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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파혼? 기꺼이 해줄게: Chapter 11 - Chapter 20

30 Chapters

제11화

“임승후 씨가 200억을 기부하셨습니다.”그 소리에 홀에 있던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박건오는 엉덩이에 불이 붙기라도 한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사회자님, 이 현장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확인 부탁합니다.”장미애도 안절부절못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맞아요. 동명이인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임승후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은 기부해봤자 기껏해야 몇십만 원 정도예요. 200억은 평생 벌어도 절대 벌 수가 없는 금액이라고요.”지금 이 현장에서 차분함을 잃지 않은 사람은 임승후뿐이었다. 그는 전혀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사회자는 박건오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고 신속하게 확인한 후 결과를 발표했다.“죄송합니다, 여러분. 현장에 임승후라는 분은 한 분밖에 없습니다. 성남 보육원 부지 매입권은 임승후 씨가 낙찰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결과는 이미 나왔고 아무도 바꿀 수 없었다.소은별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졌다.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결과였다.송민희는 구석에 있는 임승후를 빤히 쳐다보았다.‘저 남자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 어쩌면 엄청난 배경과 실력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어.’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임승후를 데려와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다.“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저놈이 무슨 재주로? 빈털터리가 그 많은 돈을 기부했다는 게 말이 돼?”박건오는 화난 기색으로 임승후에게 달려가 소리를 질렀다.“임승후, 200억 어디서 났어?”임승후는 그를 덤덤하게 흘겨보았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말문이 막힌 박건오가 코웃음을 쳤다.“아, 알겠다. 훔친 거 맞지? 내가 모를 줄 알았어? 훔친 거잖아.”그때 송민희가 다가오더니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박건오를 보았다.“200억이나 훔친다고요? 박건오 씨는 생각이란 게 있는 사람이에요? 아니면 박건오 씨가 가서 훔쳐 올래요?”박건오는 씩씩거리면서 계속 임승후에게 따지려 했다.“됐어요, 건오 씨. 그만 가요.”소은별이 차가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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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노란 머리 청년이 살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그가 바로 소은별의 못난 동생 소민석이었다.“경쟁해선 이기지 못하니까 억지로 빼앗으려는 거야?”임승후의 표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소민석이 칼을 들고 있든 말든 신경 쓰지도 않았다.장미애가 무섭게 쏘아붙였다.“임승후, 우리 은별이가 없으면 넌 아무것도 아니야. 너랑 함께한 3년 동안 은별이는 너한테 모든 걸 줬어. 근데 은혜를 이딴 식으로 갚아?”임승후는 하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다 나왔다.“함께한 3년 동안 내가 은별이한테 뭘 해줬는지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은별이가 나한테 뭘 해줬다가 아니라.”“퉤. 헛소리 집어치워.”장미애가 노발대발했다.“지금까지 계속 우리 은별이한테 빌붙어 살았잖아. 네가 은별이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데? 내세울 거라도 있어? 뻔뻔한 놈.”임승후가 싸늘하게 웃더니 그녀에게 되물었다.“그래요? 그때 소울 그룹에 중요한 계약 몇 건을 내가 성사시킨 것 같은데? 그리고 당신 못난 아들이 감옥에 들어갔을 때도 내가 꺼내줬죠? 온 가족이 돈만 밝히고 양심은 버리겠다, 이 말이에요?”장미애는 너무도 화난 나머지 눈앞이 다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이놈이 미쳤나? 그깟 일 좀 해줬다고 잘난 척하는 거야?”소민석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다.“엄마, 은혜도 모르는 놈이랑 뭘 자꾸 말을 섞고 그래요? 내가 해결할게요.”그러더니 칼을 들고 소리를 질렀다.“임승후, 한 번만 더 기회를 줄게. 보육원 부지 내놓을 거야, 말 거야?”임승후가 덤덤하게 말했다.“미안한데 그 부지 이젠 내 손에 없어. 내놓고 싶어도 내놓지 못해.”소민석은 얼굴의 핏줄이 다 튀어나올 정도로 분노가 치밀었다. 그가 움직이기 전에 임승후가 또 말했다.“그리고 내 손에 있다 한들 이런 태도로 나오면 내가 순순히 내놓을 것 같아? 부탁하러 왔으면 그만큼 성의를 보여줘야지. 갑질하러 온 거라면 미안한데 난 상대해줄 시간이 없어.”