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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언니가 설계한 건축물은 아이디어가 기발할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화려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그림들은 마치 또 다른 시공간에서 온 것처럼 아주 진취적이고 과학적인 느낌이 있었다.

‘어쩐지 심이준이 언니가 설계한 건물은 나라와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라고 하더라니.’

서유가 언니와 같은 성과를 거두기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서유는 펜, 자와 종이를 챙겨 책상 앞에 앉아 종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펜을 잡지 않았지만 타고난 재능과 내공으로 몇 획만 그리다 보니 어느새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모든 집중력을 그림에 쏟기 시작했다. 어느새 종이에는 독특한 모양의 집이 나타났다.

서유는 펜을 내려놓고 그림을 한 번 보더니 약간 믿기지 않았다.

분명 설계도는 그려본 적이 없는데, 언니의 그림을 보고 나서 머릿속에 독특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펜을 잡으니 그려낼 수 있었다.

설마 그녀도 언니처럼 건축 디자인에 소질이 있는 걸까?

서유는 믿기지 않아 이 스케치를 내려놓고 또 다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림을 그리던 중 갑자기 건축 도면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릴수록 흥분 되었다.

다음날까지 그림을 그린 서유는 심이준이 방문하자 비로소 펜을 내려놓았다. 기지개를 켠 후 스케치 몇 점을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심이준은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정가혜와 입씨름을 버리고 있었다.

“정고졸 씨, 손님이 집에 왔는데 차 한 잔도 안 내줘요?”

정가혜는 두 손으로 가슴을 두르고 벽에 기대어 차가운 눈으로 그를 흘겨보았다.

“심대칭 씨가 제가 내린 차를 마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서유가 걸어가 두 사람의 유치한 말장난을 끊고 손에 든 스케치를 심이준에게 건넸다.

“선생님, 제가 그린 그림이 어떤지 좀 봐주실래요?”

서유는 기분이 좋을 때 선생님이라 부르고, 기분이 나쁠 때는 이름을 불렀다. 이에 심이준은 이미 익숙해졌다.

그는 서유처럼 이론 지식도 통과하지 못한 바보가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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