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20화

Author: 김원호
3일 뒤, 절세의 한 그림자가 참매처럼 몇 개의 사막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끝없이 넓은 흑여산맥의 중심에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이 잘생기고 비길 데 없는 그림자가 바로 윤구주였다.

흑여산맥은 기산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윤구주 같은 신인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었다.

퉁!

윤구주의 발이 바닥에 닿는 즉시 지면이 급격히 격렬하게 흔들렸다.

“흑여산맥, 드디어 도착했구나!”

윤구주는 칼날 같은 시선으로 끝없이 넓은 산맥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미 예전에 윤구주는 설국과 싸워 백만 병사를 죽이고 모든 시체를 이 흑여산맥에 눕혔었다.

그때의 윤구주가 다시 돌아왔다!

흑여산맥은 끝없이 이어졌고 윤구주가 지금 갈 곳은 흑여산맥의 변경 지대였다.

그곳에는 우리 화진 주군들도 있고 또 설국의 십만 병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몸을 솟구치자, 윤구주의 그림자는 포탄처럼 흑여산맥을 향해 날아갔다.

이 산맥에는 많은 소수민족 마을이 있고 그들은 대부분 아직도 가장 오래된 원시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윤구주의 눈에는 저 멀리 하나둘씩 파오를 사용하는 마을 종족들이 보였다.

이 마을의 이름은 어룬부락이다.

어룬부락은 청초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리 크지 않고 천여 명의 인구밖에 없다.

이때 마을에 두꺼운 솜옷을 입은 어린아이가 광야에서 초조한 얼굴로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고 있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먼 곳에서 얼굴이 거무스름하고 피부가 거칠고 중절모를 쓴 노인이 풍상이 가득한 얼굴을 드러냈다.

“막둥이, 여긴 웬일이냐?”

아이는 총총걸음으로 달려와 말했다.

“할아버지, 큰일 났어요! 설국에 그 나쁜 삼촌들이 또 우리 마을에 들어왔어요.”

“뭐라고?”

이 말을 듣자, 노인은 갑자기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이런 개자식들이, 감히 또 우리 마을을 건드리다니! 가자, 어서 할아버지랑 같이 가보자!”

노인은 얼른 아이의 손을 잡고 마을 안으로 뛰어갔다.

분지 한 복판에는 한 개의 마을밖에 보이지 않았고 전부 파오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이때 마을의 중앙에는 군용 지프 두 대가 정거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구주, 왕의 귀환   제1421화

    설국 병사들이 마을 주민들의 흑염소들을 쫓아낼 때 4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갑자기 그들의 앞에 서서 그들을 막았다.“내 양들을 빼앗지 마. 빼앗으면 안 돼!”그런데 여성이 그들의 앞으로 달려가자마자 설국 병사 한 명이 그녀를 차서 쓰러뜨렸다.“빌어먹을 여자, 감히 날 막으려고 해?”여성은 비록 바닥에 쓰러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설국 병사의 발목을 잡았다.“내 양들을 놔줘! 짐승만도 못한 놈들! 놔주라고!”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자는 설국 병사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양무리를 몰던 설국 병사는 여자가 발목을 잡아당기자 들고 있던 총으로 여자의 머리를 내리쳤다.퍽 소리가 나더니 여자의 머리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엄마!”여자의 자식은 여자가 피를 흘리자 겁을 먹고 울기 시작했다.“빌어먹을 화진 놈들. 우리가 너희 것을 가져가는 건 너희의 영광이야. 그런데 감히 별 같잖은 게 날 막으려고 해?”설국 병사들은 약자인 마을 주민들을 바라보면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안타깝게도 마을 주민들은 그들을 막을 수가 없었다.“이 흑염소들은 전부 데려가.”무리를 이끌던 설국 병사가 갑자기 입을 열어 말했다.그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근처에 있던 설국 병사들은 흑염소들을 몰아서 군용 지프에 태웠다.그런데 바로 이때 목소리 하나가 뒤에서 들려왔다.“빌어먹을 설국 놈들, 거기 멈춰!”그 목소리와 함께 까무잡잡한 피부의 노인이 다가왔다.노인의 이름은 다무였다.다무는 이 부족의 족장이자 마을의 유일한 수호자였다.“다무 아저씨가 돌아왔어요!”“다무 할아버지!”노인들과 아이들, 여성들은 다무를 보자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이 흥분했다.60대인 다무의 손에는 큰 검이 들려 있었고 검은 붉은색의 천으로 싸여 있었다.다무는 비록 나이가 지긋했지만 큰 검을 든 그는 기세가 넘쳤다.설국 병사들은 갑자기 큰 검을 든 노인이 나타나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이 노인네가 지금 우리랑 말한 건가?”한 설국 병사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면서 입을 열었다.“설국

