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몇 대가 어둠을 뚫고 도시 외곽으로 질주하고 있었다.차 안에는 서울로 돌아온 윤구주와 그의 형제들이 있었다.윤구주와 소채은은 단둘이 한 차에 앉아 있었고 다른 형제들은 모두 다른 차에 앉았다.비행장을 떠난 뒤 윤구주는 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소채은이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는 윤구주를 향해 말했다.“구주야, 고민이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줄 수 있어?”윤구주는 소채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리더니 웃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윤구주가 입을 열려고 하지 않자 소채은은 그의 큰 손을 잡으면서 더는 묻지 않았다.차는 계속 달렸다.몇 분 뒤, 윤구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채은아, 사실 네게 숨긴 게 있어. 혹시 날 탓할 거야?”“무슨 거짓말인데?”소채은이 물었다.“우리 가족에 관한 거야.”윤구주는 성실하게 대답했다.소채은을 알게 되고부터 지금까지 윤구주는 단 한 번도 그녀에게 가족에 관한 얘기를 한 적이 없었다.그리고 자신이 천하제일 윤씨 일가 사람이라는 것도 얘기하지 않았다.소채은은 윤구주의 말을 듣고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네가 얘기하지 않았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지. 그래서 난 널 탓하지 않을 거야.”윤구주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했다.“사실 우리 집안일을 얘기해줄 수도 있어.”그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창밖의 밤경치를 바라보았다.“우리 집안은 서울의 윤씨 일가야.”윤구주는 드디어 가족 얘기를 꺼냈다.소채은은 윤구주가 천하제일 가문인 윤씨 일가의 자제라는 것을 알게 되자 살짝 놀랐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난 어릴 때부터 아주 풍족하게 자랐어.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9살이 되던 해, 나는 내가 누리던 모든 걸 잃었어.”윤구주는 그 얘기를 꺼내자 목소리가 갑자기 차가워졌다.곧이어 그는 자신과 어머니가 윤씨 일가에서 내쫓긴 사실을 얘기했다.그리고 그런 짓을 벌인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 윤신우라는 것도 얘기했다
“육도진 우상, 이곳엔 왜 온 겁니까?”이때 정태웅이 갑자기 차가운 얼굴로 다가왔다.민규현과 천현수도 전부 달갑지 않은 얼굴로 걸어서 나왔다.육도진은 서둘러 말했다.“저하께서 돌아오셨다는 말을 듣고 인사를 전하러 온 겁니다. 저하께서는 설국을 굴복시켜 백 년 동안 우리 화진의 속국으로 지내게 만드셨으니 얼마나 경사입니까?”“흠, 소식이 빠르군요. 아니면 뭐 달리 음모라도 있습니까?”정태웅은 품 안에서 비수를 꺼내 들더니 차가운 얼굴로 육도진을 향해 말했다.육도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정태웅 씨, 저는 저하께 인사를 드리러 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지금 절 죽이기라도 하실 생각입니까?”정태웅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육도진 우상이 무슨 속셈을 숨기고 있을지 누가 압니까?”“이...”육도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정말로 어처구니가 없군요! 말이 통하질 않네요!”말을 마친 뒤 육도진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윤구주에게 말했다.“저하, 이자들을 보세요!”윤구주는 육도진에게 나쁜 의도는 없다는 걸 알았기에 손을 저었다.“정태웅, 너희는 일단 물러나. 난 육도진 우상과 단둘이 얘기를 좀 나눌 거야.”육도진이 명령을 내리자 정태웅 등 사람들은 그제야 물러났다.다들 물러난 뒤 윤구주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육도진을 바라보았다.“육도진 우상,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아오신 걸 보니 중요한 일이 있는 건가?”육도진은 웃으면서 빠르게 윤구주의 곁으로 다가갔다.“저는 정말로 단순히 저하께 인사를 드리러 온 겁니다.”“인사?”“황성에서 폐황령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육도진 우상은 한가한가 보군.”육도진은 그의 말에 말문이 턱 막혔다.그는 헛기침을 하면서 멋쩍게 말했다.“역시 저하를 속일 수는 없군요! 휴, 솔직히 얘기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밤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는 저하께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입니다.”육도진은 그제야 본심을 드러냈다.“무슨 일인데?”윤구주가 물었다.“저하께서는 종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일을 알고 계시겠죠