말을 마친 임승후는 칼을 든 소민석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가려 했다. 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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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임승후가 덤덤하게 말했다.“터지면 더 좋죠. 어차피 쓸모없게 된 지 오래됐는데.”김현정은 임승후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임승후는 그녀에게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의 의술로 진작 장민규가 발기부전과 조루라는 걸 알아챘고 그 물건이 이미 장식품과 다름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때 진료실 문이 열리더니 부원장 장철호가 의료진들을 이끌고 들이닥쳤다. 바닥에 쓰러져 바지를 붙잡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장민규를 본 순간 장철호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임승후, 의료인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도 지키지 않고 동료를 폭행해? 결과가 어떨지 생각해봤어?”한 의사가 장민규의 상태를 확인하고 소리쳤다.“큰일 났어요, 큰일.”장철호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왜 그래? 설마 내 아들이 저 망할 놈한테 맞아 죽은 거야?”의사가 급히 말했다.“그건 아니고 그냥 기절했어요. 근데 앞으로 대를 잇지 못할 것 같아요.”그 소리에 주변 사람들은 충격에 빠진 듯 장민규를 안쓰럽게 쳐다봤다. 남자의 즐거움을 박탈당했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장철호는 눈앞이 다 캄캄해졌다. 임승후를 노려보는 눈빛에 살기가 가득했다.“임승후,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민규는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이야. 감히 내 아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임승후가 웃을 듯 말 듯한 얼굴로 말했다.“부원장님 짐승 같은 아들이 진료실에서 간호사한테 몹쓸 짓을 하려 한 건 뭐라고 설명할 건데요?”장철호가 바로 부정했다.“우리 아들은 의술과 인성이 뛰어난 모범적인 사람이야.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어. 네가 날 모함한다고 해서 네 죄가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마.”간호사 김현정이 나서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부원장님, 임 선생님은 모함하지 않았어요. 장민규가... 저한테 진짜로 몹쓸 짓을 하려 했는데 다행히 임 선생님이 와주셔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겁니다.”옆에 있던 다른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장민규는 속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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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이정아는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말 없이 사무실 책상 뒤에 앉아 임승후를 힐끗 쳐다보았다. 임승후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태도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임 선생, 할 얘기 없어? 아니면 부원장님의 말씀이 맞다고 인정하는 거야? 정말 병원 규정을 위반했어? 만약 그렇다면 당장 짐을 싸서 강산 병원에서 나가. 내 밑에 임 선생처럼 불량배 같은 사람을 둘 수 없어.”그러자 임승후가 미간을 찌푸렸다.“원장님이 우릴 불렀다는 건 이미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다는 건데. 뻔히 알면서 왜 묻는 거죠?”“임 선생!”이정아는 화를 내면서 임승후를 노려보았다. 장철호는 이때다 싶어 이를 악물고 말했다.“원장님도 보셨겠지만 임승후는 의사로서의 겸손함이나 예의가 전혀 없습니다. 완전히 통제 불능인 건달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내쫓고 다신 이 병원에 못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또한 임승후가 저지른 악행을 의학계에 공개해서 도덕조차 없는 인간쓰레기를 신성한 의료계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임승후가 차갑게 말했다.“당신이랑 당신 아들이야말로 쓰레기고 업계의 수치 아닙니까? 거짓말하면 천벌 받아요.”장철호가 애원하듯 말했다.“보세요, 원장님. 때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우리 부자를 모욕하고 있어요. 저 그래도 강산 병원의 부원장인데 제 명성에 먹칠한 사람을 가만히 내버려 둘 겁니까? 부디 제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이정아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됐어요. 이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부원장님은 먼저 돌아가세요.”장철호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원장님, 그게 무슨...”