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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서유는 생이별의 아픔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다는 듯, 말을 다 잇지 못한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서더니 돌아서서 걸음을 옮겼다.

다른 임산부들은 다들 통통하게 보이지만, 서유는 임신한 지금조차도 여전히 마른 몸이었다.

그녀가 바람이라도 불면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이는 모습에, 이승하는 참을 수 없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서유야.”

그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은 서유는 발걸음을 멈췄으나 뒤돌아보진 않았다. 그녀는 그가 우리 함께 떠나자고 말하길 바랐지만 그런 말은 끝까지 들려오지 않았다.

“난 S를 위해 복수할 거야. 넌 루드웰에 남아있지 마, 여긴 위험해.”

그가 한 말은 그뿐이었다. 서유는 깊은 실망을 삼키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뒤돌아보지 않은 채 A구역의 별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번엔 이승하도 그녀를 불러세우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간절했지만 자신이 떠난다면 상철수가 그녀를 해치지 않으리란 걸 알기에 참아야 했다.

상대방의 행동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이승하는 상철수의 계획에 협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녀를 떠나야 하는 아픔은 여전했다.

마치 그의 아쉬움을 감지한 듯, 서유는 몇 걸음 걷다 말고 다시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전할 정보가 두 가지 있어요. S가 설립된 건 승하 씨가 태어나기 전이고, 그때는 ‘darkness’라고 불렸어요. 상철수 씨가 S를 노리는 이유는 S의 누군가가 외할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했기 때문이에요. 이걸 단서로 ‘darkness’와 상철수 씨 사이의 원한을 추적해 봐요.”

서유는 말을 마치고 다시 발길을 돌려 걸어갔고 이승하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S가 그의 출생 전부터 존재했고 그때는 ‘darkness’라고 불렸다니?

그런데 강중헌은 그의 세력을 키워주기 위해 S를 설립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로는, 그 모든 것이 김율을 위한 것이었다.

만약 S가 이미 그의 출생 전에 존재했다면 강중헌은 처음부터 자신을 속인 것이었다.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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