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의 백일, 전남편은 눈이 붉어졌다의 모든 챕터: 챕터 91 - 챕터 100

111 챕터

91 화

“그 ‘끝장을 본다’는 건... 도대체 뭘 말하는 거지? 죽자는 소리야, 아니면 장난이라도 치자는 거야?” 소아연은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손끝으로 입을 가렸다. 그 웃음, 너무 가볍고 너무 비웃는 듯했다. ‘저 눈빛... 날 완전히 하찮게 여기네.’ 마치 내가 무슨 한 손으로도 으깨버릴 수 있는 벌레라도 되는 듯, 눈길조차 아깝다는 표정.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운 소아연은 고개를 살짝 돌려, 옆에 있는 ‘노란 머리’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 ‘노란 머리’는 곧장 다른 사람들을 선동해서 우리 쪽으로 다가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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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화

소아연과 심사언의 아버지인 심경민은 M국에서 혼인신고를 했지만, 국내에서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심사언이 소아연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심사언은 자존심이 세서, 자라면서 자기 감정을 결코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아무리 사랑했던 사람이라 해도, 한때 자기 새어머니였던 여자와 부부가 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게 아무리 잠깐이었다 해도... 소아연은 심사언의 아버지와 혼인신고까지 했던 여자였다.심경민은 복잡한 여자관계로 유명한 바람둥이였다. 아내가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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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화

나는 몸을 살짝 틀어 소아연의 손을 피했다. 그리고 비웃듯이 웃으며 말했다.“감히? 내가 왜 못 해?”나는 그동안 참고 또 참았다. 모든 것을 조용히, 평화롭게 끝내고 싶었다. 이혼만 하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복수 같은 건 생각조차 안 했다. 하지만 심사언과 소아연은?나를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욕하고, 뒤에서는 온갖 험담을 퍼뜨리더니... 이제는 정지호 교수님까지 건드리겠다고?정신 나간 소아연은 나를 치지 못해 더 분노했고, 마치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고이설! 네가 감히! 어떻게 감히!”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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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화

“아연이 몸 약한 거 다 알면서, 당신...” 심사언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나는 먼저 잘라 말했다.“그럼 얼른 당신 여동생 병원에나 데려가. 늦으면 진짜 골로 가겠어!”심사언은 내가 조금의 죄책감도 없이 그렇게 받아치자, 말 그대로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실망한 눈빛으로 나를 한 번 보고는, 소아연을 번쩍 안고 급히 자리를 떴다.그가 멀어지자, 옆에 있던 정지후 교수님이 나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네 눈은 크기만 했지, 도대체 어디다 쓰는 거냐?”‘인정할 수가 없네. 예전엔 진짜 눈이 멀어서 지금 이 꼴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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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화

늦은 밤, 막 잠이 들 무렵이었다. 나는 갑작스러운 초인종 소리와 함께 문을 두드리는 거친 소리에 잠이 확 달아났다.‘또 시작이네...’심사언이 내가 새로 바꾼 비밀번호를 어떻게든 알아내서 계속 들어오려 시도하자, 나는 아예 현관 안쪽에 추가 잠금장치까지 설치해 놓았다. 내가 집에 들어오고 나면, 내가 직접 열지 않는 이상 누구도 이 집에 들어올 수 없게끔.“고이설, 문 열어!”목소리를 들은 순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다시 소파에 앉았다.‘굳이 안 봐도 안다. 소아연이 깨어났겠지.’‘이제야 정신이 들어서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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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화

우리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소아연은 병원 옥상에 서 있었다. 한겨울, 영하 이십 도에 가까운 칼바람 속에서, 하늘에선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그런 날씨에 고작 흰색 슬립 원피스 하나만 걸친 채, 철제 난간 앞에 서 있었다.그 모습은 너무나도 위태롭고 처연해서, 지나가던 개도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았다.‘하... 하다 하다 이젠 드라마 찍네.’소아연의 그런 짓에 너무나 익숙했던 나는, 속으로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심사언의 얼굴은 사색이었다. 그는 곁에 있던 우리 오빠의 멱살을 붙잡으며 외쳤다.“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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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화

심사언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 소아연의 행동에 그야말로 눈이 튀어나올 듯한 놀람과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연아, 제발 충동적으로 굴지 마! 날 믿어, 이 일... 설령 세상에 퍼진다고 해도 난 너 지킬 거야. 어떤 식으로든 널 보호할 테니까.” 하지만 소아연은 어둡게 웃었다. 그 모습은 마치 한겨울 칼바람 속에서 홀로 피어난 새하얀 꽃처럼, 슬프고 아득했다. “믿지 않아요... 믿을 수 없어요... 이미 다 봤잖아요. 사람들이 내 얘길 어떻게 하는지, 다 봤단 말이에요!” “오빠, 날 위로하지 마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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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화

그 말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하지만 곧이어, 뼛속까지 시린 한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심사언, 알고 있었어?!!’ ‘소아연이 어떤 앤지, 순진하고 착한 척하는 건 껍데기일 뿐이라는 걸... 전부 다 알고 있었잖아!!!’ ‘그런데도 아무것도 모른 척하며, 소아연을 그렇게까지 감싸고 돌았다고?!!!’ ‘소아연이 날 죽이겠다고 작정한 걸 뻔히 알면서, 직접 네 손으로 날 죽음 앞으로 밀어 넣은 거야...?’ 나는 줄곧 착각했다. 심사언도 내 부모처럼, 소아연의 진짜 얼굴을 모르기에 그녀를 감싸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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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화

부모님은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못된 계집애야! 네가 감히 경찰을 불러? 심 서방한테 그런 식으로 하는 게 말이 돼?!” 경찰이 내 앞을 가로막았지만, 부모님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두 분은 경찰에게 말했다.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다 꾸며낸 말이라고. 자기들은 내 부모이고, 심사언은 내 남편이며, 심사언은 단지 소아연을 설득하러 나를 데려간 것뿐이라고.죽이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아니에요! 이 사람들 다... 진짜로 날 죽이려 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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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화

엄마는 진심이었다. 내가 그때 절벽에서 떨어졌을 때, 차라리 그냥 죽었으면 좋았다고, 그렇게만 됐다면, 더 이상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 엄마는, 딸로서의 나보다 ‘문젯거리’로서의 나를 더 겁냈던 거다. 부모님의 표정은 말해주고 있었다. 두 분은 그저 소아연을 감싸려는 게 아니었다. 정말로 나를, 그 모든 짓을 저지른 ‘가해자’로 보고 있었다. ‘기억은 없지만... 나는 알아.’ ‘내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절대로... 그럴 리 없어.’나는 조용히, 하지만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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