전에 남은 건 고준형, 고시연, 그리고 살아남은 수십 명의 수제자들뿐이었다.“자, 이제는 너희 차례야.”정태웅은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를 짓더니, 이내 살벌한 눈빛으로 고씨 가문을 바라봤다.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잿빛이 되었고 겁에 질린 듯 몸을 벌벌 떨었다. 고준형도 마찬가지다.“그러니까... 원하는 게 뭐야?”두려움이 엄습한 고준형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원하는 거? 너희처럼 보잘것없는 인간들을 죽이는 거야.”앉을 자리를 찾은 정태웅은 말하며 다리를 꼬았다.“설마 고씨 가문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냐? 고씨 가문에 랭킹 7위에 달하는 괴물이 나와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
황폐해진 고씨 가문의 저택 문 앞에는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그는 돌처럼 묵묵하고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시괴 거인 동산이다.얼마 후 갑자기 고씨 가문의 대전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자세히 보니 이 두 사람은 다시 돌아온 정태웅과 남궁서준이였다.“뭐지? 저 자식은 어디서 나타난 거야?”정태웅은 장엄한 동산을 보고선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동안 고씨 가문에서 동산을 본 적이 없었기에 호기심이 극에 달했다.그의 곁을 따라다닌 남궁서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동산을 바라볼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이봐, 그쪽은 누구지? 어디서 나타난 거야?”정태웅은 다가와 물었다.비록 동산은 눈을 뜨고 있었지만 눈동자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파리 한 마리가 눈에 떨어졌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 모습을 본 정태웅은 답답함이 밀려왔다.“야, 내가 지금 물어보잖아! 벙어리냐?”동산은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X발, 이렇게 나온다는 거지? 그럼 이제는 내가 손을 쓸 수밖에 없겠네.”정태웅은 주먹을 들어 동산을 위협하려고 했다.“바보, 아무리 겁을 줘도 상대해 주지 않을 거예요.”이때 남궁서준이 한마디를 내뱉었다.“왜?”정태웅은 궁금해서 물었다.“왜냐하면 사람이 아니잖아요.”남궁서준의 답에 정태웅은 의아한 듯 다시 물었다.“뭐라고?”“살아있는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잖아요. 설마 그것도 몰랐어요?”그 말에 충격받은 정태웅은 얼른 고개를 돌려 다시 한번 동산을 자세히 살펴보았다.그제야 확실히 살아 있는 사람의 기운이 없다는 걸 깨닫고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어머, 진짜 사람이 아니었네. 잠깐만, 사람이 아닌데 여긴 왜 있는 거지? 봐봐, 심지어 눈을 뜨고 있잖아.”남궁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역시도 동산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다.“됐다, 신경 끄고 얼른 군왕님 만나러 가자.”말을 마친 그는 곧장 남궁서준을 데리고 대전으로 들어가려고 했다.그런데 이때, 굉음과 함께 동산이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