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주는 백화궁 안으로 들어간 뒤 곧바로 연규비에게 말했다.“규비야, 채은이는 당분간 너희 백화궁에서 돌보는 게 좋을 것 같아.”윤구주는 이제 곧 음산 산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백화궁에서 소채은을 돌보는 것이 가장 좋을 거로 생각했다.“걱정하지 마. 우리 백화궁에서 잘 돌봐줄게.”연규비는 말을 마친 뒤 고개를 돌려 곁에 있던 세 할매와 인해민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네 사람은 내 명령에 따라요. 내가 떠나 있을 때 소채은 씨를 잘 돌봐주도록 해요. 명심해요. 혹시라도 소채은 씨가 조금이라도 잘못된다면 절대 살아서 날 볼 생각은 하지 말아요.”세 할매와 잔인한 나찰 인해민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소채은이 윤구주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궁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꼭 잘 돌보겠습니다.”“그래요, 그러면 돼요.”윤구주는 소채은을 그곳에 부탁했고, 그들은 음산 산맥으로 향했다.“백 선생, 백 선생은 여기 남아서 채은이를 돌봐.”윤구주가 갑자기 백경재에게 말했다.“네? 저도 남으라고요?”백경재는 원치 않은 기색이었다.“그래, 남아. 겨우 5대 가족을 섬멸하는 건데 백 선생은 갈 필요 없어.”윤구주가 다시 말했다.백경재는 윤구주와 함께 가서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윤구주의 말을 듣자 어쩔 수 없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저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그래. 그러면 이렇게 하자고.”모든 일을 잘 정리한 뒤 연규비가 말했다.“구주야, 우리 언제 떠나?”윤구주는 대답하지 않고 갑자기 눈을 번뜩이더니 냉소하며 말했다.“일단 두 놈부터 해치운 뒤에 출발해도 늦지 않아.”‘어?’연규비와 방 안의 사람들은 윤구주의 말뜻을 미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윤구주가 갑자기 차갑게 호통을 쳤다.“쥐새끼처럼 숨어 있지 말고 당장 나와!”천둥 같은 소리였다.그 순간 백화궁에서 현기가 피어올랐다. 넘실대는 파도처럼 현기가 허공으로 피어올라 곧장 백화궁의 꼭대기 층에 닿았다.곧 백화궁
“젠장! 넌 누구야? 감히 우리 백화궁에서 제멋대로 날뛰어? 죽고 싶어?”연규비가 호통을 치면서 손을 들어 그를 죽이려 했다.“규비야, 멈춰!”윤구주가 연규비를 멈춰 세웠다.윤구주가 말리자 연규비의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싸늘한 살기가 번뜩였다. 그녀가 말했다.“이 자식은 감히 대놓고 우리를 감시했어. 그런데 죽이지 말란 거야?”윤구주는 연규비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중상을 입은 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짐작이 맞다면 너희 군형 4대 가족이 보낸 스파이지?”“그... 그렇다면 뭐 어쩔 건데?”자신이 필시 죽을 거라고 생각한 정우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눈빛을 보였다.“그렇다면 4대 가족이 내가 그들을 상대하려 한다는 걸 안다는 거네?”윤구주가 계속해 물었다.“맞아! 네가 설씨 일가를 없애고 나서 우리 4대 가족은 연맹을 맺었어. 오늘 내가 죽는다고 해도 우리 4대 가족은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정우가 이를 악물고 악랄하게 말했다.“개자식, 죽기 직전이라고 입을 나불대네!”옆에 있던 백경재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그를 죽이려 했다.그러나 윤구주가 그를 말렸다.그는 중상을 입은 정우를 바라봤다.“살고 싶어?”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뭐?”자기가 틀림없이 죽을 거로 생각했던 정우는 당황했다.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윤구주를 바라봤다.“살고 싶냐고 물었어.”윤구주가 다시 말했다.질문을 받은 정우는 몇 초간 멍해 있다가 말했다.“날... 날 놓아주려는 거야?”“맞아! 넌 살아서 돌아가 4대 가족에게 알려. 군형 삼마 중 살아남은 그 자식을 내놓으라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들을 찾아내는 순간, 4대 가족은 멸족하게 될 거야.”윤구주의 말을 들은 정우는 당황했다.“정말... 날 보내준다고?”정우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했다.“그래. 살아서 돌아가. 내가 그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해두지.”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윤구주가 정말로 놔준다고 하자 정우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윤구주와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다.다들 꼼