평화는 피를 흘려야 얻을 수 있는 법이라는 말에 육도진은 사색에 잠겼다.육도진은 한참 뒤 갑자기 윤구주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어찌 됐든 제 인사를 받아주십시오. 국주님뿐만 아니라 화진의 백성들을 대신하여 인사하는 겁니다.”말을 마친 뒤 한 나라의 우상인 육도진이 윤구주를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그건 가정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였다.윤구주는 줄곧 화진 백성들을 지켰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윤구주는 홀로 병사들을 이끌고 화진을 지켜냈다.그는 평화를 되찾았고 무도의 질서를 지켰다.덕분에 화진 무도는 처음으로 통일될 수 있었다.6년 뒤인 지금, 윤구주는 접경지대를 지키고 설국을 속국으로 만들었다.문벌과 세가 사람들을 처단한 이유 또한 화진의 번영을 위해서였다.윤구주가 설국을 수복하고 엄청난 업적을 세운 지금, 종문에서는 오히려 윤구주를 처단하게 나섰다.누구라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저하, 앞으로 저와 황성은 저하 편입니다. 저희의 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불러주십시오!”육도진은 윤구주의 패기에 영향을 받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윤구주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괜찮아. 국주님께서 폐황령을 내린 뜻은 알겠어. 국주님께서는 조정과 부대가 이 혼란스러운 국면에 휘말리는 걸 원하지 않는 거겠지. 그렇다면 나는 국주님의 바람을 이루어주겠어. 앞으로 모든 건 나 혼자 짊어질 거야.”윤구주가 그렇게 얘기하자 육도진은 코를 훌쩍였고 눈가가 조금 시큰했다.어쩔 수 없었다.감동이 너무 컸다.화진에 윤구주 같은 왕이 있다는 건 엄청난 복이었다.“저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더 할 얘기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하께 한 가지 사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부디 저하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육도진은 말을 마친 뒤 품 안에서 비밀 서신을 하나 꺼내더니 그것을 윤구주에게 건넸다.“이건 저희 황성에서 방금 얻은 정보입니다. 저희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6대종문이 곧 비밀리에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100년 만에 나타난
정태웅, 천현수는 자매가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지 않았고 공수이는 눈을 깜빡이면서 옆에 있던 연규비를 바라보았다.흰 치마를 입은 연규비는 아주 아름다웠다.다리는 길고 하얬으며 매끈하고 쭉 뻗었다.그녀는 몸매가 좋았고 성숙한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물씬 느껴졌기에 공수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정말 아름다운 누나네요. 그런데 우리 형님의 여자라니, 너무 아쉽네요.”공수이는 한숨을 쉬었지만 연규비의 앞으로 걸어갔다.“안녕하세요, 예쁜 누나! 전 공수이라고 해요. 구주 형님의 동생이에요! 누나가 우리 형님의 여자라는 말을 들었는데 혹시 저에게 누나의 지인들을 소개해 줄 수 있나요?”“꺼져!”공수이가 말을 마치자마자 연규비는 곧바로 대꾸했다.그는 공수이를 무시하고 곧장 떠났고 공수이는 매우 억울했다.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왜 미녀들은 다 그에게 사나운 것일까?‘젠장, 진짜 모르겠어!’잔뜩 풀이 죽은 공수이는 홀로 자리를 떴다....윤구주가 드디어 돌아왔고, 마당은 떠들썩해졌다.거실 안에는 민규현, 천현수가 윤구주에게 최근 서울에서 일어났던 일과 며칠 전 종문이 습격한 사실을 얘기했다.“어떤 종문들이 온 거야?”윤구주가 평온한 어투로 물었다,“저하, 6대종문 중 하나인 현문과 자운각이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남궁서준이 검으로 그들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아마...”민규현은 상황을 솔직히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윤구주의 얼굴에 흐뭇한 표정이 떠올랐다.“그 두 종문을 제외한 다른 종문은?”윤구주가 또 물었다.“다른 종문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6대종문 출신 사람들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6대종문에서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는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살짝 심각해졌다.오직 윤구주만이 아주 태연해 보였다.그는 한참 뒤에야 천천히 말했다.“육도진 우상의 말이 맞는 것 같아. 6대종문에서 회의를 연다던 게 사실인 것 같네.”그 소식에 민규현과 다른 이들은 깜짝 놀랐다.“저하
