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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Author: 재인
여초연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남자의 품에서 연정이를 데려와 작은 목을 잡았다.

“애 죽고 싶으면 이리 와.”

동시에 여초연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모두 달려 나왔다.

연정이의 울음소리가 밤하늘에 메아리쳤고 너무 울어서 목이 다 쉬어 있었다.

구승훈은 눈을 내리깔고 싸늘한 얼굴로 여초연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원하는 게 뭐야?”

여초연이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헬기 착륙시켜.”

“내가 바보인 줄 알아? 헬기가 착륙하고 당신이 연정이랑 떠나면 내가 괜한 걸음 하게 되잖아.”

그런데 여초연의 손이 갑자기 힘을 주었다.

“그러면 아이가 죽게 놔두던지.”

연정이가 더 세게 울었고 구승훈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의 어두운 눈동자에 서늘한 섬광이 번뜩였지만 이내 그가 손짓했다.

준봉은 당황한 표정으로 서둘러 사람들과 함께 중앙에서 멀어졌다.

헬기가 천천히 내려왔다.

여초연의 손은 여전히 연정이의 목을 감싸고 있었다.

구승훈은 그녀가 얼마나 무자비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순간만큼은 감히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여초연이 정말 연정이에게 상처를 입힐까 봐 두려웠고 자신이 진짜 움직이면 연정이가 다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그는 이 방법을 사용하여 상황을 진정시키려 했다.

헬리콥터가 착륙하고 여초연은 아이를 품에 안은 채 헬기에 탑승했다. 뒤따라오던 남자는 두 사람을 끝까지 보호했다.

세 사람이 헬기에 오르자 경호원 4명이 뒤를 따랐다.

구승훈은 조금씩 상승하는 헬기를 바라보다가 눈빛이 어두워졌다.

이때 기내에서 기내 문을 마주 보고 있던 남자가 연정이를 안아 들었다.

구승훈의 눈빛이 번뜩이며 옆에 있는 준봉을 바라보았고 준봉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조종석에 있는 조종사의 어깨로 칼이 날아들어 박히자 기체가 순식간에 휘청거렸다.

연정이를 안고 있던 남자는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몸을 지탱해야 했다.

기체가 이쪽으로 기울어지는 그 순간 구승훈의 총도 방아쇠를 당겼다.

연정이를 안고 있던 남자의 팔에서 갑자기 피가 솟구쳤고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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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승훈은 눈앞에 나타난 강하리를 바라보며 문득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가 밤낮으로 결혼하길 고대하던 여자가 지금은 마치 그에게 최후통첩을 내리는 것 같았다.감히 거절하기만 하면 평생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듯이.강하리는 책상 뒤에 앉아 미소를 짓는 남자를 바라보면서 가슴이 아릿할 정도로 화가 나서 무심코 책상 위에 있던 물건을 집어 들어 구승훈에게 내리쳤다.구승훈은 깜짝 놀라 황급히 피했고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강하리의 눈은 이미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날 이렇게 가지고 노는 게 재밌어?”구승훈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굳어지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미안해.”그가 손을 뻗어 강하리를 끌어당기려고 했지만 강하리는 한 발짝 물러섰다.자신과 구승훈 사이엔 너무도 많은 우여곡절과 아쉬움이 있었기에 하루빨리 그들 관계를 확정 짓고 남은 날들은 그저 아름답게만 보내고 싶었는데 늘 일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강하리가 피식 웃었다.“이젠 강요 안 해.”말을 마친 그녀가 돌아서서 문밖으로 걸어 나가자 구승훈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리며 서둘러 다가가 강하리의 손을 잡아끌었다.“가지 마, 내가 설명할게.” 남자는 무력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강하리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아니에요. 강요하지 않을게요, 구 대표님. 억지로 가져봤자 좋을 것 없으니까.”구승훈의 입꼬리가 파들 떨리며 몸을 굽혀 그녀를 안고 사무실 의자에 앉힌 뒤 두 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잡아 품 안에 가두었다.“일부러 약속 어긴 건 아니야. 먼저 처리할 일이 있었어.”강하리는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고 구승훈은 약간 복잡한 표정이었다.“문자를 하나 받았어.”강하리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래서?”구승훈은 곧장 강하리에게 휴대폰을 건넸고 영상이 눈앞에서 재생되자 휴대폰을 잡은 그녀의 손이 떨렸다.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영상에서 그녀가 주해찬에게 한 말은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강하리는 피식 웃음이 났다.그토록 애정이 담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896화

