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앞치마를 두른 여성이 나왔다. 그녀는 한 손에 생후 6, 7개월 된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에 맥주병을 들고선 주방을 향해 목청껏 외쳤다.“4번 테이블 골뱅이 무침 하나.”그녀는 손님에게 맥주를 건네고선 병따개를 챙겨줬다.“오래 기다리셨을 텐데 죄송해요. 너무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이따가 서비스 많이 챙겨드릴게요.”이곳의 손님들은 대부분 학생이거나 근처 주민이었기에 다들 서로 아는 사이였다. 학생들로 가득 찬 테이블은 주방 이모를 언니라고 부르며 너스레를 떨었고 덕분에 식당은 웃음소리가 가득했다.아이를 안고 있던 여성은 학생들과 얘기하다가 고개를 돌렸고 송유주와 눈이 마주친 순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어머, 송 의사님. 여긴 웬일이에요.”여성은 아이를 안은 채로 달려왔다.“오기 전에 미리 연락이라도 하시지 그랬어요. 그럼 골목 입구까지 마중 나갔을 텐데.”손을 내밀던 그녀는 아차 싶은 듯 서둘러 앞치마에 손을 닦았다.그러자 송유주는 재빨리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얼른 이쪽으로 앉아요. 우리 남편이 끝내주게 잘하는 음식이 있는데, 오늘 제대로 대접할게요.”진미선은 신태호를 보지 못한 듯 송유주의 손을 잡고선 안으로 들어갔다.“형수, 내가 이렇게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었어요?”신태호는 어이가 없었다.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진미선은 그제야 신태호를 발견했다.“어머, 언제 귀국했어?”“어제 왔어요. 그리고...”신태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미선은 자연스레 아이를 건네줬다.“난 송 의사님 대접해야 하니까 수빈이 좀 보고 있어. 아참, 두 사람 소개해 줄게.”그녀는 신태호를 가리키며 송유주에게 소개했다.“이름은 신태호. 대기업 다녀서 돈 엄청 많이 벌어요. 잘생겼죠? TV에 나오는 연예인 뺨치는 얼굴이라니까.”그 후 송유주를 가리키며 신태호에게 소개했다.“이분은 해진 병원 의사 선생님이자 나랑 수빈이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야. 송 의사님이 아니었다면 아무도 그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을 거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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