민규현이 제일 처음 시작했다.그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더니 조심스럽게 머리 위 떠다니는 자줏빛 기운을 바라보다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었다. 곧 젓가락 굵기의 자줏빛 기운이 그의 정수리를 꿰뚫고 그의 체내로 흡수되었다.쿵!자줏빛 기운이 몸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민규현의 체내에서 기혈이 맹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그의 규혈이 그 순간 모두 열렸다는 점이다.규혈이 열리자 민규현은 순간 체내에 뜨거운 에너지가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걸 느꼈다.“흡수!”그는 크게 소리를 질렀고 호마공을 사용하자 넘실대는 무홍의 기운이 그 순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잠시 뒤, 민규현은 자신의 실력이 질적으로 향상됐음을 느꼈다.옆에 있던 천현수와 정태웅 등 사람들도 민규현이 자줏빛 기운을 흡수하는 걸 보고 따라서 흡수하기 시작했다....다들 모두 수련에 집중하고 있을 때 윤구주는 뒷산에 도착했다.뒷산에는 어린아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검도를 수련하고 있었다.그 아이는 바로 남궁서준이었다.남궁서준은 현문의 도자와 자운각 사람들을 상대한 뒤로 자신의 검도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깨달았다.비록 그는 절정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놀라운 검의를 지녀 정3품 절정 강자도 그를 얕볼 수 없었다.윤구주가 도착하자 남궁서준은 서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누구야?”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본 순간, 남궁서준은 흥분해서 펄쩍 뛰었다.“형!”그는 단번에 윤구주의 곁으로 달려갔다.“좋아, 좋아. 잠깐 안 본 사이에 검도 수준이 더 늘었구나.”윤구주는 흐뭇한 얼굴로 남궁서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이건 다 형님의 공로예요. 지난번에 형님께서 검의를 느끼라고 하셔서 경지를 돌파할 수 있었어요.”남궁서준은 앳된 얼굴을 들고 선망하는 눈길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웃었다.윤구주는 진심으로 남궁서준을 아꼈고 그를 친동생처럼 여겼다.심지어 그는 자신의 팔기지까지 흔쾌히 남궁서준에게 가르쳐주었다.“형님! 태웅 형님 말씀을 들어 보니 종문에서 형님을 제거하
윤구주는 다시 서울로 돌아온 뒤 우선 소채은 등 사람들의 지낼 곳을 마련했다.그러고는 6대종문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문벌, 세가 출신의 사람들을 상대할 준비를 했다.지금까지 수만 명의 무인들이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모여들었다.그중에는 문벌, 세가 출신의 사람들도 있었고 아닌 사람들도 있었다.대부분은 문벌, 세가 출신이 아니었지만 중요한 건 그들의 수가 많다는 점이었다.방 안에서 민규현, 천현수, 정태웅 등 사람들은 정보를 수집하면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있었다.“형님, 상황을 보니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수만 명의 무인들이 이미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바로 저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천현수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민규현에게 물었고 민규현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윤구주의 자줏빛 기운을 흡수한 뒤 민규현의 실력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현재 그는 무홍의 기운이 넘치는 상태로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빌어먹을 놈들이구나! 전부 죽어 마땅한 놈들이야!”“그놈들을 제외하고 종문 쪽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어?”민규현이 계속해 물었다.“아직은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 동쪽에 칠수방의 사람이 나타났습니다.”천현수가 대답했다.“칠수방? 절세 미녀들만 제자로 받아준다는 문파 말이야?”민규현이 물었다.“네.”이때 정태웅이 갑자기 끼어들었다.“와, 세상에 그런 문파도 있습니까? 전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태웅이 형은 매일 술을 마시고 여자들과 노는데 정신이 팔렸으니 어떻게 그런 걸 알겠어?”천현수가 정태웅을 향해 눈을 흘기면서 말했고 욕을 먹은 정태웅도 굳이 반박하지는 않았다.그는 오히려 뻔뻔하게 물었다.“현수야, 얼른 얘기해 봐. 그 칠수방은 대체 어떤 문파야? 왜 절세 미녀들만 제자로 받아주는 거야?”천현수는 칠수방의 상황을 간단히 얘기했다.칠수방은 6대종문 중 유일하게 여제자들만 있는 문파였고, 모든 제자들이 다 꽃처럼 아름다웠다.소문에 따르면 칠수방 주인의 이름은 여제라 하고 삼절칠금채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정태웅은 공수이가 사랑 때문에 상처받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공수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부 공수이를 좋아하지 않았고 모두 윤구주를 좋아했다. 그러니 공수이는 매우 슬플 것이다.정태웅은 미소 띤 얼굴로 공수이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야비하게 말했다.“예쁜 여자를 만나고 싶은 거 아니었어?”“그거 당연하죠. 인생에 여자가 없으면 얼마나 무료해요!”“헤헤, 내가 아까 엄청난 정보를 알아 왔거든. 이번에는 분명 예쁜 여자를 찾을 수 있을 거야!”