    진시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뭐라고요?”구승훈이 비웃었다.“진시연, 계속 그런 식으로 해. 빈털터리로 만들어 줄 테니까.”말을 마친 구승훈은 뒤돌아 떠났고 다시 JM 건물로 왔지만 휴대폰을 손에 쥔 채 강하리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휴대폰에는 강하리가 보낸 답장이 와 있었다.[알았어, 기다릴게.]구승훈은 피식 웃으며 갑자기 주먹으로 차를 내리쳤고 차의 경보음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로 울려 퍼졌다.구승재는 정안 그룹 건물에서 황급히 내려와 구승훈의 곁에 다가간 뒤 그의 손에 주사를 건넸고 차에 돌아와 주사를 놓으며 구승훈은 미간을 꾹 눌렀다.“형수님이랑 혼인신고 하러 간다며? 왜 안 갔어?”구승훈은 묵묵부답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선 영상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낸 다음 마음 놓고 강하리와 혼인신고를 할 수 있었다.그 영상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았다.당시 강하리는 제정신이 아니었고 설령 그녀가 주해찬을 정말 사랑한다고 해도 그는 그녀를 곁에 두고 싶었다.하지만 강하리의 평판은 고려해야 했기에 남자의 눈이 섬뜩하게 번뜩였다.잠시 후 그는 나문빈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휴대폰 해킹 좀 해줘요.”강하리는 온라인에서 구승훈의 프러포즈를 본 순간부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회사 직원들도 그녀를 보고 농담을 건네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던 중 구승훈이 보낸 메시지를 받고 나서야 입가에 번지던 미소가 조금 옅어졌다.강하리는 한참 동안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구승훈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기다리겠다고 했지만 문득 그를 기다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적어도 오늘은 아니었다.강하리는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고 고개를 숙여 일을 처리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어 도대체 혼인신고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끝내 전화를 걸지는 못했다.아래층에 있는 남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고 강하리는 씁쓸한 웃음을 터뜨리며 가슴이 답답했다.남자는 아래층에 있으면서 그녀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895화

    구승훈의 프러포즈는 온라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소란스러운 동시에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돌아간 기자가 JM 건물 아래에서 찍은 영상을 전부 인터넷에 올렸고 동시에 주해찬으로부터 받은 진시연과의 채팅 기록과 진시연이 주해찬을 찾아와 손을 잡자고 제안하는 녹취록도 있었다.영상과 채팅 기록이 공개되자마자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고 여자에게 약을 먹이는 나쁜 행위에 원래도 치를 떨던 네티즌들은 진씨 가문 양딸이 친딸에게 그러한 짓을 했다는 것에 분노했다.진시연은 머리 검은 짐승이라며 양심이 없다고 욕하는 댓글을 보며 얼굴이 시뻘겋게 물들었다.대체 왜?대체 왜 강하리는 프러포즈로 화제가 되는데 그녀는 욕이나 먹고 있는 걸까.대체 왜!진시연의 눈가에 잘 숨겨져 있던 증오가 터져 나왔다.구승훈이 정말 강하리와 주해찬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리가 없었다....가을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고 리시안셔스도 바람과 함께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바스락거리는 단풍잎 사이로 한 남자가 꽃다발을 손에 들고 시선을 내린 채 길거리에 서 있었다.그가 강하리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갑자기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고 여전히 가상 번호였다.구승훈의 얼굴에 가득했던 미소는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내용을 클릭하니 안에는 강하리가 주해찬에게 나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있었다.그 아래에는 한 마디가 덧붙여져 있었다.[이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강하리와 결혼하지 마.]휴대폰을 쥔 구승훈의 손 마디가 하얗게 질렸고 짙고 검은 눈동자에는 무거운 분노와... 살기가 일렁거렸다.그는 나문빈에게 번호를 보낸 뒤 강하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일이 생겨서 혼인신고는 다음에 하자.]그렇게 말한 뒤 그는 포장된 꽃을 차에 던지고 시동을 걸어 진씨 가문을 향해 차를 몰았다.구승훈이 찾아오자 진시연의 눈에 놀랍고도 기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구승훈 씨, 무슨 일이에요?”구승훈은 굳은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와 목을 움켜쥐었다.“진시연,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894화

