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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서유가 상자를 닫자 정가혜는 다급하게 한발 나서며 이를 막았지만 서유의 고집을 이기지는 못했다.

정가혜는 난감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서유야, 너 왜 이렇게 고집이 세?”

서유는 상자를 잘 닫아놓고는 뒤를 돌아 정가혜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

“어릴 때부터 네가 나 돌봐왔잖아. 근데 난 아무것도 해준 게 없네. 그냥 동생이 언니 생각해서 준비했다고 생각해.”

정가혜는 그래도 받으려 하지 않았다. 서유가 평소에 어렵게 지내는 걸 알면서 어떻게 이 돈을 받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하지만 서유는 계속 고집을 부렸다. 정가혜도 하는 수 없이 일단 그 카드를 건네받았다.

결혼식 날 은행카드를 다시 서유의 방에 갖다 둘 생각이었다.

서유가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은 다른 사람 그 누구도 가져갈 수 없다.

둘은 물건을 좀 더 정리하다가 같은 방 같은 침대에 누웠다.

어릴 때처럼 팩을 붙이고 누워 미래를 상상했다.

정가혜는 서유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승하와 잘 헤어졌다고도 했다. 그런 남자는 신분이 너무 높으니 일반 사람을 아내로 받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유에게 일 잘하는 평범한 직장인을 만날 것을 건의했다. 신분도 맞고 돈도 잘 벌면 그때부터 돈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좋냐고 했다.

그리고 이 집은 둘의 혼전 재산이니 아무리 각자 가정을 꾸렸다 해도 못 살겠으면 그 누구든 언제든 여기로 이사와도 된다고 했다.

이 집은 둘의 든든한 방패막이와도 같았다. 둘이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다. 결혼 전에 구입한 부동산이니 두려워할 것도 없었다.

서유는 일일이 다 대답하며 최대한 정가혜가 수상함을 눈치채지 않게 노력했다.

정가혜의 팔을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서유는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그녀를 아껴주는 언니가 있으니 하늘이 예정보다 빨리 그녀의 목숨을 앗아간다 해도 아쉬울 게 없었다.

서유는 어릴 때처럼 정가혜를 안고 아무 걱정 없이 단잠에 빠졌다.

며칠 이래 제일 푹 잔 밤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빨리 흘러 어느새 정가혜의 결혼식 날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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