정태웅은 음흉한 얼굴로 말했다.“됐어요, 형님. 전 룸살롱이나 클럽의 여자들에게는 관심이 없어요. 전 진지하게 연애를 해보면서 사랑이 무엇인지를 느껴보고 싶어요.”공수이가 방황하는 눈빛으로 말했다.“뭐라는 거야? 내가 언제 룸살롱 여자들을 소개해 준다고 했어? 이번에 나는 아주 엄청난 미녀들의 정보를 알아냈다고. 그것도 종문 출신의 미녀들이야!”그 말을 들은 공수이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태웅이 형님, 그게 정말이에요? 룸살롱 누나들이 아니에요?”“물론이지!”정태웅의 진지한 표정을 본 공수이는 순간 흥미가 생겨서 잠깐 고민하다가 물었다.“태웅이 형님, 얼른 말씀해 보세요. 어디 여자들이에요?”정태웅은 히죽 웃었다.“칠수방이라고 들어봤어?”“칠수방이요?”공수이는 한참을 생각해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칠수방이라는 곳은 아주 엄청난 곳이야. 우리 화진의 6대종문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종문 제자들이 전부 여자야. 그것도 전부 절세 미녀들이지! 삼절칠금채라고 들어봤어? 삼절칠금채는 칠수방의 7대 미녀들이야. 전해지는 데 따르면 칠수방의 칠금채 중 한 명을 손에 넣으면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대. 게다가 그들은 무려 일곱 명이야...”정태웅은 그렇게 말하면서 공수이를 향해 음흉하게 눈을 깜빡였다.공수이는 그 말을 듣자 눈동자가 마치 불타오르듯 무척 빛났다.그는 정태웅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말했다.“형님, 형님! 얼른 말씀해 보세요. 그 칠금채는 어디를 가면 볼 수 있나요? 저 보고 싶어요!
황성에서 폐황령을 내린 뒤 서울은 완전히 개방되었고 많은 무인들이 출입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이 순간 서울 동부의 번화한 거리 위에는 무인들이 거들먹거리면서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그들 중 일부는 문벌 출신이고 일부는 세가 출신이며 또 다른 별 볼 일 없는 문파 출신도 있었다.수많은 무인들이 오가는 가운데 노인 한 명과 소녀 한 명이 보였다.노인은 50대로 보였는데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했고, 두 손에 굳은살이 가득한 걸 보니 무인이 틀림없었다.그의 곁에는 어린 소녀 한 명이 있었다.소녀는 머리를 묶었고 피부가 구릿빛이라 아주 건강해 보였다.두 사람은 누가 봐도 타지에서 온 무인이었다.그들은 짐을 메고 걸으면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할아버지, 서울의 닭도리탕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저 닭도리탕 먹고 힢어요!”소녀는 걸으면서 노인에게 말했다.닭도리탕을 먹은 뒤 소녀는 가게 앞에 앉아서 오가는 무인들을 바라보면서 물었다.“할아버지, 왜 이렇게 많은 무인들이 서울에 모여든 걸까요? 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이 초대한 걸까요?”노인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끊임없이 보이는 무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백 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종문이 나서서 초대한 거라고 해.”“종문이요?”소녀는 그 말을 듣고 조금 놀란 듯했다.“그래. 너도 알다시피 우리 화진은 무력으로 나라를 세웠고 3대 서열은 오랜 역사가 있어. 3대 서열 중 가장 강한 건 바로 종문이지. 그런데 종문에서 아주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우리와 같은 무인들은 당연히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지.”노인이 말했다.“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소문에 의하면 종문의 강자들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던데 만약 그 사람들을 만난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소녀가 말했다.“음? 하지만 할아버지, 종문 사람들이 그동안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걸까요?”소녀가 궁금한 듯 물었다.노인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손녀
공수이가 팔부동천의 실력을 선보일 때 문창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동천의 기운이 공수이의 몸에서 하나둘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팔부 동천이 나타난 순간, 아주 멀리 떨어져 있던 기운들까지 모조리 팔부의 기운에 뒤덮이는 것만 같았다.“이 자식! 감히 체내의 혈맥을 희생하여 억지로 팔부 동천을 개시해?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게냐?”문창정이 갑자기 호된 목소리로 공수이에게 말했다.공수이는 이미 온몸이 빨갰다.피부도 붉은색이었고 심지어 동공까지 붉은색이었다.“전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들 모두 나와 함께 죽게 할 겁니다.”공수이는 그렇게 많은 걸 신경 쓰지 않았다.오늘 그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서 이곳에 왔다.