  • 구주, 왕의 귀환   제1422화

    설국 병사가 자신과 대결하겠다고 하자 큰 칼을 들고 있던 다무가 곧바로 대답했다.“좋아!”“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다리가 아직 다 낫지 않으셨잖아요!”이때 옆에 있던 소년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노인을 바라보았다.다무는 웃는 얼굴로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걱정하지 마. 비록 내 다리는 다 낫지 않았지만 설국 놈들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하니까!”말을 마친 뒤 다무는 앞으로 나섰다.설국 병사들은 60대로 보이는 다무가 정말로 그들의 요구에 응하자 다들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이 화진의 노인네와 놀아보고 싶은 사람 있어?”설국 병사들을 이끌던 남자가 이때 입을 열었다.그가 말하자마자 아주 건장한 체구를 가진 설국 병사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제가 나서겠습니다.”건장한 남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들고 있던 소총을 동료에게 건넨 뒤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그의 허리춤에는 장검이 있었는데 그 검은 설국 병사들이 항상 지니고 다니는 검이었다.설국 병사는 앞으로 나서더니 차가운 장검을 쓱 빼 들고 냉소 어린 표정으로 다무를 향해 말했다.“화진의 노인네, 잠시 뒤 당신의 피로 내 검을 적셔주겠어!”“이 짐승만도 못한 놈,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오늘 누가 죽고 누가 살지 지켜보자고!”다무는 호된 목소리로 외쳤다.건장한 설국 병사는 쓸데없는 말은 생략하고 장검을 뽑아 든 뒤 다무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다무의 목숨을 빼앗을 생각인 듯했다.다무는 검으로 그의 공격을 막았다.쾅!두 개의 장검이 부딪히는 순간 불꽃이 튀었다.“응? 노인네가 내 검을 막아?”건장한 설국 남자는 조금 뜻밖이라고 생각했다.그는 60대로 보이는 다무를 단칼에 죽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놀랍게도 다무는 꽤 노련했고 그의 검을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몸이 흔들리지도 않았다.“노인네, 어디 한번 막아보시지!”설국 병사는 또 한 번 장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힘을 더 많이 썼다.장검은 살벌한 빛과 함께 피비린내를 풍기면서 다시 한번 다무를 향해 휘

  • 구주, 왕의 귀환   제1423화

    “게리엘, 구주군이었던 저 노인네를 죽여서 우리 설국의 죽어간 병사들을 위해 복수해 줘!”병사들을 이끌던 설국 남자가 명령을 내렸다.게리엘이라고 불린 건장한 남자는 그 말을 듣자 흉악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그의 검 또한 살벌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게리엘은 다무를 연달아 공격하기 시작했다.다무는 비록 60대였지만 검을 자유자재로 휘둘렀다. 게리엘의 사력을 다한 공격 앞에서도 그는 확실하게 모든 공격을 정확히 막을 수 있었다.다무를 연달아 십여 차례 공격해도 그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자 게리엘은 당황했고, 그 기회를 틈타 다무는 장검을 휘둘렀다. 그는 마치 빗줄기 같은 빽빽한 공격으로 반격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잠시 뒤, 게리엘의 허리 쪽에 허점이 드러났다.허점이 드러난 순간, 다무는 아주 재빠르게 움직여서 게리엘의 허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게리엘은 막고 싶었으나 그만 늦어버렸다.촤악!검이 게리엘의 허리를 베는 순간 게리엘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다무는 검을 휘둘러 게리엘을 반으로 갈라버렸다.시체는 바닥에 쓰러졌고 새빨간 피가 땅을 빨갛게 물들였다.“대단하세요, 다무 아저씨!”주민들은 다무가 설국 병사 한 명을 죽이자 너무 흥분한 나머지 환호를 내질렀다.다무는 장검을 꽉 쥐고 서 있었고 그의 검 위로 피가 뚝뚝 흐르고 있었다.그 순간, 60대인 다무는 당시 구주군 대도팀 팀원으로서의 영웅 기개를 다시 회복한 것만 같았다.“젠장, 감히 우리 설국 병사를 죽여?”부하가 다무에게 살해당하자 설국 병사들을 이끌던 장수는 허리춤에서 총을 빼 들어 다무를 겨눴다.다른 설국 병사들도 모두 총을 들어 주민들을 겨눴다.다무는 검을 꽉 쥔 채로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멍청한 설국 놈들아, 날 죽이면 뭐가 달라져?”죽음 따위 두렵지 않다는 듯이 구는 다무의 모습에 잔인한 설국 장수는 매서운 말투로 말했다.“감히 우리 설국 병사를 죽였으니 오늘 당신들 모두 이곳에서 죽는 거야! 여봐라, 이 빌어먹을 화진 놈들을 전부 즉시

