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우가 나서자 두 현문 선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들은 분명 함지우를 두려워하고 있었다.단순히 함지우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함지우의 뒤에 있는 서요산 검종이 더 두려웠다.천하의 검술은 서요산에 왔으니 서요산의 검술은 진짜 두려운 존재였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현문은 서요산과 아무런 원한도 없다. 진정 현문과 맞서겠다면 나도 더 이상 참지 않겠다!”장검을 든 팔부절정의 현문 선조가 엄숙한 목소리로 함지우를 보며 말했다.그러나 함지우는 가볍게 탄식하고 말했다.“서요산, 서요산, 왜 자꾸 걸핏하면 내 사문을 거론하는 거야? 설마 서요산이 보복할까 봐 두려워? 그건 걱정 마! 우리 검조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거든. 내가 밖에서 싸우다가 지거나 죽어도 절대 상관하지 않겠다고. 내 복수는 더더욱 하지 않을 거고. 그건 너무 창피한 일이라고 하셨어.”“그러니 두 영감은 안심해도 돼. 당신들이 날 죽일 능력이 된다면 서요산은 절대 당신들을 찾아 보복할 리 없을 테니까.”함지우의 말에 두 현문 선조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속으로 이 자식의 말이 사실이 맞을까 생각했다.만약 그의 말대로 서요산이 보복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두 현문 선조가 망설이자 함지우가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어이, 대체 싸울 거야 말 거야? 계속 가만히 있으면 내가 먼저 손을 쓸 거야!”말을 마친 함지우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바로 검을 빼 들었다.“검일, 이화!”흑검과 백검 두 자루가 순식간에 두 개의 화염 유성으로 변해 두 현문 선조에게 날아갔다.함지우가 손을 쓰는 것을 보고 두 현문 선조도 발끈했다.“흥! 겁도 없는 놈. 기어코 우리가 손을 쓰게 만든다면 오늘 네 놈이 죽어도 서요산에 해명할 수 있어!”손에 장검을 든 노인이 외치더니 다시 설한검술을 썼다.쾅!이 검술은 함지우의 손에 있는 화염검결과는 완전히 반대였다.하나는 불, 그리고 하나는 얼음이었다.두 개의 강력한 검기가 부딪히자 공기는 삐걱삐걱하는 굉음을 냈다.그리
검3, 옥살진.이 무시무시한 검술이 펼쳐지자 공간은 바로 검기에 의해 차단되었다.그리고 그 현문의 두 선조도 동시에 몸 앞에 있는 ‘옥계’에 갇히게 되었다.이 옥계는 회색이었다.두 현문 선조를 가두는 순간, 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사방에서 몰려와 이 두 선조를 찔렀다.빼곡한 검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손에 장검을 들고 있던 현문 선조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큰일 났어요. 우리가 갇혔어요!”그러면서 그는 장검을 휘두르며 날아오는 검의 그림자를 막으려고 했다.또한 온몸이 천둥과 번개로 뒤덮인 선조는 지금 이 순간 육화현뇌를 사용했다. 수많은 번개가 하나의 방패로 변하여 그의 온몸을 감쌌다.그러나 여전히 함지우의 옥살진을 막을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킥하는 소리와 함께 검의 그림자가 뇌법을 사용하는 현문 선조의 어깨를 찔렀다.그는 아파서 끙끙거렸지만 상처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막아냈다.이 두 현문 선조가 함지우의 검3에 의해 통제되는 순간, 주변의 종문 제자들은 모두 매우 놀랐다.“젠장! 저 함씨 성을 가진 서요산 자식이 너무 강하잖아.”“그러게 말이야!”“역시 서요산 검종의 후손이야! 혼자 힘으로 현문 선조 두 명에 맞서 싸우고 심지어 두 선조를 제압하고 있어.”모두가 당황하고 있을 때, 그동안 손을 쓰지 않고 있던 창현 선조가 드디어 차갑게 말했다.“이 장난을 끝낼 때가 되었지!”말소리와 함께 그는 허공에 발을 내딛고 두루마기를 쓱 휘둘렀다.순간 강한 팔부 동천의 기운이 폭발했다.4대 선조 중에서 가장 강한 창현 선조가 나서서 손을 쓰자 온 대지가 흔들렸다.무시무시한 소매의 힘은 천강의 기운을 머금고 바로 함지우의 옥살진에 떨어졌다. 펑,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그 회색 옥살진이 단번에 부서졌다.“깨졌어! 저자의 검술을 창현 선조님께서 깨셨어!”아래에서 지켜보던 현문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일제히 감격의 비명을 질렀다.그들뿐만 아니라 만불종의 스님들조차 역시 현문의 진산 선조라며 감탄했다.“역시!”자운각 쪽도 이