첫 번째는 종문을 처단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칠수방의 미녀들을 보는 것이었다.칠수방의 미녀들은 이미 보았으니 이제 이 자리에 있는 종문의 사람들을 전부 처단하면 끝이었다쿵!하늘과 땅을 뒤덮을 듯한 동천의 기운이 나타나는 순간, 저택 전체가 핏빛으로 되었다절그럭, 절그럭.공수이의 몸을 휘감고 있던 검은색 사슬도 공수이가 팔부 동천을 완전히 열자 부서지기 시작했다..“세상에, 팔부 절정이라니! 다들 물러나요...”현문의 구진철은 팔부 절정의 기운이 하늘과 땅을 뒤덮는 걸 느낀 순간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현문뿐만 아니라 자운각, 만불종 사람들도 전부 뒤로 물러났다.그들은 팔부 동천의 위압감을 감당할 수 없었다.“어르신... 저희는 어떡해요?”칠수방의 미녀들은 서둘러 그들을 이끌고 온 안희정에게 물었다.안희정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팔부 동천을 시전한 공수이를 바라보며 말했다.“팔부 동천은 아주 파멸적이야. 우리가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다들 얼른 피해!”“하지만 그러면 저 스님은 어떡해요?”차비연은 공수이가 걱정되었다.“그것까지 신경 쓸 새는 없어. 팔부가 열렸으니 이 공간은 저 스님이 혼자 지배하게 되. 여기 있으면 우리 모두 죽게 될 거야!”안희정은 그렇게 말한 뒤 빠르게 철수했다.차비연은 비록
문창정은 싸늘한 눈빛으로 공수이를 바라보며 말했다.공수이는 문창정이 손을 쓰자 아주 강렬한 압박감이 정수리 위에서 전해지는 걸 느꼈다.그러나 공수이는 여전히 두려워하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저한테 투항하라고요? 꿈 깨요!”“이렇게 죽음을 자초한다면 내가 그 꿈을 기꺼이 이뤄주마!”’문창정은 말을 마친 뒤 손을 들어 공수이를 향해 움직였다.파멸적인 위압감이 전해졌다.쿠구궁!상공의 소용돌이 속에서 검은색 불꽃이 일렁이면서 갑자기 사슬 8개가 나타났다.사람 팔뚝만큼 두꺼운 검은색 사슬들에서는 검은색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그것들은 하늘에서 내려와 공수이의 두 손과 두 발을 묶었다.“음? 이건...”어마어마한 마기를 뿜어대는 검은색 사슬에 묶이자 공수이는 순간 이상함을 눈치챘다.검은색 사슬이 그의 체내에 있는 칠살의 기운을 흡수하고 있었다.“젠장, 감히 내 기운을 흡수해?”공수이는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고 버둥대면서 검은색 사슬의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아무리 시도해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근처에 있던 세 종문의 사람들은 공수이가 문창정의 검은색 사슬에 묶이는 걸 본 순간 다들 흥분했다.“역시 문창정 선배님이시군요. 단번에 저 발칙한 놈을 제압하셨어요!”현문 도자가 일그러진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그러게요. 문창정 선배님은 백여 년 전 이미 후3품 절정에 달하셨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역시 명불허전입니다!”만불종의 살심스님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사부님께서 그러셨죠. 문씨 일가는 절대 얕보면 안 된다고. 지금 보니 모두 사실이었네요!”자운각의 젊은 주인 현지욱도 참지 못하고 말했다.공수이가 문창정의 여덟 사슬에 묶이는 순간 정태웅은 곧바로 소리를 질렀다.“수이 동생... 내가 구해줄게!”정태웅은 그를 구해주려고 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날아가자마자 문창정이 소매를 움직였고 정태웅은 저 멀리 날아갔다.“풉!”정태웅은 입에서 피를 토했고 다시 일어나기 힘들어했다..“태웅 형님...”정태웅이 자신을 구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세 종문을 상대하면서도 공수이가 이렇게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줄은.그 광경에 칠수방의 미녀들은 모두 흥분했다.반대로 세 종문의 사람들은 전부 안색이 좋지 않았다.어쩔 수 없었다.얼마나 창피한 일인가?화진의 6대종문인 그들은 언제나 무도 최강으로 불리면서 영예를 누렸다.그런 그들이 이번에 하산하여 이런 말도 안 되게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공수이는 홀로 세 종문과 맞서 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종문 사람들을 죽였다.“잘 죽였어! 수이 동생 정말 최고야!”정태웅은 사실 공수이가 걱정됐었지만 전쟁의 신과 같은 그의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뻤다.“헤헤, 만약 오늘 수이 동생이 이 빌어먹을 놈들을 전부 죽인다면 아마 우리 저하께서 우리를 엄청나게 칭찬해 주실지도 몰라.”정태웅은 그렇게 생각했다.“수이 동생, 화이팅! 저 빌어먹을 종문 놈들을 전부 죽여버려!”정태웅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곧바로 옆에 있는 공수이를 응원하기 시작했다.공수이가 홀로 세 종문과 싸우고 있을 때, 오래된 저택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흰옷을 입은 사람 한 명이 손에 복사꽃 가지를 들고서 그윽한 눈길로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늘씬하고 늠름했으며 흰옷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했다. 그의 준수한 얼굴에서는 부드러우면서 음산한 기운이 느껴졌다.