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모르고 있었니?”강한결의 할머니는 곧바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화를 냈다.“내가 이틀 전에 너희 둘이 율청산에서 이틀 동안 휴가를 보낼 수 있게 티켓을 예약했어. 어제 한결이한테 물으니까 너한테 티켓을 줬다고 하던데.”안희서는 의아했다. 강한결은 그녀에게 그 사실을 얘기해주지 않았다.그녀와 함께 휴가를 보내고 싶지 않아서 할머니에게 거짓말한 게 틀림없었다.“할머니, 사실 제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오늘은 주말인데 무슨 일이 있겠어? 한결이 그 자식 편 들어주려고 하지 마. 희서야, 지금 바로 율청산으로 가. 할머니가 너희 둘을 위해서 다 준비해 뒀어. 내가 한결이 그 자식에게 얘기하마.”안희서는 막으려고 했다.“할머니, 사실 저 한결 씨랑...”“한결이랑 뭐?”강한결의 할머니는 다시 온화해진 말투로 안희서에게 말했다.상황을 보니 그녀는 안희서가 강한결에게 이혼하자고 한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강한결은 무엇 때문에 그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걸까?알렸다면 할머니가 두 사람을 위해 데이트를 계획했을 리도 없었다.안희서는 강한결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강한결의 할머니는 혈압도 불안정했고 심장도 좋지 않았다. 설마 적당한 시기에 차차 할머니에게 이혼 얘기를 꺼낼 생각인 걸까?만약 그녀가 지금 할머니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가 혹시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큰일이었다. 그녀는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이혼합의서에 사인을 하면 그 뒤로 이혼 신고만 하면 되었다. 강한결의 할머니가 그 사실을 천천히 받아들이기엔 시간이 충분했다.안희서는 심사숙고한 뒤 말했다.“괜찮아요. 할머니, 저 지금 바로 갈게요. 한결 씨가 저한테 얘기해줬어요.”안희서는 단지 그녀를 달랠 생각이었을 뿐, 진짜로 갈 생각은 없었다.그런데 할머니가 말했다.“그러면 지금 바로 차 보내줄게. 운전기사가 그곳을 잘 알고 있어. 너희는 부부라서 가끔은 새로운 걸 즐겨야 해. 둘이서 이틀 동안 잘 지내봐. 올해 말까지는 나한테 손주를 안겨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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