  • 구주, 왕의 귀환   제1424화

    윤구주가 드디어 온 것이다.허공을 걸으며 다가오는 윤구주를 본 설국 병사들은 그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누구지?”병사들을 이끌던 설국 장수가 그 말을 하자마자 엄청난 기운이 보이지 않는 손이 되어 그의 몸을 짓눌렀다.퍽!운이 좋지 않았던 설국 장수는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단번에 고깃덩어리가 돼버렸다.그 광경에 설국 병사들뿐만 아니라 다무와 마을 주민들까지 전부 겁을 먹고 얼이 빠졌다.윤구주가 움직이지도 않고 설국 장수를 죽일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세상에, 우리 장군님을 죽인 거야?”한 설국 병사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총을 쏴서 죽여버려!”다른 병사들은 그제야 뒤늦게 반응했다. 모든 총구가 윤구주를 겨눴고, 총알들은 마치 빗줄기처럼 윤구주를 향해 날아들었다.윤구주는 총알들을 피하지도 않고 허공에 우뚝 서서 무자비한 눈빛으로 설국 병사들을 힐긋 바라보았다.“설국의 벌레만도 못한 놈들이 감히 내 앞에서 스스로 무덤을 파는구나.”차가운 코웃음 소리와 함께 윤구주는 손을 움직였고, 그를 향해 날아들던 총알들은 파멸적인 힘의 충격을 받고 전부 설국 병사들에게로 되돌아갔다.“끄아아악!”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되돌아간 총알들로 인해 십여 명의 설국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설국 병사들이 전부 목숨을 잃었다.윤구주가 나타나서부터 손을 쓰기까지 겨우 몇십 초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말이다.조금 전까지 두려움에 떨고 있던 마을 주민들은 바닥에 즐비한 설국 병사들의 시체들을 보고 전부 넋이 나갔다.다무 또한 마찬가지였다.그는 두려운 얼굴로 허공에 떠 있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설국 병사들을 단번에 해치운 뒤 곧바로 빠르게 하늘에서 내려왔다.그가 착지했을 때 다무와 그의 뒤에 있던 마을 주민들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뒤로 물러났다.그들에게 윤구주는 신 같은 존재였다.“다들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요. 전 여러분들을 도와주러 온 겁니다.”윤구주는 착지한 뒤 그곳 주민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425화

    시선을 들어 싸늘한 얼굴로 설국 병사들의 시체를 쓱 훑어본 윤구주가 갑자기 질문을 했다.“어르신, 얘기해주세요. 이 설국의 벌레만도 못한 놈들이 어떻게 우리 화진 땅을 밟은 거죠?”윤구주가 물었다.사실 이곳은 설국과의 국경 지역이었고, 이 땅은 화진의 땅이었다.설국 병사들이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자 윤구주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질문을 받은 다무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잘 모르시겠지만 설국의 세나스 장군이 흑여산맥에 병력을 증강한 후부터 이 빌어먹을 설국 놈들은 몇 번이나 국경을 넘어 우리 화진 땅을 밟았습니다. 게다가 이놈들은 온갖 악행을 다 저질렀어요. 우리 같은 부족들의 재물을 종종 강탈하고 무고한 마을 주민들을 죽이기도 했습니다.”그 말에 윤구주의 눈빛이 점점 더 서늘해졌다.나라를 지키는 군신으로서 화진의 국민들이 설국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러면 우리 쪽의 수비군들은요? 그들은 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은 거죠?”윤구주가 사나운 목소리로 물었다.국경 지역이었기 때문에 흑여산맥에 화진 군대도 당연히 주둔하고 있었다.윤구주가 물은 국경수비대는 화진의 군대였다.“우리 쪽 수비대는 겨우 2,000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세나스의 10만 정예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죠. 그리고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수비대를 이끄는 분이 얼마 전 서울에서 온 외교 대사에 의해 감금되었다고 합니다.”다무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표정이 점점 더 싸늘해졌다.비록 윤구주는 흑여산맥을 이끄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지 못했지만 이쪽 수비대에 문게가 있다는 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윤구주는 싸늘한 눈빛으로 설국 쪽을 바라보았고, 곧 그의 눈동자에서 파멸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당시 10국과의 전쟁에서 윤구주는 홀로 설국 수도로 쳐들어갔었다.그런데 그로부터 겨우 몇 해가 지났다고 설국의 벌레만도 못한 놈들이 또 한 번 화진을 노리는 걸까?게다가 무고한 사람들의 재물을 강탈하고 목숨을 빼앗다니.“빌어먹을

  • 구주, 왕의 귀환   제1426화

    “은인님도 군인이신가요?”’다무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윤구주에게 물었다.조금 전 윤구주는 오로지 검을 보고 단번에 다무의 신분을 추측했다. 그래서 다무는 꽤 놀란 상태였고 저도 모르게 윤구주에게 물었다.윤구주는 싱긋 웃기만 할 뿐, 자신이 구주군의 창시자이며 한때 세상을 호령했던 최강자라는 것은 얘기하지 않았다.윤구주는 그저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고 할 수 있죠.”윤구주도 한때 군인이었다는 말을 듣게 되자 다무는 매우 흥분했다.“실력이 그렇게 대단하신 이유가 있었네요. 정말로 우리 화진의 군인이셨군요!”다무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은인님은 아마 예전에 장군이셨겠죠? 당시 우리 구주군은 정말 유명했어요. 특히 우리 왕은 천하무적의 최강자였죠!”용맹스러웠던 과거를 떠올린 다무의 얼굴에 자랑스러움이 여실히 드러났다.“어르신, 혹시 왕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윤구주가 궁금한 듯 묻자 다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쉽게도 본 적은 없어요. 솔직히 얘기해서 전 74군단의 취사병이었을 뿐입니다. 대도팀 팀원은 아니었죠.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은 신화와도 같은 그분을 본 적이 없습니다.”다무가 머쓱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네? 조금 전에는 대도팀 팀원이라고 하셨잖아요.”윤구주는 궁금한 듯 말했고 다무는 멋쩍게 웃었다.“하하, 아까는 설국의 그놈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얘기한 겁니다. 사실 저 같은 노인이 무슨 수로 제74군단의 팀원이 되겠습니까? 전 그저 주방에서 일하는 평범한 취사병이었을 뿐이에요.”다무는 드디어 솔직히 얘기했다.사실 다무는 조금 전 설국 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일부러 자신이 제74군단 대도팀 팀원이라고 했다.74군단은 설국을 이긴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윤구주는 다무를 물끄러미 보았다. 다무는 나이가 꽤 많은 편이라서 74군단 대도팀의 팀원일 수가 없었다.윤구주는 평범한 취사병이 설국의 건장한 병사를 죽일 수 있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어르신, 전 어르신이 존경스럽습니