음산 산맥.여씨 일가 영지.설씨 일가가 멸족당한 뒤 여씨 일가, 전씨 일가, 길씨 일가 3대 가족은 연맹을 맺었다.그리고 세 일가의 장로들과 족장들은 지금 전부 여씨 일가 영지에 있었다.그들은 윤구주를 없앨 거라고 맹세했고 동시에 설씨 일가와 군형 삼마를 위해 복수할 거라고 했다.음산하고 거대한 여씨 일가 대전 안.세 일가의 장로들과 족장이 그곳에 있었다.그중 여씨 일가 족장이 중앙에 앉아 있었고 그다음 전씨 일가 족장, 길씨 일가의 뱀할매가 있었다.그중에는 항아리만 한 굵기의 거대한 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뱀할매의 발밑에 똬리를 트고 있었다.“뱀할매, 사람을 보낸 지 이미 이틀째인데 왜 아직도 소식이 없는 겁니까?”질문을 던진 사람은 짐승 가죽을 뒤집어쓰고 몸에 주술이 가득 적힌 전씨 일가 족장이었다.“설마 뱀할매가 보낸 사람들을 그 외부인이 발견한 건 아니겠죠?”전씨 일가 족장이 물었다.“그럴 리가 없습니다. 서우, 정우, 이 못난이들은 술법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몸을 숨기고 훔쳐 듣는 실력은 우리 길씨 일가 최고거든요.”뱀할매가 자신 있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군요. 그 자식의 행방을 알게 된다면 아주 갈가리 찢어버려야겠어요!”전씨 일가 족장이 호된 목소리로 말했다.3대 족장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밖에 있던 여씨 일가 사람이 갑자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족장님들, 길씨 일가에서 파견했던 사람이 돌아왔습니다.”그 말을 들은 뱀할매는 눈을 번뜩이며 괴이하게 웃었다.“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그 두 못난이가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 같군요.”“들어오라고 해!”뱀할매가 명령을 내리자 곧 한 사람이 밖에서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길씨 일가 정우, 뱀할매와 다른 족장님들을 뵙습니다.”정우가 홀로 돌아온 걸 본 뱀할매는 독사보다 더욱 사나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왜 너 혼자 돌아온 거야? 서우는?”“뱀할매... 서우는... 죽었습니다!”‘뭐라고? 죽었다고?’정우의 말을 들은 뱀할매는 안색이 순
“정우야, 내가 물으마. 그 자식이 널 돌려보내면서 마지막에 뭐라고 한 거야?”뱀할매가 갑자기 물었다.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정우가 말했다.“그... 그리고 저에게 선물을 하나 전달하라고 했습니다!”선물?정우가 그 말을 하자마자 “아!”하는 비명이 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현장에 있던 세 족장과 많은 장로는 정우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자 일제히 안색이 돌변하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처음에는 정우의 동공에 연꽃 낙인이 나타났고 곧 그의 온몸에서 금빛 불꽃이 나타났다. 그 불꽃은 느닷없이, 안쪽에서부터 시작해 그의 몸을 조금씩 태웠다. 그가 아무리 바닥을 뒹굴며 비명을 질러도 불꽃은 절대 꺼지지 않았다.마치 이 세상의 불꽃이 아니라 신의 불꽃인 것처럼 말이다.결국 정우는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다가 몸이 다 타버렸다. 심지어 재 한 줌 남지 않았다.멀쩡하던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것처럼 금빛 연꽃 불꽃에 홀라당 타버린 걸 본 3대 족장과 수십 명의 장로들은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조금 전 정우가 나타난 곳을 바라봤다.“젠장! 대체... 무슨 불꽃인 거야? 이게 뭐지?”가장 처음 입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전씨 일가 족장이었다.그는 귀신이라도 본 얼굴로 정우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뱀할매와 여씨 일가 족장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목이 졸린 것처럼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그들 모두 고수였기에 조금 전 그 술법이 그들의 인지 범위를 초월했다는 걸 똑똑히 알았다.사람을 재조차 남기지 않고 태워버릴 수 있는 불꽃은, 아마 5대 가족 중에서 가장 강해서 괴물이라 불리는 구류족의 신급 강자도 만들지 못할 것이다.현장에는 정적과 침묵이 감돌았다.정우가 재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지자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여씨 일가 족장이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나며 두 주먹을 꽉 쥐며 소리를 질렀다. 그의 눈가가 떨리고 있었다.“음산을 봉쇄하라! 동시에 여씨 일가 사람들은 내 명령에 따라 지금부터
