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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6화

Author: 김원호
그들은 공주마마가 아니라 형수님이라고 불렀다.

“어머나, 우리 공주마마께서 도착하셨네.”

방 밖에서는 백호가 정태웅과 공수이와 함께 화투를 치고 있었다. 주작은 흥미가 없는지 벽에 기대어 창밖을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훑어보았다. 그 눈빛은 엄청 괴상했다.

“어라? 형수님 오셨네!”

화투를 치던 공수이는 임홍연을 보자마자 패를 던져두고 아첨하러 달려갔다.

질 위기에 처한 백호는 교활하게 웃더니 정태웅 앞에서 공수이의 패를 몰래 훔쳐봤다. 그리고 안 좋은 패를 바꿔치기한 뒤 좋은 패만 남겨두었다.

“아니, 백호 형님! 이러면 안 되죠!”

정태웅은 불만을 토로했다.

“닥쳐! 웃어른 말씀에 따를 줄 알아야지. 내가 네 아비다! 게다가 공씨 가문 저놈은 외부인이야. 우린 같은 편이잖아. 팔은 안으로 굽어야지.”

백호가 호통쳤다.

정태웅은 어이가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냥 화투 치는 중인데 아무리 형님이라도 이렇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되잖아요!”

정태웅이 말을 듣지 않자 백호는 주먹으로 정태웅을 한 대 쳤다.

“항복할 거야?”

“흑, 이건 그냥 괴롭히는 거잖아요. 저 안 해요.”

“뭐? 지금 감히 안 하겠다고?”

퍽!

주먹은 또 한 번 날아갔다.

정태웅은 정말 어이없었다.

하지만 백호 같은 무법자를 만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때 아첨을 다 한 공수이가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손에 남은 세 장의 패, 두 눈이 퍼렇게 멍든 정태웅과 패를 들고 히죽거리는 백호를 보고 모든 것을 깨달았다.

“너 이 자식, 이거 반칙이야!”

공수이는 곧바로 패를 내던지며 욕을 퍼부었다.

“어쭈, 공씨 가문 놈이 감히 나한테 덤비는 거야?”

백호는 주먹을 휘둘러 공수이를 마구 두들겨 팼다.

결국 두 사람은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백호와 함께 화투를 쳤다.

‘이런...’

임홍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것이 바로 강한 자 위에 더 강한 자가 있다는 거지.’

정태웅과 공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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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 있는 로얄 특수부대 대원들은 영진 장원에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했다.윌리엄의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왕실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설윤 공주는 미리 그에게서 청산가리를 받아 두었다. 저택이 함락되면 그녀는 즉시 독약을 삼킬 작정이었다.쾅!이 긴박한 순간, 귀청을 찌르는 천둥소리가 섬 상공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바다에서 폭풍이 일더니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내렸다.폭풍우로 인해 저택 내부에서는 외부의 상황을 전혀 관측할 수 없었다. 무전기에서는 끊임없이 병사들의 비명만이 들려왔다.“공주님, 마지막 순간이 왔습니다. 흑해골 특수부대의 수가 너무 많아요. 우리 병사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윌리엄은 가슴에 십자표를 긋고 나서 공주를 마지막으로 깊게 바라보고 결연히 방을 나서서 마지막 전투에 참여했다.영진 장원 밖은 아수라장이었다. 찢겨 나간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흑해골들이 이미 저택을 완전히 포위한 상태였다.살아남은 10여 명의 특수부대원이 저택 내부로 후퇴해 윌리엄과 합류했다.윌리엄과 만난 병사들은 이미 멘탈이 무너져 더는 전투에 참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어떤 병사들은 바닥에 웅크린 채 머리를 부여잡고 울고 있었으며 심지어 정신이 나간 사람도 있었다.윌리엄은 이해할 수 없었다.이 정예 병사들은 그를 따라 공주를 호위하며 헨드리를 탈출할 때부터 미리 유서를 써둔 죽음을 각오한 자들이었다.이번 임무도 자원으로 참여한 병사들이었는데 도대체 무엇을 만났기에 이 모양이 된 것일까?“윌리엄 경, 그들은 신이었습니다. 진짜 신이 나타났어요.”한 병사가 비틀거리며 외쳤다.공포에 질려 있는 그들의 말속에서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어떤 존재가 그들을 학살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특수부대의 무기는 그들에게 전혀 효과가 없었고 상대는 맨손으로 야수처럼 그들을 찢어버렸다고 한다.윌리엄은 커튼을 걷고 창밖을 내다보았다.흑해골 특수부대가 이미 저택을 포위한 상태였고 정원 중앙에 누가 서 있었다.핏빛 같은 붉은 눈동자가 윌리엄을 향했고 단 한 번의