  • 구주, 왕의 귀환   제1427화

    다무는 그의 질문에 곧바로 대답했다.“알고 있죠. 은인님은 국경 쪽에 가보고 싶은 건가요?”“네!”“그러면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저도 국경에 안 가본 지 오래됐거든요!”노인은 갑자기 흥분하며 말했다.“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윤구주가 말했다.“별말씀을요. 은인님은 저희 마을 사람들을 구해준 은인이신데 그곳까지 안내해 드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죠. 괜찮으시다면 잠깐 상황 정리를 한 뒤 안내해 드려도 괜찮을까요?”다무가 말했다.“좋아요.”다무는 부족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다무가 노약자들을 돌보고 있을 때 7, 8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은 윤구주의 앞에 섰다.“형! 우리 할아버지랑 같이 국경 쪽에 가는 건 설국의 나쁜 놈들을 물리치기 위해서인가요?”소년은 윤구주가 하늘에서 내려와 마을 사람들을 구해준 순간부터 윤구주를 신이라고 여겼다.아이는 반짝이는 눈망울로 윤구주를 바라보며 궁금한 듯 물었다.윤구주는 웃으면서 쭈그려 앉아 대답했다.“그래.”“와! 형, 그러면 저도 데려가면 안 돼요? 저도 군인이 되고 싶어요!”소년이 갑자기 군인이 되고 싶다고 하자 윤구주는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왜 군인이 되고 싶은 거야?”“군인이 되면 형처럼, 할아버지처럼 나쁜 사람들을 무찌를 수 있잖아요! 형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는 퇴역한 뒤로 매일 밤 제게 구주군이 얼마나 용맹한지를 얘기해 주셨어요. 그리고 할아버지가 평생 가장 후회되는 것이 전설 속의 구주왕을 만난 적이 없는 거라고 하셨어요. 만약 제가 군인이 되어서 할아버지를 대신해 그 소망을 이루어준다면 할아버지는 분명 기뻐하실 거예요!”소년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걱정하지 마. 너희 할아버지는 분명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거야!”‘응?’“형, 그 말이 사실인가요?”아이의 질문에 윤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그가 바로 그 전설 같은 존재, 천하무적의 구주왕이었기 때문이다.윤구주는 그들의 앞에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윤구주의 정체를 몰랐다.“아이야, 앞으로 인연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428화

    윤구주는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대답했다.“네.”다무는 낙타를 이끌고 소년의 앞에 섰다.“할아버지는 이틀간 집에 없을 거야. 그러니까 네가 집을 잘 지켜야 해. 돌아오게 되면 할아버지가 맛있는 간식을 사줄게!”7, 8살쯤 되는 소년은 웃으면서 가슴팍을 툭툭 쳤다.“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 집은 저한테 맡기세요!”다무는 손자의 말을 듣더니 미소 띤 얼굴로 아이의 얼굴에 뽀뽀했다.“그러면 할아버지는 가볼게.”말을 마친 뒤 다무는 손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작별 인사를 나눈 뒤 다무와 윤구주는 각자 낙타를 탄 뒤 인적이 드문 흑여산맥의 깊은 곳으로 향했다.다무의 말대로라면 이곳에서부터 국경 지역까지 가려면 적어도 이틀이 걸렸다.사실 윤구주는 날아서 가면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진짜 능력을 선보이면 다무가 겁을 먹을까 봐 걱정되어 그와 함께 낙타를 타고 이동하기로 마음먹었다.흑여산맥은 아주 황폐할 뿐만 아니라 날씨도 아주 추워서 이곳에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가는 길에 하늘에서 매 몇 마리가 나는 것이 이따금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살아있는 생물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다무는 입담이 좋아서 가는 길 내내 윤구주에게 지난 2년간 국경 지역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 주었다.윤구주가 죽었다고 알려진 뒤 세상에 널리 이름을 떨쳤던 구주군은 문아름에 의해 해산되었다. 그리고 2,000명쯤 되는 군인들로 이루어진 국경수비대가 현재 국경 지역에 주둔하고 있었다.그러나 작년부터 설국은 끊임없이 흑여산맥에 병사들을 보냈고, 심지어 설국의 세나스 장군도 흑여산맥의 국경 쪽에 온 적이 있었다.현재 흑여산맥에 주둔하고 있는 설국 군인들은 대략 10만 명 정도 되었고, 반대로 화진은 겨우 2,000명뿐이었다.그것이 설국 병사들이 대놓고 화진의 영토에 침입한 이유 중 하나였다.“은인님은 모르시겠지만 설국 놈들은 비록 수가 많긴 하지만 솔직히 얘기해서 만약 천하무적인 구주왕이 계셨더라면, 우리 구주군의 한 군단이 이곳에

