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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1화

서유는 복도를 따라 걷다가 회의실 앞을 지날 때 안에서 날카로운 호통 소리가 들려오는 걸 듣고는 걸음을 멈췄다.

열려 있는 문 너머로 보니 회의실에 있는 조종자들이 상철수에게 호되게 꾸중을 듣고 있었다.

“다음에도 또 이런 짓을 한다면, B구역 2조 사람들은 중구역 베팅에 절대 관여하지 마. 돈 벌 방법이 남아있을지 한번 보지!”

상철수는 호통을 치고서 고개를 들어 문밖에 있는 그녀를 보고는 말끝을 흐리며 목소리를 한층 낮췄다.

“나가봐.”

사람들이 모두 나간 뒤, 상철수는 손을 들어 부드럽게 그녀에게 손짓했다.

“들어오거라.”

서유는 잠시 망설이다가 안으로 들어갔고, 상철수의 권유로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앉자마자 상철수는 서랍을 열고 매실 한 통을 꺼내어 그녀 앞에 놓았다.

“대화는 끝났니?”

서유가 답하려던 순간, 상철수가 갑자기 그녀를 지나쳐 바깥쪽을 보고는 지나가던 이승하를 불렀다.

“잠깐 들어와.”

이승하는 발길을 멈추고 회의실 쪽을 돌아보았다가, 서유를 발견하고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안으로 들어왔다.

“맡은 일은 다 끝났나?”

상철수의 의도를 알아챈 이승하는 뒤로 감춘 주먹을 꽉 쥐었지만, 표정은 드러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끝났습니다.”

“잘 됐군. 2조 책임자가 초대 손님을 모셔 오다가 일이 틀어졌다고 하더군. 자네가 B국 화영시에 가서 좀 도와줘.”

서유는 상철수가 이승하의 정체를 알아챈 뒤 자신을 위협하여 이승하와 헤어지게 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그 의심을 확인하고자 들어온 것이었지만, 상철수의 말을 듣고 그 의심은 조금씩 사라져 갔다.

만약 상철수가 정말 이승하의 정체를 알고 있다면, 그를 루드웰에 가둬두지 왜 이렇게 쉽게 보내줄까?

상철수의 깊고 교활한 계산 앞에 누구도 당해낼 수 없었다. 이승하조차도 그가 불렀을 때 그의 의도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승하는 떠날 기회를 얻었으니 지금 이 순간 마음속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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