  • 구주, 왕의 귀환   제1938화

    “모두들 방심하지 마세요. 흑해골 특수부대가 그렇게 약했다면 수많은 왕실 구성원들과 장군들이 암살당하지 않았을 겁니다.”윌리엄이 경고를 마치자마자 폭발로 사지가 조각난 흑해골 대원들이 불바다 속에서 걸어 나오는 장면이 모니터에 비쳤다.그 장면을 목격한 윌리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설마 정말 개조당한 슈퍼 전사인 건가요?”생물학 박사인 설윤 공주는 불길에 휩싸인 채 절반 남은 몸으로 일어서는 그들을 인간응으로 여기지 않았다.더욱 소름 돋는 것은 흑해골들의 비명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화면 속 흑해골들은 아무런 표정 없이 조용히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망할. 이건 좀비가 분명해.”“저격수, 사격 준비!”펑!저격수가 흑해골 부대원들의 머리를 날려버렸으나 머리가 없는 시체도 열 걸음 더 전진한 후에야 천천히 쓰러졌다.윌리엄은 이 장면을 바라보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그들은 더는 인간이 아니었다.이때 다른 흑해골 분대가 접근하더니 조준도 없이 무기를 들어 수백 미터 밖의 저격수를 사격했다.“전원 사격. 저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줍시다.”숲에 숨어있던 로얄 특수부대원들이 명령을 받고 총격을 퍼부었다.흑해골 대원들은 순식간에 수십 발의 총알을 맞고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 듯 침착하게 기관총을 들어 반격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숨어있던 특수부대원들이 차례로 쓰러졌다.섬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졌다.매복해 있던 로얄 특수부대는 지리적 우세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피해를 보았다. 10분 만에 100명의 병력이 절반으로 줄었다.탄약을 다 쓴 특수부대원이 흑해골을 기습해 단검을 그의 머리에 꽂았지만 흑해골은 아무 일도 없듯 주먹으로 그를 10미터 밖으로 날려버렸다. 그의 공격에 전사의 가슴이 관통당하는 모습이 모니터에 비추어졌다.“윌리엄, 삼촌이 신의 도움을 빌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저는 그저 교황과 같은 종교적인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봐요. 그럼 이 세상에 진짜 신이 존재한다는 말인가요?”설윤의 세계

  • 구주, 왕의 귀환   제1937화

    상상은 아름답지만 현실은 냉혹했다.설윤 공주가 필사적으로 싸우려 할 때 함대에 있던 흑해골 부대는 이미 집결을 마친 상태였다.흑해골 부대는 헨드리 최정예 특수 요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외부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흑해골은 왕실 멤버 디크스의 친위대였다.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사실은 이 부대가 아사 신전에 의해 개조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고통을 느끼지 않으며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로봇 같은 존재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어둠이 내리자 흑해골 대원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섬에 잠입하기 시작했다.흑해골이 작전을 개시하는 동안 함대 지휘실에서는 헨드리 군 지휘관들이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헨드리 제국의 군인임에도 이제는 외부인의 지시를 받아야 했다.그 외부인은 바로 아사 신전의 신들이었다.이번 작전을 총지휘하는 자는 아사 신전의 야신이라는 신이었다. 그는 암살 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어둠의 신이었으며 주변의 십여 명 부하들 역시 반신급의 전사들이었다.“야신님, 첩보에 따르면 빙신전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한 반신이 보고했다.와인을 마시던 야신이 동작을 멈추고 눈살을 찌푸렸다.“빙신전? 종말산 사건도 그놈들이 꾸민 게 분명해. 이미 구주왕과 손을 잡은 모양이군.”“그런데 왜 빙신전은 여전히 변명을 늘어놓고 있습니까? 그리고 빙황한테 일이 생겼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화진 태백산에서 당했다더군요.”“맞습니다. 제자를 살리러 나섰다가 자신도 휘말렸다고 합니다.”다른 반신들이 수군거렸다.“너희들은 그게 모두 윤구주의 소행이라고 보는 건가? 걱정하지 마라. 제아무리 구주왕이라 해도 빙황을 상대해선 쉽게 이기지 못할 거다. 윤구주가 빙황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면 문씨 가문의 함정에 걸릴 리가 없지 않겠나? 기억해라. 문씨 가문의 계략이 성공한 건 윤구주가 약했기 때문이다. 오늘 밤의 목표인 설윤 공주 역시 힘이 없기에 오늘 이곳에서 생을 마감할 것이다.”이 말을 하는 야신의 눈에서 음란