Latest chapter

  • 구주, 왕의 귀환   제1814화

    바로 그때, 검은 그림자가 움직였다. “이제야 반응했나? 늦었어. 완전히 죽진 않더라도 반쯤은 죽을 거야.” 호천신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쿵!’ 검은 그림자는 별다른 고급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 걸음 내디디며 얼음을 깨뜨리고 주먹으로 얼음을 강타했다. 전성기의 진동왕도 죽일 수 있는 술법이 그의 주먹 한 방에 산산조각이 났다. ‘뭐?’ 호천신의 눈알은 툭 튀어나올 뻔했다. ‘단순히 체질과 괴력으로 내 신술을 깨뜨렸다고? 이 자식의 몸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검은 그림자는 얼음을 깨뜨린 후 세 걸음으로 산을 넘어 십만 대군의 눈앞에서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눈 깜짝할 사이에 공간을 가로질러 호천신 앞에 나타났다. 후자의 등장이 너무 갑작스러워 호천신조차도 압도당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날아가며 거리를 벌렸다. ‘휙!’ 검은 그림자는 바로 뒤따라갔고 이번에는 거의 호천신과 얼굴을 맞대고 마주 보았다. “네가 가짜 신이라고 한 건 바로 그 때문이야! 하류의 잡것이 감히 우리 왕에게 실례를 범하다니.’ 검은 그림자는 한 발의 정통 발차기로 호천신의 복부를 강하게 찼다. 이 한 방에 호천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뒤로 날아가 땅에 처박히며 먼지를 일으켰다. 이때 십만 대군이 그 검은 그림자를 알아보았다. 그는 바로 화진 남부를 지키는 총사령관이자 구주왕 통솔하에 있는 4대 군신 중 한 명인 현모였다. “현모 장군!” 십만 전사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그들은 현모가 있는 방향을 향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현모 장군을 뵙습니다!” ‘쿵!’ 십만 대군의 진기가 더욱 짙어졌다. 새로 탄생한 국운도 순식간에 한 단계 올라갔다. 그에게 무릎을 꿇은 십만 전사들을 향해 현모는 냉담하게 반응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모두 귀가 먹었나? 진동왕이 방금 너희에게 군령을 내렸다. 귀신족 하나라도 놓치면 군법으로 처벌한다.” 이 광경을 다른 사람이 보면 이놈의 현모는 너무 냉정하고 무정하다고 할 것이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813화

    “이 전투는 위태롭구나!” “곤륜 구역의 수련자들은 원래 구주 오방의 무인들보다 한 수 위인데 지금 이 자식의 수련이 나보다 훨씬 높으니 내가 열 번의 공격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 진동왕 임성진은 벌써 기가 죽어 있었다. 기세에서 완전히 패배한 상태였다. “음? 임성진, 보아하니 너는 전혀 각오가 되어 있지 않구나. 하지만 상관없지. 각오가 있든 없든 너는 내 상대가 되지 못해. 세 번, 세 번의 공격 안에 너를 죽이지 못하면 난 신이라 부를 자격이 없다!” 호천신은 두 손가락을 세우고 금빛 번개와 붉은 불꽃 두 가지 술법을 하나로 합쳐 아래의 진동왕을 향해 날렸다. “왔다!” 진동왕은 크게 외치며 임씨 가문의 기술을 펼치는 동시에 몸에 지닌 모든 법기를 꺼냈다. 진동왕이 방어를 마친 순간, 호천신의 술법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무서운 위력이 사방을 압도했다. 진동왕은 그 기세에 거의 무너질 뻔했다. “막아내!” 진동왕은 필사적으로 외치며 온 힘을 다해 막아냈다. ‘쿵!’ 눈 부신 빛이 천옥의 모든 색을 압도하며 하늘의 절반을 환하게 비추었다. 번개가 미친 듯이 내리치고 붉은 불꽃은 거센 파도처럼 휘몰아쳤다. 산이 흔들리고 땅이 진동하며 폭발음이 사방을 울렸다. 이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는 마치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듯했다. 평정을 되찾은 후, 진동왕이 원래 있던 자리는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발 아래 수백 미터의 땅이 유리처럼 녹아 있었다. 몸이 찢어지고 심한 화상을 입은 진동왕은 비틀거리며 거의 쓰러질 뻔했다. 단 한 방에 진동왕은 중상을 입었고 법기는 모두 부서졌다. 법기가 없었다면 그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음, 법기를 이용해 내 일격을 막아냈구나. 너의 실력은 인간계의 다른 구오 지존들보다는 한 수 위지만 그뿐이야. 다음 공격으로 너의 목숨을 거두겠다.” 호천신은 허공을 움켜잡았고 천지의 영기가 그의 손바닥으로 모여들었다. 영기가 실체화되어 얼음으로 변했다. 아래의 진동왕은

