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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김시후는 서울을 떠나기 전 서유에게 문자를 남겼다.

[나 갈게. 앞으로 귀찮게 하는 일 없을 거야. 잘 지내.]

짧은 한 문장에도 서유를 향한 존중이 담겨있었다.

문자를 본 서유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송사월은 송사월일 때도, 김시후일 때도 서유를 힘들게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알겠다고 답장이라도 하려고 했지만 제가 한 모진 말들이 상처가 되였을 사람에게 또 여지를 주는 것 같아 감정을 억누르며 핸드폰을 내려놓고 채비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서유는 김시후, 이승하와의 관계를 비소로 완전히 정리했다. 이젠 누구도 서유를 찾지 않을 것이기에 서유는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었다.

그전에 동아 그룹에 가서 퇴직 절차를 끝내고 가혜에게도 기회를 봐 얘기를 해야 했다.

동아 그룹에 도착한 서유는 바로 대표실로 찾아갔다. 금방 돌아온 연지유는 여느 때처럼 다리를 꼬고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서유가 들어오는 것을 본 연지유는 눈을 가늘게 뜨며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다리를 꼰 채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내려다보듯 서유를 쳐다봤다.

"서유 씨, 김 대표님 안 모시고 회사엔 어쩐 일이야?"

비꼬는 듯한 말투의 연지유는 서유가 무단결근한 것을 언급하려는 듯 보였다.

서유는 이미 일상이 되여버린 연지유의 비아냥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말했다.

"김 대표님은 부산으로 돌아가셨어요. 대표님 이젠 약속 지키셔야죠. 사직서 수리 부탁드립니다."

사실 서유는 이런 퇴사증명 따위는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죽기 전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싶었다.

김시후가 이렇게 빨리 부산으로 돌아갈 줄은 몰랐던 연지유가 잠시 멈칫하다가 서유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김 대표가 널 안 데려갔어?"

김시후가 서유를 맘에 들어 했다면 데려갔을 텐데.

그러면 서유를 동아 그룹의 부산 지사로 보내 김시후를 이용 할 생각이었다.

김시후도 역시 다른 남자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여자를 장난감 취급하는 건 똑같네. 서유도 뭐 별거 없네.

연지유도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 연지유는 이래뵈도 자본가였기에 쓸모 없어진 말은 폐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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