이정아가 그의 말을 가로챘다.“먼저 나가시라고 했죠? 이 사건은 제가 제대로 조사한 후에 공정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만약 장민규 선생이 모함받은 거라면 모함한 사람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장철호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 그가 직접 임승후를 처리해달라고 부탁했으니 이정아도 부원장인 그의 체면을 생각해줄 거라고 믿었다.“임 선생 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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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장민규가 해고되었다는 소식이 곧바로 병원 전체에 퍼졌다.의사와 간호사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반전이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몰랐다.“쌤통이야. 맨날 간호사들한테 성희롱하더니 결국 벌을 받았어.”“속이 다 시원하네. 드디어 장씨 부자를 처리해버렸어. 임 선생님 정말 대단하셔.”적지 않은 사람들이 임승후가 무사한 걸 보고 안도하며 기뻐했다.반면 임승후를 싫어하고 그가 병원을 떠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부원장이 임승후 하나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던 것이었다.그들은 소울 그룹의 미녀 대표가 없으면 임승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상상력이 풍부한 몇몇 남자 의사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바로 놀랄만한 상상을 펼쳤다.‘임승후 설마 원장님한테 빌붙은 건 아니겠지?’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임승후와 한 병원에서 지내기 어려울 것이다.“현정 씨, 임 선생님이 현정 씨를 구해줬는데 감사의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그러게 말이에요. 현정 씨는 우리 병원의 꽃이잖아요. 현정 씨를 딸 수 있는 사람은 임 선생님밖에 없을걸요? 얼른 가보지 않고 뭐 해요?”동료들의 놀림과 부추김에 간호사 김현정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결국 이를 악물고 용기를 내어 임승후의 진료실로 향했다. 마침 환자가 없는 시간이라 수줍은 표정으로 들어오는 김현정을 본 임승후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현정 씨도 들었겠지만 장민규 해고당했어요.”김현정이 옷자락을 잡으며 입술을 깨물었다.“선생님, 절 구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 왔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마음에 숨겨왔던 얘기도 있고요.”임승후가 말했다.“할 얘기 있으면 해요. 뜸 들이지 말고.”김현정은 반짝이는 두 눈으로 빤히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그게... 선생님의 아이를 낳고 싶어요.”김현정은 말을 꺼내자마자 후회했다. 임승후가 그녀를 너무 문란한 여자라고 생각해서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이 밀려왔다.자신이 너무 바보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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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그 시각 유광현은 임승후에게 전화를 걸었다.“승후 씨, 소은별이 보육원 부지를 원하고 있는데 줄까요, 말까요?”임승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알아서 하세요. 근데 어쨌든 한때 인연이 있었던 사이라 소울 그룹에서 괜찮은 조건을 제시하면 넘겨주세요.”유광현이 한숨을 내쉬었다.“승후 씨가 아직 그 여자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놓지 못했을 줄 알았어요. 알겠습니다. 소울 그룹만 덕을 봤네요.”얼마 지나지 않아 광명 재단에서 소울 그룹에 부지를 넘겨준다는 소식이 소은별에게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행운에 소은별조차도 쉽게 믿지 못했다.“회장님이 갑자기 마음을 바꾸신 겁니까?”전에 말을 전했던 직원이 말했다.“대표님은 강산시에서 떠오르는 신예답게 역시나 방법이 많네요.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회장님께서 전화 한 통을 받고 바로 넘겨주기로 하셨습니다.”‘전화 한 통으로 유광현의 마음을 바꿨다고?’소은별은 박건오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고마워했다.“건오 씨, 회장님께 감사 인사를 꼭 전해주세요. 이번에 날 도와준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박건오는 넋이 나간 듯 표정이 굳어버렸다. 집안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박씨 가문이 광명 재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의 아버지는 유광현의 연락처도 모른다고 했는데 전화를 걸었을 리가 있겠는가.“건오 씨,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박건오의 표정이 이상한 걸 발견한 소은별이 의아해하며 묻자 박건오가 억지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아니에요. 