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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작가: 김원호
옷을 다 입은 뒤 고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얌전히 윤구주의 곁에 섰다.

예전의 거만하던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는 지금 윤구주의 앞에서 종과 다름없었다.

“고씨 일가가 어디 있는지 얘기해 봐.”

윤구주가 물었다.

“고씨 일가는 남릉에 있습니다.”

고시연은 솔직히 대답했다.

“좋아. 남릉에 한 번 가야겠어.”

...

백화궁.

윤구주가 고시연을 상대하러 갔을 때 연규비와 백경재 등은 룸살롱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세 명의 사람이 백화궁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는 훤칠했고 여자는 아름다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은 초췌했다. 그녀는 마치 종처럼 묵묵히 남자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윤구주와 고시연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뒤에는 그들을 뒤따르고 있는 시괴거인 동산이 있었다.

세 사람이 돌아오자 입구에 있던 연규비와 백경재 등 사람들은 서둘러 그들을 맞이하러 갔다.

“구주야, 드디어 돌아왔네? 응? 이 미녀는 누구야?”

연규비는 윤구주의 뒤에 고시연이 있는 걸 발견하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백경재와 다른 백화궁 여자들은 고시연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 다들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이쪽은 고씨 일가 셋째 딸이야.”

윤구주가 덤덤히 말했다.

‘뭐라고? 고씨 일가 셋째 딸?’

연규비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다시 고시연을 자세히 살피다가 그제야 그녀를 알아보았다.

“정말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네! 구주야,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는 왜 데려온 거야?”

윤구주가 대답했다.

“이젠 내 종이거든!”

종이라는 말에 연규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고개를 들자 항상 거만하던 고시연이 고개를 숙이고 마치 진짜 종처럼 윤구주의 곁에 서 있는 게 보였다.

“역시 저하는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빨리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를 굴복시킬 줄은 몰랐어요!”

옆에 있던 백경재가 웃으면서 말했다.

“됐고 규비야, 이 여자는 일단 너한테 맡길게. 난 채은이를 보러 가야 해서 말이야.”

윤구주는 말을 마친 뒤 고시연을 신경 쓰지 않고 곧장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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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님, 얼른 여기 와보세요!”이때 밖에서 갑자기 주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의 목소리를 들은 이홍연은 서둘러 그에게로 걸어갔다.“무슨 일이에요?”주도가 기묘한 표정으로 주변 바닥을 살피면서 말했다.“제 판단이 맞다면 이곳에서 한차례 전투가 있었을 겁니다.”“전투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이홍연은 서둘러 물었다.“여기 바닥에 생긴 균열을 보세요. 뭔가 떠오르지 않나요?”주도는 그렇게 말하면서 바닥을 가리켰다.바닥에는 팔뚝만큼 굵은 균열이 아주 촘촘히 분포되어 있었고 그밖에 왼쪽에는 부러진 나무도 있었다.그 흔적들을 본 이홍연이 말했다.“마치... 검흔 같아요.”“맞아요! 이렇게 강한 검기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절정 강자일 거예요!”그 말을 들은 순간 이홍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절정 강자라고요? 민규현 씨 일행이 절정 강자에게 공격당했다는 말인가요?”주도는 고개를 저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전 최근 들어 서울에 절정 강자들이 아주 많이 나타났다는 걸 느꼈어요.”주도의 말을 들은 이홍연은 다시금 충격을 받았다.눈앞의 주도는 수십 년 전 무시무시한 육도 절정에 다다른 사람이었다.게다가 지금의 그는 칠살에 발을 들인 상태였다.그래서 이홍연은 주도의 말을 절대 의심하지 않았다.그런데 그런 그가 절정 강자가 민규현 일행을 공격했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이홍연은 저도 모르게 걱정이 되었다.“큰일이에요. 지금 구주는 서울에 없는데, 만약 정말로 절정 강자가 민규현 씨 일행을 공격했다면 그들은 분명 크게 다쳤을 거예요.”이홍연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어떡하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민규현 씨 일행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이홍연은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참! 하마터면 신우 삼촌을 잊을 뻔했네요.”이홍연은 갑자기 이마를 탁 치면서 말했다.“신우 삼촌이요?”이홍연이 갑자기 신우 삼촌이라고 하자 주도는 당황했다.“네. 구주 아버지이자 윤씨 일가의 가주 말이에요! 아버지 말씀에