바로 윤구주였다.윤구주가 나타나 손을 한번 흔들었을 뿐인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창현 선조의 검은 손가락 그림자가 허공에서 갈라져 재로 변했다.이 장면을 본 창현 선조는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고 옆에 있던 다른 세 명의 선조들도 일제히 놀랐다.창현 선조의 강력한 일격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윤구주는 창현 선조의 손가락 그림자를 한 방에 날려버리고 나서야 고개를 돌려 함지우를 보며 말했다.“지우야, 물러서! 이젠 내가 처리해.”윤구주의 말을 들은 함지우는 어리둥절했다.“형님께서 직접 나서시려고요? 이런 늙은 괴물은 형님과 싸울 자격이 안 되죠.”윤구주는 덤덤하게 웃었다.“오늘날 이 늙은 괴물들이 산을 나온 건 날 상대하기 위해서야.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내게 맡겨.”윤구주의 말을 들은 함지우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현문의 창현 선조를 보며 말했다.“이봐 늙은이! 당신 오늘 재수가 없는 거야. 우리 형님께서 직접 당신을 혼내주겠대. 열 수는 버티길 바랄게.”조롱 섞인 말을 하고 나서야 함지우는 물러갔다.그러나 창현 선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그는 명색에 현문 진산 선조 중 한 명이고, 거의 300년 동안 살면서 진정한 팔부 동천 내공을 쌓았고 또 구오 지존과는 단 한 걸음 차이였다.그런데 지금 함지우는 그가 윤구주와 싸우면 열 수를 못 버틴다고 했다.화는 나지만 창현 선조는 여전히 이성을 유지했다.윤구주가 나서는 순간, 왠지 모르게 구용산 전체의 천지 원기가 그의 몸에 흡수되는 것 같았다.그는 굳은 표정으로 앞에 있는 윤구주를 보았다.“자네는 또 누군가? 감히 현문과 맞서?”“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감히 6대 종문에게 나를 상대하라고 하는 거야?”윤구주가 도도하게 말했다.그러자 창현 선조의 얼굴빛이 흐려졌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세 종문 사람들 모두 안색이 변했다.“젠장! 네가 바로 전설의 구주왕이야?”현문의 구진철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자가 구주왕
윤구주의 정체가 밝혀지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로 쏠렸다.6대종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윤구주를 상대하기 위함이었는데 윤구주가 정말 올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세 종문의 사람들이 윤구주를 바라보고 있을 때, 구용산의 다른 은밀한 곳에 아름다운 여자들이 몰래 숨어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는 건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 사람들은 칠수방 여자들이었다.“세상에나, 저 사람이 바로 소문 속 구주왕인가요? 정말 멋지네요!”희고 아름다운 다리를 드러낸 요염한 여자가 홀딱 반한 눈빛으로 저 멀리에 있는 윤구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러게요. 잘생겼을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남달라요.”“구주왕이 저렇게 멋질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넷째 언니, 예전에 구주왕을 만난 적이 있다고 하더니 그 사람이 바로 저 사람이었어요?”한 여자가 차비연에게 물었고 차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내가 얘기했었잖니? 구주왕은 정말로 멋있다고 말이야. 내 말을 믿지 않더니 이젠 믿을 수 있지?”“멋져요! 정말 너무 멋지네요. 세상에, 너무 제 스타일이에요!”한 여자가 말했다.“구주왕이 저렇게 잘생긴 줄 알았더라면 절대 적이 되려고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렇지 않아요?”다른 여자가 샐쭉 웃으면서 말했다.“그렇지. 그런데 멋진 겉모습을 제외한 다른 면은 어떤지 모르겠어.”“여섯째 언니 말이 맞아요. 남자는 얼굴만 보면 안 돼요. 능력이 중요하죠!”“그러면 다 같이 지켜보는 건 어때요? 구주왕의 실력이 어떤지 말이에요!”칠수방의 여자들이 재잘대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구용산 쪽에서는 당장이라도 대전이 시작될 것 같았다.윤구주가 바로 구주왕이라는 걸 알게 되자 창현진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네가 바로 우리 화진의 구주왕이라고?”창현진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바로 나야.”윤구주가 오만하게 말했다.“6년 전, 곤륜에서 구주왕이 탄생했을 때 우리 현문에서는 사람을 보냈었지. 그런데 화진의 구주왕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그 순간 윤구주가 갑자기 손을 썼다.그는 손을 움직여서 바로 천주금술을 사용했다.30여 미터가 넘을 듯한 천주검이 나타나자 윤구주는 그것으로 사방을 휩쓸었다.촥!거대한 검은 창현진인의 거대한 손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하늘까지 잘라버릴 듯했다.“세상에, 구주왕 너무 강한 거 아닌가요?”윤구주의 일격을 본 순간 세 종문의 자제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졌다.“구주왕이 서요산 출신의 함지우보다 더 무시무시할 줄은 몰랐네요. 역시 우리 화진의 구주왕다워요.”만불종의 살심스님도 깜짝 놀랐다.