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떠나기까지 D-30, 부 대표님이 멘붕했다: Chapter 11 - Chapter 20

37 Chapters

11 화

‘그래, 이 방엔 소운슬의 냄새가 없네. 역시 이 남자... 나만 생각한 거야.’그녀는 조용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입술이 닿았고, 손끝은 그의 목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강현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지만,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그리고 신아를 안지도, 밀어내지도 않았다.‘이럴 땐... 예전 같았으면, 날 품 안으로 끌어당겼을 텐데...’신아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약간의 불안이 가슴 어딘가에 맺혔다.강현의 눈앞엔 지금 신아가 있었지만, 머릿속엔 다른 누군가가 떠올라 있었다. ‘왜 하필, 소윤슬의 얼굴이 자꾸 떠오르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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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화

병원에 도착하자, 의사는 윤슬의 발을 보더니 표정을 굳혔다. 물집은 이미 다 터져 있었고, 피부는 벌겋게 부어올라 있었다.“이렇게 되도록 놔두면 안 되죠. 감염되면 진짜 위험해요. 몸 좀 아끼세요, 환자분.”윤슬은 고개를 숙였다. 말없이, 그저 피투성이가 된 자기 발등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낄 마음이 없는 게 아니야.’‘누군가, 날 그렇게 두지 않기로 작정했을 뿐이니까.’의사는 다시 진료를 이어갔다. 윤슬의 허리 아래쪽, 꼬리뼈 주변까지 퍼진 멍 자국에 눈길이 머물렀지만, 팔에도 자잘한 상처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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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화

‘사실 내가 빼앗는 게 아니라, 원래 내 것이었지만 말이야.’ 그 말에 강현의 눈빛이 더 매서워졌다.“처음부터 소윤슬이 다 빼앗은 거였잖아! 네가... 네가 내 옆에 있어야 했어.” “신아야, 내 아내 자리도, 집도, 모든 게 다... 네 것이었어야 했어!”남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속에 쌓인 감정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신아는 고개를 숙인 채 손끝을 움켜쥐었다.입술은 떨리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아주 작게, 확실하게 웃고 있었다.‘그래... 이제 거의 다 왔어. 소윤슬은 그 집에서 곧 사라질 거야.’ ‘소윤슬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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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화

쾅!강현은 문을 닫고 돌아섰다. 그리고 거실로 나가 주방 한가운데 놓인 음식들을 바라봤는데, 퇴근길에 들러 직접 사 온 반찬들이었다. 그 순간, 그는 갑자기 모든 게 우습게 느껴졌다. ‘내가 이걸 왜...’ 이어서 입꼬리가 비틀었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강현은 그대로 도시락들을 들고 쓰레기통에 처넣었다. 뚜껑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핸드폰을 꺼내 윤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하지만 여전히 신호만 갈 뿐, 받질 않았다. 강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화면을 내려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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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화

신아가 포크를 들며 입술을 깨물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얼굴엔 미세한 기대감이 어렸다.강현은 아무 말 없이 스테이크를 신아의 접시로 옮겼다. “네가 좋으면 됐지, 걔가 뭔 상관이야.” 표정엔 감정이 거의 없었고, 목소리는 냉담했다.신아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그 감정은 곧 감춰졌다. ‘이젠 확실히 내 쪽으로 기운 거 맞지...?’ 두 사람은 와인 잔을 부딪쳤고, 투명한 소리가 짧게 울렸다.“내일 내 쇼케이스가 있잖아. 런웨이 앞자리 티켓 줄게. 와 줄 거지?” 신아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지만, 남자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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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화

“왜 그래, 강현아...” 신아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강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그 팔은 오래 가지 못했다.강현은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신아의 손을 떼어내며,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방금은 내가... 선을 넘었어. 편히 쉬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현은 침대에서 일어나 황급히 옷을 추슬렀다. 그러고는 거의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갔다.“강현아! 강현아!” 신아가 곧 따라 일어나 그를 쫓았지만, 문을 열고 복도로 나서자 남자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빈 복도를 멍하니 바라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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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화

“계속 찾아. 설마 살아있는 사람 하나가 갑자기 사라지겠어?” 강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눈빛엔 피로와 짜증, 그리고 짙은 불안이 얽혀 있었다.창호는 벌써 별별 방법을 다 써봤다. 윤슬의 지인, 학원 수강 기록, 심지어 택배 수령 주소까지 다 뒤졌지만 흔적 하나 없었다. 심지어 전화도 수십 통 걸었다.물론 계속 꺼져 있던 핸드폰이 아침엔 잠시 켜지긴 했지만, 전화를 받진 않았다.‘진짜... 이러다 잘리는 거 아냐?’ 창호는 머리를 쥐어뜯고 싶었다. 강현의 눈빛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었기에, 창호는 자기 인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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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화

“찾았습니다, 대표님.” 창호가 핸드폰을 확인한 뒤 말했다. “금하구 성훈병원 3층 316호 병실입니다. 댁에서 제일 가까운 병원이에요.”“기사님, 빨리 좀 가주세요.” 강현은 날카롭게 말했다. 남자의 턱선은 굳어 있었고, 손등엔 핏줄이 도드라졌다.한동안 조용했던 강현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네가 직접 전화했어?” 창호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사모님이 처음으로 전화를 받으셔서요. 제가 급한 서류 핑계를 대서...”쿵!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현의 주먹이 조수석 등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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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화

316호 병실 바깥.간호사와 병실 아주머니들이 강현을 병실 밖으로 밀어내자, 윤슬의 시야에서 그의 얼굴이 사라졌다. 그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꼬리뼈 깊숙이 파고드는 통증은 마치 찢어지는 듯했고, 그 고통이 결국 눈물샘을 터뜨렸다. ‘버텨야지... 아프다고 울면, 또 약한 줄 알 거야...’ 하지만 윤슬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눈물은 속절없이 베개 위로 떨어졌고, 어깨가 조용히 흔들렸다.병실 안은 조용해졌다. 오직 여자의 흐느낌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옆자리 아주머니들이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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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화

‘말하면 뭐 해? 다 변명처럼 들릴 텐데.’ 몇 초간 정적이 흐른 뒤, 강현은 조용히 병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위, 윤슬은 여전히 엎드려 있었다. 병원복은 살짝 들려 있었고, 약이 발린 허리 아래가 붉게 부어 있었다. 강현은 무의식중에 시선을 피했다. 그러다 발끝에 시선이 멈췄다. 윤슬의 발등... 붉게 익은 피부 위, 몇 개의 물집이 터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저건 또 뭐야? 저렇게까지 된 거였어?’ 강현은 다시 그녀의 얼굴을 봤다. 여자의 눈은 감겨 있었다.그리고 베개를 단단히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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