  • 구주, 왕의 귀환   제1619화

    황성, 공주저.“뭐라고? 우리 아버지께서 폐관하신다고? 그게 정말이야?”아버지를 찾아가서 윤구주의 상황을 물을 생각이었던 이홍연은 폐황령이 반포됐고 국주가 폐관에 들어갔다는 걸 알고서는 비명을 질렀다.“네, 사실입니다. 조금 전 육도진 우상의 말을 들어 보니 국주님께서 이미 폐관에 들어가셨답니다. 조정의 일은 모두 육도진 우상에게 맡겼답니다.”한 하인이 대답했다.이홍연은 진정할 수가 없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난 금방 금란 대전에 갔다 왔었는데. 아버지께서 벌써 폐관에 들어가셨다고?”왠지 모르게 이홍연은 아주 큰 일이 일어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안 돼. 아버지를 찾아가서 똑똑히 물어봐야겠어.”’말을 마친 뒤 여섯째 공주는 다시금 금란 대전으로 향했다.이홍연이 금란 대전에 도착했을 때, 금란 대전의 오래된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게다가 밖에는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가득했고 그들 외에도 황성의 최고 절정 강자 한진모이 있었다.굳게 닫힌 금란 대전의 대문을 바라보던 이홍연은 미간을 한껏 찌푸리면서 빠르게 걸어갔다.“한진모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우리 아버지는요?”내시 옷을 입은 한진모가 웃으며 대답했다.“공주님, 국주님께서는 폐관에 들어가셨습니다.”“폐관이요? 우리 아버지가 왜 난데없이 갑자기 폐관을 한단 말이죠?”이홍연이 물었다.한진모는 웃으며 대답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한진모의 대답을 들은 이홍연은 속이 타들어 갔다.결국 그녀는 다시 공주저로 돌아왔다.“우리 아버지께서는 왜 갑자기 폐관에 들어가셨지? 설마 당분간 정무도 보지 않으실 생각인 건가? 그리고 태산봉선을 할 거라고, 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거라고 하셨었는데! 대체 그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이홍연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답답했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답답해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폐관에 들어간 국주를 방해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에라 모르겠다. 일단 구주부터 찾아가야겠어.’이홍연은 속으로 생각했다.‘그런데 구주는 대체

  • 구주, 왕의 귀환   제1618화

    “결국 올 게 왔어.”국주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나는 종문이 구주 때문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을 거로 생각했었어. 내가 종문을 너무 얕봤던 것 같아.”국주가 갑자기 다시 말했다.육도진이 대답했다.“국주님, 괜한 걱정하시는 겁니다. 전 구주왕의 실력이라면 종문의 난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국주는 손을 내저으면서 금빛 왕좌에서 일어났다.“내가 걱정하는 건 구주의 실력이 아니야. 난 구주가 종문과 싸우게 되면 우리 화진의 무도까지 그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돼. 만약 우리 화진의 무도가 혼란에 빠진다면 화진은 엄청난 위기에 빠질 거야. 게다가 현재 조정에는 자신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알게 모르게 종문과 결탁한 내각 대신들이 아주 많아. 만약 무도가 혼란에 빠진다면 조정 또한 혼란에 빠질 거야.”육도진은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랐다.그는 국주의 말이 옳다는 걸 알고 있었다.화진은 무도로 나라를 세웠고 화진의 무도 3대 서열은 오랜 역사가 있었다.만약 무도가 혼란에 빠진다면 화진 또한 혼란에 빠질 것이다.그렇게 되면 세력들은 서로 다툴 것이고 난세가 펼쳐질 것이니 화진의 국주로서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렇다면 국주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육도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국주는 대답하지 않고 뒷짐을 진 채로 먼 곳을 바라보며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난 폐황령을 가동할 생각이야.”‘뭐라고?’“폐황령이요?”폐황령이라는 세 글자에 육도진은 깜짝 놀랐다.폐황령이란 무엇인가?폐황령이란 국주가 당분간 나랏일을 관리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했다.그것이 바로 폐황령이었다.쉽게 말하자면 폐황령이 가동되는 순간 종문, 문벌, 세가 모두 마음껏 싸울 수 있다는 뜻이다.물론 그들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반대로 전쟁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황성 쪽에서는 그들의 일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국주님 말씀은 구주왕 홀로 무도 3대 서열을 상대하게 할 거란 뜻입니까? 이제 막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종문