  • 구주, 왕의 귀환   제1812화

    “소자, 그 말은 잘못되었네. 너희 신들도 결국 사람이잖아? 단지 수련 기술이 좀 더 높을 뿐이지. 게다가 내가 곤륜 구역의 힘으로 구오 지존에 올랐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야. 구주왕이 나를 도와 정상에 오르게 한 거야. 곤륜 구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그리고 곤륜 구역을 공격했다고? 나에게 함부로 죄를 뒤집어씌우지 마! 세상 사람들 모두 알고 있듯이 천옥은 이미 곤륜 구역에서 제명되었어.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너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야. 너희는 우리 선대 국주와 약속을 했었지. 귀신족은 너희가 직접 처리해야 해. 지금 너희가 움직이지 않으니 우리가 대신 그 약속을 이행하려는 거야.” 진동왕의 말은 모두 일리가 있었지만 천신의 귀에는 단지 웃음거리로 들릴 뿐이었다. “말주변이 좋군. 말은 잘하지만 소용없다. 신도는 죄가 없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야.” 호천신은 냉랭하게 말했다. 진동왕은 욕하고 싶었다. 신도는 죄가 없다. 그것은 봉신방 이후에 정해진 첫 번째 신규였다. 쉽게 말해 모든 해석권은 신계에 있다는 것이다. 신계가 무슨 일을 하든 다른 사람은 간섭할 권리가 없다. 한 마디로 신을 거역하는 자는 용서 없이 죽인다. “임성진,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 너희는 귀신족을 죽일 수 없어. 약속에 관해서는 임세현을 불러와. 그의 체면을 봐서라도 나는 그에게 이유를 만들어줄 수 있어. 하지만 너는 그럴 자격이 없어. 너는 육체를 버리고 나를 따라 신계로 돌아가. 표현이 좋다면 전주께서 너의 목숨을 살려줄지도 모르지. 그리고 이 십만 명은 말이지, 하늘은 생명을 소중히 여겨. 벌레의 목숨도 목숨이니까. 하지만 신규가 있으니 신이 규칙을 어기면 벌을 받아야 하고 인간은 더욱 천지 신도를 지켜야 해! 십만 명은 너희 스스로 처리해. 마지막으로 죽는 만 명은 천옥을 떠날 수 있어. 물론 너희는 거절할 권리가 있어. 거절의 결과는 내가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호천신은 조용히 아래의 십만 명을 바라보았다. 십만 명이 놀라움에서

  • 구주, 왕의 귀환   제1811화

    ‘쿵!’ 현모는 천옥을 뚫고 나와 산을 들이받으며 전장으로 향했다. 천옥 전법 안에서 수옥인이 분노했다. “구주왕! 저 자식이 감히 나를 협박한 거야?” 윤구주는 놀랐다. ‘이 겁쟁이에게도 성격이 있네?’ “오! 진흙으로 만든 사람도 화를 낸다더니, 하물며 당신 같은 ‘신'은 말할 것도 없겠지!” 윤구주는 놀리듯 말했다. “뭐? 무슨 소리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당신 부하인 그 전신이 한 손가락만 까딱해도 나를 죽일 수 있다는 거야. 그런데 그가 나보고 당신을 보호하라고 하다니? 당신이 문제 생기면 나를 죽이겠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건 사람 잡는 짓이야! 당신이 나 대신 결정을 내려야 해!” 수옥인은 화를 내며 말했다. ‘젠장!’ 윤구주는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수옥인은 더욱 기세를 올렸다. “조상님! 당신 부하 머리에 구멍이 뚫린 거 아니야? 그들이 진짜 당신을 죽일 수 있다면 내가 무사할 수 있을까? 말하기 전에 머리 좀 쓰지!” 수옥인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저리 가! 나한테 말 걸지 마!” 윤구주는 이 쓰레기 같은 놈을 상대하기 싫었다. 귀산에는 검은 안개가 자욱하고 검은 연기가 대지를 뒤덮었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는 가운데 하나의 신의 형상이 나타났다. 그 형상은 번개 빛에 의해 무한히 길게 늘어져 땅에 비친 그림자가 산보다 더 높았다. 십만 전사들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요괴나 귀신이 오든 간에 그저 죽이면 그만이었다. 진동왕의 표정이 변했다. 그의 얼굴은 심각해졌다. 무지한 자는 두려움이 없다. 전사들을 무지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듣기 좋지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 전사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이번에 온 ‘신'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이 기운은 이미 절정에 달했어. 안 되겠어. 이번에 온 건 구오 지존 대원만의 신경이야!” “이 한 걸음을 넘어서면 그는 극전 신경이 될 거야!” 진동왕은 얼마 전에야 구오 지존 신경에 진급했다. 그것도 윤