  • 구주, 왕의 귀환   제1936화

    백여 명의 사람들이 섬 곳곳에 흩어져 비밀리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저택의 침실 안.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소녀가 손에 든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건 방금 세상을 떠난 헨드리의 여왕이었던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멍하니 사진 속 어머니를 바라보던 소녀는 사진을 품에 껴안고 흐느끼기 시작했다.“공주님.”이때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남자가 방으로 들어왔다.그 남자는 헨드리 정보부의 엘리트 요원 윌리엄이었다. 윌리엄은 수차례 외국의 테러 음모를 저지했고 항상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냈다.하지만 지금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윌리엄 경.”설윤 공주는 눈물을 닦으며 그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윌리엄도 억지로 미소를 짓고 공주에게 경례를 올렸다.“윌리엄, 어때요? 소식이 있나요? 해외에 주둔 중인 함대와 연락은 닿았나요?”그들은 헨드리를 벗어나야만 살 수 있었다.함대와 연락을 취해 먼바다로 나아간다면 아직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공주님, 실망시키게 되어 죄송합니다. 함대와의 연결은커녕 공주님의 지지자들과의 연락마저 끊겼습니다. 상황이 몹시 나쁩니다. 디크스 경이 이미 우리를 추적한 것 같습니다.”윌리엄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이 말을 들은 설윤은 지금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었다.현재 그녀의 위치를 안 삼촌이 섬과 외부의 연결을 끊은 것이 틀림없다. 그녀를 도와줬던 정보원들도 이미 처형당했을 것이다.“공주님, 저는 왕실에 충성을 맹세한 자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공주님을 보호하겠습니다. 섬에 주둔해 있는 로얄 특수부대도 전투 준비를 마쳤습니다.”설윤은 혼이 나간 듯 몸을 비틀거리며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공주님!”“윌리엄,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이젠 뭐든 받아들일 수 있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목숨을 잃고 싶지 않아요.”설윤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공주의 모습을 본 윌리엄은 죄책감에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릎을 꿇고 최악의 소식을 전했다.“함대 한 척이 섬 근해에 접근 중인데 흑해골 특수부대