  • 구주, 왕의 귀환   제1617화

    “그렇군요! 그러면 그 검선이라고 불리는 서요산의 선배가 정말로 그렇게 대단하신 분이지 제가 직접 봐야겠어요!”이홍연은 그렇게 말하면서 금란 대전 쪽으로 달려갔다.이홍연이 금란 대전으로 달려가던 순간, 갑자기 흰색 검광이 금란 대전 안에서 나왔다.그 흰색 빛은 아주 빠르게 움직였다.흰색 빛 위로 푸른색 옷을 입은 사람이 큰 검을 밟고 서서 금란 대전 안에서 밖으로 나왔다.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그 사람의 용모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큰 검을 밟고 서 있던 그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황성에서 사라졌다.“세상에! 검선이에요!”비검을 밟고 서 있는 사람을 본 아름다운 화진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작은 입술을 크게 벌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육도진과 한진모는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육도진은 감탄하며 말했다.“역시 서요산 검종 출신답네요!”바로 이때 금란 대전 안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육도진 우상, 안으로 들어와.”그것은 화진 국주의 우렁찬 목소리였다.그 목소리를 들은 육도진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이내 육도진과 한진모, 이홍연이 금란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아주 호화로운 왕좌 위에 국주가 앉아 있었다.“아버지!”이홍연은 안으로 달려 들어간 뒤 화진의 국주 앞에 섰다.“넌 여긴 웬일이냐?”국주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딸을 보이 갑자기 찾아오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홍연은 입을 비죽이며 말했다.“아버지를 찾아왔죠! 조금 전 육도진 우상의 말씀을 들어보니까 서요산 검종 출신의 손님을 접견하셨다면서요? 그게 정말이에요?”국주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그래. 조금 전에 만났었단다.”“세상에! 아버지, 얼른 말씀해 보세요. 그 검선은 어떻게 생겼나요? 정말 소문처럼 못 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아주 대단한가요?”이홍연은 궁금한 듯 말했다.국주는 호탕하게 웃었다.“누가 너에게 그들이 못 하는 게 없다고 한 거냐?”“네? 다들 그렇게 말하던데요. 그리고

  • 구주, 왕의 귀환   제1616화

    서울 황성.윤구주가 설국을 화진의 속국으로 만든 뒤로 황성은 아주 떠들썩했다.특히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매우 기쁘고 즐거웠다.이렇게 엄청난 공을 세운 사람이 다름 아닌 그녀가 좋아하는 윤구주였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 이홍연은 조금 답답했다.그녀는 윤구주가 얼른 돌아오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설국 일을 처리하기 위해 화진을 떠난 지 일주일이 거의 다 돼가는데 윤구주는 여전히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화진의 여섯째 공주인 이홍연은 그 때문에 흑여산맥에 연락까지 해봤다. 그러나 흑여산맥 쪽에서는 윤구주가 일찌감치 떠났다고 전했다.이러한 상황에 이홍연은 속이 타들어 갔다.“이 자식 대체 또 어디로 간 거야? 설마 또 여자 꼬시러 간 건가?”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결국 이홍연은 아버지를 찾으러 가기로 마음먹었다.이내 이홍연은 금란 대전 밖에 도착하게 되었다.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저 멀리 우상 육도진과 내시 총관 한진모가 금란 대전 밖에 서 있는 게 보였다.예전이었다면 육도진과 한진모는 아버지와 함께 있었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두 사람은 밖에 있었고 그 때문에 이홍연은 조금 의문이 들었다.“육도진 우상! 두 분 여기서 뭐 하세요?”이홍연은 그들에게 다가가면서 물었다.육도진과 한진모는 이홍연이 다가오는 걸 보고 미소 띤 얼굴로 그녀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공주님을 뵙습니다!”“여기서 뭐 하고 계세요? 왜 아버지와 함께 안에 있지 않는 거예요?”이홍연이 물었다.“공주님, 국주님께서는 지금 귀한 손님과 얘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그래서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육도진이 말했다.귀한 손님?그 말에 이홍연은 조금 호기심이 생겼다.그녀는 아름다운 눈동자를 깜빡이면서 금란 대전 쪽을 바라보았다.“얼마나 귀한 손님이길래 두 분까지 밖으로 내보낸 거예요?”이홍연은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그녀의 앞에 있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화진의 우상이고 다른 한 명은 황성의 최고 절정 강자였다.그런데 그녀의 아버지는 귀한 손님을 대