“구주야, 뭘 웃는 거야?”옆에 앉아 있던 연규비는 윤구주가 갑자기 괴상하게 웃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괜찮아. 그냥 조금 전에 개미 한 마리를 죽여서 그래.”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정우의 죽음은 윤구주에게 있어 개미의 죽음과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따로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다.차는 계속해 서남 음산 방향을 향해 달렸다.서남 음산 산맥은 줄곧 서남의 가장 중요한 관광 명소였다.그곳은 원시삼림이라 풍경이 아름다워서 줄곧 많은 여행객이 몰려들었다.그래서 그런지 가는 길에 관광버스가 여러 대 보였다.연규비의 말대로라면 군형의 여씨 일가, 전씨 일가, 길씨 일가, 류씨 일가 4대 가족 모두 음산 산맥에 있었다.그리고 음산 전체를 4대 가족이 통제하고 관리하고 있었다.차가 곧 음산 산맥으로 들어가는 곳에 다다르려 하자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궁주님, 앞에 차가 막히는 것 같은데 제가 내려서 상황을 확인해 보겠습니다.”운전하던 백화궁 여자는 차가 막히자 입을 열었다.윤구주와 연규비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관광버스가 길게 늘어서서 전부 도로 중앙에 멈춰 있었다. 게다가 많은 여행객들이 관광버스에서 내려와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몇 분 뒤, 백화궁 여자가 다시 돌아왔다.“앞은 어떤 상황이야?”그녀가 돌아오자 연규비가 물었다.“궁주님, 조금 전에 여행객들 말을 들어 보니 군형에서 갑자기 음산을 봉쇄했다고 합니다. 지금 여행객들과 관련 없는 사람들은 출입을 금지당하고 있답니다.”여자가 대답했다.“봉쇄?”그 말을 들은 연규비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네! 군형 4대 가족이 한 짓이라는데 서남 관광부에 알리지도 않았다고 합니다...”여자가 다시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연규비는 아름다운 눈동자를 들어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상황을 보아하니 군형 4대 가족이 내가 오고 있다는 걸 알았나 보네.”“그런가 봐.”연규비가 대답했다.“잘 됐어. 내가 온다는 걸 알고 있다니 가서 한 번 만나야겠지?”말을 마친
“아...”“세상에, 날 줄 알다니...”“신인가?”그 아저씨는 윤구주가 날아오르자 두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새된 소리를 질렀다.옆에 있던 연규비는 싱긋 웃었고 흰 치마를 입은 그녀는 마치 나비 날개처럼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다리 맞은편으로 건너갔다.연규비도 날아서 건너가자 아저씨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그는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어앉더니 윤구주와 연규비를 향해 말했다.“신이야...”“두 사람 모두 날 줄 알다니, 신이 틀림없어...”주변 관광객들은 윤구주와 연규비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넘어서 건너가자 다들 깜짝 놀랐다.다들 흥분한 목소리로 신이라고 중얼거리면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려 했다.그런데 그들이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윤구주와 연규비가 다리 건너편에서 홀연히 사라졌다.800리라고 불리는 음산 산맥은 서남쪽 국경 전체에 걸쳐 있다.음산 산맥에는 가장 원시적인 군형 4대 가족이 거주하고 있었고 악인들도 있었다.예전에 누군가는 음산 산맥에 야인이 나타난 적도 있다고 했다.그러나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다른 한편, 원시 밀림 속, 두 명의 사람이 허공을 밟으며 다니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 음산으로 오는 것만 같았다.두 사람은 당연하게도 음산 산맥에 들어간 윤구주와 연규비였다.“구주야, 우리 곧 4대 가족 영지에 도착해.”연규비는 나는 와중에 뒤에서 윤구주를 향해 말했다.허공을 거닐던 윤구주는 덤덤한 시선으로 앞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좋아! 오늘 4대 가족이 군형 삼마를 내놓는다면 그들을 살려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전부 죽일 거야.”윤구주의 차가운 말을 들은 연규비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따라갔다.우뚝 솟은 밀림과 첩첩이 연이어진 산봉우리였으나 윤구주와 연규비의 발밑은 평지인 것만 같았다.약 한 시간쯤, 윤구주와 연규비의 시야에 마을이 나타났다.빽빽이 들어선 마을이 산허리를 쭉 둘러싸고 있었고,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마을 안으로 직통하는 널따란 돌길