  • 구주, 왕의 귀환   제1810화

    희미한 노인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윤구주, 시간이 없으니 간단히 말하겠다! 내가 누군지 묻지 마. 너는 단지 곤륜 구역의 한 대신전에서 구오 지존 대원만 경지의 천신을 보내 너를 막으려 한다는 것만 알면 돼. 그의 목적은 너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황을 어지럽히려는 것이야. 어떻게 결정할지는 네가 정해. 우리 쪽에서는 이미 너를 위해 많은 것을 얻어냈다. 그렇지 않으면 온 것이 구오 경지가 아니었을 거야.” 투영은 급하게 왔다가 수옥인이 인사할 틈도 없이 빠르게 사라졌다. “신전이 너의 계획을 방해하려 해. 이것은 이미 누군가가 너를 위해 얻어낸 결과야. 원래 그들은 너를 죽이려 했었어. 아마 오려는 자는 극전 신경, 황자였을 거야.” 수옥인은 또다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윤구주의 반응은 평범했다. 그는 수옥인의 겁에 질린 모습을 보며 경멸하는 듯 말했다. “고작 신전 하나에 겁먹었어? 너도 여섯 신전 중 하나에서 나왔다는 걸 잊지 마! 또한, 극전 신경은 하나의 경계고 황자는 또 다른 경계야. 모든 극전 신경이 황자라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이 둘의 관계는 진동왕이 왕이지만 왕이라 불릴 만한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 것과 같다. 화전에서 현재 인정받는 왕은 윤구주 단 한 명뿐이다. 국주 임정설은 무계에서의 영향력이 부족해 겨우 절반 정도로 간주된다. “비록 그렇다고 해도 상대는 기세가 등등하니 가볍게 볼 수 없어. 내가 그 사람이었으면 너를 찾지 않고 네 부하 전사들을 노렸을 거야.” 수옥인은 분석했다.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옥인이 비록 겁이 많지만 머리는 좋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내가 지금 너를 도와 전법을 안정시키고 있다는 것까지 계산했어. 그 천술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곤륜 구역의 그 자식이 여길 계속 주시하고 있어. 내가 나가면 그 사람은 전법을 조작할 거야. 그들이 현모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계산했는지는 모르겠네.”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서 있는 현모를 바라보았다. 말이 이 정도까지 나왔는데도

  • 구주, 왕의 귀환   제1809화

    전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윤구주는 의심이 들었다. ‘곤륜 구역이 정말 내 뜻대로 움직인다고? 귀신족을 노예로 여기고 귀신족의 음기를 받드는 ‘신’들이 귀신족이 자신에 의해 멸망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왜 그래, 조상님? 문제라도 있어? 왜 그렇게 표정이 심각하신 거야?”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낀 수옥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무 일도 아니야. 너는 저쪽 전장을 잘 지켜보고 어떤 움직임이라도 있으면 즉시 나에게 알려.” 윤구주는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집중해 다시 전법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천옥, 끝없는 산악 지대 깊은 곳에 음침하고 죽음의 기운이 감도는 어두운 산이 있었다. 하늘에서 보면 그 산은 마치 해골처럼 무섭게 보였다. 이 ‘해골' 모양의 산은 바로 귀신족의 대영이었고 이 종족의 마지막 거주지인 귀산이었다. “죽여라!” 산 위에서는 함성이 귀를 찢을 듯했다. 십만 대군이 각기 전장을 이끌며 산을 공격해 귀신족을 상대로 마지막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는 귀신족 수련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인간 전사들이 감히 신계로 들어왔다는 것, 특히 단독 군대가 이렇게나 강한 기세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수옥인의 투영이 바로 이 귀산에 있었다. 그는 수백 미터 상공에 떠서 전장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특히 이 인간 대군이 지닌 군대의 살벌한 기운은 그를 놀라게 했다. “천옥은 비록 곤륜 구역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신계로 간주한다. 이곳은 인간계가 아니다. 신조차도 인간계에 가면 적응하기 어려울 텐데 이들은 어떻게 천지의 영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걸까?” 수옥인은 이곳의 격렬한 천지의 영기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극도로 불안정한 영기는 쉽게 사람의 정신을 붕괴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훈련을 통해 이 군대가 이렇게 무적의 의지를 갖게 된 것일까?’ 수옥인은 이 순간 앞에 진정한 무서운 아수라 지옥이 있다고 해도 이 인간 전사들은 두려움 없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808화

    “할아버지, 이건 제가 자초한 거예요. 설령 오빠가 제가 오빠를 배신한 걸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제가 오빠의 부하 장군과 병사들을 억울하게 해쳤다는 것만으로도 오빠는 저를 용서할 수 없을 거예요. 이런 말은 소용없어요. 지난 일은 지나간 일이에요. 가끔 추억하는 것도 좋지만 그 추억에만 매달려서는 안 돼요. 오빠는 이미 천옥에 들어갔을 거예요. 이제쯤이면 선우진웅을 처단했겠죠. 잘됐네요. 선우진웅이 임세현을 죽였고 윤구주가 선우진웅을 죽였으니 임세현의 원수를 갚은 셈이에요. 이 화진을 어지럽힌 대적을 처단했으니 임세현도 죽어서 눈을 감을 수 있을 거예요.” 문아름의 눈에는 음흉한 눈빛이 번뜩였다. 모든 것이 그녀의 완벽한 계획 속에 있었다. 문창정은 할 말을 잃었다. ‘또 윤구주가 영웅이 되게 했구나.’ “얘야, 지금 귀신족은 진동왕 하나도 막기 힘들어하고 있어. 그 십만 대군은 귀신족을 개죽이듯 죽이고 있지. 설령 곤륜 구역에서 강자를 보낸다 해도 곤륜 구역의 성격상 칼이 목에 닿기 전에는 절대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 깨닫지 못해. 보낸 사람은 윤구주에게 밥이 될 뿐일 거야.” 문창정이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문아름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제가 다른 계획을 준비했어요. 이미 한 명의 사사를 보냈어요. 이번에는 윤구주를 죽이지 못하더라도 천옥에 가둘 거예요. 일 년만 가두면 오빠가 나왔을 때는 이미 모든 게 늦은 뒤일 거예요.” “오? 만약 가두지 못한다면? 만약 윤구주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온다면?” 문창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더 좋아요. 나오려면 윤구주는 정원을 희생해야 할 거예요. 한 사람의 힘으로 천재를 이겨내야 하죠. 나와도 거의 폐인이 될 거예요. 그때 제가 다시 계획을 세워 오빠를 천인 오쇠로 만들고 종문 동맹이 나서 오빠를 몰락시키면 되죠! 저는 오빠가 몰락하는 장면을 기록해 모든 화진 사람에게 영웅이 되는 것의 결말이 어떤 건지 보여주겠어요!” 이 말을 들은 문창정은 손녀의 계획을 짐작했다. 윤