자운각의 현지욱은 얼굴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그는 예전에 홀로 윤구주와 싸울 생각이었는데 지금 보니 너무 우스운 일이었다.윤구주가 천주금술을 사용하자 천현진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금지술? 우리 화진의 금지술을 사용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하지만 이 세상에 금지술을 쓸 줄 아는 사람이 과연 너 하나일까?”창현진인은 그렇게 외치면서 합장했다.“금지술, 대비수인!”쿵!난폭한 팔부 동천 대원만 경지의 기운이 창현진인에게서 뿜어져 나왔다.그 순간 창현진인은 수염이 마구 휘날리면서 입고 있던 장포도 마구 나부꼈다.곧이어 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자 갑자기 날씨가 확 바뀌면서 굉음과 함께 거대한 검은 손이 허공에 나타났다.그 손의 손바닥에는 금색의 ‘만’자가 적혀 있었다.그 손은 하늘을 가릴 듯했고 심지어 구용산 산봉우리까지 전부 그 손에 뒤덮였다.“금지술, 대비수인! 이건 우리 화진의 금지술인데!”허공에 나타난 거대한 검은색의 손바닥을 본 순간 만불종의 살심 스님이 놀란 목소리로 최쳤다.대비수인은 소림에서 기인한 것으로 금지술이 되었다.그러나 그 금지술은 각 종문으로 흘러 들어갔는데 눈앞의 현문의 창현진인이 그것을 수련했을 줄은 몰랐다.하늘은 거대한 손에 완전히 가려졌다.무시무시한 기운이 끊임없이 구용산 산꼭대기를 눌러서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조금 약한 편이 종문의 제자들은 입가에서 피를 흘렸다.창현진인이 대비수인
곧이어 아주 거대한 코끼리의 허상이 윤구주의 뒤에서 나타났다.구음만상결!구양이 기라면 구음은 힘이었다.윤구주는 설국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흡수한 뒤 처음으로 이 무시무시한 공법을 시전한 것이었다.이 공법을 쓰자 윤구주가 마치 신처럼 보였다.그는 주먹을 들어 허공에 있는 검은색의 거대한 손을 쳤고, 곧 거대한 코끼리의 호상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비록 대비수인은 소림의 금지술이긴 하지만 윤구주의 구음만상결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폭발음이 구용산에 널리 울려 퍼졌다.대비수인은 그 자리에서 파괴되었고 무시무시한 여파는 산봉우리를 뒤흔들었다.현문의 창현진인은 윤구주의 공격에 멀리 날아가서 쓰러지며 입에서 피를 토했다.“선조님!”창현진인이 피를 토하자 옆에 있던 세 대장로는 전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그뿐만 아니라 심지어 근처에 있던 세 종문의 제자들 모두 깜짝 놀랐다.겨우 윤구주의 공격 두 번에 현문의 창현진인이 중상을 입을 줄은 몰랐다.“강해요. 진짜 너무 강한데요?”먼 곳에서 칠수방의 여자들은 윤구주의 듬직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충격을 받았다.“이 정도 실력이라면 우리 여제님이랑 비슷할 것 같은데요!”다른 여자가 말했다.“아니, 눈치채지 못했어? 구주왕은 별로 힘을 들이지 않은 것 같은데 단번에 팔부 동천 대원만 경지인 창현진인을 쓰러뜨렸어.”“그 말은 구주왕이 우리 여제님보다 더 강할 거란 뜻인가요?”“그럴지도 모르지.”“세상에, 너무 멋진데요? 만약 저런 남자와 결혼할 수 있다면 매일 시중을 들어도 좋아요.”“하하, 꿈 깨! 그럴 일은 없으니까!”여자들은 윤구주의 말도 안 되는 실력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구용산 쪽, 윤구주가 구음만상결을 시전하는 순간 창현진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그는 팔부 동천 대원만 경지로 곧 있으면 진정한 구오 지존 경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그동안 그는 구오 지존이 되기 위해 줄곧 폐관 수련했다. 그런데 폐관 수련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윤구주 같은 상대를 마주하게 될 줄은
벌써 적선술을 쓰다니, 윤구주의 살기가 얼마나 강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탓하려면 감히 윤씨 일가를 건드린 문씨 일가를 탓해야 했다.감히 윤구주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를 건드리려고 했으니 윤구주가 가만히 있겠는가?무시무시한 적선술의 출현과 동시에 윤구주의 온몸이 흰빛에 둘러싸였다.윤구주는 마치 군신처럼 보였다.그를 둘러싼 절정의 기운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하늘과 땅을 일그러뜨릴 듯한 절정의 기운이 나타남과 동시에 팔부 동천 대원만 경지에 다다른 찬형진인은 눈가가 심하게 경련하기 시작했다.“어떻게 기운이 이렇게 강할 수가 있지... 아니! 이건 절정의 기운이 아니야. 이건 지존의 기운이야! 설마...”무시무시한 생각이 창현진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윤구주의 몸에서 지존의 기운이 나타나는 순간 구용산 전체가 윤구주의 기운으로 뒤덮였다.지존의 기운은 강한 결계를 형성하였다. 그것은 마치 그물처럼 모든 사람들을 걸려들게 할 것만 같았다.세 종문의 사람도, 현문의 선조들도 마찬가지였다.다들 윤구주가 내뿜는 지존의 기운에 둘러싸였다.“이놈! 