    “말도 안 돼. 우리 시연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해? 시연이는...”“주해찬 씨로부터 이미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습니다.”말을 마친 기자는 두 어르신을 향해 입술을 삐죽이며 자리를 떠났고 노부부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무슨 말이야? 당신들 이 영상을 어디에 내보내려는 거야? 당신들...”이정숙이 기자를 따라잡기도 전에 기자와 카메라맨은 함께 차를 몰고 떠났다.이정숙은 화가 나서 발을 굴렀다. 만약 이 일이 알려지거나 인터넷에 영상이 공개되면 이시연이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나.“태형이한테 전화해. 이 일이 알려지면 태형이도 망신당할 거야.”진강석이 서둘러 말하자 이정숙은 망설이지 않고 서둘러 진태형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진태형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전화를 받은 강하리가 서둘러 회사로 달려가는데 그녀가 도착하기도 전에 기자들이 먼저 와 있었고 기자 앞에서 말문이 막힌 진강석 내외를 보며 한참 후 그녀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누가 시킨 건지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다.구승훈 말고는 이렇게 할 사람이 있을까.강하리는 문득 이제 정말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는 걸 느꼈다.여전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모든 안정감은 이 남자로부터 온다는 것을.마치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 앞에 굳건히 버티고 서 있어 줄 것 같았고 두 사람이 함께 있는 한 어떤 고통과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강하리는 운전대를 꽉 움켜쥐고 알 수 없는 시간이 흐른 뒤 마침내 휴대폰을 꺼내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다.“강 대표님, 시키실 일이라도 있나?”시선을 떨군 강하리가 결심한 듯 말했다.“구승훈, 혼인신고 하러 가자.”전화기 너머 구승훈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다.“그래.”그가 웃으며 답했다.“내가 데리러 갈 테니 기다려.”강하리는 구승훈과 통화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갔는데 문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하리야, SNS 봐!”강하리의 발걸음이 멈칫했다.“왜 그래? 또 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893화

    JM회사 아래층에서 늘 정교하게 치장하던 석미란은 지금 전혀 화장하지 않은 상태였다.창백한 안색에 피곤함을 감추기 어려웠지만 눈빛에는 증오가 가득했다.불과 며칠 만에 아들은 유치장에 들어갔고 남편은 해당 부문에서 조사받고 있다.멀쩡하던 가정이 여자 하나 때문에 파괴되었는데 이젠 그 여자에게 사과까지 해야 한다.석미란은 내키지 않았고 여전히 강하리가 미웠다.어디선가 튀어나온 잡종이 어느새 그녀의 머리 위로 기어오르고 있었다.석미란의 뒤에 서 있던 석연란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석미란과 석연란 외에도 진씨 가문 어르신 내외가 경호원 몇 명까지 대동하고 찾아와 열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함께 JM회사 입구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왜 아직도 안 와?”이정숙이 다소 짜증스럽게 물었다.원래는 곧장 심씨 가문으로 가서 강하리를 만나고 싶었지만 놀랍게도 강하리가 심씨 가문에 없어서 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회사까지 찾아왔다.하지만 한 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여전히 강하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정숙의 말애 석씨 자매의 표정도 한층 더 일그러졌다.누가 봐도 강하리가 일부러 나타나지 않는 게 분명했다.“누구 앞에서 텃세를 부리는 거야!”이정숙의 얼굴이 차가워지면서 당장이라도 화를 낼 기세였고 진강석이 막 말을 하려는 순간 앞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다.다들 강하리가 오는 줄 알았지만 차에서 내린 사람이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다가올 줄이야.그들의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기자가 일행의 앞으로 다가왔다.“여러분들은 인터넷에서 강하리 씨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여기 계신 건가요?”그 말에 석미란의 표정이 확 바뀌었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기자가 다시 물었다.“게다가 얼마 전에 강하리 씨 출신에 대한 루머를 퍼뜨려서 고소당해 법원까지 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석미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무, 무슨 헛소리에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 망할...”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석연란이 옆에서 끌어당겼고 석미란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892화

