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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이태석이 돌아간 후 서유는 넋이 나간 듯 고개를 들어 이승하를 바라보았다.

“나 정말 임신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승하의 집안 어른들이 그들의 혼사에 동의하지 않는 것보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이 서유를 더 힘들게 했다.

이승하는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을 들어 그녀를 품에 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위로했다.

“서유야, 난 아이 필요 없어.”

이번 생에는 그녀만 있으면 충분했다. 아이들과 함께 서유를 빼앗고 싶지 않았다.

서유는 이승하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태석의 말이 맞았다. 이씨 가문의 권력자가 어떻게 아이를 갖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녀는 손바닥만 한 뺨을 남자의 빳빳한 가슴에 가볍게 기댄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승하 씨, 일단 결혼을 미룰까요?”

비록 이승하가 권력을 잡고 있어 집안 어르신들도 그의 말을 따르지만 어른들은 그녀를 눈에 차지 않아했다. 그리고 서유는 확실히 그와 어울리지 않았다.

신분도 맞지 않고, 아이도 낳지 못하고, 어른의 축복도 받지 못하고. 이렇게 많은 문제는 결국 서유를 움츠러들게 할 것이다.

그녀를 안은 남자는 그 말에 몸이 굳어지며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별이 총총하고 반짝이던 복숭아꽃 눈동자도 점차 어두워졌다.

그는 서유를 놓아주고 그녀의 희고 깨끗한 얼굴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랑 결혼하기로 약속했잖아. 외부인이 몇 마디 부추긴다고 나를 포기할 생각이야?”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눈가도 선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그녀의 후퇴로 인해 상처를 받은 것 같았다.

이렇게 무력한 이승하를 보고 서유는 미안한 마음에 두 손을 뻗어 그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미안해요. 당신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나만의 성과를 거두면 당신한테 시집가고 싶어요.”

그녀의 말에 불안하던 이승하의 마음은 천천히 내려놓았다.

이승하는 그녀를 힘껏 껴안았다. 그녀를 자신의 피와 살에 가두듯 꼭 끌어안았다.

“내가 여러 번 말했잖아. 난 신경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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