감히 홀로 우리 모두를 상대하려는 거냐?”장검을 든 현문의 한 선조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더니 장검을 휘둘렀다. 서늘한 기운이 검날에서 느껴지면서 그 기운들은 순식간에 수많은 검의 허상을 만들어내면서 윤구주를 공격했다.현문 선조가 한기로 공격하자 윤구주는 제대로 보지도 않고 오른손을 휙 움직였다.쿵!지존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회색의 거대한 손이 상대의 검날을 쥐었다.“이럴 수가!”윤구주를 공격했던 현문의 선조는 그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겁을 먹고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물러나려고? 물러날 수 있겠어?”거대한 회색 손이 갑자기 방향을 틀었고 곧 검이 부서졌다. 무시무시한 힘 때문에 현문 선조의 팔도 그 자리에서 부러졌다.그러나 그는 부러진 팔을 신경 쓸 새도 없이 빠르게 물러났다.그는 도망쳐야 했다.반드시 살아야 했다.그가 뒤로 멀리 몸을 물리는 순간, 갑자기 사
자운각의 젊은 주인 현지욱은 창백해진 얼굴로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끝장이야. 오늘 우리 모두 죽을 거야!”현문의 한 제자가 두려움에 떨면서 외쳤다.“구주왕이 그랬잖아요. 여기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겠다고요. 그러면... 저희까지 죽이는 거 아니에요?”만불종 쪽의 한 스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윤구주는 현문의 선조를 죽인 뒤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돌려 창현진인 등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이제 너희들 차례야. 오늘 내가 말했지.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죽일 거라고.”윤구주의 목소리는 칼 같았다.그의 살기는 구용산을 전부 뒤덮었다.윤구주가 정말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겠다고 하자 창현진인의 얼굴이 심하게 떨렸다.“구주왕, 정말로 우리 6대종문과 철천지원수가 될 생각인 거야? 우리와 싸운다면 화진의 무도는 너로 인해 무너질 거야!”창현진인이 호통을 치자 윤구주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무너진다고? 당신들은 감히 문창정 그 노인네와 결탁하여 우리 윤씨 일가를 괴롭혔어. 심지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까지 감금해 뒀는데 내가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어?”“구주왕, 우리 네 명은 이제 막 폐관을 마치고 나왔는데 어떻게 윤씨 일가와 네 할머니를 괴롭힐 수가 있겠어? 이... 이건 모함이야!”키가 작은 현문의 선조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의 말은 사실이었다.현문의 네 선조는 이제 막 폐관을 마치고 나와서 윤구주의 할머니가 감금당했다는 걸 전혀 몰랐다.그러나 윤구주는 그런 건 상관없었다.현문의 네 선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를 죽이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윤구주의 실력이 강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몸을 낮추면서 윤구주에게 이런 말을 하는 대신 일찌감치 그를 죽였을 것이다.그래서 그가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해! 오늘 이 상황은 당신들이 자초한 거야.”윤구주가 패기 넘치게 말하자 세 선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러나 조금 전 윤구주가 손쉽게 현문의 선조를 한 명 죽였던 것을 떠올리면 또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 일곱 명은 자신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홀로 윤구주와 싸우면 어떻게 될지는 창현진인을 보면 알 수 있었다.“정말 양심도 없네요. 저러면서 명문 출신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다니, 부끄럽지도 않은가 봐요. 그쪽 종문의 선조들이 그렇게 가르쳤나 보죠? 진짜 수치를 모르는 사람들이네요.”공수이는 현지욱을 욕하다가 별안간 자운각의 선조 일곱 명을 욕했다.심지어 윤구주마저 공수이의 욕을 듣고 잠깐 멈칫했다.“이 자식, 이제는 말을 꽤 잘하네.”윤구주가 장난스럽게 말했다.“이 대머리 자식, 잠시 뒤에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다들 같이 공격합시다. 반드시 저놈을 죽여야 해요! 역사는 승자가 써 내려가는 겁니다. 오늘 전투에서 우리는 반드시 구주왕을 죽여 화진의 무인들에게 누가 최강인지를 보여줘야 합니다!”창현진인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맞아요. 우리 종문은 삼천 년 동안 화진의 무도를 이끌었어요. 그동안 수많은 걸출한 인물이 나왔지만 그들 모두 우리 종문의 근간을 뒤흔들지 못했어요. 