다 내 예상대로 됐어요. 걱정하지 말라고 했죠? 이 정도는 우리 박씨 가문에는 일도 아니에요.”박건오는 겉으로 허세를 부리면서 속으로 이 공을 놓치고 싶지 않아 했다. 하지만 전화 한 통으로 유광현을 설득한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궁금하긴 했다.소은별은 박건오의 속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건오 씨, 소울 그룹을 도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오늘 저녁에 내가 밥 살게요.”박건오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은별 씨가 사준다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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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됐어요, 민희 씨. 장난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죠.”임승후도 이젠 송민희를 감당하기 버거웠다. 온갖 매력을 발산하며 웃을 때마다 버틸 수가 없었다.송민희는 웃음을 거두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본론으로 들어가요.”“정아야, 네 병 승후 씨라면 고칠 수 있을 것 같아.”이정아는 임승후를 노려보며 한껏 경멸했다.“겨우 쟤가? 그동안 난 수많은 명의들을 찾아다녔어. 심지어 담명시의 유명한 의사들까지 만났지만 모두들 어렵다고 했어. 근데 쟤가 무슨 수로 내 병을 고쳐?”임승후가 미간을 찌푸렸다.“내 예상이 맞다면 네가 치료받고 싶은 병이 처녀막 폐쇄증이지?”그 소리에 이정아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송민희에게 말했다.“민희야, 우리 둘만의 비밀을 어떻게 이 인간쓰레기한테 말할 수 있어?”그러자 송민희가 다급하게 말했다.“하늘에 대고 맹세하는데 승후 씨한테 네 얘기를 한 적이 없어.”이정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근데 내가 그 병에 걸린 걸 어떻게 알아?”임승후가 덤덤하게 말했다.“네가 처녀막 폐쇄증에 걸렸다는 걸 알 뿐만이 아니라 최근에 불면증과 꿈을 많이 꾸고 호르몬 불균형이 있다는 것도 알아. 근데 가장 큰 문제는 간에 열이 많고 항상 가슴이 답답하다는 거야. 이건 아주 위험한 증상이야. 언제든지 질식할 수 있다고.”이정아는 그제야 의심하기 시작했다.‘내가 처녀막 폐쇄증에 걸린 건 민희가 말했다 쳐도 다른 증상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 말한 적이 없는데.’“그래. 네 말이 맞다고 쳐. 그럼 가슴이 답답한 건 어떻게 해결할 건데?”이정아는 여전히 믿지 않는 눈치였다. 의사 집안 출신인 그녀지만 임승후 앞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임승후가 말했다.“네가 가슴이 답답한 건 다른 사람과 달라. 가슴이 지나치게 커서 압박 때문에 답답한 거야. 게다가 성격도 불같고. 해결 방법은 성격을 고쳐서 마음을 가다듬든가, 아니면 가슴 축소 수술을 해서... 가슴을 좀 줄이든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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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딸, 잘했어. 저 배은망덕한 놈은 물을 맞아도 싸.”“누나, 잘했어. 정신 좀 차리게 뺨도 좀 때리지 그래?”장미애 모자는 손뼉까지 치면서 우쭐거렸고 박건오가 비아냥거렸다.“임승후, 넌 정말 불쌍한 놈이야. 은별 씨처럼 착하고 현명한 여자를 아끼지는 못할망정 화만 돋우다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 이러니까 은별 씨가 너랑 헤어졌지.”임승후의 얼굴에 묻은 물이 흘러내려 셔츠를 흠뻑 적신 모습에 소은별이 잠깐 멈칫했다.“왜 안 피해?”임승후는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하고 싶지 않았다.“이제 만족해? 기분이 좋아졌어? 네 엄마랑 동생이 어떤 사람인지 나보다 더 잘 알 텐데 두 사람이 말하는 걸 곧이곧대로 믿는 거야? 소은별, 네 말이 맞아. 우리가 헤어진 건 잘한 선택이었어. 왜냐하면 넌 어리석기 짝이 없는 여자니까.”임승후의 차가운 목소리와 감정 없는 눈빛에 소은별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나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승후가 진짜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잖아. 그리고 지금까지 항상 거짓말을 하고 남을 괴롭혔던 건 엄마랑 민석이었는데 왜 의심도 하지 않고 곧이곧대로 믿었지?’소은별은 갑자기 미안함이 밀려왔다.“임승후, 내가...”임승후는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네가 어떻게 하든 난 관심 없어. 그냥 알아서 잘하길 바랄 뿐이야. 네 엄마가 못된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네 엄마한테 손을 대진 않았어. 그리고 소민석이 무슨 짓을 했는지부터 일단 알아봐. 만약 그때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뺨 몇 대만 맞는 정도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뒤졌을 거야.”말을 마친 임승후가 돌아서려 하자 소은별이 다급하게 말했다.“승후야, 미안해. 내 말 좀 들어주면 안 될까?”임승후는 돌아보며 코웃음을 쳤다.“무슨 말? 내가 나쁜 놈이고 내 말은 믿을 수 없다며? 이미 물도 뿌렸는데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더 때리고 싶은 거야?”