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리의 경호원들이 길을 터주자 들것에 실린 어린 소녀 한 명이 나타났다.그리고 곁에는 어떤 여자가 경호를 받으며 따라왔다. 늘씬한 몸매에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묘령의 여인은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다혜야, 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언니가 있잖아. 널 반드시 살려줄게.”급박한 상황에도 여성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챈 사람들이 꽤 있었다.다름 아닌 강산시 명문가인 송씨 가문 장녀, 무려 국보급 미인으로 알려진 송민희였다.패션 업계에서는 그녀를 경국지색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송민희 씨, 진정하세요. 저희가 무슨 일이 있어도 여동생분의 목숨을 살릴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부원장 장철호가 인기척에 놀라 서둘러 달려와서 호언장담했다.송민희의 신분이 워낙 대단했고, 게다가 강산시에서 송씨 가문의 영향력은 보통이 아닌지라 선택권이 없었다.그런 집안에서 환자가 찾아온 이상 어떻게든 치료해야 하며, 또한 정성과 성의를 다해야만 했다.여동생이 응급실로 들어가고 나서야 시선을 돌린 송민희는 뒤돌아서 한자리에 모인 의사들을 바라보았다.타고난 미모는 물론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얼굴에 눈물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하지만 강산시 절세미인답게 고귀한 기품과 압도적인 아우라는 여전했다.“부원장님, 강산 병원에서 제일 유능한 의사로 부탁해요. 제 요구는 단 하나, 바로 다혜를 살리는 거죠. 나중에 사례금은 후하게 챙겨줄게요.”장철호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송씨 가문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최고의 의료진을 배치해야죠. 다만 원장님이 부재중이셔서 제가 직접 집도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옆에서 도와줄 가장 뛰어난 전문의 한 명이 필요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우르르 나섰고 특히 남자 의사는 흥분과 설렘, 기대가 가득한 표정으로 장철호를 바라보았다.무려 송민희 앞에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 않은가? 본인만 잘하면 갖은 혜택을 받게 될뿐더러 심지어 여신의 호감까지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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