  • 구주, 왕의 귀환   제1615화

    “태웅 형님, 무슨 상황이에요? 조금 전까지 즐겁게 술을 마시더니 왜 갑자기 가야 한다는 거예요?”공수이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서울에 문제가 생겼어. 이 바보야! 우리는 지금 당장 돌아가야 해!”정태웅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뭐?’그 말을 들은 공수이는 순간 술이 깼다.“서울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예요?”공수이는 잠깐 생각한 뒤 물었다.“아까 우리 형님께서 전화가 왔어. 종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형님 일행을 죽이려고 했다고 말이야.”정태웅은 주먹을 꽉 움켜쥐면서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종문이라는 말에 공수이는 입을 비죽였다.“겨우 종문일 뿐이잖아요? 무서워할 것 없어요!”곤륜에서 몰래 빠져나온 공수이는 종문 따위 두렵지 않았다.그러나 정태웅은 달랐다.“수이야, 잊었어? 저하께서는 지금 서울에 계시지 않아. 지금 서울에는 우리 형님 일행만 있다고. 종문이 정말로 그들을 죽이려고 한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어?”정태웅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말했다.그 순간 공수이는 조금 깨달았다.정태웅의 말대로 윤구주는 지금 서울에 있지 않았고, 가장 강한 그도 서울에 없었다.서울에는 민규현, 천현수와 다른 몇 명의 사람들만 있을 뿐이었다.만약 종문에서 그들을 공격한다면 큰일이었다.“세상에! 구주 형님께서 서울에 계시지 않다는 걸 깜빡했어요!”공수이는 그렇게 말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가자. 얼른 서울로 돌아가야 해.”공수이는 서둘러 여자들 틈 사이에서 빠져나와 출발 준비를 했다.“스님 오빠, 어디로 가는 거예요?”두 사람이 황급히 떠나려고 하자 그들의 뒤에 있던 룸살롱 아가씨들이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공수이는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그들에게로 달려가서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의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난 중요한 일을 하러 가야 해요. 일을 다 마치면 다시 돌아올게요. 꼭 날 기억해야 해요!”공수이는 여자에게 입을 맞춘 뒤 서둘러 정태웅과 함께 룸살롱을 떠났다.밖으로 나온 뒤 공수이는