  • 구주, 왕의 귀환   제1935화

    정보 요원들은 어리둥절했다. 그들이 가진 정보는 인간세계에 국한되어 있었고 곤륜 구역 일은 접할 자격이 없었다. “계속 보고해. 그 유일하게 남은 왕실 구성원은 지금 어디에 있지?” 윤구주가 물었다. “왕, 남은 이 왕실 구성원은 원래 내정된 계승자였습니다. 그녀는 헨드리의 진주이자 왕실의 총애를 받는 이자벨라 설윤입니다. 현재 황실 경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황실 섬 영진 장원에 거주 중입니다. 저희가 알기로는 아사 신전에 투항한 왕실 구성원인 설윤의 삼촌 디크스가 이미 그녀의 소재를 파악했습니다. 곧 이 공주를 처치할 것입니다.” 정보 요원은 보고하며 영진 장원의 상세 지도를 스크린에 띄웠다. 바로 이때, 한 줄기 차가운 기운이 닥쳐왔다. “극 신급 절정의 기운이야!” 백호, 주작, 현모 세 사람이 즉시 경계 태세를 취했다. 한 줄기 빙기가 기지로 날아와 윤구주 앞에 멈춰 섰다. “빙신전의 잡놈들이야! 망할! 어떻게 우리가 여기 있는 줄 알았지?” 백호는 욕을 내뱉었다. 주작과 현모는 백호처럼 흥분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빙신전 부전주가 구주왕에게 귀순했으니 아마 윤구주가 이 사람에게 행적을 알려준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의아해했다. ‘이 자는 북주에 남아있지 않았던가?’ “너희들도 모르는 걸 문씨 가문의 첩자들이야 오죽하겠어.” 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 이 말에 두 사람은 모든 걸 깨달았다. 그들의 왕이 일부러 이렇게 계획한 것이었다. 이 정보를 누설하도록 말이다. “왕, 음모를 꾸미시는 솜씨는 문아름도 따를 수 없겠습니다.” 깨달은 백호가 혀를 차며 말했다. 윤구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말을 잘 못하면 하지 마, 입 다물어.” 윤구주가 꾸짖었다. 윤구주는 이 빙기를 받아들였고 하이렌의 전음도 동시에 들려왔다. “왕, 왕의 명령대로 제가 미리 헨드리 제국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빙신전은 이미 혼란에 빠졌고 희랍 신전과 화신전이 동시에

  • 구주, 왕의 귀환   제1934화

    정보 요원이 여기까지 말하자 백호는 의아해했다. “재미있군. 지원받은 왕실 구성원이라면 아사 신전에는 개나 다름없는 꼭두각시 왕 아닌가? 그런데 병권을 꼭두각시에게 줄 필요가 있나?” 주작과 현모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백호, 너랑은 달라. 너는 너무 미쳐서 혼령술도 통하지 않아. 하지만 그 지원받은 왕실 구성원은 아마 아사 신전에 완전히 통제당했을 거야. 그렇다면 병권이 뭐 그리 중요하겠어? 아사 신전이 있으면 평범한 인간도 억지로 500년은 더 살 수 있어.” 현모가 설명했다. 주작도 한마디 보탰다. “500년은 적어. 한 번 노예가 되면 대대로 신전을 위해 봉사해야 해. 신이 그렇게 쉽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말은 맞아. 옛날 봉신 때 그 신들은 화진 제국을 전복한 공으로 신이 되었어. 신이 되기는 쉽지 않아. 한 평범한 인간이 신이 되려면 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해. 혼자서 일생으로는 다 갚을 수 없어. 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아. 나는 당사자가 노예가 되는 걸 알면서도 기꺼이 받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해. 신앙이라는 건 정말 무서운 거야.” 윤구주도 말했다. 그는 곤륜 구역에서 수련했고 신전이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지 알고 있었다. 최고 경지의 심술은 상대방이 기꺼이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생각하며 윤구주는 문씨 가문을 떠올렸다. 과거 자신은 이미 문아름의 심술에 걸려 마음이 함락되어 그녀를 완전히 믿었지만 단 한 가지, 윤구주의 기준과 원칙은 흔들리지 않았다. 문씨 가문은 윤구주가 말을 듣고 일을 하길 원했다. 옳은 일이라면 윤구주는 그대로 따랐다. 화진에 불리한 일이면 문아름의 말도 통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어떤 일들로 인해 갈등이 있었지만 윤구주는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툰다는 건 정상이니까.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자신이 말을 듣지 않고 문아름의 의지대로 행동하지 않아 통제를 벗어났기 때문에 문씨 가문이 미리 손을 쓴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아사 신전이 헨