    다시 입을 연 구승훈의 목소리가 살짝 갈라져 있었다.“자기야, 한 번만 더 불러봐. 응?”강하리의 표정이 어색함으로 물들었다.조금 전에는 몰랐는데 이제야 얼굴에 열기가 치솟는 게 느껴졌다.“내 남편이라고.”그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했고 구승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네 남편은 나잖아?”강하리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누가 나랑 결혼하면 그 사람이 내 남편이지.”구승훈은 홧김에 그녀를 콱 끌어안았다.“우리 강 대표님이 주방에서 하고 싶나 봐?”남자가 말하며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뻗자 놀란 강하리가 순간적으로 몸부림을 쳤다.두 사람은 부엌을 난장판으로 만들었고 손연지가 내려와서 그 광경을 목격했다.그녀는 부엌에 있는 두 사람을 조용히 바라보며 말로 표현 못할 감정을 느꼈다.부러움?아마도 부러운 거겠지.하지만 사실 그녀는 강하리의 결단이 더 부러웠다.구승훈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을 때도 강하리는 망설임이 없었다.매번 노민우와 깨끗이 손절하려고 마음먹었어도 몇 번이나 다시 엮이고 타협하는 자신과 달리.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거다.손연지는 마음이 답답했다. 사실 누구도 탓할 수가 없었고 탓하려면 결단력이 부족했던 자신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심호흡한 뒤 마음을 추스르며 아래로 내려갔고 강하리는 손연지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구승훈에게서 떨어졌다.“연지야, 아침 뭐 먹을래?”손연지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애정 행각에 이미 배가 불러.”강하리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밥 먹고 연정이 데리러 갈 거야.”손연지의 눈빛이 순식간에 밝아졌다.“좋아. 내가 연정이 선물도 챙겨왔어.”하지만 그다음 순간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그녀의 얼굴에 머금은 미소엔 씁쓸함이 섞여 있었다.강하리는 그걸 분명히 알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때론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지금 손연지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손연지를 돌봐주는 것뿐이고 손연지가 몸을 추스르고 나면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었다.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891화