그는 옷차림이 괴상했고 등에는 검집을 메고 다녔다.칼집에는 금빛으로 서요산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그는 저택의 상공에서 느껴지는 칠살의 기운으로 시선을 옮기더니 조용히 중얼거렸다.“싸우기 시작한 건가? 재밌군!”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한 걸음 내디뎠다.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이미 30미터는 넘는 곳에 있었다.그리고 그가 다시 걸음을 내디뎠을 때, 그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졌다....쿵!쿵!쿵!문씨 일가 저택에서 대전은 계속되었다.공수이는 칠살의 실력을 선보인 뒤로 세 종문의 사람들을 완전히 제압했다.게다가 엄청난 금강 법이 몸을 지켜주는 덕분에
후3품은 말할 것도 없었다.그런데 공수이는 기껏해야 스물 초반처럼 보였는데 벌써 전설 속 후3품 칠살 수준에 다다른 것이다.실로 엄청난 재능이었다.“저 스님이 전설 속 칠살 절정이었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참 놀라워. 진짜 말도 안 돼!”차비연은 매우 흥분하며 신처럼 보이는 공수이를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바라볼 뿐이었다.칠수방의 다른 미녀들도 전부 아름다운 눈을 크게 뜨고 눈앞의 세기의 대전을 바라보았다.“칠살? 가주님, 저 자식 실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저희도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이때 문창정의 뒤에 서 있던 두 명의 검은색 장포를 입은 노인들이 음침한 얼굴로 공수이를 노려보며 말했다.문창정의 눈빛이 빛났다.한참 뒤 그는 손을 저었다.“괜찮아. 만약 세 종문이 저런 어린애 한 명도 상대하지 못한다면 윤구주는 어떻게 상대하겠어?”문창정의 말을 들은 두 검은 망토를 입은 노인은 물러났다.쿵, 쿵, 쿵!공수이가 칠살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을 때, 만불종, 현문, 자운각은 모두 다시 공수이를 공격했다.만불종은 불문이지만 살성이 아주 강했다.특히 살심스님은 미륵불처럼 생겼지만 사람을 죽일 때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걸로 유명했다. 게다가 그는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유명했다.이 순간 살심스님이 들고 있는 선장에서 금색의 빛무리가 뿜어져 나왔다. 그가 한 번씩 공격할 때마다 공간이 그의 선장에 의해 부서질 것만 같았다.쿠구궁!무시무시한 선장이 허공에 여러 개의 금빛 그림자를 만들어냈고 그것들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공수이를 공격했다.현문 쪽은 도자 손형재를 선두로 했다.손형재는 이미 자신의 흑사검을 꺼냈다. 흑사검이 움직이자 섬뜩한 검은색 뱀들이 하늘에서 꿈틀대며 공수이를 공격하려고 했다.자운각은 전력으로 공수이의 뒤쪽을 공격했다.세 종문의 포위 공격에 공수이의 칠살 기운은 점점 더 짙어졌다. 들끓는 살기에 화창하던 하늘도 검은색으로 변했다.“세상에, 전부 덤빈다고요? 제가 무서워할 것 같나요?”공수이는 크게 소리치더
공수이와 칠수방의 차비연이 애정행각을 벌이자 종문 사람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칠수방은 화진의 6대 종문 중 하나인데 다른 세 종문과 연합하지는 않고 오히려 공수이와 썸을 타고 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내분을 일으킬 수는 없었다.그래서 자운각의 현지욱이 입을 열었다.“흥! 칠수방이 부족하다고 해서 우리 세 종문이 널 상대하지 못할 것 같아?”말을 마친 뒤 그는 공수이를 죽어라 노려보았다.“죽입시다!”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뒤에 있던 자운각의 고수들이 순식간에 튀어 나갔다.그와 동시에 현문, 만불종의 절정 강자 또한 모두 달려 나갔다.세 종문이 연합해서 십여 명의 절정 강자가 공수이를 공격했다.공수이는 절정 강자들이 동시에 공격하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웃는 얼굴로 칠수방의 차비연을 향해 말했다.“예쁜 누나, 전 일단 이 빌어먹을 놈들부터 죽여야 해서 우리 잠시 뒤에 얘기 나눠요!”말을 마친 뒤 공수이의 몸이 갑자기 떨렸다. 그는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세 종문 출신의 절정 강자 십여 명을 향해 달려들었다.공수이는 홀로 그들을 상대했다.“어머, 저 스님 정말 대단한데요? 홀로 세 종문과 맞서 싸우잖아요.”칠수방의 한 미녀가 말했다.“흥! 정말 뻔뻔한 놈들이에요. 저렇게 많은 절정 강자가 어린 스님 한 명을 괴롭히다니, 소문이라도 나면 세상의 모든 무인들이 비웃을 거예요.”“그러니까 말이야. 정말 부끄러운 줄 모르는 놈들이야.”칠수방의 미녀들은 공수이의 편을 들어주었다.칠수방 여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절정 고수 십여 명이 함께 싸우는 모습은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이 순간, 기둥 같은 무홍의 기운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면서 오래된 저택을 전부 뒤덮었다.“이 자식, 이래도 살아남을 수 있겠어?”자줏빛의 장포를 입은 자운각의 노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그가 두 손을 들자 검은색의 현기가 뱀이 되어 공수이를 덮쳤다.“당신이요?