소은별은 입만 뻥긋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소민석이 큰소리로 말했다.“임승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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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박건오는 임승후를 보며 피식 웃었다.“왜? 나한테 무슨 불만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하네?”장미애가 경멸스럽게 쳐다보았다.“당연히 불만 있죠. 건오 씨가 자기보다 잘나서 질투하는 거예요.”임승후는 고개를 내저었다. 박건오는 그의 예상보다 훨씬 뻔뻔하고 파렴치한 인간이었다.그때 유광현이 임승후에게 직접 연락하여 소울 그룹에 보육원 부지를 줘도 되냐고 물어서 임승후가 허락한 덕에 그 부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건데.박건오는 술잔을 들고 태연하게 말했다.“임승후, 이러면 재미없지. 내가 좋은 마음으로 술 한잔하자고 했는데 고맙다는 말은 못 할망정 날 의심해? 은별 씨를 도운 사람이 내가 아니라 너인 것처럼 말하네?”소민석이 피식 웃었다.“흥, 저런 찌질이가 가능할 리가 없죠. 저놈이 도와준 거라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어요.”임승후는 소은별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충고 한마디 하자면 네 옆에 속이 검고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리석은 사람이 많아. 그러니까 조심해. 소울 그룹이 힘들게 쌓아온 업적이 사람 보는 눈이 없는 너 때문에 무너지는 걸 원치 않아.”소은별은 임승후의 진심도 모르고 불쾌해했다.“임승후, 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다 안 좋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방금 내가 널 오해해서 상처를 준 건 알지만 이미 사과했잖아. 서로 다른 일을 한데 엮지 말았으면 좋겠고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마음대로 오해하지 마.”‘뭐?’임승후는 순간 멍해졌다.“내가 마음대로 오해했다고? 그럼 아직도 내가 일부러 널 귀찮게 군다고 생각하는 거야?”소은별은 한숨을 내쉬더니 지친 듯 손을 저었다.“그 문제는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 임승후, 솔직히 지금 너한테 엄청 실망했어.”임승후는 자신을 비웃듯 피식 웃었다. 그의 호의가 악의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그래. 네 말이 다 맞아. 내가 나쁜 놈이라서 네 주변 사람들을 괴롭혔고 또 네가 잘되는 걸 바라지 않았어. 됐지?”임승후는 싸늘하게 웃어 보이고는 돌아서려 했다.‘어리석어서 원. 정말 이젠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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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주변 사람들이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그들이 박씨 가문마저 안중에 두지 않을 정도로 미쳐 날뛸 줄은 생각지 못했다.“난 너처럼 허세 부리는 놈이 제일 싫어. 더 깝죽거려봐. 깝죽거려보라고. 쥐어 패버려!”빡빡이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부하들이 박건오의 얼굴을 짓밟았다.십여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은 바닥에 널브러진 박건오를 사정없이 밟았다. 그런데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걷어차기까지 했다.“쓰레기 같은 놈들, 죽고 싶어? 당장 멈추지 못해? 안 그러면 너희들 싹 다 죽여버릴 거야.”“으악, 그만. 제발 살려줘. 그만 때리라고. 더 때렸다간 진짜 죽을 것 같아. 으악...”하지만 박건오는 3초도 버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더니 머리를 감싸 쥐고 살려달라고 애원했다.코는 이미 부러졌고 얼굴 전체가 멍들어 있었다. 가장 심각한 건 사타구니 쪽을 맞아서 감각이 무뎌진 상태라 소중한 그곳이 무사한지도 알 수 없었다.소은별은 이미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왜 사람을 때리고 그래? 나쁜 놈들.”위험한 순간에 소은별이 박건오를 감쌌다. 그러자 빡빡이가 소리쳤다.“멈춰.”그는 얼굴이 퉁퉁 부은 박건오를 노려보면서 비웃었다.“우리 도끼 형님은 박씨 가문처럼 보잘것없는 가문은 거들떠보지도 않아. 보육원 부지에 너도 관련이 있다고? 그럼 너도 도끼 형님한테 데리고 가야겠어.”박건오는 뭔가 떠오른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잠깐, 도끼 형님이라면 강남 지역의 이도신을 말하는 거야?”빡빡이가 코웃음을 쳤다.“이제 알아차렸어? 근데 이미 늦었어. 끌고 가. 그리고 저 소은별도 데려가.”장미애와 반송장이 된 소민석은 애가 탔지만 겁에 질려 감히 나서지 못했다. 그들이 박씨 가문조차도 무시할 정도로 극악무도할 줄은 몰랐다. 두 사람은 너무 무서워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박건오의 표정이 계속 변하더니 갑자기 이를 악물고 말했다.“잠깐, 할 말이 있어. 보육원 부지는 나랑 상관없으니까 난 내버려 두면 안 될까?”그 말을 들은 순간 소은별 모녀와 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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