  • 구주, 왕의 귀환   제1807화

    화진의 국경에는 광활한 산맥 끝없이 펼쳐져 있다. 추운 겨울이 찾아왔고 눈이 산을 뒤덮었다. 문아름은 산꼭대기에 앉아 고대의 거문고를 어루만졌다. 그녀의 마음은 어느새 옛날로 돌아갔다. 화진 제일의 교활한 여자라 불리며 음흉하고 독한 성격으로 유명한 그녀였지만 지금 그녀의 눈에는 따스함이 가득했다. 문창정이 눈길을 밟으며 다가와 문아름에게 순백의 겉옷을 걸쳐주었다. “날이 추워졌으니 몸을 따뜻하게 해.” 문창정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문아름이 반응이 없자 그녀의 정신이 이곳에 있지 않음을 알았다. 그는 거문고를 한 번 보고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또 그 사람을 생각하는구나. 아직도 그 사람을 잊지 못했어.” 문창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문아름은 정신을 차렸다. “이 거문고는 그 사람이 저에게 준 거예요. 그때 저는 국방부 참모로 남부 왜구의 난을 담당했고 국주를 위해 계책을 내놓곤 했죠. 그 사람도 그때 막 중령으로 진급했을 때였어요. 고작 한 명의 단장에 불과했죠. 할아버지가 직접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문씨 가문의 딸을 얻으려면 최소한 장군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던 것도 기억나요. 그 후, 그 사람은 혼자 왜적의 대영으로 쳐들어가 화진 남부를 어지럽히던 왜적의 수뇌부를 전멸시켰어요. 그 공로로 소장으로 진급했고 화진에서 가장 젊은 장군이 되었죠. 하지만 할아버지, 그거 알아요? 그 사람이 장군이 된 후에도 국주가 준비한 경축 연회에 참석하지 않고 밤새도록 서울로 날아가 재상부에 잠입해 육도진의 가보인 이 거문고를 훔쳐 와 저를 만났어요.” 이 말을 하며 문아름은 입을 가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육도진은 화가 단단히 났어요. 그 늙은이도 고집이 세서 구주 오빠를 처벌하려고 했어요. 구주 오빠는 어떤 사람인데요. 저를 위해 훔치고 빼앗아도 이치에 맞지 않음을 알면서도 육 우상을 쳐다보지 않았어. 이 일이 너무 커져 결국 국주가 직접 나서서 중재했죠.” 이 말을 듣고 문창정은 고개를 저었다. “국주가 나선 건 겉보

  • 구주, 왕의 귀환   제1806화

    “그래, 내 부하인 네 명의 군신 중에서 현모가 왕실과 가장 가까운 관계야. 임세현 선배가 현모를 구한 것도 예상했던 일이지. 만약 사해에서의 전투에서 내가 정말로 죽었다면 왕실은 다른 세 명의 군신을 움직일 수 없어서 현모를 대장으로 삼아 국주를 보필했을 거야.”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말하자면 네 부하인 현모는 정말 운이 좋은 놈이야. 행운은 불행을 따라오는 법이지. 임세현이 현모를 가르쳐 구오 지존 경지에 이르게 했고 이 천옥에서 평생의 철학을 전수했어. 그 노인은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까지 전해주어서 현모가 구오 지존 경지에 이를 수 있었던 거야!” 수옥인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말을 나누는 사이에 천옥의 전법 중심에 도착했다. 전법은 수백 개의 법기로 구성되어 있다. 수만 개의 부적이 연결되어 대진을 이루고 있었다. 수옥인은 중심에 앉아 전법을 안정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윤구주는 도착하자마자 진기의 흐름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사악한 기운이 침투한 것이 분명했다. 잠시 관찰한 후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했다. “결국 문씨 가문이 무력으로 전법을 깨뜨려서 전법이 손상된 거로군. 곤륜 구역의 이 자식들, 이렇게 큰 전법을 만들어 놓고는 전법의 비밀을 철저히 감추고 있어. 같은 곤륜 구역 출신인데도 이렇게 경계하는 걸 보니 대체 무슨 비밀이 있는 거지?” 윤구주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조상님, 그런 건 나도 잘 모르겠어. 내 위치에서는 그런 걸 알 자격도 없어. 어쨌든 곤륜 구역은 예전부터 그랬지. 아무도 진정으로 곤륜 구역을 통일할 수 없었어.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 예전에 일이 너무 커졌었어. 천술을 남용하고 천지의 기운이 혼란에 빠져 모두가 고통받는 것을 막기 위해 봉신방을 만들어 인간계와 신계를 나눈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이 세상이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상상이 안 가.” 수옥인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윤구주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불쾌해졌다. 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수옥인에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