또 누가 덤빌 거냐는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종문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어두워졌다.공수이의 실력이 이렇게 엄청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이때 문창정의 뒤에 있던 두 노인이 손을 쓰려는 듯 앞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문창정이 고개를 저었다.문창정이 고개를 젓자 두 사람은 물러났다.아무도 찍소리하지 못하자 드디어 만불종의 살심스님이 나섰다.“넌 대체 누구지?”질문을 받은 공수이는 살심스님을 힐끗 보면서 말했다.“얘기했잖아요. 제 법호는 나최고라고요!”공수이의 말을 들은 살심스님은 표정이 어두워졌다.“나 살심의 사제를 한 주먹에 죽였으니 실력이 강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오늘 젊은이 혼자서 우리 종문과 싸우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같아.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지.”공수이가 말했다.“제가 바위라는 뜻인가요?”살심스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공수이는 정말로 멍청한 걸까? 아니면 멍청한 척하는 걸까?설마 정말로 오늘 혼자서 종문 사람들과 맞서 싸우려는 걸까?“아이야, 오늘 너처럼 출가한 사람의 입장에서 충고 하나 하마. 만약 오늘 우리에게 투항한다면 널 살려줄 수도 있다.”살심스님이 느긋한 어조로 말하자 공수이는 웃음을 터뜨렸다.“뚱뚱한 스님, 제가 당신들을 두려워하는 것 같나요?”그의 말에 살심스님은 말문이 턱 막혔다.공수이는 오늘 당당하게 이곳에 쳐들어왔고 혼자서 종문 전체와 싸우려고 했다.그런데 공수이가 그들을 과연 두려워할까?당연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살심! 저 자식과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세요. 구주왕의 사람이라면 우리 종문의 적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저놈은 오늘 우리 두 종문의 사람을 죽였어요.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이때 현문의 장로 구진철이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구진철의 말에 자운각의 젊은 주인 현지욱도 음산한 얼굴로 말했다.“저도 구진철 장로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히 우리 종문 앞에서 건방을 떤 놈인데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종문의 체면이 뭐가 됩니까?”“이
“이 자식, 아주 건방지구나!”중년 스님은 진심으로 화가 난 듯 보였다.그는 합장하더니 온몸에서 금빛의 룬 문자가 나타났다. 룬 문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마치 올챙이처럼 그의 앞에 있는 선장으로 들어갔다.선장에 룬 문자가 주입되자 섬뜩한 힘이 느껴졌다.“이 자식, 내가 너의 금강 호신 법을 파괴해 주마!”중년 스님은 크게 외치면서 허공을 훌쩍 뛰어올랐다. 그와 동시에 그가 들고 있던 거대한 선장이 엄청난 기세로 떨어졌다.펑!엄청난 폭발음이 두 사람 사이에서 들려왔고 곧이어 중년 스님은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멀리 날아갔다.그러나 공수이는 멀쩡했다. 그의 금강 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젠장,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금강 법을 저런 경지까지 수련한 거지?”충격을 못 이겨서 날아간 중년 스님은 숨을 헐떡이면서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근처에 있던 다른 종문 사람들도 법정조차 금강 법을 파괴하지 못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다들 놀라워하고 있을 때 공수이가 갑자기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스님, 패배를 인정할 건가요?”“흥! 넌 금강 법 뒤에만 숨어있잖아. 금강 법만 없었어도 난 널 손쉽게 죽였을 거야!”법정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는 화가 난 얼굴로 호통을 쳤다.“흠, 패배했으면 쿨하게 인정해야죠. 제가 금강 법 뒤에 숨어있다고 말하다니, 그렇게 거만을 떨고 싶은 거예요? 그러면 오늘 제가 그 소원을 이뤄줄게요.”공수이는 그렇게 말한 뒤 오른손을 움직였다.그의 앞을 막고 있던 금강 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어? 저 스님 보호막을 없앴어.”칠수방의 차비연은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 아무도 공수이가 정말로 금강 법을 없앨 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이제 됐죠? 제가 금강 법을 없앴으니 이제 할 말 없죠?”공수이는 눈을 접어 웃으면서 법정에게 말했다.법정은 공수이가 정말로 금강 법을 없애자 선장으로 지면을 힘껏 내리쳤다.“죽으려고!”법정은 고함을 지르면서 마치 광풍처럼 공수이를 향해 날