  • 구주, 왕의 귀환   제1933화

    이 특수 요원들은 해외에 상주하며 귀국할 시간도 많지 않았고 구주왕을 뵙는 건 더욱 힘든 일이었다. 이번 갑작스러운 만남에 강인한 사내들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 마지막 순간에 다시 한번 힘을 써주길 바라!” 윤구주는 앞으로 나아가 요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왕! 나라를 위해 충성하는 것은 본분입니다!” “왕의 휘하에서 복무할 수 있는 것은 더 영광입니다!” “우리는 이미 언제든 나라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요원들은 하나같이 경례하며 말했다. 윤구주는 흐뭇했다. 세계 각국을 둘러봐도 화진의 전사들과 비교할 만한 나라는 없었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들이었다. 잡담은 생략했다. 윤구주가 여기에 온 것은 일을 보기 위함이지 옛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 아니었다. 주작은 복귀하여 암부 부장을 다시 맡았다. 암부는 세계 각지에 분부 기지를 두고 있었다. 세계 정보를 수집하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정보 부서라고 할 수 있었다. 기지 안에서 주작의 정보 요원이 최근 발생한 한 큰 사건을 윤구주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윤구주도 주작의 보고를 통해 이 일을 알고 유럽으로 오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왕, 아사 신전의 세력은 주로 서유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서유럽이 그들의 발원지이기 때문이죠. 왕도 아시다시피 근대 서유럽 각국의 국력은 많이 약화하였습니다. 특히 우리 화진이 부상하면서 그들은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헨드리 제국은 세계의 오랜 강국입니다. 비록 이 제국은 현재 과거의 영광을 잃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강국 중 하나입니다. 이 제국 자체는 아사 신전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이는 헨드리 문명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 나라는 아사 신전의 무술 정신에 흥미가 없습니다. 그들의 본업은 무역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이죠. 곤륜 구역 정보는 우리가 가진 것이 제한적입니다. 다만 이곳은 세력이 많고 내부 경쟁이 치열하며 세력의 흥망이 잦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헨드리는 정확히 말해 특

  • 구주, 왕의 귀환   제1932화

    “음, 괜찮아. 남자애들은 원래 생각이 많은 법이지. 가끔은 불평도 늘어놓고 말이야. 하하!” 윤구주는 웃으며 말했다. “이 자식아! 이게 무슨 불평이야! 안 돼, 나는 네가 나를 떠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야. 무슨 일이든 백호, 주작, 현모 그들 세 놈에게 시켜. 너 그들을 단련시키려는 거 아니었어? 모든 걸 네가 다 할 필요는 없잖아.” 임홍연은 졸라대며 윤구주가 자신을 떠나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으려 했다. 윤구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지치고 졸릴 때까지 울며 불평하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녀는 윤구주를 꽉 안고 깊이 잠들었다. “우리 공주님, 나랑 자려고 오더니 정말 잠들어버렸네.” 윤구주는 가볍게 임홍연의 뺨을 꼬집으며 그녀를 안고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윤구주는 방을 나섰다. 임홍연을 깨우지 않기 위해 그는 특별히 그녀에게 잠드는 술법을 걸어 아름다운 꿈을 꾸게 했다. “공주마마는 최근 매우 피곤하셨어. 푹 쉬게 해. 깨우지 말고 스스로 깨도록 해.” 윤구주는 왕도에서 온 시녀들에게 당부하고 저택을 떠났다. 저택 밖에는 주작, 현모, 백호 세 사람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다 준비됐어?” 윤구주는 다시 화진을 위엄 잡는 구주왕이 되어 있었다. 어젯밤 하늘의 운명과 미래를 탄식하던 윤구주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모두 왕의 명령대로 준비되었습니다. 언제든 출발할 수 있습니다.” 세 사람은 일제히 대답했다. 다시 출발할 때가 왔다. 어젯밤 술을 마신 후, 윤구주는 세 사람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화진 북역 변경을 안정시키는 것은 단순히 북라국 하나를 굴복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풀을 뽑으면 뿌리까지 없애야 한다. 뒤에 있는 큰 호랑이를 처단해야만 근본적으로 후환을 없앨 수 있었다. 화진 북역의 큰 근심은 바로 아사 신전이었다. 이번에 윤구주가 정벌할 목표는 바로 아사 신전이었다. 갈 사람은 네 명이면 충분했다. “그럼 출발하자. 너희 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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