그런데 겨우 십여 년 정도 수련한 자식이 감히 우리 종문의 근간을 뒤흔들려고 하다니, 말도 안 되죠.”자운각의 선조 일곱 명은 양심 없이 함께 윤구주를 공격했다. 게다가 모두 치명적인 공격들이었다.음산한 바람이 불면서 엄청난 한기가 느껴졌다. 그들은 마치 악귀처럼 윤구주에게 달려들었다.“문벌에서는 조정의 질서를 어지럽혔고 세가에서는 외국 세력과 결탁했지. 그런데 종문은 더 대단해. 감히 화진의 땅을 호시탐탐 노리면서 나라를 세우려고 했으니 말이야. 중요한 건 지금이야. 반역을 꾀한 사람은 당신들이 처음이 아니야. 마지막도 아닐 거고. 예로부터 화진은 하나였어. 지난 삼천 년 동안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이건 하늘의 뜻이야. 그런데 당신들은 감히 하늘의 뜻을 거스르려고 했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은 결국 천벌을 받게 돼 있어. 나는 오늘 하늘을 대신하여 당신들을 죽여 정의를 실현하겠어. 당신들 같은 역적들에게 남은 건 오직 죽음뿐이야.”윤구주는 입술
팔부 동천 수준에 다다랐고 곧 교룡이 될 수 있었던 검은 뱀이 벼락을 맞고 죽었다.사실 그곳에 있는 많은 노인들도 검은 뱀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그런데 그들 중에서 가장 강하던 존재가 윤구주의 일격에 죽어버렸다.검은 뱀은 벼락을 맞고 뼈만 남았다. 금뇌가 사라지자 뱀의 뼈도 재가 되었다. 그 재는 지표면으로 떠올랐고 곧 아주 강한 피비린내가 났다.피비린내가 사방으로 퍼지자 그 자극적인 냄새에 종문의 제자들은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했다.“이건 저 짐승이 집어삼킨 육체들의 정기야. 사람은 정기로 살아가지.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정기라니, 저 짐승은 그동안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죽였을 거야.”윤구주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살기에 사람들은 섬뜩함을 느껴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었다.“아니, 수가 적었네. 평범한 사람들은 정기가 많지 않아. 무인이 그나마 혈기가 왕성한 편이지. 특히 절정 강자들의 혈기는 형태를 갖출 수 있고 세상 만물을 윤택하게 할 수 있어. 이 짐승은 적어도 400년을 살았을 거야. 300년이면 이무기가 될 수 있고 500년이면 교룡이 될 수 있지. 그렇게 오래 살려면 혈기를 집어삼켜서 수명을 늘려야 해. 그러니까 이 짐승은 수백 년간 적어도 수백만 명의 사람을 잡아먹었을 거야.”함지우가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서요산은 검은 뱀과 같은 나쁜 것들을 처단하여 세상의 정도를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여겼다. 서요산은 요물과 완전히 대립하는 처지였기에 함지우는 갑자기 사람이 달라져서는 엄청난 살기를 내뿜었다.“걱정하지 마. 오늘 난 한 명도 살려두지 않을 거니까. 오늘 전부 죽여버릴 거야.”함지우의 살기가 강한 편이라면 윤구주는 무시무시한 정도였다.윤구주는 이 세상의 유일한 신처럼 느껴졌다. 그가 하는 말은 신의 말씀 같았고 아무도 감히 그를 의심할 수 없었다.“헉!”정운은 안색이 좋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당황하지 마세요. 그 정도로 강한 건 아닐 테니까요. 구오 지존도 저렇게 강할 수는 없어요. 구주
“백 년 전 오늘, 윤씨 일가는 우리 자운각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자운각의 주인을 죽였어. 당시 자운각의 주인은 화진에서 보기 드문 귀재였어. 이미 백 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그때 그 복수를 하지 못했는데 윤구주 네가 나타난 거야!”정운은 매우 화가 났다.윤구주는 자운각의 여섯 사람이 왜 자신을 이토록 미워하는지를 그제야 깨달았다.창현진인은 눈을 빛냈다. 그에게는 잘된 일이었다.자운각에게는 다른 의도가 있었으니 그들은 분명 최선을 다해 윤구주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자운각과 윤씨 일가 사이에 그런 원한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윤구주! 나는 조금 전 너에게 기회를 주었어. 넌 우리 화진의 구주왕이고 많은 업적을 쌓았지. 그러니 당연히 최대한 살생을 하지 않고 넓은 아량을 베풀어야 마땅한데 오히려 우리 종문 사람들을 죽이려고 했어. 세상 일이 다 네 마음대로 되는 줄 알아? 오늘 나는 자운각과 합심하여 널 죽이겠어. 얌전히 죽어. 그러면 덜 고통스럽게 죽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렇지 않으면 시체조차 온전히 남겨주지 않을 줄 알아.”창현진인은 자운각의 여섯 사람, 그리고 뱀 한 마리와 협력할 생각이었다. 절정 강자 여덟 명이 함께 싸운다면 그 힘은 대단할 것이다.“아까부터 자꾸 헛소리만 지껄이네요. 당신들 중에 좋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군요. 지우 씨, 저 사람들이 먼저 양심 없이 나왔으니 지우 씨도 이제 그만 쉬고 어서 저 마귀 같은 노인들을 죽여야죠!”공수이는 한참을 토하다가 함지우를 재촉했다. 그는 종문 사람들의 행태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당연하지!”함지우는 나서려고 했다가 다시 한번 윤구주의 눈빛에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났다.고개를 돌린 윤구주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았다.“종문 사람들은 헛소리를 지껄이면서 남 탓하는 재주가 정말 뛰어나네. 그래도 진실은 변하지 않아. 당신들은 문창정 그 노인네와 결탁하여 화진의 땅을 나눠 가지려고 했어. 그건 죽을죄야. 오늘 나는 내 가문의 복수와 화진의 복수를 동시에 할 거야. 쓸데없는 얘기는