    구승훈은 강하리가 보낸 메시지를 보며 세 식구라는 단어를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다가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좋아.]그의 의견을 묻다니, 어떻게 감히 싫다고 하겠나.답장을 마친 구승훈은 욕실로 들어갔고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휴대폰이 울리고 있었다.쉬지 않고 울리는 휴대폰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전화가 끊어지려고 할 때쯤 통화 버튼을 눌렀다.전화기 너머에서 구동근의 연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안그룹과 에비뉴를 강하리한테 다 넘겼어?”구승훈은 비웃었다.“네, 왜요? 불만 있으세요, 어르신?”구동근은 그의 말에 피를 토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구승훈, 그건 다 우리 구씨 가문 재산이야! 네가 뭔데 그 여자한테 줘!”강하리가 심씨 가문 출신이라는 사실을 안 후 구동근은 더 이상 구승훈과 강하리의 만남을 반대하지 않았고 심지어 몸을 굽혀 심씨 가문에게 사죄할 수도 있었지만 구씨 가문의 재산이 그렇게 쉽게 넘어갔다는 사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게 다 구씨 가문의 재산이었는데!이 망할 자식이 그렇게 쉽게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다니!구승훈은 여전히 나른한 목소리로 가볍게 웃었다.“왜요? 벌써 잊으셨어요? 구씨 가문 재산은 어르신 귀한 손주가 다 망쳐버렸어요.”“너!” 말을 꺼내지 않으면 모를까, 그 말을 하자 구동근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차갑고 냉정한 손자가 한 여자 때문에 자기 가족을 내팽개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구승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목소리가 점점 더 차가워졌다.“다시는 나랑 강하리 사이 방해하지 마세요. 저한테도 할아버지가 꼭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구승훈이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자 저쪽에서 구동근은 너무 화가 나서 전화기를 부술 뻔했다.전화를 끊자 옆에 서 있던 구씨 가문의 둘째가 다소 불안한 듯 물었다.“아버지, 어떻게 됐어요? 정말 그 두 회사를 강하리한테 다 줬대요?”구씨 가문의 둘째는 노인의 표정을 보고 순간적으로 불안해졌다.“그놈이 무슨 권리로 두 회사를 망할 년에게 넘겨줘요? 거기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890화

    거칠게 원하던 구승훈이 마침내 움직임을 멈춘 순간 강하리는 비틀거렸고 구승훈이 단숨에 그녀를 품에 낚아챘다.“너무 좋아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겠어?”강하리는 너무 화가 나서 그를 발로 차버리고 싶었다.“좋기는 개뿔!”구승훈은 웃으며 강하리를 안고 화장실로 들어갔다.“응, 나도 좋았어.”“...”개자식과 더 실랑이를 벌일 기운도 없었다. 뻔뻔한 걸로는 절대 그를 이길 수 없었다.구승훈은 강하리를 씻겨주고 그녀를 안아 침대로 돌아왔다.강하리는 손가락을 들 수 없을 정도로 피곤했지만 그래도 꿋꿋이 옷을 끌어당겨 입었고 구승훈은 그녀의 움직임을 보며 눈썹을 치켜들었다.“어디 가?”“연지 보러 갈 거야. 오늘 밤엔 연지랑 잘 거야.”구승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강하리, 넌 내 아내야.”강하리가 그를 슬쩍 보았다.“아직 결혼 안 했잖아.”구승훈이 그녀를 껴안았다.“그러면 내일 혼인신고 하러 갈래?”강하리의 몸이 경직되며 문득 지난번에 구승훈이 혼인신고 하자는 말을 했던 게 떠올랐다.그러다 그녀에게 돌아온 건 심미현의 죽음과 오지 않는 구승훈이었다.강하리의 몸이 눈에 띄게 굳어지자 구승훈은 무거운 마음으로 그녀를 품에 안았다.“더 이상 지난번 같은 일은 없어.”강하리가 그를 돌아보았다.“만약 또 그런 일이 생기면...”구승훈의 짙고 검은 눈동자에 밝은 빛이 비쳤다.“또 그런 일이 생기면 난 고자가 될 테지만 걱정하지 마, 강 대표님. 내가 손으로도 잘 모실 수 있으니까.”“... 닥쳐!”말을 마친 그녀가 잠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가다가 두 걸음도 못 가서 갑자기 고개를 돌려 구승훈을 바라보았다.“또 콘돔 안 썼어?”강하리는 말하며 지난번에도 구승훈이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게 떠올랐다.“구승훈, 미쳤어? 난 지금...”구승훈이 그녀의 턱을 그러쥐었다.“걱정하지 마, 임신 안 해.”강하리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는 눈빛으로 구승훈을 바라봤고 구승훈은 손으로 강하리의 턱을 어루만지기만 했다.“나 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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