이때, 윤구주가 연규비를 데리고 날아왔다.두 사람이 나타나자 경비원들은 곧바로 그들을 발견했다.특히 두 사람이 허공에 떠 있으며 먼 곳에서 빠르게 날아오는 걸 본 순간 그들은 혼란에 빠졌다.“젠장, 저 두 사람은 누구지?”여씨 일가 경비원들은 깜짝 놀랐다.뒤이어 윤구주와 연규비가 착지한 뒤 윤구주는 덤덤한 눈길로 여씨 일가 경비원들을 둘러보았다.대무사 경지에서도 최고 수준에 다다른 건장한 남자가 선두에 서 있었다.그는 거대한 도끼 두 개를 들고 있었고 온몸의 근육이 우락부락했는데, 두 눈은 조금 전 착지한 윤구주와 연규비를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뒤에는 십여 명의 대무사와 무사 경지의 여씨 일가 부하들 백여 명이 있었다.일반 사회였다면 그들은 소형 부대와 다름없었다.무사 경지에 다다르면 혼자서 열 명을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기 때문이다.그런데 그들은 무려 백여 명이었다.게다가 십여 명의 여씨 일족 대무사도 있었다.그러나 이런 사람들조차 천하의 윤구주 앞에서는 개미 같은 존재였다.심지어 개미만도 못했다.“당신들은 누군데 감히 우리 여씨 일가 영지에 침입한 거야?”선두에 있던 대무사 경지의 건장한 여씨 일가 남자가 도끼 두 개를 들고 싸늘한 눈빛으로 윤구주와 연규비를 바라봤다.“내가 누군지는 중요치 않아. 중요한 건 5대 가족 모두 이곳에 있냐는 거지.”윤구주가 덤덤히 입을 열었다.그 말에 대무사 경지의 여씨 일족 남자는 당황했다.“이 자식, 넌 대체 누구야?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건데?”“내가 그랬거든. 군형 삼마 그 자식을 내놓지 않는다면 오늘 5대 가족은 섬멸될 거라고.”‘뭐?’“네가 바로 그 설씨 일족을 없애고 정우를 태워 죽인 놈이야?”이때 여씨 일족의 대무사 남자가 드디어 그를 알아보았다.뒤에 있던 여씨 일가 사람들도 윤구주를 알아보고 검을 꽉 쥐면서 번뜩이는 눈빛으로 윤구주를 노려보았다.윤구주는 뒷짐을 지고 있었다. 그는 그들에게 귀찮아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말했다.“날 알아봤다면 4대 가족 족장
어쩔 수 없었다. 너무 강했다.그들이 상상한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말이다.그래도 그들은 여씨 일가 제자였다.게다가 그들이 수도 많았다.한 대무사 경지의 여씨 일가 노인은 다들 물러나자 이를 악물며 고함을 질렀다.“다들 두려워하지 말아요! 우리가 같이 덤빈다면 저 빌어먹을 외부인을 죽일 수 있을 거예요! 저놈을 죽이자고요!”죽이자는 말과 함께 노인은 검을 들고 윤구주를 향해 달려갔다.뒤에 있던 백여 명의 여씨 일가 사람들은 노인이 달려들자 전부 같이 덤볐다.여씨 일가 제자들 백여 명이 윤구주를 향해 달려들 때, 여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왔다.“개미만도 못한 것들이 감히 우리 구주를 공격하려고 들어? 죽으려고!”그 말과 함께 흰옷을 입은 여자가 독사처럼 날았다.연규비가 드디어 나선 것이다.백화궁 궁주이자 한때 화진 최강의 여자였으며, 화진 무도 천방 10위권이던 연규비가, 순식간에 나섰다. 가장 앞에 있던 십여 명의 여씨 일가 제자들은 윤구주에게 가까워지기도 전에 전부 연규비에게 죽었다.그들이 죽은 후에는 뒤에 있던 백여 명의 여씨 일가 제자들이 계속해 몰려들었다.연규비는 허공으로 날아올랐고 두 개의 흰 능단이 하늘을 희게 물들였다.흰 능단이 하늘에서 내려올 때 처참한 비명이 울려 퍼졌고, 눈 깜빡할 사이에 스무여 명의 여씨 일가 자제들이 연규비에게 죽임당했다.연규비가 나선 뒤 윤구주는 뒷짐을 지고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연규비가 말한 대로 개미만도 못한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윤구주가 직접 나설 가치가 없었다.“죽여!”흰 치마를 입은 연규비는 여신과도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죽여 피로 물든 길을 냈다. 그녀의 손에는 현기를 주입한 능단 두 개가 들려 있었고 아무도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 능단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의 몸이 잘려 나갔다.앓는 소리와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곧 여씨 일가 대문을 지키고 있던 백여 명의 자제들 대부분이 죽었다.여씨 일가로 향하는 유일한 길에 시체가 즐비했다.“침입자다!”“침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