자운각의 선조들이 도착했다.여섯 사람은 하늘을 뒤덮을 듯한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그들의 살기가 사방을 휩쓸었고 구용산 사람들은 불안에 떨었다.멀리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칠수방의 여자들은 모두 당황한 표정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그들의 살기는 사람을 죽일 듯했다.“심상치 않아요. 자운각의 선조들이 도착했어요.”“저 오빠 혼자서 괜찮을까요?”“넷째 언니!”질문을 받은 차비연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여섯 사람은 창현진인 등과 실력이 비슷했다. 특히 검은 뱀을 타고 있는 노인은 창현 진인보다 실력이 뛰어났다. 만약 일곱 명이 연합한다면 윤구주도 잠깐 물러서야 할 것이다.구용산이 뒤흔들렸다. 종문의 제자들은 살기 때문에 꿈쩍할 수가 없었고 실력이 약한 사람들은 얼굴이 창백해져서는 서늘한 숨을 뱉었다.멀리 떨어져 있는 칠수방의 사람들도 겁을 먹었고 종문의 자제들도 다들 얼굴에 핏기 하나 없었다.아군조차 겁을 먹었으니 여섯 사람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또 왔네? 자운각의 노인들이었군.”그들을 알아본 함지우는 잠깐 물러났다가 다시 나서려고 했다.“지우야.”윤구주의 눈빛에 함지우는 다시 물러났다. 그는 고개를 돌려 여섯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들은 자운각의 선조들이었다. 윤구주는 그들을 쭉 둘러보았다. 여섯 명 중 한 명은 칠살에 다다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나머지 다섯 명은 팔부 동천 수준이었다. 특히 얼굴이 흉측한 노인은 창현진인보다 실력이 강한 듯 보였다.“저 검은 뱀은 비늘과 날개까지 생겼군. 이제 곧 교룡이 되겠어.”검은 뱀은 절대 좋은 생물이 아니었다. 만약 그것이 구오 경지에 다다르게 된다면 세상에 큰 해를 끼치게 될 것이다.자운각의 선조들이 갑자기 나타나자 창현진인은 당황했다.그는 사실 투항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상황이 뒤집어질 줄은 몰랐다.그러나 창현진인은 바로 입을 열지 않았다. 사람은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교활해지는 법이다. 그는 일곱 명의 사람과 뱀 한
공수이는 경멸 가득한 표정으로 창현진인 등 종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종문 사람들은 다들 고개를 숙이고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감히 우리 형님을 상대하려고 해요? 솔직히 얘기할게요. 우리 형님은 당시 곤륜에 있으면서 수많은 외국의 절정 강자들을 죽였어요. 그런데 당신들이 무슨 수로 우리 형님을 상대해요?”공수이가 계속해 말했다.‘뭐라고? 무도 성지 곤륜?’공수이의 말에 세 종문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창현진인까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네 말은... 구주왕이... 무도 성지 곤륜 출신이란 말이야?”창현진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공수이에게 물었다.“이제 알았어요? 우리 형님은 무력으로 천하제일이라서 천하무적이라고 불리는데요?”공수이가 말했다.그의 말에 사람들은 전부 얼어붙었다.그들은 윤구주가 무도 성지 곤륜 출신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윤구주의 엄청난 실력을 떠올린 창현진인은 갑자기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서 이렇게 젊은 나이에 구오 지존이 될 수 있었던 것이군. 그래서 우리 화진의 구주왕이 될 수 있었던 거였어.”말을 마친 뒤 창현진인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윤구주에게 말했다.“윤구주, 우리가 잘못했어. 나는 현문을 대표하여 너에게 사과하겠어. 만약 오늘 우리를 용서해 준다면 네가 시키는 것은 뭐든 하겠어.”창현진인은 윤구주를 향해 용서를 빌었고 윤구주는 매정한 눈빛으로 말했다.“이제 와서 용서해달라고? 늦었어. 당신들은 문창정 그 노인네와 결탁하는 순간부터 죽어야 할 운명이었어.”윤구주는 사실 종문 사람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종문은 아무래도 화진의 3대 서열 중 가장 강한 세력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문창정과 결탁하였고 심지어 윤구주의 친할머니를 감금하였다. 그러니 윤구주로서는 그들을 죽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윤구주, 만약 오늘 네가 우리들을 죽인다면 결과는 하나뿐이야. 너와 우리 종문이 싸우는 것이지. 그건 너도 바라는 일이 아닐 텐데. 그렇지 않아? 그리고 우리 현문에서도 일부 선조가 곤륜에서 수련하고
