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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그 말에 육성재는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는 것 같았다.

“취향 한번 역겹네. 아니지, 이승하에게는 딱 어울리는 여자잖아.”

그는 코웃음을 치더니 소파에 앉아 이겼다는 얼굴로 하하하 웃었다.

비서는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역시 이승하 씨는 대표님 상대도 되지 않네요.”

“당연하지. 나는 그딴 몸이나 팔던 여자한테는 눈길도 안 주니까.”

육성재는 이승하의 옆에 여자가 없어 결국에는 그런 이상한 여자나 데리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기분이 좋아진 그는 부하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 김초희는 지금 워싱턴 어디 있는데?”

“김초희 씨는 현재 워싱턴을 떠난 상태로 지금은 태평양에 있습니다.”

“태평양??”

육성재의 얼굴이 다시 한번 일그러졌다.

“태평양을 왜 가?”

부하는 알아 온 정보를 늘어놓았다.

“듣기로는 김초희 씨가 낚시를 즐긴다고 합니다...”

육성재는 그 말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 화를 냈다.

“여자가 낚시를 좋아한다는 게 말이 돼?”

부하는 조금 억울한 얼굴로 대꾸했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확실합니다.”

육성재는 소파에 신경질적으로 기대며 짜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구체적으로 태평양 어딘데?”

부하는 침을 한 번 꼴깍 삼키더니 말을 버벅거렸다.

“그,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인 주소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육성재는 미친 듯이 소파를 쥐어뜯더니 얼마 안 가 소파 가죽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쓸모없는 것들!”

그가 일어나서 부하를 발로 차려고 하자 비서가 다급하게 막아섰다.

“대표님, 일단 진정하세요. 김초희 씨가 태평양 어딘가에 있다는 거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잖습니까. 몇 개월 전처럼 아무런 소식도 없는 것보다는 낫죠.”

육성재는 주먹을 꽉 쥐더니 비서를 향해 말했다.

“전용기 준비해. 지금 당장 태평양으로 가야겠어!”

비서는 일단 구체적인 위치를 확인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얘기하려다가 괜히 화를 돋우게 될까 봐 입을 닫았다.

그러다 왠지 모르게 지금 상황이 마치 몇 년 전 이승하가 육성재를 전 세계를 돌게 개고생시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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