  • 구주, 왕의 귀환   제1614화

    “휴.”윤신우는 깊이 한숨을 쉰 뒤 입을 열었다.“연수야, 날 탓할 거니?”윤신우의 눈가 쪽으로 바람이 불어왔다. 그 순간 윤신우는 눈이 살짝 시큰거렸다....흑여산맥 근처의 한 마을.그 마을의 가장 호화로운 룸살롱 안에서 아주 듣기 싫은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그 목소리는 정태웅의 것이었다.화려한 불빛이 번쩍이는 룸 안, 짙은 화장을 한 여자들이 그곳에 앉아서 장난을 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여자들 사이에는 얼굴이 빨갛고 온몸에서 술 냄새를 풍기는 스님 한 명이 있었다. 그는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의 흰 가슴에 안겨서 행복하게 양주를 마시고 있었다.그 스님은 정태웅과 함께 있던 공수이였다.공수이는 몰래 곤륜에서 빠져나온 뒤 완전히 향락에 빠졌다. 그는 술도 실컷 마시고, 고기도 원 없이 먹었으며 이젠 매일 예쁜 여자들을 만나려고 했다.그는 여자가 없는 날은 헛된 하루라고 말하기도 했다.“스님 오빠, 어젯밤 정말 대단하던데요? 제 친구들 모두 스님 오빠 때문에 아직도 침대 위에서 일어나질 못하고 있어요.”스님을 안고 있던 붉은 머리카락의 여자는 비록 나이가 좀 있는 듯했지만 아주 매력적이었다.공수이는 안목이 높은 편이었다.여자는 몸매가 아주 좋았다.그녀는 흰색 셔츠에 검은색 스타킹과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어른스럽고 관능적이었다.“그건 아주 당연한 일이에요. 난 오늘도 즐길 거예요.”스님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오늘 밤에는 내가 어울려줄게요. 난 작은 야수 같은 당신을 정복할 거예요!”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일부러 가슴을 내밀어 보였다.공수이는 술을 잠깐 마시더니 갑자기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정태웅을 향해 말했다.“태웅 형님, 구주 형님은 아직도 아무 소식이 없는 건가요?”“바보야! 흑여산맥 접경지대의 병사들이 그랬잖아. 저하께서는 이미 강성으로 돌아갔다고!”정태웅이 대답했다.“그렇군요!”공수이는 그제야 이마를 탁 치며 그 사실을 떠올렸다.사실 두 사람은 이미 흑여산맥으로

  • 구주, 왕의 귀환   제1613화

    “하지만 저 자식들은 구주를 죽이려고 하지 않았습니까?”윤창현은 여전히 납득하지 못했다.“둘째 형님, 큰 형님 말대로 하세요. 정말로 종문과 싸우게 된다면 우리 화진의 무도는 크게 혼란스러워질 겁니다.”이때 윤정석이 걸어 나오면서 말했다.“흥, 내가 그런 걸 신경이나 쓸 것 같아? 뭐가 됐든 난 내 조카 구주가 괴롭힘당하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어. 구주를 괴롭히는 놈들은 내가 모조리 죽일 거야!”윤창현은 거칠게 말했다.윤창현이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에 윤정석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윤신우가 도착한 뒤 한차례 대전이 종식되었다.이때 재이, 용민, 철영이 빠르게 윤신우의 앞으로 걸어가서 정중하게 그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주인님을 뵙습니다! 저희는 작은 주인님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벌을 내려주십시오!”윤신우는 세 사람을 힐끗 보고 말했다.“이 일은 너희 탓이 아니야. 그러니 다들 일어나.”세 사람은 반성하듯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꼼짝하지 않았다.“일어나라고 했으니 그냥 일어나.”윤정석은 세 사람이 일어나려고 하지 않자 그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감사합니다, 주인님!”세 사람은 그제야 서둘러 일어났다.세 사람이 일어난 뒤 윤신우는 걸음을 옮겨 남궁서준, 민규현, 천현수, 그리고 겁을 먹고 얼굴이 창백해진 은설아를 향해 다가갔다.그들은 윤신우가 다가오자 본능적으로 자세를 바로 하면서 존경 어린 눈빛을 해 보였다.그들 모두 윤신우가 윤구주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너희들은 구주의 형제들이냐?”윤신우는 웃으며 말했다.“그렇습니다!”민규현의 대답에 윤신우는 흡족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좋아, 좋아. 구주에게 너희 같은 형제들이 있다니 참으로 다행이구나. 일단 너희는 날 따라 윤씨 일가로 돌아가자꾸나.”윤신우가 말했다.‘뭐라고? 윤씨 일가로 돌아가자고?’그 말에 다들 흠칫했다.결국 민규현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가주님의 은혜는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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