적선의 기운이 천주검에 주입되자 흰색 빛이 천주검에서 뿜어져 나왔다.이 순간 천주검은 마치 선검이 된 듯했다.쿵!무시무시한 적선의 기운을 품고 있는 천주검이 흑화정을 향해 날아들었다.창현진인은 그 순간 빠르게 두 손으로 수인을 맺었고 곧이어 검은색 불꽃이 불타오르면서 검은색 화룡이 되었다.화룡은 울음을 토해내면서 윤구주의 천주검을 막으려고 했지만 당연하게도 막을 수 없었다.펑!굉음이 허공에서 들려왔다.아우...곧이어 비참한 절규가 들렸다. 화룡은 천주검 때문에 반으로 갈라졌다.“큰일이야...”창현진인은 자신이 만들어낸 검은색의 화룡이 윤구주에 의해 파괴되자 질겁하면서 빠르게 흑화정을 거두어들이려고 했다.그러나 이미 늦었다.적선의 기운을 품은 천주검이 다시 휘둘러지는 순간 굉음과 함께 흑화정이 허공에서 부서졌다.흑화정이 부서지자 창현진인은 입에서 피를 왈칵 토했다.“창현진인!”창현진인이 부상을 당하자 다른 두 선조가 일제히 나서서 윤구주를 공격했고, 윤구주는 주먹을 휘둘렀다.무시무시한 힘으로 주먹을 휘두르자 거대한 코끼리의 허상이 그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그것은 구음만상결이었다.코끼리의 괴력이 두 현문의 선조를 공격했고 퍽 소리와 함께 두 선조는 일제히 멀리 날아갔다. 그들은 저 멀리 날아가 입에서 피를 토했다.“젠장, 너무 강해! 창현진인과 두 명의 선조가 힘을 합쳤는데도 상대가 되지 않아! 설마... 이미 팔부 동천 이상의 실력인 걸까? 설마 전설 속 구오 지존인 걸가?”윤구주가 세 선조를 쓰러뜨리자 살심스님이 참지 못하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구오 지존 경지? 저게... 바로 전설 속 절정 지존이라니!”자운각의 현지욱은 그 말을 듣고 덜덜 떨었다.구오 지존 경지라니!그것은 절정 중에서도 전설에 속했다.그 경지는 이미 수백 년간 나타나지 않았다.그런데 윤구주가 바로 그 전설 속 구오 지존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지존의 기운... 조금 전의 기운은 지존의 기운이었어. 정말로 구오 지존이었어!”이때 한 현문
자운각의 젊은 주인 현지욱은 창백해진 얼굴로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끝장이야. 오늘 우리 모두 죽을 거야!”현문의 한 제자가 두려움에 떨면서 외쳤다.“구주왕이 그랬잖아요. 여기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겠다고요. 그러면... 저희까지 죽이는 거 아니에요?”만불종 쪽의 한 스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윤구주는 현문의 선조를 죽인 뒤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돌려 창현진인 등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이제 너희들 차례야. 오늘 내가 말했지.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죽일 거라고.”윤구주의 목소리는 칼 같았다.그의 살기는 구용산을 전부 뒤덮었다.윤구주가 정말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겠다고 하자 창현진인의 얼굴이 심하게 떨렸다.“구주왕, 정말로 우리 6대종문과 철천지원수가 될 생각인 거야? 우리와 싸운다면 화진의 무도는 너로 인해 무너질 거야!”창현진인이 호통을 치자 윤구주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무너진다고? 당신들은 감히 문창정 그 노인네와 결탁하여 우리 윤씨 일가를 괴롭혔어. 심지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까지 감금해 뒀는데 내가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어?”“구주왕, 우리 네 명은 이제 막 폐관을 마치고 나왔는데 어떻게 윤씨 일가와 네 할머니를 괴롭힐 수가 있겠어? 이... 이건 모함이야!”키가 작은 현문의 선조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의 말은 사실이었다.현문의 네 선조는 이제 막 폐관을 마치고 나와서 윤구주의 할머니가 감금당했다는 걸 전혀 몰랐다.그러나 윤구주는 그런 건 상관없었다.현문의 네 선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를 죽이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윤구주의 실력이 강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몸을 낮추면서 윤구주에게 이런 말을 하는 대신 일찌감치 그를 죽였을 것이다.그래서 그가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해! 오늘 이 상황은 당신들이 자초한 거야.”윤구주가 패기 넘치게 말하자 세 선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러나 조금 전 윤구주가 손쉽게 현문의 선조를 한 명 죽였던 것을 떠올리면 또 참을 수밖에 없었다.