“덤벼요. 계속하자고요. 멈추지 말아요!”공수이는 현문의 절정 강자 두 명을 죽인 뒤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나 현문에서는 더 이상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그들 모두 공수이의 무시무시한 실력에 겁이 났다.“젠장, 저건 또 어디서 튀어나온 놈이야? 실력이 어떻게 저렇게 강하지?”자운각 쪽의 한 노인이 음산한 표정으로 공수이를 노려보며 물었다.“모르겠어. 하지만 실력을 보니 적어도 후3품 절정인 것 같아.”다른 한 노인이 대답했다.“후3품? 그럴 리가 없잖아. 우리 종문을 제외하고 화진에서 그렇게 강한 인물이 나올 수 있을 리가!”일리 있는 말이었다.당시 곤륜에서 절정 강자들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규칙을 정했을 때, 종문의 천재들은 절정 강자가 될 수 있어도 다른 세가와 문벌에서 절정 강자가 나온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그런데 공수이는 나타나자마자 오악 절정 두 명을 죽였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랐다.“세상에, 저 스님 너무 강한데요? 현문의 절정 강자 두 명을 다 죽였잖아요!”이때 칠수방 여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정말 강하네!”차비연도 감탄하며 말했다.공수이는 현문의 절정 강자 두 명을 죽인 뒤 현문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으려고 하자 입을 열었다.“젠장. 왜 다들 싸우려고 하지 않는 거예요? 종문이 그렇게 강하다면서요? 왜 이렇게 겁이 많은 거예요? 휴, 이런 사람들이 무슨 배짱으로 우리 형님을 상대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제가 다 창피할 정도네요.”공수이가 그렇게 얘기하자 만불종의 한 중년 스님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아미타불, 아이야. 네 실력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너무 건방을 떨면 안 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알아야지. 게다가 넌 출가한 사람이 아니냐?”중년 스님이 그렇게 얘기하자 공수이는 곧바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출가라뇨! 제가 당시에 출가한 건 우리 스승님에게 협박받았기 때문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절대 스님이 되지 않았을 거예요! 어라? 설마 당신도 종문 사람이에요?”
풉!바닥에 쓰러진 손형재는 입에서 연신 피를 토했고 근처에 있던 현문 제자들에게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다.“세상에, 저 스님 너무 강한데? 현문의 도자를 한주먹에 날려 보냈잖아.”차비연은 아름다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공수이를 바라보며 말했다.자운각, 만불종 사람들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현문 도자가 공수이의 공격 한 방에 쓰러질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공수이는 현문 도자를 한주먹에 쓰러뜨리고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멍청하긴. 덤벼요! 어디 한 번 더 해보라고요!”공수이의 도발에 현문 제자들은 모두 분노했다.“젠장! 감히 우리 도자를 다치게 해? 넌 죽어야 해!”손형재 뒤에 있던 두 노인이 일제히 공수이를 공격했다.두 사람은 빠르게 공수이에게 다가가면서 곧바로 엄청난 절정의 기운을 뿜어댔다.대충 짐작해 보니 두 사람 모두 오악 절정인 듯했다.검은 옷을 입은 노인이 두 손바닥을 움직이자 그의 손바닥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노인의 필살기 열화공이었다. 다른 검은 옷을 입은 노인은 장검을 썼다. 그가 장검을 휘둘렀고 섬뜩한 검날이 공수이를 향해 날아들었다.두 오악 절정의 고수가 힘을 합쳐 공격하는데도 공수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겨우 둘이면 재미없는데.”공수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두 주먹을 휘둘렀다.현문의 절정 강자 두 명은 공수이의 주먹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를 알고 있었기에 억지로 막으려고 하지 않고 몸을 움직여 피한 뒤 양쪽에서 공수이를 공격했다.공수이는 두 사람이 양쪽에서 공격하자 차갑게 코웃음 쳤다.“이런 비열한 수작을 부리다니, 당신들을 죽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네요.”공수이는 그렇게 얘기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더니, 열화공을 쓰는 현문의 절정 강자 앞에 섰다.‘어?’현문의 절정 강자인 노인은 공수이의 속도가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는지 깜짝 놀라면서 불꽃이 타오르는 손바닥을 움직였다.그러나 공수이는 전혀 피하지 않고 그의 손바닥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