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잘했어. 저 배은망덕한 놈은 물을 맞아도 싸.”“누나, 잘했어. 정신 좀 차리게 뺨도 좀 때리지 그래?”장미애 모자는 손뼉까지 치면서 우쭐거렸고 박건오가 비아냥거렸다.“임승후, 넌 정말 불쌍한 놈이야. 은별 씨처럼 착하고 현명한 여자를 아끼지는 못할망정 화만 돋우다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 이러니까 은별 씨가 너랑 헤어졌지.”임승후의 얼굴에 묻은 물이 흘러내려 셔츠를 흠뻑 적신 모습에 소은별이 잠깐 멈칫했다.“왜 안 피해?”임승후는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하고 싶지 않았다.“이제 만족해? 기분이 좋아졌어? 네 엄마랑 동생이 어떤 사람인지 나보다 더 잘 알 텐데 두 사람이 말하는 걸 곧이곧대로 믿는 거야? 소은별, 네 말이 맞아. 우리가 헤어진 건 잘한 선택이었어. 왜냐하면 넌 어리석기 짝이 없는 여자니까.”임승후의 차가운 목소리와 감정 없는 눈빛에 소은별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나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승후가 진짜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잖아. 그리고 지금까지 항상 거짓말을 하고 남을 괴롭혔던 건 엄마랑 민석이었는데 왜 의심도 하지 않고 곧이곧대로 믿었지?’소은별은 갑자기 미안함이 밀려왔다.“임승후, 내가...”임승후는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네가 어떻게 하든 난 관심 없어. 그냥 알아서 잘하길 바랄 뿐이야. 네 엄마가 못된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네 엄마한테 손을 대진 않았어. 그리고 소민석이 무슨 짓을 했는지부터 일단 알아봐. 만약 그때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뺨 몇 대만 맞는 정도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뒤졌을 거야.”말을 마친 임승후가 돌아서려 하자 소은별이 다급하게 말했다.“승후야, 미안해. 내 말 좀 들어주면 안 될까?”임승후는 돌아보며 코웃음을 쳤다.“무슨 말? 내가 나쁜 놈이고 내 말은 믿을 수 없다며? 이미 물도 뿌렸는데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더 때리고 싶은 거야?”소은별은 입만 뻥긋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소민석이 큰소리로 말했다.“임승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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