벌써 적선술을 쓰다니, 윤구주의 살기가 얼마나 강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탓하려면 감히 윤씨 일가를 건드린 문씨 일가를 탓해야 했다.감히 윤구주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를 건드리려고 했으니 윤구주가 가만히 있겠는가?무시무시한 적선술의 출현과 동시에 윤구주의 온몸이 흰빛에 둘러싸였다.윤구주는 마치 군신처럼 보였다.그를 둘러싼 절정의 기운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하늘과 땅을 일그러뜨릴 듯한 절정의 기운이 나타남과 동시에 팔부 동천 대원만 경지에 다다른 찬형진인은 눈가가 심하게 경련하기 시작했다.“어떻게 기운이 이렇게 강할 수가 있지... 아니! 이건 절정의 기운이 아니야. 이건 지존의 기운이야! 설마...”무시무시한 생각이 창현진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윤구주의 몸에서 지존의 기운이 나타나는 순간 구용산 전체가 윤구주의 기운으로 뒤덮였다.지존의 기운은 강한 결계를 형성하였다. 그것은 마치 그물처럼 모든 사람들을 걸려들게 할 것만 같았다.세 종문의 사람도, 현문의 선조들도 마찬가지였다.다들 윤구주가 내뿜는 지존의 기운에 둘러싸였다.“이놈! 감히 홀로 우리 모두를 상대하려는 거냐?”장검을 든 현문의 한 선조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더니 장검을 휘둘렀다. 서늘한 기운이 검날에서 느껴지면서 그 기운들은 순식간에 수많은 검의 허상을 만들어내면서 윤구주를 공격했다.현문 선조가 한기로 공격하자 윤구주는 제대로 보지도 않고 오른손을 휙 움직였다.쿵!지존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회색의 거대한 손이 상대의 검날을 쥐었다.“이럴 수가!”윤구주를 공격했던 현문의 선조는 그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겁을 먹고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물러나려고? 물러날 수 있겠어?”거대한 회색 손이 갑자기 방향을 틀었고 곧 검이 부서졌다. 무시무시한 힘 때문에 현문 선조의 팔도 그 자리에서 부러졌다.그러나 그는 부러진 팔을 신경 쓸 새도 없이 빠르게 물러났다.그는 도망쳐야 했다.반드시 살아야 했다.그가 뒤로 멀리 몸을 물리는 순간, 갑자기 사
곧이어 아주 거대한 코끼리의 허상이 윤구주의 뒤에서 나타났다.구음만상결!구양이 기라면 구음은 힘이었다.윤구주는 설국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흡수한 뒤 처음으로 이 무시무시한 공법을 시전한 것이었다.이 공법을 쓰자 윤구주가 마치 신처럼 보였다.그는 주먹을 들어 허공에 있는 검은색의 거대한 손을 쳤고, 곧 거대한 코끼리의 호상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비록 대비수인은 소림의 금지술이긴 하지만 윤구주의 구음만상결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폭발음이 구용산에 널리 울려 퍼졌다.대비수인은 그 자리에서 파괴되었고 무시무시한 여파는 산봉우리를 뒤흔들었다.현문의 창현진인은 윤구주의 공격에 멀리 날아가서 쓰러지며 입에서 피를 토했다.“선조님!”창현진인이 피를 토하자 옆에 있던 세 대장로는 전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그뿐만 아니라 심지어 근처에 있던 세 종문의 제자들 모두 깜짝 놀랐다.겨우 윤구주의 공격 두 번에 현문의 창현진인이 중상을 입을 줄은 몰랐다.“강해요. 진짜 너무 강한데요?”먼 곳에서 칠수방의 여자들은 윤구주의 듬직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충격을 받았다.“이 정도 실력이라면 우리 여제님이랑 비슷할 것 같은데요!”다른 여자가 말했다.“아니, 눈치채지 못했어? 구주왕은 별로 힘을 들이지 않은 것 같은데 단번에 팔부 동천 대원만 경지인 창현진인을 쓰러뜨렸어.”“그 말은 구주왕이 우리 여제님보다 더 강할 거란 뜻인가요?”“그럴지도 모르지.”“세상에, 너무 멋진데요? 만약 저런 남자와 결혼할 수 있다면 매일 시중을 들어도 좋아요.”“하하, 꿈 깨! 그럴 일은 없으니까!”여자들은 윤구주의 말도 안 되는 실력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구용산 쪽, 윤구주가 구음만상결을 시전하는 순간 창현진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그는 팔부 동천 대원만 경지로 곧 있으면 진정한 구오 지존 경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그동안 그는 구오 지존이 되기 위해 줄곧 폐관 수련했다. 그런데 폐관 수련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윤구주 같은 상대를 마주하게 될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